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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아카이브소설핫산) "선생님을 그만둬도, 만나러 와줄 거야?" #FOX소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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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 "선생님을 그만둬도, 만나러 와줄 거야?" FOX 소대에게 물어본 선생님

원문 기준 11645자

번역 피드백 대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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샬레 지하의 구 서버룸을 뜯어고친 FOX 소대의 HQ로 향할 때, 요즘은 이런저런 간식거리를 챙겨가게 됐다.

그녀들은 지금 가석방된 상태에서 로어에 관련된 조사를 이어나가고 있다. 인터넷의 소문을 쫓으며, 발신원을 탐색하고, 필요하다면 현장으로 향한다. 거점으로 쓰이는 지하실도 처음에는 서버랙과 접이식 책상 정도밖에 없었지만, 지금은 꽤나 생활감이 느껴진다.

냉장고.

전기 주전자.

쿠루미가 어디선가 얻어온 쿠션.

오토기가 멋대로 붙인 요상한 스티커.

그리고 니코가 [선생님 전용이에요]라고 말해둔 머그컵도 있다.

...여길 제공한 건 나였지만, 내가 머물 곳까지 얻을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모두, 있어?"

봉지를 한 손으로 잡고 문을 열었다.

니코 "아, 선생님. 마침 잘 오셨어요"

오토기 "어서 와ー"

"다녀왔어... 아니, 이게 맞나"

쿠루미 "괜찮지 않아? 어차피 요즘은 자주 오고"

유키노 "선생님. 문을 열어 놓은 채로 서 계시지 말아 주십시오"

"아, 미안"

유키노의 주의를 받고 문을 닫았다.

4명 모두 각자의 자리에 앉아 있었다.

유키노의 앞에는 몇 장의 보고서.

니코는 SNS 게시글을 시간 순서대로 정리하고 있다.

오토기의 모니터에는 지도와 대량의 사진들.

쿠루미는 의자 위로 한쪽 무릎을 올린 채 믿을 수 없는 속도로 화면을 스크롤하고 있었다.

내가 가져온 봉지를 테이블 옆에 내려놓자, 니코가 가장 먼저 알아챘다.

니코 "그건 어떤 건가요?"

"간식. 샌드위치랑 주먹밥"

니코 "저희들에게요?"

"응. 모두 먹을 만큼"

니코 "...설마, 저희 몫만 가져오신 건 아니겠죠"

"엑"

니코 "저녁은 드셨나요?"

"...나중에 아무거나"

니코 "역시"

니코가 어이없다는 듯 한숨을 내쉬었다.

니코 "어째서 선생님 저녁도 사지 않고 저희 몫만 사 오신 건가요"

"아니, 그냥 간식이니까..."

쿠루미 "남 챙기기 전에 자기를 먼저 챙기라고"

오토기 "선생님은 자주 이런다니까"

"어째서 간식 가져와놓고 혼나야 하는 거지..."

유키노 "타당한 지적입니다"

"유키노마저..."

결국 니코에게 샌드위치 하나를 반강제로 받아들었고, 나는 어느새 제자리로 돌아온 빈 의자에 자리를 잡았다.

이렇게 4명이 일을 하고 있는 옆에서 저녁 식사를 하는 일도 최근엔 드물지 않다.

처음에는 임무 중인 특수부대의 HQ에 놀러온 것 같아 긴장되기도 했지만.

지금은.

쿠루미가 [선생님, 잠깐 지나갈게] 하면서 내 발밑의 케이블을 건너 지나가는 것도.

오토기가 재밌는 게시글을 볼 때마다 화면을 보여주는 것도.

니코가 내 몫의 음료까지 준비해주는 것도.

유키노가 말로는 주의를 주면서도 어느새 나를 위해 의자를 하나 늘려준 것도.

이제는 전부 일상이 되었다.

"오늘은 어떤 걸 조사하는 거야?"

유키노 "어제 보고드린 로어 관련 정보의 추가 조사 중입니다"

오토기 "[밤이 되면 사람 목소리가 울리는 자판기]"

"무섭네"

쿠루미 "그냥 스피커가 망가진 거였지만"

"해결했구나"

니코 "하지만 거기서 파생된 게시글을 쫓고 있어요. 같은 지역에서 비슷한 소문이 3건 정도 돌고 있어서"

"그렇구나"

니코가 모니터 화면을 이쪽으로 돌렸다.

누군가의 게시글 또는 그 리포스트의 스크린샷, 삭제된 페이지의 캐시 등등. 여러 창이 선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한 번 본 것만으로는 무슨 뜻인지 전혀 알 수 없었다.

니코 "이 게시글은 어제 오후 8시 12분. 그로부터 3분 후에 다른 계정이 이미지만 재게시했어요"

오토기 "하지만 재게시된 이미지는 원래 게시글이랑은 약간 달라"

"다르다고?"

오토기 "여기"

오토기가 확대했다.

자판기 사진 구석에 조그만 간판이 비쳐 보였다.

오토기 "첫 게시글에서는 가게 이름이 가려져 있었어. 하지만 나중에 올라온 이미지에서는 보이지"

쿠루미 "즉 다른 사진"

유키노 "동일한 사건을 목격한 인물이 복수 존재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혹은 의도적으로 소문을 보강하기 위한 게시물일 수도 있습니다"

"대단하네"

쿠루미 "뭐가?"

"아니. 이럴 때의 모두, 엄청 멋있어 보여서"

"............"

4명의 손이 멈췄다.

"어라?"

쿠루미 "갑자기 그런 말 하지 마!"

니코 "선생님은 가끔 갑자기 치고 들어오신다니까요"

오토기 "선생님, 다시 한 번 말해줘"

"...멋있어 보여서"

오토기 "오케이"

쿠루미 "뭐가 오케이야"

유키노 "...조사를 속행하겠습니다"

유키노만은 아무 일도 없다는 듯 화면으로 돌아갔지만, 귀가 조금 붉어져있었다.

나는 남은 샌드위치를 먹으며 4명의 작업을 지켜봤다.

잠시 후.

쿠루미 "...응?"

휴대폰을 보던 쿠루미의 손이 멈췄다.

쿠루미 "뭐야 이거"

니코 "무슨 일 있어?"

쿠루미 "연관 검색어에 이상한 게 떠서"

쿠루미가 휴대폰 화면을 모니터에 미러링해 SNS 게시글을 띄웠다.

거기에 표시된 글자를 봤다.

나는 고개를 기울였다.

[샬레의 선생님, 곧 퇴임한다는 것 같아]

"...나?"

오토기 "헤에ー, 몰랐어"

니코 "선생님, 그만두시는 건가요?"

"안 그만둬"

즉답했다.

쿠루미 "빨라"

"그야 안 그만두는걸"

유키노 "선생님, 혹시 모르니 확인하겠습니다. 사직을 검토하고 계신 것도 아닙니까?"

"아니야. 전혀 한 적 없어"

유키노 "알겠습니다"

유키노가 입력했다.

유키노 "그럼 현 시점부로, 사실무근인 정보라고 판단하겠습니다"

오토기 "본인에 대한 질의응답, 종료"

"3초 걸렸네"

니코 "그래도, 꽤나 퍼졌네요"

니코가 검색 조건을 바꿀 때마다 관련 게시글들이 잇달아 나타났다.

[후임이 벌써 결정됐다던데]

[총학생회가 안정됐으니 샬레도 해산하나 봐]

[선생님은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가는 걸까]

[사실은 반년 전부터 퇴임 준비를 했다던데]

"나도 모르는 내가 엄청 많아..."

오토기 "봐봐, 이거 재밌어"

"어디?"

오토기 "[선생님은 비밀리에 후계자를 키우고 있다]"

쿠루미 "누구야"

오토기 "모르지"

"나도 몰라..."

니코 "이건요?"

니코가 다른 게시글을 열었다.

[선생님은 총학생회와 다투다가 잘렸나 봐]

"언제 다툰 거지"

쿠루미 "선생님, 자기 소문인데 즐거워 보이네"

"그야 완전 다른 사람 얘기니까"

쿠루미는 어이없다는 듯 어깨를 으쓱이고는 그대로 조사를 이어나갔다.

쿠루미 "첫 게시글, 벌써 사라졌어"

오토기 "아카이브 떠놨어"

니코 "시간을 보면 확산 기점은 이 계정이 아닌 것 같네요. 인용 출처가 있어요"

유키노 "추적을 계속한다. 로어와는 무관할 가능성이 높지만, 정보 전파의 사례로서 기록해둘 수 있도록"

그 이후 4명의 속도는 빨랐다.

최초의 게시글, 그걸 본 다른 계정, 정리 블로그, 그리고 재게시.

거기다 그 게시글을 근거로 [나도 들었어]라고 말하기 시작한 사람.

소문이 소문에 뿌리를 두고 부풀려지는 양상이, 화면 위에서 이윽고 하나의 선이 되었다.

최종적으로 도달한 발신원은.

쿠루미 "[지인의 지인이 그런 말을 한 것 같다]...?"

오토기 "이건 신뢰도 높네"

니코 "제일 낮은 게 아니라?"

"그래도, 여기서부터 이렇게나 퍼졌구나"

유키노 "사람은 정보의 진위보다도 이미 몇 명이 그렇게 말하는지를 신뢰의 근거로 삼을 때가 있습니다"

"로어 조사에도 활용할 수 있겠네"

유키노 "네. 이번 건은 좋은 비교 자료로 쓸 수 있을 겁니다"

이걸로 한 건 해결.

그렇게 생각했지만.

쿠루미 "정말 멋대로 써갈기네"

쿠루미는 또 관련 게시글을 보고 있었다.

쿠루미 "[총학생회장이 돌아왔으니까 선생님은 이제 필요없어]라니"

"에이 뭐"

쿠루미 "에이 뭐, 가 아니야"

"나는 안 그만둘 거니까 괜찮아"

쿠루미 "그런 문제가 아니야!!"

화냈다.

진심으로.

나는 뭔가 기쁘긴 했지만, 말하면 더 화낼 것 같아서 입을 다물기로 했다.

"그만둘 생각은 전혀 없어. 아직 해야 할 일도 잔뜩 남아 있으니까"

4명이 이쪽을 봤다.

"도중에 전부 놔버리고 돌아갈 생각도 없고, 학생들에게 지고 있는 책임도 있어. 적어도 지금은 선생님을 그만둘 생각은 없어"

니코 "...그러면, 됐어요"

쿠루미 "처음부터 알고는 있었지만"

오토기 "선생님, 그만두라는 말을 들어도 그냥 남을 것 같고"

"아하하. 그건 그거대로 문제가 될지도"

유키노 "...그래도, 그럴 수도 있겠네요"

"유키노?"

유키노 "선생님이니까요"

쿠루미 "신용 있네"

"이걸 신용이라고 불러도 될까..."

아하하, 하고, 함께 웃었다.

그걸로 끝났을 터였다.

하지만.

멍하니 바라보던 관련 게시글 중, 단 하나, 시선을 사로잡는 게시글이 있었다.

[학생이 선생님을 잘 따르는 건, 결국 [선생님이니까]인 거잖아]

[그만두면 [그냥 어른]이니까, 딱 거기까지 아니야?]

니코 "...선생님?"

"...응?"

니코 "뭔가 신경 쓰이는 거라도 있으신가요?"

"아니야. 별 일 아니야"

실제로 별 일 아니다.

누가 썼는지도 모르는, 아무런 책임 없는 한 마디.

그저, 생각해버리고 말았다.

내가 이 아이들과 만난 건, 분명 내가 선생님이니까. 그것뿐이다.

샬레의 선생님이 되지 않았다면, FOX 소대와 만나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적대하는 일도.

이야기를 나누는 일도.

그녀들이 다시금 앞으로 나아가는 순간을 지켜보는 일도.

그리고 지금, 이렇게 지하실에서 함께 샌드위치를 먹는 일도.

내가 샬레의 선생님이 되지 않았다면, 전부, 없었을 것이다.

선생님이라는 역할. 직함.

그것은 틀림없이 나와 그녀들을 이어줬다.

그렇다면, 그게 사라진 후는?

물론 지금 당장 선생님을 그만둘 생각은 없다.

하지만 영원히 선생님으로 있을 수도 없다.

학생들은 언젠가 졸업한다.

나 또한 언젠가는 샬레를 떠나야 할 날이 올지도 모른다.

그때.

이 지하실에서 보낸 시간도, 선생님과 학생이라는 관계가 끝난다면, 거기까지가 되는 걸까.

그렇다고 한다면,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걸까.

"...저기"

4명이 이쪽을 돌아봤다.

"조금... 물어봐도 될까?"

니코 "어떤 건가요?"

"정말로, 그냥 만약의 이야기인데"

쿠루미 "뭐야, 갑자기"

"만약, 언젠가"

스스로도 물어볼 수준의 일인가, 하고 생각했다. 이런 거나 물어보다니 형편없네, 하고도.

하지만, 신경 쓰여 버렸다.

뭔가 물어봐선 안 될 걸 묻는 것 같아 모두의 눈을 바라볼 수 없었다.

책상 위를 지그시 바라보며, 나는, 아무 것도 아닌 걸 가볍게 물어볼 뿐, 이라는 바람을 담아 말을 꺼냈다.

"내가 샬레를 그만두고, 선생님이 아니게 된다고 하더라도"

말이 한 순간 목구멍에 가로막혔다. 하지만 멈출 수 없었다.

"...모두, 만나러 와 줄래?"

"............"

조용해졌다.

아까까지 키보드 두드리는 소리와 냉각팬이 돌아가는 소리에 섞여, 누군가는 항상 떠들던 방이.

정말로.

쥐 죽은 듯이 고요해졌다.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해 고개를 들었다.

니코의 미소가 사라져 있었다.

쿠루미는 눈썹을 치켜떴다.

오토기도 드물게 입을 굳게 다물었다.

유키노는 그저 나를 지그시 바라보고 있었다.

"............"

어라.

뭔가 생각한 거랑 다른데.

아니.

물론.

[매주 놀러 왔으면 좋겠다] 같은 의미로 말한 건 아니다.

모두 언젠가 졸업하기도 하고, 각자의 인생이 있다.

1년에 한 번이라든가, 뭐하는 김에 들렀다든가.

자주 연락하겠다든가.

그런 의미로 물어봤을 뿐이다.

그럼에도.

한 명 정도는

[갈게]라고 즉답해줄 거라고, 멋대로 생각하고 있었다.

"............"

아직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아까 눈에 띈 SNS의 글이 머릿속에서 울려퍼졌다.

[선생님이니까]

[그것뿐]

정말, 그것밖에, 나와 그녀들을 이어주는 건 없을지도 모른다.

나는 어색한 공기를 견디지 못하고, 시선을 피하고 손을 크게 흔들며 얼버무렸다.

"아ー 아니야, 미안 미안!"

니코 "네?"

"이상한 걸 물어버렸네. 아ー 피곤한가"

쿠루미 "잠깐, 기다려"

"아니야, 알고 있어. 모두 이런저런 생각이 있을 거니까"

오토기 "선생님?"

"...아니, 그, 사실은 한 명 정도는, 바로 [만나러 갈게]라고 말해주지 않을까ー 하고, 멋대로 조금 기대해 버려서ー"

쿠루미 "아니야!!"

고요함이 감돌던 방에 쿠루미의 큰 소리가 울렸다.

"응?"

쿠루미 "아니라고!!!"

쿠루미가 나를 째려봤다.

그 옆에서 니코는 뭐라 형언할 수 없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니코 "...선생님, 아까 게시글, 조금 상처입으셨나요?"

"아니야"

오토키 "상처입은 표정이었어"

"그런 표정 아니었어"

쿠루미 "하고 있었어!"

"3 대 1..."

유키노 "선생님"

유키노의 목소리에, 다시 고요해졌다.

유키노 "저희는 만나러 갈지를 망설이고 있던 게 아닙니다"

"어?"

유키노는 잠시 나를 바라봤다.

유키노 "그 질문을, 선생님으로부터 들을 것이라고 생각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나로부터?"

유키노 "네"

유키노의 눈빛은 올곧았다.

유키노 "이전의 저는, 자 자신을 무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말만으로.

무슨 말을 하려는 건지를 깨달았다.

유키노 "명령을 받고, 그것을 수행한다. 그게 제 역할이고, 존재하는 이유라고"

SRT 특수학원의 폐쇄.

갈 곳을 잃은 FOX 소대.

무엇을 믿어야 할지, 무엇을 위해 싸워야 할지, 알 수 없었던 그녀들.

유키노 "하지만 선생님은, 저희를 무기가 아니라 학생이라고 불러 주셨습니다"

"...응"

유키노 "역할을 잃으면 그때까지 쌓아온 것들을 전부 잃는다. 그걸 부정한 건 선생님입니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유키노 "그런 선생님이 지금, 선생님이라는 역할을 잃으면, 저희와의 관계마저 사라지는 게 아닌지 걱정하고 계신다"

평소에는 표정을 드러내지 않는 유키노가 눈썹을 아래로 내리며 말했다.

유키노 "그 점이 의외였습니다"

"............"

듣고 보니 정말 그랬다.

자신의 일이 되니 어째서 이런 간단한 것도 깨닫지 못한 걸까.

쿠루미 "애초에 우리, 이미 한 번 대답했었잖아"

"대답?"

쿠루미 "유키노 때"

유키노 "...쿠루미"

쿠루미 "에이, 괜찮잖아"

쿠루미가 한숨을 내쉬고 팔짱을 꼈다.

쿠루미 "혼자서 전부 짊어질 테니, 우리한테는 철수하라고 명령했었지"

유키노는 어색하게 시선을 피했다.

쿠루미 "하지만 우리는 돌아갔어"

니코 "돌아갔죠"

오토기 "돌아갔지"

쿠루미 "소대장의 명령을 어기고"

유키노 "...그래"

쿠루미 "그건, 유키노가 [FOX 소대의 소대장]이라서 돌아간 게 아니야"

쿠루미가 차분히 말했다.

쿠루미 "유키노니까 돌아간 거야"

유키노가 서서히 눈을 떴다.

쿠루미 "소대장이 아니게 되면, 우리는 친구가 아닌 거야?"

유키노 "...아니, 그럴 일은 없다"

쿠루미 "그렇지?"

그리고, 쿠루미는 이번엔 나를 봤다.

쿠루미 "선생님도 똑같아"

짧게 딱 잘라 말했다. 그래서 가슴에 깊게 꽂혔다.

내가 선생님이기 때문에 이 아이들과 만날 수 있었다.

그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만나게 된 이유와, 지금, 함께 있는 이유는.

언제까지나 똑같을 필요는 없을지도 모른다.

니코 "거기다"

니코가 조금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

니코 "선생님을 그만두면 제가 식사를 준비해드리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셨나요?"

"...어, 와 줄 거야?"

니코 "뭔가요, 그 확인은"

"아니, 아하하. 조금 기뻐서"

니코 "선생님, 제가 가지 않으면 어떻게 하실 생각이세요?"

"열심히 자취해야지"

니코 "거짓말이네요"

"즉답..."

니코 "선생님, 며칠 전에도 [제대로 저녁 식사 했다]라고 하셔서 여쭤보니 크래커였었죠?"

"치즈도 얹은"

니코 "그런 문제가 아니잖아요"

니코가 한숨을 내쉬었다.

니코 "선생님을 그만둬도, 혼자서 식사를 준비하는 걸 귀찮아하는 성격은 변하지 않으시겠죠?"

"...아마도"

니코 "그렇다면, 제가 걱정하는 이유도 변하지 않겠네요"

"하지만, 당번이 아니게 될 텐데?"

니코 "그렇네요"

니코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턱에 손가락을 대며 생각했다. 아니, 이건 생각하는 척이다.

니코 "그렇다면, 밥을 너무 많이 만든 걸로 하죠"

"엥?"

니코 "우연히 4인분 식사를 5인분 만들어 버려서, 어쩔 수 없이 선생님 댁으로 가져다 드릴게요"

"매번"

니코 "매번이요"

"그건 그냥 만나러 오는 게..."

니코 "우연이에요"

정말 우연이라는 듯한 태연한 표정이었지만 어딘가 기쁜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니코 "그러니까, 주소만은 제대로 알려주세요"

"니코가 괜찮다면야 물론"

니코 "연락처를 바꿀 때에도요"

"넵"

니코 "갑자기 사라지는 건 금지에요"

"...넵"

어딘가 어머니가 자식에게 하는 것처럼 단단히 약속을 받았다.

오토기 "나는 니코처럼 이유를 만들지 않아도 되려나"

"오토기는?"

오토기 "이따금 갈게"

"이따금?"

오토기 "응"

오토기는 의자를 한 바퀴 빙글 돌리고 다시 이쪽을 봤다.

오토기 "오늘은 쉬는 날이라 놀러왔다ー 든가"

"그것뿐?"

오토기 "그것뿐이면 안 돼?"

"아니야. 오히려 기뻐"

오토기 "그럼 문제 없네"

정말 아무 문제 아니라는 듯 덤덤하게 말했다.

오토기 "선생님은 선생님이 아니게 되면 다른 사람이 되는 거야?"

"아닐 거라고 생각해"

오토기 "그렇지?"

오토기는 웃었다.

오토기 "그럼 보고 싶을 때 보러 갈게"

아무 일도 아니라는 것처럼.

오토기 "선생님이 없으면 외로우니까"

"............"

오토기 "응?"

"아니야"

어째서 이 아이는 이런 걸 갑자기 말하는 걸까.

"그런 걸 별 거 아니라는 것처럼 말하는구나"

오토기 "사실이니까"

"부끄럽지 않아?"

오토기 "지금 약간 부끄럽네"

"알기 어렵네"

오토기 "선생님이 둔한 게 아니라?"

그 말을 듣고 말았다.

쿠루미 "그럼, 다음은 나?"

"부탁드립니다"

쿠루미 "뭐야 그 말투"

쿠루미는 팔짱을 낀 채 의자에 깊숙이 앉았다.

쿠루미 "나는 애초에 선생님이 멋대로 사라지면 화낼 거야"

"사라지지 않을 거야"

쿠루미 "지금은 그렇지"

"뭐..."

쿠루미 "그만둔 뒤의 이야기 중이니까"

"그랬지"

쿠루미 "우선 주소"

"알려드리겠습니다"

쿠루미 "전화번호"

"알려드리겠습니다"

쿠루미 "휴대폰 바꾸면?"

"알려드리겠습니다"

쿠루미 "이사하면?"

"알려드리겠습니다"

쿠루미 "멀리 떠날 때면?"

"연락하겠습니다"

쿠루미 "오케이"

"...무슨 확인?"

쿠루미 "당연히 만나러 가려고 하는 거잖아!"

다시금 방에 큰 소리가 울렸다가 다시 조용해졌다.

모두가 쿠루미 쪽으로 시선을 향했다.

"............"

니코 "쿠루미?"

쿠루미 "...왜"

니코 "꽤나 적극적인데?"

쿠루미 "아니야"

오토기 "뭐가?"

쿠루미 "아니라고 하잖아!"

"그래도 만나러 와주는구나"

쿠루미 "갈 거야!"

또 즉답했다.

쿠루미 "이상해?!"

"전혀. 엄청 기뻐"

쿠루미 "......"

쿠루미가 입을 다물었다. 어둑어둑한 방 안에서도 알 수 있을 만큼 귀가 붉었다.

쿠루미 "...딱히, 매일은 아니니까"

"응"

쿠루미 "가끔이니까"

"응"

쿠루미 "그 [응] 그만해!"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모르겠다.

마지막으로.

나는 유키노에게 시선을 돌렸다.

"유키노"

유키노 "네"

"유키노도, 만나러 와 줄래?"

유키노는 침묵했다.

그래도 이번 침묵은 불안하지 않았다.

유키노는 그저 자신의 대답을 확인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유키노 "만나러 가겠습니다"

"임무가 아니더라도?"

유키노 "네"

"FOX 소대로서가 아니더라도?"

유키노 "관계 없습니다"

즉답이었다.

그 대답만으로 충분할 텐데.

나는 또 하나의 질문을 던졌다.

"누군가에게 명령받지 않아도?"

유키노의 표정은 변하지 않았다.

예전의 그녀였다면 그 질문에 곧바로 대답할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유키노는 나를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유키노 "제가 결정합니다"

힘이 잔뜩 들어간 목소리는 아니었다. 하지만 흔들리지도 않았다.

유키노 "제가 선생님을 만나고 싶다고 생각하면, 제 의사로 만나러 가겠습니다"

"...그렇구나"

가슴 속이 따뜻해졌다.

"기쁘네"

유키노 "...그렇습니까"

"응"

유키노 "그렇다면, 다행입니다"

유키노의 입꼬리가 아주 약간 올라갔다.

나는 의자에 등을 기댔다.

뭘까.

아까까지는 정말 살짝 마음에 걸리는 부분에 지나지 않았는데.

매우 안심하고 있는 내가 있었다.

"아하하... 그런데, 뭔가 부끄러운 걸 들어버렸네"

니코 "선생님"

"응?"

니코 "역시 불안하셨던 거죠?"

"...아냐 아냐"

쿠루미 "무조건이지"

오토기 "[한 명 정도는 바로 [갈게]라고 말해 주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잠깐, 재현하지 말아줘"

오토기 "더 약한 목소리였나"

쿠루미 "더 한심했어"

"그, 그렇게나?"

니코 "버려진 강아지 같았어요"

"너무해"

오토기 "여우의 보금자리에서 개가 되는 선생님"

"복잡하네"

모두에게 놀림받고 있다.

선생님으로서 멋있는 모습이냐고 하면 꽤나 다르다.

어른과 아이인데도, 지금 입장이 완전히 뒤바뀌었다.

하지만.

가끔씩은 좋을지도 모른다.

이 아이들에게 가르칠 수 있는 게 있어서.

이 아이들을 안심시켜 줄 수 있는 게 있어서.

그럼에도.

선생님이라는 것과 어른이라는 것까지 잃어버리는 건 아니다.

모니터에는 아직 그 게시글이 남아있었다.

[선생님을 그만두면, 그냥 어른]

아마 그럴 것이다.

언젠가 나는 [그냥 어른]이 된다.

하지만.

역할이 끝났다고 해서.

거기서 생겨난 것까지 함께 끝날 필요는 없다.

이전에.

무언가를 잃으면, 자기 자신까지 잃어버릴 것이라고 생각한 이 아이들에게.

나는 그럼에도 남는 것이 있다는 걸 전하고 싶었다.

그 대답을 이번에는 내가 반대로 듣게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마워, 모두"

니코 "갑자기 무슨 말씀이신가요"

"아니. 제대로 기억해 두려고"

쿠루미 "뭘?"

"선생님이 아니게 되더라도, 모두가 만나러 와준다는 걸"

쿠루미 "그러니까 그만둘 예정 없는 거 맞지?"

"없어"

오토기 "그럼 꽤나 훗날의 약속이네"

"그럴지도"

니코 "그 무렵엔 저희도 지금과는 다른 생활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응"

모두 언젠가 졸업하고.

각자의 길을 나아가고.

지금과 다른 곳에서 살아가고.

분명 여러 가지가 바뀔 것이다.

그럼에도.

가끔씩 만나면 된다.

오늘처럼.

큰일이 아닌데도 모여서.

함께 뭔가를 먹고.

사소한 일로 웃고.

그런 미래가 있다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쿠루미 "...아"

쿠루미가 갑자기 무언가를 깨달은 것처럼 말했다.

"왜?"

쿠루미 "아니... 잠깐만"

방금 전까지 기세 좋게 떠들고 있었는데, 갑자기 시선을 피해 아래로 내리깔았다.

쿠루미 "선생님이 선생님이 아니게 된다면, 우리도 졸업해 있겠지?"

"아마도"

쿠루미 "그럼, 그 무렵엔 더는..."

쿠루미의 목소리가 작아졌다.

쿠루미 "[선생님과 학생이니까] 같은 건 사라지겠지"

"뭐, 그렇게 되지 않을까"

쿠루미 "......"

어째서인지 쿠루미의 얼굴이 빨개졌다.

그 옆에서 오토기가 "아" 하고 말했다.

오토기 "그렇구나"

쿠루미 "뭐가"

오토기 "졸업하면 선생님과 학생이 아니구나"

쿠루미 "그러니까 방금 그거 얘기했잖아!"

오토기 "이야ー 말로 꺼내니까 꽤 큰일이네"

오토기는 턱을 괸 채 이번엔 묘하게 즐거워 보이는 얼굴로 나를 봤다.

오토기 "그럼, 그때는 지금보다 덜 참아도 되겠지?"

"덜 참는다고?"

오토기 "응"

"뭘?"

오토기 "선생님은 몰라도 돼"

"에엑..."

완전히 소외되어 버렸다.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니코를 보니, 니코는 입가에 손을 가져다 댄 채 즐거운 듯 웃고 있었다.

니코 "후훗. 졸업한 뒤에도 생각보다 더 즐거워질 것 같네요"

"모두가 놀러 와 주니까?"

니코 "그것도 있지만"

"말고도 더 있어?"

니코 "있어요"

표정은 웃고 있었지만 그 이상 알려주진 않았다.

쿠루미 "...하지만"

쿠루미가 조용히 중얼거렸다.

쿠루미 "나는 질 생각 없으니까"

"어, 뭐에?"

쿠루미 "선생님은 조용히 해!"

"넵"

오토기 "진다는 건 누구한테?"

쿠루미 "...전부"

이번엔 니코와 오토기가 조용해졌다.

점점 더 알 수 없어졌다.

오토기 "헤에"

오토기가 히죽 웃었다.

오토기 "나도 질 생각 없거든"

니코 "두 사람 모두 엄청 급하네요"

쿠루미 "니코는 아니야?"

니코 "설마요"

니코는 따뜻한 표정을 지은 채로 이쪽을 봤다.

니코 "저도 양보할 생각은 없어요"

"...뭘?"

니코 "비밀이에요"

마지막으로 셋의 시선이 유키노에게 모였다.

유키노 "...왜 나를 보는 건가"

오토기 "유키노는?"

유키노 "무슨 이야기지?"

쿠루미 "알면서"

유키노 "......"

유키노는 손에 든 휴대폰으로 시선을 돌렸다.

하지만 화면은 아까부터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다.

니코 "유키노?"

유키노 "...경쟁이라면"

잠시 뒤 유키노가 고개를 들었다. 평소 이상으로 진지한 얼굴이었다.

유키노 "누구에게도 질 생각은 없다"

"...아니, 그러니까 무슨 승부야?"

오토기 "으ー음"

오토기가 의자를 흔들며 우리 넷을 순서대로 훑어봤다.

오토기 "근데 말이야. 딱히 1명만 이길 필요는 없지 않아?"

쿠루미 "하?"

오토기 "전원 승리, 라는 방향도 있지 않나?"

쿠루미 "전원이라니..."

니코 "그렇네요"

쿠루미 "니코?!"

니코는 조금 생각하다 즐거운 듯 고개를 끄덕였다.

니코 "그건 그거대로 나쁘지 않을지도 모르겠네요"

유키노 "...시험해볼 가치는 있겠군"

쿠루미 "유키노까지?!"

"저기..."

이야기를 전혀 모르겠다. 나만 외따로 떨어진 것 같다.

하지만 역시 신경 쓰여서 물었다.

"모두 졸업하면 뭘 할 생각이야?"

"............"

이번엔 4명이 일제히 나를 봤다.

쿠루미는 새빨개진 얼굴로.

오토기는 즐거운 것처럼.

니코는 전부 알고 있다는 표정으로.

유키노는 무언가를 결의한 듯한 진지한 눈으로.

니코 "선생님"

"응?"

니코 "졸업한 후,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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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블루 아카이브·26.09.18번역

소설핫산) "선생님을 그만둬도, 만나러 와줄 거야?" #FOX소대

#선생#FOX 소대#소설
좋아요 0댓글 26저장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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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
shaco_kani작가
게시물 11개
SDC
Sh0wTime번역
외부 링크디시인사이드pixiv
게시일2026.09.18 01:50
조회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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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6

나
ㅇDC
ㅇㅇ126.09.18
ㅇDC
ㅇㅇ26.09.18

어흐

ㅇDC
ㅇㅇ226.09.18

주제도 좋고, 전개도 좋네

ㅇDC
ㅇㅇ326.09.18

좋네요

ㅇDC
ㅇㅇ426.09.18

이건 진짜 미식인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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