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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비도스 학생회장의 귀환
2년 만의 귀환
-호시노-
아비도스 고등학교 옥상에, 당직실에서 쓰는 시트와 수건이 펄럭이며 춤추고 있다.
마치 춤을 추는 것만 같다.
그런 광경을 바라보며, 멍하니 햇볕을 쬐고 있었다.
하늘은 맑고 푸르며, 구름 한 점 없고, 바람은 온화해서.
양지에 누워 있으면 몸속 깊은 곳까지 따뜻해져, 점점 졸음이 밀려온다.
그러고 보니, 유메 선배도 자주 이렇게 옥상에 누워 있곤 했었지.
벌써 2년 전 이야기지만. 유메 선배가 사라지고, 대부분의 학생이 아비도스를 떠나고.
그런 것이다. 모든 것은 지나가 버리는 법이다. 그것이 일상이다.
그래도 유메 선배는 분명히 살아 있었다.
이 세상에 있었다. 아비도스의 학생회장으로서 싸워왔다.
아아, 하지만 선배, 당신은 정말 너무한 사람이야.
지난 2년 동안, 당신 흉내 내는 게 완전히 몸에 배어버렸잖아.
죽은 뒤에까지 영향을 미치다니 최악이야.
천국의 선배는 분명 즐겁다는 듯 웃고 있겠지. 틀림없어.
쓸데없는 생각을 하고 있던 찰나,
"뭐 하고 있어?"
그런 목소리가 내려왔다.
잠기운에 흐릿한 시야를 위로 향하자, 유난히 머리가 긴 여성이 서 있었다.
태양을 등지고 있는 탓에 얼굴은 잘 보이지 않는다.
검은 와이셔츠에 검은 바지 조합에, 그 위에 가운을 걸치고 있다.
머리 위에 헤일로가 보이지 않으니, 학생은 아닌 것 같지만.
새로 파견된 보건교사 정도 되려나.
어느 쪽인가 하면, 지금은 탄환이나 장비 같은 물자를 지원해 주는 편이 고맙긴 한데 말이야.
그런 생각은 마음속에 담아두고, 헤벌쭉 웃어 보였다.
"잠깐 휴식 중이야."
흐음, 하고 여성은 탄식했다.
"여전히 잠이 부족하네. 어차피 어제도 밤늦게까지 순찰 돌았지?"
어라, 어떻게 알고 있는 거지.
이제 막 왔을 보건교사가, 노노미 쨩에게조차 비밀로 하고 있는 일을.
"아직도 모르겠어?"
씨익, 하고 여성은 웃었다.
"나야, 나."
믿을 수 없었다.
"호시노 쨩, 오랜만이야."
눈앞에, 유메 선배가 있다.
등을 다 덮을 정도로 긴, 녹색 빛이 도는 옅은 하늘색 머리카락.
눈꺼풀은 예쁜 쌍꺼풀에, 긴 속눈썹이 옅은 색의 눈동자에 걸쳐져 있다.
아이처럼 천진난만한 미소는 2년 전과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유일하게, 머리 위에 헤일로가 떠 있지 않다는 점만 옛날과 다르지만.
"미안해. 사실은 바로 오고 싶었는데 말이야,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게 될 때까지 꽤 시간이 걸려버렸어."
말하면서 털썩, 유메 선배는 내 옆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구하러 왔어. 샬레의 선생으로서."
경계하려던 참에, 마음의 준비를 하기도 전에 갑자기 들은 말이었다. 동요했다.
설마 이런 각도에서, 이런 식으로 치고 들어올 줄이야.
"선생님이 된 건가요?"
나는 당황해서 물었다.
"힘들었어~ 뭐, 덕분에 이것저것 할 수 있게 됐지만."
이 사람은, 유메 선배는 정말 기쁜 듯이 웃는다.
"오늘부터 대책위원회 모두와 함께 열심히 할 테니까, 잘 부탁해."
하지만 왜일까.
유메 선배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왠지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답을 알 수 있었다.
지나치게 든든하다. 유메 선배 주제에.
그래, 냉정해지자. 유메 선배가 살아있을 리가 없다.
2년 전, 그녀의 헤일로가 부서져 흩어지는 것을 눈앞에서 보지 않았던가.
헤일로의 완전한 소멸.
그것은 즉, 그 소지자의 사망을 의미하는 것인데.
그럼 지금 내 옆에서 말하고 있는 여성은 누구지?
유메 선배의 모습만 흉내 낸 가짜?
모든 것이 환상처럼 느껴진다.
현실이 뒤흔들린다.
"호시노 쨩?"
정신을 차려보니, 나는 유메 선배의 이름을 사칭하는 여성을 노려보고 있었다.
눈을 뜨면 모든 것이 꿈으로 끝나 있을 줄 알았다.
물론 마음 깊은 곳에서 그런 생각을 한 건 아니다.
현실은 견고하다. 하지만 그만큼 현실감이 없는 일이었다.
유메 선배가 샬레의 선생이 되어 아비도스로 돌아왔다.
그렇다고 해서 무언가 극적으로 진행되지도, 또 물러나지도 않았다.
유메 선배는 평소의 선배답게 지냈고, 나는 게으름뱅이로서 그 스타일을 무너뜨리지 않았다.
구원을 위해 달려온 샬레의 선생이 아비도스의 학생회장이었다는 것을 내가 말하지 않았듯, 유메 선배도 누군가에게 말하는 기색은 없었다.
그래도 명확하게 변한 것이 있었다.
"얏호, 뭐 하고 있어?"
모두가 하교한 뒤, 밤의 아비도스 고등학교.
교실 한구석에서 편지를 쓰고 있자니, 유메 선배가 복도에서 말을 걸어왔다.
"아니, 그게, 별거 아냐~?"
유메 선배가 미소를 지으며 옆자리에 앉는다.
지극히 자연스러운 동작으로 나는 편지를 치마 주머니에 쑤셔 넣었다.
"후배들한테 감사의 마음이라도 적고 있었어?"
"아, 뭐, 응."
"자퇴서랑 같이?"
턱을 괴고 선배가 웃는다.
그 순간, 녹색 빛이 도는 옅은 하늘색 머리카락이 흔들렸다.
선배는 눈이 부실 정도로 아름다웠다.
그 아름다움에 넋을 잃고 있자 선배가 묻는다.
"아비도스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게마트리아에 소속되면, 학교 빚을 대신 갚아주겠다는 말이라도 들었나 보네?"
다 보고 있었다는 듯이 정곡을 찔려 아무 대답도 할 수 없었다.
"조금만 더 다 같이 힘내보지 않을래? 혼자 짊어지려고 하지 말고 말이야."
조금 슬픈 듯이 선배는 웃는다.
"……구체적인 계획이라도 있는 건가요?"
"글쎄 어떨까."
"어떨까라니…… 좀 더 정신 좀 차리세요!"
정신을 차려보니 2년 전의 말투로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당신은 샬레의 선생이라고요!? 그 어깨에 짊어진 책임을 조금이라도 자각하면 어떨까요!"
말해버리고 나서, 죽고 싶어질 정도로 후회했다.
2년 전과 거의 다를 바 없는 폭언을 퍼부어버린 것에 대해.
선배가 나를 보며 다시 미소 지었지만, 아무런 대답도 해주지 않았다.
"그 얼굴과 목소리로, 두 번 다시 저에게 말 걸지 마세요."
그 말만 남기고 자리에서 일어나, 선배에게 등을 돌리고 떠날 수밖에 없었다.
-유메-
호시노 쨩을 화나게 해버린, 그 이튿날의 일.
역시나라고 할까, 호시노 쨩은 아비도스 고등학교에서 모습을 감췄다.
빚은 걱정하지 말라고.
자퇴서와 함께 후배들에게 메모를 남기고서.
그날 저녁, 방위실장인 카야 쨩에게 연락이 왔다.
아비도스에 오기 전부터 조사해 두었던, 게마트리아가 머물고 있는 사무실을 방문했다.
호시노 쨩을 뺏어간 녀석과 단둘이 만나 이야기하기 위해서다.
"처음 뵙겠습니다, 선생."
"……용케도 뻔뻔스럽게."
공손히 고개를 숙이는 검은 양복 차림의 남자에게 나는 차가운 시선을 보낸다.
"검은 양복. 2년 전부터 그 아이를 쫓아다니던 네가 내 얼굴을 모를 리가 없지."
"네, 확실히. 확실히 알고 말고요."
큭큭큭, 하고 즐거운 듯 웃는 검은 양복.
"그때 죽었어야 할 당신이 지금 이렇게 선생이 되어 있다. 너무나 부조리하고 불가해하군요. 그래서 매우 흥미롭습니다."
"서론은 됐어. 학생을 돌려받으러 왔으니까."
호시노 쨩을 두고 검은 양복은 다양한 제안을 건네왔다.
끈질기게 협상하며 이쪽을 설득하려 들었다.
나에게 호시노 쨩을 포기하라고 강하게 요구해 왔다.
솔직히 말해서 시간 낭비였다.
호시노 쨩을 되찾는다. 이것은 결정된 사항이다.
설령 천지가 개벽하더라도 철회는 있을 수 없다.
"호시노는 아비도스 사막 PMC 기지 중앙에 있는 실험실에 있습니다."
결국 검은 양복 쪽이 백기를 들었다.
"부디 열심히 학생을 구해 보시길."
말하지 않아도 그럴 생각이었다.
"협력해 줬으면 좋겠어? 무릎 꿇고 발이라도 핥으면 생각해 볼게."
"그걸로 돼!? 알았어!"
호시노 쨩을 구할 수 있다면 이오리 쨩의 발을 핥는 것 정도는 아무 일도 아니었다.
실행에 옮기기 직전에 히나 쨩이 나타나서 몇 번이나 사과를 받아버렸지만.
어쨌든 가능한 모든 협력을 요청해 적지로 들이닥쳤다.
선도부와 흥신소, 그리고 티파티, 거기에 SRT 특수학원이 달려와 주었다.
병사들을 쓰러뜨리고 기지를 제압하고, 실험실 입구를 억지로 열어젖혔다.
"유메, 선배……"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이해하지 못한 채 멍하니 서 있는 호시노 쨩.
그런 그녀의 뺨을 힘껏 후려쳤다.
"혼자 짊어지지 말라고 했잖아, 바보야!"
그리고 꽉 세게 껴안았다.
"그래도 지금까지 정말 고생 많았어."
호시노 쨩은 내 가슴에 얼굴을 묻고 아이처럼 엉엉 울음을 터뜨렸다.
"열심히 했어요…… 열심히 했다고요……!"
열심히 했다고 반복하는 호시노 쨩의 등을 토닥토닥 부드럽게 두드려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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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기준 3,757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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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비도스 학생회장의 귀환
학생회장에서 선생으로
-유메-
어디가 왼쪽인지 오른쪽인지, 위인지 아래인지도 알 수 없을 만큼 칠흑 같았다.
자신의 주변에 있는 것이 어둠뿐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나는 죽어버린 것이라 받아들였다.
빛도 소리도 없는 바다 속에 떠 있다.
알몸으로,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채, 쿠치나시 유메라는 이름의 인형이 가라앉아 간다.
끝은 없었다. 아니, 처음부터 추락하고 있었던 게 아닐지도 모른다.
여기에는 아무것도 없으니까. 빛이 없는 게 아니라, 어둠조차도 없다.
아무것도 없기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추락한다는 의미조차 없다.
"이것이, 죽음인가……"
중얼거리는 목소리조차, 분명 꿈.
계속해서, 아주 먼 곳을 바라보고 있어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계속해서, 무언가를 계속 기다려 봐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미쳐버릴 것 같았다.
1년 동안, 나는 여기서 죽음이라는 관념에 닿아 있었다.
그것은 관측이라기보다, 오히려 전투의 격렬함에 가까웠다고 생각한다.
아침이 되자, 병원은 갑자기 소란스러워졌다.
복도를 지나가는 간호사의 발소리나 환자들의 생활 소음이 겹겹이 반복된다.
한밤중의 정적에 비하면, 아침의 분주함은 축제처럼 느껴졌다.
1년간의 혼수상태에서 갓 깨어난 나에게, 그 북적거림은 너무나 컸다.
다행히 내 병실은 1인실이었다. 밖은 소란스럽지만, 이 상자 안만큼은 조용하고 차분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총학생회의 기장과 제복을 몸에 두른 여성이 찾아왔다.
인간 밖의 능력 소유자이기에, 초인이라 조롱받는 총학생회장 씨였다.
"기분은 좀 어떠신가요, 유메 씨."
"으음…… 잘 모르겠네."
회장 씨는 쓴웃음을 지으며, 내가 잠든 침대 옆 의자에 걸터앉았다.
"현재 당신의 상황을 말씀드리겠습니다. 기분이 안 좋아지면 사양 말고 말씀해 주세요."
회장 씨의 말에, 나는 침묵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당신은 1년 전, 누군가에게 헤일로를 파괴당해 의식을 잃고, 총학생회가 비밀리에 운영하는 이 병원으로 이송되었습니다. 기억나시나요?"
나는 대답하지 않는다. 그런 건 모른다.
기억이라는 서랍에서 꺼낼 수 있는 마지막 영상은, 사막에서 망연자실하게 서 있는 후배의 모습뿐이다.
누구에 의해, 왜, 어떻게 헤일로가 파괴되었는지 같은 건 기억나지 않는다.
자신의 오른손을 움직여 보았다.
몸은, 그 어느 것도 내 것이 아닌 것 같았다.
움직이는 데 시간이 걸리고, 관절과 근육이 바득바득 찢어지는 것처럼 아프다.
1년 동안이나 쓰지 않았으니, 그것도 당연하겠지만.
"아직 너무 이른 것 같으니,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도록 할까요."
싱긋 웃으며, 회장 씨는 일어났다.
"내일 또 올게요."
갑자기 나타나서, 갑자기 떠나갔다.
회장 씨는 매일 찾아왔다.
어느덧, 그녀와의 대화를 하루의 안식처로 삼고 있었다.
"흐음, 그렇군요. 현실주의자인 호시노 씨와 이상을 쫓는 당신은 생각이 정반대였지만, 아비도스를 부흥시키고 싶다는 염원만은 일치했었네요."
여느 때처럼 침대 옆으로 의자를 끌어당기고, 회장 씨는 즐겁게 이야기를 한다.
어째서인지, 그녀는 나의 사정을 잘 알고 있었다.
호시노 쨩이 정체불명의 조직에 표적이 되고 있다는 사실도.
아비도스의 땅을, 카이저 코퍼레이션이 노리고 있다는 사실도.
"그래서, 퇴원하면 아비도스로 돌아갈 생각인가요?"
회장 씨의 말에,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스스로의 의사가 아니었다고 해도, 내가 아비도스를 떠났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외부인이나 다름없게 된 지금의 내가,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돌아갈 곳 같은거, 없어."
무심코 대꾸하자, 회장 씨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유메 씨에게 한 가지, 귀가 솔깃할 이야기가 있는데요."
만면에 미소를 띠며, 회장 씨가 말했다.
"선생을 목표로 해보지 않겠어요?"
-카야-
"요즘 들어 뭔가, 즐거워 보이시네요?"
"후후, 티 나나요? 카야 쨩."
내가 총학생회장으로부터 쿠치나시 유메라는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것은, 마침 그녀가 깨어난 지 일주일이 지났을 무렵이었다.
회장의 말에 따르면 유메 씨는 1년 전에 헤일로를 파괴당해 혼수상태에 빠졌고, 거기서 기적적으로 의식을 되찾았다고 한다.
"그녀에게 샬레를 맡길 생각입니다."
"……예?"
순간, 잘못 들은 건가 의심했다.
"그녀라면, 내가 이상으로 삼는 키보토스를 실현시켜 줄 테니까요."
기쁜 듯이 이야기하고, 총학생회장은 방을 나갔다.
나만이 홀로, 남겨졌다.
"결단력이 너무 과하시네요, 총학생회장."
그 초인의 눈에 실수는 없다.
그녀가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틀림없을 것이다.
이해는 할 수 있다. 하지만 납득은 가지 않는다.
아비도스의 전 학생회장이 선생으로서 적합한지 어떤지, 이 눈으로 확인할 때까지는.
-유메-
밤이 되었다. 주위에는 캄캄한 어둠.
오늘따라, 복도를 지나가는 발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평온한 밤 속에서, 나는 회장 씨와의 대화를 되새기고 있었다.
아니, 정확하게는 마지막 말만을.
――선생을 목표로 해보지 않겠느냐니, 정말이지…….
아비도스의 학생회장으로서, 자각이 부족했던 1년 전.
과연, 내가 선생 같은 게 될 수 있을까.
선생이 되어도, 괜찮은 걸까.
병실 문이 소리 없이 열린다.
발소리를 내지 않고, 빠르게, 누군가가 다가온다.
간호사의 움직임이 아니다.
애초에 시각은 이미 자정을 넘었다.
방문자가 있다면, 그것은――
그때, 누군가의 손이 내 목을 휘감았다.
검은 장갑을 낀 그것은, 그대로 내 목뼈를 부러뜨릴 기세로 힘을 주었다.
"아――"
목에 가해지는 압박에, 나는 신음했다.
숨을 쉴 수 없다. 목이 조여온다.
이대로라면 호흡곤란 이전에 목이 비틀려 끊어질 것 같다.
희미하게 눈을 뜬다. 여우 같은 귀를 머리 위에 돋운, 금발의 소녀가 내 목을 조르고 있다.
상대의 양팔을 붙잡고 저항하지만, 힘의 차이는 역력했다.
이윽고 목의 피부가 찢어졌다.
――좀 더 정신 차리세요!
순간, 호시노 쨩의 말이 내 몸에 생기를 불어넣었다.
――당신은 아비도스의 학생회장이라고요!?
양팔로 소녀의 팔을 붙잡고, 아래에 깔린 채 한쪽 발을 상대의 배에 갖다 대며,
――조금만 더, 그 어깨에 짊어진 책임을 자각하면 어떠냐고요!
"그 말이 맞아, 호시노 쨩!"
있는 힘껏, 소녀를 걷어찼다.
주르륵, 피부와 피를 미끄러뜨리며 소녀의 두 손이 목에서 떨어진다.
나는 침대에서 일어난다. 소녀는 나에게 달려든다.
우리는 불 꺼진 병실 안에서 엉겨 붙었다.
아직 힘이 마음대로 들어가지 않는 나는, 양팔을 붙잡힌 채 질질 뒤로 밀려났다.
좁은 1인실은, 금방 벽에 부딪힌다.
쾅, 하고 벽에 밀어붙여진 순간 각오를 다졌다.
나는 의도적으로 내 등 뒤에 창문이 오도록 도망쳤다.
이렇게 제압당할 것은 알고 있었다.
문제는, 여기가 지상 몇 층인가 하는 것이고.
――망설이지 마, 나.
스스로에게 명령하며, 소녀를 억누르던 두 손을 놓았다.
소녀가 목덜미를 향해 손을 뻗어온다.
그보다 빠르게, 자유로워진 손으로 창유리를 열었다.
소녀와 나는 뒤엉킨 채 밖으로 추락한다.
떨어지는 찰나, 소녀의 쇄골을 붙잡고 상하를 반전시킨다.
빙글 소녀를 지면으로, 자신은 그 위에 올라타는 형태가 되자, 나머지는 감으로 도약했다.
이미 지면은 눈앞이었던 모양이다.
소녀의 몸이 지면에 내동댕이쳐지고, 내 몸은 부딪히기 전에 지면과 수평으로 날았다.
쏴아아, 하고 병원 중정의 흙을 무너뜨리며 양손 양발로 착지한다.
1년 전에도 해본 적 없는 신기에 가까운 착지를 했음에도, 5층 높이의 무게감은 내 사지를 마비시키고 있다.
내 주변은 중정에 있는 나무들과, 이런 일이 벌어졌음에도 기척 하나 없는 고요한 밤뿐이었다.
"놀랍네요. 마치 고양이 같군요."
갑자기, 등 뒤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나는 뒤돌아보지 못한 채, 착지의 충격을 필사적으로 견디고 있다.
"회장 씨, 왜 이런 곳에?"
"감시하고 있었거든요. 오늘 밤 즈음에 카야 쨩이 움직일 거라고 짐작하고 있었기에."
"그냥 학생은 아니네, 저 아이?"
지면에 엎드린 채로 묻는다.
"아, 들켰나요?"
킥킥, 하고 회장 씨는 즐거운 듯 웃는다.
"그녀는 쿠루미 쨩. SRT 특수학원의 톱 팀, FOX 소대의 포인트맨이랍니다."
지면에 쓰러진 금발 소녀가, 일어날 기미는 없다.
자세히 보니 배가 위아래로 움직이고 있어서, 제대로 숨은 쉬고 있다.
추락의 충격으로, 의식을 잃은 모양이다.
"유메 씨의 실력을 보고 싶었다고 해도, 너무 지나쳤네요. 카야 쨩에게는 조금 따끔한 맛을 보여줘야겠어요."
킥킥, 하고 계속해서 웃는 회장 씨.
솔직히 말해서, 엄청나게 무섭다.
"회장 씨."
저림이 가시고, 어떻게든 일어나서 묻는다.
"말했었지, 선생을 목표로 해보지 않겠느냐고?"
회장 씨는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쉬운 길은 아니겠지만요. 몇 가지 훈련과 시험을 치러야 해서, 최단기간이라도 1년은 걸릴 겁니다."
그렇구나, 하고 조용히 말을 내뱉는다.
"그럼, 할래."
1년 전에는, 책임 같은 건 전혀 다하지 못했어.
하지만, 그렇기에, 이제부터는 제대로 짊어져 보이겠어.
그러지 않으면, 호시노 쨩을 볼 면목이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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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일로가 깨져서 죽은 유메가 살아 돌아와 샬레의 선생님이 된 if 세계
화수는 많은데 편당 내용 자체는 길지 않아서 2편씩 묶어서 업로드할 생각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