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12자
#카즈사 #토키
원문 もとり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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샬레에는 많은 일들이 날아온다.
학원 간 트러블이나 학생으로부터의 상담, 심지어는 강아지 찾기까지 그 모든것을 혼자서 해내는 것은 곤란한 수준을 넘어 불가능하다. 몸이 몇 개나 있어도 모자라다.
그렇기 때문에 당번이라는 제도는 정말 고마웠다. 어찌됐든 키보토스의 우수한 학생들의 도움을 받으면 귀찮은 일도 비유적 표현이 아니라 정말 순식간에 해치울 수 있으니까.
처음에는 학생들의 자유로운 시간을 빼앗는다는 사실에 죄책감이 들어 사양했지만, 일이 늘어나면서 점점 그렇게 태평스러운 말도 할 수 없게 되었다.
지금은 하루에 한 명 씩 샬레로 부르는 수준이다. 어른으로서 참으로 한심하기 짝이 없다. 그래도 대부분의 아이들은 기쁘게 도와주고 있기 때문에, 그 점만큼은 안심이다. 그렇지만 개중에는 마지못해 돕는 아이도 있는 것 같다.
저번에 이오리에게 "선도부는 바쁘니까 무리해서 당번으로 나오지 않아도 괜찮다고?" 라고 말했더니 "... 아니, 나올거야. 변태같은 선생님이 무슨 짓을 저지를지 모르니까, 감시하지 않으면 안 돼. 마, 말해두지만 그 밖에 다른 의도는 없으니까!" 라며 화난 듯 말했다. 슬프다. 그야 평소에 변태같은 짓을 한 건 잘못이지만, 그렇게까지 화내지 않아도 되잖아?
서류를 정리하면서 반쯤 푸념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뺨을 부드럽게 꼬집혔다. 어느 쪽인가 하면 '집혔다'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부드러운 꼬집기다. 그래서 아프지는 않다. 아프지는 않지만 사무일에 방해가 되기는 한다.
알고보면 서투른 아이인, 이오리와는 정반대로, 기쁘게 당번을 도와주는 학생의 대표주자같은 소녀에게 시선을 돌린다.
"... 이에 바해하 애으에, 호히. (일에 방해가 되는데, 토키.)"
"실례했습니다. 선생님이 다른 여자를 생각하고 계신 것 같아서 그만."
아스마 토키.
C&C 소속의 콜사인 제로 포.
금발 벽안에 메이드복. 그림으로 그려낸 정통파 메이드같은 소녀는 외형 뿐 아니라 내용물도 완벽한 메이드. 업무 도움부터 청소, 심지어 강아지 산책까지 온갖 잡일을 해내는 메이드 중의 메이드이다.
물론 전투 측면도 두말할 것 없이 우수해, 밀레니엄 최강이라고 불리는 네루 못지않은 실력을 지녔다. 그런 퍼펙트하고 쿨뷰티한 메이드는 내 옆에 서서 어딘가 나무라는 듯한 시선을 보내고 있었다. 마치 "당신이 나빠요" 라고 말하는 듯한 태도다.
그러나 곧 어이없다는 듯 한숨을 쉬고 뺨에서 손을 뗀다.
"윽... 아니, 뭐 생각하고 있던 건 분명 맞지만 그런 설레는 이야기는 아니야."
"... 선생님'은' 그렇게 생각하고 계시겠죠."
"나'는'?"
"네. 하지만 선생님은 신경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오히려 눈치채면 곤란해요."
무표정하고 확신에 찬 얼굴로 토키는 고개를 끄덕인다.
"그, 그래?"
"그렇습니다. 아, 노파심이지만 아까 생각했던 분 성함을 물어도 될까요?"
"아, 이오리야. 시로미 이오리. 게헨나 학원 선도부의 아주 우수한 아이야. 조금 덜렁대는 부분도 있지만."
"... 저도 꽤 덜렁이입니다만."
"왜 그런걸로 경쟁을...?"
"아뇨, 딱히요. 어쨌든 그 시모리 이오리 씨도 경계 대상에 넣어야겠네요."
"어? 왜? 뭐 때문에?"
"신경쓰지 마세요."
그게 무슨 소리야, 라는 내 츳코미는 가볍게 무시당했다. 이것이 주인을 대하는 태도인가, 여러가지를 생각하고 있다보니 쿨뷰티 모드로 돌아간 초 자유분방한 메이드가 사무실 출구쪽으로 걷기 시작하는 것이 보였다.
"응? 어디가, 토키?"
"차와 과자를 좀 가져오겠습니다. 이제 곧 3시니까요."
"아, 정말이네... 피곤했으니 조금 쉴까. 미안하지만 간식 좀 가져다 줄 수 있을까?"
"네. 원래부터 그럴 생각이었습니다. 과자는 케이크와 아카후쿠모찌 중 어느 것이 좋을까요?"
"어, 케이크로... 그나저나 여기 아카후쿠모찌가 있었구나..."
"비상 시를 대비해 사뒀습니다."
"무슨 비상 시...?"
내 츳코미에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문으로 향하는 토키. 정말로 자유분방한 아이다. 쓴웃음을 지으며 토키가 나가는 모습을 지켜보려 했으나... 할 수 없었다.
이유는 단순하다.
조용한 기계음과 함께 열린 문의 반대편, 즉 토키의 눈앞에 누군가 서있었기 때문이다. 그녀도 갑자기 나타난 금발의 메이드를 보고 귀여운 놀란 표정을 짓고있다.
예쁘고 검은 단발에 날카로운 눈매, 무엇보다 쫑긋 서있는 고양이귀가 특징인 그 소녀는...
"카즈사...?"
"... 조금 시간이 남아서, 샬레에 뭐라도 가져갈까 생각했는데..."
카즈사가 토키에게서 시선을 떼고 이쪽을 보며 활짝 웃는다.
그런데, 뭐라고 해야할까.
그림자가 비치는 그 미소는 '햇살같은~' 이나 '꽃이 핀 듯한~' 같은 맑은 것이 아니라, '귀신같은~' 이나 '수라같은~' 의 엄청난 초조함을 자아내는 것이었다.
그런 무서운 표정과 떨리는 목소리로 카즈사가 묻는다.
"이 여자... 누구?"
아, 혹시 큰일난건가?
~~~
조용한 공간, 2명의 여고생, 디저트.
이러한 요소에서 연상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우정, 일상, 단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청춘같은 것을 생각할 것이다.
나도 그랬다.
하지만 눈앞에서 책상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는 두 사람을 보면 생각을 고칠 수밖에 없다.
"..."
"..."
"..."
어색하다.
엄청나게 어색하다.
귀신같은 얼굴의 고양이귀 소녀를 토키가 평소보다 10배는 무기질적인 목소리로 "... 이쪽으로." 라고 3인용 테이블로 안내한 지 벌써 15분은 지났다. 그만큼의 시간동안 말없이 마주앉은, 아니다.
서로 노려보는 두 사람을 땀흘리며 지켜보고 있는 것이다.
카즈사가 가져온 디저트에는 물론 손대지 않았다. 가능하겠냐, 이런 상황에서.
눈앞에 당당하게 자리잡은 디저트에 애꿎은 화풀이를 하고 있는데, 내 오른쪽에 앉은 카즈사가 불쑥 말을 걸었다.
"... 선생님."
"아, 응. 왜 그래 카즈사."
"이 사람... 샬레의 메이드인거지? 샬레의."
"그렇..."
"아니요, 샬레가 아니라 선생님의 전속 메이드입니다. 그 부분은 확실히 해주세요."
"헤에..."
기온이 5도는 떨어진 것 같다.
난방 효과가 나쁜 걸까?
오싹오싹 등줄기를 타고 내려오는 서늘한 감각에 떨고 있는 와중, 무엇이 이상한지 입가에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토키가 계속 말한다.
"그런데 선생님, 이쪽 여성분은 대체? 고급 디저트를 일부로 샬레에, 아니, 선생님에게 가져올 정도로 깊은 무언가가 있는 분 같습니다만."
싸늘한 눈동자에 벌벌 떨며 대답하려 하자, 카즈사가 먼저 불만스럽게 내뱉는다.
"... 우연히 근처에서 팔던 걸 샀을 뿐. 그래서 샬레도 가까우니까 모처럼 가져올까 생각했을 뿐이야."
"이 케이크, 차갑고 맛있네요. 노점에서 팔리는 이 상품은 보통 상온인 경우가 많은데... 마치 냉장고에서 미리 넣어둔 것처럼 차갑네요... 정말 이 주변에서 팔고 있던 걸까요? 왠지 아기자기한 손수건으로 감싼 아이스팩도 들어있는데요?"
"쿨한 척 하는거에 비해 말이 많네. 무슨 싫은 일이라도 있었어? 예를 들면... 좋아하는 사람에게 더 가까운 여자아이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던가."
"하?"
"하?"
누군가 도와줘.
디저트 따위엔 눈길도 주지 않고 기싸움하는 두 명의 소녀때문에 땀이 멈추지 않는다.
아니, 아니!
친하게 지내!
서로 새로운 친구를 사귈 기회잖아!
필사적인 내 마음을 읽었는지 토키가 심호흡을 한다.
"... 아니요, 제가 조금 감정적이었네요."
"!"
그, 그래!
맞아, 너무 감정적이야!
일단 냉정해지자.
일단 악수하고, 같이 디저트먹고, 웃는 얼굴로 친목을 다지고. 그렇지?
그런 복잡한 심경을 담은 시선을 토키에게 보내자 그녀의 투명한 벽안에 이해했다는 빛이 떠오르는 것이 보였다. 그리고 토키는 내 마음을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 나서 넋을 잃을만한 밝은 미소를 지으며...
"죄송합니다, 선생님. 선생님과 저의 유대, 깊고 깊은 유대감이 흔들리는 일은 절대 없을텐데... 디저트 따위로 점수를 벌려는 얕은 여자와 겨루다니, 너무 감정적으로 되어버렸네요. 언제나처럼 처벌을 내려주세요."
"어... 벌줄 생각은... 없는데... 지금까지 한 기억도 없고... 없으니까... 그, 저기, 치켜든 포크 좀 내려놓아주시겠어요, 카즈사 씨?"
"... 아, 미안, 나도 모르게."
'나도 모르게'?
포크를 휘두르면서 '나도 모르게'가 뭐야?
뭘 하려고 했던거야?
"... 저는 어떤 처사라도 상관없습니다만? 그, 예를 들면... 그런... 일이라도. 각오는 되어있..."
타아아아악!!!
살짝 뺨을 붉히며 엉뚱한 소리를 하는 토키를 가로막듯 테이블에 엄청난 소리가 울린다.
전쟁게임 못지않은 소리를 만든 주인공은 당연히 카즈사다.
무섭다.
무엇보다 오른손을 테이블에 올린 그녀의 표정이 앞머리에 가려 보이지 않는 것이 무섭다.
분노같은 얌전한 단어로 표현하면 안될 정도다.
"선생님."
"네?! 왜 그러시나요 카즈사 씨?!"
여고생이라고는 믿기지 않을만큼 무시무시한 목소리에 등골이 오싹해진다.
그런 나에게 카즈사는 포크의 끝을 쑥 내민다.
찔린다?! 하고 놀라는 것도 잠시.
포크 끝에 케이크가 꽂쳐있는 것을 보고 생각이 정지한다.
케이크를 나를 향해... 어라, 이거 설마.
"아, 아앙..."
카즈사의 얼굴은 새빨갛다.
당연히 분노는 아니다.
분홍빛 눈동자는 촉촉하고 아랫입술을 깨문 채...
즉 본인을 불사를 정도의 부끄러움이 얼굴에 번지고 있다.
"왜... 왜 그래 선생님? 우리 사이에 이정도는 당연하잖아? 거기 메이드랑은 어디까지나 주종관계고, 나랑은 그, 어, 저기, 그러니까..."
머리에서 김을 뿜어내고 눈을 빙글빙글 돌리며 필사적으로 설명하는 카즈사.
죽을만큼 귀엽다.
고양이귀가 부끄러운 그녀의 마음을 대변해 납작하게 내려간 것도 100점이다.
응, 완전 귀엽다.
솔직히 안아주고 싶다.
귀를 쓰다듬어주고 싶다.
그래.
"... 선생님."
토키만 없으면 말이다!
절대영.도의 눈동자로 바라보는 토키에 얼굴이 파랗게 질린다.
눈앞에서 "빠, 빨리..." 라고 얼굴을 붉히는 카즈사와는 대조적이다.
어떻게든 이 상황을 해결하려고 토키를 보고... 알아차린다.
어라, 왜 전투 복장이야?
괜찮아 토키?
그냥 포즈일 뿐이지?
최종병기 아비 에슈흐 이런걸 부르려는 건 아니지?
삼엄한 분위기를 감추려고도 하지 않는 메이드 때문에 땀이 멈추지 않는다.
하지만 눈앞에서 야옹야옹 떠는 고양이귀 소녀를 방치할 수도 없다.
일단 카즈사에게 대처하려고, 토키에게서 눈을 떼자,
"선생님, 여기요. 아앙..."
"?!"
무려 왼쪽에서 토키가 카즈사와 마찬가지로 케이크가 꽂힌 포크를 내밀고 있다.
그 사이에 포크로 케이크를 잘라서 찌르고 아앙 자세로 이행하는 절차를 끝낸거야?
몇 초도 안돼서?
아무리 그래도 여기서 퍼펙트 메이드의 능력을 발휘하진 않아도...
"선생님, 빨리요. 드시지 않으면 일부로 갈아입은 의미가 없으니까요."
전투모드로 갈아입은 게 그것 때문이야?
마음 속으로 츳코미를 넣고 있다가 오른쪽에서 검붉은 아우라가 피어오르는 것을 알아차린다.
"으! 선생님! 빨리 내 케이크를 먹어줘! 그래서 그... 증명해줘!"
눈을 치켜뜨고 다가오는 카즈사.
증명이 뭔데. 증명이.
그걸 증명하면 저는 여러가지로 끝장날 것 같은데요.
여유를 잃은 카즈사에게 대항하듯 왼쪽에서도 예쁜 얼굴이 다가온다.
"선생님, 당연히 제 케이크를 골라주시겠죠? 저와 선생님은 주종 관계조차 초월한 특별한... 그런 사이니까요."
말끝을 흐리는 토키.
자세히 보면 볼이 평소보다 빨갛다.
역시 너도 창피하잖아.
... 응.
"그, 그렇게 필사적이어봤자 소용없을텐데? 나는 선생님이랑 디저트를 먹으러 간다거나, 그런 것보다 '가까운' 관계니까. 당연히 내 케이크를 먹어줄 거거든."
"선수를 치다니, 역시 비열한 고양이네요. 반박할 필요도 없습니다. 자, 선생님. 드세요."
나아가면 지옥, 돌아가면... 살해당한다. 응.
여기서 "내 선택은... 비. 밀."같은 소리를 했다간 새벽까지 정색하는 둘에게 반죽임을 당할 것이다. 오체가 무사하지 못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여기서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평소의 어른스러운 분위기는 온데간데없고 바들바들 떨며 케이크를 내미는 카즈사와 지극히 보통인 척 하지만 속으로는 무지하게 부끄러워하는 토키를 보며 고개를 한 번 끄덕인다.
그래.
냉정하게 생각해서 무리잖아 이거.
어느 쪽을 고르라는 거야.
유우부단. 갈팡질팡.
하지만 시간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참다못한 두 사람이 더욱 바짝 몸을 기대어 온다.
"선생님!"
"선생님."
자, 어떡하지?
댓글 8
포크 당겨서 동시에 먹으면 되잖아 씨잇팔
캣파이트 맛 있 다!

시발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