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보토스.me
홈모음집마이페이지
SUBSCRIBED
EXPLORE
BA블루 아카이브BR봇치 더 록!ZZZ젠레스 존 제로GI원신HSR붕괴: 스타레일모든 채널 보기문의하기
블루 아카이브
블루 아카이브(소설) 카이저 투어 박민철 팀장의 하루
/블루 아카이브
광고

일 년 중 대다수가 화창한 날인 이 휴양지에서 한 때 악명 높은 카이저 PMC의 이사였던 박민철 씨의 하루는 오전 7시에 맞춰진 기상 나팔 알람과 함께 시작 됩니다.

깊은 수면으로 인해 멍해진 머리를 손바닥으로 몇 번 텅텅 치고 나면 소프트웨어가 금새 재부팅이 되어 정신을 빨리 차리게 되죠.

약간의 전력 충전과 더불어 박민철 씨는 TV에서 나오는 아침 뉴스를 들으며 오늘은 무슨 하와이안 셔츠 코디로 나갈 지 고민 합니다.

"최근 아비도스 내에서 불법적으로 벌어진 무력 인수 합병에 대해 카이저 코퍼레이션은 아직도 침묵으로 일관 하고 있으며..."

한 때 자신이 일궜던 PMC와 시큐리티가 제너럴에게 인수인계 된 이후로 계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는 소식이 나오자 민철 씨는 약간의 한숨과 함께 곧장 TV를 꺼버립니다.

하루의 초반을 망치면 좋을 게 없었으니, 민철 씨는 이제 잡념을 떨쳐 버리고 차 키를 챙겨 주차장으로 향합니다.

--------------------

카드 키로 출근 확인을 마친 민철 씨는 지난 번 밤 낚시 때 무리해서 뻐근한 어깨를 여러 차례 돌리며 사무실로 들어 옵니다.

직원들과 여러 차례 인사를 나누고 자리에 앉아 메일 체크와 투어 견적 양식 파일들을 확인 하느라 바쁘던 민철 씨는 누군가 자신의 파티션을 노크하는 소리에 고개를 돌렸습니다.

"박 팀장, 이번 백귀야행 투어 코스 기획안 언제 마무리 돼?"

휴양지의 열기 때문인지 목걸이 선풍기를 찬 부장이 액정에 맺은 물방울들을 닦으며 묻자 민철 씨는 서랍 안에 잘 보관 된 봉투를 꺼내 건네 줍니다.

"아, 안 그래도 그거 오늘 결재 올리려 했습니다."

서류들을 대강 확인해 보던 부장은 이내 흡족 했는지 고개를 끄덕입니다.

"이 정도면 4점 대 평점 받는 건 어렵지 않겠네. 참, 이따 점심 시킬 거면 내 건 빼고 주문해."

"예? 어디 가세요?"

"사장이랑 부장 내외끼리 단체로 식사 자리 마련했다 하더라고. 이따 메일로 분기 보고서 제출하는 거 잊지 마!"

사소한 대화를 몇 마디 나누던 민철 씨는 다시 일에 집중하기 시작했고, 그렇게 9시를 가리키던 시계 바늘은 어느새 11시 반을 향해 갑니다.

--------------------

카이저 투어 내의 식사는 대개 두 가지 방법으로 나뉩니다.

구내 식당과 현지 식당에서 배달 주문을 시키는 거죠.

오늘은 한 주의 중심인 목요일인 만큼, 약간의 돈을 더 얹어 같은 부서 직원들과 함께 잘 아는 맛집에서 정식 메뉴를 시켰습니다.

민철 씨는 물론 같이 일하는 직원들의 표정이 좋아 보입니다.

식사 시간 때 민철 씨는 직원들과 함께 여러 대화를 나눕니다.

"전부터 계속 생각해 본 건데, 왜 애기들은 재우려 하면 금방 눈 뜨고 울어버리는 지 모르겠어요."

이제 갓 아빠가 된 푸들 대리가 며칠 간 깎지 못한 수염을 긁적거리며 묻자 앳된 나이의 여성 오토마타 주임이 웃으며 답했다.

"원래 애기들은 등이 예민하잖아요. 둘째가 몇 개월이라고 했죠? 두 달 반?"

"이제 막 돌 지났어요. 첫째는 이제 세 살 되니까 말 진짜 안 듣더라고요."

"네 살 되면 그보다 더 할 걸?"

한참 만담을 주고 받던 중, 주임이 한숨을 쉬며 커피를 들이 킵니다.

"그나저나 본사에서 계열사들 위주로 예산 지원 재배치 한다는 얘기 들으셨어요?"

"진짜? 누가 그래?"

그 말에 한때 PMC에서 근무했던 민철 씨 역시 동요합니다. 지금 자신이 몸 담은 카이저 투어 역시 문어발 계열사들 중 한 곳이었고, 지금은 꽤 많이 정들어 버린 곳이기도 했으니까요.

"총무과 아는 친구에게 들은 얘기인데, 요즘 본사가 군수업에 올인 했다가 대판 깨진 거 손해 메꾸려고 계열사들 예산 지원 줄이고 있다는데... 이거 어디 가서 따로 얘기하지 마요. 안 그래도 계열사에서 일하는 파리 목숨인데...'

"미치겠네, 안 그래도 카이저 푸드에 있다가 꼬리 잘려서 여기로 겨우 이직 했건만..."

푸들 대리의 한숨이 무슨 뜻인지 민철 씨는 잘 알 수 있었습니다. 이제 두 아이의 아빠가 된 그의 앞에 언제라도 닥칠 시련의 크기를 생각해 보면 이상할 게 없었죠.

이후 어찌 저찌 자리를 마무리한 그들은 다시 일하기 위해 자리에 앉았지만 조금씩 한 두 군데에서 한숨이 살짝 들려 왔습니다.

--------------------

퇴근한 민철 씨에게 하루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건 항구의 방파제 앞에서 하는 밤 낚시입니다.

방파제들을 부드럽게 치며 움직이는 파도의 움직임에 맞춰 낚시찌가 흔들리는 걸 보며 마음을 가라 앉히며 머나먼 수평선을 보는 것이 낚시의 즐거움이죠.

뭐, 횟감이나 구이용으로 쓸 생선을 잡는 건 부수적인 즐거움이지만요.

보통 민철 씨 혼자 낚시하는 편이지만, 오늘은 다른 이를 위해 의자를 하나 더 준비해 놓았습니다.

한때 자신의 후배였고, 이제는 어엿한 PMC의 고위 장교를 위한 자리였죠.

방탄 처리가 확실하게 된 외제차에서 내린 장교는 같이 내린 부하들에게 대기하라 손짓 하고는, 민철 씨의 옆자리에 앉습니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형님. 제너럴 그 등신이 또 게거품 물고 지랄하느라 오는 데 시간 좀 걸렸습니다.

장교의 목소리에 피곤함이 가득 담겨 있자, 민철 씨는 캔커피 하나를 꺼내 장교에게 건네줍니다.

"너 이번에 중령 달았다고 했지? 진급 싸움 그거 보통 쉬운 거 아닌데, 고생 많이 했다."

"중령 달면서 못해도 10년은 늙은 것 같은데, 대령 달면 진짜 늙어 뒤지겠네요."

어색해진 분위기 속에서 민철 씨가 조심스레 먼저 말을 겁니다.

"그, 이번에...계열사들 예산 지원 감축 한다는 거, 꼭 그래야 해야 하는 거냐?"

커피를 마시던 장교는 혀를 차며 한숨만 쉬어 댑니다.

"본사라고 뭐 좋아서 그 지랄 하겠습니까? 제너럴 그 등신이 사고 친 게 주가에도 꽤 타격을 줘서 어쩔 수 없어요. 여론은 계속 이빨 드러내면서 물어 뜯을 각만 재고..."

후배는 생각만 해도 화가 나는지 곧장 명품 담배를 한 개비 꺼내 물어 불을 붙입니다.

"주가 타격이라면 몰라도, 일단 PMC 병력 손실은 군수업 예산 비율 조금만 조정하면 충분히 메꿀 수 있어. 굳이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형님, 그걸 누가 몰라서 이러고 있겠어요?"

스트레스 때문인지 3,4분도 안 되어서 담배의 절반을 뻑뻑 피워대던 후배가 짜증 섞인 말투로 답해버립니다.

"지금 본사 내부에서는 정년 앞둔 이들부터 칼춤 당해서 옷 벗고 있고, 임원들은 회장님 끌어 내려서 지들 밥그릇 더 챙기겠다고 난리 치는 중이에요.

하물며, PMC 내부는 얼마나 최악인지 아세요?

지난 열차포 작전 때 병력 70퍼센트가 궤멸 당해서 지금 그 공백을 블랙마켓 용병들로 겨우 메꾸는 건 물론이고, 그나마 남은 병사들은 병신 같은 작전에 투입 되어서 개죽음 당할 바엔 차라리 해고 처리 당하겠다며 이젠 지휘부 말은 듣지도 않아요!

그 와중에, 제너럴 그 등신 새끼는 SOF한테 둘러 쌓여서는 또 병신 같은 계획만...!"

후배는 이내 깊은 한숨과 함께 짧아진 담배를 질끈 깨물어 버립니다.

"형님, 혹시라도 본사로 복귀 하실 생각 하지 마세요. 그냥 여기 계시는 게 제일 나을 겁니다."

민철 씨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치열한 진급 싸움에서 겨우 살아 남아 높은 자리에 앉게 된 자신의 후배의 말에는 한 치의 거짓도 없어 보였으니까요.

후배가 깊은 한숨과 함께 담배를 발로 비벼 끄고는 그저 한숨만 푹푹 쉬고 있자, 후배의 부하가 조심스레 다가옵니다.

"중령 님, 제너럴 님의 호출입니다. 지금 바로 기지로 복귀 하시라는..."

"씨발, 갈 테니까 재촉하지 마. 먼저 일어나겠습니다, 형님."

후배에게 제대로 된 작별도 못한 민철 씨는 그저 한숨만 쉬며 접이식 의자에 등을 더 기대며 철썩거리는 파도만 볼 뿐입니다.

그렇게 밤이 되며 그의 하루는 끝을 맺어갑니다.

광고
BA블루 아카이브·25.06.17창작

(소설) 카이저 투어 박민철 팀장의 하루

#카이저 코퍼레이션#소설
좋아요 0댓글 9저장 0
광고
홍DC
홍동쓰작가
게시물 49개
외부 링크디시인사이드
게시일2025.06.17 00:08
조회0
광고

댓글 9

나
ㅇDC
ㅇㅇ125.06.17

민철햄 일 잘하네...

ㅇDC
ㅇㅇ25.06.17

대민철

ㅇDC
ㅇㅇ225.06.17

오 이런건 신선하네

ㅇDC
ㅇㅇ325.06.17

부장 밑 팀장이 이사 출신인 건 좀 힘순찐물 느낌 난다

ㅇDC
ㅇㅇ425.06.17

맛있다

광고

홍동쓰님의 다른 게시물

전체 보기 ›
창작
심심해서 블랙마켓 컨셉 오토마타 그려봄
홍홍동쓰09
창작
(음해) 유우카 협박하는 밀레니엄 모브
홍홍동쓰06
창작
급양부 트럭을 대용할 음식
홍홍동쓰012
창작
작전 회의 시작한 제너럴
홍홍동쓰09
TEXT
창작
(학대 주의, 재업) 카야가 교정국에서 칼침 맞는 이야기 보고 싶다
홍홍동쓰014
TEXT
창작
2년 후 키보토스- 정의실현부 부부장 코하루
홍홍동쓰03
TEXT
창작
(소설) 코유키가 가챠 돌리는 이야기
홍홍동쓰05
창작
잡담 나누는 오토마타 낙서
홍홍동쓰07

비슷한 태그의 게시물

TEXT
번역
소설핫산) 선생님이 성희롱을 그만둔 결과 중편
Yyume_moti0429021
TEXT
번역
소설핫산) 아사기 무츠키는 선생님을 상처입힌다 完
ままにまに043
TEXT
번역
[소설핫산] 선생님이 샬레를 그만둔다고 거짓말 했을 때 학생들의 반응 2
Mmirato_bruaka045
번역
소설핫산) 호스트에 빠지지 않기 위한 교육 - 유우카 편 (下)
ㅇㅇㅇ025
창작
2
소설) 나기사는 은근 몰카에 쥐약일듯...
아아로프라보테채널025
TEXT
번역
소설)결혼인가~
Ppakkiraa_alpha018
TEXT
번역
소설핫산) 난청이된 선생님
AAlice028
번역
스포) 소설핫산) 세이아 「어째서 자네들이 내 방에 있는건가?」
Ppura_anzi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