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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아카이브소설)그리고 모든 증오가 시작되는 곳(외전4)-헤일로의 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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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projectmx&no=10229047(1~100, 외전)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projectmx&no=12377560(101~200)

아비도스 학교에 은거하며 시간을 보낸지도 오래, 선생은 지금 그 누구보다 따분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물론 생명의 위협을 실시간으로 받으며 도망치던 때에 비하면 이런 따분함은 축복과도 같았으나, 그렇다고 한들 지루함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사각, 사각...

해주의 새로운 방법도 알아낼 수 없고, 그렇다고 새로운 해주 대상을 물색하기에도 애로사항이 있다. 물론 그렇다 해서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고 이대로 시간만 보낸다는 것은 더더욱 아니지만, 어쨌든 지금 당장은 할 것이 없는 것도 사실이었다.

"음."

그렇다면 지금 이 시간을 조금이라도 알차게 보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계속 골골대며 누워있는 건 결코 아닐 것이었다. 그렇다고 이 환자에 가까운 몸뚱아리를 움직이는 것 또한 그런 방법이 되지 못한다.

-사각, 사각, 사각...

"좋아, 끝! 다 그렸다!"

남은 건 그림이었다. 핸드폰은 갖다 버린지 오래였고 그렇다고 독서에는 별로 흥미가 없으니. 선생은 그래서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원래는 그냥 비어있는 아비도스의 교실을 그리고 있었으나, 어느 순간 그 대상은 바뀌었다.

"그래?"

아리우스의 공주님이 의자에서 일어나 선생의 옆으로 향했다. 그림을 그리고 있는 선생의 모습에 호기심을 느껴, 자신을 그려줄 수 있냐고 물었고, 선생은 고개를 끄덕였었다.

"기대되네~ 선생님은 나를 어떻게 그렸으려나?"

"근데, 내가 전문적으로 그림을 그리는 사람은 아니라, 너무 기대하진 말아줘."

"못 그렸는지 잘 그렸는지는 상관없어. 선생님이 나를 그려줬다는 게 중요한 거지."

아츠코는 건치를 드러내며 미소를 지어보였다. 선생이 보는 자신의 모습은 대체 어떤 모습일까. 그 모습이 담겨진 하얀 종이를, 아츠코는 지금 들여다보았다.

"오."

행여나 못 그려서 학생에게 실망을 줄까, 선생은 최선을 다해 집중해서 그렸고, 다행히도 선생에게는 나름 미적인 재능이 있었다.

의자에 앉아있는 채 은은하게 미소를 지어보인, 신비하고 청초한 미소녀의 모습은, 종이 안에 온전한 형태로 담겨있었다.

"잘 그리잖아? 왜 못 그린다고 했던 거야?"

"그냥 뭐 평범하다고 생각하는데. 마음에 들어?"

"응. 이거 나 줄 수 있을까?"

"그래. 마음에 든다고 하니 다행이네."

아츠코는 선생에게 자신이 그려진 종이를 받아들었다. '선생'이 그려준 자신의 모습이라 그런 것일까, 작품의 퀄리티와는 상관없이 그 자체로 마음에 들어하고 있었다. 신이 난듯 이리 저리 그림을 둘러보는 모습에, 선생도 왠지 미소가 지어졌다.

'애들한테 받기만 하는데, 이런 거라도 해줄 수 있어서 다행이네.'

부채감이 살짝 덜어져 마음이 조금 가벼워졌다. 선생이 그리 생각하며 다시 연필을 손가락으로 빙글빙글 돌리며 잠시 멍을 때리려던 그때.

"선생님?"

어느새 아츠코가 종이를 들고 다시 선생의 옆으로 와 있었다. 그리고 아까 전과는 다르게 아츠코는 오묘하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뭐지? 뭔가 그림에 거슬리는 부분이라도 있던 건가!'

"이건 뭐야?"

아츠코는 그림의 한 부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그리고 그건 자신의 얼굴 뒤쪽, 그 위에 그려져있는 반짝이는 것.

"헤일로인데, 어라. 내가 잘못 그렸나?"

분명 큰 십자가 별 하나와 작은 십자가 별 두 개였다. 다시 한 번 아츠코의 헤일로를 확인해도 똑같았다. 하지만 아츠코의 표정은 여전히 오묘했다.

'뭐지?'

"내 헤일로가 이렇게 생겼어?"

"응?"

아츠코는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생전 처음 보는 생물이라도 만난 것처럼, 소녀는 말 그대로 물음표가 되어 있었다.

"그게 무슨... 아."

그리고 선생은 이개 뭔 소린가 싶어 역시 물음표가 될려던 찰나, 이내 이는 느낌표로 바뀌었다. 그동안 잊고 있었던 키보토스의 상식 하나가 선생의 머릿속에 떠올랐다.

'그러고 보니.. 서로 헤일로를 구별하지 못한다 했나?'

제각기 다르고 특색있는 모양과 색깔. 학생의 개성이라고 할 수 있는 문양, 헤일로. 선생은 처음에 키보토스에 왔을 때, 학생들의 머리에 떠있는 헤일로를 보고선, 서로 간에 기억 못할 일은 없겠다고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카이저 론을 아비도스 대책위원회와 같이 털어버리려고 했던 시점에서, 선생은 자신의 생각이 틀렸음을 알게 되었다.

'그런데 얘들아. 복면을 써도 헤일로 때문에 들키지 않을까?'

'응, 그게 무슨 소리야? 헤일로 때문에?'

'아니, 헤일로 모양으로 특정할 수도 있잖아.'

'....선생님, 뭔 소리를 하는 거야. 헤일로로 학생을 구별하는 건 불

가능해.'

'잉?'

당시에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문제라 어영부영 넘어갔다. 선생은 나중에서야 린으로부터 제대로 된 정보를 들을 수 있었다.

'헤일로로 학생들을 식별한다는 건 거의 불가능합니다. 물론 서로 다르다는 건 어느 정도는 알 수 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모양이다.. 라고 느끼진 않습니다. 그냥 고리 비스무리한 게 있다, 그런 정도로만 느낄 뿐이죠.'

'그랬어?'

'그걸로 우리들끼리 사람을 구별한다는 건 마치 숨결같은 걸로 사람을 구별한다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만약 헤일로로 사람을 구별할 수 있었음, 수배 중인 불량학생들은 지금쯤 죄다 교정국에 수감되어 있었을 겁니다.'

'...그러고 보니, 그건 또 그렇네?'

생각해보면 와카모가 분신술 비스무리한 걸 쓰면서 빠져나가려고 했을때, 학생들이 혼돈에 빠진 걸 보고 의아해했다. 저렇게 뚜렷한 헤일로가 있는데 어째서 잡지 못하는 건가. 혹시 죄다 짜고 치는 건가, 자신도 모른 척을 해야 하나 그런 생각까지 했던 선생이었지만.

'그럼 저 문양은.. 나만 그렇게 보이는 건가?'

'문양이요?'

'응, 내 눈에는 린 짱의 헤일로가 단순히 고리 모양으로 보이지는 않거든.'

'누가 린 짱입니까. 아니 그것보다, 제 헤일로가 어떻게 보인다는 겁니까?'

'잠시만 있어봐.'

선생은 주머니에서 수첩을 꺼내고 볼펜을 들더니, 이내 린을 바라보고는 무언가를 그려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 결과물은 린에게 향했다.

'자.'

십자의 별 모양이 세 개가 달려있는 고리, 그것은 흡사 왕관과도 같았다.

'어때?'

그리고 이를 잠시 뚫어져라 쳐다본 린은, 이내 선생을 다시 쳐다보며 이렇게 말했다.

'선생님, 왠지 기분 나쁩니다.'

'우째서?!'

나중에 헤일로에 관해 여러모로 물어보려 했던 선생이었지만, 그것은 이내 수많은 업무량에 묻혀 신기루처럼 사라졌다. 그리고 지금, 다시 이 이야기가 표면에 떠오른 것이었다.

'잠깐만, 아츠코도 이거 기분 나쁘다고 하는 거 아냐?'

선생 입장에서 보면 그냥 보이는대로 그리는 것뿐이지만, 학생의 입장에서 보면 소름돋을 수도 있는 그런 문제였다. 린과 마찬가지로 꽤나 부정적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잠시 들었다.

"어, 아츠코, 이건.."

"후훗, 예쁘네? 내 헤일로는 이렇게 생겼구나? 몰랐어."

하지만 다행히도, 아리우스의 공주님에겐 매우 마음에 드는 듯 했다.

"별처럼 생겼네.. 왠지 하늘에서 빛날 것만 같아."

'....휴!'

자기 가지고 이상한 상상을 한다거나 굉장히 기분 나쁘다라는 말을 듣지 않아서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그런데 있잖아, 그럼 다른 애들 헤일로도 다르게 보여?"

"어, 그렇지?"

"그럼 다른 애들은 어떻게 생겼어?"

"다른 애들?"

"응, 스쿼드. 미사키나 히요리는 어떻게 생겼어? 그리고 삿 짱은?혹시 그려줄 수 있어?"

소녀는 다시 건치 미소를 띄운 채 선생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무래도 지금 이 안건에 대해서 소녀의 호기심이 꽤나 왕성해진 모양이다.

"음.. 그려줄 수야 있지."

선생은 새로운 종이 하나를 꺼내들었다. 그리고 기억을 차츰차츰 되짚어갔다.

'스쿼드 애들은 헤일로가 꽤나 특색이 있었지..'

전부 다 하나같이 반짝반짝한 모양이었다. 그렇기에, 선생은 딱히 보지 않고도 소녀들의 헤일로를 온전하게 기억할 수 있었다.

-사각, 사각. 사각.

그림에는 거침이 없었다. 대충 그려도 될 것 같았지만 그러지 않았다. 어느 순간 지금 이 행위는 단순한 '낙서'를 초월해 있었다.

-사각. 사각....

그리고 몇 분 뒤, 선생은 이내 그 결과물을 다시 아츠코에게 보여주었다.

"짠. 어때?"

"....와, 전부 반짝반짝하네. 되게 개성있다고 해야 하나."

약 모두가 헤일로의 모양을 식별할 수 있었다면 진작에 전원 교정국에 잡혀들어갔어도 이상하지 않았을 정도로, 스쿼드의 헤일로는 휘황찬란했다.

"미사키는 음.. 되게 뾰족뾰족하네, 뭐랄까, 상처많은 별같아."

거대한 십자별에 작은 십자별들이 전방향에 달려있는 모습은 그녀의 인생 모토와 다르게 매우 강렬했다.

"그리고 히요리는... 정말 이렇게 생겼다고? 내 것보다 더 예쁜 거 같아."

"응, 나도 이런 형태는 처음 봤어."

히요리의 헤일로는 작은 십자별 5개와 큰 십자별 5개가 손을 맞잡고 원의 고리를 이루고 있었다. 그 모습은 미사키의 헤일로에서 보여지는 강렬함과 대비되는, 예쁘고 소박한 반짝임을 보이고 있었다.

"그리고.. 삿 짱은?"

그리고 사오리는 원 위에서 두 커다란 십자별이 교차하고 있었다. 모양 자체는 제일 단순한 형태였지만, 그 모습이야 말로 둘에게 제일 큰 인상을 남겨주었다.

"왠지, 우리들 중에선 제일 별처럼 보이는 거 같아."

"별이라, 근데 나는 좀 다르게 보이는 거 같기도 해."

"응? 어떻게?"

"왠지 나침반처럼도 보이지 않니? 사오리는 리더여서 그런가, 뭔가 길을 이끌어준다는 그런 느낌도 들고."

"오, 정말 듣고 나니까 그렇게도 보이는 거 같기도? 후훗."

아츠코는 즐거워 보였다. 그냥 흐릿하고 단순한 모양처럼 보였던 가족들의 헤일로가, 사실 이런 모양이었다는 걸 상상한다는 것은 재밌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근데 나만 이렇게 보이는 거일 수도 있고. 너무 뭐 큰 의미는 같진 말아줘."

"그럼 더 재밌는데? 선생님이 생각하는 우리의 이미지가 이렇다는 거 아냐."

"...어, 그게 그렇게 되는 건가?"

"그렇게 되는 거지."

만약 선생에게만 그렇게 보인다고 가정하면, 그건 더더욱 재밌다. 어쩌면 선생이 특별하게 여기는 학생이라면, 헤일로가 더 보여지는 그런 게 아닐까, 아츠코의 생각은 그런 쪽으로 흘러갔다.

"후훗."

그리고 지금, 아츠코는 갑자기 헤일로가 그려진 종이를 집어들더니, 갑자기 교실의 문을 향해갔다. 순간 그 행동에 놀란 선생이 아츠코의 팔을 붙잡았다.

"아, 아츠코? 어디 가니?"

그리고 아츠코는, 해맑게 건치를 보여주며 대답했다.

"얘들한테 보여주려고."

"네?"

"다들 반응이 어떨지 궁금한데~ 과연 어떨까나?"

-꽈악.

안 된다. 가지 못하게 막아야 했다. 선생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건 오로지 그 생각뿐이었다.

"아하하.. 아츠코? 그걸 애들한테 보여주겠다고?"

"왜? 못 보여줄 것도 없잖아. 특히 미사키가 어떤 반응일지 기대되지 않아?"

"에이, 그게 무슨 소리야. 그런 걸 보여주면..."

-하?

썩어버린 표정으로 선생을 바라보는 모습이 절로 떠오른 선생은, 아츠코를 더 뜯어말릴 수밖에 없었다.

"이건 우리 둘만의 비밀로 남겨두지 않을래...?"

어떻게든 아츠코를 막고 싶은 선생이지만, 빈약한 선생의 육체 따위로 키보토스의 여학생을 막을 수 있을 리 없었다. 소녀가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자, 선생의 몸은 처량하게 끌려들어가고 있었다.

"선생님, 이래봐야 날 막을 수는 없어."

"그, 다시 한 번만 생각해주지 않을래...!"

선생의 목소리는 너무나 애처로워졌다. 제발 그러지 말아달라는 어른의 간청. 학생은 그 간곡한 부탁에 잠시 멈춰서며 그를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그래, 일단 차분히 이야기를 나눠보자. 응?"

학생들 보며 설정놀음하는 음침한 이미지가 생기기 일보 직전, 그것만큼은 막아야 했다. 말로 잘 하면 어떻게든 될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야만 했다.

"선생님, 혹시 알아?"

"뭐, 뭐를?"

"마음속에 '한다!'라고 떠올렸을 때는, 이미 그 행동은 끝나있어야 한대."

"네?"

각오를 다진 이의 행동은 그 누구도 막을 수 없으니, 선생은 아츠코의 의지와 물리적인 힘 앞에서 무너지고 만다. 어느새 선생의 팔을 뿌리쳐버린 그녀는, 다시 한 번 히죽히죽 미소를 짓는 것이었다.

"선생님, 다녀오겠습니다~"

"잠깐, 아츠코, 아츠코..?!"

"삿 짱~ 이거 봐라~"

"저기요?!"

막을 수 없다, 그것은 운명. 그 누구도 이 사차원 공주님을 막을 수는 없는 것이었다.

"아츠코!!!"

하염없이 멀어져가는 공주의 뒷모습에, 그저 절규의 외침이 들릴 뿐이었다.

***

몇십 분 뒤, 학생들은 지금 한 교실 안에 옹기종기 몰려있었다. 주말이라서 그럴까, 게임개발부에 보충수업부와 미소노 미카까지 와버린 교실은 실로 북적였다. 그리고 모두의 시선은 단 한 명을 향하고 있으니, 이는 당연하게도 선생이다. 그리고 그 선생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

"빠밤빠밤? 선생님, 일러스트레이터가 된 것입니까? 모모이, 선생님은 지금 무엇을 그리고 있습니까?"

"우리의 헤일로가 어떻게 생겼는지 그려준대!"

"네? 헤일로는 그냥 헤일로가 아닙니까?"

"선생님이 보는 헤일로는 좀 다르대! 다른 애들을 그려준 것도 봤는데, 되게 개성있었어!"

"그렇습니까?"

선생은 느닷없이 모두의 헤일로를 그려줘야 하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아츠코가 동네방네 소문내고 다닌 결과는, 바로 이것이었다.

"응, 그러고 보니 선생님, 예전에 은행 털 때도 헤일로 형태같은 소리를 했었지. 뭔가 좀 다르게 보이는 걸까?"

"엑, 뭐야 그게?"

"에이, 뭐 어때요. 재밌을 거 같지 않나요, 세리카 짱~?"

저 뒤에서 세리카가 왠지 조금 오묘한 반응을 보였을 뿐인데도, 선생은 왠지 심장이 쿡쿡 찔려오는 것만 같았다. 린이 이전에 기분나쁘다는 그 말이, 여전히 기억에 남은 탓일까. 멋쩍은 웃음밖에는 지을 수 없었다.

하지만 선생이 느끼는 것과는 별개로, 학생들은 지금 선생이 그려주는 헤일로에 관심이 많았다. 그렇기에 이렇게 다들 동아리끼리 모여 줄을 서는 게 아니겠는가.

"아하하.. 헤일로 형태라니. 제 거는 보나마나 수수하게 생기지 않았을까요..?"

"글쎄, 그건 봐야 알지 않을까?"

"후후, 어쩌면... 감히 말하지 못할 그런 모양일 수도..?"

"뭐, 뭐, 뭐라고? 사형이야!"

"쿠후후, 아루 짱은 어떻게 생겼을 거 같아?"

"그, 글쎄.. 멋있고 하드보일드하고 그런 모양이겠지!"

"뭐 각자 알아서 생겼겠지 뭐."

"부, 분명 전 보잘것 없겠죠? 그냥.. 저 같은게.."

"우리는 설마 음식 형태로 생긴 건 아니겠지..?"

"에이, 그건 아니겠죠. 그럼 이즈미 씨는 햄버거 모양이게요?"

"음~ 헤일로가 그런 모양이라면 맛있을 거 같아. 아, 어차피 헤일로는 못 먹으려나..? 후우카는 어떻게 생각해?"

"엑?! 그걸 나한테 묻는 거야?"

".............."

어째 다들 기이할 정도로 들뜬 분위기였다. 이런 가공할 인기를 보며, 가장 첫 번째 대상이었던 아츠코는 다시 씩 미소를 지었다.

"후후, 일이 꽤 재밌어졌네."

"...공주, 선생을 너무 귀찮게 만드는 게 아닌가."

"에이, 선생님도 심심하다고 했어. 봐봐, 지금 좋아서 웃고 있잖아."

"...우, 웃고 있긴 하네요.. 그런데, 우리 헤일로가 정말 이렇게 생겼나요? 왠지.. 뾰족뾰족하고, 번쩍번쩍하고.. 그렇네요. 헤헤."

각자의 이름 위에 그려져 있는 헤일로의 그림을 쳐다보며, 되게 신기하다는 듯 바라보고 있었다. 긔리고 미사키는 그저 퉁명스럽게 대할 뿐이었다.

"헤일로 모양이 뭐 어떻든 그게 뭔 상관이야. 별것도 아닌 걸로 이렇게 유난 떨 필요 있어?"

"그런 거 치고는 꽤나 유심히 보지 않았어? 헤일로가 있는 쪽도 만지작거렸잖아."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없잖아."

"아나지, 어쩌면 있잖아, 특별하게 보는 학생이라면 헤일로가 더 특별하게 비쳐보이는... 그런 구조일 수도 있잖아? 후후..."

"하? 그럴 리가 없잖아."

그리고 이런 아츠코의 말은 확실히 모두의 귀에 들어왔다. 딱히 내색하진 않았지만, 다들 신경쓸 수밖에 없었다. 딱히 관심도 가지지 않았던 '헤일로의 형태'는, 어느새 어떤 학생을 더 특별히 여기는 지에 대한 증거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그것은 팩트체크도 되지 않은 사실인데도 말이다.

'....어쩌다 이렇게 된 거지? 난 그냥 아츠코의 전신화를 그려줄려고 했을 뿐이라고!'

"미도리, 우리는 쌍둥이니까.. 헤일로도 역시 똑같이 생겼으려나?"

"그, 그러겠지? 유즈 짱은 자기 헤일로가 어떻게 생겼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어.. 어? 나는...."

어째 다들 너무나 기대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왠지 억지로라도 꾸며내서 잘 그려줘야 할 판. 하지만 선생은 무에서 유를 창조해내는 방법은 몰랐다.

'일단 있는 그대로 그려주는 게 좋겠지...?'

그 시니컬한 미사키한테서도 안 좋은 말은 없었으니, 어찌저찌 잘 넘어갈 수 있겠다. 선생은 그렇게 생각했다.

'최선을 다해 그려보자...'

그렇게 선생은, 학생들에게 한 명 한 명, 정성을 담아 헤일로를 그려주었다.

***

1시간에 걸친 시간 끝에, 선생은 모든 학생들의 헤일로를 그려주었다. 아리우스 스쿼드, 아비도스 대책위원회, 미식연구회, 흥신소 68, 보충수업부, 게임개발부, 그리고 미카, 세리나, 와카모, 후우카까지. 29명의 헤일로를 전부 그려주었다.

"겨우 다 끝냈네.."

그리고 학생들은 모두 제각기 헤일로가 그려진 종이를 받아들며 뚫어져라 쳐다보는 동시에, 다들 저마다의 감상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우와, 아루 짱 헤일로는 왠지 장미같이 생겼는데? 예쁘네! 하드보일드한가?

"다, 당연한 거 아니겠어? 무법자인 내게 너무나 어울리지!"

"그리고 카요콧치하고 하루카 짱은 왠지 가시같아 보인달까!"

"...그렇네. 근데 하루카 쪽이 더 날카로워 보여."

"제, 제 헤일로는 이렇게 생긴 건가요...."

"어라, 히후미 헤일로에는 날개가 달렸네, 코하루도 그렇고."

"그, 그렇네요.. 평범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리고 아즈사 짱은 왠지 이파리가 달려있는 게 멋있어요..!"

"다들 이런 헤일로를 가지고 있었군요..? 제 거는.. 생각했던 모양은 아니라서 아쉽네요~"

"자, 잠깐! 뭘 생각한 거야? 사형이야!"

"으잉? 미도리하고 나하고는 별 차이가 없는데? 아니, 똑같잖아! 정말 쌍둥이라고 똑같은 거야?"

"우리건 그냥 무난하네... 유즈하고 아리스가.. 조금 특이하고."

"자, 자, 잠깐. 내 헤일로... 이거 전원.. 버튼이잖아? 정말 이렇게 생긴 거야..?"

"빠밥빠밤! 아리스의 헤일로는 네모입니다! 그리고 매우 신비합니다!"

수수한 모습에 다소 아쉬워하는 학생도 있었고, 특색있게 생긴 헤일로를 마음에 들어하는 학생도 있었다. 그리고 특히, 아리스는 꽤나 눈을 반짝이면서 마음에 들어하고 있었다.

'잘.. 된 건가?'

하지만 모두가 다 똑같은 반응은 아니었다. 특히 후우카와 미식연구회 쪽은 뭔가 다들 얼떨떨해하는 표정이었다.

"........."

"........."

'........."

".........?"

다들 자신의 헤일로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라는 문제는 아니었다. 단지, 한 명의 헤일로가 유독 눈에 띄었을 뿐이었다.

"우와, 내 헤일로 진짜 햄버거 모양이었어? 근데.. 먹을 수는 없고. "

아무리 그래도 햄버거 헤일로라니, 심지어 이빨 비스무리한 거까지 있는 걸 보니 단순히 햄버거 모양이 아니라 햄버거를 먹는 상태의 모양이다. 이게 맞나 싶어 이즈미를 제외한 미식연구회와 후우카는 선생을 쳐다보았다.

"선생님, 이게 정말 맞아?"

"...준코, 난 보이는대로 그릴 뿐이란다."

선생은 억울했다. 누가 미쳤다고 입 안에 햄버거가 있는 모양을 헤일로로 그린단 말인가.

"근데 뭐, 이즈미답다면 이즈미답다고 해야겠네.. 자기도 마음에 들어하는 거 같아."

뭐, 워낙 충격적인 비주얼이라 다들 말을 잃긴 했지만, 이 역시도 그냥 넘어갔다.

"선생님.. 이게 정말 내 헤일로야?"

그리고 지금, 옆에선 최상의 만족도를 보이는 학생들도 보였다.

"그렇지, 난 보이는대로 그렸으니까.."

트리니티 출신은 모두 미카의 헤일로가 그려진 종이를 쳐다보았고, 전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미카 님의 헤일로는.. 왠지, 별빛? 행성? 그런 것처럼 보여.."

예쁜 고리가 달려있는 별, 단순한 문양이 아닌 하나의 은하수. 원래 미카 자체가 특별하긴 했지만, 헤일로도 이렇게 특별할 줄은 몰랐는지 보충수업부는 크게 놀랐다.

"아이, 참... 이렇게까지 안 해줘도 되는데.. 헤헤.. 선생님은 날 이렇게 보고 있는 거야? 헤헤.."

만족도 SSS. 미카는 볼까지 빨개지면서 너무나 행복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선생은 이게 그 정도인가 그런 생각을 했지만, 지금 학생들에게 선생이 그려준 헤일로는 곧 선생이 보는 학생의 모습, 헤일로가 특별하면 선생에게 특별한 사람이라는 인식이 박힌 지금, 그녀는 사실상 선택된 사람이나 다름없었다.

"에헤헤~♪"

그렇다면 여기서 걱정되는 한 가지, 와카모는 이를 두고 볼까. 자신이 선생을 당신이니 서방님이니 미래의 배우자니 노래를 부르고 있는데, 저런 걸 보면 바로 눈이 돌아가지 않을까.

"우후후..."

하지만, 그럴 필요는 없어졌다. 미카와 마찬가지로, 그녀 역시 SSS급 만족도를 보여주고 있었으니까.

여우에게 피어오른 아름다운 연꽃, 선생은 분명 자신을 꽃과 같이 여기고 있다고 와카모는 생각했다. 그리고 동시에, 처음의 그 대면을 특별하게 여겼던 건 자신뿐만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서방님, 이 와카모를 그렇게 생각해주고 있었다니, 저는 기쁘답니다."

"기쁘다니 다행이네.."

그냥 보이는 대로 그린 거 뿐이지만, 딱히 누구를 차별하고 이런 건 전혀 아니지만, 어쨌든 기뻐한다면 다행이었다.

"......헤헤."

그리고 세리나 역시 선생이 그려준 자신의 헤일로를 보고 마음에 들어하고 있었다. 십자가에 원을 더해 변형시키고, 그러면서 성스러움이 드러나는 그런 문양은, 구호기사단인 그녀에 걸맞는 것이었다. 이런 헤일로를 그려주었다는 시점에서, 세리나는 선생이 결코 자신을 가볍게 여기지 않았다고 생각해, 겉으로 드러내진 않았지만 정말로 기뻐하고 있었다.

'뭐, 그래, 이런 날도 있는 거지.'

다들 반응이 괜찮았다. 늘 울적했던 분위기였는데 이렇게 분위기를 환기할 수 있다면, 정말로 좋지 아니한가. 선생은 안도했다.

"응, 선생님."

그리고 그 안도는, 이내 한 소녀에 의해 끊겼다.

"시로코?"

아비도스의 늑대 소녀는 무언가 불만이 가득한 표정으로 선생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는 행동을 결코 주저하지 않는다. 성큼성큼 걸어와, 곧바로 아비도스 학생들의 헤일로가 그려진 종이들을 가져오더니, 이내 선생 앞에 놓았다.

"선생님, 뭔가 잘못됐지. 이게 뭐야."

"응? 잘못됐다니..."

영문을 모르겠다는 선생의 앞에서, 시로코는 바로 용건을 말했다.

"다시 그려줘. 이게 뭐야."

"응?"

"에이, 이건 아니지. 다시, 허리, 퀴클리. 오케이?"

소녀는 자신의 헤일로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리고 선생도 이를 알았지만, 어찌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시로코, 난 보이는 대로 그렸을 뿐이야."

"선생님, 선생님. 이건 아니지. 이게 뭐야. 표적지 문양 띡 그려놓으면 어떡해. 심지어 세리카하고 나하고 차이도 없잖아. 45도 틀면 내 헤일로하고 세리카의 헤일로하고 똑같잖아. 이게 뭐야. 심지어 아야네하고도 차이가 별로 없어."

"어... 음...."

선생은 난감했다. 아비도스 대책위원회의 헤일로는 호시노와 노노미를 제외하면 전부 수수했다. 특히 시로코의 헤일로는 심플 이즈 베스트가 무엇인지 보여준다고 할 수 있었다. 그 면모는 분명 평범하지 않았지만, 헤일로는 이를 뒷받침해주지 못했다.

"응, 선생님. 다른 녀석들은 십자가에, 날개에, 별빛에, 연꽃에, 심지어 은하수도 그려주면서 난 이게 끝이라면 너무 서운해. 우리만 대충 그린 건 아니지?"

어쩌다 보니 학생 차별이 생긴 상황, 물론 선생은 말 그대로 보이는 대로 그렸기 때문에 결코 의도한 것이 아니었다.

"아냐, 그렇지 않아."

"..........."

하지만 시로코는 팔짱을 끼면서 볼까지 빵빵 부풀리고 있었다. 완벽하게 불만족이었다. 아야네는 그냥 이런 모양이구나 하고 넘어갔고, 세리카는 조금 따지고 싶었지만 그냥 넘어갔지만, 시로코는 그럴 수 없었다.

"시로코, 그..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된 건 미안해. 하지만.. 이게 진짜로 그리기 귀찮다는 그런 건 아니야."

하지만 학생들의 입장에서 보면 특별한 헤일로인 만큼 더 선생님에게 특별한 학생이라는 규칙이 정해진 상황. 따라서, 지금 시로코는 지금 이 헤일로를 용납할 수 없었다. 자신이 선생에게 별 것 아니라는 것처럼 느껴지는 건 받아들일 수 없었다.

"제대로 만들어, 응. 솔직히 이건 진짜 아냐."

"어... 음..."

"선생님?"

어째 눈빛에 압박이 심하다. 만약 제대로 그려주지 않는다면 무슨 일이 생길까. 선생은 말 그대로 대략 난감이었다.

'..어, 어쩐다?'

"선~생~님?"

"거기까지 해라."

그리고 그때, 때마침 구원투수가 등장해줬다. 스나오오카미 시로코와 제일 티격태격대는 악우 그 자체, 조마에 사오리는 시로코가 선생을 곤란케 하는 걸 용납하지 않았따.

"헤일로 가지고 선생을 귀찮게 하지 마라. 그냥 보이는대로 그렸다고 하지 않나."

"싫어, 이건 받아들일 수 없어."

"그런 거에 의미를 쓸데없이 부여하지 마라. 무슨 애처럼 굴고 있나?"

"응, 난 애야. 어른도 안 된 열여섯 소녀라고. 그러니까, 선생님. 다시 그려줘."

그리고 전혀 말을 들어먹지 않는 이 늑대에게, 사오리는 다시 입을 열었다.

"지금까지 보인 니 기행들에 비해서 수수한 헤일로라면 오히려 넌 감사해야 하지 않겠나? 그런 너라도 평범하게 봐준다는 건데."

"하?"

"그리고 선생이 그렇게 여긴다는데 그걸 부정해봐야 뭐가 달라지나? 그냥 받아들여라."

"하아?"

살짝 악감정이 실린 듯한 사오리의 발언, 사실 그동안 시달린 것에 비하면 이는 아무것도 아니다. 어째 말의 뉘앙스가 '선생에게 있어 너는 평범한 학생일 뿐이다~'같은 도발적인 언행으로 느껴지기도 했지만, 애초에 선생은 그냥 보이는 대로 그렸다고 하지 않은가. 적당히 긁으면서 적당한 정론이었다. 그리고 이런 말을 하면서 사오리 역시도 나름 조금 속이 시원해지는 듯한 느낌도 있었다.

"평범한 헤일로라면 그냥 받아들이고..."

"응, 싫어, 닌자 언니."

"?"

순간 '닌자'라는 말에 모두의 시선이 일제히 집중되었다. 그리고 선생이 곧바로 물어보았다.

"닌자라니, 그게 무슨 소리야?"

"응, 저쪽 헤일로 닌자 표창같이 생겼잖아. 십자 수리검처럼 생겼네, 마스크도 썼고, 그럼 저쪽 정체성은 닌자가 아닐까?"

"하?"

느닷없이 긍지높은 아리우스 스쿼드의 리더는 사실 닌자였다는 가설에, 사오리는 순간 어이가 털렸다. 닌자가 뭔가.

"시로코야, 아무리 그래도 그건 억지.."

"억지 아닌데? 솔직히 얼마나 연상이 돼."

"응?"

하지만 시로코는, 이 뜬금없는 사오리 닌자설에 살점을 붙여가기 시작했다.

"생각해봐, 쟤네 기습 테러 전문이었잖아, 암습에 암살 특화였다면서, 그리고 마스크 쓰고 다니고. 닌자도 그렇잖아?"

"어라?"

왠지 설득력이 있다. 그러고 보니, 생각해보면 아리우스 스쿼드는 베아트리체 밑에서 어쌔신처럼 키워진 그런 존재였다.

'어쌔신.. 닌자?'

뭔가 그럴듯해 보인다. 선생의 표정이 점차 오묘해지자, 사오리는 당황스러워하며 선생에게 쳐다보았다.

"잠깐, 선생? 뭘 생각하고 있는 거지?"

하지만 사오리가 멈출 새도 없이, 시로코는 멈추지 않는다. 이미 처음에 그녀가 긁어 선빵을 친 이상, 되갚아줘야 할 것이 있었다.

"그리고 말이야, 개구리 5인조가 행성 침략하는 요즘 유행하는 TV 애니메이션 있잖아. 거기 마스크 쓰고 있는 개구리가 쟤하고 닮지 않았어?"

"어, 어..?"

그 애니메이션, 선생은 알고 있다. 항상 빨강별을 침략하겠다면서 늘 꼴사납게 실패하는 개구리 소대의 애니메이션, 그리고.. 거기에 등장하는 하늘색의 개구리.

'그러고 보니, 문양이.. 비슷하네?'

게다가 그의 역할 역시 어쌔신, 그리고 닌자였다. 그리고 그 순간, 자기도 모르게 그 캐릭터와 사오리를 겹쳐보고 있었다.

"어..."

"선생, 선생?! 지금 무슨 생각하고 있는 거지?!"

"어, 아냐, 아무 생각 안 했어."

라고 말하고 있지만, 눈빛이 흔들리고 있었다. 그리고 주변에서 점점 웅성거리기 시작하자, 사오리는 바로 시로코한테 소리쳤다.

"야! 갑자기 뭔 괴상한 소리를 하고 있나!"

"괴상한 소리 아닌데? 나는 충분히 근거에 기반한 가설을 제시하고 있다고."

"아니 그게 뭔..."

"그럼 닌자가 아니면 뭐지? 조마에 사오리라는 인간을 어떤 것으로 규정지을 수 있지?"

시로코는 이제 말이 의식의 흐름을 따라가고 있었다. 이제 논리고 뭐고 어찌되든 간에 상관하지 않았다. 그냥 이제부턴 생각나는 대로 말할 뿐.

"그럼... 닌자가 아니면 래퍼인가? 복장이 딱 그렇게 생겼는데, 응?"

"뭐?"

'어?'

말이 된다. 왠지 래퍼라 해도 위화감이 없다. 선생은 이미 시로코의 말에 휘말린지 오래였다.

"아니다. 헛소리 그만하고 입 좀 다물어."

"아니라고? 그럼.. B-Boy? 아니, B-Girl이라 해야 하나? 브레이크 댄스 출 수 있어?"

"....좋은 말 할 때 입 다물어라?"

사오리의 속에 화가 차오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다른 학생들이나 선생이나 이를 흥미진진하게 바라볼 뿐, 딱히 말릴 생각은 하지 않았다. 말이 되든 안 되든 이 상황 자체가 흥미진진했다.

"그럼 뭐지? 백댄서?"

그냥 사오리의 이미지에서 생각나는 건 죄다 외치고 있다. 순식간에 닌자에 래퍼에 비보이에 백댄서, 네 개의 직업군을 체험해버린 그녀의 이빨은 갈리고 있었다.

"전부 다 아니라면 너는 대체 뭐야. 역시, 그 헤일로를 보면 닌자밖에는 없어. 아니면 설마 중2ㅂ.."

"마지막으로 말한다, 가만히 있어라."

만약 여기서 한 번만 더 긁는다면 진짜로 빡칠 것이었다. 하지만 이미, 시로코는 폭주기관차. 그녀를 막을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응, 난 계속 가만히 있었는데."

-뚝.

그리고 그 말은, 이내 완전히 그녀의 정신줄을 끊어버리고 말았다.

"입을 가만히 있으라고!! 입을!!!"

그리고 이내, 사오리는 쿨뷰티고 카리스마고 뭐고 다 갖다버린 채, 순수하게 시로코를 향한 분노를 표출하기 시작했다.

"이 쬐깐한 늑대 자식이!!!"

그리고 이내 노란색 대머리 아저씨에 빙의해버린 사오리는, 이내 시로코의 목을 졸라버리며 미친듯이 흔들기 시작했다.

"선생님! 얘가 나 괴롭혀요!!"

"이걸 죽여, 살려?!?!"

혀를 내밀며 꽥꽥거리는 시로코와 흰자가 희번득해진 사오리의 모습, 왠지 이것도 어딘가의 애니메이션에서 봤던 장면이다.

"....저, 저거 말려야 되는 거 아냐?"

"선생님이 말리겠지 뭐."

코하루의 말에 아즈사는 태연했다. 딱히 이 상황에서 심각함은 느껴지지 않았다. 그냥 한 편의 개그만화를 보는 기분일 뿐.

"...후에에."

"하아...."

"후훗."

그리고 아리우스 스쿼드 역시도 그냥 이를 쳐다보고 있을 뿐이었다.

"아이고 머리야..."

선생은 그저 한숨을 푹 내쉴 뿐이었다. 그리고 그 안에는 은은하게 미소가 담겨있었다. 이런 식으로 분위기가 환기된다면 나름 좋은 걸까?

"우아아아악!!!!"

"와아아앆!!"

그렇게, 헤일로 사태는 느닷없는 WWE로 끝을 맺게 되었다. 아니, 한 명에게는 UFC나 다름없었을 지도.

***

그리고 시간이 지난 뒤...

"자, 손에~ 손 잡고~ 서로 화해합시다~ 미안하다고 합시다~"

선생은 빈 교실에서 둘만 대면시킨 채 화해 모먼트에 들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초등학교 선생님이 하는 것처럼, 선생은 최대한 부드럽게 화해를 시키고 있었다.

"시로코부터?"

"응, 미안. 잘못했어."

시로코는 사과했다. 그리고, 이제 사오리가 할 차례.

"자, 사오리?"

"미.."

미안하다 하면 그걸로 끝. 서로 화해하면, 다시 친구다.

"미..."

시로코의 표정은 태연하다. 그리고 사오리의 얼굴은 왠지 괴로운 듯 일그러졌다. 사과하면 모든 것이 끝난다는 걸 알고 있겠지만..

"미.......!"

억울한 건 참을 수 없었던 모양이다.

"미친 놈아! 니가 먼저 잘못했잖아!!!"

"아이고...."

아무래도, 이 악우 관계는 꽤나 오랜 시간이 흘러야 풀릴 거 같다고, 선생은 그리 생각했다.

-후기-

https://novelpia.com/novel/230625

헤일로 구별 불가 설정에 맞춘 다섯 번째 외전이었습니다! 오늘도 즐겁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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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블루 아카이브·24.11.07창작

소설)그리고 모든 증오가 시작되는 곳(외전4)-헤일로의 형태

#소설
좋아요 0댓글 22저장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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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DC
에이2작가
게시물 261개
외부 링크디시인사이드
게시일2024.11.07 23:17
조회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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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2

나
ㅇDC
ㅇㅇ124.11.07

헤일로의 형태는.. 사각.. 사각..

ㅇDC
ㅇㅇ124.11.07

재밌따

ㅇDC
ㅇㅇ224.11.07

왔다 내 마약

ㅇDC
ㅇㅇ224.11.08

맞아...이런 맛이 이 작품의 쥬시한 포인트였어...피폐 속에 피어난 일상과 훈훈함과 개그...정말 쥬시해...짜릿해...외전이지만 간만에 다른 애들 보니까 좋다

ㅇDC
ㅇㅇ324.11.07
디시콘
ㅇDC
ㅇㅇ424.11.07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ㅇDC
ㅇㅇ524.11.07
디시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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