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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로드 오브 라브

1 시사이드 스쿼드 (前)

“더워어…”

나는 미지근한 숨을 내쉬며 중얼거렸다.

덥다. 아니, 이쯤 되면 뜨겁다는 표현이 더 맞는 것 같다.

습도도 높아서 뺨으로 흘러내린 내 머리카락이 찰싹 달라붙는 게 기분이 나쁘다.

밤이 되어도 더위는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그래도 푹푹 찌는 강한 햇볕이 내리쬐던 낮에 비하면 낫다. 헬멧을 쓰지 않은 머리가 따끔거릴 정도였다.

‘여기는 알파 1. 적 부대를 확인했다. 언제든 공격 가능하다.’

구형 헤드셋에서 잡음이 섞인 낮은 여자 목소리가 들린다.

“오케이, 사오리. 조금만 더 기다려.”

나는 대답하고 나서야 약간 실수를 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알파 6. 이 통신이 도청당하고 있을 가능성을 부정할 수 없어. 조심하도록 해.’

“미안하다고. 그래서 다른 쪽은 어때?”

나는 가볍게 사과한 다음 물었다. 어차피 들킨다 쳐도 해야 할 일은 달라지지 않는다.

‘아, 알파 3도 괜찮아.’

조금 떨리는 그 목소리는 트리니티 1학년 시모에 코하루의 목소리다.

내가 헬멧을 잃어버리고 정신이 들고 봤더니 상당히 심한 일을 겪었던 것도 코하루 때문이기는 하지만, 내가 자초한 부분도 있으니 너무 깊게 생각하지 말자.

‘알파 2도 배치 완료했습니다!’

쩌렁쩌렁하고 높은 목소리. 대답만큼은 참 의욕이 넘친다. 발키리 생활안전국의 키리노다. 헬멧단인 우리와는 견원지간… 이기는 하지만 그 정도로 녀석들에게 당했던 기억은 없다. 각 학교에 있는 치안유지 부대들 쪽에 훨씬 더 위험한 녀석들이 많다.

나머지는 『스즈』인데 지금은 개별 행동 중이다. 그 녀석은 혼자 다니는 편이 더 나을 거다.

이렇게 다섯 명. 불안하기 짝이 없는 급조 팀이다.

뭐 그야 늘 이런 식이니까.

이 몸이 대장을 맡은 이상 잠자코 당하고 있을 생각은 없다.

“그럼 간다! 다들!”

알겠다는 대답 하나만큼은 좋은 느낌으로 돌아왔다.

2 표류

~조금 전~

“라브 쨩! 나 이제 팔이 더 안 움직여~!”

“입 다물고 저어! 죽을 때까지 저으라고! 섬이 눈앞에 있는데 전혀 가까워지질 않잖아!”

이글거리는 강한 햇볕에 타들어가면서 나와 『스즈』는 온 힘을 다해 탈출선을 전진시키려 애를 쓴다. 땀은 이미 흘릴 대로 흘려서 목구멍도 피부도 바싹 말라붙었다.

시간은 모른다. 아마도 오후일 것이다.

“으음. 조수 때문에 가까이 갈 수가 없겠네. 오히려 지금은 체력을 비축해두는 게 나을 것 같은데?”

냉정한 표정으로 『스즈』는 그렇게 말하더니 내 어깨에 손을 얹었다. 이렇게 더운데도 작은 손바닥은 서늘하게 느껴졌다. 나는 계속 바니걸 옷을 입고 있는 상태다. 뭐 더우니까.

덕분에 내 머리도 차가워졌다.

“젠장. 여기까지 왔는데 이게 맞아?”

“어쩔 수 없지. 나도 좀, 한계… 인 것 같아.”

『스즈』의 작은 몸이 휘청거리더니 내 어깨에 기댔다.

“앗, 깜빡했네. 이 녀석 그러고 보니 더위에 약하다고 했지.”

옆으로 눕힌 뒤 커다란 헬멧을 벗겨 주었다. 땀은 거의 흘리지 않았다. 뽀송뽀송한 이마에 손을 대니 뜨거운 느낌이 든다. 탈수 증상인가?

“...완전 잘못 생각했어.”

냉정할 수가 있겠냐고.

헬멧을 단단히 안아들었다. 괜히 잃어버려서 막 시끄럽게 굴면 곤란하다.

그리고 이제부터는 더 과격해질 테니까.

나는 그 방망이를 들고 선미에 섰다. 이 녀석은 어느 정도 충격을 가하면 폭발한다. 그리고 그 폭발에는 방향성이 있다. 그렇다면.

“간다!”

골프를 하듯 방망이를 휘둘러 바다를 퍼올리듯이 휘두른다.

펑!

폭발과 함께 바닷물이 물보라를 일으킨다. 그 기세로 뱃머리가 가볍게 튀어올랐다.

“아직이야!”

휘청거리며 자세가 무너지려던 것을 억지로 버텨냈다. 한쪽 손으로 균형을 잡으며 방망이로 다시 한번 바다 표면을 내리친다.

펑. 펑.

몇 번을 반복하자 배 뒤로 하얀 파도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펑!

방망이를 휘두르지 않은 타이밍에 큰 소리가 울려 퍼졌다. 거의 바로 옆에서 들렸다.

“뭐야!?”

뒤를 돌아보니 섬이 상당히 가까워져 있었다. 옆으로 길게 뻗은 모래사장에는 많은 사람들의 형체가 보인다.

모래사장 안쪽으로는 녹음이 펼쳐진 산이 있다. 그 산 중턱 언저리에 탁 트인 곳이 보였다. 둥글둥글한 돌덩어리 같은 것들이 줄지어 있다.

그곳에 놓인 통이 이쪽을 향하고 있었다.

“진지!?”

그 통이 하얀 연기를 내뿜는 모습이 보였다. 뒤늦게 큰 소리가 난다. 바람을 가르며 날아온 검은 물체가 바다에 떨어져 물기둥이 된다.

“...야, 야.”

줄지어 늘어선 통들, 아니 대포들이 연달아 발사된다. 처음에는 위협이었지만 우리 배가 다가오는 모습을 보더니 공격으로 바뀌었다.

벙커에서 『스즈』 쪽으로 시선을 돌린다. 괴로운 듯이 잠들어 있다.

“윽! …당해줄까 보냐.”

나는 이를 악물고 곧장 날아오는 포탄을 향해 방망이를 들었다.

☆

“해변에서 본부로 송신. 알바생 조마에 사오리다. 상태가 심상치 않다. 포격을 멈추라고 전해라.”

뒤에서 굉음이 울려 퍼지고 멀리서 물기둥이 생겨나는 상황이 거듭된다.

“...젠장.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거지.”

통신기에서 응답은 없었다. 그렇지만 해상에 나타난 미확인 선박에 매뉴얼대로 대응하고 있는 것이다. 설마 배치를 이탈해서 사보타주를 하고 있을 거라 생각하기는 어렵지만 말이다.

나는 감시대 의자에서 뛰어내렸다. 샌들이 모래사장에 푹 파묻히는 감촉이 느껴졌다. 햇볕에 모래가 뜨겁게 달궈져 있다.

해변에 있는 학생들의 반응은 제각각이었다. 전혀 개의치 않고 비치발리볼에 열중하는 이들도 있는가 하면 물기둥이 올라올 때마다 환호성을 지르는 이들도 있다.

“안 보이는 건가.”

저건 미확인 선박이기는 하지만 비상용 탈출선이다. 두 명이 타고 있다. 빨간머리 여자와 누워 있는 체구가 작은 학생.

나는 신호탄을 바로 위로 발사하면서 달린다. 이러면 곧 포격은 멈출 것이다.

“미안. 방해가 되겠어.”

사과하는 말과 함께 비치발리볼 코트로 들어선다. 운 나쁘게도 옆에서 공격하는 볼이 날아왔다. 나는 그 볼을 한 손으로 곧장 위로 튕겨올린 뒤 그대로 달려 나갔다.

젖어서 색이 진해진 모래사장이 가까워진다.

차양 모자를 던져버리고 한 걸음씩 나아가며 샌들을 벗는다. 얇은 셔츠 옷자락을 잡고 벗어 던졌다.

가슴에 걸려있던 수중 고글을 빼내 착용했다. 하나로 묶은 머리카락이 걸리려는 것을 머리를 흔들어서 막았다.

바닷물이 차갑게 느껴졌지만 문제는 없다. 준비운동은 시간이 날 때마다 하고 있다. 첨벙첨벙 바닷물을 가로지른다. 달리는 속도에 영향이 생기는 동시에 양손을 곧게 뻗으면서 도약했다.

(제때 도착할 수 있을까…?)

잠수한 순간 배가 전복되는 모습이 보였다. 포탄에 직격된 게 아니라 파도에 휩쓸린 것 같았다. 빨간머리 여자가 다른 한 명을 지키려던 모양인데.

물살을 헤치며 나아간다. 고글 덕분에 시야는 양호하다. 맨눈으로는 수중에서 시인성에 문제가 생긴다. 알바생 신분이지만 지금 내 임무에서 우선해야 할 일은 인명 구조다. 당연히 최선을 다해 준비해야 한다.

수심은 점점 더 깊어졌다. 2미터 정도 잠수해서 수면의 상황을 살핀다. 빛이 띠처럼 내리쬐는 가운데 전복된 배가 큰 그림자를 만든다.

(저기인가.)

몸부림치는 사람 형체가 하나 보였다. 긴 머리카락이 해초처럼 흔들린다. 제자리에서 수영하면서 버티려는 것 같지만 머리는 바닷속에 잠겨 있다.

보아하니 빨간머리 여자는 다른 한 명을 잡고 버티려는 듯하다. 하지만 저런 방식으로는 결국 공멸할 게 눈에 선하다.

(......)

머릿속에 미사키의 모습이 떠올랐지만, 지금은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가 아닐 것이다.

☆

강한 햇살이 눈꺼풀을 찌르는 바람에 나는 내가 의식을 잃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눈을 가늘게 뜨자 눈앞에 여자 얼굴이 있었다.

또렷한 이목구비. 가느다란 눈썹에 긴 속눈썹. 눈은 감고 있다. 높은 코와 가는 턱 사이에 옅은 색 입술이 있다.

“그럼 처치를 시작한다.”

여자의 두 손이 내 가슴에 얹혔다. 아직 의식이 희미하다. 몸이 움직이지 않는다.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다.

“...흉부 압박.”

쿵.

“윽!?”

터무니없는 충격에 가슴이 짓눌렸다. 숨을 쉴 수가 없다. 기침도 나오지 않았다. 그런 충격이 수없이 반복된다.

“기도 확보.”

여자의 손이 내 머리를 잡는다. 턱을 위로 향하게 한다.

“인공호흡.”

여자의 얼굴이 다가온다.

“윽!?”

이것만큼은 절대 뺏길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나는 여자에게 박치기를 하면서 일어났다.

“뭐 하는 짓이야!?”

“...소생 확인함. 훈련대로야.”

여자는 이마가 빨개진 채로 나지막이 말했다. 동시에 나는 목구멍이 아플 정도로 기침을 했다.

“물에 빠져서 죽을 뻔했나? …아니, 근데 스즈는?”

“안심해. 다른 한 명은 물에 빠지지 않았어. 상태가 안 좋아 보여서 의료용 텐트로 옮겼다.”

“그래. 음…”

드디어 나는 몸을 일으켜 여자의 모습을 바라본다.

검은색 비키니를 입은 날씬한 여자다. 몸매가 좋다. 그 시로코와 좋은 승부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특히 가슴이. 그리고 복근이 굉장하다.

분위기도 왠지 그 녀석과 느낌이 비슷하다. 왠지 모르게 위험하다고 할까, 간단히 말하자면 킬러 같다.

“? 아, 나는 알바 감시원이야.”

“알바? 뭐 그래. 나는 코마카제 라브야.”

“...헬멧단 대장인가?”

나는 그때 벼락에 맞은 듯한 충격을 받았다.

“후. 후후. 그래! 맞아! 내가 바로 헬멧단의 간부이자 퐁당퐁당 헬멧단의 대장, 코마카제 라브 님이시다!”

“그렇군. 소문은 들었다.”

뭔가 반응이 시큰둥하다. 무슨 소문인지 묻고 싶지만 그랬다가 괜히 날 허접한 녀석이라 여기는 것도 싫다.

“그래서 네 이름은?”

“조마에 사오리다.”

“움직이지 마세요!”

큰 소리로 누군가 외친다.

“앙?”

목소리의 주인을 찾아보니 파란색 비키니를 입고 색이 밝은 머리를 두 줄기로 길게 땋아내린 학생이 권총을 겨누고 있었다.

“너, 발키리의 개 아냐? 수영장에서는 신세를 졌지.”

나는 앉은 채로 위를 올려다보면서 말했다.

건전하게 슬라이드를 타고 놀려던 우리를 바짝 쫄게 만들었던 기억이 난다.

“새, 생활안전국에서 나온 나카츠카사 키리노입니다…! 퐁당퐁당 헬멧단의 라브라고 하셨죠. 당신은 투아종도르 호 습격 용의자로 지목됐습니다. 따라오세요.”

“...그 녀석도 무사했다는 소리네.”

전 카이저 이사의 소행일 것이다. 당했으니까 보복 삼아서 돈으로 장난질을 친 건가.

“뭐, 좋아. 밥은 나올 테니까.”

내가 웃음기를 감추지 않고 말하자 키리노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야, 얌전히 따라오신다면 그에 맞게 대우하겠다고 약속할게요. 평화가 무엇보다 우선이니까요.”

요즘 애들 치고는 보기 드물게 정직하다. 생활안전국에 있는 이유를 대강 짐작할 수 있었다.

“그리고 조마에 사오리라는 이름이 들렸는데요. 맞나요?”

겉으로만 웃고 있는 듯한 얼굴로 키리노가 말했다.

“...그랬지. 통신할 때도 나도 모르게 이름을 말했군.”

사오리가 작게 중얼거렸다.

“오? 너도 수배자야? 좀 치네. 뭔 짓을 했길래?”

키리노가 표정을 굳히더니 말했다.

“에덴조약 체결 당시에 사건을 주도했던 아리우스의 리더라는 죄목으로 수배 중입니다. 저기, 되도록이면 저항할 생각은 하지 말아 주시겠어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키리노가 말했다.

“찐이잖아!? 헤에, 그렇단 말이지…”

그 말을 듣고 보니 나쁜 짓을 하고 다닐 것 같은 외모이긴 하다. 사람은 겉모습을 따라가는 법인가.

하지만.

“이봐 키리노. 그런 흉악범이 알바로 감시원 일을 하다가 물에 빠진 사람을 구했는데.”

“그래서 본관도 난처하다구요! 그래도 이름을 들은 이상 그냥 내버려둘 수도 없고요!”

거의 반쯤 울면서 키리노가 소리쳤다.

“신경 쓰지 마. 네가 보지 않을 때 도망칠 테니. 민폐는 끼치지 않겠어.”

“그런 선언은 하지 말아 주실래요!?”

마침내 키리노는 울음을 터뜨렸다.

“그럼 사이좋게 콩밥이나 먹을까. 나랑 같이 있던 꼬맹이는 상관없으니까 적당히 넘어가 줘.”

아무렇지 않은 듯이 말한 뒤 나는 일어선다.

밖에 『스즈』가 있으면 어떻게든 될 거다. 사오리와는 달리 그 녀석은 겉모습만 봐서는 무고한 사람 같으니까.

그보다도 여기가 어디인지 알 수 있는 정보와 제대로 된 의식주가 갖춰진 환경이 필요하다.

진지가 딸린 리조트라.

나쁘지 않다. 리조트 사냥꾼의 피가 끓어오른다.

3 바닷가, 혼자서

“이젠 싫어! 집에 갈래! 지루해!”

‘진정해요, 코하루 쨩. 그러지 마시고 즐겨 보면 어때요?”

내가 외치자 하나코의 목소리만 돌아온다. 평소처럼 능글맞게 웃는 표정은 보이지 않는다.

“아무도 없으니까 그러지! 뭘 즐기라는 건데!? 이제 하나코라도 좋으니까 지금 바로 와!”

‘으음, 그렇게 말씀해 주시니 무척 기쁘지만요…’

난처해 보이는 하나코의 대답을 듣고 나서야 내가 터무니없는 소리를 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아니!? 그게 아니라! 딱히 널 만나고 싶은 게 아니야!”

‘어머~. 그러셨군요. 그래도 혹시나 무슨 일이 생기면 바로 달려갈 테니 언제든지 연락하셔도 돼요♡’

“시, 시끄러워! 혼자서도 괜찮다고!!”

거칠게 통화를 끊었다.

“...바보.”

나는 나 자신에게 그렇게 말한 뒤 모래사장 사다리에 무릎을 꿇고 웅크린다.

솔직하지 못한 나 자신이 싫어졌다. 그런 말을 하고 싶었던 게 아니다. 바보는 나다. 제일 치사한 건 나다. 하나코도 그걸 알고 있다는 사실을 나는 안다. 답이 없는 이기심을 억지로 밀어붙여서 난처하게 만들다니 너무나도 애 같다.

“그래도… 어쩔 수 없잖아.”

팔과 무릎 사이에 대고 중얼거린다. 그리고 눈부신 광경으로 시선을 향한다.

다들 즐거운 듯이 놀고 있다. 햇볕뿐만 아니라 반짝반짝 빛나는 저 아이들 모두가 반짝인다.

지금 내가 온 곳은 ‘아이아이 섬’이라 불리는 바다로 둘러싸인 남쪽 섬이다. 아마 원래는 좀 더 이름이 길다. 무슨 아일랜드라고 들었는데 잊어버렸다.

내가 여기 있는 이유는 발키리 1학년들의 연수를 위한 여행에 정의실현부 대표로 동행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아직 소속은 보충수업부인데, 하스미 선배가 나를 강력히 추천했다고 한다. 그것까지는 좋았다. 무척 기뻐서 히후미와 아즈사에게 실컷 자랑했다. 물론 하나코한테도. 미카 님한테는 굳이 말하는 것도 좀 이상할 것 같아서 말하지 않았다. 아무튼 정의실현부로서 업무를 맡게 되어서 기뻤다.

문제는 이 연수 여행이라는 게 명분이었다는 점이다.

아이아이 섬은 리조트 같은 곳이었다. 연수 내용은 경비다. 하지만 시간제로 교대하면서 다 같이 즐겁게 시간을 보내려는 게 진짜 목적이다.

여기 온 학생들은 발키리 1학년들뿐이다. 이미 그룹은 다 만들어져 있어서 내가 끼어들 틈은 전혀 없었다.

“여기에 이틀이나 더 있으라고…? 못 해! 못 견뎌!”

그래서 하나코에게 연락을 했지만 괜히 더 외로워지기만 했다.

이제부터 어떻게 할까. 밤에는 바비큐에 캠프파이어. 온천개발부가 만들었다는 노천탕을 전세 내서 목욕도 하고, 근사한 오두막에서 여자들끼리 나란히 모여 걸즈 토크도 하고.

“배 아파…”

그럴 수가 있겠냐고!

나를 아는 사람이 하나도 없는데!

이럴 거면 차라리 미메시스로 가득했던 무인도가 더 낫다. 거기에는 선생님도 하나코도 있었고, 우이 선배랑 히나타 선배는 연상이라 그랬겠지만 살갑게 대해 줬다. 같은 1학년들끼리 있는 게 오히려 더 힘들다.

차라리 섬 깊숙이 들어가서 숨어 있을까.

그런 생각을 진지하게 하고 있었더니…

“밥은 뭐가 나오냐? 나 배고프니까 좀 알려줘 봐!”

“? 저건…”

뭔가 가시 돋친 목소리가 신경 쓰여서 뒤를 돌아보았다.

긴 빨간 머리에 바니걸 옷을 입은 애가 있었다. 여기저기 찢어지고 너덜너덜해져서 하얀 속살이 드러난다. 그런데 야한 느낌은 전혀 들지 않는다. 왠지 모르게 멋있어 보인다. 눈빛이 날카롭고 조금 까칠한 느낌이라서 그런가?

그 앞에서 걷는 하늘색 비키니를 입은 아이는 발키리다.

“아, 알겠으니까 얌전히 따라와 주세요. 밥은 잘 나오니까 탈주할 생각은 하지 마시고요.”

탈주.

잘은 모르겠지만 처음에 그런 설명을 들었던 것 같다. 이 앞은 해변의 가장 끝자락. 나쁜 짓을 한 사람을 구금하는 건물이 있는 장소일 것이다.

“고기 먹고 싶은데! 너무 비싼 건 안 바랄게!”

“으으, 긴장감이 하나도 없네요…”

“바다니까 생선도 좋겠다. 사오리, 넌 뭐가 더 좋냐?”

(엣…!?)

조금 못된 느낌이 드는 빨간머리 아이 뒤에 또 한 명이 있었다. 긴 흑발 포니테일. 무언가 꿰뚫어보는 듯한 날카로운 눈빛이 아즈사를 조금 닮은 것 같기도 하다.

그보다 뭔가 익숙한 느낌이 든다.

그런데.

그렇긴 한데.

“야해…!?”

수영복이 야해!

갈라진 복근이 눈부셔. 근육이 튀어나와 있는데 부풀어올라서 부드러워 보이는 가슴이나 허벅지 같은 데가 너무 야하잖아!

이게 아니라!

(사오리…? 아즈사 친구인…)

가족이라고 말했던 것 같기도 하지만, 분명 친구이기도 할 것이다.

“아…”

나는 손을 뻗으려다가 그만두었다.

(붙잡혔구나…)

제대로 이야기해 본 적도 없고 내가 누군지도 모를 것이다. 저항하려는 기색도 없으니 이 다음 일은 발키리에게 맡기면 된다.

나쁜 짓을 했으면 그에 맞는 벌을 받아야 하니까.

“......”

가슴이 저릿했다. 그리고 미카 님이 폭력에 휘말렸던 장면이 스쳐 지나갔다. 그때는 경우가 달랐다. 벌은 이미 확실히 받았는데도 일방적인 질투심과 같은 감정 때문에 끔찍한 일을 당했던 거다.

그런 건 정의가 아니다.

“옳은 일…”

나는 일어나서 엉덩이에 묻은 모래를 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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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블루 아카이브·25.03.13번역

소설핫산) 로드 오브 라브: 로드 오브 라브 - 1

#코마카제 라브#소설
좋아요 0댓글 3저장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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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P
takeshi_chips작가
게시물 12개
슬DC
슬로보단번역
외부 링크디시인사이드pixiv
게시일2025.03.13 15:42
조회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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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3

나
ㅇDC
ㅇㅇ25.03.13

코하루는 진짜 뜬금없네

슬DC
슬로보단작성자25.03.13

작가가 코하루를 등장시키고 싶었나봄

ㅇDC
ㅇㅇ125.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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