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자
모미지 인연스토리 내용 포함
파파고
의역
오타오역 지적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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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선생님! 오랜만이에요!"
"오랜만이네, 모미지!"
오랜만에 붉은겨울에 얼굴을 내민 김에 도서관에도 얼굴을 내밀자, 모미지가 총총 달려왔다.
이 근처 지역은 추운 기후와 긴 겨울로 유명하다. 모미지는 그런 추위를 견디기 위해서인지, 하얀 곰 같은 복슬복슬한 인형과도 같은 상의를 입고 있다. 이미 추워지기 시작한 이 지역에선 필수적이다.
하지만, 옆에서 보면 키도 그렇고 해서 인형이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기도 해서 어딘가 흐뭇해진다.
오늘도 도서관(과 자신의 욕망)을 위해 온 힘을 다해서 활동하는 모습은 여전히 보고 있기만 해도 자기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지는 귀여움이 있다.
"사람도 없고 하니, 여기요. 오늘은 무슨 일이신가요?"
나를 열람석으로 초대하고 카운터 쪽으로 향하는 모미지.
안내받은 대로 자리에 앉아서 잠시 쉰다.
"오늘은, 체리노한테 볼 일이 있었던 거랑, 그거 말곤 다들 잘 지내나 해서...왔는데, 메루는 쉬는 날이야?"
"메루 선배는...지금, 아수라장에..."
"그렇구나...그럼 다음에 볼까..."
메루는 메루대로 힘들겠지만, 아마 메루가 알아서 할 수 있는 일이겠지. 그것도 나름대로 알찬 나날일 것이다.
다음에 올 때는 선물이라도 가져다 주자...
"그런데 선생님, 조금 피곤하진 않으신가요? 여기요, 코코아에요."
그렇게 말하자 내 앞에 머그잔이 놓였다.
붉은겨울에선 흔히 볼 수 있는 곰 그림이 그려진 컵에 담긴 코코아는 완성을 주장하듯 김을 피어올리고 있었다.
"고마워, 피곤하진 않지만, 잘 먹을게."
사실 많이 피곤하다. 하지만 모미지에게 불필요한 걱정을 하게 해 이 미소를 흐리게 해서는 안 된다.
그 일념으로 미소짓는다. 코코아가 지치고 차가운 몸에 스며드는 듯 했다.
그래도 걱정이 되는지 내 얼굴을 들여다보듯 확인하는 모미지.
다시 피곤하지 않으니까, 라고 말하자, 음...하더니 옆으로 쏙 들어온다.
"정말 피곤하지 않으신가요? 낯선 기후에서 활동하면 피곤한 건 당연한데요? 무리하시면..."
"괜찮아. 그건 모미지에게도, 다른 아이들에게도 많이 들었으니깐, 그러니..."
그건 그렇고, 따뜻한 방에서 단 음료를 마시니, 조금만 나가도 잠이 깰 것 같은 바깥 추위와는 대조적으로, 조금 졸음마저 느껴진다.
그에 호응하듯, 하품을 한 번.
그런 나를, 모미지는 놓치지 않는다.
"우, 지금 하품 나오시잖아요? 졸리신 거 아니에요?"
"달달한 코코아도 마셨고, 조금 따뜻해져서 그런가봐...밖에 나가면 추워서 눈도 떠지니까. 슬슬 갈게. 미안해, 신경 쓰게 해서."
더 이상 걱정시킬 수는 없다.
그 일념으로 일어난다. 도서관 출입문을 향해 모미지를 등지니
"기다려주세요!"
뒤에서 날아오는 서글프고 걱정스러운 제지의 말에 멈출 수밖에 없었다.
그 순간 뒤에서 매달리듯 팔이 둘러온다.
"그, 전에 도서관에서 낮잠 잤었잖아요...저 또 졸린데 제가 잠들기 전까지만 같이 있어 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렇구나, 그럼 그때까지는 있을까?"
"네!"
그 대답은 모미지를 만족시킨 것 같았고, 또 활짝 웃는 꽃이 핀다.
그리고, 폐관 소식을 알린 모미지는 예전처럼 나를 안내하고는
"그럼 선생님, 손 좀...잡아주시겠어요?"
하고 조금 작은 소리로 수줍게 요구한다.
그런 말을 듣고 손을 잡지 않는 자가 있을까. 답은 아니다.
손을 잡자 한동안은 모미지의 흐뭇한 웃음소리가 들린다.
머리도 쓰다듬어 본다. 늘 끼던 푹신한 장갑에 감춰졌던 손은 다시 쥐어져 따뜻함을 더욱 느낀다.
그 순간.
"잡았어요! 에헤헤..."
누울 수 있게 침대처럼 늘어선 소파에 끌어당겨진다.
나가려고 애를 써봤지만 힘으로 될 리가 없다. 쓸데없이 저항해서는 안 된 다며, 하는 대로 당한다.
"일도 있고 하니, 모미지가 잠들면 갈게?"
"여기서 나가시면, 그래도 되는데요?"
그러면서도 내가 도망치지 못하도록 몸 전체로 매달린다.
모미지가 만족해하며 가슴팍에 머리를 문지르고
"안녕히 주무세요..."
라고 말을 남기고는 곧 숨을 새근새근 쉬기 시작한다.
"잘 자, 모미지..."
남겨진 나 역시 피로와 모미지의 체온이 가져다 주는 수마에 몸을 맡기고 눈을 감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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