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트 #S #청계천
원본 by 州
==========================
금요일 오후, 샬레에서의 업무가 딱 기분 좋게 마무리되자 선생은 슬슬 점심을 먹으려 준비를 시작한다.
헤일로가 없는 선생을 위험천만한 키보토스에서 지켜주는 것은 바로 '싯딤의 상자'다.
이것 없이는 안심하고 밖을 나서는 것조차 어렵다.
충전기에 꽂아두었던 싯딤의 상자를 집어 들자, 기기가 기동하기 시작한다.
『선생님, 잠시 괜찮으신가요…….』
"물론이지, 무슨 일이야 프라나?“
싯딤의 상자에는 메인 OS인 아로나라는 AI가 탑재되어 있다.
여러 사정이 있어 지금은 프라나라는 서브 OS 격인 AI도 함께 들어있는 상태다.
하지만 화면에는 아로나가 없고 프라나뿐이다.
흔치 않은 상황이기에 선생은 긴장하며 프라나와의 대화에 임한다.
"아로나 선배가…감기에 걸렸습니다. 컴퓨터 바이러스라는 녀석이에요.“
"…어, 음. 그거 괜찮은 거야? 간호는 어떻게 해줘야 하지…….
그보다 프라나한테 옮지는 않았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
예상치 못한 답변에 선생은 잠시 할 말을 잃었다.
하지만 일단 아로나와 프라나의 무사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도리라 생각하여 상태를 물었다.
프라나는 잠시 고민하더니 미안한 듯 입을 열었다.
"그게…최대한의 리소스를 아로나 선배의 리커버리에 할당하고 싶어서요.
가능하면 오늘은 외출하지 말고 안전한 곳에서 지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알았어.
아로나가 나을 때까지 샬레에서 숙직이라도 할까…….
괜히 나갔다가 아로나가 걱정할 수도 있으니까.“
"감사합니다. 그리고 중요한 이야기가 하나 더 있습니다.“
아직 뭐가 더 남은 모양이다.
프라나의 표정은 아까보다 더 심각해 보였다.
이보다 더 안 좋은 일…혹은 말하기 곤란한 일일까. 아로나의 병세가 아주 심각하다거나…….
만약 그렇다면 어떻게든 기운을 북돋아 주고 싶다.
"바이러스의 감염원은 조력 학생을 모집하기 위한 메일러였습니다.
당분간 새로 학생을 뽑을 수는 없습니다.
그 외의 시스템은 모두 인계받았으니, 혹시 선생님이 습격당하더라도 제가 지켜드릴 수는 있습니다.“
"아, 그렇구나. 그건 어쩔 수 없지.“
"가장 큰 문제는…
아로나 선배가 재채기를 할 때마다 랜덤한 학생에게 '어흐한 셀카 보내줘'라는 메시지가 선생님 명의로 모모톡을 통해 전송된다는 점입니다.“
"에취!“
어디선가 멀리서 귀여운 재채기 소리가 들려온다.
선생이 잘못 들은 게 아니라면, 이걸로 학생 한 명에게 '어흐한 셀카를 보내달라'는 선생 생명이 끝장날 법한 메시지가 전송되었다는 뜻이다.
황급히 PC 버전 모모톡을 켜서 최근 대화 목록을 확인하니, 이즈미모토 에이미에게 그 메시지가 확실히 전송되어 있었다.
읽지 않았기를 바라며 대화창을 열었지만, 선명하게 박혀있는 '읽음' 표시.
그리고 신속하게 전송되어 오는 어흐한 셀카.
평소 입고 다니는 옷의 가슴 부분 지퍼를 내리고,
봉긋하고 분홍빛이 도는 유O이 살짝 보이는 상태에서 지퍼를 일부러 꼭지 바로 아래에 멈춰 강조하고 있다.
몇 번 꼬집어 억지로 세운 것인지 손톱자국이 살짝 보일 정도로 가슴을 클로즈업한 사진이다.
그런 셀카가 오고 몇 초 뒤 무슨 일 있냐고 물어오는 에이미.
선생은 서둘러 싯딤의 상자가 이상한 컴퓨터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입력하기 시작한다.
"프라나, 모두에게 골치 아픈 바이러스에 감염됐으니까 메시지 주의하라고 전체 공지 보낼 수 있어?“
"죄송합니다. 메일러 등의 기능은 모두 아로나 선배에게 권한이 남아있는 상태예요.“
"그랬지. 미안.“
수동으로 일일이 보내는 수밖에 없다.
학생 수가 워낙 많아서 그룹을 만든다 해도 시간이 걸린다.
일단 에이미에게 사정을 설명하고 확산을 부탁하는 메시지를 보낸 찰나… "에취, 에취!" 하고 다시 귀여운 재채기 소리가 들려온다.
그래, 그럴 수 있지.
재채기는 연속으로 나오기도 하니까…아로나는 결코 나쁘지 않다.
선생은 즉시 에이미와의 대화를 마치고 누구에게 메시지가 갔는지 확인한다.
사이바 모모이와 코제키 우이, 두 사람이다.
대화창을 열자 당연하다는 듯 '읽음' 상태다.
답장 속도가 빠른 건 요즘 애들의 무서운 점이다.
여기서 중요한 건 선택과 집중이다.
누구를 먼저 대응할 것인가…….
모모이는 에이미와 같은 밀레니엄 사이언스 스쿨에 다니고 있으니 이미 에이미가 주의를 줬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전달되지 않았을 경우…게임개발부나 하야세 유우카 등 모모이 주변에는 항상 사람이 있어 소동이 커질 위험이 있다.
우이는 분명 홀로 고서관에 머무르고 있을 테니 누군가에게 이 일을 퍼뜨리지는 않을 것이다.
선생은 모모이에게 우선적으로 메시지를 보내기로 했다.
모모이 주변에 사람이 있다면 한꺼번에 많은 사람에게 해명할 기회이기도 하니까.
선생은 모모이에게 사정을 설명하는 메시지를 보냈지만 읽음 표시가 뜨지 않는다.
혹시 누구한테 말하고 있는 건가?
아니, 그렇다면 화면을 보여주며 말할 테니 추가 메시지를 못 볼 리가 없다.
그리고 잠시 후, 알림음과 함께 사진이 전송되었다.
아마 밀레니엄의 화장실 칸 안인 듯, 각도상 변기 수조 위에 스마트폰을 올려둔 모양이다.
어흐셀카가 대체 뭔지 한참을 고민하고 시도해 본 걸까.
모모이의 옷차림은 엉망으로 흐트러져 넥타이는 풀려 있고,
그 틈으로 보이는 셔츠는 단추를 잘못 채워 분홍색 테두리가 귀여운 스포츠 브라와 맨살이 살짝 삐져나와 있다.
평소에는 올려 신던 니삭스도 무릎이 다 보일 정도로 내려가 있다.
결국 모모이가 생각한 어흐셀카는 자기 팬티가 살짝 보일 정도로 치마를 걷어 올리는 것이었던 모양인데,
속옷도 일부러 팽팽하게 당겨 입은 것인지 묘한 형태가 뚜렷하게 패여 보일 정도였다.
선생의 추가 메시지를 확인한 모모이는 즉시 그 사진을 삭제한다.
『더 빨리 말해줬어야지!!!』
분노의 답장이 돌아왔지만 일단…아마 밀레니엄 사이언스 스쿨에는 선생의 모모톡이 해킹당했다는 소문이 퍼질 것이다.
부끄러워하며 화를 내는 모모이를 겨우 달래고 서둘러 우이와의 대화창을 연다.
『어흐한 셀카 보내줘』
『저기…보내는 상대를 착각하신 거 아닌가요? 못 본 걸로 할 테니 안심하세요.』
『저, 저기……. 저한테 하시는 말씀인가요? 메시지도 안 보시고…….』
『무슨 사건에 휘말리신 건가요?
알겠습니다, 시스터후드군요…….
시스터후드의 어두운 부분을 너무 많이 알아버린 제 약점을 잡기 위해 선생님을 이용하려는 거군요…그렇다면.』
화면에 나타난 것은 색기보다는 따뜻함과 편안함을 추구한 듯한, 약간 여유 있어 보이는 속옷 차림의 우이였다.
제대로 된 식사나 운동을 거의 하지 않는 우이의 체형은 슬렌더와는 거리가 있었다.
그 때문에 수족냉증이라도 있는지 팬티도 폭신폭신한 두터운 것을 입고 있었는데,
그런 두툼한 속옷 위로도 확연히 드러날 만큼 우이의 가랑이는 불룩하게 솟아올라 있어 상당한 수풀녀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나름 최후의 저항인지 얼굴에는 열심히 넣은 모자이크가 쳐져 있었지만, 귀가 새빨갛게 달아오른 것으로 보아 그 수치심을 짐작게 했다.
선생은 서둘러 우이에게 사정을 설명했지만…
정말 선생 본인이 맞는지,
시스터후드나 다른 조직이 연관된 것은 아닌지 증명하는 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음은 말할 것도 없다.
일단 그 세 명으로 오늘의 피해는 막을 수 있었지만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었고…
이렇게 선생은 당분간 한시도 마음을 놓을 수 없는 나날을 보내게 되는 것이었다.
댓글 13
어흐한데 중간에 뚝 끊긴 느낌이네 어흐
예전에 본거같은데
다음편은 없었으니 기다릴게!
뭣 번통이었다고
@고관위 또봐도 재밌으니 ㄱㅊ!
? 핫산 순서를 정하는거지?
Yes
이거 다음화도있어? 투표있길래 물어봄
아뇨 이걸로 끝인데 투표 제목을 애매하게 했네;
@고관위 아니 끝이었다니 엉엉
@고관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