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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비 #M #드라마 #메인스 #말쿠트

원본 by Haito

=========================

<1> ~ <2>

<1>

『아인 짱─환영해, 베리타스에 잘 왔어!』

당신은 분명 꿈을 꾸고 있었다.

부드러운 바닷바람을 맞으며, 머나먼 『만약에』라는 이름의 꿈을.

『그림을 그리고 싶어?

그렇다면…응, 나한테 맡겨줘!

페인팅이라고 하는데,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장소가 있거든─』

─안내할게, 따라와!

경쾌한 목소리의 선배에게 손을 이끌려, 차녀는 뒷골목으로 달려갔을 것이다.

다만, 그 하얀 옷에는 페인트가 너무 튈 텐데…아니, 아니다.

『만약에』 밀레니엄에 입학했더라면, 그녀처럼 교복을 샀을 것이다.

어쩌면 저지일지도 모르겠다.

응, 그렇다면 역시 문제없다.

『에헤헤. 선배들이나 밀레니엄은 예술 쪽이랑은 거리가 좀 멀거든.

그래서 기뻐, 왠지 동료가 생긴 기분이야!』

그런 다정한 말을 건네받아도─처음 하는 일이니 잘 풀릴 리가 없다.

선도 색도 갈피를 잡지 못해, 표현하고 싶었던 사람은…마치 해파리처럼 되어버리고.

작은 키로 풀이 죽은 "후배"에게, "선배"는 분명 이렇게 말해주었을 것이다.

내일은 더 잘될 거라고,

이것 또한 소중한 추억이라고.

볼품없는 그림을 뒤로한 채 손을 내밀어 주었을 것이다.

『앞으로 잘 부탁해, 아인 짱!』

고동 소리가 고막을 울린다.

수평선 너머로 아침 해가 춤춘다.

홀로 나아가는 여정의 곁에서 당신은 분명 꿈을 꾸고 있었다.

부드러운 바닷바람에 실려 그 잔해가 남은 곳까지 배를 타고 가며─이제는 이뤄질 수 없는 꿈을 꾸고 있었다.

『냐하하! 처음 뵙겠습니다, 소프 씨!

마침 선배들도 없는데─당장 세미나 집무실 해킹 같은 거 가능할까요?』

기묘한 우연이 겹쳤더라면, 이런 대화가 오갔을지도 모른다.

충분히 상상이 간다.

삼녀는 꽤 까불거리고 가벼운 성격이지만─더한 괴짜가 있다면 의외로 얌전해지는 타입이다.

경위는 잘 모르겠지만, 미지의 기술을 간직한 신입생.

트윈테일의 선배는 당황하는 그녀에게 신이 나서 다가갈 것이고─.

『…앗, 유우카 선배. 저기, 이건 그거예요, 테스트!

여기서 고개를 끄덕인다면 우리 세미나의 새 멤버로 어울리지 않는다고─

아얏, 잡아당기지 마세요…….』

연행되어 가는 뒷모습을 보며, 동아리 선택을 잘못했나 하고 후회했을지도 모른다.

차녀도 사녀도…그리고, 장녀인 『당신』도.

어찌 됐든 "착한 아이"에 가까웠기에, 누군가에게 휘둘리는 상황에는 익숙하지 않다.

이미 "친구"가 있는 저 게임개발부로 다시 돌아갈까?

그런 상상이 스친 찰나, 들려오는 것은 차분한 발소리.

『소프 씨.

기억과 데이터베이스를 훑어봤습니다만─보관되어 있던 「씨앗」의 목록이라면 아마 이 부근이 아닐까 싶네요.

레드윈터 쪽과도 연락해 볼게요.』

백발의 선배가 내민 태블릿.

그 화면으로 시선을 옮긴 순간, 소녀의 눈동자에는 빛이 서렸다.

티페레트가 지켜온 것들은 거의 모두 가라앉아 버렸다.

그래도─남겨진 마음을 이어받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유도 배경도 모르겠지만, 왠지 그래야 할 것 같았으니까.

그 땅에 남겨두고 온 새싹을 떠올리며 어린 삼녀는 꾸벅 인사를 하고. 이내 꽃이 피어나듯 웃었다.

『아뇨, 당신은─당신들은 이미 동료니까요. 잘 부탁드립니다, 소프 씨.』

쇄빙선이 미세하게 흔들린다.

차가운 햇살이 구름 사이로 비친다.

목적지까지는 이제 조금 더.

당신은 여전히 꿈을 꾸고 있었다.

싹튼 희망과 일렁이는 슬픔 사이에서.

깨어나 버린 아침에, 이토록 천진난만한 꿈을 꾸고 있었다.

『이야기는 들었어, 오르. 결론부터 말하자면─네 심상 풍경은 포도밭이야!』

뚱딴지같은 소리를 듣고 그녀는 과연 어떤 표정을 지었을까.

사고의 블랙박스에서 어렴풋이 추출해 낸 풍경.

그것은 인간으로 치면 『무의식』에 해당하기에 형성 과정 또한 비슷할 터.

초원을 떠올린 이유에 분명 근거가 있을 거라며─그렇게 파헤쳐 준 백의의 선배는, 굳이 말하자면 참견쟁이였다.

덧붙여서, 아까부터 울려 퍼지는 해설 또한.

『설명해 드리죠!

데이터를 대조해 본 결과, 몇 세대 전 OS에 표준 채택되었던 배경화면과 매우 유사했습니다!

이것은 실존하는 장소이며, 카이저 코퍼레이션이 아비도스의 사진가로부터 사들였다는 일화가─』

듣고 있지 않다. 애초에 부탁한 적도 없다.

어이없다는 시선으로 쳐다보지만, 두 사람 다 아랑곳하지 않는 듯하다.

로망이니 뭐니 하며 빛나는 눈동자가 이상하면서도 왠지 우스꽝스러워서.

단순한 변덕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그 손을 잡아보는 순간이 분명 있었을 것이다.

『잘 부탁해, 오르. 아, 그리고─』

그렇게 꿈결 속의 그녀가 이쪽을 돌아본 순간.

뇌성처럼 울려 퍼진 고동 소리가 당신을 꿈에서 깨웠다.

세 명은 없다,

『만약에』 같은 건 없다─

악몽 같은 현실로 다시 불러오고 말았다.

"어이─. 아가씨, 괜찮나? 그러다 몸 다 얼겠어.“

이어 들려오는 것은 남자의 목소리.

이 배의 선장이었나.

달려와 준 백곰은 낯선 당신을 걱정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다.

이런 추운 겨울 아침, 소형선 갑판 위에 홀로 서서.

녹슨 철제 난간에 몸을 기댄 채, 눈앞의 "그것"을…멍하니 바라보고만 있으니까.

"아아. 아가씨도 이걸 보러 온 건가?

이 시즌엔 유빙이나 소용돌이가 더 인기지만,

이런 것이 나타났으니 그럴 만도 하지.“

백곰이 가리킨 곳.

차가운 바다 한구석에 강철 대륙이 잠들어 있었다.

그 선택으로부터 반년이 경과하여 해류의 영향으로 레드윈터까지 떠내려온 모양이다.

역할을 상실한 철 구조물은 녹슬고 뒤틀려 썩어가고 있다.

먼 옛날이야기, 항해 도중 침몰한 호화 여객선처럼.

아름다움의 잔재를 머금은 채 천천히─누군가의 기억 속에서 사라져 가고 있다.

그러니.

"뭐, 소시민인 나야 잘 모르겠다만, 분명 전쟁인가 뭔가─아가씨?!“

그렇게 되기 전에 당신은 바다로 뛰어들었다.

별의 중력이 당신을 붙잡고, 타고 온 배가 거꾸로 보인다.

이제 와서 죽음을 바란다거나…설마 그럴 리가.

천공에서도 작열하는 땅에서도 살 수 있는 몸이다,

이런 얼음 바다쯤은 아무것도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목적은 단 하나뿐.

"아인, 소프, 오르…….“

해저에 잠든 강철 대륙,

당신은 어떻게든 찾고 싶었다.

거친 조류에 휩쓸리고, 쓰러진 관제탑 아래를 지나며.

이름 모를 심해어와 춤추며 당신은 기적을 빌었다.

잔해라도.

소생 같은 걸 바라지는 않는다,

다시 한번 기회를 달라는 건 오만이다.

그렇다 해도 그녀들이 남긴 발자취가…어딘가에 남아있지 않을까 하고 당신은 필사적으로 찾았지만.

"…아아, 역시.“

수면 위로 얼굴을 내밀며, 수영에 지쳐 숨을 내뱉는다.

아무것도 찾지 못했다.

아무리 손을 휘저어 봐도 당신의 두 손은 바닷물을 움켜쥘 뿐이다.

잔해는 진작에 전란에 휩쓸렸고, 추억은 파도와 바닷바람에 씻겨 내려갔다.

사진조차 남아있지 않다.

애초에 당신에게는…사실 필요 없는 것이었으니까.

"─씨. 아가씨─“

누구의 목소리도 귀에 들어오지 않고, 당신은 그저 생각한다.

반년 동안의 해류를 분석하면 그녀들이 간 곳 정도는 알 수 있을까.

옅은 기대가 스치지만,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닫는 것도 동시였다.

지금의 자신에게 그런 권능 따위는 허락되지 않는다.

넓은 바다와 보잘것없는 손바닥.

웃음이 나올 정도로 불균형한 두 가지를 번갈아 보며, 당신은 이제 슬슬 배 쪽으로─.

"─아가씨, 괜찮나?! 숨은 쉬어지는 거야?!“

찰나.

고막을 굉음이 감싼 순간, 당신은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알 수 없었다.

물보라가 멈추고 나서야 이해했다.

아까의 선장이 당신을 걱정해 뛰어든 모양이다.

생각해 보면 당연한 일이다.

소녀가 갑자기 바다로 뛰어들었으니까.

이렇게 뒤따라올지는 별개로 치더라도, 최소한 구명튜브 정도는 던져줬을 것이다.

드문 일은 아니다.

제대로 된 어른이라면 열에 여덟은 그렇게 할 터이고…….

"…어째서.“

"아가씨?“

수면에 일렁이는 그 찰나, 당신은 문득 생각하고 말았다.

혹시라도. 샬레의 선생님뿐만 아니라 이런 어른이…『당신들』 곁에 있었다면.

역전의 해피엔딩까지는 아니더라도 이 현재는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어째서.

어째서, 그렇게 되지 않았던 걸까.

어째서, 어째서─

그 이야기는 배드 엔딩으로 끝나버린 걸까.

<2>

고동 소리가 멍하니 울려 퍼지고, 넓은 바다에는 밤이 찾아와 있었다.

젖은 머리도 다 말리고, 당신은 다시 갑판 위에 홀로 섰다.

별빛 아래에서 생각해 보아도 답 따위는 찾을 수 없었다.

지난 반년 동안 뱅글뱅글 맴도는 채 이런 세계의 끝까지 왔음에도…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여전히 미로에서 빠져나갈 수 없을 것만 같다.

『…언니가 살았으면 좋겠어요.』

『어찌 되든 언니는 살았으면 해.』

『더 많은 것을 보고, 더 많은 것을 만나고─』

마지막 말을 기억하고 있다.

그 아이들이 당신에게 맡긴 소원은 한 자 한 구절 빠짐없이 외울 수 있다.

그래도, 그렇다면─어째서 여동생들에게는 자리가 마련되지 않았던 걸까.

세계와 생명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

그것을 강요받았던 것은 오히려 당신 쪽이었을 터다.

무언가 톱니바퀴 하나만 달랐더라면, 그녀들은 분명 곁에 있었을 것이다.

"…어째서?“

망연히 되뇌어 보지만, 당신은 이미 깨닫고 있었다.

이유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 어른이 예언자의 유혹을 거절하고, 왕녀와 열쇠가 이름 없는 신에게 작별을 고한 순간─이 세계에 『의미』가 부여될 가능성은 사라져 버렸다.

그 세 명의 죽음에도, 당신의 삶에도…이 상실에도 절망에도, 『의미』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말쿠트. 너는 이제부터 무엇을 하고 싶니?“

선생님의 질문에도 당신은 제대로 대답하지 못했다.

의미 따위 없으니까.

의미도 없이 맡겨지고, 의미도 없이 살아가고 있다.

누군가의 말을 빌리자면 세 명의 죽음 따위 무의미한 것.

이 세계의 그 무엇 하나 당신에게 『의미』를 주지는 않는다.

그렇다 해도, 그렇기에.

유일한 예외를 바란다면 분명─.

"─도착했어, 아가씨.“

누군가 부르는 소리에 당신은 눈을 떴다.

긴 밤도 어느샌가 밝아오고, 배는 목적지에 도착해 있었다.

선장이 배려해 준 것이리라.

선착장에서 조금 걸어가니 그곳은 밀레니엄으로 이어지는 노선.

푸르디푸른 하늘 아래, 수평선에 둘러싸인 가운데.

폐역처럼 보이는 승강장에도 조금만 기다리면 열차가 올 모양이다.

『당신들의 세계에 아주 조금만이라도 좋으니까…우리 언니가 있을 자리가 남아 있다면.』

소원의 잔향은 당신의 마음속을 뛰어다닌다.

의미 따위 없는데도 푸른 하늘 아래를 달려 나간다.

무슨 변덕인지, 아니면 예감이라도 있었던 건지…혹은 고독을 견딜 수 없게 된 것인지.

당신은 문득 승강장 중앙으로 걸어가─고장 난 듯한 자판기 한 대의 버튼을 눌렀다.

"…….“

놀랍게도 그 기계는 아직 작동하는 모양이었다.

딸깍 소리가 난 찰나, 종이컵이 세팅된다.

투입구를 내려다보니 커피가 가득 채워지고 있었다.

추운 아침 하늘 아래, 솜털 같은 김을 피워 올리며 당신의 손에 쥐어질 순간을 시시각각 기다리고 있다.

엄밀히 말하자면 당신에게 식사 따위는 필요 없다.

무엇을 마시든 입에 대든 의미 따위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입가로 가져간 것은 왜일까.

『─축복이 있기를.』

과연 조절 기능이 망가진 것인지, 아니면 당신이 뜨거운 것을 잘 못 먹는 탓인지.

액체에 혓바닥 끝이 닿은 순간, 향기에 섞인 날카로운 자극이 느껴졌다.

그렇다면 천천히.

혀의 안쪽을 따라 입안으로 보내자, 산미와 풍미가 당신을 감싼다.

신이 사라진 무의미한 세계, 그것만이 진짜였다.

혀를 타고 흐르는 산미와 관자놀이를 스치는 차가움─

홍채를 투과하는 두 줄기 푸른 빛과 바람에 풀꽃이 일렁이는 소리.

그것만은 진짜였으니까.

『그래도─축복이 있기를.』

당신이.

무의미하게 살아가는 당신만이 작은 의미를 찾아낸다.

무의미하게 움직인 자판기에,

무의미하게 불어온 아침 바람에…

무의미하게 죽어간 아이들에게,

무의미하게 흐르는 이 눈물에.

천진난만한 꿈에서 깨어난 세계.

그 무엇보다 보잘것없는 당신만이 맡겨진 것에 이름을 붙일 수 있다.

깜빡임 한 번에 사라질 이 현재에서 옅은 행복을 바랄 수 있다.

어쩌면 다음 열차 따위는 오지 않을지도 모른다.

종이컵을 든 채 당신은 걷기 시작했다.

무언가를 잃어버릴 내일을 향해, 지금은 아직 홀로 서서.

푸르디푸른 하늘 아래 정처 없이 걷기 시작했다.

굳이 말하자면, 이것은 축복의 이야기.

그것은 분명 당신을 위한 이야기.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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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블루 아카이브·26.07.02번역

소설 핫산) 말쿠트와 에필로그

#말쿠트#소설
좋아요 0댓글 1저장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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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P
haito_0419작가
게시물 34개
고DC
고관위번역
외부 링크디시인사이드pixiv
게시일2026.07.02 23:32
조회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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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나
ㅇDC
ㅇㅇ126.07.03

듀아아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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