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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아카이브소설핫산) 약속의 대답을 - 3주년 은상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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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선생님과 학생이 나눈 언젠가의 약속 이야기

※블루아카이브 최종편까지 읽었음이 전제됩니다

※어두운 묘사가 포함됩니다

※계절 같은 시간 축은 모호합니다

――――――――――――――――――――――

Vol.1

일어나주세요, 선생님――

누군가의 부름을 받은 느낌이 들어, 당신은 눈을 떴다.

크게 기지개를 켜고는, 둥실거리는 꿈결에서 되돌아온다.

느긋하게 하품을 하고, 잠에 취한 눈을 비비고 나자...... 옆에서 들리는 작은 숨소리를 눈치챘다.

"음냐...... 으응, 물 같은 건...... 안 나온다니까....."

조금 시선을 내리자 선명한 핑크색이 책상에 엎드려 있다.

타카나시 호시노. 외풍이 새어들어오는 대책위원회의 부실인데도 마이페이스 땡땡이꾼인 그녀답게 아무렇지도 않게 잠꼬대를 쏟아내는 것 같다.

이대로 잠자게 두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계절로는 아직 봄의 중반 정도. 그것도 이런 새벽이다. 자칫하면 감기에 걸려 버리겠지.

"호시노, 일어나."

그 전에 깨워준 듯한 아로나에게 마음속으로 감사하며.....

당신은 약하게 오르락내리락하는 어깨를 흔들었다.

"......음냐, 선생? 아, 잠들었었구나."

잠이 덜 깬 눈동자와 시선이 마주치자, 그녀의 입꼬리가 씰룩 일그러진다. "나도야" 라며 와이셔츠의 단추 자국이 붉게 묻은 팔을 보여주자 조심스러운 웃음소리가 겹쳤다.

다만 이런 아침 일찍부터 모였다고는 해도 사실 이렇다 할 볼일이 있는 건 아니다. 변함없는 아비도스의 사막을 창문 너머로 바라보며 둘만의 방에는 한가로운 공기가 흐르고 있다.

"그건 그렇고 곧 여름인가. 이야~ 역시 시간이 빨리 가네~"

그런 나이를 먹은 듯한 대사에 쓴웃음을 짓지만...... 요즘은 확실히 조금씩 초여름의 발소리가 들려오고 있다.

조금 더 거리 쪽으로 걸어가면 길에서는 벌써 잎이 난 벚나무를 볼 수 있겠지. 슬슬 매미도 울기 시작할지도 모르고. 덥고 답답하지만....... 그래도 역시 즐거운 계절은 바로 코앞이었다.

"저기, 선생은 바다 같은 데 가고 싶어?"

"어떠려나" 하고 얼버무리며 당신은 호시노쪽을 본다.

그런 이벤트 같은 건 귀찮다고 웃을 듯한 그녀는, 의외로 진지한 표정이었다. 그런 속마음을 읽었는지 호시노는 눈꺼풀을 감고 말을 이어간다.

"아니~ 수영 같은 스포츠는 귀찮지만 말이야? 출렁출렁~ 파도에 흔들리고만 있는 건 조금 재미있을 거 같아서."

그런 말을 듣고 당신도 다시 상상해 보기로 했다.

구름 한 점 없는 맑은 하늘, 내리쬐는 태양, 멀리 들리는 해변의 소란함. 그런 작은 파도가 치는 바다 한가운데 튜브에 탄 호시노가 떠 있다. 파도 사이에 흔들거리는 해조류처럼, 오른쪽 왼쪽으로, 느긋하게 흔들리며......

――으헤~ 선생~ 도와줘~

......혹시 그대로 떠내려가 버리는 건 아닐까?

농담도 되지 않을 예감이 뇌리를 스쳤지만, 그런 광경 자체는 매우 흐뭇하게 느껴졌다. 다른 사람들도 함께라면 더 즐겁겠지!

"그럼 수영복을 사놔야겠네. 그리고 튜브도 말이야. 물고기 같은 거 없으려나~?"

기분은 벌써 본격적인 여름인지, 호시노는 기쁜 듯이 통판 사이트를 바라보고 있다.

여전히 아비도스는 위태로운 상황이지만, 그 정도의 숨돌리기는 있어야겠지. 그렇게 결정하고 당신은 호시노에게 말을 걸었다.

"언젠가, 모두 함께 바다에 가자."

어려운 재정 상황을 누구보다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일 거다. 정말로 권유받을 줄 몰랐는지 작은 입이 떡 벌어져 있다.

석양 같은 오렌지와 푸른 하늘을 연상시키는 블루. 그런 상반되는 듯하면서 한없이 선명한 2색의 눈동자가...... 빤히 당신을 관통하고 있다.

차츰 당신의 모습이 진지함 그 자체라는 걸 깨달은 모습. 다시 뺨에 웃음을 담고 호시노는 깊이 고개를 끄덕여 주었다. 진심으로 기쁜 느낌의, 꽃이 피는 듯한 미소로.

"아하하. 약속이야, 선생?"

그 미소에 보답할 수 있도록, 다가오는 계절을 생각하며――

벚꽃이 흩날리는 봄날에 당신은 한가지 약속을 했다.

Vol.2

쨍쨍 내리쬐는 열기에 맞춰 당신은 다시 눈을 뜬다.

이런 한여름인데도 창가에서 곯아떨어졌던 모양이다. 올려다본 하늘은 맑았다. 기울어가는 태양이 눈부시게 방에 쏟아지고 있다.

"선생님, 일어나셨군요, 안녕히 주무셨나요!"

설마 햇볕에 그을린 자국이 나진 않았을까.

그렇게 생각하는 당신쪽으로 한쌍의 발소리가 울려퍼진다. 돌아보기 전부터 알 수 있다. 텐도 아리스, 이 건강한 목소리는 틀림없이 그 아이다.

다만, 어째서 이 방에? 그렇게 생각하기 시작한 시점에서, 겨우 여기가 밀레니엄이었다고 떠올리게 된다. 그것도 유우카에게 부탁받은 자료 정리 도중이었다는 것도.

"퀘스트인가요? 그럼 아리스도 도와드리겠습니다!"

그렇게 말하며 가슴을 치는 모습은 믿음직스러웠지만...... 유감스럽게도 이 일은 그녀에게 맡기기는 어렵겠지.

하지만, 모처럼 기다려 주고 있었으니까 이대로 돌아가게 할 수는 없다. 그리고 주위를 둘러보던 중...... 당신의 눈에 들어온 것은 한 개의 대걸레였다.

"청소 퀘스트군요. 맡겨주세요, 아리스는 청소도 잘하니까요!"

방 한쪽 구석에 방치되어 있던 모습의 그것은, 생각 외로 더러워져 있지는 않았다.

마른 걸레이긴 하지만, 정리 과정에서 나오는 먼지는 땅에 닿는 순간 그녀가 든 대걸레의 식사가 되고 있다.

당신 곁을 지나치는가 하면 의자나 책상 사이를 누비듯 달려나오고, 다음에는 창가 쪽으로. 청소라고 하기에는 살짝 바쁜 움직이지만, 지루한 사무 작업 속에서는 그것 또한 재미있었다.

"하지만, 이래서는 머리가 더러워져 버리네요....."

그 긴 머리는 청소하기에는 불편할 테고, 다리에 엉켜도 위험하다.

정리의 손길을 잠깐 멈추고 당신은 자신의 주머니를 뒤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꺼낸 것은 한 가닥의 머리끈. 색은 꾸밈 없는 검은색이지만, 기능은 충분할 터.

뛰어다니던 아리스를 붙잡고 거울 앞에 의자를 가져온다. 따분한 듯 흔들거리는 다리의 움직임을 흐뭇하게 여기며, 당신은 그 긴 머리를 묶어 주었다.

"와, 감사합니다!"

빙글, 한 바퀴 돌자 하나로 묶인 머리가 가볍게 흩날린다.

포니테일의 이미지로는 너무 긴 것 같기도 하지만, 이걸로 땅에 닿는 일은 없겠지. 거울에 비친 자신을 한참동안 기쁜 듯 바라보고 나서, 아리스는 당신에게 달려왔다.

"선생님, 선생님! 모처럼 기회니까, 사진을 찍죠!"

그 말대로 당신은 휴대폰 카메라를 준비하려 한다. 하지만 그녀는 고개를 저으며 대신 당신의 손을 잡았다.

"아뇨, 아리스 혼자 찍혀도 의미가 없습니다. 선생님도 함께, 입니다!"

물론 그런 제안은 대환영이다. 하지만 이 방에는 두 사람밖에 없다.

거울은 너무 작고, 지나가는 사람에게라도 부탁해볼까? 그렇게 고민하기 시작한 참에 당신은 자신에게는 대단히 믿음직한 파트너가 있다는 걸 떠올렸다.

"아로나, 부탁 좀 할 수 있을까?" 그렇게 부탁하자 화면 속 소녀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여준다. 각도를 조정한 싯딤의 상자를 책상에 놓고 당신과 아리스는 피스를 했다.

"감사합니다, 잘 나왔네요!"

돌아와서 보니 화면에는 웃는 두 사람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눈 깜빡이나 흔들림 하나 없는 완벽한 한장이라고 할 수 있겠지. 아로나에게 감사하고 나서, 당신은 다시 서류 정리로 돌아갔다.

"――아, 선생님도 퀘스트 완료인가요? 수고하셨습니다!"

작업을 끝낼 무렵에는 이미 방은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다.

의자에 앉아 페트병의 녹차를 마시고 있다가...... 당신은 문득 아리스가 머리를 그대로 두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조금은 마음에 들었을지도 몰라요. 뭐랄까, 메이드 같았으니까!"

에이프런이나 헤드드레스는 없었지만, 확실히 청소에 힘쓰는 아리스의 모습에는 그런 이미지도 어울린다.

"메이드가 되고 싶어?" 아무 생각없이 당신은 그렇게 묻지만, 아리스는 조금 고민하고 있다.

"그렇네요...... 메이드복에는 왠지 싫은 예감도 들지만, 청소하는 건 멋진 체험이었습니다."

작은 숨을 내쉬고, 아리스는 잡고 있던 대걸레를 책상에 세웠다.

그리고 창문 저편에 펼쳐진 푸른 하늘에 시선을 빼앗긴 후....... 똑바로, 당신쪽을 향해 돌아선다.

"하지만 어느 쪽인가 하면..... 지금은, 여러가지 일을 동경하고 있어요."

해맑은 하늘색 눈동자가 그 어느때보다 진지하게 당신을 바라보고 있다.

아래층에서 들리는 매미 울음소리가 묘하게 멀어진 느낌이 들었다.

"아리스는 용사입니다. 하지만 평화로울 때는 일이 없어요. 그래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싶습니다."

그런 바람은 아직 어린 그녀에겐 너무 성급하다고 할 수 있겠지.

하지만 자신의 가능성을 찾기 위해 골똘히 생각하는 모습을 보자 당신은 무심코 등을 밀어주고 싶어져 버렸다.

"언젠가 결정되면, 내게도 가르쳐줘."

그녀의 배경은 평범한 학생보다 훨씬 복잡하고, 할 수 있는 것도 다르다.

그래도 부디 아리스 자신이 원하는 꿈을 찾을 수 있기를. 그리고 그것을 따라 성장해 갈 수 있기를......

"약속입니다, 선생님!"

튀어오르는 듯한 웃는 얼굴에 이끌리며 작은 새끼손가락에 걸고――

적란운이 아름다운 여름날에, 당신은 또 약속을 했다.

Vol.3

어쩌면, 여름도 끝난 선선한 가을로 저물어 가는 때.

평소의 피로 탓일까. 귀로로 이어지는 전차의 흔들림에 이끌리듯 당신은 고개를 꾸벅이며 졸고 있었다.

"......일어나."

그런 당신의 어깨를 누군가의 손끝이 톡톡 치고 있다.

아무래도 옆 사람에게 폐를 끼친 게 틀림없다. 한가롭게 붕 떠있던 사고는 금세 식어버렸고, 당신은 황급히 옆자리로 시선을 돌렸다.

"일어났구나, 선생님. 정말이지, 벌써 잠들 시간인가?"

거기에 있던 얼굴을 보고 당신은 조금 안심한다.

시라스 아즈사. 그녀 역시 학교에서 돌아가는 길이었던 모양이지만, 당신과는 달리 졸린 듯한 모습은 추호도 없다. 제대로 허리를 편 자세로, 살짝 웃으며 이쪽을 향하고 있다.

"아니, 문제 없어. 선생님도 피곤하겠지."

인사에 이어 사과를 입에 올리자 아즈사는 그렇게 염려해줬다.

다시 잠들어도 좋다는 권유를 받지만, 아무리 그래도 더 이상 칠칠치 못한 모습을 보일 수는 없다. 졸음을 쫓듯이 기지개를 켜고 당신은 도어 상부의 패널을 확인한다.

목적지인 역까지는 아직 조금 시간이 있는 듯하다. 뭘 하고 보낼까. 그렇게 생각하기 시작한 참. 차창으로 보이는 야경 어딘가에서 무언가가 터졌다.

"......불꽃놀이?"

아무래도 아즈사도 눈치챈 것 같다.

그녀는 천천히 일어서더니 덜컹거리는 차량을 걸어간다. 그런 그녀를 따라 당신도 맞은편 도어 옆에 섰다. 넘어지지 않도록 기둥을 잡고 조용히 시선을 위로 향한다.

"아, 정말 불꽃놀이야! 놀랐어, 아직 하고 있었구나."

눈을 크게 뜨고 집중해야 보일까말까한, 먼 하늘에서 올라오고 있는 것 같다.

그것도 강 위 교량을 빠져나가면 곧바로 빌딩들의 그림자에 가려져 버린다. 그런, 여름을 잊을 듯한 몇 초였다.

"......예뻤었지."

그럼에도 아즈사는 어딘가 감동 받은 게 있었던 모양.

전차가 지하로 돌입하고, 검은 창문에는 두 사람의 모습이 비치고 있을 뿐인데도...... 마치 거기에 불꽃놀이의 잔재라도 남아 있는 것처럼. 가만히 서 있다가 덜컹거리며 흔들리는 문에 손을 대고 있었다.

"아쉽네. 알았다면 다 같이 갔을 텐데."

이런 시즌의 끄트머리다. 아로나에게 조사하게 해보니 안타깝게도 근처에서의 불꽃놀이는 그게 마지막이었다.

이 다음은 또 내년 여름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살짝 시선을 숙이는 아즈사에게 당신은 "내년에야말로" 라고 웃어 보인다.

"그렇지. 보충수업부의 모두는 당연하고, 물론 선생님도. 거기에......"

아즈사는 문득 거기서 말을 끊었다. 즐거운 듯한 손을 멈추고 작게 한숨을 내쉰다.

어딘가 먼 곳을 보듯, 여기에 없는 누군가를 생각하듯. 뒤로 흘러가는 어둠을, 그저 지그시 바라보고 있다.

".......모두, 함께면 좋겠네."

모두.

어딘가 체념하듯 흐려진 말의 진의를, 당신은 알고 있었다. 그 말이 가리키는 것은 지금의 그녀가 소속된 트리니티의 동료만이 아니다.

이전 그녀가 하루하루를 함께 보낸 아리우스 분교의 학생들이다. 베아트리체의 지배에서 벗어났다고는 하지만 저질러버린 죄는 사라지지 않는다. 그 책임을 그녀들이 져서는 안 된다고, 설령 당신이 그렇게 느끼고 있다 해도...... 어떻게 해도 앞 무대에서 살 수는 없다.

불꽃놀이 따위의 즐거운 여름날들은 덧없는 꿈이다. 그렇다고 깨달아서인가, 또는 죄책감 때문인가...... 그 네 사람의 이름을 입에 올리는 걸 아즈사는 주저해 버린 거겠지.

"......응. 모두 함께야."

하지만, 그런 현 상황은 잘못되었다.

그 확신이 있었기에, 다음 역으로 달리는 전차가 다시 지하를 빠져나온 순간. 당신은 아즈사에게 이렇게 전하기로 했다.

"사오리도, 미사키도, 히요리도, 아츠코도, 모두 함께야."

숨이 멎는 소리.

야경에 녹아버릴 듯한 연보라빛 눈동자가 빤히 당신을 바라보고 있다.

한없이 곧은 그 빛에 지지 않도록, 당신은 강하게 단언했다.

"언젠가는 꼭, 모두 함께 여름을 보내자."

어려운 일이라는 건 알고 있다.

그럼에도, 어려운 처지를 견뎌낸 그녀들에게 평온한 나날이 찾아오기를 바라고...... 불꽃놀이나 바다, 여름축제에 페스티벌 이벤트...... 그런 당연한 즐거움을 함께 보낼 수 있기를.

"후훗. 약속이야, 선생님?"

희망찬 그 미소를 보고 무심코 눈을 가늘게 뜨며――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가을날에, 당신은 약속을 거듭하고 있었다.

Vol.4

"선생님. 이런 곳에서 주무시다간 자칫하면 동사할 수 있어요."

관자놀이를 빠져나간 찬바람 때문일까.

아니면 바로 옆에서 들려온 그런 목소리 덕분일까.....

겨울 벤치에 누워있던 당신은 다행히 몸이 식기 전에 깨어날 수 있었다. 굳어진 상체를 어떻게든 일으키자 한 학생이 이쪽을 내려다보고 있다.

"정말이지. 이런 밤중에, 수상한 사람으로 오인당해도 모른다고요?"

츠키유키 미야코.

앞날이 보이지 않는 이런 상황에서도 SRT 특수학원의 이름을 짊어지고 싸우는 학생.

그런 착실한 그녀이기 때문에 나온 쓴소리는 당신에게 꽂히는 법. 황급히 벤치에서 일어서려다 당신은 갑자기 발을 헛디뎌――

"아. 위험해요. 정신차려주세요."

곧바로 내민 손에 제대로 어깨를 기댔다.

구멍이 있으면 들어가고 싶다. 속으로 그렇게 중얼거리며 미야코에게 감사의 말을 하고 떠나려 하지만. 그런 당신의 옷자락을, 눈치채고보면 그녀는 조용히 잡고 있었다.

"......어쩌면, 아직 제대로 눈이 뜨이지 않았을지도 모르니까요. 잠시라도, 이쪽에 들렀다 가지 않으시겠어요?"

이대로 돌려보내면 위험할지도 모르니.

입장이 뒤바뀌어 버린 듯한 말에 쓴웃음을 짓지만, 딱히 거절할 이유도 없었다. 미야코의 뒤를 따라 당신은 밤 시간의 코우사기 공원을 걸어간다.

"공교롭게도 이런 것밖에 없습니다만. 괜찮으시다면 부디."

네 명의 캠프에 도착하자 미야코는 당신에게 옥수수 스프를 만들어 주었다.

인스턴트 제품 같지만 이런 찬 공기 속이다. 활짝 웃으며 받아들자 미야코는 작게 미소짓고 있다.

"다른 세 사람은 식량 조달이나 망을 보러 갔습니다. 저도 이제 30분이면 교대라서요."

미야코는 시계를 확인하고 불빛이 닿지 않는 어둠 쪽으로 시선을 보내고 있다.

역시 그녀들은 제대로 된 스케줄로 움직이고 있는 듯하다. 자칫하면 어른인 당신보다도.

"역시, 미야코네는 대단하네."

솔직한 존경심에서, 당신의 입에서는 그런 칭찬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 문구가 너무 직설적이어서였을까. 미야코는 불편한 듯 기침을 한다. 그리고 아주 조금 시선을 떨어뜨렸다.

"......하지만, 모르겠습니다. 저희가 믿는 정의가 정말 옳은 것인가."

그런 중얼거림에 가려지는 불안은 외부인에 가까운 당신도 조금 짐작할 수 있었다.

SRT 특수학원은 총학생회장의 실종으로 인해 뿔뿔이 흩어졌다. RABBIT 소대도 이 코우사기 공원 말고는 확실한 거처는 없는 상태다.

"선배들의 동향도 불분명하고, 백업이 될 기관도 없어요."

그런 상황이니 아무리 강한 신념이 있다고 해도 미야코 일행은 망설임의 한가운데에 있다.

우리가 향하는 곳에는 무엇이 있을까. 누가 그 앞길을 결정해 줄 것인가. 만약 도중에 실수한다면?

"......조금, 약한 소리를 하고 말았네요. 잊어주세요."

그럼에도, 미야코는 유례없는 강인함을 지닌 학생이다.

고개를 흔들고 불안해 하면서도, 미래에 맞서려 한다. 그런 뒷모습에 거는 말은 "응원하고 있어" 정도로는 부족하겠지. 적어도 당신에게는 그렇게 느껴졌으니까.

"언젠가 시련에 직면하게 된다면, 나도 곁에 있을게."

모닥불이 터지는 소리에 섞이지 않도록, 당신은 강하게 맹세하고 있었다.

곁에 있어 준다. 그런 모호한 말은 어둠으로 향하는 길의 이정표로는 미덥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동트기 전의 하늘과 같은 연청색 눈동자는, 조용히 당신을 들여다보고 있다.

"뭐, 조금 얼빠진 모습도 있는 사람입니다만......"

조금 전의 덜렁거리는 모습이 떠올랐는지 미야코는 피식 웃음을 흘린다.

그리고 눈동자를 감고, 몇 번 심호흡 한 후...... 그녀는 당신의 맹세에 응해 주었다.

"......네. 약속이에요, 선생님?"

진심으로 믿어주는 듯한 시선에 강하게, 강하게 고개를 끄덕이고――

공기가 맑아지는 듯한 겨울날에도, 당신은 약속을 했다.

『선생님. 슬슬 시간입니다.』

그러다 정신을 차려보니 꽤 늦어진 것 같다.

내일 아침에는 일찍부터 일정이 잡혀 있다고, 아로나가 그렇게 전해주고 있다.

"괜찮으시다면 역까지 데려다 드릴까요?"

그렇게 제안하는 미야코였지만 고맙게 생각하면서도 고개를 저었다.

그래도, 어딘가 불안한 표정이었기에...... 쓸데없는 걱정을 하게 해서는 안된다며 당신은 품에서 무언가를 꺼낸다.

"이 아이가, 지켜주니까 말이야."

싯딤의 상자.

당신 말고는 기동조차 할 수 없는, 수수께끼에 싸인 오파츠다.

일단 그 존재 자체는 미야코 같은 일부 학생들에게는 알려져 있고, 이 안에서 아로나라는 학생이 서포트해 주고 있다는 것도 이야기하고 있다.

"과연, 그랬었죠......"

다만, 싯딤의 상자의 조작은 당신밖에 할 수 없다.

당연히 OS인 A.R.O.N.A의 해석 같은 건 할 수 없고...... 아로나의 존재도, 다른 학생에게는 보이지 않았다.

"......그럼, 어떤 학생일까요?"

미야코의 단순한 질문에 당신은 고개를 갸웃하고 만다.

막상 설명하려 해도 의외로 어려울지도 모른다. 아로나 자신도 이런 자리에서 스스로 얘기할 성격이 아니었다.

"커다란 흰 리본을 하고 있고, 언제나 우산 같은 총을 가지고 있는데――"

일단 입에서 나오는 건 딱 생각나는 그런 특징.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겠지.

함께 보낸 날들을 회상하며, 당신은 말을 이어나간다.

"조금 얼빠진 부분도 있지만, 나보다 더 착실하고――"

거기까지 말한 시점에서...... 당신은 문득 아로나와 눈앞의 학생에게는 공통되는 부분이 있다는 걸 깨달았다. 어째서 생각지도 못했던 걸까? 조금 우습게 보일 정도로 대단히 기본적인 요소다.

싯딤의 상자 내부 공간. 그 교실에서 흔들리던 장발이 떠올라, 당신은 웃으면서 이렇게 마무리했다.

"――흰 머리의, 미스터리한 아이야."

보라색 이너 컬러를 한 흰색 롱 헤어.

늘 휴대하고 다니는 우산은 마찬가지로 검은색 세일러복에 대단히 잘 어울렸다.

기본적으로는 말이 없지만, 가끔 보여주는 장난스러운 모습이 사랑스러운 학생.

그것이 당신의......

당신 세계의 아로나였으니까.

■

샬레의 "선생님"이 중태가 된 지 75일이 지났습니다.

그 사건 이후 파괴된 「샬레」건물에서는――

소생 가능성에 대해 수많은 논의가 이루어져――각 의료종사자는――

한편, 키보토스에서는 기묘한 사건이――

■

――소, 속보입니다!!

"선생님"의 의식이 돌아오지 않게 된 지 100일이 경과한 오늘――

병원에서 긴급 발표가 있었습니다――

여론은 이 일에 대해――

의료관계자는 "선생님"의 회복은 기대할 수 없다고 판단――소생은 불가능하다고――

더 이상의 연명 치료는 무의미하다는――

■

이해할 수 없다.

상자의 주인――네 바람대로 「색채의 인도자」라는 역할을 주지.

「색채의 인도자」는 우리 무명사제의 뜻을 대변할 뿐이다.

자신의 의지를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마라.

너는 이 선택을...... 미래영겁 후회할 것이다――!!

Final.

『――일어나주세요, 선생님.』

누군가의 부름을 받은 느낌이 들어, 당신은 눈을 떴다.

한없이 푸른 하늘이 붉게 물들어 간다. 오랜 꿈은 끝나버린 모양이다.

선생님....... 아니, 거짓된 선생[프레나파테스]. 그것이 지금의 당신에게 주어진 이름이었다.

결말부터 말하자면, 당신은 실패했다.

키보토스를 뒤덮은 비극을 당신은 물리칠 수 없었다.

소중했던 날들을, 이루고 싶었던 꿈을, 거의 모두 잃어버렸다.

"언젠가, 모두 함께 바다에 가자."

바라던 여름은, 찾아오지 않았다.

"언젠가 결정되면, 내게도 가르쳐줘."

그녀의 미래를, 마지막까지 지켜볼 수는 없었다.

"언젠가는 꼭, 모두 함께 여름을 보내자."

그 누구도, 당신은 지켜줄 수 없었다.

"언젠가 시련에 직면하게 된다면, 나도 곁에 있을게."

고난에 맞서는 학생에게, 당신은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먼 과거에 맹세한 언젠가는, 마지막까지 찾아오지 않았다.

모든 걸 잃은 배드엔드의 끝. 그것이 이 방주 위였다.

비록 당신이 전에 보냈던 곳은 아니지만...... 눈 아래 펼쳐진 키보토스를, 거기에 사는 사랑스러운 학생들을, 잠깐이라도 보고 싶다. 아무리 그렇게 바라도 차가운 몸은 움직이지 않는다.

......거기에, 저주스럽게도 학생들과는 곧 만나게 된다. 어떤 끔찍한 악몽에서도 보지 못했을 듯한, 상상할 수 있는 최악의 형태로.

「선생님......」

『선생님. 준비가 끝났습니다.』

그때가 올 때까지는, 적어도 남은 두 학생을 지켜야 한다.

남은 희망을 긁어모으듯이 그렇게 굳게 결심하고...... 당신은 그저 퍼져가는 비극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

학생과 선생님은, 당신이 준비한 비극을 모조리 깨버렸다.

『상황 분석...... 우트나피쉬팀과의 접속 해제를 확인. 우회 루트를 시행하겠습니다.』

역시 히마리는 좋은 솜씨를 가지고 있다.

어쩌면 리오도 협력해 주고 있을까?

『......시행 실패. 우트나피쉬팀에 대한 접근이 차단되어 있습니다. 개입할 수 없습니다.』

아리스의, 그 용사로서의 일격도 그렇다.

동료들과 함께 뿜어낸 빛은, 한없이 통쾌했다.

『「다차원 해석」의 억제가 유지되고 있는 것을 확인――연산을 가속해, 파괴를 재시도.』

그런 모두의 뒤에는 분명 린쨩의 모습이 있겠지.

그 엄격하고도 정확한 어조로 작전을 성공으로 이끌고 있는 게 틀림없다.

『연산 가속 불가능. 지상 생텀의 현 인카네이션 프로세스 확인. 일시적 현현을 확인.』

말려든 후우카는 조금 불쌍하지만......

미식연구부의 멤버들은 역시, 이런 상황에서도 좋은 미소를 짓고 있는 듯하다.

『일시 오브젝트의 파손을 확인. 현현 불가능.』

다른 모두도 그렇다. 지상에서도 분명 베리타스나 SRT도――

『......이대로는, 계획이 실패합니다.』

그렇게 당신은, 오가는 감정에 젖어 있고 싶었다.

따뜻한 기억들을, 언제까지나 되새기고 싶었다.

『......상태를 확인. 「아트라・하시스의 방주」의 「자폭 시퀀스」가 준비 중인 것을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시간이 다 됐다.

아로나의 보고를 받고, 당신과 시로코는 마지막 준비를 시작한다.

품에 손을 넣자 낡은 카드는 분명히 아직 거기에 있었다. 이제 한번쯤은 더 쓸 수 있을까.

『――연산 불가능. 리소스 부족으로 인해 생텀의 현 인카네이션 프로세스가――』

모든 것이 결정되는 순간은 바로 거기에 있다.

몸의 모든 것은 차가워진지 오래지만, 당신은 그럼에도 크게 숨을 들이마셨다.

『......캔슬됐습니다.』

그 순간, 새빨갛게 물든 하늘이 돌아온다.

밖에는 낯익은 푸른 하늘이 펼쳐져 있겠지. 그러나 그것을 볼 자격은 없다.

이번에는 반드시 실패하지 않기를...... 그렇게 바라며, 당신들은 마지막 싸움에 임했다.

■

그리운 멤버들은 당신들의 마지막 저항을 격파했다.

청춘의 이야기는 이번에야말로 해피엔딩으로 끝날 것이다.

하지만 그전에 한가지만....... 이 방주가 떨어져 버리기 전에 당신에게 해야만 할 일이 있었다.

「프레나파테스가...... 전하고 싶은 게 있는 거 같아.」

역시 당신과 같은 존재라고 해야 할까.

샬레의 선생은, 무너지는 방주에 여전히 남아 있다.

「『색채의 인도자』가 되면서까지, 이곳에 온 이유를――」

그 덕분에 최후의 최후에 제대로 전달할 수 있을 것 같다.

무너져가는 가면의 틈으로, 흐느끼는 학생의 모습이 보인다.

금방이라도 부러질 것 같은 다리를 움직여 당신은 그녀에게 다가갔다.

"네 잘못이 아니야, 시로코."

눈앞에서 괴로워하고 있는, 그저 아이를 향해......

당신은 계속 해주고 싶었던 말을 이어간다.

이것이 그녀를 구원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그런 미래까지 당신은 살아줄 수 없으니까.

그럼에도, 조금이라도 그 어둠이 걷히기를. 변해버린 목소리로 천천히, 마음속 깊은 곳에서 나온 마음을 전하며......

"......책임은, 내가 질 테니까."

당신은 드디어 마지막 약속을 이룰 수 있었다.

힘이 빠진다. 무릎을 꿇어버리면 빈껍데기 같은 사지는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같다.

...... 이것으로, 역할은 완수할 수 있었을까. 쓰러지려는 당신의 곁으로 누군가가 달려온 것 같다.

「......」

고개를 들자, 거기에는 당신이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 있었다.

유우카에게는 낭비벽으로 혼나고, 후우카에게 염려받을 정도로 거친 식생활을 하고. 히마리에게는 휘둘리기도 하고, 린쨩에게는 일할 때마다 실수를 지적받고......

하지만, 그 사람은 누구보다도 믿을 수 있는 어른이었으니까.

남은 힘을 다해. 당신은, 당신에게 마지막 말을 전한다.

「학생들을....... 잘, 부탁합니다.」

그리고 "당신"은, 마지막으로 한 가지 약속을 했다.

그 한순간의 광경을 끝으로, "당신"의 시야는 암전된다.

Epilogue.

"선생님"의 역할은 끝나고, 이야기는 이제 엔드롤에 들어갔을 무렵일까.

그럼에도 당신의 의식은 어째서인지 남아있다. 시야가 밝아온다.

아무것도 모른 채 손을 움직이자, 무언가에 부딪혀 메마른 소리를 냈다.

그것은 가면이었다.

오랫동안 당신을 거짓 선생으로 묶어두었던 가면이다.

그 요란한 옷차림 또한...... 옆의 지면에, 너덜너덜한 상태로 흔들거리고 있다.

최후의 최후에, 일발 역전의 해피엔드가 찾아왔다.......

분명 그런 건 아니겠지. 남겨진 육체는 이미 무너지기 시작했다.

어쩌면 이 의식은 환상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당신은 그럼에도 학생들에게 받은 소중한 물건을 찾고 있었다.

파란 종이학. 그것은 벗은 껍데기 옆에 있었다.

가만히 쥐지만, 이런 붕괴되고 있는 방주 한 가운데다.

어디선가 날아온 불티가 그 푸른색에 살짝 튀어버린다.

......하지만, 멈출 수도 없는 일이다.

천천히 검게 타들어가는 종이학을, 당신은 가슴에 꼭 껴안았다.

그 따스함을 느끼면서...... 떨어져가는 방주의 한쪽에서, 당신은 하늘을 올려다본다.

새벽 하늘에 유성 같은 궤적이 떨어져 간다.

저 별똥별은 분명 지상에 닿을 게 분명하다. 기적이 일어나 주었으리라.

아니면, 보편적인 기적이 여기서 시작되었는지도 모른다. 당신은 이룰 수 없었던, 찬란한 날들이.

하지만 당신의 이야기는 역시 여기서 종점이었다.

의식이 멀어진다. 재가 된 종이학이 당신의 손에서 흘러내린다.

그런 한순간도 아쉽다는 듯, 당신은 천천히 눈동자를 감았다. 지난 날들을 마음으로 떠올린다.

떠오른 모습은 역시 웃는 얼굴만은 아니었다.

수없이 쏟아진 눈물이 당신의 뇌리에 플래시백된다.

이루지 못한 별의 수만큼의 약속이 미련과 후회가 되어 당신을 덮으려 하고 있다. 울부짖고 싶을 정도로 최악의 운명이었다. 하지만......

......누구나 필사적으로 발버둥치고 있었다.

결국은 배드엔드로 끝나버렸을지도 모른다.

모든 것은 헛된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시야가 흐려진다.

다시 떠오르는 광경들은 얼마나 오래전일까.

더 이상 정확히는 기억나지 않지만, 바로 어제처럼 가까이에 있었다.

쏟아지는 재를, 적어도 바람에 날리지 않도록 종이학을 꽉 안는다.

그 푸른색을 강하게, 강하게. 두 번 다시는, 떨어뜨리는 일이 없도록.

사지의 감각은 이제 없었다.

한결같이 흐르는 추억은, 결코 평화롭기만 한 게 아니다.

그럼에도 다들 힘껏 미래로 달려가고 있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이 미래조차 없었을 게 틀림없다.

눈꺼풀을 뜨자 밤하늘에서는 아직 유성이 깜빡이고 있었다.

......저 페이스로는, 날이 밝는 게 빠를지도 모른다.

운해를 넘어 수평선 너머로 내일을 알리는 태양이 떠오르고 있다.

아직 고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일까.

방주의 잔해에는 지상보다 조금 일찍 아침이 와 있었다.

그런 아침 햇살이 뜻밖에도 눈부셨는지.

아주 오래전에 메말랐다고 생각했던 눈물이 당신의 뺨을 타고 흐르고 있었다.

치솟는 바람이 그 물방울을 채간다. 마치 누군가의 다정한 손끝처럼.

떠오르는 건 그 가면을 쓰기 조금 전의 일.

꺾여버린 당신은 확실히, 마찬가지로 눈물을 참을 수 없게 되었고......

옆에 있던 학생이 그 흔적을 닦아준 듯한. 그런 순간이 있었다.

――무의미한 건, 아니라고 생각해.

어쩌면 이런 말투가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학생이 가르쳐 준 것이었다. 발버둥친 날들에는 분명 의미가 있다.

그리고 그 증거처럼....... 당신의 가슴에는 많은 추억들이 반짝이고 있다.

분명, 그것만으로 충분했다.

이루지 못한 약속과 빛나는 추억들.

그 모든 걸 끌어안고, 당신은 쓰러진다.

모든 것이 끝나버릴 때까지, 계속, 계속......

선생님, 선생님――

환청이 들려온다. 하지만, 이제는 무섭지 않으니까.

그날 나눈 약속의 저편으로, 당신은 한 걸음을 내디뎠다.

소설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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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블루 아카이브·24.04.20번역

소설핫산) 약속의 대답을 - 3주년 은상 수상작

#소설
좋아요 0댓글 12저장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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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P
haito_0419작가
게시물 34개
ㅇDC
ㅇㅇ번역
외부 링크디시인사이드pixiv
게시일2024.04.20 21:59
조회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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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2

나
ㅇDC
ㅇㅇ124.04.20

공식 수상작 같은거야?

ㅇDC
ㅇㅇ작성자24.04.20

ㅇ

ㅇDC
ㅇㅇ224.04.20
디시콘
ㅇDC
ㅇㅇ224.04.20

소설번역정말생큐합니다

ㅇDC
ㅇㅇ324.04.20

ㅠㅠ

ㅇDC
ㅇㅇ424.04.20
ㅇDC
ㅇㅇ524.04.20
디시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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