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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아카이브소설핫산) 신타니 집안의 이상한 아내 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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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카이와 관계를 갖게 된 것은 지금으로부터 10년 정도 전의 일이다.

당시 아직 학생이었던 그녀로부터, 무척이나 열렬한 구애를 받은 것이 계기였다.

직업상, 학생으로부터 그러한 호의를 받는 것 자체는 별로 드물지 않다.

하지만 그녀의 그것은 수많은 학생들 중에서도 단연코 이질적인 것이었다.

카이의 첫 번째 접근법은 '선생님에게 신약을 시험해 보고 싶으니 부디 방문해 줘'라며 그녀의 연구실에 초대됐을 때의 일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화학약품 특유의 코를 찌르는 냄새가 가득한 방에서 카이는 내게 수상한 액체가 담긴 작은 병을 건네며 마시라고 했다.

선명한 색깔을 띈 내용물에 내가 "무슨 약이야?"고 묻자 카이는 테이블에 양 팔꿈치를 괴고 목 앞에서 깍지 낀 손가락 위에 턱을 얹고서는

함박웃음을 지으며 "반하게 만드는 약이야"라고 답했다.

난감해 하는 나를 외면하고 카이는 내용물 설명을 시작했다.

성분, 재료, 제조법 그리고 효능.

그녀가 말하는 것의 90%는 이해할 수 없었지만, 요컨대 화학물질의 혼합물이 신경전달물질로 작용해 연애감정을 일으키는 화학적 연쇄반응을

강제적으로 만들어 낸다라는 것 같다.

인간을 유아화하는 약이 이 키보토스에는 존재하고 있으니, 이제 와서 반하게 만드는 약이 나오더라도 놀랍지는 않다.

"나는 선생님을 무척이나 마음에 들어하고 있어. 타인에게 집착하는 일이 없는 내가 이렇게까지 반해 버리다니...... 크큿, 스스로도 놀랄 정도야.

선생님에게는 이상한 매력이 있어…… 나 같은 인간조차도 끌어당겨 버리는, 뭔가 특별한 매력이.

선생님은 헤일로를 가지고 있지 않지만, 대신 그런 신비를 가지고 있을지도 모르겠군."

눈동자를 눈꺼풀 뒤에 감추면서 카이는 말한다.

"…그런데, 나는 욕심이 많으니까, 일방통행인 지금 상황에 만족하지 못해서 말야. 내가 선생님을 좋아하는 것처럼 선생님이 나를 좋아했으면 좋겠어.

그래서 이 약을 만들었지. 크크크, 불성실하다고 생각하나? 이건 나 나름의 의사 표명이며, 구애 행동. 물론 이걸 받아 들일지 말지는 선생님의 자유지만."

카이는 거침없이 웃으며 그렇게 딱 잘라 말했다.

카이가 늘어놓은 말들은 모두 간단하지만 힘이 있다. 당당하고 거침없는 말투가 그렇게 생각되는 것일까.

한편, 그 환한 미소 뒤에 뭔가 꿍꿍이가 도사리고 있는 것 같기도 했다.

그렇다고 카이의 말이 진심이든 농담이든 그것을 받아들일 수는 없었기에 나는 카이의 요구를 정중히 거절했다.

"크크, 그거 유감이네. 그래도 선생님이라면 그렇게 말할 줄 알았어. 뭐, 마음이 바뀌면 언제든지 말해줘. 나는 언제든 환영이야."

카이는 고개를 움츠리며 웃었다.

그날부터 카이의 구애 행동은 시작됐다.

반하게 하는 약을 먹어달라는 말을 들은 것은 그때 한 번만이 아니라,

그 후, 새로운 약을 시험하고 싶다고 카이의 연구실에 초대될 때마다 같은 대화를 반복했다.

어떤 날엔 일밖에 모르는 나에게 특제 영양제를 대량으로 선물해 주었다. (아무리 그래도 처음에는 의심했지만, 평범하게 도움이 됐다.)

또 다른 날에는, 식사에 초대되어 고급 만찬장을 전세 내고는 나와의 장래 설계에 대해 요란하게 떠들어댔다.

짧게 구애의 말을 적은 카드와 함께 꽃다발이 집에 도착하기도 했다.

카이는 분위기만으로 흥정을 하지 않았다. 카이의 흥정은 모든 것이 합리와 실리를 깔고서 이뤄져 있었다.

카이는 나를 설득할 때 반드시 카이 자신의 마음을 말로 하고, 카이와 함께함으로서 내가 어떤 이점을 얻을 수 있는지 강조했다.

얼굴빛 하나 변하지 않고 내던지는 '좋아해'라든가 '사랑한다'라는 말은 그만큼 값싸 보이긴 했지만 이상하게도 감미로운 울림을 담고 있었다.

제시되는 장점도 매력적이어서 선생님의 입장이 아니었다면 그대로 받아들였을 것 같았다.

또한 카이는 자기 자신의 여성으로서의 무기를 활용하는 데에도 거침이 없었다.

틈만 보이면 관계를 가지려고 했고, 이쪽 손을 억지로 가슴에 갖다대며

"내 것이 되면 이 몸을 언제든 맘대로 할 수 있는데 어때?"라고 유혹해온 적도 있다.

과격한 접근이 돋보이는 카이지만 의외로 그녀의 요구를 억지로 밀어붙이지는 않았다.

약을 먹이려고 할 때도, 설득할 때도, 육체관계로 끌고 갈 때도 역시 자신의 마음을 전한 뒤 꼭 내게 답을 달라고 했다.

그리고 내가 "NO"라고 하면 어깨를 으쓱하며 "아쉽네"라고 헤실헤실 웃으며 시원하게 물러나는 것이었다.

그런 물러날 때를 안다고 해야 할지, 이해심이 좋다고 해야 할지, 카이가 꾹꾹 밀어붙일 때의 뜨거움에 대조되는

물러설 때의 담백함 같은 것에 날이 갈수록 나는 답답한 기분을 맛보게 되었다.

카이는 꽤 적극적이었지만, 그 거리를 좁히는 방법은 침착하고, 완만하기까지 했다.

듣기 좋은 말들을 마구 늘어놓고, 이쪽이 약간이라도 신경이 쓰이는 것을 이해하면서도 쓱 빠진다.

지금 생각하면, 입장상 "YES"라고 말할 수 없는 사실도 포함해 카이의 작전의 일부였을지도 모른다.

그런 그녀의 훌륭한 농간에 감쪽같이 빠져드는 걸 카이는 놓치지 않았다.

지금까지는 깨끗이 물러섰었던 걸, 물고 늘어지게 되었다.

말의 달콤함은 더해지고 유혹은 더 과격하고 현실적이 됐다.

카이는 그렇게 기울어진 마음을 기다렸다는 듯이 기쁘게 무너뜨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되고서는 이성의 아성이 붕괴하는 건 순식간이었다.

나는 카이와 선을 넘고 말았다. 우스울 정도로 어처구니없게.

오렌지색 침대등 불빛을 받으며 "내 마음을 받아줘서 너무 기뻐."라며 웃는 카이를 보니 찬물을 끼얹어진 듯한 기분이 들었다.

이것이 마지막, 다음은 없다고 마음 속으로 강하게 결심했지만, 그것도 결국은 카이의 폭력적인 유혹 앞에서 무산되고 말았다.

카이는 물 위에 떠 있는 지푸라기처럼 미덥지 못한 내 결의를 산산조각 내며 대신 월등하게 달콤한 말을 쏟아낸다.

그런 일을 반복하다 보니 나는 이 혼탁한 관계에 빠져들게 되었다.

그리고 관계가 시작된지 1년이 다 되어갈 무렵, 아이가 생겼다.

"후우……"

손목시계는 밤 11시가 넘었음을 보여준다. 가방을 뒤지고 집 열쇠를 찾는다.

손가락 끝에 닿는 감촉에 의지해 찾으면서, 왠지 모르게 뒤를 돌아보았다. 한적한 주택가가 눈 아래 펼쳐져 있다.

아담한 구릉 위에 있는 이 집은 그 크기와 특징적인 외관으로 꽤 유명하다.

이 집을 지은 것은 카이였다. 땅을 정한 것도, 집의 방 배치를 정한 것도 전부 카이다.

아이가 생기고 나서 카이와는 곧 결혼했다.

당연히 주위로부터 맹렬한 반발이 있었지만, 임신시켜 버린 것은 사실이며, 그 책임을 지는 형식으로 카이와 결혼한 것이었다.

결혼하고 나서도 샬레에서의 일은 변하지 않는다. 나와 카이의 결혼에 불만을 가진 학생들은 많이 있었지만,

끈기 있게 설득과 설명을 계속해, 지금까지처럼 어떻게든 하고 있다.

결혼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아이가 태어났다. 카이를 닮아 흰색과 검은색 투톤 컬러의 머리가 특징적인 여자아이다.

처음 보는 우리의 아이를 눈물 흘리며 안아 올리는 내 옆에서 카이는 심드렁한 듯 창밖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내가 고생했다는 말을 해도, '딱히'라고 무감정하게 대답했을 뿐.

카이는 아이의 탄생을 기뻐하지도, 축하하지도 않고, 그저 담담하게 '그런 현상'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 같았다.

나는 벌써부터 카이가 어머니로서 잘 해낼 수 있을까 크게 불안해했지만, 그 불안은 훌륭하게 적중했다.

카이는 먼저 아이를 피검체로 하려고 했다. 그런 말엔 나도 역시 불같이 화를 내며 카이를 호되게 질책했다.

정작 그 카이는 '그냥 농담이야'라고 웃고 말았지만, 이후엔 그런 말을 하는 일은 없어졌다.

문제는 그뿐만이 아니었다. 근본적이고 치명적인 문제로 카이는 자신의 아이에게 일절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육아는 유모를 고용해 그녀에게 모든 걸 맡겼다.

아이가 자라서 스스로 걷게 되어도, 식사나 배설, 집안일이나 놀이 상대라든지 신변과 관련된 일은 모두 사람을 고용해, 그 사람에게 통째로 떠넘겼다.

그 사이 카이는 지하에 만들어 둔 연구실에서 연구에 몰두하는 것이었다.

아이는 카이에게 수단에 불과했다.

그 자리의 분위기로 얻어낸 언약이나 계약서라는 이름의 종이조각 등으로는 도저히 미치지 못할 정도로, '보통' 사람에게 있어서 '아이'라는 존재는,

자신과 상대를 연결시키는 세계에서 가장 강한 사슬이라고 카이는 이해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그렇게 했을 뿐이지 아이를 갖고 싶다는 순수한 동기는 아니었던 것이다.

더 말하면, 나를 향한 여러 가지 접근법도 모두 수단에 불과했다.

진심으로 남을 위로하는 세심한 배려가 있는 것도 아니고, 야경을 바라보며 밝은 미래를 생각하는 로맨티스트적인 면이 있는 것도 아니고,

멋진 메시지와 꽃다발을 주는 세련된 취미가 있는 것도 아니다.

모든 것은 그것이 자신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랬을 뿐인, 타산적인 행동에 지나지 않았다.

한동안 가방 속을 찾아 찾지 못하고 곤란해 하고 있는데, 샬레를 나가기 전에 열쇠를 바지 주머니에 옮기고 있던 것을 생각해 냈다.

주머니에 손을 넣고 열쇠를 꺼낸다.

그리고 열쇠 구멍에 꽂고 돌린다. 딸깍 소리가 났다. 가급적 소리를 내지 않도록 천천히 문을 열었다.

"어서 와."

갑작스런 목소리에, "우왓……"하고 작게 비명을 질렀다.

현관에는 싱글벙글 웃는 얼굴로 서있는 카이의 모습이 있었다.

"깜짝......놀랐네. 놀래키지 마, 수명이 줄어들잖아"

"꽤 조심스런 귀가네?"

"벌써 시간이 꽤 늦었으니깐. 다녀왔어"

"내 집이니 신경 쓰지 말고 당당하게 오면 돼."

입을 V자로 하고 카이가 대답한다.

결혼하기 전부터 희미하게 깨달은 것이기는 하지만, 카이와는 가치관에 크게 다른 점이 있다.

이기적이라 남을 배려하려는 사고가 애초에 없다. 지금와서 시작된 일도 아니고, 반쯤 포기하고 있기 때문에 새삼스럽게 불평할 일은 아니지만……

신발을 벗고 넥타이를 풀며 현관을 오른다.

"애는 벌써 자고 있지?"

"아아. '그건' 이미 잠들었어."

한숨을 섞어 "카이…"라고 나무라자, 카이는 "……아, 그랬지. 우리 아이는 이미 잠들었어."라고 떠올렸다는 듯이 정정했다.

카이는 자주 딸을 '그것'이라고 부른다. 자식을 자식이라 인식하지 않는지 몇 번 주의를 줘도 도무지 고쳐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아마 고칠 생각이 없는 것 같다.

"외로웠어"

나의 어이없다는 듯한 반응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카이는 슬며시 내 목 뒤로 손을 돌려 끌어안으며, 한숨 섞인 축축한 목소리로 말했다.

남들만큼 외롭다는 감정이 들기는 하느냐는 말이 목구멍까지 치밀어 올랐지만 되삼켰다.

"……미안하네. 요즘 또 바빠서."

"샬레에 내 연구실을 마련하게 해준다면 외로워 하지 않아도 될 텐데."

"전에도 말했잖아. 샬레는 특정 개인 사정으로 움직일 수는 없어."

"크크크, 알고 있지. 좀 어리광 부리고 싶을 뿐이야."

"그럼 상관없지만."

한순간 카이가 눈을 가늘게 떴다. 카이의 얼굴이 다가온다. 입술과 입술이 맞닿았다.

"후우......응"

코끝에서 나온 듯 달콤한 입김이 카이의 입에서 새어나온다.

열을 띤 혀가 미끈거리며 입 안으로 침입해 온다. 그대로 녹아버릴 것 같은 기분좋음이 온몸을 감싼다.

"……음"

"어라? 벌써 끝이야?"

"벌써라니...방금 막 돌아왔잖아."

"앗차. 그랬었지."

...카이와의 키스는 조금 무섭다.

그녀가 발산하는 불가사의한 색기의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 들어가 쾌감과 맞바꿔 사고가 제한되는 그런 정체 모를 감각이 있다.

신타니 카이라는 커다란 공허 속으로 가라앉는 듯한 기분이었다.

"자, 지금부터 뭘 할까? 저녁식사는? 이미 먹었어? 우선 샤워라도 할래? 큭큭, 아니면 지금부터 침대 위에서 서로 사랑을 나눌까?

'방해꾼'은 없으니, 아침까지 짐승처럼 해도 될 텐데."

풍만한 가슴을 강조하듯 밀어붙이며 카이가 묻는다.

"그 전에 우리 아이만큼은 이름을 불러줬으면 좋겠어"

"사랑하는 남편을 위해 선처하도록 할게."

"그 말 벌써 100번은 들었어. 이제 그만해."

카이는 잡고 있던 팔을 풀고 두 손을 어깨 높이로 벌리며 작게 만세해 보였다. 그리고 다시 입을 브이(V)자로 만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즉, 오늘은 기분이 좋다라는 것이다.

"밥은 먹고 왔어. 먼저 목욕부터 하려고."

"그래? 가방과 재킷을 받을게."

"고마워."

카이는 가방과 재킷을 가지고 침실로 들어갔다.

밤늦게까지 남편이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현관에서 마중하고, 짐도 챙겨 둔다.

현모양처의 양처까지는 왔으니까 현모도 되어 달라고 생각하면서 나는 탈의실로 향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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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블루 아카이브·24.11.18번역

소설핫산) 신타니 집안의 이상한 아내 카이

#신타니 카이#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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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P
blac1203작가
게시물 38개
XDC
Xerxes번역
외부 링크디시인사이드pixiv
게시일2024.11.18 21:44
조회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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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

나
ㅇDC
ㅇㅇ124.11.18

현실적이라 뭔가 씁쓸하구나

ㅇDC
ㅇㅇ24.11.18

얘가 불쌍해

ㅇDC
ㅇㅇ224.11.19
디시콘
ㅇDC
ㅇㅇ324.11.22

시발 애는 뭔 죄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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