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파고
나를 부르는 선생님의 목소리, 팔을 잡혀 당겨진 후 들려온 충돌음.
일어난 내 앞에 펼쳐져 있던 건 차체가 움푹 패이거나 유리가 깨진 몇 대의 차량과 쓰러진 채 움직이지 않는 한 남성이었다.
"어... 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혹은 뇌가 이해를 거부했을지도 모른다.
차가 부서진 것도, 누군가 쓰러진 것도 학생들이 총을 들고 다니는 키보토스에서는 드문 광경이 아니다.
그런데 숨쉬기가 힘들다, 가슴이 조이듯이 아프다. 다리가 떨려서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조금 늦게 들려온 비명소리가 귀에 들어왔을 때 눈앞에 쓰러진 남성이 선생님이라는 걸 이해했다.
"서, 선생님...?"
비명과 노호가 뒤섞인, 참을 수 없는 잡음이 울린다.
두 손을 짚고 네 발로 기어서 쭈뼛거리며 선생님에게 다가간다. 조금 전까지 쫓아오던 게 거짓말처럼 땅에 엎드린 채 꼼짝도 하지 않는다.
이상한 데가 있는 사람이었지만 이런 길거리에서 잔다니 선생님 답지 않아. 빨리 깨워야지.
"저, 저기... 선생님? 왜 그런 데서 자? 위험하다구...?"
――철퍽
선생님을 만진 손에서 불쾌한 소리가 들렸다. 동시에 미끌거리는 감촉과 쇳내를 몸이 감지한다.
천천히 손을 떼보니 손바닥은 빨갛게 물들어 있었다.
"힉...!?"
작은 비명이 입에서 새어 나온다.
피 정도는 익숙할 텐데, 지금까지 일하면서 몇 번이나 봐왔을 텐데―――어째서 선생님에게서 피가 흐르는 거야?
"아...."
맞다.
선생님이 쫓아오는 걸 보던 내가 차에 치일 뻔해서 선생님이 그걸 감싸줬지.
그럼 선생님이 쓰러진 건 차에 치여서? 범인은 어디? 선생님을 이런 꼴로 만들다니 용서 못해. 찾아내서 철저하게 으깨줘야지.
아니, 달라. 근본적인 원인은 따로 있어.
"아... 아아...!"
나다.
내가 신나서 뒤를 확인하지 않는 바람에 발을 헛디뎌서, 그런 나를 선생님이 감싸줬으니까.
―――나 때문에 선생님이 치였어.
"싫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다시 눈에 비친 선생님은 손발이 있을 수 없는 각도로 뒤틀려 피 웅덩이 속에 잠겨 있었다.
※※※
xxxx년 xx월 xx일
게헨나 근교의 공원에 인접한 차도에서 교통사고가 발생.
피해는 경상자 4명, 중상자 1명, 용의자의 승용차가 일으킨 추돌로 인한 차량 파손 8건.
차량 파손에 대해서는 가볍게 패인 것부터 주행 불가까지 다양하지만 다행히 타고 있던 사람들은 다치지 않거나 경상으로 끝났다.
다만, 단 한 명인 중상자가 샬레의 선생님이었고 기적적으로 목숨을 건졌지만 현재도 의식불명.
사고 당시 현장에는 복수의 학생이 확인되었고, 그 중 게헨나 학원 아사기 무츠키의 모습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당시 기절한 상태에서 외상이 없었던 것으로 미루어 보아 사고 순간을 지켜본 충격에 정신을 잃은 것으로 보인다.
사고를 낸 용의자는 사고를 내기 전부터 규정을 초과하는 속도로 주행했고, D.U.에서 발키리가 단속하려하자 도주를 시작, 이후 사고로 이어졌다.
용의자 진술에 따르면 먼저 뛰쳐나온 여학생을 감싸는 형태로 선생님이 차도로 나왔다고 하나 현재 다른 목격 증언이 사고 직후의 것들뿐이라 진위 여부는 확실치 않다.
※※※
~게헨나 학원~
"히나 부장님. 이상이 현 단계에서 밝혀진 정보입니다."
"하아... 그런가. 아코도 수고했어."
아코의 보고를 들은 후 크게 한숨을 쉰다.
선생님이 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는 머릿속이 하얗게 변했고, 자신도 모르게 입장을 잊어버리고 혼란에 빠질 뻔했다.
직접 현장에 급행 했을 때는 먼저 있던 발키리가 처리를 진행하고 있었기에 평정을 가장하면서 인수인계를 진행하고 있었지만 선생님 생각밖에 하지 못한 건 비밀이다.
지금도 아직 선생님의 의식은 없는 상태라 방심할 수 없지만 일단 수술은 무사히 성공했다고 하니 한시름 놓이긴 한다.
"그건 그렇고 이렇게 말하긴 좀 그렇지만 정보를 보는 한 선생님 덕분에 큰일이 되지 않았어요. 이런 속도의 차와 부딪히면 저희도 상당한 피해를 입을 거 같은데..."
"후방이라고는 하지만 전쟁터에 설 수도 있으니 뭔가 순간적으로 자신을 보호할 수단이 있지 않았을까?"
"그렇군요... 뭐, 악운이 강한 분이니까 쉽게 죽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그런 말을 하고 있어도 당시의 아코 또한 상당히 동요하고 있었던 것은 알고 있다. 그녀가 패닉 상태로 부원들에게 이상한 지시를 내리는 모습을 보고 오히려 내가 더 침착해질 정도로.
다만 당황했던 건 나도 마찬가지고 그녀의 마음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으니 그것에 대해서는 지적하지 않기로 하자.
"그러고 보니 치나츠로부터의 연락은?
"아직 아무것도 없습니다. 벌써 일은 끝난 것 같지만..."
현재 이오리는 선도부원들을 데리고 순찰 중이며 치나츠는 선생님이 입원해 계신 병원으로 향해 있다.
불필요한 혼란을 피하기 위해 선생님에 대한 사고 정보는 『생명에 지장이 없다』는 점 외에는 거의 덮어졌다. 면회는 물론, 선생님이 있는 병원 출입도 진찰같은 이용 목적이 있는 사람 이외는 금지.
단, 각 학원의 학생회 혹은 그 대리조직에는 「조직 외에는 퍼뜨리지 않는다」는 조건 하에 상세한 정보가 들어가게 되어 있어 면회를 목적으로 한 병원 내 출입도 허가되어 있다.
게헨나에서는 선생님의 생사를 알게 된 타이밍에 만마전의 대리로서 선도부가 그 입장이 되었다고 할까, 역할이 떠넘겨졌다.
하지만 그것에 불만은 없고 오히려 감사할 정도. 선생님의 정보를 재빨리 알 수 있고 면회도 갈 수 있으니까. 만마전이 여러 가지 일을 이쪽으로 던져대는 게 이번에는 도움이 되었다.
"뭐, 조만간 돌아올테니 상관없겠지. 제일 중요한 아사기 무츠키는 어때?"
"현재는 흥신소 68 멤버들과 함께 있는거 같지만, 그게..."
"아직도 침울한 상태야?"
내 물음에 아코가 말없이 고개를 끄덕인다.
이 사건에서 용의자와 피해자를 제외하면 가장 가까이 있었던 인물은 아마 그녀일거다. 필시 선생님이 감쌌다는 여학생도.
애초에 속도위반에 더해 발키리로부터의 도망, 머지않아 인명사고는 일어났을 일이기에 용의자에게 동정의 여지는 없다. 그러나 게헨나의 학생이 관련되어 있으니 사실 확인 정도는 해두고 싶다.
"어떻게 하시겠어요, 부장님? 흥신소의 보고가 확실하지도 않고, 역시 이쪽에서 쳐들어가서 다소 무리하게라도..."
"역효과니까 그만둬. 그녀가 침울해져 있다는 건 상당한 정신적 피해를 입은 거겠지. 그런 정황으로 봤을 때 거짓말을 할 거 같지는 않아."
어느 쪽이든, 현시점에서는 더 이상의 정보가 들어올 정황은 없어 보인다.
아사기 무츠키의 모습이 조금 마음에 걸리긴 하지만 이쪽이 섣불리 움직이는 것보다 흥신소에게 맡겨두는 게 상책일 거다.
용의자는 받아야 할 벌을 받고 선생님은 조만간 복귀한다. 그것을 알고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마음을 돌리려고 다른 서류로 손을 뻗은 그때 방문이 활짝 열렸다.
"히나 부장님...!"
그 범인은 선생님이 계신 병원에 방문했던 치나츠였다. 어지간히 서둘렀는지 숨을 헐떡이며 어깨로 숨을 쉬는 그녀의 모습은 꽤 드문 일이다.
조금 전까지 병원에 있었을 치나츠가 이렇게까지 서둘러 왔다는 건 선생님 관련해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모른다. 상황이 상황인 만큼 조금 좋지 못한 생각이 머릿속에 떠오른다.
"죄송합니다... 휴대폰 충전이 다 돼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선생님의... 선생님의 의식이... 돌아왔어요!"
""!""
바로 근처에서 아코가 숨을 들이키는 소리가 들린다. 이렇게 말하는 나도 무의식적으로 손을 멈춰 버려 의미 없이 치나츠를 몇 초동안 응시하고 말았다.
선생님의 의식이 돌아왔다. 그것만으로도 안심되고 온몸에서 힘이 빠져나가 의도치 않게 의자 등받이에 기대고 만다. 일단 가장 큰 우려점은 이로써 사라졌다.
하지만 그렇게 알았다면 당장 해야 할 일이 있다. 느슨해질 듯한 뺨을 꽉 조이고 크게 심호흡, 자리에서 일어나 아코에게 말을 건다.
"아코, 갑작스레 미안하지만..."
"이쪽은 제가 정리하겠습니다. 선생님께 안부 전해 주세요."
"고마워."
단 한마디로 이쪽의 의도를 읽어주는 그녀는 역시 우수하다... 이상한 부분은 있지만.
우리 학생을 감싸줬으니 감사의 인사를 하러 가는 건 당연하다. 그런김에 조금 얘기한다고 해도 천벌이 내리진 않겠지.
"그럼 다녀올게. 치나츠, 선생님이 있는 병실은 바뀌지 않았지?"
"네. ...단지... 그게..."
"?"
"그러니까..."
유난히 말을 더듬는 치나츠를 보고 다시 좋지 못한 예감이 들었다. 생각해보면 이곳에 뛰어든 이후로 그녀에게 미소가 없다.
나처럼 의도적으로 감정을 숨기는 성격이 아니기에 이 시점에서 의식 회복과는 별개로 뭔가 안 좋은 일이 있었다고 금방 확신할 수 있었다.
"가르쳐줘."
솔직히 여기서 또 뭔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불안해지지만 냉정함을 가장한 채 치나츠에게 대답을 재촉한다.
"네, 그게..."
어지간히 말하기 어려운 내용인지, 아니면 나 이외에는 말하기를 주저했는지 치나츠가 얼굴을 가까이 해오자 나는 귀를 그녀 쪽으로 기울인다. 아코가 의아한 표정을 짓고 있지만 나중에 알려주면 그만이다.
나밖에 들리지 않는 작은 목소리로 치나츠가 입을 열었다.
"뭐...?"
――무슨 말을 하는 거야?
그런 말이 입 밖으로 나올 뻔했지만 눈에 비친 치나츠의 얼굴은 무척 괴로운 듯 그녀의 발언이 농담이 아님을 말해주고 있었다.
설마 그런...
눈앞이 한순간 어두워지고 다리에 힘이 빠져 벽에 체중을 맡기듯 기댄다.
"부장님?!"
아코와 치나츠가 걱정스러운 듯 달려온다. 이런 모습을 보인건 처음일까. 그 정도로 그녀에게서 들은 말은 충격적이었다.
하지만 여기서 쓰러질 수는 없다. 그게 사실이라면 더더욱 선생님의 모습을 살피러 갈 필요가 있다.
"괜찮아, 조금 휘청였을 뿐... 그 정보는 확실해?"
"네... 저도 오늘 처음 알았습니다. 선생님 상태에 따라서는 면회 사절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 하고..."
"...일단 가볼게. 지금 일은 아코와 이오리에게도 전해 두고, 그 외에는 일절 남에게 말하지 마."
이 정보는 쉽게 누설해도 좋은 게 아니다. 아마 밀레니엄이나 트리니티도 극소수에게만 공유하겠지.
순간적으로 샘솟은 땀을 닦고 나는 서둘러 병원으로 향했다.
※※※
2주 후
~흥신소 사무소~
그 이후로 계속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식사는 제대로 목구멍을 통과하지 못하고 눈을 감는 것만으로 그때의 광경이 되살아나니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고 있다. 이따금씩 수마를 이기지 못하고 기절하듯 눕는 것이 유일한 수면시간이 되어 있었다.
그 사건 이후 눈을 떠보니 이미 사무실에 눕혀진 상태였다.
그 후 기절해서 아루쨩 일행에게 인수된 모양이다. 눈을 뜨자 아루쨩과 하루카쨩이 껴안았고, 조금 떨어진 위치에서 카요코쨩이 어이없어하면서도 안도의 미소를 짓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그 자리에서 바로 토해버렸다.
『아, 아악...! 내가... 내가...! 아니야! 그럴 생각이...!』
『무츠키!?』
『무무무무, 무슨일이신가요!?』
『상태가 이상해... 붙잡아!』
자신이 해버린 일, 피에 젖은 선생님의 모습을 떠올리며 발작하는 나를 셋이서 억눌렀던 기억이 난다.
지난 며칠간 내 상태가 어느 정도 안정된 것을 확인한 뒤 다른 3명은 대부분 밖에 나가 있었다.
이유는 안다. 나를 신경 써서 혼자 있게 해주고 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거의 이야기하지 않았다. 하지만 모두는 내게 무슨 일이 있었다고 짐작하고 혼자가 될 시간을 많이 내주었다.
"선생님..."
선생님이 살아있는 건 알고 있다. 틀림없이 죽어버렸다고 생각했기에 그것을 알았을 때는 마음속으로 안심했고, 눈물이 멈추지 않았을 정도.
병원 측에서 면회 허가 연락도 왔다. 사고 당사자로서 특별히 허가가 났다며.
하지만 그로부터 일주일이 지난 지금도 병원은커녕 사무실 밖에도 나가지 않고 있다.
두려웠다. 내가 원인이 되어 선생님이 사고를 당했다는 게 알려지면 키보토스 내의 학생들이 나를 원망할지도 모른다.
《무츠키가 괜찮다면 건강한 얼굴을 보여줬으면 좋겠는 걸》
바로 며칠 전에 온 선생님의 모모톡에는 그렇게 적혀 있었다.
순조롭게 회복되는 중인 것 같아 안심했지만, 선생님과 얼굴을 마주하는 게 두렵다. 혼날까봐가 아니라 어떤 얼굴로 마주해야 할 지 알 수 없어서.
"무츠키."
누군가 내 이름을 불렀다. 아니, 몇 번이나 들어본 목소리라 누군지는 알고 있다. 돌아온 줄도 모를 정도로 자신만의 세계에 틀어박혀 있었던 걸까.
반사적으로 고개를 들자 그곳에는 낯익은 소꿉친구의 모습이 있었다.
"아루쨩..."
"이제야 고개를 들어줬네. 심한 얼굴이야. 평소의 무츠키와는 많이 다르게."
발작한 후 계속 틀어박혀 있었으니 제대로 본 것도 오랜만인 듯한 느낌이 든다.
다정한 미소를 짓는 소꿉친구는 애용하는 총을 내려놓고 그대로 내 옆에 앉았다.
"선생님한테 가지 않아도 돼? 면회 허가는 난 거지?"
"......."
"사고 전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억지로 캐낼 생각은 없어. 지금의 무츠키를 보면 어쩐지 알 거 같으니까."
"......."
"확실히 한 걸음 내딛는 건 어려울 거라 생각해. 뭔가 부담감을 느끼고 있다면 더더욱."
나를 즐겁게 해주는 평소의 아루쨩과는 다르다. 엄청 성실하고 어린 아이에게 타이르는 듯한 부드러운 목소리에 대답은 하지 못했어도 자연스레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하지만, 무츠키. 은혜를 갚지 않아도 괜찮아?"
"...읏."
마음에 욱신거리는 아픔이 스쳐갔다. 언제부터 아루쨩은 이렇게 날카로운 아이가 된걸까. 옛날에는 그렇게나 얌전한 타입이었는데. 지금도 주변에 휘둘리기 쉬운, 재미있고 조금 미덥지 않은 아이지만.
지금의 그녀는 모든 것을 꿰뚫고 있는 것처럼 척척 파고들어 온다. 그래도 대꾸하지 않는 것은 정답일 뿐만 아니라 누군가가 등을 밀어줬으면 하는 그런 생각이 내 안에 있었기 때문이겠지.
"이대로는 싫잖아? 그렇다면 그 두려움에 맞서야지. 첫발을 내디딜 수 없다면 병원 입구까지 우리가 따라가 줄게."
"아루쨩..."
그렇다. 면회할 수 있는 사람은 한정되어 있기에 아루쨩 일행은 병원 입구까지 밖에 갈 수 없다. 흥신소를 대표해서 갈 수 있는 사람은 나뿐이다.
아루쨩도 선생님이 어떤 상태인지 알고 싶었을 텐데 나를 재촉하지 않고 이렇게 기다려 주기나 하고...
"받은 은혜를 갚는 것 또한 진정한 무법자를 목표로 하기 위해 필요한 일이야."
"푸훗..."
마지막 한마디에 나도 모르게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역시 이 아이는 변하지 않았어.
어디까지나 올곧고, 아무리 폼을 잡아도 마지막의 마지막에는 견실하지 못한――그래서 더욱 마음속 깊이 신뢰할 수 있다.
"어, 어째서 웃는 거야!?"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아주 조금이지만 마음이 가벼워진 느낌이 들었다.
이렇게까지 해줬는데도 일어서지 않는다면 아루쨩에게도 선생님에게도 실례다.
아직 공포심은 지울 수 없다. 그래도 일단 선생님을 만나보자. 아무 말 없이 끝날 수도 있지만, 머릿속이 새하얗게 될지도 모르지만, 아무것도 안 하고 갇혀 있는 것보다는 나을테니까.
※※※
~병원앞~
아루쨩의 격려를 받은 나는 카요코, 하루카와 합류해 4명이서 선생님이 입원해 있다는 병원으로 향했다.
누군가에게 엮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아무 문제 없이 목적지에 도착해 그동안의 걱정이 무엇이었는지 맥이 빠질 정도였다.
"그럼 우린 여기까지야."
"선생님을 잘 부탁해."
"히, 힘내세요!"
세 사람이 웃는 얼굴로 배웅한다. 나는 분명 어색한 미소를 짓고 있었겠지. 세 사람에게 등을 돌리고 입구 앞에 선다.
하지만 다리가 움직이지 않는다.
이제 입구를 지나 병실로 가기만 하면 되는데. 그런데도 발길을 돌리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다.
아루쨩의 말에 결심하고 여기까지 왔지만 역시 무서워. 심장 박동이 빨라지고 호흡이 거칠어진다. 의식하면 할수록 그 기억이 되살아날 것 같아서―――
"무츠키."
이름이 불림과 동시에 등에 손이 닿는다. 누구의 손인지는 생각할 필요도 없었다.
"틀림없이 괜찮을 거야."
단 한마디와 함께 가볍게 등을 떠밀린다. 하지만 그 한마디가 내 등을 밀어준 것 같아서 경직된 것처럼 굳어있던 다리가 앞으로 나왔다.
"아루쨩... 다들, 고마워."
※※※
입구를 빠져나간 뒤에는 순조로웠다.
접수처에서 학생증을 보여주고 병원 측으로부터 면회 허가 연락을 받았다는 사실을 전하자 직원이 바로 통과시켜줬다.
"그러니까, 여기 통로 끝에..."
세 사람이 맡긴 문안 물건을 들고 통로를 지난다. 선생님의 병실은 당연하다고 해야할지 조금 떨어진 곳에 있었다.
조용한 통로에 내 발소리가 울려퍼진다. 동시에 심장 박동이 더 이상 없을 정도로 빨라진다. 그렇다고 발길을 돌려 되돌아갈 수는 없다.
이 앞만 돌면 병실. 조금 심호흡하고 마음이 바뀌기 전에 단번에 들어가 버리자.
그렇게 생각하고 벽에 기대어 호흡을 가다듬다 보면,
"...카씨, 조금......주세요."
"에~ 난......한걸?"
"얼굴이......엄청......다만..."
향하던 곳에서 2인조의 말소리가 들려왔다.
진정되던 심장이 다시 뛴다. 이 앞이 선생님 병실이라면 이 목소리는 틀림없이 선생님이 아는 사람이다. 그것도 학원 정상에 군림하는 인물일 가능성이 높다.
숨죽이듯 호흡을 멈추고 가만히 통로 모퉁이를 바라본다. 이윽고 목소리의 정체일 트리니티 제복을 입은 2인조가 모습을 드러냈다.
"어머? 평안하신가요."
그 중 한 명이 내 쪽을 빠르게 알아채고 인사를 건넸기에 황급히 이쪽도 고개를 숙인다.
보기에도 온화하고 기품 있는 여성. 직접 만나는 건 처음이지만 리스트에서 본 적이 있다.
트리니티 종합학원의 학생회 「티파티」의 현 호스트, 키리후지 나기사.
그리고――――
"...헤에, 게헨나의 학생..."
진지한 얼굴로 바라보는 유난히 아름다운 헤일로를 가진 분홍색 머리의 여학생. 이쪽도 리스트에서 본 적이 있다.
이름은... 그래――― 미소노 미카다.
소설모음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projectmx&no=2463136
댓글 29
여기서 끉는다고??

여기서 끊어버리는건 키지메 안건이 아닌지
다음화다음화다음화다음화다음화다음화다음화다음화다음화다음화다음화다음화다음화다음화다음화다음화다음화다음화다음화다음화다음화다음화다음화다음화다음화다음화다음화다음화다음화다음화다음화다음화다음화다음화다음화다음화다음화다음화
다음편 내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