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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아카이브[소설핫산] 유리조노 세이아를 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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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90자

#세이아

원문 与吉

────────────────────

등색의 초승달 빛이 빛나는 밤하늘을, 배 가장자리에 등을 기대 바라본다. 그렇게 풍류인의 흉내를 내며, 동행자의 얼굴을 훔쳐본다. 바보같은 그 아이가 떠오른다, 그렇게 중얼거리는 그녀의 입가에는 어렴풋한 미소가 떠오른다.

백귀야행 자치구로 흐르는 강에 작은 배들이 유유히 떠내려간다. 우리 외에도 한두척 드물게 밤의 강을 흘러가는 배가 있다. 사실 백귀야행 연합학원과 이 배를 공동연구로 개발한 밀레니엄 사이언스 스쿨의 소녀들이라면 노 젓는 배를 세는 단위인 '척'이 아니라 특수한 목적을 가지고 제조되고 기능을 하는 배를 세는 단위인 '정'이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뱃사공이 있거나 노를 젓는 배도 볼 수 있지만 우리가 타고있는 것에는 사공도 노도 없다. 나는 이 배가 가진 조금 이국적인 이름을 알지만, 백귀야행에 흐르는 독특하고 정취있는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것이 분명하기에 오늘은 잠자코 있기로 했다.

같은 배를 타고있는 것은 한 명의 소녀. 와라쿠 공주에게 푹 빠진 백귀야행의 소녀들조차 넋을 잃고 돌아볼 이방의 모습. 속세의 바깥에서 애지중지하게 길러진 트리니티의 진짜 아가씨, 틀림없는 병약 미소녀의 표본. 그녀의 친구가 손수 만든 목도리를 목에 두르고 독특한 방한 대책을 세우고 있는 그녀는, 하늘에서 천천히 시선을 거두고 그 온화하고 깊은 지성을 가진 두 눈으로 나를 바라본다. 그녀는 신비로운 분위기 속에서 예언을 하듯 입을 열었다.

"당신과 만날 수 있는 봄의 밤에."

"뭐?"

나는 그녀의 말뜻을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어디선가 그 말을 보았을 것이라는 기억의 잔재를 느낀다. 어쩔수 없다는 듯 보던 소녀는 친근한 조소를 지으며 띄엄띄엄 해설한다.

"그건 백야의 봄벚꽃축제, 당신이 부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힘썼던 축제의 캐치프라이즈였습니다. 이번 저희의 만남은 당신과 그 소녀가 그린 그것과 달리 예정된 것이고 지금은 봄도 아니지만, 당신과 만날 수 있는 밤에, 그것만으로도 어떤 가치가 있다고 생각되지 않습니까, 선생님?"

햇살처럼 따스한 눈동자가 나를 바라본다. 아비도스 고등학교에서의 일련의 사건들을 상세한 부분까지 지켜보던 그녀는 당연히 백귀야행에서의 그 소동도 지켜봤던 모양이다.

트리니티 종합학원, 티파티의 세 명의 학생회장 중 한 명. 본래의 호스트, 예언의 대천사. 그리고 그 특권마저도 친구를 위해 주저없이 내던지는 고결한 소녀. 아주 조금 무리하는 경향이 있는 부분이 조금 걱정되는 나의 소중한 제자.

"어쩐지 내가 설득당하고 있는 것 같네 세이아."

어딘가 멀리서 피리 소리가 들린다. 백귀야행의 그것은 어딘가 찜찜하면서도, 들리는 가락은 트리니티 종합학원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맑은 그것이다. 그것이 의미하는 여러 의도를 대충 한 마디로 요약하면 환영인사다.

"히죽히죽 교수..."

"음양부장..."

두 사람의 말은 겹치지 않고 나는 신경쓰지 말라고 한 손을 휘젓는다. 그 손에 들린 것은 여우전병, 벚꽃축제에서도 몇 개 먹었던 백귀야행의 명물이다. 그녀는 작게 입을 열고, 그 정말 작은 입으로 전병을 가져간다. 냠냠, 하고 작은 소리가 울린다. 왠지 여자아이에게 먹을 것을 주는 기분이다. 지적이고 수수께기같은 소녀에게 품을 감정은 아니다.

"오호, 이것은... 낮에 백야당에서 받은 차가 그리워집니다."

"역시 티파티구나."

"그런 농담은 부디 나기사같은 트리니티스러운 학생에겐 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당신도, 아니 당신이니까, 전병 같은 것과 차를 홀짝이는 티파티는 싫겠죠? 물론 저는 신경쓰지 않습니다만."

"전병을 깨작거리는 티파티는 엄청 귀엽더라."

"그런 종류의 말은 미카에게 해 주시길. 아주 좋아할 테니까요."

아니, 아마 전병을 깨작거리는 모습을 귀엽다 해도 미카는 기뻐하지 않을 거라 생각해, 그런 반론을 삼킨다. 세이아의 감성은 미카와 조금 맞지 않는 부분이 있지만, 그래도 서로 대화하고 존중하며 친구가 되려고 노력하는 두 사람의 모습은 매우 고귀하다. 언젠가 이 유대감이 미카를 지키는 큰 힘이 될 것이다, 나는 그렇게 믿는다. 남은 여우전병을 와작와작 씹는다. 확실히, 차가 생각나는 맛을 갖고있다.

"선생님, 오늘 하루 정말 즐거웠습니다."

"그거 참 다행이야."

"당연히 즐거웠지만, 하나 납득가지 않는 부분에 대해 시종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여러 추리를 하긴 했습니다만."

조용한 분위기 그대로 유리조노 세이아는 말한다. 나에게 묻고싶은 것이 있다, 라고 그 눈이 말하는 듯 하다.

"당신은 저를 혼자 불러냈죠. 아까도 언급했지만 이런 자리에 누군가 불린다면 미카지 제가 아닙니다. 하지만 저를 부르셨죠. 무언가 의논하고 싶은 것이 있습니까? 트리니티 종합학원에서는 말할 수 없는 무언가를. 저도 예전에 꾼 당신과 관련된 꿈을 되돌아봤지만 상정되는 문제는 없었습니다. 어른인 당신이 관련된 복잡한 문제는 학생인 저희와 달리 너무 커서 저는 백기를 들겠습니다. 선생님, 항복이에요. 저에게 무슨 볼일이 있는지 알려주세요."

조용한 분위기에 조금 심각한 이야기가 떨어진다. 즐거운 공기를 흐리게 해 아쉽다는 생각과 그래도 마주봐야 한다는 그녀의 결의가 느껴진다. 그렇다, 유리조노 세이아는 강한 학생이다. 그 힘으로 스스로를 철저히 옭아맬 정도로 강하다. 정말이지 그런 것에 대해서는 좀 더 관대해졌으면 좋겠는데.

"세이아."

"네."

얌전히 고개를 끄덕이는 그녀에게 손을 뻗는다. 영문을 모르는 그 표정을 짓는 얼굴의 뺨을 쓰다듬는다. 섬세하지만 조금 차갑고 매우 부드럽다. 정말이지 이 얼굴은 얼마나 무방비한가. 내 무릎 위에 아무런 경각심 없이 놓인 그녀의 길고 아름다운 두발도 그렇고.

"시험 전 과목 100점 축하해."

나에게 뺨을 만져지는 그녀가 천천히 고개를 기웃거린다. 갸웃갸웃, 그리고 물음표. 고개를 끝까지 기울인 세이아는,

"에?"

의표를 찔린 듯 멍한 얼굴을 하고있다. 다섯 번째 고칙에 대한 답을 들려주었을 때의 옛날 일이 생각난다. 바람직하진 않지만 이 얼굴을 한 세이아는 매우 귀엽다고 생각한다.

"선생님, 당신이라면 알고 계시겠지만 제 성적은 나쁘지 않습니다. 하나코 정도는 아니여도 100점이 드문 일도 아니고, 그런 사소한 일로 저를 호출할 리 없다는 것은 저도 알고있습니다."

아주 조금, 내가 틀린 것일까 생각했다. 언젠가 히나를 만났던 일이 생각났다. 하지만 나는 이 일에 대해 틀리지 않았다는 자신감이 있다. 어른으로서, 가르치는 선생님으로서 갖고 있는 강한 자신감이다.

"맞아, 세이아는 항상 학업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지. 그 의미가 퇴색될 정도로. 열심히 하는 아이는 꽤 그런 부분이 있지. 테스트에 의미를 두지 않고, 좋은 성적에 의미를 두지 않아."

"? 그건-"

"그렇지만!"

"아얏!"

세이아의 사랑스러운 이마를 가볍게 때린다.

"그래도 그것이 100점을 칭찬하지 못할 이유는 되지 않아. 세이아! 100점은 대단한거야! 그것도 전 과목을! 자랑하고 친구들과 파티를 열어도 될 정도라고! 그걸 아무래도 좋다고 취급하는 것은 선생님으로서 넘어갈 수 없어!"

"...그, 그렇지만 선생님. 주변에 100점을 맞을만한 학생들은 얼마든지..."

"내가 아는 한 전부 축하해줬어! 모모톡으로 연락은 물론 때로는 어른의 카드도 써왔어! 그게 뭐야? 라는 표정을 짓는 학생도 많았지만 최근에는 다들 좋아해주고 있어. 역시 100점은 대단한 거니까. 100점을 맞으면 샬레의 선생님이 칭찬해 준다는 그런 소문이 퍼질 날도 머지 않았다는 거지!"

세이아는 잠시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내 기세에 휩쓸린 것 같았지만, 이윽고 풋, 하고 작게 웃기 시작한다. 고상한 어깨가 조그맣게 떨리고 있다.

"후후, 후후후... 그때도 그랬었죠. 속옷이라던가 뭐라던가, 다섯 번째 고칙을 그런 식으로... 아니, 그건 하나코 때문이기도 하지만. 어쨌든, Vanitas vanitatum et omnia vanitas. 이 격언이 베아트리체에 의해 왜곡된 것은 사실이지만, 시라스 아즈사의 회답 또한 그 진의를 나타낸 것은 아닙니다. 정말이지 다들 시스터후드의 수녀원장이든 고서관의 마술사든 상관없으니 제대로 된 강의를 한 번 들어야 합니다. 특히 선생님은!"

곤란한 듯한 미소는 점점 꽃이 피는 듯 피어나지만 어조만큼은 화난 듯 하고 세이아의 가늘어진 눈동자는 부드러운 햇살같다. 그리고 그 부드러운 빛을 가둔 착각이 들게 하는 금빛 머리카락도 유리조노 세이아라는 소녀의 인품을 나타내는 것 같아 무척이지 멋져 보인다. 하나코가 그런 평가를 들으면 에에...? 하고 당혹해 할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이게 이번 초대의 대답이야. 무릎 위를 봐 세이아."

"...네?"

눈이 밝은 그녀의 눈을 가린 순간 통해진 선물. 요즘 부쩍 눈치가 빨라진 그녀를 속이려면 이 정도는 해야한다. 나리꽃과 통통하고 꼬리가 긴 새가 조각된 아주 작은 상자를 그녀는 소매 위에 올린다. 나를 올려다보는 조그마한 눈동자에 고개를 끄덕여 화답한다. 천천히, 하지만 능숙하게 그녀는 소매에 손을 집어넣어 상자를 활짝 열어보인다.

아마 기적이었다고 생각한다. 음양부장 아마치 니야에게도 그 정도의 의도는 없었을 것이다. 내가 선택한 곡과 그녀가 선택한 곡이 일치한 것도, 피리의 어딘가 불가사의한 가락과 오르골의 애틋한 울림의 때가 완전히 일치한 것도.

그래서 기적이었다고 생각한다. 값싸게 구할 수 있는, 티파티의 특권을 가진 그녀에게는 그리 가치있지 않은 장난감이 우리의 눈에는 마치 이상한 힘을 가진 마법의 물건처럼 보인다. 너무나도 완벽한 순간이 그곳에 있다.

"선생님, 당신 설마...!"

"무리지, 세이아. 나는 그정도의 위인은 아니야. 그 정도의 일을 할 수는 없어."

깜짝 놀라 고개를 드는 세이아의 말을 부정한다. 물론 신비한 힘은 없다. 아무리 그래도 시험을 축하한다고 백귀야행 연합학원의 음양부를 깊이 끌어들이는 일은 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곳은 학원도시 키보토스다. 그러니 학업에 힘쓰는 여학생에게 이 정도의 기적은 가끔 일어나도 좋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나의, 누군가의 힘과 의도를 넘어서기 때문에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그렇군요..."

그녀는 조용히 눈을 감는다. 1분 16초. 오르골이 동작을 멈출 때까지의 시간동안 세이아는 고요히 세상의 모든 것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연주는 완벽히 맞아떨어져 마치 호흡을 맞춘 듯 피리와 오르골의 음색이 동시에 끝난다. 그녀는 그것을 기다리고 긴 한숨을 내쉰다. 뭔가를 생각하는 듯 하기도 하고 그냥 기분을 느끼는 듯 하기도 하다. 그 마음을 알 길은 없다. 낙원에 도착한 자의 진실을 증명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불가능한 증명에 한걸음 내딛는 것은 분명 지금상황에서는 멋없는 행동일 것이다. 나는 그녀의 앞에서 그녀만의 것이 된 시간에 잠기고 있다.

유리조노 세이아가 조용히 눈을 뜬다.

백귀야행 연합학원의 신목이 계절을 잊은 반딧불같은 냉광들이 눈처럼 춤을 추며 우리를, 강가를 떠다니는 배들을 은은한 빛으로 물들인다. 운영관리부 주최로 오늘을 포함해 일주일 간 진행될 재료와 장치가 전부 준비된 정기행사. 신비와 섬세, 그런 구호가 그 꿈의 소녀에게 딱 맞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녀를 초대했다. 모든 필연이, 현실에 나타날 리 없는 시간을 만들고 있었다.

세이아의 뺨에 닿은 빛의 알갱이가 퐁 터진다. 앞서가던 배를 젓던 사공이 비눗방울을 털어낸다. 무지개빛의 공들이 하늘로 떠오른다.

"우리들은 그저 이름만이 비눗방울처럼 부푼 그런 공상의 연인을 그리워하고 있다..."

세이아가 툭 중얼거린다. 나는 그 문구를 알고 있지만, 그렇기에 결코 말을 잇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이해한다. 그것은 그녀 혼자의 입으로 이어져야 할 말이다.

"자, 그대 잡으시게. 이 공상을, 그리고 이것을 현실로 바꾸는 건 그대다. 나는 사랑의 탄식에 휘말려 버렸지만..."

세이아는 아주 잠깐 손에 시선을 떨어트렸다.

"그대는 떠도는 새가 머무는 걸 볼 수 있는 자노라. 자, 잡으시게. 실은 존재치 않다는 게 확연하다 해도..."

그녀는 어딘가 열띤 어조로, 몇개의 얇고 투명한 벽을 사이에 둔 채 어딘가로 말을 건다. 그 말은 결코 나를 향한 것이 아니다. 하지만 그렇기때문에 나는 그녀를 보고 있다.

"그대도 알 수 있는 날이 올 터이니... 자, 잡으시게!"

철학자, 이학자, 시인, 검객, 음악가, 천상계의 여행자이자 독설의 명인. 그리고 철없는 연애의 순교자. 그녀가 갑작스레 내뱉은 희곡의 한 구절이, 조금의 어레인지도 거치지 않은 한 마디도 바꾸지 않은 그것이 그야말로 깍지처럼 꼭 맞는 것은 아이러니했다.

"이런 말을 하는 것은 미카를 상대로라고 생각했지만... 뭐 그녀에게는 전해지지 않겠죠. 하지만 당신에게 말해도 의미가 없습니다. 게다가 여기엔 넘겨줄 연애편지조차 없고... 또 꿈과 현실을 혼동하는 것 같군요."

화끈해진 뺨으로 멀리 관객처럼 나를 바라본다. 이 기적조차도 방관한다면, 그것만큼은 용서할 수 없다. 이것은 어찌됐든 유리조노 세이아 단 한 사람을 위한 기적이기 때문이다. 먼 고전의 한 구절로 도망쳐서는 안된다.

살며시, 몸을 내민다.

"세이아."

"...네?"

열병에 걸린 듯 그녀의 촉촉한 눈동자가 멀리서 나를 바라보고 있다. 아무 일 없을 것이라 생각하고 어딘가 즐기고 있는 것일까. 그렇다면 앞으로 어떻게 될까 생각하니 나는 조금 즐거워진다. 고요한 작은 배 안에서, 다른 뱃사공들은 모두 못 본 체 하고 있다. 세이아는 나만을 보고 있다. 그러니까 모른다.

"나는 거짓말을 하나 했어."

작은 배가 흔들리는 것도 신경쓰지 않고 그녀에게 몸을 기댄다. 나는 그 에덴조약과 얽힌 사건에서도 단 한 번도 그녀에게 도망치지 말라고 하지 않았다. 오히려 두려워 도망치는 그녀가 안쓰러웠다. 그래서 지금 이 순간에는, 그녀를 놓칠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꿈을 볼 수 없게된 너는 모르겠지만, 세이아. 이 배는 연인들을 하나로 잇기 위해, 그것을 위해 만들어진 거야."

다시 부드럽게 뺨을 댄다. 이어 서로의 속눈썹이 닿는 달콤한 여유를 즐긴다. 고양이들의 인사처럼 콧잔등이 부드럽게 맞닿는다.

최후에는 흩날리는 빛 속 무음 속에서, 세이아와 나의 마른 입술이 맞닿아 서로의 체온을 교환한다.

입맞춤을 나누며, 살포시 세이아에 가슴을 느낀다. 느긋한 고동. 네가 살아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이 조금씩 빠르고 크게 울려간다. 내 눈동자 속 세이아의 눈동자가 녹아든다. 한 번 떼고, 한 번 닿고, 다시 한 번 떼고, 이번엔 세이아로부터 맞닿아, 밤의 빛 속에서 세이아를 포옹하고, 세이아에게 포옹받는다. 뜨거운 숨을 내쉬면서 작은 입술을 요구한다.

2분. 3분. 계속 그러고 싶었지만 배의 움직임이 느려지고 이윽고 멈춰섰기 때문에 나는 조용히 몸을 뗀다. 더이상 껴안고 있다가는 키보토스에 호외가 뿌려질 것 같았다. 샬레의 선생과 트리니티의 학생회장이 백귀야행의 작은 배 안에서 서로 껴안고 있었다는 사실이.

"하아... 선생님..."

내 중지와 약지를 세이아의 작은 손이 살짝 감싼다. 배에서 내려 빛이 꺼진 밤길을 가는 내 등에 세이아의 말이 툭 꽂힌다. 뒤돌아보자 그녀는 마치 꿈속에 있는 것처럼 멍한 모습이었지만 아까보다 훨씬 이세계의 주인공으로 보였다.

"돌아가고 싶지 않습니다. 박동이 가라앉질 않습니다. 이런 말을 제가 해도 색기도 뭣도 없지만, 기적은 이제 일어나지 않지만..."

올려다보는 그녀를 휴대폰으로 찍는 멋없는 학생들은 없다. 이곳에는 사랑이 성취된 소녀들밖에 없으니까. 눈동자에는 주역인 서로밖에 비치지 않으니까.

"그래도 다시 한 번, 저를 잡아주실 수 있나요?"

대답 대신 몸을 숙여 총학생회의 백의에 왜소한 그녀를 숨기고 입맞춤을 한 번. 내 뺨에 양손을 댄 그녀에게 이끌려 또 한 번.

"세이아, 너는 속은거야. 백귀야행에는 이렇게 속은 불쌍한 아가씨를 위한 행사가 조금 더 계속될거야. 어떻게 할래?"

몸을 쭈욱 편 채 돌려받는 입맞춤이 또 한 번. 꼬옥, 외투 속 그녀의 연약한 힘이 나를 끌어안고 모든 것이 따뜻하다.

분명 이 자리에서 걷는 모든 소녀들이 그러하듯 이 소녀도 그렇게 될 것이다.

유리조노 세이아의 모든 것을 들추고, 유리조노 세이아에게 모든 것을 들킨다.

나는 그 모든 것을 독점하고... 누구에게도 자세하게 밝히지는 않을 것이다.

따라서 기록은 여기서 끊어진다.

첨언하자면, 유리조노 세이아의 목덜미에 키스하며 서로 다리를 꼰 채 맞이하는 아침은 행복했다.

~~~~~~~~~~

[참고문헌]

에드몽 로스탕, 渡辺守章 번역, 『시라노 드 베르주라크』 光文社, 2013 (光文社古典新訳文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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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블루 아카이브·23.02.11번역

[소설핫산] 유리조노 세이아를 꾀다

#유리조노 세이아#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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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
yokitimeira작가
게시물 12개
ㅇDC
ㅇㅇ(소설핫산)번역
외부 링크디시인사이드아카라이브pixiv
게시일2023.02.11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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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5

나
ㅇDC
ㅇㅇ123.02.11
ㅇDC
ㅇㅇ223.02.11

소설추세이아추

ㅇDC
ㅇㅇ323.02.11
디시콘
ㅇDC
ㅇㅇ423.02.11

개추

ㅇDC
ㅇㅇ523.02.12

개추개추개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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