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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수단으로 총결산을 연장하는 아오이 이야기
(1)
"아오이씨."
"왜~애?"
원래 거기에 없어야할 인물에게 말을 걸 때, 인간은 경어를 쓰게 된다고 한다.
아오이는 샬레의 집무석에 앉아, 푸른 머리를 한쪽으로 내린 상태로 귀엽게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었다.
아침부터 그녀의 보좌를 받으며 업무도 수월하게 진행 중이다──여기까지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문제는 총결산이 어제까지였다는 점.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아오이가 여전히 샬레에 있는 것인가. 은근히 에둘러서 한 질문은 전부 회피해버린다.
별 수 없이 단도직입적으로 질문을 던진다.
"……총결산은 어제까지 아니었어?"
"어머, 아직 사후처리가 남아있는걸."
샬레의 총결산이라 말은 해도, 실제로는 린이 다 처리하지 못하게 되어버린 업무를 대신하는 일.
린 본인한테 들키지 않도록, 조금 손을 봐야하는 서류는 남아있다.
"그정도는 나 혼자로도 충분해. 그래도 고마워."
"아니, 오히려 내가 감사해야지. 이래도……총학생회는 선생님을 의지하고 있으니까."
"그래."
"응."
아오이와 작게 미소를 짓고는, 평소처럼 일을 하기 시작한다.
뭐, 아무런 문제도 없나.
──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오이씨."
"왜~애?"
일주일이 지나도 아오이는 변함없이 샬레에 있었다.
"……총결산 사후처리는 이미 끝난거 맞지?"
어머, 하며 아오이는 내 책상위에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서류를 가리켰다.
"그거, 어쩔 생각인데?"
"아~"
총결산은 린의 업무를 대신하는 거다. 그동안 샬레의 통상적인 업무는 뒤로 미뤄두게 된다. 그렇게 쌓이고 쌓인 산을 처리하는데에 아오이는 적임이라 할 수 있다만.
"총결산에 대한 보답이야. 샬레 일도 지체되어 있잖아?"
"솔직하네. 재무실 쪽은 괜찮은거야?"
"모두 우수한걸? 일은 문제없이 하고 있어."
"그렇구나."
샬레에 주구장창 있는 것처럼 보여도, 이래저래 재무실장으로서의 일 역시도 확실하게 수행하고 있는 모양이다.
때때로 영상 회의에도 참가하고 있는 것 같고, 원격으로도 업무와 결재는 돌아가고 있는걸테지.
"그러니까, 며칠간은 샬레에 있을거야."
"고마워. 덕분에 편하네."
"후후."
다시 서로 작게 미소를 짓는다. 뭐, 그렇게 문제될 것도 없나.
──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오이씨."
"왜~애?"
"……오늘은 무슨 이유로 샬레에?"
"오늘은 샬레가 내 근무 장소야."
"여기가 근무 장소."
여기, 라는 지시어에는 여러 의미가 담겨있다. 예를들면 샬레라든가.
총결산의 사후처리를 끝마치고, 그만큼 쌓여있던 샬레가 본래 했어야하는 업무서류도 다 처리하고,
어제는 쫑파티라는 명목으로 아오이와 헤어지기 전에 저녁까지 시간을 보내고 이번 총결산도 대만족스럽게 막을 내렸을──터였다.
오늘 아침 샬레에 와보니, 어제와 마찬가지로 아오이가 있었고, 평소처럼 아오이가 타준 커피를 마시고, 아무런 문제도 없이 일을 하기 시작했다.
단 하나 다른 점은, 아오이가 일을 하는 책상에 간판이 내걸려 있다는 점 정도.
그러고보니 어제 점심시간에 아오이가 열심히 뭔가를 만들고 있었던 거같기도 하다.
"……『총학생회 재무실 샬레 출장소』?"
간판에 쓰여있는 글자를 읽자, 본적 있는 단어가 늘어서 있었다.
"보다시피야."
"선생님은 좀만 더 설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걸."
아오이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당신이 제출한 경비정산신청을 보는건 누굴까?"
"아오이잖아? 재무실장."
"그렇다는건, 서류의 오탈자나 금액 미스를 체크하는건?"
"……아오이씨입니다."
"즉 옆에서 고치는게 더?"
"……빠릅니다."
"그런거야."
주르륵하고 몸이 의자에 가라앉는다. 대부분이 자신의 실수가 원인이기 때문에 반박의 ㅂ자도 꺼낼 수가 없었다.
"……마음대로 출장소 같은걸 만들어도 되는거야?"
"어머, 재무실은 재택근무가 허가되어 있어. 결산기 때는 무리지만."
"처음 알았어."
샬레의 선생님인 자신도 자택에서 근무를 할 수 있을까. 애초에, 잘때 외에는 거의 들어가지 않는 집이다. 뭣하면 샬레의 수면실을 쓸 때가 더 많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재택근무는 자택에서 하는거 아니야?"
아오이가 어이없다는 시선으로 나를 바라보자, 무심코 자세를 고쳤다.
"……나는 자택에서 해도 상관은 없지만. 서류를 가지고 가야하잖아. 그리고 당신도 말이지."
"샬레에서 합시다. 응, 샬레에서 하는게 훨씬 낫네."
위압감에 졌다. 은근슬쩍 넘어가버리고 말았다.
뭐, 아오이 집에서 일을 하는 것보다야 문제는 적겠지.
──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오이씨."
"왜~애?"
눈 앞에는 누가 봐도 정성스럽게 차려진 일본식 아침식사 한 세트. 김이 피어오르는 미소시루, 구운 연어, 시금치 무침, 그리고 김하고 낫토.
샬레의 수면실에서 자고 있었을텐데, 일어나보니 여관이라고 착각할 정도의 메뉴가 차려져 있었다.
그러고보니 아오이한테 받았던 초콜렛도 꽤나 정성스러웠었지, 하는 기억을 떠올린다. 샬레에는 조리실습용 조리대가 병설되어 있다는 사실도.
"일단 식기 전에 먹자. 자, 여기."
밥을 담은 밥그릇를 건네받는다. 어딜 어떻게 보아도 부부용 밥그릇 중 큰쪽이고, 아오이의 앞에도 색이 다른게 하나 놓여있었다.
"……잘 먹겠습니다."
일단 현실을 무시하고, 눈 앞에 놓인 맛있어보이는 식사에 의식을 집중한다. 따뜻한 아침밥을 먹는건 얼마만인지.
"……맛있어."
"후후, 그건 다행이네."
미소를 한번 남기고, 아오이도 자신 앞에 차린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 식사 중에 나누는 대화는 없었고, 그럼에도 우리 사이에 흐르는 분위기는 따뜻하게 느껴진다.
한입 한입 꼭꼭 씹어먹다보니, 얼마 지나지않아서 전부 먹어버리고 말았다.
"잘 먹었습니다."
"응, 변변치 못했습니다."
그대로 둘이서 같이 식기를 씻고, 한숨 돌리고 나서.
"밥은 맛있었는데 말이야, 이건 대체……?"
아오이는 서류를 한 장 꺼냈다. 그것을 받아서 표지를 넘기자 바로 보이는 '검사 필요'라는 네 글자.
"당신, 요전에 건강검진 받았지. 총학생회에 결과가 도착했는데."
"……아~"
그대로 팔랑팔랑 넘긴다. 쭉 쓰여져 있는 것은 "너는 건강하지 않음."이라는 결과.
"선생님의 건강관리도 보좌가 하는 일이야."
"……그, 거부권 같은건?"
"없습니다. 한 달정도는 얌전히 있어."
뭐, 건강하게 되는거라면야 문제는 없는──거겠지.
아오이와 아침점심저녁 식사를 함께 하고, 낮에는 업무를 도움받는다. 아오이는 항상 샬레에 머무르고 있었다.
첫 총결산이 끝난 날은 이미 먼 옛날이 되었고, 머무르는 이유도 이리저리 뒤바뀌기 일쑤였지만.
옆에 있는게 당연하게 느껴졌을 무렵. 그렇게 2개월이 지났을 즈음──아오이가 샬레에 머무를 이유가 다 떨어졌다.
(2)
"아오이."
"오랜 기간, 신세를 졌네."
"신세를 진건 오히려 나야. 정말 고마워."
집무실 문 앞에서 여행가방을 한 손에 들고, 어떻게 봐도 돌아갈 차림새인 아오이.
그 현실을 앞에 두자, 뭐라 말이 이어지지 않았다. 이제는 당연하게 되어버린 일상이 사라지는 쓸쓸함.
그것을 조금이라도 줄여보려고, 늦춰보려고──이유를 찾아내기 위해서 말을 건다.
"……이번엔 연장 안해?"
"……이제는 이유가 없는걸. 유감이지만."
총결산의 뒷정리를 돕고, 샬레의 업무를 대신 하고, 재택근무 권리를 행사하고, 보좌로서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보살펴주고, 그 외에도 여러가지 이유를 대면서.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은 더 이상 없다. 그정도로 여러 방면으로 손을 써준 것이다.
그렇다면──이번에는 내가 이유를 만들 차례겠지.
"……그러면, 또 봐."
아오이의 손은 집무실 손잡이를 향해 뻗어지고 있었다. 그 뒷모습을 향해 말을 건다.
"……좀 더."
"……?"
"좀 더 아오이가 해준 밥을 먹고 싶다……는건 안되려나."
너무 단순한 말에, 아오이는 어안이 벙벙한 모양이었다.
이윽고 입가에 손을 대고, 작게 웃음이 새어나오기 시작한다. 눈썹은 평소처럼 곤란한듯한 八자인 채이고, 그녀치고는 드문 웃음소리가 울렸다.
"……뭐야 그거. 어린애같네."
뭐라도 상관없다, 라고 목 위까지 올라올뻔한 말은 사라졌다. 대신 아오이의 질문이 돌아온다.
"후후, 그렇게 먹고 싶어?"
"응, 먹고 싶어. 적어도 오늘 정도는."
"그러네, 오늘 정도는."
어중간하게 돌아갔던 문 손잡이가 원래대로 돌아오는 금속음. 그리고, 여행가방의 손잡이를 접는 소리. 그리고, 아오이가 이쪽을 향해 돌아서는 발소리.
"오늘만이야."
"응. 오늘만."
아오이가 샬레에 머무는 정당한 이유는 더이상 없다. 늘릴 수 있었던건 하루 뿐. 그래도──
그래도, 이 따스함을 잃는 것에 비하면──문제없다.
(3)
──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오이씨."
"왜~애?"
다음날 아침을 맞이했을 때──아오이는 샬레에 있었다. 평소처럼 아오이가 타준 커피를 마시고, 아무런 문제도 없이 일을 하기 시작했다.
내 업무용 책상 위에는 한 장의 고지서가.
"『총결산 알림』이라니 뭐야 이거."
"저번 총결산을 하고 나서 세달이나 지났는걸?"
"……아니 그, 그 후에도 상당히 오래있었던거 같은데. 그렇다기보다 어제까지 있었잖아."
"응."
"우와 뻔뻔하게. 봐봐, 그렇게나 미련이 엄청 남은 느낌이었잖아."
아오이는 뒷짐을 지고서, 나를 올려다 보고 있었다. 드물게, 장난기 넘치는 표정을 지으면서 한마디.
"그치만, 있어줬으면 하잖아?"
"으."
작게 한숨을 쉰다. 이렇게 다시 한 번 손에 들어온 따스함에 비하면, 이정도 억지는 감수해야겠지.
"……어서와, 아오이."
"응, 다녀왔어."
이유는 어찌됐건, 아오이가 곁에 있다──즉, 별 문제는 없는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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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번역 모음
아오이이이이이잇!!!!!
댓글 15
아오이 1년 내내 있겠네 캬

제아내임
제 아내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