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트 #순애 #개그 #아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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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상의 연인을 호칭하기란 쉽지 않다.
언제부터 이름으로 부르면 좋을지 라든가.
호칭이 ‘선배’였다면 그나마 낫다.
사귄 후에도 일단은 계속 쓸 수 있다.
직업이나 직책으로 불렀다면 최악이다.
재학 중부터 6년 내내 ‘선생님’이라 불러왔는데,
이제 와서 어떻게 바꿔야 할지 모르겠다.
‘애초에, 이 사람은 왜 ‘선생님’이라는 어중간한 호칭을 계속 받아들이고 있는 걸까.
‘당신’이라든지, 아니면 그냥 이름으로 불리고 싶지 않은 걸까.’
불합리한 생각이라는 점은 확실하다.
선생님은 언제나 다정하다.
게헨나 풍기위원회에 소속되었을 때도,
대학생 때 재회했을 때도,
취직 후 선생님의 아파트에 한켠에 쳐들어갔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저녁 식사를 하는 선생님을 바라본다.
정말 맛있게 먹고 있다.
만드는 보람이 있는 것은 틀림없지만.
“……선생님.”
“응? 왜 그래?”
“아코, 라고 불러주지 않으시겠어요?”
“아코.”
선생님은 밥그릇과 젓가락을 양손에 든 채 고개를 갸웃거렸다.
나와 달리 ‘아코’ 호칭 하나뿐이라 편하겠지.
“……”
“왜 그러는 거야.”
“……저를 ‘허니’라고 부를 수 있으세요?”
“허니.”
선생님은 표정 하나 바꾸지 않고 정말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었다.
식탁에 짧은 침묵이 감돌고 선생님의 고개 각도가 조금 더 기울어졌다.
“저기, 허니?”
“잠깐 조용히 좀 해 주세요.”
“응.”
“……”
“……”
얌전히 기다리는 선생님 앞에서 움켜쥔 주먹이 부들부들 떨리기 시작했다.
“……어째서.”
“응?”
“어째서 저만 부끄러워해야 하는 건데요?!”
낯선 ‘허니’라는 호칭에 물들어버린 뺨을 가리며 소리쳤다.
“너무 억지 아냐?!”
“그야…… 그렇긴 한데.”
생트집이라는 건 자신도 잘 알고 있는 바다.
선생님은 태연하게 절인 채소를 오독오독 씹고 있었다.
망설인 끝에 결국 직접 물어보기로 했다.
“―그러니까, 이제 와서 ‘선생님’에서 어떻게 호칭을 바꿔야 할지 고민이라는 거지?”
“……선생님은 너무 반칙이에요. 계속 ‘아코’라든지 ‘아코쨩’이라든지 이름으로만 부르잖아요.”
“그야 어쩔 수 없잖아. 아코는 아코인걸, 오늘도 귀엽네. 밥도 맛있고. 최고야. 좋아해.”
“……그건 뭐, 감사합니다.”
“잘 먹었습니다”라고 선생님이 양손을 모았다.
‘네, 수고하셨습니다’라고 대답한다. 지난 몇 년간 익숙해진 풍경이었다.
“확실히 성으로 부르는 것보다는 낫겠지만요.”
“그렇지?”
선생님과 함께 설거지통으로 그릇을 옮긴다.
식사는 내가 요리를 담당하고, 휴일에는 가끔 선생님이 만들기도 한다.
반대로 설거지는 선생님의 몫이다.
그럼에도 함께 작업하는 이 시간이 좋았다.
그릇이 부딪치는 소리만 울려 퍼진다.
“…… 결국 선생님을 뭐라고 불러야 좋을까요?”
“음, 아코가 원하는 대로 부르면 되지 않을까.”
“그걸 못해서 고생하고 있는 거잖아요!”
싱크대 앞에서 둘이 나란히 설거지를 하며 선생님에게 투덜거렸다.
“오늘 아코는 평소보다 불공평한데…”
“그럼 반대로 여쭤볼게요. 선생님은 뭐라고 불리고 싶으세요?”
“달링.”
“……진지하게 물어본 제가 바보였네요.”
“거짓말이야, 거짓말. 농담이야.”
“……악질이네요, 정말.”
“한 번 해볼래? 신선하고 좋을지도 몰라, 허니?”
“……의외로 나쁘지 않을지도.”
―상상해 버렸다.
‘허니, 달링’이라 부르며 지내는 모습을.
하트마크도 붙어 있을지 모른다.
‘다음에 밤에 써먹어야지’ 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 해도 밖에서 실수로 새어 나올 위험성을 생각하면 일상적으로 쓸 수는 없다.
샬레에서 ‘달링’이라 불렀다가 무슨 말을 들을지.
그렇지 않아도 당번 학생들이 ‘부부 만담이네’ ‘닭살 커플이네’ 하며 놀리는 게 끊이지 않는다.
문득 고개를 들자, 당사자인 선생님은 접시와 행주를 양손에 든 채 멈춰 있었다.
뭔가 말하고 싶은 표정이었다.
“무슨 일 있으세요?”
“……저기, 아코.”
“왜 그러세요.”
“혹시 눈치채지 못했어?”
“……뭘요?”
맹렬하게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이 사람이 이런 표정을 지을 때는 대개 주도권을 빼앗기는 때다.
그것 자체가 싫다는 것은 아니지만-.
예전부터 제대로 되는 일이 없었다.
“……말해도 화 안 낼 거야?”
“화 안 냅니다. 자, 뭘 그렇게 망설이세요.”
우유부단한 태도에 재촉하자, 선생님은 볼을 긁었다.
“아, 그, 있잖아. 그때. 밤에 말이야.”
“……그게 왜요.”
그때. 밤.
동거한 이후,
아니 대학생 시절 쳐들어온 이후부터,
말을 흐려도 통할 정도로 횟수를 거듭하고 있다.
하지만, 그게 어쨌다는 걸까.
이번에는 내가 고개를 갸웃거릴 차례였다.
선생님은 물기를 닦은 접시를 찬장에 넣고, 이쪽을 돌아보며 한마디.
“나, 평범하게 이름으로 불리고 있는데.”
그때.
기분이 잔뜩 고조되었을 때.
심지어 기억이 좀 날아가 있을 때도 있는 그때.
그만큼, 행복하고 기쁠 때.
“……”
“……”
“……하아?!”
손에 들고 닦던 머그컵이 미끄러져 떨어졌고, 선생님이 그것을 잡았다――고 이해했을 때는,
선생님은 이미 내 발밑으로 재빠르게 움직인 뒤였다.
내려다보이는 자세가 된 선생님은, 컵을 잡았던 손과 반대쪽 손을 붕붕 흔들고 있었다.
“거봐, 역시 화내잖아!”
“선생님이 이상한 말을 하니까 그렇잖아요!”
“근데 사실인걸.”
“뭐예요, 제가 잘못했다는 건가요?!”
“스테이, 스테이. 자, 떨어뜨렸어.”
일어선 선생님에게서 머그컵을 받는다.
감사합니다, 라고 대답하고 한숨을 쉰다.
아무래도 길어질 것 같다.
전기포트의 전원을 켰다.
“……자세히 이야기해 주세요.”
“글쎄, 아코 양은 저한테 여러 플레이를 시키잖습니까.”
“‘시킨다니요’, 사람 이상하게 만드네요.”
선생님도 꽤 즐기고 있을 텐데.
“대본, 지금 몇 권째더라?”
“……열 권째예요. 됐으니까 계속하세요.”
“네네.
그래서 ‘씨’를 붙일 때도 있고 그냥 이름을 부를 때도 있는데, 평범하게 이름으로 불러.
그리고 ‘당신’이라고도 하고.
덤으로 ‘좋아, 좋아’라고도 하고.”
“안 그랬어요!”
“……다음에 녹화라도 해볼까?”
“안 해요! 선생님은 저를 욕보이고 싶으세요?!”
“아코가 좋아할까 해서.”
확실히 그건 그거대로 분위기가 달아오를 것 같긴 하지만.
‘대본’에 추가해야겠다, 그 두 번째.
“……일, 일부러 그렇게 하지 않아도 평범하게 부를 수 있으니까요!”
“정말일까…”
투덜거리며 말하는 사이에 카페인 없는 커피 원두를 두 사람분 갈고, 포트에서 물을 부었다.
커피 내리는 실력도 조금은 늘었을――터다.
밤의 식탁에 어울리는 차분한 향기가 퍼져 나간다.
완성된 커피를 선생님의 머그컵에 따르자, 그는 다정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아코는 말이야, 뭐라고 부르고 싶어?”
이름, 당신, ‘씨’를 붙인 호칭. 여러 후보가 떠올랐다가 사라졌다.
“……이름이요.”
“그렇구나. 기뻐.”
“……그래요.”
“‘선생님’이라는 호칭도 마음에 들지만 말이야. 자, 모처럼이니까 이름으로 불러볼까?”
“……”
“……”
10초, 20초, 30초.
식탁에 놓인 시계만이 똑딱똑딱 소리를 냈다.
“……갑, 갑자기 그러면 될 리가 없잖아요!”
“……이거 갈 길이 멀겠는데.”
“아니요! 이름쯤 얼마든지 부를 수 있으니까요.”
“그럼 아코 양, 불러 보세요.”
“……”
“……”
“……무, 무리예요.”
선생님은 작게 한숨을 쉬었다.
빨개진 얼굴을 감추듯 선생님의 가슴에 머리를 기댄 채 찰싹찰싹 때렸다.
“어쩔 수 없잖아요오…”
지금까지 6년이나 ‘선생님’이라고 불러왔다.
이제 와서 바꾸기가 어렵다는 것은 나 자신도 잘 알고 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호칭이 바뀌지 않더라도 관계는 계속 나아갈 것이다.
그 정도의 신뢰는 있다.
그러니까 문제는 없다―.
없지만, 한 번도 이름으로 부르지 않은 채 ‘아빠’라고 부르게 되는 것만큼은 절대로 피하고 싶다.
결심하고 선생님의 얼굴을 올려다보자, 선생님은 내 머리를 천천히 쓰다듬어 주었다.
그런 점에 반했다고요, 선생님.
그러고 보니 어느새 시간이 늦어졌다. 마침 좋다.
“뭐, 천천히 해 나가자. ‘선생님’이라는 호칭도 나쁘지 않고.”
“……연습.”
“응?”
“연습, 같이 해 주세요.”
“연습이라니?”
“……전부 말하게 할 생각이에요?”
“……아, 나 내일 평범하게 출근해야 하는데…”
“……몰라요! 선생님 때문이니까요!”
부를 수 있을 때까지 놓아주지 않을 거니까.
선생님을 침실로 질질 끌고 간다.
오늘 밤도 길어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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캬
하 맛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