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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아카이브소설핫산) 아비도스 학생회장의 귀환 -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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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기준 4,255자

원본 - https://www.pixiv.net/novel/show.php?id=21887296

모음집

아비도스 학생회장의 귀환

세미나 회계의 우울

-유메-

선생으로서의 업무는 제법 힘들기도 하다.

무엇보다 절대적인 권한을 가진 만큼 상응하는 책임이 따르기 마련이라.

크고 작은 온갖 의뢰로 쉴 새 없이 스마트폰이 울리곤 한다.

하지만 세상이란 참으로 불공평한 것이어서, 전혀 스마트폰이 울리지 않는 날도 있었다.

"심심하네─"

샬레의 집무실 안, 나는 책상에 양발을 내던지고 기울인 의자로 미묘한 균형을 잡고 있었다.

넘어져서 머리라도 부딪혀 피라도 흘린다면 웃음거리가 되겠지만, 어릴 때부터 그런 종류의 실수를 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호시노 쨩, 뭐 재밌는 얘기 없어?"

서류 정리를 도와주러 와 있던 호시노쨩이 미간을 찌푸렸다.

"또 뜬금없는 소리를…… 아니, 그러고 보니……"

"뭐 있어!?"

호시노쨩은 전혀 표정을 바꾸지 않고,

"키보토스에서 요즘 유행하는 괴담이 하나 있는데요."

라고 말했다.

"들으실래요?"

"들을래!"

그럼 실례 좀 하겠다며 호시노쨩은 이야기를 시작했다.

어느 날 밤, 한 학생이 귀가하던 때의 이야기였다.

목이 말라 자판기에서 음료수를 사려는데, 거기에는 먼저 온 손님이 있었다.

낯선 교복을 입고 있던 앞사람을 발끝부터 머리까지 훑어보던 학생은 어떤 사실을 깨닫고 말았다.

앞사람의 머리 위에 없었던 것이다. 헤일로가.

겁에 질린 학생은 도망치듯 달리기 시작했다.

문제는 그 이후인데, 직후 등 뒤에서 의문의 목소리와 분명히 그 학생을 향해 다가오는 누군가의 발소리가 들렸다고 한다.

그 학생은 어떻게든 따돌렸지만, 그 후로 밤길을 혼자 걸으면 죽은 자에게 끌려간다는 소문이 돌게 되었다는데.

"헤…… 헤에…… 그렇구나……"

"왜 그러세요? 얼굴이 경련하고 있는데요?"

"아니, 무서운 이야기구나 싶어서."

그렇습니까, 하고 호시노쨩이 중얼거렸다.

"그건 그렇고 옛날 교복 꺼내 입고 심야에 배회하는 건 오해받기 딱 좋으니까 그만두세요."

"들켰어!?"

"반대로 안 들킬 거라고 생각한 게 신기하네요."

"그게, 가끔은 학생 시절로 돌아가고 싶어서 말이야."

"그러다 잡혀가면 망신이라니까요?"

"……조심할게."

호시노쨩이 웃으며 내 얼굴을 빤히 쳐다봤다.

"그래서, 왜 쫓아간 거예요?"

태평한 호시노 쨩의 목소리.

"지갑을 떨어뜨렸길래 전해주려고 했던 건데."

그래서 나도 태평하게 말했다.

"뭐, 도망가 버려서 지갑은 칸나쨩한테 맡겨뒀어."

"나중에 오해는 풀어두세요."

"히잉…… 마음이 무겁네……"

"자업자득입니다."

호시노쨩이 웃었다.

덩달아 나도 웃었다.

"실례하겠습니다."

갑자기 분위기가 깨졌다.

집무실로 뛰어 들어온 것은 유우카쨩이었다.

"유메 선생, 힘을 좀 빌려주실 수 있을까요?"

"갑자기 무슨 일이야?"

"아리스 쨩이 리오 회장에게 납치당했습니다."

불길한 예감이 든다.

납치? 리오 쨩이? 아리스 쨩을?

책상 위에 두었던 차 키를 집어 들고 일어서며 나는 물었다.

"어디야?"

-유우카-

"아무리 회장이라도 해도 되는 일이 있고 안 되는 일이 있습니다."

내 말에 대답하지 않고, 유메 선생은 속도를 거의 줄이지 않은 채 신호등에서 우회전했다.

필연적으로 뒷바퀴가 미끄러지며 아스팔트에 선명한 스키드 마크가 남았다.

"밀레니엄의 예산을 횡령해서 요새 도시를 건설하다니."

"상당히 엉뚱한 행동을 하는 사람이네."

"호시노 선배, 이건 그런 차원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이번엔 왼쪽. 좁은 골목길로 파고든다.

갑작스러운 침입에 놀란 고양이가 도로를 급히 가로질러 갔다.

역시 이 근처는 위험한지, 유메 선생이 운전하는 차는 속도를 줄이며 구불구불한 길을 나아간다.

"이 세상에 태어난 마왕이라고 하더군요."

"무슨 소린지 모르겠는데."

"아리스 쨩을 회장이 그렇게 불렀다고 해요. 키보토스 전역에 종언을 가져올 악몽이라고."

"그런 거였나. 사고를 쳐버렸네. 마왕 퇴치라는 중책을 맡은 셈이네."

"그게 최선이라고 판단했겠죠. 언제나 최적해를 추구하는 사람이니까요."

"지긋지긋하네, 정론이라는 건."

5초 정도 간격을 둔 뒤, 조수석에 앉은 호시노 선배는 말을 이었다.

"하지만 유우카는 용서할 수 없다는 거지?"

"당연합니다."

알고 있다.

리오 회장은 결코 사리사욕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요새 도시를 만든 것도 다가올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밀레니엄의 모두가 궁지를 헤쳐 나갈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높이기 위해.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냉정하게 상황을 파악하며 최선의 한 수를 계속 던진다.

"보기와 다르게 정이 많거든요."

"응?"

"리오 회장 말이에요."

"저기 유우카, 갑자기 그렇게 말해도 영문을 모르겠는데."

"밀레니엄 학생 모두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알고 보니 좋은 사람이네."

"맞아요. 하지만 너무 우수해서. 뭐든 혼자서 대처할 수 있다 보니 남을 의지하려 하지 않거든요. 결국 독재자 같은 소리나 듣고. 바보 같죠. 필사적으로 지키려 하는 상대에게 이해받지 못하다니."

나도 모르게 독설이 섞인다.

완전한 타인인 만큼 호시노 선배의 목소리는 평온했다.

"하지만 뭐, 그런 법이지. 유메 선배도 마찬가지였고."

"선생님도요?"

"사실은 울고 싶을 정도로 힘들었을 텐데, 무리해서 웃음을 뿌리고 다녔거든. 한심하게도 2년 전엔 눈치채지 못했어. 왜 좀 더 후배를 의지해 주지 않았을까."

뒷좌석에서 백미러를 통해 유메 선생의 얼굴을 본다.

난처한 듯 웃고 있었다.

-모모이-

인파, 소음, 열기.

본래라면 당연히 있어야 할 것들이 빠져나간 요새 도시.

마치 딴 세상에 있는 듯한 이상한 기분에 빠진다.

정적 속에서 환청처럼 멀리 어딘가에서 울리는 소리가 있다.

울려 퍼지는 방향은 일정하지 않고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콘크리트 위를 무한궤도가 달리는 소리가.

아방가르드 군. 요새 도시 에리두에 배치되어 있던 전투용 로봇.

치히로 선배의 지원 덕분에 어떻게든 쓰러뜨린 그것은 한 대뿐만이 아니었다.

억눌린 숨소리에는 대화를 주저하는 분위기가 감돌았다.

말로 내뱉어 그 사실을 인정하면 마음이 꺾여버릴 것 같다.

그런 예감이 들었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입을 떼지 않으면 나아갈 수 없다.

"언니."

동생인 미도리가 침묵을 깼다.

"어떡해?"

어쩌지, 하며 고민스러운 얼굴로 중얼거린다.

근처 건물로 도망치는 게 고작이었다.

"한 대뿐만이 아니었네, 저 촌스러운 거."

"응. 에리두 곳곳에 배치되어 있는 것 같아."

최악의 상황이었다.

엔지니어부 모두는 지쳐서 움직이지 못하고, 베리타스의 지원도 만족스럽게 받을 수 없다.

밀레니엄의 최고 전력인 C&C도 치트 수준의 무장 앞에 네루 선배를 비롯해 전원이 한계에 도달해 있었다.

제대로 움직일 수 있는 건 나와 미도리, 그리고 게임개발부 부장인 유즈 세 사람뿐.

"언니, 어떡할 거야?"

반복되는 질문에 나는 대답할 수 없다.

불안감에 짓눌릴 것 같다. 고립되어 의지할 사람이 없다는 위기 상황에서.

한 대만으로도 공략이 극도로 어려운 전투용 로봇의 무리.

요새 도시 에리두 전역의 전력과 연산 기능을 집결시킨, 미래 예지조차 가능하게 한 무장.

그런 것을 상대로 어떻게 맞서라는 말인가.

아리스를 구할 수 있는 건 우리뿐. 그러니까 해야만 한다.

"우리끼리는 무리인 걸까?"

안 될지도 모른다는 소리는 입이 찢어져도 해서는 안 되는데.

"아리스 쨩을 구할 수 없는 거야?"

울먹이는 목소리로 묻는 미도리에게 말을 걸려던 순간, 놈들이 나타났다.

우리는 동시에 뒤를 돌아보았다.

"그럴, 수가……"

유즈가 망연자실하며 목소리를 흘린다.

그곳에는 악몽 같은 광경이 펼쳐져 있었다.

어린애 장난감 같은 머리에 밀레니엄 교표가 크게 그려진 몸체.

네 개의 팔에는 실드, 바주카포, 개틀링 건에 돌격소총이 갖춰져 있었고.

하반신은 전차 그 자체에 다리 부분은 무한궤도로 되어 있었다.

우스꽝스러운 외형이지만 화력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서.

아방가르드 군 두 대가 나란히 서서 이쪽의 동태를 살피고 있다.

"큭……!"

총을 움켜쥔 손이 떨린다.

나는 마비된 듯 멍하니 서 있었다.

네 개의 팔에 장착된 무기를 맹렬한 기세로 발사하는 두 대의 아방가르드 군.

크고 작은 탄환들이 눈앞까지 들이닥친 그 순간.

"어이쿠!"

나는 내 눈을 의심했다.

탄환은 전부 튕겨 나가고 있었다.

눈을 깜빡이고 있는 나의 아주 조금 앞에서.

"잘 버텼어, 모모이 쨩."

방패를 치켜들고 유메 선생이 웃고 있었다.

우리와 아방가르드 군 사이에 끼어들어 지켜준 것이다.

"무시무시하게 빠른 방어네. 아저씨가 아니었으면 놓칠 뻔했어."

호시노 씨가 팔꿈치로 쿡 찌르자, 유메 선생은 쑥스러운 듯 머리를 긁적였다.

"호시노 쨩."

"으응─?"

"지금은 여기에 내가 있어. 그러니까 마음껏 날뛰어보자."

호시노 씨의 눈빛이 변했다.

"그렇게 말한 이상 휘말려서 다치지나 마세요."

입꼬리를 올리며 웃어 보이더니, 호시노 씨의 모습이 사라졌다.

1초 뒤, 우리 기준으로 오른쪽에 있던 아방가르드 군의 머리가 날아갔다.

본 기체의 허무한 기능 정지에 남은 한 대는 소지한 무기를 난사했다.

유메 선생의 보호를 받으며 나는 보았다.

맹공을 뚫고 아방가르드 군의 어깨 위로 뛰어오르는 호시노 씨를.

"끝─이야!"

영거리에서 샷건의 일격을 얻어맞고 나머지 한 대의 머리 또한 날아갔다.

호시노 씨가 뛰어내림과 동시에 두 대의 몸체가 폭발한다.

샷건을 내리고 호시노 씨가 뒤를 돌아본다.

"치트 캐릭터 공략도 도와줄까?"

"웃기시네. 남의 사냥감을 가로채지 말라고!"

대답한 것은 네루 선배였다.

만신창이였을 텐데도 선배는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

"에, 하지만 메이드 쨩, 너덜너덜하잖아?"

"이 정도는 근성으로 버텨주마. 그보다 메이드 쨩이라고 부르지 마. 나에겐 네루라는 이름이 있다고."

"그렇게 짖어댈 수 있다면 문제없겠네."

씨익 웃어 보이는 호시노 씨.

"이제부터는 즐겁고 즐거운 반격의 시간이야."

새벽의 호루스.

거짓인지 진실인지 모르겠지만, 그런 이명을 나는 위화감 없이 믿어버릴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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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기준 4,101자

원본 - https://www.pixiv.net/novel/show.php?id=21941515

아비도스 총학생회장의 귀환

솔직해지지 못해서

-유메-

키보토스의 위협이 되었을지도 모를 위기를 벗어난 다음 날의 일이었다.

샬레의 집무실에는 무사히 구출된 아리스 쨩이 찾아와 있었다.

그녀가 깨어난 뒤의 일들을 일부러 보고하러 와 준 것이다.

아방가르드 군이나 고대 병기 대군을 상대하기만 했던 입장으로서는 무척 고마운 이야기였다.

에리두의 시설은 히마리 쨩이 책임지고 폐쇄하기로 했다던가.

리오 쨩의 전속이었던 토키 쨩이 C&C로 복귀했다던가.

본래라면 걷는 것조차 힘들 정도의 중상을 입었던 네루 쨩이 단 하루 만에 퇴원해 보였다던가.

엔지니어부나 베리타스 모두도 오늘 아침부터 통상 업무로 돌아갔다고 한다.

이번 사건의 당사자인 리오 쨩은 행방불명이 되어 버린 모양이다.

회장을 그만두겠다는 의사를 담은 쪽지만을 남긴 채.

신경 쓰이지 않는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오늘만큼은 유우카쨩에게 맡기자.

솔직히 말해서, 아직 리오 쨩과 냉정하게 대화할 자신이 없거든.

헤일로를 파괴한다는 말, 전해 들은 것만으로도 머리에 피가 거꾸로 솟았으니까.

"정말로, 괜찮은 건가요?"

아리스 쨩이 나를 올려다본다.

그 눈동자는 불안함에 흔들리고 있다.

"마왕인데, 용사를 목표로 해도."

물론이지, 라고 웃으며 대답한다.

"그건 아리스 쨩 스스로 결정해도 되는 거야."

아리스 쨩도 웃었다.

만족스러운 듯 웃었다.

무척이나 행복해 보였다.

"그런데 오늘은 만렙 고인물 선배는, 안 오시나요?"

아리스 쨩이 화제를 바꿨다.

"여기서 인카운트할 확률이 극히 높다고, 유우카가 가르쳐 주었습니다!"

"만렙 고인물 선배라니, 혹시 호시노 쨩?"

"네! 엄청나게 강하다고 네루 선배도 말했습니다!"

아리스 쨩의 눈이 반짝반짝 빛난다.

뭐랄까, 참으로 즐거워 보이고 생기가 넘친다.

으음, 하고 나는 신음했다.

"오늘은 딱히 약속하지 않았거든, 호시노 쨩이랑."

에에, 하는 울 것 같은 목소리.

"그럼 오늘의 퀘스트는 실패인가요?"

"아쉽지만 말이야. 옛날의 호시노 쨩이라면 만나지 못할 것도 없지만."

그렇게 대답하며 나는 책상 서랍에서 앨범 한 권을 꺼냈다.

"비장의 물건이야."

아비도스에서 짐 정리를 하다가 나온 것이었다.

소중한 사진들이 기적적으로 남아 있었다.

2년 전 호시노쨩의 삐친 얼굴이 찍혀 있다.

수줍어하는 얼굴도 있다. 그리고 분한 듯이,

"메롱하고 있네."

하고 있는 얼굴이라든가, 웃고 있는 얼굴이라든가.

교문 앞에서 기뻐하고 있는 얼굴도 있다.

"그래서 말이야, 이때 호시노 쨩이..."

정신없이 이야기하고 있는데, 문득 기척이 느껴졌다.

무시무시한 기척이었다.

그 순간 나의 등줄기는 얼어붙고, 손은 떨리며, 머릿속이 하얘졌다.

내 상태를 눈치챈 아리스 쨩이,

"왜 그러시나요?"

하고 물어왔지만 도저히 대답할 수 없다. 아니, 대답하고 싶지 않다.

말로 내뱉으면 사실과 마주해야만 하게 된다.

하지만 물론, 마주해야만 하는 것이었다.

앨범에서 고개를 든다.

"아, 호시노 쨩."

생각한 대로 호시노쨩이 집무실 안에 있었다.

"아주 신이 나셨어~"

늘어지는 목소리로 호시노쨩이 말했다.

"뭘 보고... 있는 건가요?"

호시노 쨩의 말투가 도중에 바뀌었다.

휘익 하고 앨범을 들여다보았다.

그 미간에 주름이 잡힌다.

"아리스 쨩, 이었나?"

"네, 네!"

"한창 즐거울 때 미안한데 말이야, 유메 선배랑 둘이서만 할 이야기가 좀 있으니까 잠깐 나가 줄 수 있을까?"

"라져입니다! 아리스, 신속하게 이탈하겠습니다!"

도망치듯 집무실을 나가는 아리스 쨩.

그리고 나와 호시노 쨩만이 남겨졌다.

"선배, 변명은 있나요?"

"예전이나 지금이나 호시노 쨩은 귀엽네!"

"태워 버릴게요."

"잠깐만! 제발!"

-유우카-

"오늘은 흐림. 곳에 따라 푸른 하늘이 펼쳐지겠습니다."

카 오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일기예보는 어제와 별반 다를 바 없는 날씨를 알리고 있었다.

핸들을 잡은 채 휴대 단말기를 보니 시간은 오후 4시를 갓 넘긴 참이었다.

평소라면 회계로서 용도 불명 예산의 사용처를 조사하고 있을 시간인데, 나는 공업지대의 널따란 길을 달리고 있었다.

물론 내 발이 아니라 차로 달리고 있다.

어제 아리스 쨩이 무사히 밀레니엄으로 돌아온 지 꼬박 하루.

행방을 감춘 리오 회장의 거처가 항구 근처의 아파트에 있다는 것을 알아내고, 그 은신처로 향하고 있었다.

항구에 가까워지면 가까워질수록 스쳐 지나가는 차는 트럭뿐이게 된다.

회색 하늘 아래, 역시나 회색으로 탁해진 바다를 크게 우회하여 공업지대를 달려간다.

인적 없는 항구는 시내보다 몇 배는 더 춥다.

무수히 세워진 창고를 곁눈질하며 목적지인 아파트를 향한다.

아파트는 바닷바람에 상했는지 외관이 너덜너덜했다.

폐허라고밖에 볼 수 없는 2층짜리 아파트.

여섯 방밖에 없는 아파트의 모든 방을 노크하며 부재를 확인한다.

잠시 고민하다가 2층 구석 방으로 잠입하기로 했다.

전자 잠금장치는 최신식이었지만 해제하는 데 5초도 걸리지 않았다.

"빙고, 일까."

현관에서 부엌으로 들어서며 그렇게 중얼거렸다.

방 구조는 좁아서 현관과 부엌이 이어져 있다.

부엌에서 들여다보이는 안쪽 방은 태풍이 휩쓸고 간 뒤 같아서, 그야말로 폐허 같았다.

커튼을 달지 않은 창문으로는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쓰레기가 흩어진 방 안에서 그 창문만이 설치된 미술품처럼 부조화스러워서.

쏴아아, 하는 파도 소리마저 들려올 것 같은, 납빛 바다로 통하는 창유리.

그것에 이끌리듯 안으로 들어간다.

"이건..."

중얼거리며 방에 흩어진 사진을 집어 들어 본다.

그것은 아직 1학년이었던 시절의 나였다.

나뿐만이 아니다. 노아에 코유키, 하레와 마키, 네루 선배나 치히로 선배.

이 방은 밀레니엄의 학생들로 가득 차 있었다.

황륜대제 때의 사진까지 갖춰져 있다.

이윽고 창가 책상 위에 놓인 책을 발견했다.

초록색 등표지, 아마도 일기일 것이다.

"이것이 당신의 진심인가요, 리오 회장."

어느 정도의 시간이 흘렀을까.

밀레니엄 학생들의 사진이 흩뿌려진 방에 선 채로 회장 일기의 마지막 페이지를 다 읽는다.

이 일기는 키보토스의 위협에 홀로 맞서는 여성의 기록이었다.

한 번 깊게 심호흡을 하고 나는 천장을 우러러본다.

일기는 게임개발부가 신입 부원을 맞이한 날부터 시작되고 있었다.

이 일기의 주인이 한 소녀를 처음 보았을 때의 기록, 그녀의 이야기의 발단.

그리고 이윽고 찾아올 최악의 사태에 대한 해결책 모색.

하지만 아무리 찾아도 발견할 수 없었다.

단 하나, 허용할 수 있을 리 없는 수단을 제외하고는.

"즉, 아리스의 헤일로를 파괴하면 해결된다는 거야."

갑자기. 현관에서 그런 말이 던져졌다.

삐걱, 삐걱, 발소리가 다가온다.

"여전히 무뚝뚝한 표정이네요."

"태어날 때부터 이랬어."

천천히 리오 회장이 모습을 드러냈다.

"생각보다 빨랐네. 솔직히 당신이 여기에 찾아오는 건 아직 한참 뒤일 거라고 예정하고 있었는데."

아쉬운 듯 고개를 떨구는 회장.

"이번 건은 이레귤러 투성이었지만, 가장 계산 밖이었던 건 유우카, 당신이였어. 나와 마찬가지로 합리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당신이 설마 게임개발부에 협력한 끝에 에리두에 쳐들어올 줄이야."

검은 머리카락을 쓸어 넘기며 방 안으로 들어왔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도움이 됐어. 당신이 에리두의 동력부에 잠입해 전력 공급을 차단하지 않았다면 키보토스는 멸망했을 거야."

창가 책상에 걸터앉아 깊게 숨을 내뱉는다.

그 모습은 내가 알던 회장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

우수하기에 그 누구에게도 의지하려 하지 않고, 모든 것을 혼자서 해결하려 한다.

"지금도 아리스 쨩의 헤일로를 부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리오 회장은 약간 시선을 피하면서도, 그럼에도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거짓말이죠, 그거."

단언하며 나는 회장이 세미나 부실에 남겨두고 간 사표를 꺼내 직직 찢었다.

잘게 찢긴 종잇조각은 팔랑팔랑 어지러운 방으로 떨어진다.

리오 회장은 그것을 괴로운 눈동자로 바라보고 있었다.

"회장은 중요한 부분을 모르고 계신 것 같으니 가르쳐 드릴게요."

정면으로 회장을 응시하며 나는 말했다.

"누군가를 희생해서 성립하는 평화 따위는, 평화가 아닙니다."

능숙해 보여도 남들보다 갑절은 서툰 리오 회장은 조용히 고개를 가로저었다.

"나는 그저 합리적인 판단에 근거해 행동하고 있을 뿐이야."

괴로운 듯 중얼거리며 손바닥을 자신의 가슴에 얹었다.

윽, 하고 가슴을 쥐어뜯듯이. 손바닥에 힘이 실려 간다.

"우리에게 당신을 희생시키게 하지 마세요."

"...잠깐 기다려 줘."

회장은 의아하다는 듯한 시선을 보내왔다.

"나? 아리스가 아니라?"

"당연한 거 아니겠어요?"

나는 화가 났다.

역시 회장은 자기 자신을 홀대하고 있다.

지켜야 할 대상에 자기 자신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

"우리는 닮았다고 생각했습니다만, 착각이었던 모양이네요."

그만 그렇게 말해 버렸다.

"회장 쪽이 훨씬 중증이에요."

합리주의라는 점에서는 통하는 면이 있다고 생각했다.

회계 담당이라는 입장상 굳이 미움받는 역할을 자처할 때도 있었으니까.

하지만 회장의 그것은 이제 자기희생의 영역에까지 도달해 버렸다.

"그러니까 저, 회장의 편으로 있을게요. 보호받기만 해서는 면목이 없으니까요."

"...딱히 보호 같은 건 하지 않았어."

회장은 작게 목소리를 냈다.

"그저 당신들이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을 뿐이야."

울음이 터져 나올 것만 같은 작은 고백.

"송구하네요, 선배."

싱긋 웃어 주자 리오 회장은 고개를 돌렸다.

머리카락 사이로 보이는 피부는 새빨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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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핫산) 아비도스 학생회장의 귀환 -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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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핫산] 선생님 "오늘도 즐거웠어. 내일은 더 즐겁겠지, 시로코?"
Sshrimp_px0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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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샬레에 여성전용 목욕탕을 짓는 이야기
마마삭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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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핫산) 노아 「선생님은 왜 일부 학생에게만 성희롱을 하나요?」
ククビキリサイクル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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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비도스 아이돌 프로젝트
Yyukure_narumido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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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테러를 당한 선생님이 깨어나는 이야기 (1)
데데스/모이네스!0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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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비도스와 온천 데이트 만화 (1화 풀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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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1. 아비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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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핫산) 선생 「키보토스… 1년만이네.」
ㅇㅇㅇ1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