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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아카이브[소설] 세이아 「제가 진짜에요」 「내가 진짜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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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게 꿈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물어본 사람의 수만큼 다양한 답변을 들을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은 꿈은 현실이 아니면서도 현실과 연관이 있다고 대답할 것이다.

과학적으로 접근하자면, 꿈의 원리는 수면 중에 뇌의 일부가 깨어있는 탓에 각종 보게 되는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꿈을 꾸면서 그런 것까지 생각하는 이는 거의 없다.

더군다나 키보토스에는 꿈과 꿈을 오고 가는 능력자도 있으니, 과학적으로 뇌가 어쩌니 하는 그런 말도 무색해지고 만다.

그렇다면 꿈은 무엇인가, 선생은 그에 대한 해답을 알지 못한다. 대신 이 말 만은 자신 있게 할 수 있다.

'꿈은 현실과 가장 비슷하지만, 현실과 가장 멀리 떨어져 있다.'

어둠으로 물들어버린 트리니티에는 생기가 느껴지지 않는다. 단화 신은 발로 교내를 노닐며, 저들끼리 재잘거리던 풋풋한 아가씨들도 밤에는 다들 어디엔가 몸을 숨기기라도 한 건지, 칠흑 같은 세상은 사람들만 사라져버린 어느 영화를 떠올리게 한다.

구태여 사람들만, 이라는 단서를 다는 이유는 간단했다. 가까이에서 소쩍새 우는 소리가 들려오기 때문이었다.

선생이 발을 디딛는 곳은 트리니티, 그것도 트리니티 캠퍼스 내부였다. 밤하늘에 커다란 달이 떠 있고, 일정 구획마다 세워진 가로등이 길을 밝혀주는 덕분에 어둠 속을 헤매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선생은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어디로 가야할 지는 알지 못하지만, 그는 자신의 직감에 몸을 맡겼다. 차가운 밤공기가 몸을 스칠 때마다, 선생은 평소처럼 정장을 입고 있다는 점에 소소하게 감사했다.

"또 세이아려나."

선생은 씁쓸하게 웃으며 한 소녀를 떠올렸다. 탑에 유폐 된 공주를 연상케 하는 길고 긴 금발, 자꾸 눈이 가는 커다란 여우 귀, 기나긴 소매 안에 감춰진 손이 나긋한 동작으로 움직이는 모습하며, 나이에 걸맞지 않은 어려운 단어를 말하는 입술까지. 선생은 유리조노 세이아라는 이름의 소녀를 머리 속에 어렵지 않게 그려냈다.

갑작스레 맞닥트린 상황에 당황할 법도 하지만, 그간 이상한 일을 자주 겪었던 선생은 어깨만 한 번 으쓱했다. 더군다나 유리조노 세이아의 꿈에 끌려가거나, 혹은 세이아가 꿈 속으로 들어오는 경험은 한두번이 아니었으니, 이제는 오히려 익숙해질 정도였다. 침대에서 잠에 들었을 뿐인데. 선생은 한숨을 내쉬었다.

전해야 할 말이 있다며 여유로운 태도로 선생을 맞이하던 세이아를 떠올리던 선생은, 그녀가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것에 대해 의문을 품기 시작했다.

"그나저나, 트리니티 다과회실이 아니라 캠퍼스로 부르다니. 혹시 특별한 이유라도 있는 건가?"

세이아가 그의 꿈 속에서 나타나거나, 또는 그를 꿈 속으로 부르는 일은 종종 있었다. 그러나 그녀가 아무런 이유도 없이 그런 행동을 하지는 않았다. 선생은 문득 다른 가능성을 떠올렸다.

'만약 이 곳이 세이아의 꿈 속이 아니라, 다른 공간이라면……?'

등골이 오싹해진 선생은 주변을 조심스레 둘러보기 시작했다. 수상한 기운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들리는 소리는 새나 벌레가 내는 소리가 다였지만, 선생은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키보토스의 여느 학생과 달리 그는 총알 하나에 생사가 오가는 존재였다. 그는 학생을 위해서라면 몸을 아끼지 않는 사람이지만, 반대급부로 소중한 학생들을 위해서라도 아무 곳에서나 위험에 처해서는 안 될 일이었다.

찰박.

잔뜩 긴장한 채로 주변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던 선생의 귓가에 작지만 선명한 물소리가 들려왔다. 그는 캠퍼스 한복판에 있던 고풍스런 분수와, 분수에 앉아 물에 발을 담그던 학생을 떠올렸다.

상냥한 목소리로 조곤조곤 음담패설을 늘어놓고는, 상대가 곤란해하는 모습을 보며 즐거워하던 아가씨. 그녀에게 다른 사람의 꿈 속에 들어오는 능력은 없겠지만, 그녀 덕분에 여러가지로 당황했던 경험이 있는 선생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잠깐 두리번거렸다. 다행히도 그런 일은 없었다.

"세이아?"

선생의 눈에 어렴풋이 보이는 건 다름 아닌 세이아였다. 처음에 선생은 세이아가 분수 앞에 서 있는 건가? 하고 생각했다. 그게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은 건 분수에 가까워진 뒤의 일이었다.

세이아는 분수 한가운데 서 있다. 비록 낮의 분수와 다르게 물이 나오지는 않지만, 분수 안에 고인 물에 선 채로, 먼 곳을 바라보고 있다. 아무튼 이 곳이 세이아의 꿈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선생은, 그제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번에도 전할 말이 있는 거겠지. 하고 다가가던 선생의 눈이 살짝 커졌다. 무언가 놀랄 일이 생겨서가 아니라, 아름다운 예술품을 보고 감탄하는 것처럼, 순수하게 감탄한 탓이었다.

하얀 달이 조명처럼 그녀 한 명을 비춘다. 달빛을 받은 물이 반짝반짝 빛나고, 수면 위로 떠오르는 빛무리 한복판에 서 있는 그녀는 더욱 빛난다. 그녀의 신장보다도 길다란 머리카락이 물 위로 떠 있고, 물에 젖어 들어가는 소매를, 아무 것도 모르는 마냥 느릿하게 휘저으며 소리 없이 노래한다.

경쾌하지도, 구슬프지도 않은 노래를 조용히 자아내던 입술이 살며시 오므려지다가, 다시 벙긋이며 달빛을 찬란히 머금는다.

세상에 가득한 신비를 한계까지 끌어모아 빗어낸 듯한, 낙원을 꿈꾸는 소녀에게 어울리는 성스러운 자태였다.

"……."

그 모습에 압도 당한 선생은 말없이 그녀에게 다가간다. 항상 데리고 있는 흰머리오목눈이가 지저귄 뒤에야, 비로소 선생의 존재를 눈치챈 그녀가 의아함과 반가움을 함께 품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선생을 부른다.

부르려고 했다.

"아."

풍덩. 순간 세이아가 물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녀의 어깨 위에 앉아 있던 오목눈이가 푸드득, 하고 허공을 날아다니며 갑자기 사라진 주인을 찾으려 했다. 난데없는 상황에 놀란 선생도 급하게 달려갔다. 구두가 타일을 밟는 소리가 고요한 밤에 크게 울렸다.

"세이아! 세이아!"

당연하게도 이런 분수에 누군가가 빠지는 일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방금 광경은 의심하기 힘들 정도로 명확했다. 심지어 얉은 물에 몸을 기울이거나 한 것도 아닌, 깊은 물에 그대로 가라앉은 모양새였다. 분수 바로 앞에 선 선생은 분수에 손을 담그고 황급히 헤집었다. 어찌나 급한지, 소매를 걷을 생각도 하지 않았다. 오목눈이도 그런 선생의 곁을 날아다니며 울어댔다.

'대체 무슨 일이……!'

트리니티의 분수의 수질이 그 정도로 나쁠 리도 없고, 이런 분수가 깊을 이유도 없건만, 어찌 된 일인지 선생의 눈에는 분수의 바닥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현실도 아닌 꿈이라 도움을 구할 누군가도 없는 탓에, 선생은 아예 물 속으로 뛰어들려고 했다.

"푸하아……."

그 순간, 갑자기 떠오르듯 세이아가 수면 밖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분명 깊은 물 속에 빠졌을 그녀는 일순간 분수의 바닥에 멍하니 앉아 있었다. 보이지 않던 분수 바닥도 어느새 일렁이는 수면 너머로 선명히 보였다.

하지만 선생이 놀라는 이유는 따로 있었다.

"선생님."

"선생."

분수 안에 앉은 세이아가 그를 올려다 본다. 그러나 한 명이 아니다. 외모도, 목소리도 똑같은 세이아가 두 명이 있었다.

***

세이아와 선생은 즉시 분수에서 떨어졌다. 지금은 다시 평범한 분수로 보이지만, 언제 아까같은 초현실현상이 발생할 지는 모를 일이었다. 더군다나 현실이 아닌 꿈 속에서는 어떤 일이 있어도 이상하지 않았다. 따라서 그들은 분수에서 멀리 떨어진 벤치로 향했다.

두 명의 세이아가 나란히 벤치에 앉았다. 둘은 본래부터 쌍둥이였던 것처럼 꼭 닮아서 어느 쪽이 '본래' 의 세이아라고 장담할 수 없을 정도였다.

등불 아래서 빛나는, 물기가 흐르는 금발부터 복숭아와 레몬이 합쳐진 색의 눈동자, 머나먼 어딘가로 향하는 듯한 이지적인 눈매, 차분한 표정과 물에 젖어 더욱 하얗게 보이는 피부까지. 둘 사이에는 어느 한 곳 다른 점이 없었다.

더군다나 물에 젖은 하얀 티파티 제복이 몸에 달라붙은 탓에, 고스란히 드러난 슬렌더한 몸매조차 한치의 오차 없이 똑같았다.

선생은 그런 둘에게 제대로 시선을 두지 못지 못했다. 평소에는 긴 소매와 머리카락에 가려져 몰랐지만, 이제보니 그녀의 의복은 어깨와 등, 그리고 옆가슴이 훤히 파여 있는, 놀랄 정도로 노출이 심한 옷이었다.

"상황을 정리해볼까."

"우선, 분수 안에 서 있다가 갑자기 발이 닿지 않았다는 거지?"

시선을 선생의 발치에 두던 두 명의 세이아가 동시에 고개를 들었다.

"맞습니다. 선생님."

"그러네. 선생. 그대의 말대로야."

둘은 모든 면에서 똑같았지만, 아주 약간 달랐다. 첫 번째로 말투가 달랐다.

"마치 무언가에게 발목을 잡혀 심해로 끌려가는 기분이었어요."

"심연 아래서 누군가가 잡아 당기는 것 같았네. 저항도 못하고 그대로 잠겨버렸으니 말야."

똑같은 목소리라도 말투가 확연히 다르니, 똑같은 세이아라도 선생에게는 사뭇 다르게 다가왔다. 오히려 외모가 같아서 더욱 다르게 느껴졌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어느 순간 떠오르더니, 분수 바닥에 앉아 있었다는 거지?"

선생에게도 궁금한 점은 많았지만, 그보다 먼저 당면한 상황을 파악하기 위한 질문을 이어갔다.

"네. 비유하자면 바다 속에서 갑자기 욕조에 앉혀졌달까요."

"말하자면, 인양 된 선박이 아니라, 수중에서 뒤집혀 떠올려진 쪽이라네."

조금씩 쫑긋거리는 귀도, 소매로 입가를 가리는 모습도 모두 똑같았다. 하지만 말투 때문인지 성격이 묘하게 다르다는 느낌을 주기도 했다. 오목눈이도 진짜 주인을 찾지 못하고 양쪽을 바쁘게 오가고 있으니, 선생이 단번에 구분해 낼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일단 그 일은 꿈이라서 그렇다, 라고 넘어갈 만한 문제긴 한데……. 두 사람 모두, 아직 기억나지 않는 거지?"

선생은 턱을 잡고 고민에 빠졌다. 방금까지의 일은 현실에서 일어나지 않은 일이고, 꿈이니까 있을 수 있는 일이다, 라고 생각하면 그만이었다. 그러나 정작 세이아가 그를 꿈으로 끌어들인 이유는 전혀 듣지 못했다. 공교롭게도 두 명의 세이아 모두 그 이유를 기억하지 못했다.

"무언가 중요한 용건이 있었던 거 같은 느낌은 드네만……."

"애석하게도 전혀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두 세이아의 말투는 확연히 달랐지만, 하는 말은 거의 비슷했다. 밀레니엄 소속 동아리, 게임연구부의 사이바 자매도 쌍둥이지만, 겉으로 보이는 외모를 제하면 눈동자 색이나 성격 등 다른 점도 제법 있다는 걸 고려하면, 두 세이아는 정말 세이아 한 사람이 분리 된 것 같은 모습이었다.

"뭐, 나중에 기억 날 때 들을 기회가 있겠지."

선생은 어깨를 으쓱이고는 둘을 한 번에 바라봤다. 비록 티는 내지 않아도, 지금은 세이아 본인이 가장 혼란스러울 터였다.

"그러면, 일단 잠에서 깨야 할 거 같은데……내 꿈이 아니라서 그런지 잠에서 깰 수가 없어."

"역시 그렇습니까."

"확실히, 선생을 꿈에 끌어들인 건 나니까, 꿈에서 내보내는 이도 나여야 하겠지. 하지만……."

세이아는 물에 빠졌던 탓인지 평소보다 더욱 가라앉은 듯한 모습이다. 서서히 물이 말라가는 소매로 입을 가린 그녀가 말했다.

"이상하게도, 그대를 꿈에서 내보낼 수가 없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심지어 잠에서 깨지도 못하겠어요."

셋이 머리를 맞대봐도 이렇다할 해결책은 전혀 나오지 않았다. 관자놀이를 짚은 선생을 향해, 세이아가 말했다.

"선생님. 일단 자리에 앉으시는게 좋겠어요."

"일단 앉게나. 언제까지 서 있으려는 건 아니겠지."

세이아의 손이 그녀의 곁을 짚었다. 벤치에 앉은 두 세이아의 바깥 쪽이었다. 그 즉시 두 명은 서로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제가 먼저 말한 거 같습니다."

"내가 먼저 말을 꺼낸 것 같네만."

둘 사이에 스파크가 튀었다. 선생은 진짜로 전류가 튀었을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겉보기에는 귀여운 소녀들의 말다툼이지만, 그들은 평범한 소녀가 아니었다. 티파티의 학생회장 중 한 명, 유리조노 세이아에게서 오오라를 방불케하는 분위기가 풍겼다.

"가짜는 진짜 앞에서 힘을 잃지만, 어느 쪽이 진짜인지 모르는 상황에서는 쉽게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모방품에는 지울 수 없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죠. 그렇지 않나요?"

"꿈이라는 것은 자기 자신의 심상이다. 심상세계를 마음대로 하는 것은 당연하게도 그 세계의 주인이지. 이 꿈의 진짜 주인이 잠에서 깨어나야 하는 게 상식이지 않겠나. 이런……누군가는 상식도 모르는 겐가."

선생은 트리니티의 티파티 중 둘, 키리후지 나기사와 미소노 미카와 몇 차례 맞선 적이 있다. 하지만 유리조노 세이아와는 가벼운 논쟁 외에 특별히 부딪힌 적은 없었다. 그래서, 그는 처음으로 세이아가 신경전을 벌이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그 차분한 세이아가 표정 하나 일그러트리지 않고, 상대방을 향해 비아냥거리고 있었다.

"미안하게 됐네. 선생. 아무래도 가짜를 가려내기 전까지는, 우리 모두 잠에서 깨지 못할 거 같아."

"당신이 거짓을 그만두고 솔직하게 진실을 밝힌다면 더 빨리 해결 될 일인데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난처한 얼굴로 둘을 달래는 선생의 등에 식은 땀이 흘렀다. 듣는 이 없는 밤은, 길고 긴 이야기를 나누기에는 적합한 시간이다.

***

약간의 타협의 결과, 선생은 두 명의 세이아의 사이에 앉게 되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의 마음이 편해지지는 아니었다. 오히려 둘 사이에 샌드위치처럼 끼어 버린 탓에, 그는 티파티의 포병부대를 방불케하는 포화에 시달리고 있었다.

"정말이지, 이런 어리석은 대화를 나눠야 한다는 사실은 너무나도 통탄스럽네요. 시작부터 잘못 된 이야기를 이어가야 하는 기분이에요."

"그 말에는 동감하네. 아둔한 자와 무언가를 논하는 일이 얼마나 어리석은 짓인지는 결코 부정할 수 없지."

하필이면 선생도 본래의 세이아가 어떤 말투를 썼는지 기억하지 못 한 탓에, 두 소녀는 격렬하지만 지지부진한 언쟁을 이어갔다. 오목눈이가 둘을 번갈아 오가는 사이, 언쟁은 기묘한 방향으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선생님은 제 곁에서 선잠을 잔답니다. 후후후."

"네? 제가요?"

난데 없는 폭로에 선생의 입에서 존댓말이 튀어나왔다. 그러나 폭로는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고작 선잠인가……. 후후. 나는 선생이 직접 골라준 잠옷을 입고, 선생이 보는 앞에서 잠에 드네만."

"정말요……?"

당황함을 넘은 미지의 감각에 사로잡힌 선생은 정신이 혼미해졌다. 그런 적이 있었나, 하고 관자놀이를 짚고 깊은 고뇌에 빠진 선생은,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며 말했다.

"잠시만요. 아무리 생각해봐도 저한테 그런 기억은 없습니다만."

그 즉시 두 명의 세이아는 선생을 바라보며 단호하게 말했다.

"예지몽입니다."

"미래시로 본 광경이라네."

모든 가능성을 헤아리던 선생은 이성을 되찾고 물었다.

"……세이아. 예지몽 능력은 일전에 잃었다고 하지 않았어?"

선생의 말에 두 세이아는 동시에 입을 다물었다. 잠시간 침묵이 그들 사이에 흘렀다. 입을 꾹 닫고 있는 모습이 귀엽다고 생각하면서도, 두 사람의 눈치를 보던 선생이 조심스레 말했다.

"애초에 가짜는 없는 게 아닐까?"

"그런 말도 안되는……."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나요?"

선생은 둘을 번갈아 봤다. 어떻게 봐도 둘은 유리조노 세이아였다. 그것 만은 결코 부정할 수 없고, 부정해서는 안 될 사실이었다.

"꿈이니까. 꿈이라서 가능할 수도 있지. 분수에서의 일도 현실적이지는 않았잖아."

둘은 동시에 고개를 끄덕였다. 오목눈이도 선생의 말에 동의하는 마냥 지저귀었다.

"확실히, 그건 맞네만."

"그 말씀이 틀리지는 않죠……."

선생은 부드럽게 웃으며, 상냥한 손길로 둘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리고 나는 둘 다 가짜라고 생각하지 않아. 두 사람 모두, 유리조노 세이아라는 소중한 학생이니까."

"선생님……."

"선생……."

둘은, 세이아는 뺨을 살짝 붉히며 선생을 바라봤다. 그는 몰랐지만, 두 소녀의 시선에는 단순히 공경하는 사람에 대한 감정만 담겨 있지는 않았다. 거기에는 숭고보다도 더 숭고하고, 신비보다 더욱 신비한 것이 담겨 있었다.

"아무튼, 잠에서 깨어날 방법은 천천히 생각하자고. 그런 것보다는 네가 더 중요하니까."

학생을, 키보토스의 모두를 안심시키는 목소리다. 선생에게는 막대한 책임이 있지만, 그는 책임감 만으로 움직이지 않았다. 세이아는 다시금 그 사실을 되새겼다.

"아뇨. 자물쇠에 알맞는 열쇠를 찾은 것처럼, 전부 해결 되었답니다. 선생님."

세이아는 미소를 지었다. 선생에게는 그녀의 미소가 달빛보다 빛나고 아름답게 느껴졌다.

"그대는 항상 나를……그리고 모두를 경탄케 하는 이라네. 앞으로도, 잘 부탁하네. 선생."

그 즉시, 선생은 튕겨져 나가듯 꿈 속에서 멀어졌다. 그런 그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세이아가 소매에 가려진 손을 가볍게 흔들며 인사했다.

***

잠에서 깨어난 선생의 눈에 처음 보인 것은, 익숙한 천장이었다. 우려했던 것과 달리 기나긴 백일몽이라는 결말이 지어졌다.

'혹시 모르니 세이아에게 연락해야겠네.'

핸드폰을 찾기 위해 상체를 일으킨 선생은 문득 인기척을 느꼈다. 그의 허리 부근에 무언가가 찰싹 달라붙어 있었다. 슬며시 이불을 들추자 그것의 정체를 알 수 있었다.

유리조노 세이아였다. 어째선지 제복을 입고, 곤히 잠들어 있는.

선생은 눈을 비볐다. 트리니티에 있을 세이아가 왜 샬레에? 하지만 그런 것이 사소하게 느껴질 정도로, 더 큰 문제가 있었다.

두 명의 유리조노 세이아가 있었다.

아플 정도로 눈을 문질러도 환각은 사라지지 않았다. 요즘 과로하기는 했지, 하고 선생은 다시 침대에 누웠다. 그리고 잠시 뒤, 선생은 다시 아무렇지 않은 듯이 일어났다.

두 명의 유리조노 세이아가 있었다.

선생은 뺨을 세게 꼬집었다. 확실히 아팠다.

일전에 선생은 세이아에게 에덴은 증명하는 것이 아니라 믿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상황이 꿈이 아니라 현실이라는 것을 믿어야 했다.

선생은 어떤 동화를 떠올렸다. 가난한 나뭇꾼이 연못에 도끼를 빠뜨렸다가, 정직함 덕분에 금도끼와 은도끼를 받게 되는 이야기였다. 그는 이름 모를 산신령을 향해 소리 없이 울부짖었다.

애써 소리를 내지 않은 이유는, 그녀들을 깨우지 않기 위한 배려였다.

한국판의 세이아와 일본판의 세이아의 말투가 상이하다는 점에 착안한 소설입니다.

거기에 예전에 봤던 동인 만화(전연령)의 내용을 떠올리며 썼는데, '정작 그 만화가 뭐였지?' 하다가 다 쓴 뒤에야 생각났습니다.

멜티블러드의 렌과 시로 렌이 같이 나오는 만화였습니다.

그래서 어느 쪽이 진짜 세이아냐고?

디시콘디시콘디시콘디시콘디시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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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블루 아카이브·23.04.15창작

[소설] 세이아 「제가 진짜에요」 「내가 진짜라네」

#유리조노 세이아#소설
좋아요 0댓글 57저장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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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DC
붕붕차차작가
게시물 25개
외부 링크디시인사이드
게시일2023.04.15 10:27
조회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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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57

나
ㅇDC
ㅇㅇ123.04.15

크윽 이 분탕폭스가

붕DC
붕붕차차작성자23.04.15
ㅇDC
ㅇㅇ223.04.15

아 이런거 재밌네

붕DC
붕붕차차작성자23.04.15
디시콘
ㅇDC
ㅇㅇ323.04.15
디시콘
붕DC
붕붕차차작성자23.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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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DC
ㅇㅇ423.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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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DC
붕붕차차작성자23.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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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DC
ㅇㅇ523.04.15

이제 셋이 같이 자는거지?

붕DC
붕붕차차작성자23.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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