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시리즈의 50~53편 분량을 담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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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소개문
【블루 아카이브】학생들과의 인연 너머로
블루 아카이브의 인연 에피소드나 메모리얼 로비의 뒷이야기를 보고 싶은 분들을 위한 SS를, 『되도록』 매주 투고하고 있습니다.
(미보유 학생이 있어서, 그 부분은 자료나 스토리 등으로 확인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양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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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코와 청소
「어, 선생님⁉ 오늘은 아무 일정도 없었을 텐데요…… 무슨 용무시죠?」
「"사키한테서 청소랑 정리를 부탁받았는데…… 미야코뿐이야?"」
사키에게 공원 청소를 도와달라는 연락을 받고 와보니, 공원에 있는 건 미야코와 그 주변의 풀을 한가롭게 뜯고 있는 뿅코뿐이었다.
「저기, 청소는 다음 주 예정인데요…… 참고로 사키한테 어떤 식으로 연락을 받으셨나요?」
「"메일로 일요일이라고…… 앗, 여기 『다음』이라고 적혀 있는 걸 못 봤네……"」
「죄송합니다. 날짜도 적어두지 않은 저희 쪽 실수예요. 사키한테는 따끔하게 말해둘 테니까……」
「"아니야, 스케줄을 파악하지 못한 내 잘못이지. 다음 주에 다시 올게"」
「저기…… 선생님이시잖아요. 오늘은 시간을 비워두고 오신 거죠. 이 뒤에 예정이 없다면, 조금만이라도 쉬었다 가시지 않을래요?」
「"그래. 급한 볼일도 없으니까, 잠시 신세 좀 질게"」
바닥에 앉아, 한가롭게 일광욕을 하고 있는 뿅코를 쓰다듬는다.
격무에 시달리는 나날의 스트레스가 스르르 빠져나가는 게 느껴져, 자연스레 표정이 부드러워진다.
「최근 뿅코는 한창 먹을 때라, 점점 몸집도 커지고 있어요. 분명 이 공원의 풀이 맛있어서 잔뜩 먹고 있는 거겠죠」
「"건강한 건 좋은 일이지"」
「그렇죠. 슬슬 뿅코도 당근 같은 딱딱한 야채도 먹을 수 있을 때가 돼서, 대원들이 지금 조달하러 갔어요. 아까 막 나갔으니까 돌아오는 건 조금 나중이 될 것 같네요」
그렇구나, 그래서 다른 아이들이 없는 건가.
「그 밖에도, 저희 생필품 조달이나, 이번에 쓸 청소 도구 조달 같은 것도 부탁했어요. 수량이 있어서 세 사람에게 부탁하고, 저는 여기서 집 보기 겸 가벼운 정리를요. 다음 주에는 선생님도 아시다시피 대청소를 하는데, 무엇에 어느 정도 시간을 할애해야 하는지 파악하거나, 지금 치울 수 있는 건 치워버리려고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미야코가 시선을 피한 곳에는, 탄약 상자에서 넘쳐흐른 탄약과 수류탄. 쓰레기통에서 넘친 쓰레기봉투들, 테이블 위에는 음식이나 교과서 등이 어지럽게 쌓여 있었다.
음~, 확실히 이건 대청소가 필요하겠네.
「"그럼, 쇠뿔도 단김에 빼랬다고. 마음먹은 날이 길일이니, 당장 청소를 시작해 볼까!"」
「엣! 선생님은 피곤하시니까, 쉬고 계세――」
「"미야코 혼자서 청소하고 있으면 신경 쓰이잖아. 나도 돕게 해주지 않을래?"」
「선생님이 괜찮으시다면, 저야 도움이 되지만……」
「"그럼 결정이네. 우선 어디부터 할까?"」
「그렇네요…… 그럼, 식품 정리부터 시작하죠. 깊숙한 곳에 넣어둔 물건은 기한이 지난 경우도 있으니까요」
미야코의 안내를 받아 텐트로 들어가자, 그곳에는 총탄도 막아낼 것 같은 견고한 케이스가 여러 개 쌓여 있었다.
잠금을 미야코가 풀고 안을 들여다보니, 컵라면이나 휴대 식량 등 보존이 잘 될 법한 식재료가 빽빽하게 채워져 있었다.
「"이거 전부 먹으면 몸 상할 것 같은데…… 이렇게 많이 필요해?"」
「아무리 저희라도 이걸 전부 먹지는 못해요. 이건 재해용 비축품이라, 인근 주민분들께도 배포할 수 있도록 조금 넉넉하게 두고 있거든요. 이것도 기한이 다가오고 있으니까, 안을 꺼내서 비워두죠. ……버리는 건 아까우니, 나중에 샬레에 가져다드릴게요. 당번 학생분들에게 나눠주세요」
조금 아까운 듯한 표정을 짓고 있지만, 그 마음은 나도 뼈저리게 잘 안다.
피땀 흘려 일한 돈으로 산 식량을, 소비기한이 지났다는 걸 알고 울며 겨자 먹기로 버렸던 그날의 일은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
……여기에 보충할 식량은 샬레의 경비로 처리해 두자. 뭐어 컵라면을 대량으로 사서 학생들에게 나눠줬다는 걸 나중에 알면 혼날 것 같지만, 그런 건 그때 생각하면 될 일이다.
일단 안에 들어 있던 식품을 전부 꺼내서, 골판지 상자에 옮겨 담는다.
양이 양이라 꽤 많은 수를 옮기고 있자니, 문득 코를 찌르는 듯한 냄새가 주변에 자욱해진다.
자세히 보니 상자 바닥에 검은 정체불명의 물체가 찢어진 팩 안에 들어 있었다.
「"……미야코, 이건?"」
「……앗! 이건 예전에 잃어버렸던 슈퍼 특가 고기! 이런 곳에 있었군요」
「"어쩌다 이런 깊숙한 곳에……"」
「전에 모에가 이 근처에서 수상한 움직임을 보이는 걸 보고, 표면상의 물자만 확인했었는데, 설마 이런 곳에 숨겨뒀을 줄이야……」
「"모에…… 적어도 잊지 말고 처리해 줘……"」
나도 모르게 떫은 표정을 지으며 그것을 비닐봉지에 처넣고, 속공으로 수돗가까지 가서 손을 씻는다.
근처에서 낮잠 자던 뿅코도 무슨 일인가 하고 이쪽을 보더니, 무언가 감지했는지 나에게서 거리를 둔다. ……슬프다.
「아, 악재도 있었지만, 무사히 임무 완료입니다. 다음은 탄약 정리를 하죠. 세세한 검품은 다음 주에 할 테니, 오늘 할 일은 종류별로 나누기만 하면 되는 단순 작업이에요」
「"그거라면 나도 할 수 있겠네"」
아까 슬쩍 확인했던 탄약 상자 앞으로 와서, 들어 올려 보았지만 꽤 무게가 있어 나도 모르게 비틀거리고 만다.
어떻게든 천천히 바닥에 내려놓고 뚜껑을 열어 보니, 그곳에는 소구경 탄환이나 라이플용 탄환, 박격포 포탄에 수류탄이나 지뢰로 보이는 물건까지 다양하게 채워져 있었다.
신중하게 안에 들어 있는 물건을 꺼내는데, 쉽게 폭발하는 물건이 아니란 걸 알고 있어도 기분은 폭탄 처리를 하는 것 같다.
안에 들어 있는 물건을 하나하나 꺼내다가, 수류탄을 꺼낸 그 순간, 무언가 부품 하나가 떨어졌다.
그걸 자세히 보니…… 수류탄 핀이었다.
「"⁉ 미, 미야코, 어어어어떻게 해야 해⁉"」
「선생님? ……‼ 절대로 손을 펴지 말고, 그대로 계세요! 바로 핀을 되돌려 놓을 테니까――」
미야코가 바닥에 떨어진 핀을 신속하게 주워 원래 있던 자리에 꽂아 넣는다.
「이제 손을 펴셔도 괜찮아요. 하지만 본래 수류탄 핀은 그렇게 쉽게 빠지지 않을 텐데요. 대체 무슨……」
조심스레 손을 펴 보니, 수류탄에는 쪽지가 붙어 있었다.
『훈련용 ※주의, 핀이 빠지기 쉽게 되어 있지만, 화약은 들어 있지 않아 폭발하지 않습니다』
두 사람 사이에 미묘한 공기가 흐른다.
「"미안해 미야코. 갑자기 당황해서……"」
「아니요, 이런 곳에 헷갈리게 들어 있는 게 잘못이죠. 이런 건 따로 보관해 두라고 사키한테 말해뒀는데……」
뭐 큰일 없었으니 다행이다. 기분 전환하고 정리를 진행하자…….
그렇게 탄약을 분류하기를 어언 한 시간. 전부 다 나눴을 때는 역시 신경을 너무 쓴 탓인지 덜컥 지쳐버리고 말았다.
「수고하셨어요 선생님. 이제 오늘 해야 할 일은 세탁 정도니까, 좀 쉬고 계세요」
「"아니, 여기까지 했는데, 끝까지 하게 해 줘. 세탁할 건 이거야?"」
텐트 구석에 어지럽게 쌓인 의류가, 이 뒤에 세탁해야 할 양을 말해주고 있다.
확실히 이 양을 혼자서 세탁하는 건 시간도 수고도 들겠지.
「감사합니다. 그걸 이 통에 넣어서 손빨래를…… 해야겠지만, 오늘은 코인 세탁소라도 괜찮겠죠. 지출이 좀 신경 쓰이긴 하지만, 시간을 아끼는 게 낫으니까요」
「"그럴 거면 샬레에서 빨래할래? 거기 설비는 누가 써도 상관없게 되어 있고"」
「감사합니다. 뿅코 산책도 시킬 겸 샬레에 신세 좀 질게요. 그럼, 저대로 들고 가긴 힘드니까, 일단 개서 가져가죠. 개는 거 부탁드려도 될까요?"」
「"알겠어. 갠 건 이쪽 봉투에 넣을게"」
바구니에서 엉켜 있는 걸 풀어가며 꺼내서, 정성스레 개어 불투명한 봉투에 넣어 간다.
이건 SRT 제복. 이쪽은 잠옷. 이쪽은――
「앗! 그건 안 돼요!」
만지기도 전에 미야코가 황급히 숨긴다.
「"미, 미안해. 속옷은 역시 미야코한테 부탁할 테니까, 그것 말고 다른 걸 이쪽으로 넘겨줄래?"」
「우으…… 하필 이럴 때 귀엽지 않은 속옷을…… 그것도 하필 들킨 게 제 거라니…… 이건 샬레에 갔을 때 맛있는 아이스크림이라도 먹지 않으면 기분이 풀리지 않을 것 같아요……」
「"……알았어. 편의점에서 제일 비싼 아이스크림 사도 되니까"」
「네! 그렇게 정해졌으면 서둘러 분류할게요. 그 사이에 뿅코를 데려와 주세요, 금방 끝낼 테니까요!」
그 후, 샬레에 두 사람과 한 마리가 향했고, 빨래를 전자동으로 세탁과 건조를 하는 동안 에어컨이 빵빵한 샬레에서 간식을 먹으며 느긋하게 보냈다.
또한, 심부름을 갔던 세 사람이 돌아오기 전에는 공원으로 돌아갔지만, 어디서 정보가 샜는지 조금 농땡이 피운 걸 들키는 바람에, 추가로 세 사람에게도 아이스크림을 사주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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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키와 훈련
문득 생각이 나서, 평소 열심히 하고 있는 아기 토끼들에게 간식이라도 줄까 하고, 아이스크림이랑 주스를 사서 공원을 찾았다.
평소라면 누군가는 마중을 나와 줬을 텐데, 이날은 누구 한 명도 마중을 나오지 않았다.
이상하게 생각하며 텐트 쪽을 들여다보니――
「움직이지 마라 거동 수상자. 그 짐을 내려놓고 손을 머리 위로―― 가 아니라, 선생님인가. 도대체 연락도 없이 뭐 하고 있는 거야?」
「“사키…… 손 내려도 될까? 요즘 들어 손을 올리면 아파서”」
「설마 오십겨…… 아니, 내려도 좋아. 다음부터는 미리 연락 좀 줘. 훈련 중이라 대인 지뢰 같은 걸 설치해 둬서 위험하다고.」
「“어…… 그건 평범하게 공원을 이용하는 사람도 위험한 거 아냐?”」
「제대로 안내문도 붙여 놨고, 사전 고지도 마쳤어. 못 본 거야?」
그러고 보니 공원 입구에 빨간 종이가 붙어 있었던 것 같다.
아이스크림이 녹지 않게 하려고 빠른 걸음으로 오느라 놓쳤지만…… 지뢰를 밟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다.
「“아차, 이거 아이스크림이랑 주스야. 아이스박스 있었지? 거기에 넣어 둘게”」
「오오, 선생님 고마워! 요즘 더워서 지쳐 있었거든. 다들 기뻐할 거야!」
「“그러고 보니 다른 애들은 지금 어디에?”」
사키와는 이렇게 만났지만, 미야코, 모에, 미유의 모습은 아직 보이지 않았다.
「미야코는 공원 안쪽에서 사격 훈련 중이라 지금은 가까이 가지 않는 편이 좋아. 모에는 헬기 조종 훈련 중이라 지금 공원에는 없어. 미유는…… 저격 훈련을 하고 있을 테니 어딘가에는 있겠지만…… 만약 발견하면 운이 좋은 거라고 생각해 줘. 필요하면 무선으로 호출할 수도 있지만――」
「“아니, 그렇게까진 안 해도 괜찮아. 금방 돌아오겠지?”」
「그렇지, 지금은 훈련에 집중하게 해 줬으면 좋겠어. 라니 대장도 아닌 내가 말하는 것도 이상한 얘기지만.」
「“사키도 훈련 중이었지? 방해해버렸네”」
총을 손에 들고 평소 이상으로 무장하고 있으니, 아마 사키도 훈련 중이었을 것이다.
내가 있으면 방해가 될 테니, 얼른 돌아가 볼까.
「잠깐, 선생님. 혼자 돌아갈 셈이야!? 아까 말했듯이 대인 지뢰를 설치해 뒀으니까, 한 발짝 잘못 디디면 다치는 정도로 안 끝난다고! 지금 회수해 올 테니까 조금만 기다려 줘.」
사키는 그렇게 말하더니 내가 왔던 방향으로 달려갔다.
……왠지 미안한 짓을 해버렸네.
사키가 돌아오기를 기다리기를 몇 분. 양손에 지뢰 같은 것을 들고 사키는 돌아왔다.
「기다렸지, 선생님. 이젠 안심하고 돌아갈 수 있어.」
「“고마워 사키. 미안해, 훈련을 방해해서”」
「그렇게 신경 쓰지 마. 라고 말하고 싶지만, 실은 선생님한테 부탁하고 싶은 게 있어서 말이야. 내가 포인트맨을 맡고 있다는 건 선생님도 알고 있겠지만, 선생님이 지휘해 줄 때는 나를 헬기 기습으로 쓰는 경우가 많잖아, 거기엔 뭔가 의도가 있는 거야?」
「“아니…… 그건 그…… 사양이라고 해야 하나 뭐라고 해야 하나……”」
「? 뭐, 오늘 모처럼 훈련을 하고 있잖아. 포인트맨으로서의 내 실력을 보여주는 것도 좋을 것 같아서. 실력을 알면 선생님도 날 운용하기 쉬울 테니까. 시간 괜찮으면 꼭 봐 줬으면 해.」
「“시간은 문제없어. 그럼 사양 않고 한번 구경해 볼까”」
「알았어. 이미 장애물은 설치해 뒀으니까, 떨어진 곳에서 따라와 줘. 너무 가까우면 폭발물을 쓰거나 할 때 파편에 다칠지도 모르니까.」
사키의 오늘 훈련은 생각했던 것보다 본격적인 것일지도 모른다.
도대체 어떤 훈련을 볼 수 있을지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사키의 뒤를 따라간다.
※ ※ ※ ※ ※
「드론을 띄웁니다!」
사키는 내게 들리도록 큰 소리를 내며, 미야코가 쓰는 것과 같은 기종의 드론을 조작한다.
윙윙거리는 독특한 소리를 내며 드론은 나아갔고, 조립식 헛간 같은, 나무로 간단하게 만들어진 건축물 안으로 침입하자―― 펑 하고 안에서 폭발음이 났다.
「“어, 왜 폭발한 거야?”」
「내부에 파괴 목표를 세팅해 뒀는데, 그걸 폭파했어. 원래라면 사람이 들어갈 수 없는 틈으로 드론만 침입시켜 대상을 기절시키거나 파괴하는 게 우리가 지금 쓰고 있는 드론이야. 모에한테 정크품으로 만들어 달라고 한 거라, 사양 않고 이번엔 그대로 폭발시켰어. 훈련이라고 해서 그런 부분에서 요령을 피울 수는 없으니까.」
요즘엔 자폭형 드론 같은 것도 있구나, 하나 배웠다.
다음에 지휘할 때는 이런 것에도 신경 써야겠어.
「다음은 내부 침입이야. 침입 경로는 적이 철판이나 목재로 바리케이드를 설치해 뒀는데, 선생님이라면 이럴 때 어떻게 하겠어?」
「“어, 갑작스럽네…… 글쎄, 바리케이드를 총으로 부순다든가?”」
「정답 중 하나지만, 그러면 안에 있는 적에게 반격을 당할지도 몰라. 아까 드론으로 섬멸하지 못했을 때는, 이렇게 바리케이드에 폭약을 설치해서……」
매트 같은 물건을, 나무 판자가 박힌 창문에 붙여 나간다.
「브리칭 차지 세트 완료! 기폭한다!」
사키가 기폭 장치 같은 것을 쥔 순간. 바리케이드는 설치한 폭발물과 함께 산산조각 나 사라졌고, 그 폭발을 틈타 사키는 건물 안으로 침입한다.
「……클리어! 선생님, 들어와도 좋아.」
사키가 부르는 소리에 아직 폭발 때문에 매캐한 건물 안으로 들어가니, 허수아비 같은 물건이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원래 SRT에서는 큰 건물에서, 더 대규모로 훈련을 했었는데…… 지금은 이게 한계네. 자원도 예산도 장소도, 모든 게 부족해.」
「“…………미안해”」
「……미안, 선생님한테 불평하려는 건 아니야. 그저, 그 시절이 그리워져서.」
어딘가 먼 곳을 바라보는 듯한 눈을 한 사키에게,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말할 자격이 없었다.
하지만, 적어도 그녀들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게는 해 주자. 그것만이, 지금의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이다.
「“사키, 이따가 다들 데리고 맛있는 거라도 먹으러 갈까?”」
「오, 오늘은 꽤 인심이 후하네. 그럼, 요새 통 못 먹은 스테이크라도――」
「“좋아. 오늘은 마음껏 먹어”」
「뭔가 기분 나쁠 정도로 상냥하네. 무슨 꿍꿍이 있는 건 아니지?」
「“그럴 리가. 사키가 열심히 하고 있으니까 그런 기분이 들었을 뿐이야”」
「그럼, 고맙게 받아 둘까. 그렇게 정해졌으면―― 위험해!」
사키가 갑자기 나를 밀쳐내자, 방금까지 내가 있던 자리에 목재가 떨어졌다.
바닥에 꽂혀 있는 걸 보니, 만약 사키가 밀쳐내지 않았다면…… 운이 좋아야 중상, 운이 나쁘면…… 생각하기도 끔찍하다.
「선생님, 다친 데 없어? 갑자기 밀쳐서 미안해.」
「“난 다친 데 없어. 사키는?”」
「철모 덕분에 다친 데는 없어. 전에 덥다고 벗지 않는 게 좋다고 말했었는데, 이런 일이 있으니까 훈련 중이나 작전 중엔 안 벗는 게 좋아. 만약 SRT가 복교하면, 선생님한테도 똑같은 거로 하나 장만해 줄까?」
「“최대한 빨리 그렇게 되도록 나도 노력할게. 그럼, 다들 무선으로 불러 줄래? 맛있는 거 먹고, 돌아오면 주스랑 아이스크림으로 건배하자”」
이렇게 이 뒤 아기 토끼들과 식사를 함께하며, 소박하게나마 즐거운 하루를 보낼 수 있었다.
……아니, 전원분의 비용을 내가 냈으니까, 전혀 소박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들의 노력을 생각하면, 이 정도 사치는 가끔은 좋은 휴식이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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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유와 숨바꼭질
「“미유~, 있어? 있다면 대답해 주면 고맙겠는데~”」
현재 샬레 오피스 안. 어째서 미유를 이런 곳에서 찾고 있냐 하면, 시간은 잠시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 ※ ※ ※ ※
책상 위에 문득 발키리 경찰학교에서 온 미개봉 편지가 있다는 걸 깨닫는다.
뜯어서 읽어보니…… 학생이 건강검진을 받지 않았으니 통고해 달라고?
도대체 누구인가 싶어 살펴보니, 그곳에는 미유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SRT는 폐교되었기에 건강검진 자체가 없어진 줄 알았지만, 역시 발키리 경찰학교, 항의하고 있는 학생에게도 제대로 검사를 받게 하려는 모양이다.
하지만 거기에는 미유의 이름밖에 없었고, 다른 래빗 소대 멤버들의 이름은 적혀 있지 않았다.
이건 일단 미유에게 확인해 보자. 모모톡을 열어 미유에게 메시지를 보내 본다.
『“미유, 건강검진 건 말인데, 다른 래빗 소대 아이들은 다 받은 것 같은데 미유만 받은 기록이 없어서 말이야. 다들 받을 때 같이 갔었니?”』
메시지를 보낸 지 몇 분이 지나도, 읽음 표시가 뜨지 않는다.
지금 바쁜 건가? 미야코에게 일단 확인해 볼까.
『“미야코, 지금 시간 괜찮니? 괜찮으면 답장 좀 부탁해도 될까?”』
그러자 몇 초 뒤에 읽음 표시가 뜨고, 바로 답장이 돌아왔다.
『선생님, 수고 많으십니다. 지금은 대기 중이라 문제없습니다. 무슨 일 있으신가요?』
『“그게 말이야, 미유가 지금 있나 해서. 요전에 소대원 다 같이 건강검진을 받았을 텐데, 미유가 받지 않은 걸로 되어 있어서. 무슨 일 있었니?”』
『그 일이었군요. 사실 미유는 그날 몸이 안 좋다며 건강검진을 받지 않았는데, 그날부터 핑계를 대며 받으러 가지 않아서…… 오늘도 그 이야기를 하려고 미유를 찾고 있는데 보이지 않아서요…… 선생님께 폐를 끼쳐 죄송합니다만, 어쩌면 샬레에 가 있을지도 모르니 찾아서 건강검진을 받게 해 주실 수 있나요?』
그렇군…… 미유가 건강검진에서 도망치고 있는 건가.
숨어 있다고 한다면 꽤나 애를 먹을지도 모르지만, 미유의 건강 상태도 걱정되고, 만약 정말로 몸이 안 좋은 거라면 더더욱 도망치지 말고 검진을 받아야 한다.
여기선 시간이 걸리더라도 미유를 찾아내야겠지.
『“알았어. 샬레를 찾아볼게. 혹시 공원에서 발견되면 알려 줘.”』
『RABBIT1 알겠습니다. RABBIT4를 발견하는 대로 연락드릴게요.』
……좋아, 그럼 일단 일은 제쳐두고 미유를 찾아보자.
일단 거주 구역을 한 바퀴 둘러볼까.
그렇게 미유를 찾기를 잠시. 거주 구역이나 엔젤24까지 돌아보고 오피스로 돌아온 참이다.
이만큼 찾았는데도 안 보이다니, 미유는 공원에 있는 걸까? 아직 미야코에게서 연락은 오지 않았지만…….
그때 문득, 오피스 구석에 낯선 쓰레기통이 놓여 있는 것을 깨닫는다.
탄약 회수함…… 저런 걸 여기에 둔다고 업자가 연락했던가?
수상쩍게 생각하며 다가가, 가볍게 툭 차 본다.
「햐웃!」
「“……미유, 안에 있지? 나와 보렴.”」
안에서 목소리가 들린 쓰레기통 뚜껑이 열리고, 안에서 미유가 조심스럽게 나온다.
「서, 선생님…… 어떻게 눈치채신 건가요?」
「“애초에 여기 샬레엔 이런 큰 쓰레기통은 안 두니까. 라고는 해도 지금까지 눈치채지 못했지만……”」
「이렇게 큰 쓰레기통에 들어가 있어도, 쓰레기통째로 존재감이 사라져 버리는군요…… 언젠가는 남몰래 조용히 아무도 모르게 혼자서――」
「“그것보다 미유. 모모톡은 좀 봐 줘. 미야코 일행도 걱정하고 있다고?”」
「에? 앗, 전원이 꺼져 있었어요. 죄송합니다, 샬레에서 충전하려고 했는데……」
「“그리고, 건강검진은 어떻게 된 거야? 몸이 안 좋은 것 같던데, 그래도 제대로 받아야지.”」
나의 그 말을 듣자, 미유의 표정이 순식간에 험악해진다.
「선생님, 저…… 건강검진은 받고 싶지 않아요.」
「“그건…… 무슨 일 있었니?”」
「……무슨 일이 있었던 게 아니라, 아무 일도 없었던 거예요. 그러니까…… 그…… 실례하겠습니다!」
미유는 원통형 물건을 꺼내더니 핀을 뽑아 발밑에 떨어뜨린다.
그러자 순식간에 연기가 주위에 자욱해져 아무것도 보이지 않게 된다.
「“?! 미, 미유?!”」
「차, 찾지 말아 주세요!」
쓰레기통에서 털썩 하는 소리가 나고, 이어서 가벼운 발소리가 멀어져 가는 소리가 들린다.
연기가 서서히 걷히고 주위를 둘러보자 이미 미유의 모습은 없고, 그저 허무하게 쓰레기통이 쓰러져 있을 뿐이었다.
서둘러 경비 시스템에 접속해 샬레 입구 문을 잠근다.
이어서 입구 자동문 근처의 감시 카메라를 확인하지만…… 드나드는 사람은 없는 것 같다.
미유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렇게 된 이상 오기로라도 미유를 찾아내서 건강검진에 데려가야겠다. 만약 심각한 병을 숨기고 있다면 큰 문제니까.
「“미유, 들리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샬레 문을 잠갔어. 학생에게 거친 짓은 하고 싶지 않으니까, 얌전히 나와 주면 고맙겠는데.”」
그 목소리에 대답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그저 아무도 없는 오피스를 향해 말을 걸었을 뿐이었다.
……미유가 그럴 생각이라면, 이쪽도 진지하게 가자.
아 그 전에, 미야코에게 샬레에서 찾았다고 연락만 해 두자.
……답장이 왔다. 어디 보자, 『지금 그쪽으로 가겠습니다. 그때까지 미유를 붙잡아 두세요』라고.
하지만 뭐, 미유를 찾아내 버려도 상관없겠지?
우선 교실이나 격납고에 가 볼까, 거기는 숨을 곳이 많이 있을 테니.
그렇게 미유를 찾기 시작해서 쓰레기통 안, 문 뒤, 골판지 상자 안, 책상 밑, 책장 위, 샤워실 등 여러 곳을 찾아보았지만 결국 발견하지 못했고――
「“마지막은 여긴가…… 아니, 없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마지막으로 온 곳은 휴게실.
여기는 숨을 만한 곳이 거의 없는 장소지만, 뭐 일단 봐 둘까.
문을 열고 안을 들여다보았지만, 차가운 주스들이나 안마 의자, 내가 자주 쪽잠을 자는 침대를 봐도…… 아니, 침대가 왠지 이상하게 솟아올라 있다.
아니, 설마. 그럴 리가 없지. 분명 누군가 인형을 두고 갔다거나 그런 거겠지.
힘차게 시트를 걷어치우자――
「햐으! 서, 선생님……」
「“진짜 있었네…… 미유, 건강검진 받으러 가자.”」
「그건…… 그…… 몸이 안 좋아서 다음에……」
「“그럼, 더더욱 병원에 가야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 나한테 알려 주지 않을래?”」
그러자 미유는 잠시 생각한 뒤――
「……아무한테도 말 안 한다고, 웃지 않겠다고 약속해 주실 건가요?」
「“물론이지, 학생의 비밀은 아무에게도 말 안 해.”」
「…………안 했, 어요.」
「“? 뭐가?”」
「그…… 키나, 가슴이…… 미야코 쨩, 사키 쨩, 모에 쨩은 성장하고 있는데, 저는 하나도 성장하지 않았어요. 매일 측정하고 있어서, 그…… 깨닫고 말아서……」
이런, 생각지도 못한 변화구가 날아와서 깜짝 놀라고 말았다.
그런가…… 미유도 그런 게 신경 쓰이는구나……. 이건 대답을 잘못하면 지금까지 쌓아온 신뢰가 사라져 버리겠어.
「서, 선생님도 역시 이상하다고, 생각하시는군요. 미, 믿었는데……」
「“아니야. 미유의 고민은 이상한 게 아니야. 지극히 평범한, 누구에게나 있는 고민 중 하나란다. 나도 미유만 한 나이 때 키가 작아서 고민했었고 말이야.”」
「그, 그런가요? 선생님은, 이렇게 작은 저라도 좋아해 주실 건가요?」
그 질문에는 자신을 가지고 대답할 수 있다.
「그럼, 미유가 어떤 모습이든, 미유가 미유라면 나는 좋아한단다.」
이 말을 뱉은 순간, 휴게실 문이 갑자기 열리더니 문 앞에 미야코가 서 있었다.
「선생님, 왜 미유를 꼬시고 있는 건지 설명해 주세요. 대답 여하에 따라서는 구속해서 발키리에 넘기겠습니다.」
「미, 미야코 쨩, 이건――」
「미유, 제 뒤로 물러나세요. 선생님은 양손을 머리 뒤로 깍지 끼고, 무릎 꿇고, 진실만을 말해 주세요.」
그 후, 미야코에게 심문을 받았지만, 진실을 말할 수는 없었기에, 미유의 움직임을 멈추기 위해 일부러 느끼한 대사를 했다는 것으로 납득시켰다.
하지만 미유는 어딘가 불만스러운지, 내 옷자락을 잡고 잡아당기며 항의했다. 나중에 사과할 테니까 이 자리에선 좀 봐줬으면 해…….
이렇게 해서 미유는 건강검진을 받았지만, 지극히 건강해서 아무 문제도 없었다. 단 하나, 지난번 정기 검진을 받았을 때와 수치가 무엇 하나 변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제외하고는.
하지만 미유 자신은 이제 그래도 괜찮다고 받아들일 수 있게 된 건지, 다음부터는 순순히 검진을 받게 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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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에와 당분 보급
「아 정말, 사탕 다 떨어졌어! 머리가 안 돌아가! 선생님 사탕 줘!」
「“모에…… 사탕은 아까 줬을 텐데……”」
「빨아먹으면 금방 없어지잖아, 그거 하나로는 30분밖에 가동 못 한다고. 날 부려먹으려면 그만큼 준비해 줘야지!」
샬레의 당번으로 모에를 불렀지만, 시작하자마자 모에는 의욕을 잃고 늘어져 있다.
내 당분 보급용으로 사 둔 사탕을 줬지만, 그거 하나로는 부족했던 모양이다.
「“그럼, 지금 편의점에서 사 올 건데, 뭐 원하는 거 있어?”」
「으음~, 달달하면 일단 괜찮으려나. 그럼, 선생님 부탁해~, 돌아올 때까지 어느 정도 끝내 놓을 테니까, 선불이라 치고 좋은 걸로 사다 줘~」
어쩔 수 없지, 모에가 있어 준 덕분에 일은 꽤 빨리 진행되고 있고, 여긴 필요 경비로서 내 용돈으로 좋은 걸 사 오자.
……좋은 사탕이란 게 어떤 사탕이지?
일단 이곳저곳 들러서라도, 비싸 보이는 걸로 대충 사 와 볼까…….
샬레를 뒤로하고, 우선 가장 가까운 엔젤 24부터 시작해 슈퍼나 드럭스토어 등 여러 군데를 돌아보기로 했다.
※ ※ ※ ※ ※
「오, 선생님 어서 와~. 좋은 거 있었어? 이쪽은 뭐, 대충 끝났으려나.」
「“수고했어 모에. ……가 아니라 진짜 오늘 해야 할 일이 벌써 끝났네…… 고마워! 자, 여기 답례야.”」
양손에 들고 온 비닐봉지를 모에에게 내민다.
「엣, 이거 전부!? 아무리 그래도 너무 많이 산 거 아냐? 다 먹으면 당뇨병 걸릴 것 같아…… 크히히, 그건 그것대로 배덕감이……」
「“한꺼번에 다 먹지는 말고. 남으면 래빗 소대 애들이랑 같이 먹을 것!”」
「알겠다니까. 어디 보자…… 이건――」
모에가 꺼낸 것은, 옛 추억이 담긴 밀크 캐러멜 대용량 봉지.
모에가 이런 걸 좋아할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기에 내가 좋아하는 걸 골라봤다.
「선생님…… 이걸 사탕으로 분류해도 되는 거야? 캐러멜은, 캐러멜이라고 분류되는 음식 아냐?」
「“캐러멜은 소프트 캔디라는 분류에 들어가거든. 그러니까 괜찮지 않을까 해서…… 싫었어?”」
「아니, 그런 건 아닌데, 생각했던 거랑 달라서 좀 놀라서…… 뭐 단거라면 뭐든 좋다고 말하긴 했으니까.」
그렇게 말하며 모에는 낱개 포장을 뜯어, 휙 하고 캐러멜을 입안에 넣는다.
「음~, 이 진한 버터 향이 못 참겠단 말이지. 눈에 띄면 가끔 먹고 싶어지기도 하고.」
「“옛날부터 이 맛은 변하질 않네. 노스탤지어에 잠길 수 있어서 자주 사니까, 먹고 싶어지면 샬레로 와, 놔둘 테니까.”」
「럭키♪ 약속 받았으니까. 이걸로 돈 없을 때도 단걸 먹을 수 있겠네♪」
래빗 소대…… 그렇게 돈이 없었던 건가.
뭐 식량난을 겪고 있을 정도니 이런 달콤한 기호식품은 구하기 힘들겠지. 사탕이라면 유통기한도 기니까 폐기도 적을 테고, 평소 루트로는 구하기 힘들지도.
그렇다면, 다음부턴 종종 보관이 용이한 단것도 넣어줘야 하나.
「다, 음, 은…… 소금 사탕?」
「“더운 날에는 염분도 필요할까 싶어서.”」
「확실히 염분 부족은 컨디션이 무너지기 쉬우니까 우리한텐 필요하긴 한데…… 맨날 편의점 도시락 먹는 우리한텐 염분 과다 아냐?」
「“……그것도 그렇네.”」
「뭐, 그렇다 쳐도 먹을 거지만~. 음~ 이것도 맛있어. 다음에 보이면 사놔야지.」
소금 사탕은 독특한 풍미가 중독성 있어서 한 번 먹으면 멈출 수 없다.
일설에 의하면 단맛과 짠맛에는 상호작용이 있어서 한쪽을 먹으면 다른 쪽도 먹고 싶어진다던가.
그렇다면, 이 소금 사탕이라는 건 인간이 갈구하는 맛인 걸까.
어디, 나도 하나…… 응, 은은한 짠맛이 맛있다.
「어, 뭔가 유난히 큰 봉지가……? 이거 설탕? 선생님, 아무리 나라도 설탕을 그냥 퍼먹거나 하진 않는데.」
「“이건, 사탕 만드는 재료야. 모처럼이니 갓 만든 걸 먹어보는 것도 재밌을까 해서.”」
「만든다고? 지금부터?」
「“불이 필요하니까 지금부터 조리실로 갈 건데…… 모에도 같이 만들어 볼래?”」
「할래 할래! 재밌겠다!」
이렇게 해서 우리는 사탕을 만들기 위해, 사무실을 뒤로하고 조리실로 향했다.
※ ※ ※ ※ ※
「“준비할 건 눌어붙지 않는 프라이팬, 그리고 설탕, 물. 이것만 있어도 되지만, 오늘은 과일 사탕으로 하자.”」
「축제 때 정도나 먹을 기회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거 간단하게 만들 수 있구나.」
「“불 조절만 익히면, 어디서든 간단하게 만들 수 있어. 그럼 우선 설탕과 물을 섞어서 불에 올리자. 그동안 과일을 잘라 두자고.”」
일단 포도에 사과, 귤이랑 딸기 등 과일 사탕이 될 법한 건 대충 다 사 뒀다.
축제에서 파는 것처럼 통째로 사과를 사탕으로 만드는 것도 나쁘진 않지만, 아무래도 먹기 힘드니까 한입 크기로 자른다.
모에도 옆에서 자르고 있는데, 내가 하나 자르는 동안 이미 전부 다 잘라버렸다.
진짜 스펙은 높단 말이지…… 그 방향성이 가끔 폭발할 뿐이라 그렇지.
「선생님은 귤의 이 하얀 부분 먹어? 난 아까워서 먹어버리는데.」
「“알베도* 말이구나. 영양가도 높고, 딱히 맛이 나는 것도 아니니 신경 안 쓰고 먹으려나.”」
「오, 동류네. SRT 시절 동기 중에 이걸 싫어하는 애가 있어서 말야. 떼어낸 거 받아서 먹었어.」
「“그건…… 대단하네……”」
*역주 : 한국에서 귤락이라 부르는 그거를 외국에선 알베도(albedo)라고 부름
그러는 사이에 설탕물은 끓어서 소위 “캐러멜색”이 된다.
불을 끄고, 꼬치에 꽂은 과일들을 담갔다가, 쟁반에 놓아둔다.
「“좋아, 이제 이대로 방치해서 식고 굳으면 완성이야.”」
「역시 선생님이라니까, 과학 수업 같아.」
「“실제로 하는 건 베코우 사탕*의 연장선 같은 거니까. 여기 남은 설탕은 가져가서 심심할 때 이렇게 만들어 보면 좋아. 이건 숙제야.”」
「이런 숙제라면 기꺼이 하지. 확실히 커다란 프라이팬이 하나 있었으니까, 그걸 통째로 사탕으로 만들면…… 도대체 얼마나 지나야 소화할 수 있을까? 쿠히히……」
*역주: 원문은 べっこう飴 라고 일본에서 먹는 사탕중 하나, 鼈甲飴 라고 거북이 등껍질(鼈甲)같은 광택이 있는 사탕이라 저런 이름이 붙었다고 함
양동이 푸딩이라든가 커다란 과자를 어렸을 적에는 동경했지만, 막상 어른이 되어 만들어 봤을 때, 그 맛의 단조로움에 도중에 질려버린 경험이 있다. 하지만 이걸 모에에게 말하기보다는 실제로 체험해 보게 하는 편이 모에를 위하는 길이겠지.
아니 결코 낙담하는 모에의 모습이 보고 싶다거나 결단코 그런 건 아니다.
「식은 것 같네, 그럼 바로 잘 먹겠습니다…… 우왓, 이거 엄청 맛있잖아!」
「“갓 만든 거니까. 과일도 막 사 온 신선한 녀석이고, 노점에서 만들고 시간 지난 걸 사 먹는 것보다 맛있을 거야.”」
「이런 맛을 알아버리면 이젠 못 돌아갈지도……」
「“그렇구나…… 당번 힘내준 모에한테 이걸 선물할까 했는데……”」
숨겨뒀던 봉투를 꺼내자, 모에의 눈빛이 변한다.
「엣, 그거 설마…… 휠 디스플레이*!? 진짜로!?」
「“통째로 하나 주실 수 없냐고 했더니 재고를 꺼내 주셔서 말야. 하지만 모에는 이 평소의 맛으로는 이젠 못 돌아가는 것 같으니, 이건 샬레에 온 아이한테 나눠주는 수밖에……”」
「심술부리지 마! 받을 거야, 절대 받을 거라고! 아싸, 이거 꿈이었는데……」
*역주 : 편의점 가면 가끔 보이는 원기둥에 츄파츕스가 가득 꽂혀있는 그거 말하는듯
황홀해하며 받아들더니, 곧바로 하나를 꺼내 빨기 시작한다.
「오늘 이것저것 먹었지만, 역시 이 맛이 안정된단 말이지. 선생님, 고마워.」
「“금방 다 먹어치우지 말고, 천천히 먹는 거야, 알겠지?”」
「네네~. 알고 있다니까.」
진짜려나…… 나중에 래빗 소대 애들한테 소비 상황을 물어봐야겠다.
그로부터 며칠 후, 이야기를 들어보니, 있으면 있는 대로 다 먹어치우는 바람에, 엄청난 기세로 먹은 결과 체중이 급증해서, 훈련을 늘리게 되었다는 모양이다.
인과응보, 이에 징계를 받아 하루 섭취량을 정하고 당분 보급은 적당히 하게 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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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

소박하고 재미있우...
번역해줘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