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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시내에 나가지 않을래?」
「……시내?」
느긋한 말투로 방금 전까지 자고 있던 소녀가 물어왔다. 아무런 맥락도 없는 갑작스러운 제안, 그것도 한창 일에 몰두하고 있을 때라 대답하는 데 몇 초 정도 걸린 것치고는 앵무새처럼 되묻는 대답이 되고 말았다. 말이 부족했나 싶어 황급히 덧붙이려 했지만, 드물게 의욕적인 소녀에 의해 그 말은 가로막히고 말았다.
「응, 시내. 오늘은 “핼러윈”이잖아?」
「그렇네. ……트릭 오어 트릿하러 가자는 거야?」
「응. 안 될까?」
「안 될 건 없지만…… 아니, 그냥 좀 의외라서.」
카스가 츠바키. 그게 방금 전까지 샬레의 소파를 침대 삼아 새근새근 자고 있던 소녀의 이름이다.
그녀는 자신이 사는 백귀야행……뿐만 아니라 키보토스에서 「잠자는 공주」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다. 그것은 서서 자기, 먹으면서 자기, 자면서 공격 피하기, 자면서 직소 퍼즐 맞추기 등등…… 어떤 상황에서든 잠드는 그 모습과, 한번 잠들면 좀처럼 깨울 수 없는 그 깊은 잠을 수많은 사람에게 보여준 덕에 붙은 이명으로, 실제로 수면에 있어 전문적인 영역이라고도 할 수 있는 지식도 갖추고 있어 “잠의 프로”로서의 경외심도 담겨 있다.
그런 자그마한 유명인이라 할 수 있는 츠바키지만, 오늘은 당번으로서 나── 샬레의 선생이 있는 오피스 빌딩에 와 있었다.
그녀는 평소에도 업무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오전 중에 맡긴 일을 끝마치고, 대낮부터 현재── 해가 기울어 하늘이 붉게 물들기 시작한 이 시간까지 자고 있었던 것이다. ──수면실을 빌려줄 테니 거기서 자라고 말했지만, 어째서인지 내가 일하는 곳 근처 소파에서 자고 싶어 하는 이야기는 이번엔 접어두자.
「선생님. 오늘은 핼러윈이잖아. 잠들기엔 아까운 날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시내에 나가자. 분명 깨어 있어도 꿈을 꾸는 듯한 기분이 들 테니까.」
「오오…… 뭐, 츠바키가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이라기보다 애초에 반대할 생각도 없었고. 그럼── 아, 아니. 트릭 오어 트릿을 하러 가려면 변장을 해야겠네. 뭐 가져온 거 있어?」
「아무것두~. 오늘은 야간 순찰을 마치고 샬레로 바로 와서, 애초에 아까 모모톡을 보기 전까지 핼러윈이란 걸 잊고 있었거든.」
「그렇구나. ……핼러윈이니까, 엔젤 24에 코스튬 상품이라도 팔지 않으려나……?」
「살 필요 없지 않을까? 왜냐면── 선생님이 갖고 있잖아?」
「……? 그게 무슨」
츠바키는 내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성큼성큼 내 바로 옆── 사무용책상까지 오더니, 갑자기 책상 서랍을 열기 시작했다.
「냥~?」
「아아…… 그거구나…… 일단 말해두지만, 내 취미는 아니니까?」
츠바키의 손에는 지금 고양이 귀 머리띠가 들려 있다. 그것은 샬레의 선생이 비밀리에 추진하고 있는 전 학생 고양이 귀화 계획의── 일 리가. 그럴 리 없고, 모 흥신소 68 소속 아사기 쿠후후 씨와의 게임에서 져서 벌칙 게임이라며 예전에 썼던── 그리고 그대로 샬레에 두고 간 고양이 귀 머리띠다.
「고양이 귀 머리띠가 취미라는 것도 잘 모르겠네냥~?」
「아니, 고양이를 원하는 애가 있어서 말이야. ……카요코가 저렇게 고양이를 좋아했었나 싶은 건 둘째 치고…… 변장치고는 간단한데 괜찮아?」
「즉흥적인 거니까, 그렇게 본격적인 건 바라지 않아~. 선생님도 써야 해?」
방긋 웃는 고양이 귀, 너구리 귀, 그리고 사람 귀까지 6개의 귀를 가진 츠바키가 미소 짓는다── 흠. 어쩌면 변장으로는 성공했을지도 모른다. 언뜻 보면 평범하고 귀여운 츠바키인데, 이변[귀]을 눈치챈 순간부터 느껴지는 위화감이 장난 아니다.
아무튼 변장도 마친 우리는, 샬레에 찾아올 아이들을 위해 과자 바구니를 준비하고 건물을 나섰다.
겨울이 다가와 조금 쌀쌀함이 느껴진다. ……츠바키는 춥지 않은 걸까. 평소 교복이 너무 쿨비즈 스타일이라고 해야 할까, 자세히 보지 않아도 노출도가 엄청나게 높다. ……학생인 츠바키에게 음흉한 감정은 일절 없고 가져서도 안 된다고 생각하지만, “걱정” 때문에 아코를 떠올리게 하는 옆트임이 깊게 파인 가슴이나 바깥 공기에 노출된 건강한 허벅지로 시선이 쏠리고 만다. ……음흉한 감정은 일절 없지만.
「선생님~? 눈빛이 조금 야한데?」
「춥지 않아?」
「……나, 기초 체온이 높은 편이라 이 정도 추위는 괜찮아~. 그래서──」
「그래? 뭐, 힘들면 말해? 어떻게든 방법을 생각해 볼게.」
「응. 그래서──」
「──츠바키는 어때? 이대로 D.U.를 돌아다녀도 좋지만, 나는 백귀야행에 가는 것도 괜찮을 것 같은데.」
「……뭐, 괜찮아. 왜?」
「백귀야행에는 츠바키 친구나 아는 사람이 있잖아? 그쪽이 더 신나게 놀 수 있을 것 같아서.」
내 말에 츠바키는 잠시 생각에 잠긴 듯한 기색을 보였다. ……몇 분이 지났다. 그렇게 고민할 일인가? 싶었지만, 과거에 백귀야행에서 핼러윈을 경험해 봤을 테고, 친구는 있지만 신선함은 없다…… 그런 점을 고민하는 거겠지 하고 생각하며 몇 분을 더 기다렸다. 아무리 그래도 이상하다 싶어 얼굴을 들여다보니── 자고 있었다. 드르렁…… 하고 숨소리를 내며 그야말로 멋지게 선 채로 잠들어 있었다. 나와 대화하는 도중에, 잠들어 있었다.
「츠, 츠바키?」
「으음……? 어라, 잠들었었나……? 미안해, 선생님. 고민하느라 머리를 쓰려고 했더니 졸음이……」
「그렇게 고민할 일이야? 일단 D.U.의 핼러윈은 가게들의 핼러윈 상술을 즐기는 느낌이라, 트릭 오어 트릿 요소는 적다는 건 말해둘게.」
「음─ 실은 그게 신경 쓰이는 건 아니고…… 그리고 그렇게 트릭 오어 트릿을 하고 싶은 것도 아니야~」
그럼 뭘 고민하냐고 물어도 츠바키에게선 대답이 없다. 다시 잠든 것도 아니고, 일부러 무시하는 듯하다. 시즈코나 미모리 등 몇몇 학생의 이름을 중얼거리며, 위험하다느니 뭐라느니 혼잣말하는 츠바키를 기다린 지 몇 분. 드디어 결론이 났는지 그녀는 평소처럼 졸린 눈으로 나를 향하며 내 손을 잡았다.
「그렇네. 선생님 제안대로 백귀야행에 가자. 내가 안내해 줄게. 예전처럼.」
「기대되네. ……근데 손은 놔줄래? 눈에 띄니까.」
「왜?」
「왜냐니……? 누, 눈에 띄니까…… 주목받잖아…… 그게, 나 이런저런 뜬소문이 잘 나는 편이라서.」
「사소한 건 신경 쓰지 않아도 돼~. 그보다 출발~! 아하하, 왠지 밤이 다가오니까 정신이 맑아지네.」
「그, 그래. 그건…… 다행이네.」
……결국, 키보토스인인 츠바키에게서 벗어날 수 없기에, 얌전히 손을 이끌려 가던 나는, 지나가다 케이크 가게를 인터뷰하던 크로노스 스쿨의 카와루 시논과 눈이 마주치는 바람에, 그녀에게 또 기삿거리를 제공해 버렸음을 확신하고 고개를 떨구며 백귀야행으로 향했다.
*
【깊어지는 의혹】『샬레의 선생님, 백귀야행의 잠자는 공주와 손잡고 데이트하며 핼러윈 만끽── 이달 들어 3번째 애인 보도, 선생님의 진짜 연인은 누구인가』……그로부터 약 30분 만에 D.U.에서 백귀야행으로 왔지만…… 백귀야행에 도착해서, 갈 곳을 정하기 위해 SNS로 정보를 수집하던 스마트폰을 무심코 닫고, 나는 깊은 한숨을 내쉴 수밖에 없었다.
「빠르네…… 30분 만에 써내다니. 내일이면 신문에 실리겠지…… 자, 봐봐 츠바키. 우리는 아무래도 D.U. 상점가에서 뜨거운 데이트를 즐긴 모양이야. ……연인 한정 파르페를 서로 아~앙 해주고…… 우와아…… 망상 폭발이네. 10을 100으로 만들어 버린다니까……」
「그럼, 오해가 더 깊어지겠네?」
옆에서 스마트폰에 시선을 떨구고 있던 츠바키의 말에, 나도 모르게 그녀를 두 번 쳐다봤다. ……츠바키답게 느긋한 말투로 내뱉은 말이었지만, 다음을 기약하게 두지 않겠다는 의지가 느껴지는 그 말에 퇴로가 딱 막혀 버렸다.
……뭐, 이미 기사가 나 버린 이상 소문이 퍼지는 걸 막을 순 없으니, 이판사판으로 즐기려는 생각은 했지만, 이렇게 도망갈 길을 막는 걸 보니 아무래도 츠바키는 핼러윈에 꽤 진심인 듯하다.
「하하. 뭐, 이젠 될 대로 되라는 심정이야. 그리고…… 설마 백귀야행까지 따라오진…… 않겠지?」
말하면서 무서워져서 주위를 둘러본다. 왠지 아까부터 시선이 느껴지는 듯한, 그런 기분이──
「와앗!」
「히익……!?」
갑자기 뒤에서 목소리가 들려, 나도 모르게 소스라치며 뒷걸음질 친 내 시야에 들어온 것은 연분홍색의 아름다운 장발── 그리고 아쿠아마린을 연상시키는 투명한 하늘색 눈동자──.
「미모리구나…… 깜짝 놀랐네.」
「죄송해요. 장 보러 가는 길에 두 분이 이야기하는 걸 보고…… 저도 모르게. 보세요, 오늘은 핼러윈이잖아요.」
「그렇구나. ……아, 이거. 만나는 학생에게 주려고 했거든.」
봉지에 담아둔 과자 세트를 2개 미모리에게 건넨다.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더니, 금세 카에데의 몫이라는 걸 눈치챘는지 전해줄게요, 라며 두 개 다 가방에 넣었다.
「……하지만, 방금 제 행동은 장난칠 생각이었으니까, 트릭도 했고 트리트도 받아버렸네요. ……그러니, 자요.」
내민 것은 사탕. 거절할 이유도 없이 그것을 받자 미모리는 갑자기 양팔을 옆으로 벌렸다.
「트릭 오어 트릿. ……서, 선생님이라면 저에게 장난치셔도, 괜찮아요.」
「미, 미모리……?」
뺨을 붉게 물들인 미모리의 말에 나도 모르게 마른침을 삼켰다. ……얼버무리며 피해야 한다는 이성과, 몸을 무방비하게 나에게 향하는 미모리를 향한…… 망설임이 있었지만, 결국 주저함의 증거인 어중간하게 뻗은 손은 미모리에게 닿지 않았다.
「──나도 장난쳐도 될까?」
「네? 츠바키 양? 자, 잠깐만요……!」
당황하는 미모리와 나를 아랑곳하지 않고 츠바키는 겨드랑이 밑으로 손을 넣어, 사정없이 간지럼을 태우기 시작했다. 아마 아까와는 다른 의미로 뺨을 붉히며, 간지러운 듯 소리 지르는 미모리. 꽤 사람이 많이 다니는 길 한복판에서의 만남이었기에, 주위의 시선을 끌었다. ──아랑곳하지 않고 미모리를 웃겨 넘어뜨릴 기세로 다른 곳도 공격하기 시작하는 츠바키……!
「저기…… 괜찮아?」
「서……헉……살려……으햣!?」
「응. 츠바키…… 그쯤 해두자. 저기, 내가 당한 장난은 그냥 놀래키는 정도였고…… 그, 복수랍시고 나뒹굴게 하는 건 좀 과한 것 같아.」
마침내 츠바키가 손을 떼었을 때 미모리는 어깨를 들썩이며 숨을 쉬고, 제대로 일어서지 못하고 있었다. ……꽤 중상이다.
「츠……바키 양…… 이번에는…… 꽤, 꽤 화났어요……」
「미안해. ……돌아가면 제대로 혼날 테니까── 오늘은 저녁밥 필요 없어~!」
미모리가 대답하기도 전에, 우리는 달리기 시작했다. ……라기보다, 또다시 츠바키에게 손을 잡혀 함께 도망칠 수밖에 없었다……. 몇 분 동안 하염없이 백귀야행 거리를 달려, 아까 있던 곳과는 다른 번화가에 도착했을 무렵에는, 붉은빛이 남아 있던 하늘이 완전히 검게 물들고, 드문드문 멀리서 빛나는 별들이 그 존재를 주장하기 시작했다.
「하아…… 하아…… 도망쳐도 괜찮았어?」
「하아…… 선생님…… 미모리의 설교는 의외로 길거든…… 그리고」
「그리고?」
「……오늘은 선생님과 단둘이서── 특별한 날이니까…… 있고 싶었어.」
가쁜 숨과 살짝 헝클어진 머리── 달려서 건조해졌기 때문일까. 나를 바라보는 그 잿빛 눈동자는 촉촉했다. ……뺨이 붉다. 나도, 츠바키도── 아마 분명, 달려서 체온이 올라가 상기된 것이겠지…… 분명 그럴 것이다.
「……뭐, 뭐라고 말 좀 해봐. 선생님.」
「아…… 아하하. 미안. 기뻐. 나도 츠바키랑 핼러윈을 보낼 수 있어서 영광이야. ……저기…… 배, 배고프지 않아?」
「응? ……뭐, 고프긴 한데.」
「그렇지, 그렇지! ……핼러윈 분위기 나는 가게 없어? 가이드 양반.」
「말 돌리는 거 잘하네, 선생님. 뭐, 괜찮지만. ……글쎄…… 생각나는 곳이라면…… 백야당 정도?」
「뭐, 거기라면 하고 있겠지. 그럼 바로 가자.」
그렇게 말하며 나는 츠바키에게 손을 내밀었다. ……당혹감, 그 감정이 명확하게 얼굴에 드러나 있다. ……알아주길 바랐다는 감정을 마음속에 숨기고, 나는 최대한 아무렇지 않은 척 말을 흘렸다.
「──손, 안 잡아줄 거야? 가이드 양반. ……당신이 이끌어주지 않으면 길을 잃을지도 몰라.」
「……풉…… 아하하! 역시 선생님은 재밌다니까~!」
「웃을 부분이었나……?」
「예측할 수 없는 점이 내 취향이야. ……어쩔 수 없네냥~. 저는 선생님의 가이드니까.」
확실하게 이어진 손── 밤이 깊어져 더욱 뚜렷해진 쌀쌀함에, 온기를 주는 그것은 마치 벽난로 같아서── 그리고 그 열은 “선생인 나”의 마음을 서서히 녹여버리는 위험한 것이기도 하다.
……핼러윈은 이제 막 시작되었고, 이 뒤에 어떻게 될지는 전혀 예측할 수 없지만…… 한 가지 말할 수 있는 것은 지금은 그저 녹아내리는 “선생”과 “나”의 경계에서, 피어오르는 이 온기를 그저 느끼고 싶다고…… 그렇게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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