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기
얀데레
"추워..."
붉은겨울 사무국 업무를 마치고 샬레로 돌아가기 위해 왔던 길을 떠올리며 돌아가다가 그만 조난을 당하고 말았다.
몇 시간이나 걸었을까, 손발의 감각이 점점 사라지고 졸음이 몰려온다. 솔직히 이제 어느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어느새 눈속에 쓰러져 있었고, 구조도 기대할 수 없는 본격적...인...
――――――――――――――――――――
"...으음."
정신을 차리고 보니 어딘가 실내에 있었고, 옆에는 모닥불이 있어 손발과 몸은 추위를 잊은 채 따스한 온기를 접하고 있었다.
『아, 선생님 일어났어?』
"시구레...?"
누워있는 내 옆에는 익숙한 목소리로 나를 반겨주는 학생이 있었다. 마요이 시구레. 혹시 그녀가 도와준 걸까?
"시구레, 여기는..."
『여기? 구교사야. 깜짝 놀랐어. 설마 돌아가는 길에 선생님이 쓰러져 있을 줄이야.』
"그랬구나... 도와줘서 고마워."
아무래도 출구와는 반대방향인 구교사에 발을 들여놓은 모양인데, 당연히 조난 당할 수밖에.
"...윽."
『아, 안 된다구, 선생님. 안정을 취해야지. 몸이 아직 회복되지 않았으니까.』
일어나려고 힘을 줬지만 상체를 일으켜 세우는 것만으로도 벅차고 어지럼증을 느낀다.
『구교사에 볼일이라도 있었어? 그 루트라면 이쪽으로 향하고 있었던 거 같은데.』
"아니, 실은 출구를 몰라서 조금 조난당했다고나 할까...... 그..."
『.........』
『...선생님, 위험하니까 올때는 날 불러달라고 했었지?』
"우으..."
나도 모르게 목소리가 새어 나온다.
분명히 목소리 톤이 평소보다 낮다. 내 얼굴을 들여다보는 시구레의 표정은 느슨한 분위기와는 달리 진심으로 화가 난 것처럼 보인다.
『지금이야 진정됐지만 발견했을 때는 진짜 덜컥했다니까. 설산은 정말 위험하다구? 무슨 일이 일어날지도 모르고.』
『만약 선생님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나도 노도카도 가슴아파 할 거야.』
시구레의 말 대로다. 하지만 올 때마다 연락하다간 시구레의 시간을 뺏을까봐 연락하지 않고 있었다.
"미안... 하지만 올 때마다 연락하는 건 민폐일거라 생각해서..."
『...............』
"시구레?"
얼굴을 숙이는 시구레에 비례하듯 방 안 분위기도 무거워진다. 뭔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답답한 느낌에 빠진다. 뒤이어 시구레는 숙였던 얼굴을 든다.
『나, 선생님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해줄게. 그게 어떤 상황이라도 선생님 곁으로 달려갈거야. 다른 어떤것도 제쳐두고 말이야.』
그렇게 말하는 시구레는 솔직히 두려웠다. 늘 하던 시구레의 농담이라고 받아들이려 해도 그렇게 들리지 않을 정도로 진심어린 말투였기 때문이다.
『선생님을 여기 묶어두고 싶다~ ...저기, 안돼? 여기 계속 있어주면? 노도카도 분명 좋아할걸?』
『셋이서 자고 일어나서 밥먹고 공부하고 같이 목욕하고... 동경하지 않아? 만약 선생님이 좋다면 쇠사슬로 묶어서 아무데도 가지 못하게 하고 싶을 정도야.』
마치 결혼생활을 생각하는 듯이 웃는 시구레. 어린아이처럼 망상에 젖어 있지만 그 모습은 이질적이었다.
"............"
『...후훗, 농담이야 농담. 선생님.』
입꼬리는 올라가 있지만 눈매가 1밀리도 웃지 않았다, 그렇게 내가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는데 시구레가 다른 방에서 물건을 가져오겠다고 말하며 나갔다.
"무슨 일이지 시구레....... 응?"
내 짐 속에서 뭔가 빛나고 있어서 그걸 집어들자 싯딤의 상자였다. 아무래도 시구레가 놓아둔 것 같다.
"이게 빛난다는 건..."
꿀꺽, 하고 목이 울린다. 싯딤의 상자가 빛나고 있다는 것은 무의식중에 시구레의 호감도를 측정하고 싶었다는 거겠지.
나는 조심스레 들여다보았다.
마요이 시구레→선생님 【87】
선생님→시구레 【41】
【81~90 : 어쩌면 눈치채지 못했을 뿐 당신을 생각하며 위험한 행동을 하고 있을지도♡】
그 후에는 담담하게 시간이 흐르고 몸도 회복 되었기에 샬레로 돌아가기로 하고 출구까지는 시구레가 데려다 주기로 했다.
『~~~♪』
"..."
평범하게 즐거운 듯이 웃고 있다. 아까까지의 일이 없었던 것처럼. 내 기분탓이었을 뿐 정말 농담이었는지도 모른다.
『선생님, 목 말라? 이거 마실래? 보드카가 아니니까♪ 그냥 물이야.』
『간접키스라도 괜찮다구? 후훗.』
평소와 같은 대화다. 나를 놀리는 시구레.
『아, 도착했네, 선생님. 뭣하면 샬레까지 데려다줄까? 나는 완전 괜찮아.』
"괘, 괜찮아. 여기까지 고마워, 시구레."
『그래? 알았어, 그럼 조심해. 선생님.』
"응... 그럼 다음에."
『아, 선생님 마지막으로 잠깐 괜찮을까?』
"응? 왜?"
『그 말, 농담인지 확인해볼래?』
여느 때와 같은 시구레가 거기에 있었다.
――――――――――――――――――――
나는 지금 227호 특별반에 만족한다.
불편한 점은 있지만 자유롭고 노도카가 있어서 즐거운 일이 많았으니까.
그래도 노도카가 붉은겨울과 교섭해도 인정받지 못하고 무시당하거나 노력하는 모습을 나 외에는 알지 못하는 걸 보면 안타까웠다.
그렇기에 처음 만난 선생님의 인상은 이상한 사람이구나라는 느낌이었다. 뭐, 그저 정면으로 마주해주는 사람이 없었기에 익숙하지 않았을 뿐인지도 모르지만.
그런 선생님에게 노도카는 흥미가 가득함이 분명히 태도에 나왔고, 나도 노도카에 비례해 흥미가 생겨서 어느새 선생님에게 끌렸던 것 같다.
하지만 그렇게 학생을 생각하는 상냥한 선생님에게도 결점은 있었다. 그것은 이 키보토스에서는 살아가기 어려운 몸이었다는 것. 그날 복부에 총알을 맞아 생사의 기로를 헤맸다고 들었을 때는 심한 충격에 노도카는 쓰러졌고 나도 동요를 감추지 못했다.
그래서 위험에 처하는 선생님의 모습은 눈에 담고 싶지 않았고, 그 마음은 날이 갈수록 검은 감정으로 변했다. 예전 붉은겨울의 설산에서 조난당했다는 말을 들었을 때도 겉으로 드러내지 않았지만 내 속마음은 제정신이 아니었다.
그 결과 오늘,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구교사로 돌아가는 길에 쓰러져 있는 선생님을 보았을 때 그동안 억눌렀던 감정이 터져나왔다.
'만약 선생님이 이대로 누구에게도 발견되지 않고 죽는다면? 이제 두 번 다시 만날수 없는, 그런 괴로움은 우린 견딜 수 없어.'
그래서 내 손이 닿는 범위에서 선생님을 곁에 두고 싶다. 그것이 감금이거나 선생님이 싫다고 느끼는 일이 된다고 해도, 선생님을 잃고 싶지 않기 때문에 나는 수단을 가리지 않아. 아마 이 일은 노도카에게 이야기하면 매우 기뻐하며 찬성해줄거라고 생각해. 선생님과 24시간을 함께 보낼 수 있으니까.
선생님. 내가 억누르고 있는, 금방이라도 닳을 것 같은 마음의 사슬이 풀릴때는 말이야.
노도카와 함께 영원히 사는거야.
소설모음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projectmx&no=2463136
댓글 16
달달해
하루에 몇개가 올라오는거임ㅋㅋㅋ
이게 순애고 야스고 미식이지 ㅋㅋ
꺄아아악
자주 올라오니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