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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아카이브소설) 학생들의 헤일로에 숫자가 보인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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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어디서 본 거 같은데..."

"그 말만 벌써 10분째입니다 사키"

"하하... 혹시 사키의 착각 아닐까. 데자뷔라고 뇌의 정보 처리가 꼬일 때 발생하는 현상이 있어."

"하긴. 사키 머리는 나쁘니까."

남이 뭐라 하든 사키는 기억을 헤집는 데에 몰두하고 있다.

뚝심 있어 보이는 역팔자 눈썹은 애가 타게 만든다.

'래빗 소대가 아리우스를 알아차리면 큰일인데..."

특수부대와 테러리스트는 물과 기름처럼 공존할 수 없는 관계

둘 중 한 쪽이 나가는 일 없도록 다들 잠깐 바보로 살면 좋겠다만...

"미, 미사키씨! 괜찮으시죠!?"

"난데없이 왜 그래 히요리."

"그게... 미사키씨가 욕조에 있으면 이상하게 불안해서..."

밖의 상황을 모르는 아리우스는 걸즈 토크 삼매경이었다.

"흐흐... 히요리 가슴이 얼마나 컸는지 확인할까."

"히엑!? 어, 어째서 만지는 건가요 공주님!... 눈으로 가늠할 수도 있는데에..."

"뭐 어때. 만진다고 닳는 것도 아니고 후훗"

근묵자흑이라 하였나. 선생은 최근 하나코와 친해진 아츠코 때문에 어깨가 아주 살짝 무거워졌다.

"삿쨩이랑 씻을 땐 눈치가 보여서 엄청 빨리 끝냈었지."

"뭐... 없으니까 의외의 장점도 있네."

"아아... 사오리 언니의 때밀이... 처음 받았을 땐 절 잡아먹으려고 박피하는 줄 알았어요......"

"흐응... 고양이보다 물을 싫어한다고 나더러 히요리를 붙잡고 있으라 했었지."

"어? 미사키 웃었다"

"안 웃었어."

"그 땐 무서워서 울었는데... 그게 뭐라고 또 이젠 그리운 걸까나 하하..."

늙은이들 같은 감상을 들여놓는 아리우스 스쿼드. 역시 산전수전을 다 겪으니 빠르게 철이 드는 건가.

"아아... 목소리도 익숙한데... 진짜 어디선가 봤는데..."

"선생님 콘센트 하나만 빌려도 돼?"

"그려~"

"뿅코가 구석으로 숨으려고 하는군요. 경계하는 것 같습니다 선생님."

"시원하긴 하지만 갑작스럽게 환경이 변화했으니까. 조용한 방으로 옮길까?"

"아아~ 이럴 때는 어찌 해야~"

모에는 고개를 저으며 노트북에 헤드폰을 연결한다.

'어우 니글거려. 원래는 하루 종일 폰질만 하는 주제에 여기만 오면 요조숙녀가 따로 없다니까.'

속으로 담아두기엔 아까운 비판.

평소라면 '안 그래 사키?' 라며 넌지시 운을 띄웠겠지만, 오늘은 어렵다

"......"

1초보다 더 짧은 시간으로 사키를 확인한다. 여전히 미련한 얼굴로 무언가를 고뇌하는 모습.

'놀려주고 싶네.'

이런 욕망이 생길 때 쯤. 모에는 그녀와 싸운 걸 후회했지만... 자존심이 사과를 허락하지 않았다.

"흐아아... 다시 태어난 기분이네요..."

이윽고 아리우스 스쿼드까지 목욕을 마쳤다.

몸을 씻었다기 보단 닦았다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환골탈태가 이루어졌다.

"......"

허나 평화는 잠시 뿐. 서로를 의식하기 시작한 두 집단은 보이지 않는 경계를 만들었다.

"..." "..." 미사키와 미야코 두 리더들은 총기를 보관하고 있는 진열장으로 슬금슬금 이동한다.

첫만남이지만 본능적으로 적이란 걸 느끼고 있는 걸까. 여자들의 감은 무섭다.

"크흠!"

이럴 땐 선생의 중재가 필요하다. 모처럼 쉼터로 만들었는데 가시방석으로 변하고 있으니.

"이야~ 그나저나 여자들의 머리 냄새는 비결이 뭘까. 향수라도 뿌린 것 같네"

"그야 머리가 기니까 샴푸를 많이 써서 그런 거지"

대문자 T인 미사키가 지극히 상식적으로 대답한다.

"그치만 숏컷인 미사키도 향긋한 걸"

"...무슨 의도인지 모르겠는데. 괜히 대답했나..."

미지근한 물을 부어도 얼음에선 금이 가는 소리가 들리는 법.

이 차가운 기류를 깨기 위해 실없는 이야기들로 긴장을 푼다.

"미야코. 주변 정리할 필요는 없어. 나중에 내가 할게."

"하지만, 이 가구가 진열대를 가려서..."

똑 부러진 성격 때문에 가만히 있기 싫었던 미야코는 간단한 청소를 해주었다.

그러던 중 커다란 구멍을 발견하곤 굳어버린다.

"뭐죠 이 커다란 상흔은... 누군가의 습격이라도 받은 건가요 선생님?"

"카페랑 가까워서 그런지 가끔 바퀴벌레가 꼬이거든. 놀란 학생이 그만 방아쇠를..."

"고작 벌레 때문에 총질이라니 요즘 애들은 나약해 빠졌네"

"하하하! 그러게. 래빗 소대처럼 대범한 학생들이 요즘 없다니까."

대화의 밸런스가 맞지 않아서였을까?

기껏 틀어놓은 에어컨이 무의미해질 정도로 어디선가 습도가 올라간다.

"히히... 바퀴벌레 쯤이야...... 아리우스에선 잡아 먹는 사람도 있는 걸요 뭐..."

"그딴 걸로 경쟁하지 마."

"죄, 죄송합니다... 미사키씨..."

다른 진영 쪽 화제에 관심을 가진다라. 역시 사람은 한꺼풀 벗기면 다 똑같은 법.

이대로 서로를 묶기 전에 선생은 마지막으로 사키를 확인해본다.

"그나저나 사키는 아직도 생각 중?"

"으음..."

"데자뷔라니깐-"

"아니, 저 청록색 머리는 확실히 기억이 나."

순간 다리 쪽이 차가워지기 시작한다. 또 샬레에 전운이 감도는 것인가.

"어, 어, 어디서...?"

"무료급식소에서 만났어. 줄을 세 번이나 서서 수녀가 화를 냈었지."

사키의 삿대질에 기분이 언짢다는 듯 아리우스 학생들은 눈을 가늘게 치켜뜬다.

"뿌에엥~! 벌써 소문이 퍼진 건가요...? 거기도 못 가면 전 쫄쫄 굶겠지요... 끝이에요! 뿌에에엥~!"

"진정해. 히요리는 어디 가서 굶는 팔자는 아니니까"

한시름 놓았다. 다행히 지명수배서는 보지 못한 모양이구나.

"그런데 기억이 났는데도 왜 고민하는 얼굴이니 사키?"

"으음... 그 때 무료급식소로 누군가랑 같이 갔었는데... 그게 누구였는지 기억이 안 나..."

"소대원들 중 한 명이었겠죠."

"알고 있는데 그니까... 그게 누군지 기억이..."

생각을 너무 많이 했는지 살짝 두통이 온 듯 이마를 짚었다.

"다들... 뭔가 까먹은 게 있지 않아?"

"네?"

"생각해 내... 뭔가 중요한 것을 잊고 있어..."

중요한 것이라. 선생은 일정을 확인하기 위해 핸드폰을 켰다.

시간은 벌써 오후 6시. 여름은 해가 길어 미처 눈치 못챘다.

"다들 저녁이나 먹을까?"

"앗! 그럴까?"

제대로 된 밥을 먹겠단 기쁨에 어느새 사키의 고민은 전부 날라가버렸다.

39→42

숫자가 올라간다. 선생은 미소를 감추기 위해 입을 가렸다.

'이 녀석 공략 너무 쉬운www'

식재료가 가득 찬 냉장고로 가기 전. 한 가지 묘수가 떠올랐다.

이왕 이렇게 두 학교가 모인 기념으로 특별한 메뉴는 어떨까?

"전골 어때?"

"전골! 좋아."

"대신, 그냥 만들면 재미가 없지..."

선생은 불투명한 뚜껑으로 덮여있는 냄비 두 개를 가져온다.

"다 같이 어둠의 전골을 만들자."

"그, 그건!?"

어둠의 전골. 가장 유명한 음식 복불복.

각자가 준비한 재료는 철저히 숨긴 채 어두운 방 안에서 다 함께 전골을 조리하는 놀이.

누군가의 취향이 누군가의 독이 될 수 있단 점이 식사 전부터 끝까지 긴장을 놓지 못하게 만든다.

"어때? 룰은 다들 숙지했지?"

"에... 에에... 음식에 장난이라니... 그 마담도 천벌 받을 짓이라고 가르쳤는데요오..."

"하지만 정작 천벌 받은 건 본인이었고"

"헉!..."

"후후. 뭐 어때. 솔직히 궁금하지 않아? 우리들은 요즘 문화에 많이 뒤쳐졌으니까. 좋은 체험이란 생각이 들어."

"공주가 그렇다면야 뭐..."

리더의 뜻까지 일치하자 아리우스 스쿼드는 자리에서 일어난다.

"어울려주는구나 미사키 리더."

"어차피 뱃속에서 전부 섞일 텐데. 어떤 맛이든 크게 상관 안 해."

"저희들도 준비되었습니다 선생님."

학생들보다 신이 나보이는 선생은 춤을 추듯 가스 버너 두 개를 들고 왔다.

"소대마다 한명씩 돌아가며 식재료를 꺼내온다. 대화는 절대 금물이며 가져온 음식도 비밀. 각 팀이 끓인 전골을 본인들이 다 먹지 못하면 실격"

"후우... 이게 뭐라고 떨리는 거람."

"두 개의 전골이 완성되면 내가 심사를 볼게. 당연히 더 맛있는 쪽이 승리."

"이기면... 뭐라도 있나요...?"

"당연하지. 이긴 팀에겐 맛있는 디저트가 제공될 거야."

"와아~"

"아리우스는 게임 태도가 좋은 걸? 래빗 소대도 뒤쳐지기 싫다면 열의를 보여줘! 숫자도 많으면서"

"응? 숫자?"

사키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3:3의 공정한 매치인데 왜...

"왜......"

"아! 미유 두고 왔다!!!"

그제서야 열외를 알아차린 래빗 소대는 정말 토끼처럼 껑충거리며 난리를 피워 댔다.

"미유가 뭔데 그래?"

"어어... 쟤네들 저격수..."

"전술적 핵심을 잊어 먹어?"

"존재감이 옅은 부류려나"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는 셈이라도 일단 하는 게 더 낫다.

미야코는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미유에게 모모톡을 보낸다.

"다들 잘 들으십쇼! 미유가 오기 전에 빠르게 전골을 완성하는 겁니다."

"서, 설마 너"

"서프라이즈 컨셉입니다! 착한 미유라면 제대로 된 음식만 제공해줘도 적당히 넘어가 줄 지도 모릅니다."

"와~ 저 정도는 해야 소대장 다는구만?"

아직 게임을 개시하기도 전에 다들 탕비실 문을 박차고 냉장고로 향한다.

"......"

"에?"

그러다 귀신이라도 본 듯 자리에서 얼어버린다. 어느새 미유가 사무실 안에 들어와 있었기 때문이다.

"미, 미유...? 어떻게 이렇게 빨리-"

"경계 임무 도중에... 교대 시간이 와도 무전이 안 와서..."

"아, 아아... 그렇구나"

"휴식이구나 싶어서... 배터리도 떨어진 김에... 편의점에서 폐기 기다렸는데... 너희들을 위해..."

"......죄송합니다."

그렇게 뜨거웠던 여름의 열기마저 종식시킨 침묵.

기다리던 아리우스도 만신창이 꼴인 미유를 보자 숙연해졌다.

"미, 미유. 미안하구나 선생님도 못 알아차려서."

"아니에요... 어차피 저 같이 있으나 마나인 존재는 잊혀지는 게 당연해요..."

"일단 씻을래...?"

"아아... 역시 전 불결한 거군요... 어쩐지 편의점에 쪼그려 앉아있었는데 손님들이 눈병 걸린 길고양이처럼 쳐다보더라고요..."

35→25

그동안 의식하지 못했던 미유의 숫자가 급락과 함께 눈에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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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블루 아카이브·26.01.05창작

소설) 학생들의 헤일로에 숫자가 보인다. 3

#소설
좋아요 0댓글 16저장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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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DC
ㅇㅇ작가
게시물 88개
외부 링크디시인사이드
게시일2026.01.05 21:11
조회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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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6

나
ㅇDC
ㅇㅇ126.01.05

미유 불쌍해 ㅠㅠㅠㅠ

ㅇDC
ㅇㅇ226.01.05
디시콘
ㅇDC
ㅇㅇ326.01.05

미유우우우우웅

ㅇDC
ㅇㅇ426.01.05

미흐흑ㅠㅠㅠ

ㅇDC
ㅇㅇ526.01.05

씻을거냐고 물어도 뭐라해 이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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