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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아카이브소설 핫산) 사유리와 인어공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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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비 #M #순애 #사유리

원본 by Haito

=====================

<1> ~ <2>

<1>

“…바이바이, 선생님.”

사유리는 입맞춤을 했다.

작별을 앞둔 항구 도시, 마치 부리로 쪼듯 가벼운 입맞춤이었다.

네온사인이 빛나는 밤, 숨을 한 번 내쉬면 아침이 온다.

그와 함께 갈 수만 있다면.

아무리 그렇게 바라도, 역시 바다가 그리워서.

“건강해야 해.”

가능하면 영원히.

인어공주는 웃어 보였다.

되돌아보면, 그것은 분명 첫사랑이었다.

물결에 흔들리는 보트 위, 단둘이 남겨진 시간.

창백해진 얼굴로 뻗어버린 어른에게서 이상하게도 눈을 뗄 수 없었다.

“…괜찮아, 선생님?”

좀처럼 보기 드문 광경이었다.

이 드넓은 오디세이아 함대에도 헤엄치지 못하는 학생쯤은 널리고 널렸다.

모두가 바다를 사랑하는 것도 아니고, 다이빙부처럼 매일같이 잠수하는 학생들이 오히려 예외적인 편이다.

하지만 배멀미를 하는 학생은 거의 없다.

당연하게도 그러면 여기서 살 수 없으니까.

“멀미약이라도 받아올 걸 그랬네.

아, 맞다.

냉동실에 정어리 아이스크림 있는데, 먹을래?”

정어리 아이스크림.

그 여덟 글자를 들은 순간, 그는 ‘고마워’라며 애써 웃어 보였지만…어째서일까, 표정은 오히려 한층 더 어두워졌다.

조난당할 뻔한 먼바다, 게워 낼 것조차 남아있지 않았다.

그러다─어떻게든 속을 좀 달래보려고 그가 주머니에서 꺼내 든 것은 ‘초록빛’이었다.

옆에 바짝 다가앉아 들여다보니 단번에 알 수 있었다.

그것은 지상의 풍경을 담은 사진이었다.

“…신기한 색이네.”

그가 직접 찍었다는, 키보토스에서도 손꼽히게 좋아한다는 초원의 풍경.

파란 하늘 아래 물결치는 그 싱그러운 초록빛은 소녀의 지식 속에는 존재하지 않는 색채였다.

다르다. 해저의 해초와는 전혀 다르다.

산호초의 에메랄드도 아니고, 이끼색 같은 그런 것도 아니다.

굳이 말하자면…일찍 일어난 아침, 잔잔하게 일렁이는 수면과 닮았을까.

그 사진 한 장에 매료된 것은, 소녀가 ‘이곳’을 떠나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남자가 궁금해하자 소녀는 수평선을 멍하니 바라보며 대답했다.

“응, 맞아~ 사유리는 배 위에서 태어났거든.”

자세히 기억나지는 않는다.

꽤 이례적인 일이었다느니, 애초에 특수한 혈통이라느니.

어쨌든─오디세이아 안에서도 그런 아이는 많지 않을 것이다.

대개는 중등부나 고등부 때 원래 살던 자치구에서 배로 올라오니까.

물론 그녀도 지상에 발을 디딘 적은 있다.

입항했을 때는 마을로 나가기도 하고, 그와 처음 만난 것도 그런 외출의 장면 중 하나였다…….

하지만 그것도 어디까지나 바닷바람이 닿는 범위 안에서의 일.

그 너머로 나아가 본 기억은 아무리 떠올려 봐도 없었다.

“…저기, 선생님.”

지상에 대해 알려줘.

그렇게 말하며 배시시 웃어 보인 것은 분명 단순한 변덕에 불과했다.

자신이 알지 못하는 초록빛과 그 사진을 바라보며 미소 짓는 그의 옆얼굴…주체할 수 없을 만큼, 그 두 가지가 너무나도 궁금했기 때문이다.

한참 시간이 흐른 뒤에야 깨달은 사실이지만, 그 순간은 마치 한 편의 동화 같았다.

바다에서밖에 살 수 없는 공주님과 언젠가는 돌아가 버릴 왕자님.

두 사람이 맞이한 결말에 비추어 본다면 그것은 영락없는 그 동화 그 자체였다.

그렇게 깨닫기 전까지의 매일 역시 무척이나 행복했다.

다행히 선생은 당분간 오디세이아에 머물러 줄 모양이었다.

본인이 원치 않았더라도 일단 출항해 버린 배였으니, 적어도 앞으로 한 달 동안은 뱃멀미를 견뎌내며 선상 생활을 이어갈 수밖에 없었다.

며칠이 지나자 그도 어느 정도 적응한 듯 보였지만…그래도 역시 어딘가 조금 괴로워 보였다.

그 울렁거림을 잊으려는 듯 그는 소녀에게 수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형형색색의 사진들을 한 손에 쥔 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던, 보석처럼 반짝이는 나날이었다.

“아, 그렇구나. 지상에도 산이 있네.”

소녀가 무심코 그렇게 중얼거리자, 남자는 잠시 눈을 동그랗게 뜨고 어리둥절해했다.

이윽고─신비로운 미소를 입가에 띠더니 까마득한 우주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해저 화산 따위와는 달리 지상의 산은 하늘과 가깝다.

높다란 고산에 오르면 구름조차 발아래에 두고, 지상의 대기조차 뒤로 하게 된다.

산장에서 올려다본 밤하늘은 빨려 들어갈 것 같은 검은색이라고.

“흐응. 선생님은 그렇게 높은 곳까지 올라갈 수 있구나…….

후훗, 배에서는 이렇게 약골이면서.”

신기한 일이었다.

배 위의 그는 언제나 어딘가 기운이 없었으니까.

완력은 부족할지 몰라도 체력만큼은 단련하고 있다는 것.

심지어 잠수할 수도 없는 깊은 해구─그것과 맞먹는 높이까지 올라가 본 적이 있다고.

거짓말을 하지 않는 남자를 앞에 두고, 소녀는 멍하니 넋을 잃고 있었다.

“그렇구나. 언젠가 보고 싶을지도……!”

별이 아름다운 밤, 약속했던 것이 기억난다.

다음에 항구로 돌아가면 지상을 함께 걷기로. 초원이든 산이든 휴가를 내서 둘러보자고.

새끼손가락을 걸었던 순간만큼은 틀림없는 진심이었다.

자신에게는 다리가 생기지 않고, 그곳에서는 분명 목소리도 낼 수 없다는 것.

그것을 깨닫기 전까지 소녀는 분명 행복했다.

그렇게 여러 이야기를 마친 뒤.

슬슬 가까워지는 지상을 바라보며 소녀는 남몰래 고민하고 있었다.

약속은 했다.

선생과 함께 입항지에서 ‘전철’이라는 걸 타고 한 시간─아름다운 초원을 걷기로.

무척 기대됐지만, 문제점이 딱 하나 있었다.

그렇다, 지상에서 입을 옷이 없었다.

“아하하. 그렇네, 우리─가봤자 항구까지니까.

여기 온 뒤로 완전히 수영복에 익숙해져 버렸어.”

함대 안의 부티크 숍.

함께 옷을 골라주고 있는 마키나조차 어떻게 할지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다.

배 위나 항구라면 이 복장 그대로도 괜찮을 것이다.

하지만 두 사람도 알고 있었다.

이런 차림으로 시내를 걷다가는 아마 발키리인가 하는 곳에 잡혀가고 말 거라는걸.

“…으으, 어색해.”

“자, 도망가지 마! 좀 샘나긴 하지만─제대로 꾸미면 너 꽤 예쁘니까!”

이게 낫네, 저게 낫네.

두 사람치고는 드물게 또래 소녀들처럼 떠들며 어떻게든 입고 갈 옷을 고르고, 이틀 뒤로 다가온 입항을 가슴에 품었다.

잠들기 전 헤어질 무렵, 일단은 절친인 그녀가 발걸음을 멈췄다.

“저기, 사유리.”

푸른 머리카락을 배배 꼬며, 빛나는 보름달을 멍하니 올려다보고.

그녀답지 않게 조금 진지하게 문득 말을 꺼낸 그 순간을 소녀는 분명 잊지 못할 것이다.

“…그게. 우리는 신경 쓰지 않아도 되니까.”

알았다.

알 것 같으면서도 몰랐지만, 그러면서도 어딘가 이해해버리고 말았다.

이 학원을 ‘선택한’ 자신들과는 달리─지상을 알게 된 소녀가 만약 그곳에서 살고 싶어 한다면.

물론 예전 일처럼 억지로 헤어지는 건 싫지만.

동료가 스스로의 의지로 선택한 길이라면 결코 발목을 잡고 싶지 않다는 배려였다.

“그러니까─즐겁게 다녀와.”

어떻게 대답했을까.

그때의 자신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수면으로 녹아드는 거품처럼 모든 것은 분명 모호한 것.

하지만 기억나는 것도 아주 많다.

그 뒤 며칠 동안 긴장해서 어딘가 안절부절못했고…지상에 도착하기 전날 밤은 왠지 잠이 잘 오지 않았다.

그리고, 그리고.

처음으로 제대로 발을 디딘 지상은 너무나도 즐거웠다고.

<2>

“…대단해. 정어리 없는 아이스크림도 맛있어……!”

평범한 아이스크림은 항구에도 있지 않느냐는 표정을 숨긴 채 남자는 소녀를 데리고 역을 나섰다.

자판기 아이스크림도 다 먹고, 올려다본 하늘은 맑음.

변덕스러운 바다와는 달리 익숙한 땅은 평온했다.

그리고 시선을 내리자 펼쳐진 것은 초록색이었다.

“와아.”

얼빠진 목소리가 새어 나왔다.

태양 같은 밀짚모자, 갓 꺼내 입은 원피스.

하얀 원피스를 봄바람에 흩날리며 소녀는 홀로 달려 나갔다.

푸르게 우거진 초원과 그 사이를 수놓은 나무 회랑.

처음이었다.

영상이나 말로는 알고 있었지만, 색도 냄새도 처음 느껴보는 것이었다.

“그렇구나. 후훗, 선생님 냄새다.”

이제야 알았다.

그에게서 풍기던 것은 분명 햇살의 향기였다는 것을.

갑판에 빨래를 널었을 때 같은, 그러면서도 왠지 맑은 듯한 느낌.

숨을 들이마시자 바닷바람의 기운은 어디에도 없다.

그것이 조금 OO해서, 그래도 지금은 상관없어서.

깡충깡충 뛰어 돌아와 남자의 옷자락을 콕 집어 잡았다.

“저기 저기, 선생님! 저거─사유리 알아, 나비야!”

봄과 초록색이 잘 어울렸다.

공주님 같은 소녀는 마치 동화 속에서 튀어나온 것만 같았다.

손을 흔들며 카메라를 들자 찍히는 모든 것이 명화였다.

치즈! 하는 구호에 맞춰 눈을 맞추고, 이윽고 함께 찍자며 끌어당기는 작은 손에 이끌려 나란히 서기도 했다.

분명 한참 뒤, 현상한 사진을 바라볼 때.

남자는 무슨 생각을 했을까.

그것은 분명…곁에 있던 소녀로서는 영원히 알 수 없는 일.

그렇게 해가 완전히 저물 때까지.

영원히 이어질 것 같은 초원을, 모든 것을 내려다볼 수 있는 작은 언덕을, 어떤 위화감을 억누른 채 소녀는 마음껏 즐겼다.

슬슬─적어도 일단은 돌아가야만 한다.

그것을 깨달은 순간, 현실이 덮쳐왔다.

“…있지, 선생님.”

떠오르는 것은 그때 친구가 해준 말.

당연한 일이다.

선생님은 지상에서 왔고, 계속 배 위에 있을 수는 없다.

언젠가 다시 찾아와 줄지도 모르지만, 이번에는 이것으로 작별이다.

돌아갈 곳이 다르기에 이 시간은 영원히 계속될 수 없다.

어느샌가 그에게 끌렸던 마음과─이 초원을 뛰어다니며 가슴을 스쳤던 설렘.

그것들을 꽉 껴안으며 소녀는 답을 내리려 한다.

소중한 것과─그만큼 소중한 것.

태어나 처음으로 작은 천칭을 꺼내 들었다.

양쪽에 천천히 보석을 올려놓고 심해에서 올라온 공주님은,

“생각 해봤어. 아주, 아주 많이. 그래서 나는─”

입가에서 피를 흘렸다.

원피스가 붉게 물든다.

왜 그런지 알 수 없어서 소녀는 남자의 얼굴을 올려다보았다.

다급하게 주위에 도움을 요청하며 소리치는 남자의 옆얼굴은─배 위에서 멀미로 다 죽어가던 때와는 비교조차 안 될 만큼 하얗게 질려 있었다.

그것을 올려다보며 깨달았다.

자신이 어느샌가 물웅덩이처럼 피를 토하고 있다는 것을.

눈앞의 모든 것이 빙글빙글 돌고, 초원 한복판에 쓰러져 있다는 것을.

인어공주는 지상에서 살 수 없다는 것.

흐려지는 의식 속에서 소녀는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배 위에서 살 수 없는 선생, 그것과 분명 마찬가지였다.

인간이란 환경에 적응하는 생물이니까 높은 산이든 낮은 땅이든, 작열하는 곳이든 극한의 땅이든 그에 맞춰 살아간다…….

한 번 익숙해져 버린다면 그 밖으로는 나갈 수 없다.

배 위에서 괴로워하던 그와 되돌아보면 거울을 보는 것 같았다.

『…육지 멀미. 아마 혈통과도 관계가 있겠지만, 그 일종이겠죠.』

혹은 고산병에 비유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항구 도시의 의사는 담담하게 그렇게 고했다.

아주 오랫동안 바다 위에서, 그리고 그만큼 깊은 바다 밑에서 지내온 소녀에게 지상이란 이물질이었다.

오래 머물지 않았기에 몰랐을 뿐, 정신적인 부하도 있을 것이다.

초록색은 아름다웠고 투명한 산들바람은 기분 좋았다.

그만큼이나 그녀에게는…불쾌한 독이었다.

『시간을 들인다면 적응할 가능성은 있습니다. 하지만…….』

…그 뒷말은 듣고 싶지 않았기에.

소녀는 숨을 들이마시며 옆에 앉은 선생의 팔을 감싸 안았다.

미지의 증상이다.

건강에 해가 없으리라는 보장도 없고, 그 과정은 분명 고통스러울 것이다.

게다가 선생이나 친구들을 걱정시키는 것은 자신이 다치는 것보다 두려웠다.

그것을 고려한다면 선택해야 할 길은 단 하나뿐.

겹쳐진 시선과 마른 웃음, 그것만이 전부였다.

원래부터 바다도 소중했고, 배의 동료들도 버릴 수 없었다.

그래서─네온사인이 빛나는 밤, 공주님은 결정했을 것이다.

웃고, 울고─그러다 깡충.

붉은 자국이 남은 원피스 차림으로 아주 살짝 까치발을 들고.

“…바이바이, 선생님.”

사유리는 입맞춤을 했다.

작별을 앞둔 항구 도시, 마치 부리로 쪼듯 가벼운 입맞춤이었다.

네온사인이 빛나는 밤, 숨을 한 번 내쉬면 아침이 온다.

그와 함께 갈 수만 있다면.

아무리 그렇게 바라도, 역시 바다가 그리워서.

“건강해야 해.”

가능하면 영원히.

인어공주는 웃어 보였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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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핫산) 사유리와 인어공주

#사유리#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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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X
haito_0419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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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D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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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2026.10.22 0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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