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시리즈의 6~9편 분량을 담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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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소개문
【블루 아카이브】학생들과의 인연 너머로
블루 아카이브의 인연 에피소드나 메모리얼 로비의 뒷이야기를 보고 싶은 분들을 위한 SS를, 『되도록』 매주 투고하고 있습니다.
(미보유 학생이 있어서, 그 부분은 자료나 스토리 등으로 확인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양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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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후미의 파우스트 활동 일기
「선생님! 그럼 먼저 들어가 보겠습니다!」
「"히후미, 고생했어. 트리니티까지 조심히 가"」
오늘 당번이었던 히후미를 배웅하고, 업무용 책상으로 돌아왔다.
히후미가 당번일 때는 작업이 굉장히 순조롭게 진행되어서, 아직 하늘이 밝을 때 오늘의 업무가 끝나버렸다.
이 뒤에는 외식을 하러 갈까, 아니면 오랜만에 식재료라도 사 와서 요리를 해볼까 하며 식욕에 지배된 사고를 굴리고 있자니, 문득 테이블 구석에서 낯선 물건을 발견했다.
손에 들어 보니, 표지에는 귀여운 캐릭터들이 그려진 수기 같았고 『모모프렌즈 덕질 기록』이라고 라벨이 붙어 있었다.
아무래도 히후미가 두고 간 물건인 것 같다.
히후미는 이미 가버렸는데, 지금부터 뛰어서 쫓아가면 늦지 않을까? 아니, 분명 오늘은 크루세이더 짱을 타고 왔었으니, 지금 쫓아가도 늦었을거야.
모모톡에 『히후미, 공책 두고 갔어. 가져다주는 게 좋을까?』라고 메시지를 남긴다.
……운전 중일 테니 바로 확인은 못 하려나.
엇갈리면 곤란하고, 여기서 움직이지 않는 편이 나을지 아니면 트리니티까지 가버릴지…….
히후미를 기다린다고 해도, 밥을 먹는다면 배달…… 아니, 최근 유우카한테 배달 너무 많이 시킨다고 혼난 참이니까…… 비싸기도 하고, 경비로 처리하는 데도 한계가 있으니.
어쩔 수 없지. 밥은 일단 뒤로 미루고, 히후미한테 답장이 올 때까지 적당히 시간이나 때울까!
그렇게 정했으면 쌓아뒀던 게임이나 프라모델 소화를――
……시야 구석에 다시 비치는 수기. 왠지 모르게 흥미가 동한다.
히후미가 모모프렌즈를 무척 좋아해서 덕질을 하고 있다는 건 잘 알고 있지만, 평소에 대체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는 그다지 잘 모른다.
기껏해야 보충수업부에 가입한 이유가, 그 비정상적일 정도인 모모프렌즈에 대한 집착 때문이라는 것 정도다.
여기서 지적 호기심이 자극받고 말았다. 히후미는 도대체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 건가. 덕질이란 건 도대체 어떤 것을 하는 건가 등등.
히후미, 미안하다…….
나는 욕망에 굴복해, 수첩의 앞부분을 펼치고 만다.
『〇월 ×일 오늘은 페로로 님의 라이브에 다녀왔습니다! 이번 게릴라 라이브에서는 페로로 님의 신규 의상 공개 외에도 신곡 발표도 있어서 대만족이었습니다! 다만, 이번에도 게릴라 라이브였던 탓에 일정을 확인할 틈도 없이 시험을 못 치르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후회는 없습니다! 재시험으로 만회하면 돼요! 하지만, 덕분에 회장 한정 굿즈를 입수할 수 있었습니다! 앵그리 아델리 씨의 신작 한정 가방이나 웨이브 캣 씨의 다키마쿠라 커버, 미스터 니콜라이 씨의 1/1 스케일 패널 현장 추첨에도 당첨됐고, 페로로 박사의 디자인이 들어간 칠판과 분필 세트도 사버렸습니다! 여러분을 맞이할 수 있어서 정말 기뻐요!』
「"히후미…… 또 시험을 땡땡이쳤구나……"」
정말이지 히후미는 성적을 보면 우등생이지만, 앞뒤 안 가리는 점이 옥에 티라고나 할까…… 그런 점도 포함해서 그녀의 매력인 건 확실하지만, 앞날이 걱정된다.
그보다, 칠판과 분필 굿즈는 도대체 어떻게 쓰는 거지……? 도대체 어떤 고객층을 향해 세일즈를 전개하고 있는 건지 의문이다.
방금은 앞부분을 봤으니, 다음은 중간쯤을 봐볼까.
『◇월 〇일 오늘은 보충수업부 모두와 바다에 갔습니다! 크루세이더 짱을 타고 느긋하게 드라이브를 하며 가다가, 도중에 들른 휴게소에서 발견한 지역 한정 스컬맨 님과 페로로 님의 열쇠고리를 무사히 입수했습니다! (이건 예상 밖이었네요) 바다에 도착하자, 하나코 짱이 선생님과 수영복을 고르러 갔을 때의 그 수영복을 입고 왔을 때는 깜짝 놀랐습니다!! 저도 그 정도로 몸매가 좋았다면 눈에 띌 수 있었을까요? 그 후 코하루 짱과 함께 바다의 집에서 잔뜩 요리를 먹었습니다! 코하루 짱은 오징어 구이가 신경 쓰였는지 메뉴판을 빤히 쳐다보고 있었지만, 먹을 용기가 없었는지 주문까지는 하지 않은 게 마음에 걸리네요. 이번에 백귀야행 연합학원에서 모모프렌즈 콜라보가 있으니, 선물로 사 가지고 돌아가야겠어요! 그리고, 아즈사 짱과는 함께 사진을 많이 찍었습니다! 스컬맨 님도 페로로 님도 같이 찍혀서 정말 기뻐 보이네요. 다음에 일정이 맞으면 선생님도 포함해서 또 다 같이 가고 싶네요』
그리고, 끼워져 있는 사진에는 즐겁게 놀고 있는 모습이 찍혀 있었다.
확실히 히후미, 아즈사와 하나코, 코하루는 각각 같이 바다에 간 적이 있지만, 보충수업부 모두와 함께 간 적은 없었다.
다음에 일정을 조율해서 이쪽에서 먼저 권유해 볼까.
자, 다음은…… 이쯤을 펼쳐보자.
『×월 ▽일 오늘은 나기사 님께 티파티 초대를 받아서, 직접 만든 구움 과자를 가지고 참가해 봤습니다! 나기사 님이 만드신 구움 과자와 교환해서 먹었는데, 쿠키, 스콘, 파운드 케이크, 그 어느 것도 일품이라 제가 구워간 과자와 비교하면 천지 차이의 완성도였습니다. 하지만, 그런 제 구운 과자를 나기사 님은 정말 맛있게 드셔 주셨고, 또 만들어줬으면 좋겠을 정도로 맛있었다고 칭찬해 주셨습니다! 다음에 또 과자 만들기에 도전해서, 언젠가는 동경하는 나기사 님만큼 잘 만들 수 있게 되고 싶어요!』
히후미의 수제 과자인가…… 확실히 상상만 해도 맛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언젠가 나도 먹어보고 싶네…… 배가 더 고파졌다…….
좋아, 그럼 적혀 있는 뒷부분도 봐볼까.
『오늘은 확실한 소식통에게서 입수한 정보에, 그, 그!! 페로로 님 하프 애니버서리 한정 프리미어 1/2 스케일 피규어가 입고되었다는 정보가 있어서, 가만히 있을 수가 없어서 블랙마켓으로 돌격하고 말았습니다……. 복면수영복단 여러분도 협력해 주신 덕분에 어떻게든 마지막 한 개를 입수할 수 있었습니다! 손에 넣기 위해 블랙마켓이 괴멸 상태가 되어버렸지만, 필요에 의한 어쩔 수 없는 희생이었습니다……』
요전에 블랙마켓이 습격당하고 있다는 말을 듣고 가보긴 했지만, 불과 10분 만에 괴멸 상태가 되었다길래 뭔가 대규모 조직이 움직였나 싶었는데, 설마 그녀들이었을 줄이야…….
그 마켓은 카이저 코퍼레이션이 뒤에서 조종하며 개조 전차나 전술 폭약 등이 거래되고 있어서 발키리가 예의 주시하던 장소인데, 빈터가 된 덕분에 치안이 좋아졌다는 사후 보고는 받았다.
……이건 엄중한 주의를 줘야 하나? 아니면 모르는 척을 해야 하나?
「아하하…… 선생님? 무엇을 하고 계신가요?」
⁉
뒤를 돌아보니, 거기에는 미소 짓고는 있지만 무시무시한 기백을 두른 히후미의 모습이 있었다.
아무래도 어느새 메시지를 읽고 돌아온 모양이다.
「"어…… 그게…… 미안해"」
멋대로 학생의 사적인 물건을 엿보거나 해서는 안 될 일이라고 새삼 실감했다.
화난 히후미의 기분을 풀어주는 데 몇 시간이 걸렸고, 내가 쓰고 있는 일기를 보여주는 것과 저녁밥으로 모모프렌즈 콜라보 카페를 한턱내는 것으로 화해했다.
이후, 히후미와는 모모톡상에서 교환 일기를 씀으로써 매일의 소소한 사건들을 공유하게 되었고, 더욱 사이가 좋아졌다는 건 또 다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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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즈사와 호신의 마음가짐
「선생님, 실례할게.」
문밖에서 아즈사의 목소리가 들리고 몇 초 후, 문이 열리더니 성큼성큼 절도 있는 걸음걸이로 이쪽으로 다가왔다.
「오늘은 뭘 하면 되지? 평소처럼 서류 정리? 아니면 각 학교 시찰 호위? 아니면…… 밥이라도 만들면 될까?」
「“……그 점 말인데 아즈사. 오늘은 할 일이 전부 끝나버렸어.”」
정말 드물게도, 오늘은 딴길로 새거나 탈선하는 일 없이 업무가 끝났고, 지금으로선 추가 업무도 내려오지 않았다.
즉, 정시는커녕 반차를 써도 될 수준으로 할 일이 없다.
평소라면 이럴 때는 당번인 아이와 놀거나 하지만…….
「“아즈사, 오늘은 이 뒤로 할 일이 없는데. 뭔가 하고 싶은 거 있어?”」
「……그럼……, 오늘은 선생님과 같이 있는 걸로 할게. 선생님이 어딘가 간다면 방해가 되지 않는다면 따라가겠어.」
그렇게 말하며, 아장아장 걸어온 아즈사는 손이 닿을 만큼 가까이 다가왔다.
확 하고 플로럴한 향기가 풍겨와서, 무의식적으로 나도 모르게 껴안고 싶어진다.
하지만, 오늘은 시간이 꽤 남았는데 아즈사와 함께 뭘 할까……, 디저트를 같이 먹으러 가도 좋고, 날씨도 좋으니 피크닉을 가도 좋다. 아니면 오락실이라도 놀러 갈까? 분명 모모프렌즈 인형이 새로 추가됐던 것 같은데…….
내가 끙끙대며 머리를 싸매고 있자니, 내 몸을 툭툭 만져오는 손길이 느껴졌다.
「……? 선생님. 지금은 총을 휴대하고 있지 않은 거야? 손 닿는 곳에 있다고는 해도, 너무 방심하는 건 좋지 않아.」
「“나는 총을 가지고 있지 않아. 쓸 예정도 없고 말이야.”」
확실히 샬레에는 이곳에 부임했을 때부터 벽에 총이 걸려 있었고, 창고 쪽에는 탄약이나 예비 총기가 많이 있다.
하지만 그것들은 내가 쓸 물건이 아니라, 있으니까 그대로 방치해 둔 물건이며, 실질적으로 관리하고 있는 건 총학생회고, 나는 한 번도 만져본 적이 없다(오발 사고 나면 무섭고……).
「선생님, 그건 안 돼. 키보토스에서 총을 소지하지 않는 건, 알몸이나 다름없는 상태로 밖을 돌아다니는 것만큼이나 부끄러운 일. 게다가, 학생뿐 아니라 선생님은 언제 습격당해도 이상하지 않은 몸이야. 최소한의 호신을 위해서라도 무기는 가져야만 해.」
어딘가 질린 듯한 눈빛이 아즈사에게서 느껴진다.
이전에도 이런 일이 있었던 것 같은데…… 데자뷔인가?
새삼스레 지적받고 깨달았지만, 확실히 아즈사의 말에도 일리가 있을지도 모른다.
나는 학생에게는 절대로 총을 겨누지 않지만, 그렇지 않은 악의를 가진 어른을 눈앞에 뒀을 때, 대항 수단이 싯딤의 상자뿐이라는 건 문제가 있었다.
아로나에게 모든 걸 의지하기만 해선, “그때”처럼 정작 중요할 때 아무것도 못 하는 짐덩어리가 되어버린다. 그렇지 않더라도, 어른의 카드를 너무 쓰면 돌이킬 수 없게 된다고 검은 양복에게도 들었으니까.
게다가, 실제로 나 혼자 돌아다니다 보면…… 레드윈터에서 곰에게 습격당하거나, 밤에 외출 중에 술 취한 D.U. 주민의 총기 난사에 휘말리거나…….
총이 있었으면 좋겠다 싶은 장면은 얼마든지 있었다. 다만, 막상 가지려고 해도 아무런 지식도 없는 나로서는 뭘 골라야 할지 몰랐고, 사용법도 몰랐다.
……이 기회에, 아즈사에게 배우는 것도 좋겠지.
「“아즈사, 나는 총에 대해 아무것도 몰라서 아직 내 총을 고를 수가 없거든…… 가르쳐주면 고맙겠어.”」
「응, 그렇다면 사격장으로 가자. 그곳이라면 다양한 총이 있을테니까. 분명 선생님에게 맞는 총을 찾을 수 있을 거야.」
그렇게 말하며, 아즈사는 내 손을 잡고 사격장 방향으로 이끌며 걸어간다.
※ ※ ※ ※ ※
「좋아, 이거라면 선생님도 쓸 수 있을 거라 생각해. 이 중에서 골라 봐.」
아즈사의 앞에 있는 책상에는, 다양한 총이 쭉 늘어서 있었다.
핸드건, 어설트 라이플, 스나이퍼 라이플, 샷건, 서브 머신건, 머신건. 이렇게 보니 참 다양한 종류가 있구나.
라고는 해도, 학생들이 쓰는 걸 보기만 했지, 뭐가 좋은지는 잘 모르겠다.
여기는…… 오, 저건 분명 마리가 쓰던 총이랑 같은 모델인가? 마리는 분명 한 손으로 쏘고 있었으니, 저거라면 나도 쏠 수 있을 것 같다.
「선생님, 총을 쏠 때는, 겨드랑이를 조이고, 팔을 확실하게 뻗는 거야. 그런 파지법으론 다치게 되고, 한 손 사격은 초심자에게 추천하지 않아.」
아즈사가 말하는 대로 들어 본다. 손에 쥔 핸드건은 의외로 무거워서, 학생들은 용케 이걸 매일 휴대하고 다니는구나 하고 감탄하게 된다.
총에 달려 있는 사이트를 과녁에 확실히 맞추고――방아쇠를 당긴다.
다음 순간. 시야가 흔들린다.
정신을 차려 보니 이마 언저리가 맹렬하게 아프고, 손의 감각이 없다는 것도 깨닫는다.
뒤늦게 어깨를 두드리는 아즈사의 존재를 깨닫고, 내가 쓰러져 있었다는 걸 알게 된다.
아무래도 총의 반동을 전혀 제어하지 못하고 튀어 오른 총에 이마를 찧어, 가볍게 기절했던 모양이다.
일어나서 과녁 쪽을 보니, 맞히기는커녕 천장 쪽에 탄흔이 남아 있었다.
「설마, 선생님이 이 정도로 약했을 줄이야…… 핸드건은 유효 사거리도 짧고, 휴대성도 뛰어나지만 이 정도로 제어할 수 없다면 우선 라이플총을 시험해 보는 게 좋아. 이거라면 선생님도 제어할 수 있을 거야.」
그렇게 말하며 다음으로 아즈사가 건네준 총은, 스코프가 달린 라이플총. 어깨로 충격을 흘려보내는 개머리판이 있는 만큼 방금 전의 총보다는 쓰기 쉬울 것 같다.
스코프 정중앙에 과녁의 머리를 포착하고, 방아쇠를 당기자 묵직한 무게감과 함께 총탄이 발사된다.
하지만 방아쇠를 당기는 손가락 힘 때문에 조준이 틀어졌는지, 예상과 달리 탄환은 과녁의 훨씬 오른쪽으로 빗나갔다.
……응, 아까에 비하면 큰 진보가 아닐까!
「으음. 그렇다면, 단순히 탄수를 늘려서 물량으로 밀어붙여 보는 건 어떨까. 견제도 되니까 좋을 거라고 봐.」
그렇게 말하며 건네받은 건 아즈사와 같은 타입의 어설트 라이플.
다시 자세를 잡고 쏴 보았지만, 1탄창을 써서 과녁에 맞은 건 과녁의 가장자리에 단 한 발뿐이었다.
……처음으로 맞혔으니, 괜찮지 않을까? 응…….
약간 자신감을 잃기 시작했고, 아즈사도 눈썹을 찌푸리며, ᓀ‸ᓂ←이런 표정으로 뭔가 이제 포기한 듯한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어쨌든 여기까지는 온 것이다. 남은 총도 한번 쭉 시험해 주마.
유우카가 가지고 있는 총과 비슷한 물건을 찾아, 시험 사격해 본다.
……발사 속도가 너무 빨라 제어하지 못했고, 결과는 어설트 라이플을 썼을 때보다 더 처참했다. 다음!
노노미가 쓰는 총과 비슷한 총을 찾아, 시험 삼아 들고…… 들고……, 으랏차!
……들지 못했다.
그 외에는, 그레네이드 런처나 로켓 런처 등이 있었지만, 오발 냈을 때 웃어넘길 수 없으므로 시험하는 건 포기하기로 했다.
「……선생님은 역시 총을 드는 건 관두는 편이 좋을지도 몰라. 선생님의 몸을 위해서도.」
「“우연이네, 나도 그렇게 생각해.”」
완전히 의기소침해져서, 쭈그리고 앉아 주눅 들어 있던 내 등을 아즈사는 팡팡 두드린다.
「선생님, 무슨 일이 생기면 바로 나나 다른 학생들에게 의지하도록 해. 그리고, “그런” 일에 휘말리지 않는 방법을 지금부터 가르쳐줄게.」
「“……네.”」
뒤처리를 끝내고 사격장을 뒤로한 나는, 아즈사가 이끄는 대로 근처 카페에 끌려가, 빽빽하게 강의를 들었다. 그것도 해가 뉘엿뉘엿 저물고, 음료수 몇 잔에 케이크 몇 개를 추가 주문할 정도의 시간 동안.
「좋아, 오늘은 이 정도로 해 둘게. 만약 무슨 일이 생기면, 사양 말고 나나 모두에게 의지해 줘. 바로 달려갈 테니까.」
「“그렇게 되지 않도록 명심할게.”」
그렇게 다음 날, 나는 팔을 거의 움직일 수 없는 상태(근육통)가 되어, 바로 아즈사에게 도움을 청해 신변의 보살핌을 받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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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코와 두근두근 왕게임
「“하나코, 있어?”」
모모톡으로 하나코에게 『선생님, 지정된 교실에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라는 호출을 받고, 트리니티 교사의 한 방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겸사겸사 쇼핑 리스트도 첨부되어 있어서, 양손에는 콜라나 막대 모양의 초콜릿 과자, 나무젓가락이나 종이컵 등이 들어있는 터질 듯한 비닐봉지가 들려 있다.
「선생님, 이쪽이에요.」
교실 안쪽, 창가에 서 있는 하나코는 열린 창문에서 불어오는 산들바람에 머리카락을 흩날리며, 손짓으로 이쪽으로 오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부탁받은 물건 사 왔는데, 이걸로 괜찮아?”」
「네, 이 정도면 오랫동안 즐길 수 있겠네요. 후훗, 선생님도 같이 이런 짓이나 저런 짓을 해보지 않으실래요?」
「……그거 미풍양속에 위반되는 거 아니니?」
「…………네~ 맹세코 “이상한 짓”은 안 한다고 말할 수 있겠네요.」
방금 약간 뼈가 있는 듯한 느낌이…… 뭐 됐나.
「“그래서, 지금부터 뭘 하는 거야?”」
「오늘은, 전원 합격으로 무사히 보충 수업이 끝났으니까, 다 같이 수고했다는 의미로 파티를 하기로 했거든요. 그래서, 신세 진 선생님과 보충수업부 모두가 함께, 너무 대놓고는 할 수 없는 비밀 놀이를 할까 해서요.」
……감독 책임자로서 내가 보고 있는 게 좋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하나코를 방치해 두면, 문제가 보충수업부 안에서만 끝날 것 같지 않은 건 내가 걱정이 많아서일까.
「음~ 그건 그렇고 히후미 짱도 아즈사 짱도 코하루 짱도 좀 늦네요. 사실은 선생님을 기다렸다가 다 같이 수영복을 입고 깜짝 놀라게 해드리려고 했는데――앗, 모모톡으로 연락이 왔어요.」
방금 그냥 넘겨들을 수 없는 발언이 들린 것 같은데…….
「……히후미 짱은 티파티에 불려 가서 못 오고, 아즈사 짱은 옛 친구와 우연히 만나게 되었고, 코하루 짱은 정의실현부 일이 바빠져 버렸고……. 아무래도 오늘은 다들 바쁜 것 같네요. 한가한 건 저뿐인 것 같아요.」
표정에 조금 그늘이 보였지만, 곧바로 하나코는 얼버무리듯이 미소를 보였다.
「그러면, 선생님도 바쁘실 테니 오늘은 파하기로 해요. 다음에 또 “장난”을 칠 테니까, 어울려 주셔야 해요?」
「“그건 말인데…… 다 같이 하는 건 다음에 시간을 맞추기로 하고, 하나코가 싫지 않다면 둘이서 뒤풀이를 하지 않을래?”」
어안이 벙벙해서 콩알탄 맞은 비둘기 같은 표정을 짓던 하나코였지만, 서서히 아까와는 달리 꾸밈없는 미소를 띠며,
「어머어머 선생님. 저와 단둘이서 이런 짓이나 저런 짓을 하고 싶으신 건가요? 그럼, 제가 지금부터 할 “게임”에 참가해 주시는 거군요.」
「“……선생님은 한 입으로 두 말 안 해. 단둘이서 즐겨버릴까.”」
학생을 슬프게 할 수는 없다. 설령 그게 뻔히 보이는 함정에 스스로 뛰어드는 행위라고 해도 말이다.
「그럼 선생님. 오늘 선생님이 사와 주신 물건을 써서 “왕게임”을 해요.」
「“……그거 둘이서 하는 거야?”」
왕게임이란, 분명…… 제비를 준비해서 왕이 다른 사람이 가진 번호에 명령한다. 그런 느낌의 게임이었을 터다.
「”All-or-Nothing”…… 왕은 모든 것을 손에 넣고, 다른 한 명은 왕에게 모든 것을 바친다. 정말 즐거워 보이지 않나요?」
「“……선생님으로서 들을 수 있는 부탁과 들을 수 없는 부탁이 있는 건 알고 있지?”」
가령 하나코가 전라로 학교 건물을 한 바퀴 돌고 와달라고 부탁해도, 나는 단호하게 그걸 실행할 수는 없다.
「그렇네요, 선생님이 정말로 부탁한 일을 싫어하면서 하시는 것도 제 본심은 아니니까, 여기선 거부권이 있다는 규칙을 추가하죠.」
휴우 하고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부탁을 거부할 수 있다면 아무런 걱정도――
「단, 거부했을 경우에는 허그를 하죠. 진득하게, 서로의 체온이 전해질 정도로. 그렇네요…… 10분 정도가 좋으려나요?」
허그.
허그란 즉 서로 껴안는 그거 말인가?
그건 여러모로 위험할 것 같은데…….
「“저기~ 하나코 양. 좀 다른 벌칙 게임은 없을까요?”」
「어머, 선생님은 좀 더 과격한 벌칙 게임을 원하시나요? 뜨거운 키스나 ■■나 ××××나 🌑🌑🌑🌑🌑🌑라든가――」
「“허그로 괜찮습니다, 아니 허그로 하게 해주세요 뭐든지 할 테니까요.”」
「후후훗, 그럼 바로 시작해 볼까요. 너무 오래 해도 매너리즘에 빠지니까, 딱 3번만 놀아요♪」
이렇게 공포의 2인 왕게임은 시작되었다.
가져온 나무젓가락에 『왕』과 『서민』이라 적고, 불투명한 뚜껑을 덮은 종이컵에 넣어 섞는다.
「그럼 선생님, 먼저 하세요♪」
당첨은 어느 쪽일까…….
물론 조작 같은 속임수는 쓰지 않았다. 애초에 하나코 앞에서 그런 잔재주는 통하지 않을 것이다.
에라 모르겠다 하고 왼쪽 막대를 뽑으니――『왕』이라고 적혀 있었다.
「어머어머, 그럼 제가 서민이네요. 그럼 선생님, 저에게 어떤 일을 부탁해 주시겠어요? 이런 짓이나 저런 짓, 혹은 입에 담기도 꺼려지는 일을――」
「“마사지를 좀 해줄래? 요즘 좀 결려서 말이야.”」
내가 생각해도 무난한 부탁이다. 마사지를 받는 것뿐이라면, 딱히 이상한 일도 일어나지 않겠지.
「선생님은 마사지를 원하시는군요. 알겠습니다. 그럼, 매트와 로션을――」
「“『평범한』 안마나 지압을 부탁할게.”」
만약을 위해 못을 박아두었다.
「후훗, 그럼 선생님. 실례할게요.」
하나코의 손끝이 살며시 닿는다.
살결의 감촉을 즐기듯 천천히 쓰다듬더니, 그 손끝에 서서히 힘이 들어간다.
「선생님의 여기. 정말 딱딱해져 있네요. 피곤하시면 딱딱해진다고 들었지만, 설마 이렇게 딱딱해질 줄이야…… 게다가, 엄청 뜨거워져 있기도 해요. 피곤하신가 보네요.」
부드럽게 위아래로 문질러져, 그 감촉에 움찔하고 반응해 버린다.
그런 내 반응을 즐기는지, 그녀는 서서히 문지르는 속도를 올려간다.
「선생님, 기분 좋으세요? 말씀만 하시면, 언제 어디서든 해 드릴 테니까요? 물론, 선생님이 원하시는 장소 전부를――」
「“이, 이제 괜찮아…… 고마워, 덕분에 어깨가 편해졌어.”」
하나코의 부드러운 손이 내 어깨에서 살며시 떨어진다.
그녀의 마사지 솜씨는 확실해서, 이 짧은 시간에 꽤 어깨가 편해진 기분이 든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꼭 또 해줬으면 싶을 정도다.
「그럼, 2회전을 시작할까요. 선생님, 다음은 어느 쪽을 고르시겠어요?」
이렇게 시작된 2회전. 아까는 왼쪽을 골랐으니 이번에는 오른쪽을 골라본다.
거기에는――『서민』이라고 적혀 있었다.
「어머어머, 그럼 제가 왕이네요. 그럼 선생님께 명령입니다. 저를 쓰다듬어 주지 않으실래요?」
「“……쓰다듬는 정도라면 얼마든지 괜찮지만……”」
「그럼, 부탁드릴게요♪」
하나코는 그렇게 말하고는, 빙글 돌아서 이쪽에 등을 보이고, 스커트 자락을 잡더니 서서히 그 손을 위로 올려 둔부가――.
「“잠깐. 어디를 쓰다듬을지 지정하지 않았으니까, 쓰다듬는 건 어디라도 상관없지?」
재빠르게 그 손을 멈추고, 나는 다른 한 손으로 하나코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그녀는 순간 그 손에 움찔하고 반응했지만, 곧바로 이쪽에 몸을 맡기고, 하는 대로 받아들이고 있다.
「선생님도 참…… 좀 더 엉망진창으로 해도 되는데요♪」
비비적거리며 손에 머리를 들이밀고, 더 쓰다듬어 달라고 졸라댄다.
그런 그녀의 요구에 맞춰, 마구마구 대담하게 머리를 쓰다듬는다.
찰랑거리는 머리카락이 손가락 사이를 빠져나가, 쓰다듬는 쪽으로서도 기분이 좋다.
하나코의 머리카락은 조금 헝클어져 버렸지만, 그녀는 그런 건 신경도 쓰지 않고 기분이 좋아졌다.
「그럼 선생님. 운명의 3회전입니다. 먼저 하세요.」
또다시 내밀어진 종이컵, 거기에 꽂힌 운명의 막대를 뽑으니――
적혀 있던 것은 『서민』이었다.
「후훗, 그럼 선생님께 부탁을 들어달라고 할까요. 음~ 뭐가 좋을까요~」
입가에 손가락을 대고 고민하는 시늉을 하는 하나코는, 품평하듯이 이쪽을 빤히 쳐다본다.
「정했습니다. 그럼 선생님과는 이 빼🌑로 게임을――」
「“허그로 부탁합니다.”」
즉결이었다. 학생과 키스를 할 것 같은 시추에이션은 위험한 정도의 얘기가 아니다.
「선생님도 참 심술궂으시네요. 그럼, 부탁합니다.」
하나코는 양팔을 벌리고, 기다리는 태세에 들어간다.
……역시 안 하면 안 돼?
허그 하는 걸 주저하고 있자, 하나코는 「응」 하고 재촉해 왔다.
마음을 비우고 하나코를 껴안는다.
「……선생님은 따뜻하네요.」
하나코도 꽉 껴안아 온다.
그녀의 몸은 무척 부드럽고, 그리고 좋은 향기가…… 안 돼 안 돼, 이럴 때는 원주율을…… 3.14159265358979323846264――――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3분일지도 모르고, 10분일지도 모른다. 체감으로는 30분 정도 지난 것 같다.
하나코가 껴안는 힘이 쑥 가벼워지고, 그에 맞춰 나도 껴안는 것을 그만둔다.
「선생님, 어울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에는 보충수업부 모두 함께해요?」
「“……봐주세요.”」
이후 하나코는 코하루에게 오늘 있었던 일을 말했는지, 코하루로부터 귀신같이 메시지가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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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하루와 데이트(유사)
「서, 선생님. 일어나 있어?」
샬레의 책상에서 일을 땡땡이치며 수행(선잠)을 하고 있자니, 문득 뒤에서 목소리가 들려온다.
쓰고 있던 안대를 벗고 뒤를 돌아보자, 그곳에는 코하루가 조금 수상쩍은 행동을 하며 이쪽을 보고 있었다.
「퍗…… 서, 선생님! 깨어 있으면 대답을 하라고!!」
「“……방금 일어난 참인데?”」
이건…… 그래. 주인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화가 나서 캬악 하고 위협하는 고양이 같다.
「“그래서, 일부러 샬레까지 와서 나한테 뭔가 용건이라도 있었어?”」
「그게…… 그건 저기…… 선생님이 도와줬으면 하는 일이 있어. 대답은 네, 아니면 YES밖에 허락 안 할 거니까」
흥, 하고 허리에 손을 얹고 허세를 부리지만, 어딘가 귀여운 그 분위기 탓에 전혀 위압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하지만, 코하루가 일부러 샬레에 찾아와서까지 도와달라고 할 일이라…… 평소에는 호출받아서 트리니티로 가곤 했지만, 뭔가 가급적 신속하게 처리해야 할 일이라도 있었던 걸까?
「“알았어. 그래서 코하루는 내가 뭘 해줬으면 좋겠어?”」
「선생님은 물론 내가 정의실현부의 일원이라는 건 알고 있지. 그 업무에서 좀 문제가 있었는데……」
「“물론 알고 있지. 그래서, 문제라는 건?”」
「……학생끼리 사귀는 애가 있었어. 그, 그런 건 안 된다고 말했는데, 뭐가 안 되냐는 말을 들으니까 아무 말도 대꾸할 수가 없어서……, 이것저것 생각하다 보니 왠지 점점 뭐가 옳고 뭐가 틀린 건지 모르게 돼버려서……」
「“그렇구나, 그럼 그 기준을 나한테 알려달라는 거야?”」
「그그그그럴 리가 없잖아!! 그런 야한 걸 학생인 나한테 하나부터 열까지 가르쳐주고 싶다니…… 파렴치해!」
분노를 드러내는 코하루에게 거리를 벌려진다.
이런 불합리한…….
「그, 그러니까. 오늘 선생님은 나랑 같이 뭐가 좋고 뭐가 나쁜지, 함께 밖을 순찰하면서 확인해 줬으면 해. 내 판단 기준이 이상하면 선배들한테도 민폐가 되니까……」
즉 그건가. 유사 데이트를 해서 거리감이나 가치관이 틀리지 않았는지 확인하고 싶다는 건가.
「“그런 거라면, 기꺼이 어울려 줄게”」
「뭣!? 선생님, 나랑 함께라서 기쁘다니 그건…… 야한 생각 하는 거 아니지…… 야한 짓 하면 가만 안 둘 거니까……」
따가운 시선을 구멍이 뚫릴 정도로 보내오는 코하루는 소총을 꽉 쥐었다.
만약 야하다고 판정될 만한 짓이 있으면…… 이라는 뜻이겠지.
「“그럴 생각은 없는데…… 일단, 어디로 갈까? 여기 있어봤자 아무것도 시작되지 않으니까”」
「그것도 그렇네. 그럼 선생님, 내 뒤를 따라와. 멋대로 어디 가지 말 것! 내 눈이 닿는 범위에 있어!」
그렇게 코하루와 둘이서 거리로 나서게 되었다.
일말의 불안은 있지만…… 뭐 그때그때 어떻게든 되겠지. 모처럼의 기회니까, 코하루와의 유사 데이트를 마음껏 즐겨보도록 하자.
※ ※ ※ ※
「우선 여기서 관찰할 거야」
그렇게 말하며 코하루가 들른 곳은 근처 카페.
특징이라고 하면 디저트가 유명한 가게라 손님층이 학생 위주라는 점일까. 지금도 여러 학생이 이용하고 있는 것 같다.
「여기는 하스미 선배가 자주 이용하는 가게인데, 디저트가 엄청 맛있어! 하지만 하스미 선배니까, 여기는 사실 풍기를 문란하게 하는 무언가가 있어서 그걸 감시하고 있는 게 아닐까 하고 나는 생각해」
눈을 반짝이며 하스미에 대해 이야기하는 코하루에게, 진실을 말할 기분은 들지 않았다.
그건 그저 단순히 하스미가 디저트를 좋아해서 단골로 오는 것뿐이라고…….
일단 나는 음료를 주문했고, 코하루는 명물인 70cm가 넘는 파르페를 주문했는데 어른인 나조차 먹기 힘들 정도로 큰 파르페가 나와서, 코하루도 생각했던 것보다 컸는지 약간 질려 하고 있었다.
주변 테이블을 둘러보니, 학생끼리 나눠 먹고 있는 모습이었다.
하나의 파르페를 숟가락으로 양쪽에서 푹푹 떠먹거나, 아~ 하고 서로 먹여주고 있다.
코하루도 그걸 눈치챘는지 얼굴이 새빨개지더니, 왠지 금방 얼굴을 찌푸리며 끙끙거린다.
「저건…… 야한 짓? 아니 그치만, 하스미 선배한테 나도 받아먹은 적도 있고……?」
사고 회로가 고장 났는지, 머리에서 연기가 날 정도로 머리를 싸매고 있다.
야하냐 야하지 않냐고 묻는다면, 학생들끼리 하기엔 사이좋은 정도의 일이 아닐까?
「“그렇다면, 시험 삼아 한 번 더 해볼래? 자, 아~”」
파르페 산에서 한 숟가락 떠서, 코하루의 입가로 가져간다.
그러자 코하루는 덥석 받아먹고, 그 감촉을 재확인하듯 천천히 먹는다.
「으~음, 이건 야한 게 아니……라는 기분이 들어…………!? 선생님, 갑자기 뭐 하는 거야!! 이런, 나한테 먹이를 줘서 길들여 놓고 방심시키려고 하다니, 그렇게는 안 될 거니까!」
그렇게 말하고 코하루는 엄청난 기세로 파르페를 다 먹어 치우고, 완식하자마자 계산을 마치고는 화를 내며 가게를 나가버렸다.
으~음, 나중에 내 음료 값이라도 코하루한테 줘야겠네.
나도 코하루의 뒤를 쫓듯 서둘러 가게를 나선다.
※ ※ ※ ※
「다음은 여기야 선생님. 여기는 비도덕적인 분위기가 나」
그렇게 다음으로 도착한 곳은 오락실.
확실히 행실이 별로 좋지 않은 학생들이 모이기도 하는 장소지만, 기본적으로는 건전한 장소일 텐데…….
「특히, 저기 같은 덴 좁고 눈에 잘 안 띄고 어두컴컴한 장소에서 밀착해서…… 야한 짓을 해주세요라고 대놓고 말하는 거나 다름없잖아!?」
코하루가 가리키는 곳에는 스티커 사진 기계가 있었다.
확실히 설치된 장소는 조금 어둡고, 구석에 있어서 눈에 잘 띄지는 않고, 밀착하지 않으면 촬영은 할 수 없지만…… 과대망상은커녕, 용케 그런 발상을 한다고 감탄해 버릴 정도인데…….
「“그럼, 시험 삼아 촬영해서 확인해 볼래?”」
「그, 그것도 그렇네…… 랄까, 아무렇지 않게 날 속이려고 하지 마! 저런 곳에 끌고 가서, 이런 짓이나 저런 짓을 하려는 속셈인 거 다 꿰뚫어 보고 있으니까!」
「“네네, 그럼 한 번 찍을 분량이면 되겠지, 촬영 얼른 끝내버릴까”」
오늘 몇 번째일까, 코하루의 폭주에도 조금 익숙해져서 가볍게 넘기며 어깨를 감싸 안고 스티커 사진 기계로 데리고 들어간다.
그러자 얌전한 고양이처럼 조용해져서(라기보다는 굳어버렸다고 하는 편이 맞으려나?) 별일 없이 촬영이 끝난다.
「“그래서, 어땠어?”」
「……나쁘지 않았어」
코하루는 나온 사진을 꽉 쥐고서 빠른 걸음으로 이 자리를 떠난다.
점점 코하루를 대하는 법에도 익숙해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자, 다음은 어디로 가는 걸까.
※ ※ ※ ※
「마, 마지막은 여기야」
「“여기는…… 아니, 여긴 좀 곤란하지 않나……”」
마지막으로 방문한 장소는 인터넷 카페.
그리고 잡은 방은 커플석.
「여기는 아침에 선생님한테 말했던, 사귀는 애들과 마주친 장소인데, 이런 좁은 장소에서 눈에 띄지 않게 칸막이 안쪽에서 꽁냥꽁냥하다니…… 파렴치해!」
「“……거기까지 답이 나와 있다면, 나랑 코하루가 재현할 필요가 있어?”」
「아, 안 된다니까! 한번 제대로 확인하지 않으면 다음에 만났을 때 확실하게 반박할 수 없고…… 게다가, 이런 곳에서 선생님한테서 눈을 떼면, 나 말고 다른 애한테 이런 짓이나 저런 짓 할 셈이지! 야한 건 안 되니까!」
음~ 알고는 있었지만 이런 반응.
길어지는 것도 좀 그렇고, 후딱 끝내버릴까.
코하루와 개별실에 들어가 눕는다.
코하루는 옆에서 산더미처럼 쌓아둔 순정만화를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읽고 있다.
나는…… 모처럼이니, 아까까지 하던 수행의 연장을 하도록 할까. 게다가 움직이지 않으면 코하루를 자극할 일도 없을 테니까.
가지고 있던 안대를 쓰고, 하품을 삼키며 잠을 청한다.
※ ※ ※ ※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옆에서 새근새근 소리가 들린다.
안대를 벗자, 옆에서 코하루가 숨소리를 내며 나에게 달라붙어 있었다.
시간을 확인하니…… 이제 슬슬 퇴실할 시간인가.
「“코하루, 일어나?”」
「……쿠우…… zzz……」
조금 흔들어 보았지만, 도무지 일어날 것 같지 않다.
할 수 없이 코하루를 업고 퇴실하여, 샬레로 향한다.
그 후, 샬레에서 한동안 자고 있던 코하루가 일어나자마자 엄청 당황한 모습으로 돌아갔는데, 코하루의 고민은 해결된 걸까?
그건 그렇다 치고 오늘 코하루와의 데이트는 즐거웠으니, 다음에는 이쪽에서 먼저 권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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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1
이전화 다음화 링크 걸어두는것도 좋긴 한데 회차 목록 시리즈로도 걸어주세오
생각해보니까 그게 있었지 ㄳ
이거 거는게 생각보다 더 불편하네 생각좀 해봐야할듯
몇 편 쌓이고나면 시리즈가 훨씬 편하긴 함
@모모모모모모미도 글 하나 추가할때마다 이전 게시글 시리즈 다 수동으로 갱싱해야 하는것 같던데 번역해야하는 전체 회차가 222개라 고민좀 해봐야할듯 지금 생각하고 있던건 전체 목록은 모음집에 하나만 박아버리고 게시글 사이 왔다갔다만 이전글/다음글로 할 계획이었음
자동갱신은 안되지
200개나 되면 모음집 글 하나 파는게 낫긴 하겟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