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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아카이브소설핫산) 선생님이 죽는 꿈을 꾸고 무너져버린 히나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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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 총에 맞았다.

귀에 익은 굉음과, 낯선 포효 - 비명. 가슴에서 진홍색 액체를 흩뿌리며 천천히 무너지는 선생님.

그리고 그것을 옆에서 바라보는... 나.

『아파, 괴로워.』

정신이 비틀려 끊어질 듯한 통곡.

기다려 선생님, 지금 치료해줄 테니까. 그렇게 전하려고 굽히려 했지만... 내 몸은 움직이지 않는다.

『구해줘, 구해줘, 히나.』

벌써 탁해지기 시작한 선생님의 눈이 매달리듯 나를 본다. 적어도 팔만이라도 움직일 수 있다면... 그렇게 생각하고 전력을 쏟았지만 의미 따윈 없었다.

『히나...... 히, 나.』

이윽고 선생님은 태엽이 풀린 인형처럼 움직이지 않게 되었다. 하지만 나는 소리도 내지 못하고 여전히 움직이지 않는 몸을 어찌할 수조차 없었다.

――그러고는 얼마나 됐을까,

쓰러져 있던 선생님의 입이 움직였다.

『저기, 히나?』

『어째서 도와주지 않았어?』

"――읏."

『나, 아팠는데. 괴로웠는데. ――히나가 도와줄 거라고 믿고 버티고 있었는데.』

『그런데도.』

선생님이 벌떡 일어난다.

『히나? 나는 화내고 있는 거야.』

『그리고 원망스러워.』

생기를 잃은 선생님의 손가락이 내 목을 더듬어온다.

『히나아.... 어이, 소라사키 히나!!』

『어째서 나를 위해 움직이지 않은 거야 너는!? 그렇게 고통 속에 괴로워하는 내 모습이 보고 싶었어? 그렇게 네 마음을 구해줬는데 그걸 원수로 갚아!?』

"선, 생...님 괴, 괴로워..."

『괴로워? 하지만 난 더 힘들었어. 가슴이 타오르는 듯이 아프고 무엇보다.』

『히나에게 배신당했으니까.』

"아, 그윽..."

――선생님, 아니야. 나는 움직일 수가 없었어.

그렇게 전하기 전에 나의 의식은 어둠 속으로 녹아들었다.

◇◇◇◇◇

"윽!? 하아....... 하아......"

평소 같으면 너무 피곤해 움직이기도 싫은 아침. 모든 것이 귀찮다고 느끼고, 다시 이불로 들어갈까 갈등하는 아침.

하지만 지금의 나는 기분 나쁠 정도로 또렷한 정신으로 있었다.

"으흐윽.... 으..."

메스꺼워. 잠시 허공의 한 점을 응시한 뒤 나는 다시 침대에 몸을 맡겼다.

"싫은 꿈이었어."

그 중얼거림이, 꿈 - 아까의 참상을 플래시백 하게 만든다.

다시 엄습하는 강한 메스꺼움.

"우읍, 으에엑."

참지 못하고 이불을 더럽히고 말았다.

깨질 듯 아픈 머리를 지배하는 것은 선생님에 대한 죄책감. 그리고 꿈속의 나를 향한 혐오감.

그것들을 모두 끌어안은 채, 온몸의 끈적거리는 땀을 씻어내리기 위해 목욕을 하러 갔다.

"히나 부장님?"

아코의 부름에 서류 정리의 손길을 멈춘다.

"저기, 이런 걸 묻는 건 실례일지도 모르겠지만... 괜찮으세요?"

"괜찮다니, 뭐가?"

"그게. 히나 부장님, 아까부터 신음 같은 게 새어 나와서..."

――신음? 일이 너무 바빠서 눈치채지 못했는데, 나는 앓는 소리를 내고 있었나. 자신도 모르게 입을 문지른다.

"신경 쓰지 마. 게다가 내 몸 관리 정도는 할 수 있으니까."

"그런가요... 그럼 저는 용무가 있으니 잠시 자리를 비우겠습니다."

떠나면서, 그것을 못 하고 있으니 걱정입니다, 라고 말하고 싶은 듯한 시선을 던지는 아코.

나는 애써 그것을 무시하고 서류더미에 의식을 집중했다.

◇◇◇◇◇

――승인. 승인. 승인. 기각. 승인. ......보류.

그 대화 후 몇 분이나 지났을까? 어쩌면 몇 시간. 하루는... 역시 아니겠지.

마지막으로 아코가 끓여준 차는 이미 식어버렸지만 입을 축이기 위해 한 모금 마셨다.

그럼 조금 더 버티자고 마음을 고쳐먹은 뒤 다음 서류를 훑어본다. 서식은 탄원서 같지만, 어차피 또 민원이겠지. 그렇게 고삐를 죄고 있었다.

".......아."

생각한 대로 거기에 쓰여 있던 것은.

『응급의학부 학생들이 부상자를 시체라고 부른다』

――시체. 내 머리에 오늘 아침의 꿈이 뱀처럼 고개를 치켜든다.

땅에 고이는 선생님의 혈액. 괴롭다고 몸부림치는 선생님의 목소리. 살려달라고 이쪽으로 뻗은 선생님의 팔. 차가워진 선생님의 피부. 일어나서 내 목을 조르는 선생님의 손가락. 노성, 욕설, 공허해진 선생님의 눈.

...그리고, 움직이지 못한... 나.

"아아아아아아아아!"

"히, 히나 부장님?!"

아코의 발소리가 다가온다. 언제 돌아온 걸까... 하지만 지금의 나에게는 그런 것을 신경 쓰고 있을 여유 따윈 없다.

머리가 깨지는 것처럼 아프다, 구역질이 난다. 또 아침과 같다. 하지만 그때보다도 더 강하다.

"아... 코... 미안, 우읍..."

"에, 엑!? 일단 여기에!"

아코가 펼쳐준 봉지를 향해 위에서 올라오는 것을 쏟아낸다. 물론 한 번으로 될 리 없고 두 번, 세 번.

심한 메스꺼움이 가라앉고 나서야 나는 겨우 등을 어루만져 주고 있던 아코의 온기를 눈치챌 수 있었다.

◇◇◇◇◇

"뭔가 있었던 건가요, 히나 부장님."

걱정스러운 아코의 물음에 나는 대답할 수 없다. 설마 게헨나의 선도부장이 악몽 때문에 업무에 차질을 빚고 있다니. 코미디도 그런 코미디가 없다.

하지만 추태를 보인 이상 이대로 침묵하는 것도 이상한 이야기겠지.

어떻게 할지 고민하고 있는데 먼저 아코가 목소리를 높였다.

"딱히 저는 히나 부장님에게 화를 내고 싶은 게 아니에요. 오히려 그런 몸 상태로 평소 업무를 봐주셨다니 저희 선도부원은 감사드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그저 조금이라도... 아뇨, 아무것도 아니에요."

"뭐야? 말해, 아코."

자신은 진실을 말하지 않으면서 상대방에게 진실을 말하도록 강요한다니. 정말 지독한 여자야. 소라사키 히나란 녀석은.

――그래서, 선생님을 못 본 척하는 거지.

또 위산이 올라오려 한다.

하지만 더 이상 아코에게 부담을 끼칠 수는 없기에, 나는 필사적으로 견딘다.

그런 필사적인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코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좀 더, 저를 의지해주셨으면."

그것은 너무나 고독한 중얼거림. 그리고 아무리 내 몸이 아프더라도 게헨나의 선도부장으로서... 그녀의, 아코의 위에 서는 자로서 절대 놓쳐서는 안 될 말이었다.

"물론 저와 히나 부장님을 비교해서 어느 쪽이 일을 잘하냐고 묻는다면 그건 압도적으로 히나 부장님이에요."

"하지만 저도 선도부원 중에서는 나름 할 수 있는 쪽이라고 자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 하고 말꼬리를 흐리는 아코.

그 말을 들은 나는 가볍게 천장을 올려다본다.

아마 아코는 내 컨디션 불량의 원인이 선도부의 일에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뭐 그것도 없진 않겠지만 진짜 원인은 그 꿈 때문이다.

그리고 지금부터 아코가 하는 제안은 나에게 휴식을 취해달라는 것이 되겠지.

휴식. 나에게 그것은 수면 ―― 즉 잠을 자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런 끔찍한 악몽 뒤에 잘 수 있을 리가 없다. 잔다고 해봐야 그게 플래시백 해서 토해버릴 것이 뻔하다.

그래서 나는 선수를 치기로 했다.

"그러니까 히나 부장님에게는 휴가를 ――"

"저기, 아코?"

"...뭔가요, 히나 부장님."

"정말 아코가 나를 생각해준다면. 나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다면."

"――나를, 일하게 해줄래?"

"어, 어째서인가요? 히나 부장님은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일을 많이 해요!"

예상대로 무서운 얼굴로 반박하는 아코.

그렇더라도 나는 어르고 달래 정말 쓰러져 버리기 전에 의무실에 가야 한다는 조건을 붙이면서도 마지못해 승낙을 얻어냈다.

◇◇◇◇◇

정식으로 일만 하게 된 나는 누가 봐도 이상한 양의 서류 더미를 처리해나가는 작업에 들어갔다.

그래도 좋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 악몽은 강해지고 있다. 이제 눈꺼풀을 조금만 내려도 선혈과 원망이 머릿속을 울릴 정도다.

서류정리. 승인. 의식의 혼탁. 원망. 각성.

그런 멋진 루틴을 소화하는 시간만이 나의 행복이었다.

그런 멋진 루틴에 익숙해지는 시간만이 나의 행복이었다.

"부장님! 히나 부장님!"

며칠이나 자지 못한 걸까, 오늘도 변함없이 행복을 누리던 중 왠지 눈을 반짝이며 아코가 내 곁으로 달려왔다.

"만마전에서 히나 부장님에게 일을 의뢰했어요."

만마전 - 판데모니움 소사이어티인가. 그러고 보니 한동안 저쪽의 잡무를 처리하지 않은 기분이 든다.

하지만 이제는 그 귀찮은 일조차 악몽을 멀리하는 십자가가 될 터였다.

"그래서? 그 일이란 게 뭐야?"

"그것은... 히나 부장님이 잠에 드는 거예요!"

――귀를 의심한다.

만마전의 의뢰라는 건 그 마코토가 일조하고 있음이 틀림없을 것이다. 그런데도 나에게 휴식을 요청하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하다.

"――즉, 나보고 쉬라고?"

"그런 모양이에요. 자, 히나 부장님, 저쪽에 침대가 있으니까요! 어서요!"

함박웃음으로 아코가 나를 의자에서 내리려고 한다.

――어째서 마코토가 이런 요청을 하는 걸까. 나의 몸을 염려해서... 라는 가능성은 한없이 제로와 같다.

그러면 도출되는 진상은 무리하는 나를 쉬게 하고 싶은 아코가 폭주했다는 것. 만마전의 이름을 빌리면, 선도부장은 반드시 움직인다... 그렇게 생각한 결과인 무모한 작전.

"그만둬, 아코. 행복을, 일을 이어가게 해줘."

"이것도 훌륭한 일이니까요!"

몸을 잡아당기는 아코. 입으로는 강한 척했지만 벌써 며칠째 의자에 앉아 있기만 했던 몸으로는 그 힘을 감당할 수 없다.

"아코, 정말 그만... 꺅!?"

순간 균형을 잃고 의자에서 굴러떨어졌다.

"부, 부장님!"

"......읏, 아파."

평소 같으면 아무렇지도 않을 텐데. 의자에서 떨어졌을 뿐인 이 아픔은 제대로 끼니조차 챙겨 먹지 못한 폐해일까.

『아파, 괴로워.』

『살려줘, 살려줘 히나.』

붕괴 직전의 사고회로에 선생님의 거무칙칙한 목소리가 휘몰아친다. 그리고 그것은 나의 두통과 메스꺼움을 일깨우고 위액밖에 나오지 않은 구토를 일으켰다.

"으우읍!? 으에에...."

지금껏 겪어보지 못했던 아픔에 눈물을 글썽이며 바닥에 뿌려진 토사물을 마주한다.

카펫에 난 그 얼룩은 검붉었고, 위액의 쉰 냄새에 섞여 비릿한 쇠 냄새가 났다.

"히... 나, 부장... 님, 피가."

아코도 그걸 눈치챈 듯 창백한 얼굴로 이쪽을 바라보고 있다. 과도한 구역질로 위가 닳아버린 걸까, 하지만 그런 생각을 할 겨를도 없이, 다시 새롭게 메스꺼움이 치밀어 오른다.

"히나 부장님, 죄송합니다."

그것은 작디작은 아코의 중얼거림.

아무에게도 들리지 않거나 혹은 들려주고 싶지 않은 듯한 그 중얼거림이 내 귀에 들어오는 동시에 나는 의식을 잃었다.

"어, 히나가?"

샬레에서 커피를 마시던 나는 눈앞에 선 아코 일행의 상담을 듣고 얼빠진 소리를 내고 말았다.

"최근 상태가 이상하다고 생각하고는 있었습니다만, 며칠째 먹지도 마시지도 않고 일을 하고 계셔서..."

"어떻게든 부장님이 쉬었으면 좋겠는데 저희만으로는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았어요."

"그래서 이렇게 선생님을 찾아온 겁니다."

갑작스럽게 죄송합니다, 라고 고개를 숙이는 것은 치나츠.

솔직히 이쪽 일도 극도로 바쁘지만, 학생의 위기보다 우선해야 할 일은 없다.

나는 단숨에 커피를 다 마셨다.

"그래서, 지금 히나는 어디야?"

"지금도 서류 정리를 하고 있습니다. 일단 나가겠다는 뜻은 전했지만 아마 귀에 들어오지 않는 것 같아요."

"부장, 내가 뭐라고 해도 귀머거리 같은 느낌이었고... 솔직히 말해서 기분 나쁘다고 할까."

아, 그거 실언, 이라고 생각했더니 이미 이오리는 아코에게 초크슬리퍼를 당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면서 나는 턱에 손을 얹고 생각한다.

"치나츠, 히나에게 이상한 점은 없었어? 평소와 다른 점이라든가."

"원, 투... 네? 평소와 다른 점이요?"

"잠깐, 아코쨩, 진짜 죽는다니까!!"

"히나 부장님을 기분 나쁘다니... 죽어 마땅합니다..."

"잠, 선생님, 도와줘, 나 죽어."

"그만하고, 이오리도 진지하게 생각해."

"뭐냐고 이 녀석들!?"

――이후 무사히 아코의 구속을 피한 이오리와 함께 생각해도 좀처럼 좋은 답이 나오지 않는다.

갑자기 소리를 낸 건 아코였다.

"아, 이상한 점, 이상한 점이라고 하니까 생각나는 게."

"――히나 부장님, 이상하게도 일을 시켜달라고 했었죠."

"시켜달라? 쉬게 해달라는 게 아니라?"

"쉬게 해달라고 하셨다면 이야기는 빨랐을 텐데..."

히나는 저렇게 보여도 극도의 귀찮음을 탄다. 그 히나가 일을 시켜 달라고 부탁하고 거기에 연일 불면증으로 일에 빠져있다니 부자연스럽기 짝이 없다.

"게다가 그... 구역질에 시달리면서도 일을 계속하고 계세요."

"물론 저희가 뒷정리하는 건 전혀 상관없습니다."

"하지만 더 이상 그런 히나 부장님을 보는 건 견딜 수 없어요."

목소리를 떨며 나에게 호소하는 아코.

히나가 일을 하게 해달라고 부탁한다. 그것도 매일매일. 식사도 하지 않고 일을... 그야말로 토해 버릴 정도로.

――아니, 다르다.

"히나는 일을 할 수밖에 없는 건지도 몰라."

"무슨 말씀이세요, 선생님?"

"다들 생각하는 목적과 수단이 히나에게는 반대일지도 모른다는 거야."

전혀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하는 이오리를 곁눈질하며 나는 내심 초조해하고 있었다.

만약 이 가설이 틀리지 않는다면 히나는 지금 엄청난 고통 속에 있다는 것이니까.

"모두가 생각한 히나의 목적은 일을 하는 것. 그리고 그것을 수행하기 위해서 쉬지도 자지도 않고, 구토하는 것도 신경 쓰지 않고 있지."

"그러니까 걱정돼서 우리가 샬레에 온 거잖아?"

"하지만 그게 반대라고. 선생님은 그렇게 말씀하고 싶으신 건가요?"

"그래, 치나츠."

"내 생각에 히나의 목적은 쉬지도 자지도 않는 거 그 자체야."

"아마 히나는 뭔가로부터 도망쳤을 거야. 그것도 사람이나 그런 게 아니라 개념적인 무언가로부터."

"그리고 도망치기 위해 필요했던 것이 『잠을 자지 않는 것』이 아니었을까."

"그리고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히나는 선도부에 쌓여 있던 일에 손을 대기 시작한 거야."

"이게 내가 생각하는 히나의 컨디션 불량의 진짜 이유."

"선생님, 확실히 그쪽도 생각할 수 있어요."

"그렇다면 부장이 도망치고 있다는 개념은 도대체 뭔가요?"

"그것은――"

"악몽, 인가요."

나를 포함한 세 사람의 시선이 아코의 눈동자에 쏠린다.

"히나 부장님의 휴식은 오로지 낮잠을 자는 것. 그런 히나 부장님이 수면을 줄이기 위해 행동하고 있다면 그 수면에 원인이 있을 겁니다."

"그리고 잔다는 행위에서 가장 사람을 괴롭히는 것, 가장 영향을 미치는 건 악몽이죠."

"뭐, 이것은 선생님의 가설이 만에 하나 들어맞았다고 가정할 경우의 이야기입니다만,"

아코는 그렇게 단언한 후 초조한 듯이 덧붙였다.

"그러네, 아코."

"지금 아코가 말한 대로 이건 어디까지나 가설일 뿐이야. 하지만 진실일 수도 있어."

"그럼 선생님, 우린 어떻게 해야 좋은 거야?"

으흠, 하고 헛기침을 한 번 끼워 넣는다.

"일단 히나의 목적이 일을 하는 거라면 무조건 쉬어야 해. 그 대응은 너희에게 맡길게."

"하지만 만약 히나의 목적이 자지 않는 거라면..."

"치나츠, 부탁이 좀 있는데."

"네."

"기절약 같은 거 없어?"

"네...... 네!?"

"잠깐, 선생님!? 그런 뒤숭숭한 걸 치나츠가 가지고 있을 리가 ――"

"어, 그러니까. 일단 가지고 있습니다만..."

"가지고 있는 거야!?"

"그럼 다행이다. 그걸 아코에게 넘겨줘."

아코가 두 손으로 주사기에 든 기절약을 받은 것을 확인하고 나서 입을 연다.

"히나가 악몽의 플래시백을 두려워한다면 억지로 재우는 일은 절대로 하면 안 돼. 그래서 유사시에는 아까 준 기절약을 히나에게 투여해."

"그것을... 왜 저에게?"

"그건 아코쨩만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니까."

"...이오리."

"아코쨩은, 분하지만 부장의 오른팔로서 걸맞은 실력을 지녔어. 뭐 그렇지 않다면 부장이 그렇게까지 아끼지도 않았겠지만."

"있잖아, 지금의 부장은 나와 치나츠가 불러도 쳐다보지 않지만, 아코가 부를 때만큼은 고개를 들 테니까... 그러니까, 그게, 잘 말할 순 없지만..."

"그렇다는데, 아코."

아코는 잠시 고개를 숙이더니 이윽고 포기한 듯 큰 한숨을 내쉬었다."

"알겠습니다."

"이 약은 받아둘게요."

"좋아."

"지금부터가 중요한데, 제대로 들어줘."

그 한마디로 선도부 세 사람의 시선이 내 얼굴에 쏠린다.

"문제없이 히나를 기절시켰으면 나를 불러."

"싫어요."

"잠깐, 아코쨩...!"

"이쪽에서 상담한 얘기이긴 하지만 이것은 선도부의, 게헨나의 문제입니다. 중립을 표방하는 샬레의 선생님으로서 이 이상 깊이 들어오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어째서 선생님을 무방비 상태인 히나 부장님에게 접근하게 해야 하는지도 이해할 수 없어요."

후반 부분에 꽤나 감정이 실려 있었던 것 같은데, 그건 그렇고.

"아까도 말했지만 만약 히나가 일하고 싶을 뿐이라면 어떻게든 쉬게 해줬으면 좋겠고, 그 방법은 너희들에게 맡길게."

"하지만 히나가 악몽에 시달린다면. 나는 당장이라도 움직여야 해."

"학생들이 지닌 불안의 씨앗은 나 같은 어른이 없애줘야하니까... 나를 믿고 불러줬으면 좋겠어."

"아코, 이오리, 치나츠. 너희가 히나에게 의지하고 싶은 것처럼."

"......! "윽......" "......."

"나를, 부디 의지해줬으면 해."

"나도 히나를 구해주고 싶어. 진짜라면 이런데 앉아 있는 게 아니라 당장 히나를 감싸주고 싶어."

"약할지도 모르지만, 빗나간 것일지도 모르지만, 히나의 빛이 되고 싶은 마음만은 진짜니까."

세 사람을 향해 고개를 숙인다.

영원이 아닐까 싶을 정도의 침묵. 그것을 깬 것은 또다시 아코였다.

"선생님이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어쩔 수 없네요. 좋아요. 만약에 만약으로 그렇게 된다면 선생님께 연락드리겠습니다."

"의지하고 싶을 때 의지할 수 없는 괴로움은 누구보다 이해하고 있으니까요."

"아코......!"

"하지만 착각하지 마세요."

"이곳에 온 것은 어디까지나 히나 부장님을 쉬게 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듣기 위해서니까요."

"...그러면 히나를 잘 부탁해."

――분명 자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이들의 불안이 컸을 것이다. 어딘가 발걸음이 가벼워진 세 사람의 등을 배웅하면서 나는 일의 산을 향해 마음을 가다듬었다.

여긴, 어디지.

희미하게 열려가는 시야에 나는 답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아코의 부름을 받고, 팔을 잡히고, 바닥에 떨어지고, 토하고, 그리고... 으음.

맞다, 생각났어. 뭔가를 목에 맞고, 그리고 그대로 여기에.

서서히 뚜렷해진 의식은 이곳이 게헨나의 휴게실이라는 것을 알려준다. 나는 어느새 침대 위에 누워있던 모양이다.

자고 있었는지 정신을 잃었는지는 알 수 없다. 그 악몽을 꾸지 않은 것만이 구원이지만 언제 다시 뇌리에 나타날지 예상할 수 없는 지금 이대로 계속 자는 것은 좋은 선택이 아닐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일어나는 순간.

"...아."

내 눈에 들어온 건 선생님의 모습이었다.

◇◇◇◇◇

『아파, 괴로워. 히나.』

나도, 아파.

『구해줘, 구해줘, 히나.』

나도 구해줬으면 좋겠어.

『히나? 나는 화내고 있는 거야.』

아아, 나는 혼나고 있는 거구나.

선생님을... 이런 얼굴로 만들 정도로.

『어째서 나를 위해 움직이지 않은 거야 너는!? 그렇게 고통 속에 괴로워하는 내 모습이 보고 싶었어? 그렇게 네 마음을 구해줬는데 그걸 원수로 갚아!?』

죄송해요, 선생님. 죄송해요.

『괴로워? 하지만 난 더 힘들었어. 가슴이 타오르는 듯이 아프고 무엇보다.』

『히나에게 배신당했으니까.』

◇◇◇◇◇

"으아아아아아아!!!"

배신했어? 내가? 선생님을?

이런 나에게 다가와 준 선생님을 죽게 내버려 둔 거야 나는?

"아아아아아아아악!!"

머리카락을 쥐어뜯는다. 뺨을 할퀸다.

그래도 여전히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는다. 죄책감이.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아. 어두워, 어두워, 호흡이 얕아져 가.

――안 돼, 또 토해버려. 밀려온 쇳내 나는 액체를 목구멍에서 짜낸다.

철퍽.

"선, 생님...?"

눈물로 흐릿해진 내 눈에 들어온 것은 가슴팍이 붉어진 선생님의 모습.

그리고 플래시백 하는 선생님의 시체.

"우읍, 우으윽."

"히나, 괜찮아. 괜찮으니까..."

뭔가가 내 등을 쓰다듬는다.

그리고 선생님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선생님, 죄송해요. 내가 아무것도 할 수 없어서, 중요한 순간 움직일 수가 없어서. 이런 나는, 선생님에게 원망받아도, 미움받아도 어쩔 수 없어.

끝없이 반복되는 악몽, 그리고 끝없는 메스꺼움과 두통. 지옥의 우리에 갇혀버린 나는, 이제 발버둥 치는 것을 그만둘까... 꺾일 각오를 결정했다.

그때였다.

"...히나, 들려?"

"이... 건..."

어느새 나는 따스한 무언가에 안겨 있다.

그리고 일정한 리듬... 박동이 들린다.

"내 심장 소리... 이걸로 여기 있다는 걸 증명할 수 있으면 좋겠는데."

"만약 그렇지 않더라도 나는 히나를 구하기 위해서라면 계속 이러고 있을 거야."

구해? 나를? 이렇게 가치 없는 나를?

"...선생님."

"응?"

하지만 믿을 수밖에 없다.

아니, 믿고 싶다.

선생님을 믿고 이 악몽을 끝내고 싶다.

언젠가 선생님에게 웃으면서 안녕이라고 말하기 위해서."

"선생님은 나를 원망하지 않아?"

"전혀."

"선생님은 나한테 화나지 않았어?"

"전~혀."

"그럼 선생님은 나를... 좋아해?"

아아, 온기가 더 강해진다. 그 악몽도, 심어진 참상도, 모든 것을 지워버릴 기세로.

"――응. 정말 좋아해, 히나."

그 순간 내 안의 피에 물든 선생님은 사라졌다.

그저 거기 있는 것은 상냥한 선생님의 얼굴이었다.

"잠들... 었나."

새삼 히나의 얼굴을 보니 지독한 다크서클이 생겨났고 뺨도 앙상하다. 이건 며칠 입원할 필요가 있을지도 모른다.

"선생님, 히나 부장님은...?"

"조금 전에 잠들었어."

마치 타이밍을 잰 듯 아코가 입실했다.

"진짜네... 지금까지 본 것 중에서 가장 온화하게 잠자는 얼굴이에요."

그렇게 기쁜 듯이 말하는 아코. 슬쩍 히나의 잠자는 얼굴을 관찰했다는 걸 커밍아웃한 것 같기도 하지만, 뭐 듣지 못한 걸로 치자.

"선생님, 저는 한 가지 선생님께 사과해야 할 게 있어요."

"사과해야 할 거?"

"네."

"얼마 전 샬레에 방문했을 때 선생님은 저희에게 가설을 말씀하셨죠. 결과는 선생님의 가설대로... 또는 거기에 가까웠다고 생각합니다만, 역시 당시의 저는 반신반의 했습니다."

"그 히나 부장님이 정말로 악몽에 시달릴 리가 없다. 그렇게 정신이 약한 분일 리가 없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오늘 저는 만마전의 이름을 빌려 억지로라도 히나 부장님을 재우려고 했어요. 그렇게 일에 홀려 있다면 분명 업무라는 명목을 붙이면 휴식을 취해줄 거라고."

"하지만 지금 생각하면 그 생각은 완전히 틀렸어요. 히나 부장님에게 상처를 주고 토하게 만들고 결국 선생님을 의지하고 말았습니다. 이런 일로 히나 부장님의 오른팔이라고는 도저히 말할 수 없어요."

훌쩍, 코를 훌쩍이는 소리가 났다.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네?"

"아코가 하려던 일은 히나를 생각한 거였으니까. 결과가 어떻든 그 사실에는 변함이 없잖아?"

"하지만, 저는 히나 부장님을..."

"어떻게 해도 상처를 입혔다는 생각이 든다면, 히나와 직접 얘기해보면 되지 않을까?

"아마 히나는 아코에게 사과할거라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서로가 전하고 싶은 말, 듣고 싶은 것, 여러 가지 있을 거라고 보니까."

"――다시 히나와 함께 나아가면 괜찮을 거야."

"그런가요..."

"아뇨, 그렇겠죠. 네, 히나 부장님이 일어나고 준비가 끝나면 여러 가지 얘기를 나눌까 해요."

"입원은 피할 수 없을 거 같고."

아코는 그렇게 말하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긴장의 끈이 끊어졌는지 소파에서 기절한 듯 잠든 아코에게 담요를 덮고 나는 샤워실로 향했다.

――선생님과 손을 잡았다.

선도부원들 앞이었지만 용기 내서 잡아봤다.

선생님의 손은 생각보다 크고, 단단하고, 거기에 무엇보다도... 따뜻했다.

그런 꿈을, 나는 꾸었다.

"좋은 꿈... 이었네."

눈을 뜨자 모르는 천장이 펼쳐져 있었다. 여기는 도대체 어딜까, 하고 몸을 일으킨다.

"좋은 아침입니다, 히나 부장님!"

"좋은 아침이에요. 부장님."

"부장, 좋은 아침."

"어... 다들, 어째서...?"

놀라서 주위를 둘러보니 창가에 걸터앉아 있던 사람이 이쪽을 향해 말했다.

"히나, 좋은 아침."

두근, 하고 심장이 뛴다. 하지만 그것은 결코 악몽 따위의 징후가 아니다. 게다가 구역질도 두통도 아니다.

지금 내 가슴을 가득 채우는 건.

"―다들 좋은 아침."

넘쳐흐르는 애정과 감사였다.

소설모음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projectmx&no=2463136

원본 https://www.pixiv.net/novel/show.php?id=19004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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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블루 아카이브·22.12.31번역

소설핫산) 선생님이 죽는 꿈을 꾸고 무너져버린 히나의 이야기

#소라사키 히나#선생#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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