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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재회
좁은 통로를 달린다. 일단은 넓은 곳으로 빠져나가야 뭐라도 할 수 있다.
“으랴앗! 방해하지 마!”
얼굴을 개머리판으로 날려버린다. 적이 빨리 다시 나타난다. 방금 전과 똑같은 장비를 한 병사였다.
아니 근데 너무 낯이 익잖아. 검은색 바디에 풀페이스 아머. 가슴에 쓰인 PMC라는 글자.
“카이저 놈들이 있다는 건가?”
그렇지만 맞짱이라면 내가 질 리가 없다.
다리를 멈추지 않고 계속 달렸다. 직원용 방은 아래층에 있다. 가야 할 곳은 위층, 우선은 입구 홀을 지나야 하고, 그 뒤에 있는 대형 홀에 내 헬멧이 있을 것이다.
열 받게도 바니걸 옷은 움직이기 편했다. 가슴 같은 곳이 좀 휑한 느낌은 들지만 다리도 잘 올라가고 몸이 가볍게 느껴진다.
“비키라고!”
지나쳐갈 수 없을 만큼 폭이 좁은 계단이라 난간을 밟으면서 뛰어올라 간다. 길을 막는 병사의 뒤통수를 발로 차서 쓰러뜨린다. 이 녀석들 자체는 별 거 없다. 문제는 숫자다. 그럭저럭 장비를 갖춘 잔챙이들이 선내에 우글거린다.
위층에 가까워질수록 인테리어가 화려해진다. 직원뿐 아니라 손님들이 드나드는 층 계단 난간에는 자잘하게 장식이 되어있고 카펫까지 깔려 있다.
강한 불빛이 보였다. 경비병이 없는 건 술래잡기는 게임이니까 지킬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다. 설마 쫓겨다녀야 할 토끼가 당당하게 입구 홀까지 들이닥칠 줄은 몰랐을 테지.
“그럼 어디 한번 즐겁게 놀아보자고!”
계단을 오른다. 어두컴컴하기만 하던 통로와 달리 일단 샹들리에의 반짝이는 불빛이 눈에 들어온다.
정말로 고급 호텔 같은 인테리어였다. 뭔가 비싸 보이는 무늬가 펼쳐지는 카펫에 보기만 해도 푹신푹신한 가로로 긴 소파.
“...근데 왜 네가 여기 있는데!?”
그 소파에 낯익은 모습이 있었다.
“호오. 누군가 했더니 전에 그 쓸모없던 보디가드 아니냐.”
낮은 목소리가 울린다. 쓸데없이 넓은 어깨가 딱 붙는 정장으로 간당간당하게 눌려 있다.
“그쪽이야말로 웬 허접한 녀석인가 싶었더니 문어 은행 영업쟁이잖아.”
카이저 이사랬나, 옥토퍼스 뱅크 영업사원이라 했던가, 예전 고용주다.
“입만 살아있는 쥐새끼군. 아니지, 지금은 토끼라고 해야 하나.”
핫핫하, 큰 소리로 웃는다. 하는 말이 하나하나 고압적인 게 나를 내려다보는 듯한 태도는 여전했다.
“그 토끼 한 마리도 못 잡는 부하들밖에 없더만, 하긴 상사가 너인데 별 수 있겠냐.”
“...흠. 뒤쪽은 흘려 넘긴다 쳐도 일부는 동의할 만하군. 이제 나는 카이저 계열사에 근무하는 일개 직원에 불과해. 다시 말해 정예를 많이 동원할 수 없었다는 거야. 어때 라브. 네 실력은 인정해. 내 쪽에서 일해 보겠어? 그때는 상대를 잘못 만났을 뿐이야. 그렇잖나.”
그러더니 소파에 깊숙이 파묻었던 몸을 천천히 일으켜 세우고 나를 내려다보면서 손을 내밀었다.
협조하라는 뜻인가. 여기까지 오는 동안 만났던 녀석들은 전부 이 녀석이 고용한 병사들일 것이다. 이 게임을 지배하는 게 이 녀석이라고 쳤을 때 손을 잡기로 하면 경품을 싹쓸이할 수 있다는 건가. 헬멧을 얻는 게 목적이라면 가장 빠른 방법일 것 같기는 하다.
하지만.
“켁! 뻔뻔하게 그런 소릴 하네. 거절한다.”
“호오. 이유를 들어보실까.”
별로 놀랍지도 않은 듯이 굵은 두 팔로 팔짱을 꼈다.
“이건 게임이야. 게임이라는 건 다 같이 즐겁게 노는 거잖아. 간단히 말해서 네 방식은 시시하다는 거야, 전 카이사 이사. 그러니까 내 대답은 이거야!”
산탄총을 발사한다. 곧바로 병사가 튀어나와 방패를 들고 막아섰다.
“유감이야. 고객에 대한 사후지원은 확실하게 책임을 진다. 그게 카이저 코퍼레이션의 사훈이기는 하다만…”
손가락을 딱 튕기자 숨어있던 병사들이 일제히 모습을 드러냈다.
“너는 고객이 아냐. 건방진 하청업자는 당장 망하게 해야겠지.”
“핫! 바라던 바야, 문어 영업쟁이!”
다시 한번 산탄총을 쏴재낀다. 하지만 이번에는 정면이 아니다. 위쪽을 향했다.
“그윽…!”
문어 영업쟁이가 낮게 으르렁거렸다.
요란한 소리를 내면서 샹들리에가 파편을 흩뿌리며 깜빡인다. 그 틈에 단숨에 거리를 좁혔다. 우두머리의 목을 노려야 한다. 이 녀석을 인질로 잡으면 그 다음에는 어떻게든 된다.
“흠. 나쁘지 않은 판단이기는 하군.”
“!?”
여유로운 말투. 뭔가 안 좋은 느낌이 들어서 나는 걸음을 멈추고 뒤로 물러났다.
내가 방금 전까지 서 있던 자리에 총격이 가해져 연기가 피어오른다. 비스듬히 위쪽에서 일제히 발사한 듯하다. 한 곳에서 쏜 게 아닌데도 탄흔은 극히 좁은 범위에 수렴했다.
“아리우스 분교, 그 이름 정도는 들어봤겠지?”
“...칫.”
입구 홀은 주위를 빙 두르는 캣워크로 둘러싸여 있다. 그곳에 방독면을 쓴 학생들이 서 있었다. 총구는 곧장 내 쪽으로 향하고 있다. 수는 여덟 명.
아리우스. 아마 트리니티에서 쫓겨난 이들이 모인 집단 같은 곳이었나. 아니, 최근에 좀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들었던 것 같기는 한데.
‘내가 강하다고? 아니, 아리우스 정예 부대에 비하면 나 정도 실력은 그렇게 대단한 것도 아냐.’
흘려들었던 이야기가 순간 떠올랐다. 나기사가 있는 곳으로 가는 도중에 아즈사가 그런 말을 했다.
(아즈사랑 수준이 비슷한 녀석들이 8명, 그렇다면…)
말이 안 된다. 실력이 좋고 그런 문제가 아니라 각오를 마친 녀석들을 상대하기에는 준비가 너무 부족했다.
“비싼 값을 치른 의미가 있다는 거야. 자, 그럼 토끼 사냥을 시작해 볼까.”
문어 영업쟁이가 웃으면서 팔을 들어올린다. 아리우스 병사들의 총구는 아직 움직이지 않지만, 저 팔이 내려가는 순간 나는 흠씬 얻어맞고 나서 토끼 귀를 빼앗길 것이다.
하지만.
“포기할 리가, 없잖아!”
‘응. 그런 마음가짐, 나쁘지 않아.’
““윽!?””
나와 문어 영업쟁이. 아마도 그 자리에 있던 모두가 비슷한 반응을 보였을 것이다.
온 사방에서 귀를 간지럽히는 달콤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어지는 총소리가 연이어 조명을 파괴해 나간다.
“...이쪽이야.”
“뭐…!?”
아까 전 그 목소리가 귓가에 들리더니 누군가 내 팔을 잡아당겼다.
힘차게 문이 열린다. 바깥의 갑판으로 이어지는 문으로 나를 내던졌다.
구르는 도중에 열린 문으로 시선을 향했다. 여자 실루엣이 보였다.
높은 하이힐에서 길고 탄탄한 하얀 다리가 뻗어 나온다. 잘 단련된 몸매가 몸에 달라붙는 검은색 바니걸 옷으로 강조된다.
어지간히도 몸매가 좋은 여자였다. 엉덩이 틈이 옷을 완전 먹은 것도 이상하게 괜찮아 보인다. 은발 한 올 한 올이 반짝거리며 휘날리고 머리 위에는 삼각형 귀가 있다.
“뭐야, 너 그때 신입…!?”
“...일단 빠지자. 따라와.”
은발 여자는 대답도 없이 턱으로 가리키더니 뛰쳐나갔다.
6 반격
“암튼 덕분에 살았어. 땡큐.”
빨간 머리 불량학생이 가벼운 목소리로 말했다.
갑판으로 나와서 더 위쪽, 하얀 연기를 뭉게뭉게 내뿜는 굴뚝에 기대듯이 우리는 몸을 숨겼다.
“나야말로 아까 그 대화로 상황을 대강 파악했어. 미끼로서는 만점이야.”
나는 무릎을 꿇은 뒤 총을 들고 주변을 경계했다.
반면 불량학생은 쪼그려 앉더니 불만을 내뱉는다.
“아니 너 아비도스 잔챙이잖아! 리조트에서 잘도 그런 짓을 했겠다!”
“? 어디서 본 적 있었나?”
기억의 실을 따라간다. 그렇게 따라가다 보니 아픔이 따라왔다. 모두의 웃는 얼굴이 선명하게 떠오르기 직전에 검게 칠해져 버린다. 호흡이 얕아지고 거칠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발작을 일으키기 직전까지 가서야 손바닥에서 쏟아져 나올 듯한 차가운 기억을 끄집어 낸다.
리조트. 아야네는 그 헬리콥터를 얻었다며 무척 기뻐했다.
“헬멧단의 무당벌레?”
“누가 빨간색에 검은색이 멋지게 어우러진 무당벌레라는 거야… 뭐 됐고, 이미 다 지나간 얘기로 이러쿵저러쿵 말해 봐야 소용없지. 코마카제 라브야. 기억해 둬.”
라브는 콧김을 내뿜으면서 그렇게 말했다.
나는 그만 웃음이 나오고 말았다.
“뭐야? 그래서 이름이 뭔데. 내가 이름을 알려줬으니까 너도 말하라고.”
태도가 나쁘기는 하지만 거침없는 성격은 싫지 않다. 예전의 나를 거의 모를 텐데도 알고 있는 듯 묘한 느낌. 편안한 거리감이었다.
“시로코.”
조금 고민했지만 결국 그렇게 말하기로 했다. 라브라면 혹시나 이쪽의 나를 만나더라도 크게 신경 쓰지 않고 대할 것이다.
“응. 시로코구나. 근데 너 그렇게 시간이 많이 지나지도 않았는데 너무 성장한 거 아냐? 원래 이랬던가?”
시선이 따갑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이렇게 된 거라서 이걸 성장이라 해도 될지 잘 모르겠다. 근접전에서 사정거리가 늘어난 건 잘된 일이지만 체중이 조금 늘어난 게 신경이 쓰인다. 특히 가슴 쪽이.
“너 같은 몸매였으면 이런 꼴로도 당당하게 돌아다닐 수 있을 텐데.”
라브가 혀를 차면서 말했다.
결국 나는 토끼 편으로 참가하기로 했다. 직전에 의상에 문제가 생겼는지 몇 가지 준비한 것들 중에 사이즈가 맞는 걸 골랐더니 이렇게 됐다. 밖에서 입기에는 춥게 느껴질 만도 하지만 계속 움직이기도 했고 굴뚝에서 나오는 열기 덕인지 당장은 그렇게 큰 문제는 없었다.
“펄럭거리는 것보다는 나은 것 같은데. 가져갈까.”
“불량배인 내가 할 말은 아니지만, 이딴 걸 입고 나다니면 뉴스에 나온다고.”
“? 너도 잘 어울려.”
앞으로 편하게 쭉 다리를 뻗고 있는 점만 빼면 말이다.
불타는 듯이 붉은 머리카락이 은은한 조명을 받아 반짝거린다. 눈망울이 초롱초롱한 눈동자 또한 진홍색 보석 같은 빛을 발한다. 한편 사나워 보이는 인상과는 달리 새하얀 피부가 눈에 띈다. 특히 쇄골에서 가슴 아래로 이어지는 매끈한 라인이 충분히 여성스러운 느낌을 준다. 그 하얀 피부를 머리카락보다 진한 붉은색 바니걸 의상이 더욱 돋보이게 한다.
“촌스러운 헬멧보다는 토끼 귀 쪽이 더 귀엽고.”
“촌스럽다니!? 뭘 모르는구만!”
“잠깐. 누가 왔어. 조용히.”
기척이 느껴졌다. 숫자는 하나. 수색을 하는 병사라기에는 수가 모자라다. 둘 이상으로 행동할 테니.
“읏차. 라브 쨩 발견!”
“『스즈』! 너 아까는 잘도 그런 짓을 했겠다!”
라브가 목소리를 높인다.
커다란 헬멧을 쓴 채 얼굴을 빼꼼 내민 학생은 왜인지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손에 들고 있다.
“에이, 라브 쨩. 진정해. 이쪽에 이 예쁜 사람은… 아아, 스나오오카미 시로코였나?”
나는 무심코 방아쇠에 손가락을 걸었다. 『스즈』라 불린 이 외모가 앳된 학생이 보인 날카로운 눈빛에 나도 모르게 몸이 반응했다.
(얘…)
“잘 숨었네! 여기까지 오느라 고생했다고. 그래서? 이제 어쩌게 라브 쨩? 나는 언제든지 준비 OK양.”
『스즈』는 깔깔 웃으면서 라브에게 말했다.
“글쎄. 아까 전 일은 되갚아줘야 내 직성이 풀리겠는데.”
라브가 자리에서 일어난다. 산탄총을 어깨에 들쳐메고 날카로운 이를 드러내며 히죽 웃는다.
“토끼가 사냥당하기만 하지는 않는다는 걸 알려주러 갈 거야!”
그 모습을 바라보는 『스즈』는 황홀한 표정을 짓고 있는 것 같았다.
나는 한숨을 내쉬며 총을 고쳐 잡았다.
“...어쨌든 전력은 이게 다야. 알겠어. 나도 갈게.”
☆
“시간은 아주 많아. 토끼를 사냥할 시간은.”
큰 남자는 느긋하게 걸으면서 말했다.
입구 홀에서 더 안쪽에 있는 호화로운 대문을 지나면 나오는 대형 홀. 저녁 식사를 위한 원형 테이블이 무수히 늘어선 그 끝에 연극도 할 수 있을 만큼 규모가 큰 무대가 있다.
그곳에 수많은 경품들이 방탄유리로 보호되는 진열대 위에 하나씩 진열되어 있다.
내 쪽을 눈치챈 기색은 없다. 광학미채 위장으로 몸을 숨긴 『하르페』니 이 정도는 별 문제 없다.
(게임이 참 심각하네.)
나는 모니터를 보면서 생각했다.
아리스가 보면 실망할 것이다. 물론 게임개발부가 참가했다면 어떤 의미로는 재미있어졌을지도 모르지만. 그러면 내버려둘 수 없게 되니 나로서는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도 모른다.
이제 더는 술래잡기라는 이 게임은 성립이 되지 않았다.
전 카이저 이사가 이끄는 팀이 모든 것을 장악하고 있다. 임시로 고용된 토끼들은 하나둘씩 사냥당했고, 애초에 운영 측도 이를 알고 있는 듯했다. 역시 퍼포먼스로 치러지는 게임일 뿐 수많은 경품들도 카이저가 그 경품들을 얻기 위한 위장에 불과했을 것이다.
그 중에 무명사제의 병기가 포함되어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이 문제다. 어떻게든 무법자 손에 들어가는 일만은 피해야 한다.
하지만 시로코 쪽은 내가 통제할 수 없다. 나는 나대로 어느 것이 무기인지 특정하면서 밀레니엄 발명품이 흘러들어오지는 않았는지 확인하는 걸 우선해야 한다.
(......이건.)
7 최후의 수단
“응. 그럼 정면돌파로 가자.”
“뭐 그 방법밖에 없겠지.”
“좋아 좋아~. 화려하게 해치우자!”
우리는 갑판으로 뛰어내렸다.
결국 다른 작전은 나오지 않았다. 셋이서 다 같이 정면으로 부딪치는 방법밖에 생각이 나지 않아서 다수결이고 뭐고 아무것도 없었다.
“핫. 우글우글 튀어나오는구만!”
곧바로 카이저 병사들이 모여들었다.
“좋아! 퐁당퐁당 헬멧단, 가자!”
“오오~!”
“응. 응? 아니, 잠시만. 그건… 하아, 이제 됐어.”
적당히 산개한 뒤에 달려들어 적을 차례차례 쏴서 쓰러뜨린다.
솔직히 이런 잔챙이들에게 당할 것 같지는 않다. 수가 많은 게 문제지만 헬멧단을 상대로 다섯 명이서 어떻게든 해냈던 아비도스 중에 한 명이 입단했으니 아마 가능할 것이다. 그리고 『스즈』도 단원들 중에서는 위에서부터 세는 게 빠를 정도로 작전 성공률이 높다.
“역시 라브 쨩이랑 같이 작전하면 즐겁다니까~!”
“적어도 작전 중에는 대장이라고 불러!”
그런 소리를 하면서도 『스즈』가 무자비하게 쏴대는 총알은 병사들에게 빨려 들어가듯이 명중하고 있다.
시로코 쪽은 목소리도 내지 않고 담담하게, 그러나 역시 가차없이 적들을 계속 쓰러뜨린다.
그렇다면 나도 질 수 없지.
“이 자식!”
산탄총 개머리판으로 적을 때려눕힌다. 이런 잔챙이들한테는 총알이 아깝다.
“계속 가자! …어라.”
“으음. 이래서야 나아갈 수가 없네~.”
“응. 카이저다운 방식.”
쓰러뜨린 수보다 늘어나는 수가 더 많다. 언젠가는 다 해치울 수는 있겠지만 이대로는 지칠 대로 지칠 거다.
“오케이 대장. 여긴 저한테 맡기시죠!”
“대장이 아니라 라브 쨩… 뭐라는 거야! 칫, 그럴 수밖에 없나. 부탁한다 『스즈』!”
잠시 망설이다가 나는 곧바로 결심한 뒤 달려나간다.
“...라브. 쟤 괜찮은 거야?”
나란히 달리는 시로코가 걱정이 되는지 뒤를 살핀다.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지 마. 저 녀석이 저래봬도 작전 성공률이 거의 100%라고!”
☆
“잔챙이 여러분~. 이제부터는 제가 상대할게요~.”
손을 번쩍 들어 시선을 모은다.
대략 합쳐서 50명. 사전에 알아본 바로는 밀레니엄의 청소부들, C&C의 더블 오가 백 명을 상대로 한바탕 맞붙었다나 뭐라나. 그렇다면 조금 수가 모자란 것 같은데.
총소리가 났다. 다른 녀석들과는 조금 느낌이 다르다. 충분히 살기가 담긴 그 총탄을 고개를 저으며 회피한다.
“아핫! 너희들도 왔구나. 근데 둘로 되겠어?”
이색적인 상대가 나타났다. 물론 아리우스 정예병들이다. 이야기는 들었는데 그 사건 이후로 발 붙일 곳이 없어져서 떠돌아다닌다는 게 사실이었구나.
배애는 여덟 명이 있었을 거다. 여기서 둘을 쓰러뜨리면 라브 쨩이 좀 편해질까.
일단 입구 홀로 통하는 문 쪽을 살펴본다. 라브 쨩과 스나오오카미 시로코 같은 애는 먼저 간 모양이다.
“...걔는 뭐 하는 애지. 뭐 그건 나도 마찬가지지만.”
헬멧 옆면의 88이라는 숫자를 슬며시 만져 본다.
“이건 소문 비슷한 건데 말야. 헬멧단에는 입단 시험이 있는데 그때 점수가 좋으면 헬멧에 숫자를 새기고 그런대. 그리고 우리 대장인 라브 쨩은 물론 알다시피 99야! 그래서 말인데.”
숫자 옆, 자세히 보면 착 붙어있는 테이프를 손가락으로 훑는다.
“...이 밑에 숫자가 있는지 없는지, 확인해 볼래?”
농담은 잠시 접어두고 라브 쨩이 맡긴 일이니만큼 제대로 해야겠네.
다 끝나면 같이 아이스크림 먹어야지, 기대된다!
댓글 9
뭐야 라브 소설 계속 나오네. 1편은 언제나온겨ㅋㅋㅋ
다 끝내고 나눠서 업로드만 하는거라 하루에 한편씩 올리는중


그런데 마지막 즈음에 '이색적인 상대가 나타났다. 물론 아비도스 정예병들이다.'<-이거 아비도스가 아니라 아리우스 아님...?
아 그러네 잘못 적었다 수정할게. 고마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