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파고 기반이라 이상한 부분이 있을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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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햇빛은 비추지만 여전히 쌀쌀한 날씨가 이어지는 계절.
창문으로 보이는 혹한의 바깥과는 달리 샬레 내부는 문명의 이기 덕분에 봄처럼 따뜻했다.
난방기에서 흐르는 바람에 몸이 따듯해진 탓인지 수마가 선생님을 덮친다.
포근함에 의식이 희미해져 졸고 있으면 손님을 알리는 노크 소리
기다리던 사람이 온 것이다.
방에 방문한 것은 저지 소매에 해커 집단 『베리타스』의 마크를 달고 있는,
안경을 쓴 이지적인 분위기를 가진 학생, 카가미 치히로였다.
가벼운 인사와 함께 치히로는 스쿨백을 소파에 내려놓은 후 그대로 소파에 앉고
그것을 확인한 선생님은 아무렇지 않은 동작으로 일어서서 그녀의 맞은편에 걸터앉아 얼굴을 대고 이렇게 말했다.
"해커를 가르쳐 줬으면 좋겠어."
"... 무슨 소리야?"
오자마자 머리에 쇼트가 난 듯한 선생님의 부탁에 치히로는 눈을 가늘게 뜬다.
치히로는 감정이 잘 드러나지 않는 타입이지만, 오늘따라 "뭐야 이거"하는 감정이 노골적으로 묻어 있었다.
하지만 근본이 착하고 성실한 치히로는 선생님의 엉뚱한 이야기에도 정중하게 대응한다.
"원래 해커라는 건 가르치는게 아닌데"
"하지만, 베리타스는 해커들의 동아리지?"
"어디까지나 그러한 방면에 능한 사람의 모임이... 아냐, 좋아"
말을 계속하려던 치히로였지만 어딘가 기대를 품은 선생님의 표정을 보고 포기한 듯하다.
설득해도 의미가 없다고 이해했거나.
가벼운 한숨. 치히로의 시선이 선생님의 PC로 향한다.
"나로서는 선생님이 보안에 대해 처음부터 배웠으면 좋겠는데"
"안심해. 치히로한테 그만큼 들었어. 완벽하고말고"
"그래, 그런데 핸드폰 잠금은?"
"치히로의 생일"
예상치 못한 대답이었는지 치히로의 눈이 휘둥그레진다.
이어서 고개를 돌려 조그맣게 중얼거렸다.
"... 정말이지, 그런 건 좋지 않다고 생각해"
"뭐가?"
"그런 부분도 고치고 싶지만, 일단... 알겠어"
치히로는 선생님의 의문에 대답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이더니 천천히 일어서 벽면 하부에 있는 콘센트로 다가갔다.
"해커는 어찌 됐든, 일단 간단한 프로그래밍을 가르쳐줄게."
"고마워 치히로."
"괜찮아. 답례는, 선생님에겐 항상 신세 지고 있고... 우리 애들도 폐를 끼치고 있으니 ―― 까."
치히로가 콘센트에 꽂혀 있던 네모난 멀티탭을 뽑아 들고 장난치듯 손바닥으로 굴린 뒤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 이런 짓은 하지 말라고 했는데"
"뭘 한 거야?"
"신경 쓰지 마"
이거, 위험하니까 회수해갈게
그렇게 말하고 멀티탭을 가방 속에 넣는다. 가방에 집어넣기 전에 입가에 대고 뭔가를 속삭이고 있었던 것 같지만
선생님의 귀에는 닿지 않았다. 그러나 속삭이고 있을 때 조금 불편한 기색을 띠고 있었기에 좋은 일은 아닌 것 같다.
"그래서 어떤 프로그래밍을 가르쳐주는 거야? 해킹? 크랙? 아니면 바이러스라든가?"
"선생님이 해커에 대해 어떤 이미지를 갖고 있는지 알겠어."
곤란하네. 그렇게 치히로는 이마에 손을 얹었다
선생님도 치히로가 나쁜 짓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이해하고 있고
화이트 해커, 블랙 해커의 차이도 어떻게든 파악이 끝났다.
그렇다고해도 기술적인 부분까지 가면 선생님은 해커의 '해'자조차 이해하기 힘들겠지.
대충 들은 단어만 나열해도 나쁜 이미지가 되는 것은 세간의 해커에 대한 이미지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치히로도 선생님이 해커를 나쁘게 말하고 싶은 것은 아니라는 걸 알고 있을 것이다.
험담을 들어도 딱히 화를 내지 않고 착실하게 설명한다. 그 대응은 실로 어른스러웠다.
"그런 건 도구 사용법이니까. 기초부터 배워야지"
"그렇네. 무엇이든 기초는 중요하니까"
"이해해줘서 고마워. 그런 이유로, 그렇네... 계산기를 만들어 볼까?"
"계산기?"
선생님은 의문인 듯 고개를 갸웃거리고는 작업 데스크에 있던 계산기를 들어 올렸다.
치히로가 동의하듯 고개를 끄덕인다.
"사칙연산을 할 수 있는 간단한 프로그램. 사실은 변수나 함수 같은 것을 기억하고 나서가 좋지만,
처음이니까. 실제로 만들어 보는게 즐거울까 하고"
"변... 수... 함수?"
"뭐, 그럴 줄 알았어"
들어본 적은 있지만 어떤 것인지는 모르겠다는 물음표를 띄우고 어리둥절하는게 간파될 정도.
그야말로 초심자다.
치히로는 그런 상태의 선생님을 PC 앞에 앉힌다.
"메모장 열어줘"
그런 말을 듣고 선생님은 수첩을 들었다.
이거 어때! 하고 선생님은 왠지 자신만만했지만 치히로는 아랑곳하지 않고 냉정하게 지적한다.
"... 그게 아니라 PC의 소프트. 거기에 소스 코드를 작성해나갈 테니까"
"어... 메모장이라도 되는 거야?"
혼신의 개그를 무시당하고 침울해지는 선생님이었지만 치히로의 설명을 듣고 놀란다.
"뭔가 더 버튼이라든가 문자라든가 굉장히 잔뜩 있는 똑똑해 보이는 소프트를 쓰는게 아니었어?
이렇게 타닥타닥하는 느낌의"
"...어휘력. 선생님, 나랑 얘기할 때 IQ 내려가는 거 아니야?"
납득 불가. 어째서 대화할 때마다 지능지수가 의심받고 있는가
선생님은 매우 의문이었다. 선생님이라는 입장상 머리는 좋을 텐데...
말이 너무 심했다고 생각했는지 치히로가 설명을 덧붙인다.
"뭐, 선생님 말대로 전용 소프트 같은 건 있어. 하지만 결국 프로그램이란 코드...
즉 PC에 어떻게 움직여 달라는 명령일 뿐이니까. 본격적이지 않으면 메모장으로도 충분해"
"헤에... 코드..."
"일단 말해두는데 전선 같은게 아니니까"
PC의 전원 코드를 물끄러미 바라보는 선생님에게 치히로가 태클.
그런 단순한 생각은 하지 않았어. 바보 취급당하지 않을까, 라고는 생각하고는 있었지만
결국 코드 개그 소재를 떠올리지 못한 선생님은 순순히 메모장을 열고 화면에 흰색 창이 뜬다.
"여기서부터 어떡해?"
"잠깐 실례할게."
그렇게 말하며 선생님을 밀치듯 옆에서 마우스와 키보드를 가져간다.
느닷없이 다가오는 거리감에 선생님은 긴장하고 맞닿은 어깨에 의식을 빼앗겨 버린다.
(가, 가까워...)
"이 정도일까... 먼저 이대로 입력해 봐. 행마다 무슨 의미가 있는지 코멘트도 달아뒀으니 모르는게 있으면 물어봐"
"아, 아아. 알았어"
(치히로는 진지하게 가르쳐주고 있으니까 이상하게 생각하면 안 돼!)
결의를 새로이 PC로 돌리자 흰색 윈도우에는 빼곡히 알파벳이 나열돼 있었다. 영어 단어 같기도 하지만 모르는게 많다.
일단 치히로의 예시를 보면서 위부터 순서대로 입력해 나간다.
이해할 수 있을지 불안했지만 치히로가 행마다 세심하게 설명을 써놓았기에
거의 문제없이 끝까지 입력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단지, 모르는 부분도 있다.
"왜 곱셈의 기호는 '*'고, 나눗셈은 '/'야? '×'랑 '÷'도 괜찮다고 생각하는데"
"아아. 그건 옛날 계산기에서 사용했기 때문인 것 같아. 나도 자세히는 모르지만,
당시의 기호에는 '×'도 '÷'도 없었기에 대용하고 있었다고 해. 그 흔적이 아직 남아있는거야"
"그렇구나"
코멘트의 설명만으로는 알 수 없는 부분도 질문하면 치히로는 명료한 답변을 준다.
평소에 부원들을 잘 보살피는 치히로답게 가르침도 능숙한 것 같다.
"하하. 선생님인데 거꾸로 배웠네. 안그래, 치히로 선생님?"
"그만해, 그런 정도는 아니니까"
"어울릴 것 같은데"
성실하고 보살핌도 좋고 상식도 있다.
얼굴을 잘 보이지 않는 부장을 대신해 부를 잘 정리하고 후배들을 돌본다.
베리타스 부원들이 치히로를 신뢰하는 것을 선생님은 알고 있다.
본인은 겸손해하지만, 충분히 교사에 적합하다.
"선생님, 거기 틀렸어"
"헤? 어디?"
"여기"
'치히로 선생님도 괜찮네'하며 생각하고 있는데, 갑자기 치히로가 덮이듯이 밀착해 온다.
아무래도 의식이 산만해져 입력에 실수가 있었던 것을 지적하려고 치히로가 화면에 손을 뻗고 있었지만...
(그래도 이건...!)
선생님의 뒤통수에 치히로의 가슴이 짓눌린다.
옷 위에서도 알 수 있는 큰 가슴은 이렇게 밀어붙이면 너무 압도적이다. 하마터면 머리가 파묻힐 뻔했다.
이건 위험해... 남자로서의 사정도 맞물려 앞으로 숙이게 되는데 그만큼 치히로가 체중을 실어 밀착도가 늘어난다.
"아니... 잠깐 치히로?"
"화면 봐. 프로그램은 사람처럼 뉘앙스로 이해해주지 않아.
한 글자 명령이 달라도 오작동을 일으키기에 실수가 없는지 체크를 거르면 안 돼"
"이, 인간도 뉘앙스만으로는 전해지지 않는게 있는..."
"잠깐, 선생님 듣고 있어?"
제대로 가르치려 해서인지 아무래도 치히로는 지금의 위태로운 접촉을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선생님의 손을 잡고 마우스를 조작하며 지도해주는 표정은 지극히 성실하지만
옆에서 본 두 사람의 모습은 엄청 꽁냥대는 것처럼 보일 것이다.
그야말로 여교사물이 따로 없었다.
치히로의 여성스럽고 부드러운 감촉, 희미하게 풍기는 달콤한 향기. 선생님은 여러모로 한계다.
"저기... 치히로... 열심히 가르쳐주는 건 대단히 고맙지만... 가슴... 닿고 있어..."
"가슴? ...... 읏!?"
처음에는 어리둥절하던 치히로였지만 상황을 파악하자 이내 홱 떨어졌다.
흐트러지진 않았을 텐데 가슴팍을 바로잡는 옷 스치는 소리가 귀에 독처럼 파고든다.
"미, 미안...!"
"나야말로 미안해. 그, 조금 말하기 힘들어서..."
선생님의 입에서 나오는 변명 섞인 말.
치히로도 말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저기... 그럴 생각은 아니었는데"
"아... 알고 있어"
"......"
"......"
서로 등을 돌리고, 둘 다 얼굴이 붉어진다.
어쩐지 어색한 분위기. 침묵이 가슴을 찌른다.
(이건 좋지 않아. 뭐가 어떻게 안 좋은지는 모르겠지만, 절대로 좋지 않아!)
어쨌든 분위기를 바꿔야겠다고, 선생님은 자리에서 일어나 창문을 활짝 열었다.
건조하고 차가운 바깥 공기가 지금은 기분 좋다.
차가운 공기 덕에 머리도 좀 식은 것 같기에 선생님은 겨우 목구멍 속에서 목소리를 짜낸다.
"치, 치히로?"
"넷!?"
한 톤 높은 치히로의 목소리가 돌아온다. 평소와는 다른, 의식하고 있다는게 노골적으로 전해지는 음색과 반응.
그런 반응은 하지 말아줬으면 하고 부끄러움에 몸을 떨면서 선생님은 PC를 가리킨다.
"다 됐으니까 봐줄 수 있을까?"
"그, 그래. 응, 알았어"
갈피를 잡지 못하는 목소리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탁월한 프로그래밍 능력을 지닌 해커임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프로그램을 앞에 둔 치히로는 순식간에 냉정함을 되찾았고 선생님의 소스 코드에 오류가 없는지 꼼꼼히 확인하고 있다.
그 전환의 빠름에 선생님은 일말의 아쉬움을 느끼면서도 내심 안도한다.
"문제없는 것 같네. 그럼 컴파일해서 실행해볼까?"
"컴...파일 벙커?"
"그건 엔지니어부가 만들던 산업 폐기물 병기. 컴파일은 코드를 PC가 이해할 수 있는 말로 번역하는 거라고 생각해줘"
"있는 건가, 파일 벙커..."
(나중에 보러가야지)
로망병기를 떠올리며 자리로 돌아온 선생님은 치히로의 지시에 따라 PC를 조작해 나간다.
그러자 메모장의 흰색과는 달리 시커먼 화면이 떴다.
"뭔가... 생각했던 것과는 달라"
유저 인터페이스까지 갖추려면 큰일이니까. 그래도, 계산기의 기능은 제대로 있어. 뭐든지 좋으니까 계산하게 해봐
"그럼 4+26 은..."
"... 내 생일을 사용하는 건 그만둬줬으면 좋겠는데"
순간 생각난 숫자가 그것이었으니 어쩔 수 없다.
떠오른 숫자야 어쨌든 결과는 제대로 "30"으로 표시됐고 선생님은 감탄의 소리를 지른다.
"오오... 제대로 되네! 조금 감동했어"
"응. 뭐 괜찮지 않을까"
"뭐라고 할까... 기쁘네. 대단한 건 아니지만 내 손으로 만든 것이 움직인다는 건."
"그렇게 생각해준다면 가르쳐준 보람이 있네"
치히로는 흐뭇한 미소를 짓는다.
"그런데 왜 선생님은 갑자기 프로그램... 해커를 배우고 싶어졌어? 설마 정말 해커가 되고 싶은 건 아니겠지?"
"응. 대단한 이유는 아니지만"
그냥 문득 생각났을 뿐인 일. 과장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다.
그야말로 해보고 싶었을 뿐이지만, 그렇게 생각한 계기는 분명히 있었다.
"치히로가 평소 어떤 일을 하는지 궁금했어"
"나...?"
"응"
치히로는 가끔 유지보수를 위해 샬레를 찾는다.
바로 얼마 전에도 선생님의 느슨한 보안 의식을 바로잡기 위해 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았다.
PC 앞에 앉아 묵묵히 작업하는 치히로. 본인은 간단한 작업이라고 하지만 뒤에서 보는 선생님에게는 그렇게 보이지 않았다
.
막힘없이 키보드를 두드리고 마우스를 움직이면 화면 가득 크고 작은 다양한 윈도우가 열리고 닫혔다가 사라진다.
충분히 발달한 과학기술은 마법과 구분할 수 없다고 하듯이 치히로의 탁월한 기술 또한 선생님에게는 마법과도 같았다.
(알고 싶네...)
선생님은 솔직하게 그렇게 생각했다. 치히로가 무엇을 하고 있는가? 모르고 끝나는게 아니라 조금이라도 이해하고 싶다고
"하지만 역시 어렵네. 평소에 치히로가 얼마나 대단한 일을 하는지 조금 알 것 같아.
그걸 알게 된 것만으로도 배워서 다행이야. 고마워 치히로. ...치히로?"
"......"
솔직한 선생님의 감상에 치히로는 순간 놀란 표정을 짓더니 고개를 돌렸다.
진정하지 못하던 치히로는 앞머리만 만지작거린다.
"... 정말이지 어른은 치사하네"
"무슨 얘기 했어?"
"아무것도 아니야"
깊은 한숨
무슨 일인가 하고 선생님은 걱정했지만 치히로는 수줍은 듯하면서도 다정한 미소를 지었다.
"그... 다음에 또 가르쳐줄게"
"그래, 부탁해"
참으로 낯간지러운 분위기였지만 기분 좋기도 하고, 눈을 마주친 두 사람은 작게 웃음을 터뜨렸다.
같은 시각. 전원 탭에 도청기를 장치한 이유로 설교 확정인 운명에 몸을 떠는 코타마와는 대조적으로...
댓글 18
님 저 시간나면 히요리 놀이공원가는 소설 핫산해볼 생각인데 님 혹시 이거에 관심있음? 있으면 걍 안할려고 하는디
ㄴㄴ 아직 못봄 몇개 골라둔게 있어서 괜찮을듯

왜 잘림
그냥 저기서 끝인데... 일단 점찍어놔봄

치쨩 귀여워요 치쨩 귀여워요
해커...해킹... 불편했지만 원본이 그런거 같으니 넘어가는걸루
아까 댓글 단거 봤는데 그에 대한 답을 하자면, 처음에 그런가보다 하고 생각하고 넘어가다가 "왜 선생님은 갑자기 프로그램... 해커를 배우고 싶어졌어?" 때문에 댓글 단거긴 함.. 해킹을 배우고 싶어졌어? 또는 해커가 알고 싶어졌어? 같이 바꾸는게 나아보여서...
달면서 생각해보니까 확실히질않아서 지움

핫산감사 덕분에 매우잘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