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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키라에게 싯딤의 상자를 도난 당한 이후. 묻지마 테러에 휘말리기 까지 무슨 일이 있었을까.
"어떡한다..."
아로나와 프라나가 없으니, 방에서 그동안 느끼지 못했던 홀애비 냄새가 나는 기분.
선생의 가치가 싯딤에서 나오는 것은 아니나, 심리적인 위축이 생길 정도로 수세란 건 부정할 수 없다.
지금은 누가 쐈는지도 모를 눈 먼 총탄... 아니 도탄에도 죽을 수 있는... 풍전등화와도 같은 상태.
학생들을 믿는 선생이었지만, 지금 만큼은 학생들을 위해서라도 보신주의로 나서야 했다.
"미안. 몸이 안 좋아서 말야... 오늘만 그렇게 좀 안 될까?"
"응... 알았어 선생님. 일보단 건강이 중요하니까. 몸조리 잘해."
오늘 예정되었던 게헨나 업무는 감기에 걸렸단 핑계를 대어 재택 근무로 전환한다.
'지리릭' 팩스에서 작성할 서류가 눈처럼 쌓인다. 첫 페이지엔 우스꽝스러운 강아지 낙서가 그려져 있다.
"...아코 짓이겠지."
여름 감기는 개도 안 걸린단 걸 은유한 것일까. 쓴 미소를 지으며 작업에 돌입한다.
'띵동'
그러던 중 발생한 방문자. 인터폰을 통해 확인해 보았다.
"쌤~ 좋은 아침!"
"키라라?"
맞다. 오늘 당번은 키라라였지. 썩 달갑지는 않다. 키라라는 활동적이라 당번일 때는 꼭 밖으로 나가 같이 놀자며 조른다.
"응? 오늘 따라 왜 이리 어두컴컴해?"
"하하... 조명을 깜빡해서."
개인실에서 나와 사무실과 휴게실을 점등하고 키라라는 앉혔다.
"키라라. 미안하지만 샬레에서 해야 할 업무가 있어서. 좀 기다려줄래?"
"에?! 오늘 같이 전시회에 했잖아 쌤... 혹시 모모톡 안 본거야?"
"아아... 그랬나? 미안. 요즘 정신이 없어서"
핸드폰으로 태산같이 쌓인 모모톡을 확인했다.
약속과 관련된 키워드가 뜨면 아로나가 알려줬는데... 빈자리가 여실히 느껴진다.
"......그럼 오늘도 같이 못 가는 거야? 저번에도 바쁘다면서 미뤘잖아..."
"정말 미안해 키라라. 피치 못할 사정 때문에"
"이젠 예약 취소도 못하는데...
"그으... 오늘은 에리카랑 가면 안될까? 선생님이 계산할게"
"에리카는... 오늘 다른 약속이 있는데..."
키라라의 빛이 바래며 시무룩하게 소파에 누웠다. 가슴이 아팠지만, 직무를 소홀히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띠리링'
사과할 시간도 허락하지 않는 듯 샬레 전화가 울린다.
어지간한 민원은 각 학교 행정실로 향하지만, 정말 간절한 사람은 직속으로 선생에게 도움을 청한다.
"선생님 들어주세요! 어떤 미친 학생이 저희 식당을 터트렸다고요!"
그렇구나. 이젠 정기적으로 보고 받는 미식연구회의 테러 활동.
뭐라 해줄 말이 없다. 쿠로다테 하루나 같은 사상범들은, 기본적으로 남의 의견을 묵살하는 불통이니까.
설령 사랑하는 선생이 막아도 끝까지 자신의 신념을 관철할 것이다.
"제 학생이 문제를 일으켜 죄송합니다. 혹시 보상금을 지급 받지 못하셨나요?"
그나마 하루나의 테러를 묵인하는 이유.
집안이 부유하기에 폭발 시킨 가게와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은 확실한 편이다.
"보상금이 문제가 아니에요! 60년동안 대를 이어온 가게가 하루 아침에 잿더미가 됐는데!... 2층엔 저희 가정집이 있어서 물건들까지 다 날라갔어요! 앨범이고 부모님 유품이고 다..."
"참담하군요... 뭐라 해드릴 말이 없습니다..."
넋두리를 들어주는 감정 쓰레기통이 되어준다. 그리고 형식상이라도 일단 하루나에게 주의 문자를 보낸다.
ㄴ테러를 당한 중식당 사장님한테 민원이 들어왔는데
ㄴ그게 설마 넌 아니겠지 하루나?
ㄴ네. 접니다 선생님.
딱히 죄책감도 없는 모습에 벌써부터 아득한 기분이다.
ㄴ기본 이하의 퀄리티더군요. 계란 볶음밥엔 계란 껍질까지 보였고요.
ㄴ원래 사장님 내외분이 건강이 악화되어서 잠깐 자식들에게 주방을 맡긴 거였어. 그런 사정도 몰라주고 너는
ㄴ그렇다면, 가게를 휴업하는 게 정상입니다. 똑같은 값을 지불했는데 얻는 경험은 극과 극이라니. 소비자 기만 아닐까요?
ㄴ병원비를 벌어야 해서 차마 쉬질 못했대
ㄴ그건 그들의 입장이죠. 손님이 그런 요소까지 고려해야 하는 순간 이미 손해를 보는 겁니다.
ㄴ그래. 네 말이 다 맞다. 하루나. 아주 잘했어.
짜증이 확 솟구쳐 홧김에 비꼬는 어투로 답장을 보내버렸다.
이런 당착에 빠질 때면 자신이 선생이 맞는지, 어른은 맞는지 의구심이 든다.
"하아~"
연이은 야근에 싯딤의 상자를 훔쳐간 아키라, 절대 교정하지 못할 테러리스트들, 이 순간에도 쌓이는 게헨나 업무까지.
머리가 어지러울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는데 설상가상 키라라가 또 엉겨 붙는다.
"아~ 쌤~ 나 심심해. 일은 나중에 하고 잠깐 리프레쉬 어때?"
"나중에 하자 키라라. 지금 너무 바빠서"
"정말?~ 한시간이라도 못 비우는 걸까나......"
대화 한마디도 사치라는 듯 핸드폰 벨이 울린다.
"아. 히나. 무슨 문제라도?"
"별 건 아닌데 선생님. 총학생회로 보낼 서류에 선생님 날인이 필요해서."
"팩스로 보내줄래? 내가 보낼게"
복합기에서 문서들이 출력되자 키라라가 가져갔다.
"쌤! 혹시 내가 도와주면 더 빨리 끝낼 수 있는 거야?!"
"아니... 꼭 내가 작성해야 해서"
"에에~ 우리 둘 밖에 없는데~ 유도리 있게 넘어갈 순 없을까?"
"없으니깐. 서류 좀 줄래?"
"그럼 대신에, 선생님이 일하는 모습 가까이서 보고 싶어!"
손을 뻗자 서류뭉치를 자기 쪽으로 끌고 가는 장난을 쳤다. 고양이가 관심을 위해 주인을 방해하는 것처럼
깜찍한 소행이었지만, 선생은 심기가 거슬렸는지 언성을 높여버렸다.
"방해하지 말고 얌전히 좀 있어!"
키라라의 손에서 서류를 낚아챈 다음 자리로 돌아갔다.
문서를 작성하는 도중 위화감을 느꼈다. 누군가가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는 듯한 스산함이
"......"
고개를 올려보니 키라라는 서류를 빼앗겼을 때 그 자세에서 미동도 없이 선생을 바라보고 있었다.
"어어... 키라라?"
아무 감정도 느껴지지 않는 무표정. 언제나 웃고 있는 얼굴이라 더 섬찟하게 다가왔다.
"......"
그녀는 말 없이 소파에 놔두었던 가방을 챙기고 사무실에서 나가려 했다.
실수를 통감한 선생은 부랴부랴 달려가 키라라의 손을 잡았다.
"미안! 키라라. 괜한 짜증을 내서... 선생님이 잘못했어"
"......선생님은 말야. 아닌 척하지만, 중요한 학생이랑 그렇지 않은 학생을 가려두지?"
"뭐?! 아니야. 오해야 키라라"
"선도부장인 히나랑 잘 대화하면서, 왜 나는 피하는 건데...?"
"그야... 히나는 업무 때문에 그런 거고-"
"아냐. 바쁜데 눈치 없이 온 내 잘못이지."
이젠 매달리는 역이 바뀌었다. 선생은 뒤에서 키라라를 안았다. 스킨십에 조금 마음이 누구러졌는지 발걸음을 멈춘다.
"미안해 키라라... 앞으로 한... 2시간... 아니 3시간 정도 비울테니깐 같이 전시회로 갈까?"
"정말!? 무르기 없기다 쌤! 야호~!"
금새 활기를 되찾은 모습을 보자 속은 듯한 기분이 든다.
'이 녀석... 설마 연기였나? 무서운 아이...'
남자가 한 말은 무를 수가 없기에 결국 없는 짬을 내어 키라라가 좋아하는 전시회로 향했다.
'한 3시간 정도니까... 별일은 없을 거야. 번화가 쪽이라면 총기 감시도 잘 되어 있을 테니...'
싯딤의 상자가 없어 급소를 내놓고 다니는 기분.
키라라가 대로가 아닌 골목길로 향하자 소름 돋는 감각이 찾아온다.
"어어. 키라라. 그 쪽은 좀 위험하지 않을까? 불량배가 있을 거 같은데?"
"괜찮아 쌤. 이 주변엔 없으니깐"
아니나 다를까 교차로엔 담배 한 모금을 빨 때마다 침을 한 번 씩 뱉는 스케반들이 보였다.
"저... 키라라 돌아가자"
"응? 아냐아냐. 쟤들은 내 친구야!"
"뭐?"
키라라가 손을 흔들자 스케반들은 너스레를 떨며 신발굽으로 담배를 껐다.
"여어~ 키라라쨩. 어디 가는 거야?"
"오늘은 선생님이랑 데이트!"
"꽤 하잖아! 어이"
"부럽구만 키라라쨩~"
머신건을 든 스케반은 선생의 엉덩이를 진득하게 만지며 충고하였다.
"콘돔은 제대로 끼라고?"
"하하... 장난이 지나치구나"
골목을 지나 고가선 아래로 향한다. 으레 지름길들이 그렇듯 여기도 꽤나 음습한 곳이다.
"선생님 잠깐."
팔에 껌딱지처럼 매달려 있던 키라라가 드디어 떨어졌다.
길바닥에 앉아있는 초로의 노인에게 향하더니, 500엔에 파는 싸구려 반지를 사왔다.
"키라라 그건?"
"아... 그냥 불쌍해서. 헤헷"
아마 노숙자가 공장에서 나온 불량품을 가지고 온 다음 구걸하는 것 같았다.
불량품인 만큼 납 함유가 높거나 마감 불량으로 피부에 생채기를 낼 수도 있지만,
뭔가 키라라에겐 말해주고 싶지 않았다.
"하나에 얼마죠?"
"500엔..."
"여기요."
"고마우이"
선생도 반지를 사오자 키라라는 조금 놀란 눈치였다.
"에엣- 선생님까지 사게 할 생각은 아니었는데..."
"그치만 키라라랑 커플링을 하고 싶었는 걸?"
"아...하하! 선생님은 요령이 좋네~ 그러다가 잘못하면-"
"잘못하면?"
"아무것도 아냐! 히히."
그토록 원했던 전시회장으로 향했다. 백화점 건물 1층답게 사람들이 콩나물 시루처럼 빼곡했다.
전시하는 품목들도 전부 여고생들이 좋아할 법할 패션용품이나 캐릭터 상품이라 별 감흥은 없었지만,
"선생님~ 이거 진짜 예쁘다 그치?"
키라라가 웃는 모습을 볼 때면 덩달아 행복한 기분이 든다.
3시간 보다 좀 더 놀다갈까... 이런 고민이 생길 정도로
"아! 미안. 너무 지체했나? 쌤은 바쁜 몸이지?"
"훗. 신경 쓰지 마 키라라. 이참에 식사도 같이 할까."
"나야 좋긴 한데... 정말 괜찮아 선생님? 난 이제 만족했으니까"
"괜찮아. 혹시 이 주변에 맛집 알고 있어?"
"그거라면 맡겨 줘!"
키라라는 지도 앱을 켜 점찍어둔 식당에 예약을 걸었다.
앞에 30팀 정도가 있었으나 금방 빠졌다. 가게 규모가 큰 건지 아님 기대 이하라 빨리 먹고 나오는 건진 몰라도,
보통 이런 집은 빛 좋은 개살구 느낌이라 큰 기대는 걸지 않았다.
"라멘집이네? 잘됐다. 나도 라멘 좋아하거든"
"정말? 이야~ 마음에 든다니 다행이네! 여기가 요즘 핫한 집이래 쌤!"
토핑으로 아이스크림을 얻은 한정판 라멘에 면이랑 차슈만 있는 일명 편식 라멘까지.
요즘 세대들이 좋아할 만한 콘셉트 가게였다.
"선생님은 뭘로 먹을래?"
"선생님은 순정파라서. 기본 돈코츠로"
"으음~ 난 역시 화제의 아이스크림 라멘이 궁금한데... 맛 없으면 어떡하지?"
"그땐 선생님이랑 나눠 먹자. 걱정하지 말고 시켜 키라라."
"후우~ 그러자. 여기까지 왔는데."
음식을 기다리는 동안 키라라는 반지를 낀 선생님의 손을 잡았다. 다른 사람이 보지 못하도록 테이블 아래로 숨겨서.
"그... 쌤. 아깐 미안했어."
"응? 뭐가?"
"샬레에서, 갑자기 정색 하면서 화냈잖아..."
"에에~ 그게 화낸 거였나. 하하. 총도 안 쐈는데?"
"으응~ 화낸 거였어... 미안."
"선생님이야말로. 키라라는 언제나 착해서 막 대한 거 같아. 반성하고 있어."
"차,착해? 내가? 그런 생각은 해본 적이 없는데"
"게헨나에선 최고지."
허심탄회한 위로들이 오가던 도중. 라멘이 서빙되었다.
아이스크림 라멘이란 말 그대로, 고명으로 소프트콘 하나가 통째로 올라가 있다.
"우와~ 실물로 보니까 더 이상해!~"
"허. 아이스크림 라멘이라. 이즈미가 환장하겠네"
"아하하! 이즈미쨩이라면 여기에 초콜릿도-"
기껏 기다려서 시킨 라멘이었으나 그 맛은 영원히 알 수 없었다.
'콰과광!!!'
어디가 바닥이고 어디가 천장인지 구별 못할 만큼 거대한 진동이 건물을 삼켰다.
키라라가 다시 눈을 떴을 땐 재와 먼지들이 흩날릴 뿐. 식당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었다.
"켈룩! 켈룩!... 쌤~? 괜찮아?"
잔해들 속에서 시민들이 하나 둘 나온다. 혼비백산하던 그들은 미식연구회의 모습을 보자마자 상황이 이해 갔다는 듯 뿔뿔이 흩어진다.
"그저 화제성에 의존해 과분한 관심을 가진 식당. 양산형 라멘집과 차이를 못 느끼겠군요. 솥으로 우린 육수가 아닌 시판용 사골농축액. 고명들도 모두 납품 받은 것들... 요리가 아닌 조립이라 봐도 무방합니다."
"헤엥~ 난 맛있었는데"
"난 한 젓가락도 못 먹었다구!"
"후훗. 이즈미씨랑 준코씨한테 맛 없는 게 있나요?"
역시 미식연이었구나. 모처럼의 데이트를 망쳤지만, 재수 옴 붙었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
"쌤~ 어딨어? 응...?"
키라라가 주변을 찾아도 선생은 없었다. 이상하다. 폭발에 놀랐어도 학생을 두고 도망칠 사람은 아닌데.
점점 불길함이 엄습한 키라라는 잔해 쪽을 뒤지기 시작한다.
"쌤! 어디있어!? 내가 구해줄게!"
아니라고 부정해도 높게 쌓인 잔해부터 파헤치기 시작했다.
"...에."
간판을 치우자 피투성이가 된 손이 보였다. 그리고 약지엔... 키라라와 똑같은 반지가 끼워져 있다.
"허억... 허억... 허억...!"
미천한 손으로 잔해들을 파헤친다. 네일 아트가 벗겨지고 손톱 사이에 흙이 껴 벌어지고 있다.
"아악!... 아아악!!!"
목 놓아 울부짖는 키라라를 발견하곤, 미식연이 다가왔다.
"어? 키라라쨩이다... 뭐해?"
"후훗. 아무래도 키라라씨도 여기 라멘이 마음에 들었던 거 아닐까요?"
"저런. 하지만 이런 가게는 없어지는 게 마땅했어요. 제가 라멘값을 지불할테니 부디 다른 곳에서 드시죠. 키라라씨."
하루나가 위로를 위해 어깨를 붙잡았다.
그러자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반응이 나온다. 그 사람 좋은 키라라가 팔꿈치로 가격할 듯이 격하게 뿌리쳤다.
"아아악!"
"키라라씨?"
"선생... 어흑!... 선생님이 깔렸다고!!!"
다들 공포에 질려 입이 다물어졌다. 허겁지겁 키라라를 도와 잔해를 파헤치던 중 드디어 선생의 신체가 나오기 시작한다.
흙을 머금어 단말마도 지르지 못한 채 죽어가는 송장 말이다.
아로나의 보호가 없는 일반인은. 이리도 덧없는 존재였다.
"하루나씨! 응급 의학부로 신고해요!"
"선생님... 선생님이 왜..."
"하루나!!!"
"아, 네... 네... 세나씨... 세나씨..."
아카리를 제외하곤 전부 패닉에 빠진 듯 하다.. 준코는 이즈미의 품안으로 들어가 벌벌 떨었으며 키라라와 하루나는 완전히 넋이 나간 듯 보였다.
결국 아카리는 총대를 메어 심폐소생술을 위해 손을 깍지 꼈다.
'꾸욱.'
하지만 아카리도 절망의 수렁에 빠져버렸다. 선생의 가슴 부위를 압박하자 마자 아무런 저항 없이 음푹 들어간 것이다.
갈비뼈가 나가버린 걸까. 무엇을 생각해도 더 이상 가망이 없는 모습.
"아아..."
언제나 태연했던 그녀마저 망연자실에 빠졌다. 손으로 얼굴을 가려봐도 피를 뿜어내던 선생의 모습이 아련하다.
......
'터벅... 터벅...'
세나가 무거운 발걸음으로 선도부실로 향했다.
"선생님... 답장이 안오네"
"보나마나 땡땡이겠죠! 재택 근무 따위 용인해주는 게 아니었는데 흥!"
일상 같은 대화에 손잡이를 잡은 손이 덜덜 떨린다. 곧 자신이 이 풍경을 파괴한단 생각에 괜한 죄책감 마저 들었다.
'끼이익...'
문이 열리자 모든 시선이 세나에게 향한다. 백의 앞치마가 피투성이가 된 걸 확인하곤 다들 숨을 참았다.
"세나 선배님?"
"세나 부장?"
"무슨 일이야 세나... 상태가"
"이건 제 피가 아닙니다. 선생님의 피입니다."
아무것도 느끼고 싶지 않았던 세나는 마음의 문을 닫은 듯 눈을 감은 채로 보고를 시작했다.
"금일 10시 30분경. 게헨나 인근에서 선생님이 테러에 중상을 입었습니다. 복합 골절 및 파편으로 인한 관통상 등으로-"
"...뭐?"
"응급의학부 시설로는 치료가 불가능해 트리니티 구호 기사단에게 추가 이송."
"갑자기 무슨 소리에요 그게!"
"테러 현장이 번화가인 점, 트리니티로의 이송 지연으로 인해 골든타임을 초과한 것으로 확인..."
냉정하던 세나도 울분이 쌓인 듯 목소리가 떨려오기 시작한다.
자신의 관할에서 생긴 환자를 책임지지 못하고 떠나 보낸 마음. 누가 헤아릴 수 있을까.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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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식 필력이...!
다음화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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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랑 비슷하면서도 색다르게 재밌농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