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 학생 A와의 문답. 소속 : 백귀야행 연합학원]
Q. 총학생회장은 어떤 사람이었습니까?
A. 응? 이번에 실종됐다가 돌아온 사람? 그야 보다시피... 어... 책임감 넘치고 일 처리 잘하는 사람? 노란 머리에 빨간 브릿지가 있는?
Q. 제 질문의 의도는, ‘실종 이전’을 말하는 것입니다만.
A. 다를 게 있나? 내가 학생회 쪽은 영 흥미가 없어서 잘 모르겠느데... 흠. 똑같았던 것 같은데. 아마도, 아니 그게 당연하잖아.
[익명 학생 B와의 문답. 소속 : 산해경 고급중학교]
Q. 총학생회장을 ‘색’으로 표현한다면?
A. 음... 일 때문에 좀 딱딱하게 보이기는 한데... 아마, 파란색? 예전에 문득 그렇게 딱, 느꼈던 적이 있었어요.
Q. 푸르다고요? 총학생회장은 옷이나 머리색이나 파란색을 찾을 수가 없는데요.
A. 음... 그러게요. 왜 내가 그렇게 생각했지?
[익명 학생 C와의 문답. 소속 : 게헨나 학원]
Q. 총학생회장을 직접 목격하신 적이 있으신가요?
A. 예전에 게헨나에 시찰 왔을 때 딱 한 번 본 적 있어.
Q. 그때 그녀가 무엇을 했는지 기억하십니까?
A. 응? 당연히 친구들이 인증하라고 난리 칠 게 뻔하니까 사진을 하나 찍어뒀지. 자, 여기 내 핸드폰에 사진이... 어라? 뭐야. 어디 갔지?
[익명 학생 D와의 문답. 소속 : 트리니티 종합학원]
Q. 혹시 실종 전 총학생회장의 정책에 대해 평가해 주실 수 있습니까?
A. 흠...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바입니다. 하지만 치안 유지에 관련해서는 동의하지 못하는 부분이 꽤 있었습니다. 특히 처벌의 수위가 비교적 미온적이라는 부분에서 말이죠.
Q. 확고하시군요. 혹시 그것이 대다수 학생의 공통된 의견이었습니까?
A. 네. 저는 개인 SNS로 정치 시사 평론 계정을 운영하고 있거든요. 그리고 그 의견은 이미 수많은 사람의 동의를 구한 상태입니다. 자, 여기 그 포스팅을... 어라...?
***
총학생회장은 그런 사람이었다.
책임감 넘치고, 언제나 끈기있게 키보토스를 위해 노력하고, 자신을 희생해 모두를 배려하는.
하지만, 그 역(逆)은 성립하지 않는다.
제아무리 책임감이 넘치고, 끈기 있게 키보토스를 위해 노력하며, 자신을 희생해 모두를 배려하는 사람일지언정,오직 그 훌륭한 속성의 나열만으로 ‘총학생회장’이라는 고유 명사를 특정할 수는 없다는 소리다.
키보토스의 모두는 총학생회장이 어떤 사람인지 대략적으로는 안다.
하지만 안다는 행위의 정도는 천차만별.
사실에서 결여된 앎과, 사실에서 과잉된 앎.
사람들은 저마다의 불확정한 사고 과정으로 그녀라는 존재를 도출해낸다.
부족하게 총학생회장이면서, 동시에 과도하게 총학생회장인 것.
100%의 그녀가 존재하지 않는 틈새에서, 99%의 긍정과 101%의 과장이 충돌한다.
차이를 만들고, 회상을 비틀며, 관측을 왜곡하고, 예측을 굴절시켜, 억지로 단 하나의 흐름으로 끼워 맞춘다.
그것이 모두가 생각하는 총학생회장이자, 회상과 예측으로 직교된 관측된 총학생회장.
하지만 회상이라는 변명과, 예측이라는 도박은, 이미 내재된 모순에 의해 언제든 반박, 수정이 가능한 것이다.
사진에, SNS 계정에, 자료물에 존재했던 관측에 모순이 발견된다.
그 모순은, 하나의 비틀린 이야기. 활자로 이루어진 농담거리 그로테스크.
즉, 괴담(怪談).
SNS는 제멋대로 헛소리를 지껄이기 시작한다.
‘총학생회장 말이야... 우리가 기억하던 총학생회장이랑 다르지 않아?’
‘맞아... 분명 같이 찍은 사진이 있었는데 사라져버렸어...’
헛소리들이 쌓인다.
‘에이. 그렇다고 있었던 사람이 다르다는건 말이 안되잖아.’
의견이 갈린다.
‘그치만 이상하다고.’
‘있었던 사람이 바뀌겠냐고.’
그리고 이내, 헛소리가 관측에 포함된다.
‘그러니까 이상한거지.’
공통된 의견의 중간점의 변화. 이윽고 그 관측이 쌓이고 쌓여...
‘학생회장은 가짜.’
관측의 변화가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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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메인스 너무 취향이라 모노가타리 풍으로 좀 써봤음....
제 트위터입니다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projectmx&no=18876343&page=1
댓글 3
맛있어요

사춘기 증후군은 키보토스 세계에도 존재하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