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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아카이브[소설핫산] 무엇을 하려거든 사랑을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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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51자

#미카 #하나코

원문 はる

────────────────────

"셋이서 먹으러 가자!"

샬레의 사무실에서 선생님은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그렇게 말합니다.

옆을 보면 뭐라 말하기 어려운 미묘한 표정의 미카 씨와 눈이 맞았기 때문에 일단 미소를 짓습니다.

오후 6시, 너무 늦지 않고 민폐도 끼치지 않을 시간에 저녁 초대를 할 생각이었지만 아무래도 미카 씨도 마찬가지로 선생님에게 저녁 초대를 하러 왔는지 어색한 상황이 되어버린 마당에 선생님이 그렇게 제안한 것이 지금의 일. 물론 거절할 이유도 없으니 승낙했고 미카 씨도 마찬가지로 뒤이어 승낙합니다.

"그나저나 보기 드문 조합이네."

"그렇네요, 트리니티에서도 미카 씨와는 연이 별로 없었으니 오늘 많은 이야기를 나눠보죠♪"

"응, 많이 나눠볼까☆"

"연이 없다고 해도 사이가 좋아 보이네. 둘이 궁합적으로 잘 맞을지도?"

선생님이 의문을 표합니다.

"우후후, 어떠려나요?"

"흐응, 어떨까?"

거의 동시에 거의 같은 말을 하며 거의 비슷한 미소를 짓는 저희들을 본 선생님이 싱긋 웃으며 외출 준비를 시작합니다. 그리고 얼마 뒤 잊은 것이 있다며 선생님이 사무실을 나가는 것을 확인하고선 미카 씨가 말합니다.

"저기, 우리 궁합이 잘 맞는다는데?"

비웃는 듯한 목소리, 히죽거리는 미소, 진심으로 알 바 아니라는 태도 등 방금 선생님과 대화하던 미카 씨와는 전혀 다른 미카 씨가 갑자기 얼굴을 내밀고 비꼽니다.

"궁합이 잘 맞으면 좋잖아요?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서로에게 끌린다, 그런 관계인데요?"

"들으면 극락, 보면 지옥이라는 건가? 재미없는 대답이네?"

"굳이 신경 쓸 필요 없는 사소한 내용으로 말꼬리를 잡는 것 만큼 재미없는 건 없지 않을까요, 우후훗."

서로 한 마디도 지지 않고 따박따박. 지금 대화를 보면 저와 미카 씨가 사이가 좋다고는 전혀 생각할 수 없습니다. 불온한 기색으로 웃으며 서로를 노려보는... 네, 이것은 일종의 전쟁 상태입니다.

"기다렸지? 두 사람은 먹고 싶은 거 있어?"

"아뇨, 저는 뭐든."

"나도 딱히 없으니까 선생님이 원하는 대로☆"

압박과 패기가 느껴지는 치열한 칼싸움이 벌어지는 와중 어둠 속에서도 꽤나 눈에 띄는 갈색 코트를 걸치고 돌아온 선생님의 목소리를 지각한 저도 미카 씨도 곧바로 만면에 미소를 지으며 대답합니다. 놀라운 것은 저도 미카 씨도 속이 보이지 않고 능청스러워서 연기자의 길을 걸어도 될 정도입니다. 그런 두 연기파의 빠른 태세 전환 덕분에 평소부터 뒤에서 벽창호라고 불리는 선생님은 위화감을 느낄 리도 없고 『그렇다면 하루나가 소개한~』라며 여기 있지도 않고 저도 미카 씨도 모르는 여성의 이름을 대뜸 말하는 섬세함이 없는 모습에 미묘한 기분이 들기를 잠시, 문득 곁눈질로 미카 씨를 확인하자 마침 미카 씨도 저를 곁눈질로 보고 있어 눈이 맞습니다.

미카 씨는 선생님에게 푹 빠졌으니 선생님을 보고 있으면 될 텐데 왜 저를 보고 있었는지, 라고 생각하지만 그 점은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눈앞의 사랑하는 선생님이 아니라 옆의 상대를 보는 이유는 저도 미카 씨도 지금 선생님에 대해 미묘한 마음을 품고 있기 때문입니다.

"... 으응, 거기로 좋아."

무슨 말을 해도 콩깍지가 씌일 만큼 맹목적으로 사랑하고 있다면 지금도 이런 말 하나하나에 신경쓰지 않고 정면 돌파할 정도로 무적일 테지만 어설프게 이성적인 만큼 아무리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해도 좋고 나쁨의 분별을 해버리는 것이 저의 가장 큰 불행이고, 이 상황에서 저와 완전히 같은 행동을 취하는 미카 씨도 저와 똑같은 불행을 품은 동족입니다.

... 그건 그렇고 저는 둘째쳐도 미카 씨 앞에서 그 이름을 꺼내는 것은 너무 무신경한 것 아닌가요?

그도 그럴 게 눈앞에 있는 사람은 그 트리니티의 미카 씨인데요?

"그럼 선생님, 가자☆"

서글픈 마음도 잠시, 곧바로 태세를 전환한 미카 씨는 보란 듯이 선생님의 팔짱을 끼고 걷기 시작합니다. 그 일련의 동작 사이에 끼어들어 있던 도발적인 미소를 보며 저는 아무 일도 없다는 듯 미소로 화답하고 뒤따라 걷습니다. 여기서 얼마나 마음이 흔들리든 겉으로 드러내는 시점에서 저의 패배... 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까부터 계속되는 전쟁 상태는 어제오늘 시작된 것이 아니고 아직도 끝은 보이지 않습니다.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모를 이 전쟁에서는 상대의 공격에 효과가 없는 어필을 한 쪽의 패배입니다.

"..."

물론 미카 씨의 도발에 거의 무반응으로 대응한 제가 진 것은 아니지만 힘든 상황인 것은 변함없습니다.

저와 미카 씨는 분류하자면 동족이지만, 엄밀히 말해서 저와 미카 씨는 다릅니다. 저란 존재는 비유하자면 심하게 굳은 이성의 결정체로, 다른 말로는 소극적이라고도 합니다. 선생님에 왼팔에 꼭 달라붙은 미카 씨를 봤다면 오른팔에 달라붙으면 만사형통이지만 아무래도 제 이성이 기다리라고 제동을 걸어버립니다.

새삼스럽지만 저도 미카 씨도 사랑이라는 길에서는 선생님에게 완전히 반해 있습니다. 같은 시기에 같은 정도로 큰 사랑을 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나아가는 방향이 의도치 않게 교차하게 됩니다. 그러나 다시 말하지만, 저와 미카 씨는 다릅니다.

"최근 블랙마켓에서 약탈을 반복하는 아이들이 있다는 말을 오늘 들었거든. 두 사람 다 밤길은 조심해야 해?"

"걱정해줘서 고마워. 하지만 선생님이야말로 조심해야 한다구?"

자유분방하게 제멋대로 자란 말괄량이 공주 미카 씨가 선생님의 팔에 안겨도, 착한 아이를 연기하며 곱게만 자라왔던 우라와 하나코가 선생님을 껴안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습니다. 이 세계의 우라와 하나코가, 선생님이 보는 우라와 하나코가 과연 선생님의 팔을 껴안는 짓을 하는 걸까요? 격렬한 뇌내 토론을 거친 뒤 저는 아니라는 결론을 내립니다. 제가 껴안는다고 해도 저와 선생님의 관계가 어떻게 되는 것은 아니지만 현실적으로 살아온 저는 아무래도 체면을 신경쓰는 경향이 있습니다. 선생님이 껴안아도 좋다고 말한다 해도 그것이 우라와 하나코라는 캐릭터의 붕괴가 된다면 역시 해서는 안 된다고 이성이 제동하는 것입니다.

"아얏."

라는 고민를 하길 몇 초. 저는 대화 분위기를 무시하고 선생님의 등을 향해 달려들어 껴안습니다.

"아... 죄송합니다. 넘어져 버려서..."

"아, 아니, 신경쓰지 마. 하나코는 괜찮아?"

"후후훗... 네, 저는 괜찮아요."

껴안은 것은 고의지만 겉보기에는 사고. 그런 계산 하에 저는 곧바로 행동에 옮겼습니다.

우라와 하나코라는 선생님을 껴안는 이미지가 거의 아닌 존재가 선생님을 껴안는다는 기습이 선생님의 마음을 흔듭니다. 그 증거로 선생님의 목소리는 평소보다 조금 더 높고 저는 속으로 뿌듯함을 느낍니다. 설마 미카 씨도 제가 이럴 줄은 몰랐는지 알기 쉽게 눈을 휘둥그레 뜨고 놀라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 얼빠진 얼굴에 한쪽 입꼬리만 올린 미소로 보복합니다. 내친김에 또 넘어지면 위험하다며 선생님이 내민 손을 잡고 우아하게 걸으며 화룡점정을 찍습니다.

"..."

... 다만 그렇게까지 한 뒤의 제 얼굴은 김이 나올 정도로 붉게 달아오릅니다.

지금 이 순간 제가 무슨 생각을 하든 역시 선생님을 껴안으면 안 된다고 이성이 호소했음에도 선생님을 껴안을 수 있던 것은 역시 미카 씨의 존재가 크다 할 수 있습니다.

"선생님의 손, 따뜻하네요."

단적으로 말해서 지고 싶지 않았습니다.

당장 눈앞에서 선생님과 미카 씨가 꽁냥꽁냥하고 있는데 저는 손가락만 빨며 지켜보고 있다니, 답답하고 불쾌하고 재미없는 일입니다. 그래서 평소에는 얌전한 우라와 하나코 대신 미카 씨에게 지고 싶지 않다고 생각한 그 순간만큼은 욕망에 굉장히 충실한 우라와 하나코가 얼굴을 내밀었습니다.

물론 그것이 나쁘지는 않습니다. 단지 그 뒤 제 얼굴이 새빨개져서 선생님의 얼굴을 마주 볼 수 없다는... 저주에 가까운 마법에 걸릴 뿐입니다.

"..."

선생님의 얼굴을 볼 수 없어 대신 비슷한 눈높이의 미카 씨 쪽을 보자 미카 씨도 저처럼 얼굴을 붉힌 채 숙이고 있습니다.

저는 그렇다 해도 미카 씨가 얼굴을 붉히는 이유를 평범한 사람이라면 모르겠지만 저는 잘 알고 있습니다. 제가 선생님에게 한 대담한 행동 탓에 선생님을 향한 의식이 더욱 섬세하고 예민해졌고 본인이 지금까지 한 행동도 따져보면 대담했다는 것을 깨달은 얼굴입니다.

"... 두 사람 다 괜찮아?"

"응?! 뭔가 이상해 보였어...?"

"아까부터 왠지 보폭도 불규칙하고... 상태가 나쁘면 오늘은 돌아가서 쉴래?"

스스로의 의지로 한 행동이면서 뭘 그렇게 부끄러워하냐고, 저에게도 부메랑으로 돌아오는 말이지만 미카 씨에게 속으로 외칩니다. 태생이 어떻든 저희도 결국 한 명의 소녀이기 때문에 당연히 부끄러움은 있습니다.

하지만 곤란하게도 저희는 너무 부끄러워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저도 미카 씨도 사랑 따윈 해본 적 없어 안개 속을 더듬다가 살짝 닿은 선생님이라는 존재가 너무 따스해서 당황하는 나날입니다.

손을 잡으면 제 손보다 한 치수 더 큰 그 손이 제 연심을 부드럽게 쓰다듬어 줍니다. 팔짱을 끼면 선생님의 냄새가 비강을 간지럽히고 이성이 허물어집니다. 뒤에서 껴안으면 왠지 하면 안 될 짓을 하는 듯 해서 핑크빛 마음이 더욱 들뜨게 됩니다. 그것은 분명한 쾌락이자 삶의 보람입니다. 그 다음 무조건 괴로워진다는 것을 알면서도 닿게 되는 중독성이 제 인생을 미치게 만들고 승화시킵니다.

"아뇨, 그냥 우연이에요. 신경쓰지 않으셔도 괜찮으니 선생님이 말한 곳으로 계속 가죠?"

저도 미카 씨도 이상했던 것은 분명하지만 그것을 솔직하게 말하지 않고 적당히 얼버무리고 흐름을 끊습니다. 미카 씨도 제 말에 편승해 의기양양하게 앞으로 나아갑니다.

『선생님이랑 같이 먹어서 그런가 맛있어☆』라고 말한 뒤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이는 미카 씨를 보며 저도 얼굴이 붉어지는 사고가 있었지만 오늘의 식사는 아마도 나쁜 기분은 아니었습니다.

◇

저는 걸을 때 뒤꿈치부터 순서대로 발바닥, 발끝까지 부드럽게 닿듯 땅을 밟습니다. 언제부터냐고 묻는다면 모르겠지만 자연스럽게 이렇게 걷고 있었습니다. 다만 이 걸음걸이를 유지하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

이 걸음걸이는 발소리가 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소리에 민감해서 수업 중 창 밖에서 총소리가 나면 대부분의 학생들은 창문을 바라봅니다. 마찬가지로 사람은 발소리가 나는 쪽으로 자연스럽게 고개를 돌리게 됩니다.

당시 저는 트리니티라는 『아름다운 천사』인 척하는 『일신을 망치는 악마』가 가득한 이곳에서 성실하게 사는 것도 바보같고 질려서 절망하고 있었습니다. 원래 저는 고지식해서 『서면 작약, 앉으면 모란, 걷는 모습은 백합』이라고 할 정도로 품행이 단정하고 누가 봐도 대단하다고 생각할 만큼 공부에 열심이었습니다. 하지만 말한 것처럼 악마가 만연한 이곳에서 바르게 있어봤자 아무 의미도 없고 치켜세워지는 것도 싫어 기행을 벌이고 지금의 우라와 하나코가 탄생한 것입니다.

그런 과정에서 발소리를 지우는 걸음걸이가 저에게 침투했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저를 보는 일이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이 걸음걸이는 의외로 제 인생에 있어 많은 기여를 하고 있는데 단순하게 말해서 저에 대한 주목도를 낮추는 것이지만 실제로는...

"후우..."

『잠입』을 하기 쉬워집니다.

선생님과 미카 씨와 같이 저녁을 먹은 날 심야, 블랙마켓의 낡은 공장 내부 복도 벽에 등을 기대 조용히 숨을 고릅니다. 『오네스트 위시』라는 귀여운 이름의 애총을 들고 구석진 안쪽 큰 방에 모인 사람들의 대화를 엿듣습니다.

"..."

들리는 대화로 미루어 보아 역시 이곳의 집단은 오늘 선생님이 말한 『약탈을 반복하는 아이들』일 것입니다. 오늘 훔친 전리품을 신세 한탄을 섞어가며 확인하고 있습니다.

"흐음..."

이 정보를 얻었다는 것만 해도 입구의 문지기 역할의 학생 두 명과 싸운 보람이 있습니다. 원래부터 저는 전투가 특기는 아니여서 정면 승부는 대체적으로 불리합니다. 하지만 그런 위험을 무릅쓰고 얻은 정보에는 큰 가치가 있어 안심합니다.

"그럼..."

적은 바로 앞에 있지만 제가 가능한 일은 여기까지입니다. 저는 수적 우위를 뒤집을 정도의 일당백이 아니므로 여기서 취할 행동은 안전하게 이곳을 떠나 시스터후드의 연줄이든 뭐든 빌렸다는 식으로 적당히 얼버무려 선생님에게 방금 들은 정보를 전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발키리에 수사 신청서를 보내든 총학생회에서 자체적으로 대응하든 처리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결정하고 도망치기 위해 조용히 자리를 뜨려는 순간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윽...?!"

갑자기 폭발하는 소리가 근처에서 울리고 공장 전체가 몇 초간 흔들립니다. 그리고 시간 차를 두고 아까 안쪽 방에서 비명이 들려와 겁에 질린 채 조심스럽게 들여다보자...

"반가워! 그리고 잘가☆"

무너진 천장에서 내려오는 『그녀』는 공성추를 방불케 했고 잔해에 깔리는 학생들 사이 멀쩡한 학생들을 흙먼지 너머에서 쏘아갑니다. 아이언 사이트도 그립도 없이 한 손으로만 반동 제어를 하는데도 믿을 수 없을 만큼 정확하고 눈에 열화상 카메라나 심박 센서라도 탑재된 듯 시야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백발백중, 생물 병기라고 해도 될 정도입니다.

"이크...?!"

조용히 전장을 지켜보고 있는데 기척을 감지했는지 흙먼지를 뚫고 총알이 예리하게 머리를 향해 날아와 곧바로 몸을 숨기고 단말마를 듣는 데에만 전념합니다.

상당히 많은 숫자였을 텐데 얼마 지나지 않아 소리가 완전히 없어졌고 식은땀이 뺨을 타고 흐릅니다.

"응... 너무 과했을지도."

쓴웃음을 지으며 반성하는 그녀에게는 긴장감이 하나도 없고 쌓인 잔해더미 산의 꼭대기에 앉아 숨을 고르고 있습니다.

"지나쳤다는 자각은 있네요?"

이런 상황에서는 놀랄 여유조차 없어서 곧바로 자리를 떠나도 좋았을 터지만 모처럼이니 말을 걸기로 합니다.

말을 걸자 그녀, 미카 씨는 일어나 기지개를 켜고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합니다.

"생각보다 약해서. 다음부터는 힘 조절할게."

그 말을 듣고 저도 깊은 한숨을 내쉽니다. 그 전력을 약하다고 할 정도인 미카 씨의 강함은 알고 있었지만 눈으로 직접 볼 때마다 평가가 점점 더 올라갑니다. 지금까지는 단신으로 하나의 조직이나 단체와 맞먹는 전력이라고 생각했지만 이 기세라면 학교 하나를 괴멸시킬 수 있을 정도입니다.

"... 저도 잠입 조사를 하고 있었지만 의미가 없어졌네요."

"법의 힘이 닿지 않는 곳에서는 역시 무력이지."

미카 씨가 총을 어루만지며 말합니다.

"그래서 이제 어떻게 하실 건가요? 잔해에 파묻힌 분들을 구조하나요?"

"잔해에 파묻혔다고 말할 정도로 심한 것도 아니고 죽지는 않을 테니 그냥 놔두지 뭐."

대화를 나누는 중 어느새 미카 씨가 잔해더미에서 뛰어내려 먼지를 털고 이쪽으로 향합니다.

"그럼 선생님에게는 보고하나요?"

"으응, 안 해. 그냥 자폭한 걸로 해두려고."

"미카 씨의 공로인데요? 분명 선생님 뿐만 아니라 발키리에서도 감사를 표할 거고 그러면 트리니티에서의 평판도 좋아질 수도 있어요."

"그런 건 상관없어. 내가 마녀라는 건 이미 일종의 밈이 되어버렸고. 게다가 선생님에게 보고하면 선생님이 걱정하고 화낼 거라고."

그녀의 표정은 조금 덧없으면서도 천진난만해서 방금까지 이곳을 파괴한 사람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이 전과를 자신만만하게 자랑이라도 하면 쉽게 대할 수 있었겠지만 그런 쓸쓸한 분위기를 내며 복잡미묘하게 말했기에 저라고 해도 놀리는 대신 동정의 눈빛을 보냅니다.

저도 미카 씨도 『선생님을 돕기 위해서』라는 목적으로 각각 행동에 나섰지만 곤란하게도 저희 둘 모두 칭찬을 받기 위해 움직인 것은 아닙니다.

물론 열심히 노력한 부분을 칭찬받는 것은 기쁘지만 그 이상으로 저희들은 선생님에게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았고, 제 눈동자에 비치는 것은 슬픈 표정의 선생님이 아닌 미소짓는 선생님 뿐이기를 바라는 간절한 소망이 있어 저희들은 아무것도 모르고 아무것도 하지 않은 부외자 행세를 합니다.

그래서 오늘도 범죄 집단의 수수께끼의 자폭극이 일어납니다.

"그러니까 너도 신고하지 마?"

"네, 저도 선생님이 걱정하고 화내는 건 싫으니까요..."

쓰러진 학생들이 불쌍하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어떤 입장이든지 자신의 불행에 대한 책임을 세상의 탓으로 돌리는 것은 가여운 일이고 범죄자라도 불쌍하다고 생각한 저야말로 불쌍하다고 진리에 가까워진 기분으로 이곳을 떠나는 미카 씨를 따라갑니다.

사랑에 눈이 멀어 노골적으로 칭찬받거나 우위에 서기 위해 노력했다면 생각할 거리도 적고 오히려 행복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저희는 예민해서 어찌 할 수 없는 사람이었고 그것을 다시금 확인하게 됩니다.

"... 그렇게 빤히 보고 있는데 뭐 할 말이라도 있어?"

"네...?"

앞을 걷는 미카 씨는 필연적으로 뒤를 볼 수 없을 텐데 제 시선을 등 너머로 감지한 듯한 모습에 놀라 목소리가 커집니다.

"..."

역시 아무리 예민하고 겸손하다고 해도 무력은 귀엽게 볼 수 없습니다. 선생님은 밤길을 조심하라고 말했지만, 덧붙이자면 밤길과 『사랑에 빠진 소녀』를... 조심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

"... 그러고 보니 미카 씨, 통금 시간 지나지 않았나요?"

"응?! 무, 무슨 말인지 모르겠는데?!"

어두컴컴한 공장 복도를 걷는 도중 내 뒤를 걷는 우라와 하나코가 그렇게 말한다.

지금은 밤 12시30분. 아가씨가 많은 트리니티에서 이 시간에는 대부분의 학생이 자고 있을 것이다. 밤샘은 피부의 적이라든가, 올바른 생활을 위해서라든가, 각양각색의 이유로 모두가 잠자리에 든다.

그런 격식과 의식이 높은 트리니티에서는 당연하게도 통금은 이미 한참 전에 지났고 당연히 나도 알고 있다. 단지 그런 것을 엄격히 지킬 만큼 나는 착한 아이가 아니다.

"... 그렇게 치면 너도 통금 시간은 지났잖아?"

"우후후, 블랙마켓에는 이런 말이 있죠. 『들키지 않으면 범죄가 아니다』라고."

"..."

뒤돌아보며 우라와 하나코에게 미묘한 표정을 짓는 나. 나도 그렇지만 우라와 하나코도 상당한 문제아다. 그것도 나와 다르게 겉으로는 깨끗한 척 하는 표리부동이 있어 항상 마녀라고 불리는 나보다도 질이 나쁘다.

게다가 통금 시간까지 어기며 한 일이 여기 있던 집단의 조사라니 종잡을 수가 없다. 수치도 평판도 신경쓰지 않게 된 나는 몰라도 무력도 없고 악명도 없는 우라와 하나코는 다른 아가씨처럼 조용히 잠이나 자고 있으면 되는데 분수에 맞지 않는 행동에 집착할까, 잠시 생각한 나는 어처구니가 없어지기 시작한다.

"뭣하면 이거 네 공적으로 해도 되는데? 그럼 선생님에게 칭찬받을 수 있을지도?"

"아뇨, 저는 선생님의 관심을 받기 위해 이곳에 온 것은 아니므로 사양할게요."

그럼 뭐하러 온 거야, 라는 말을 하려다가 입을 다문다.

묻지 않아도 대답은 이미 알고 있다. 선생님의 걱정을 무릅쓰고 여기까지 온 것이다. 조금이라도 선생님이 안전할 수 있도록 과한 리스크 헷지를 실행한 결과가 이것이다.

그렇게까지 생각하면 그 생각은 전부 자신에게 되돌아온다.

"... 그렇구나."

"네. 저도 미카 씨도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 그렇죠?"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고 누구라도 반드시 무리를 지어 생활하고 있다. 티타임이나 시스터후드가 알기 쉬운 예시로, 조직을 만들고 계급에 따라 세상이 돌아간다. 그것이 이 세상의 절대적인 구조다.

하지만 내가 말하기를 사람이 사회적 동물이라고 해도 나라는 사람은 유일한 개인이었다. 무리를 만들 생각도 어느 무리에 들어갈 생각도 없었고, 내가 티타임에 들어간 것도 모든 것이 정해진 순리로 나의 의지는 없었다. 혼자서 느긋하게 걷고 있으면 어느새 나에게 붙는 사람이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무리를 짓고 싶은 사람들의 모임이 있어도 나의 입장은 앞에서 혼자 걷는 개인일 뿐이었다.

그래서 나라는 존재는 유일했지만, 샬레라는 조직에 속한 이상 나도 유일을 졸업하지 않으면 안 된다.

한 가지 중요한 것은 트리니티에 있어 내가 무슨 존재인가 하는 것이다.

나는 이 세상의 압도적인 승자로 태어났음에도 행복도는 이상할 정도로 낮았다. 원하는 것은 뭐든 손에 넣을 수 있는 환경, 권력이나 사랑 같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조차 손에 잡히는 순탄한 삶, 오렌지 주스가 먹고 싶어 왼손을 내밀면 누군가 가져오고 동시에 사과 주스가 먹고 싶어 오른손을 내밀면 다른 누군가가 가져오는 어린 시절을 보냈고 어느덧 나도 깨닫고 말았다.

재미없다, 라고.

사랑이라고 하면 듣기 좋지만 나에게 헌신하는 사람도 내 권력의 콩고물을 원할 뿐 나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은 어디에도 없을 것이다. 물론 있을지도 모르지만 설탕 속 돌멩이 하나를 찾기는 쉬워도 돌멩이 속 설탕 하나를 찾기는 어려운 것처럼 그런 설탕 하나가 내 눈에 들어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래서 나는 그 더러운 돌무더기에 속하는 것이 싫었고 추대받거나 무리의 중심이 되는 것도 싫었다. 그래서 내가 유일한 개인이라는 것은 사실임과 동시에 나의 소망이기도 했다.

나는 이 더러운 돌이 굴러다니는 트리니티에서 유일한 개인이 되고 싶었다.

그리고 그 유일하고 싶다는 소망은 결코 유일하지 않다. 내 뒤를 걷는 사람도 나와 같은 것이다.

"왜 그러시나요...?"

멈춰서서 뒤돌아보고 침묵한다.

처음으로 우라와 하나코를 봤을 때 나는 무심코 웃음이 터질 뻔 했다. 죽은 물고기같은 눈으로 복도를 걷는 모습이 너무 알기 쉬워서 동정하기도 전에 웃음이 치밀었다. 살아있지만 생기가 전혀 없는 눈에 보이는 유령과도 같았다.

그래도 바로 냉정해진 뒤 나는 우라와 하나코의 이미지를 『보이는 유령』에서 『나와 같은 존재』로 수정했다. 분명 트리니티라는 족속들을 깨닫고 세상이 끝난 듯한 표정을 짓고 있으니 옛날의 나를 보는 듯 해서 재미있으면서도 싫었다. 동시에 이 사람도 세상을 재미있다고 느끼지 못하는 불쌍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트리니티의 돌무더기처럼 청순한 이기주의자라면 그런 표정을 하지 않을 텐데 너무 똑똑하고 착해서 타인에게 절망해버린 것이다.

그래서 나도 우라와 하나코도 그런 암흑기를 거치며 적당하게 변해버렸다. 나는 생각없이 제멋대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우라와 하나코는 스스로의 품격을 낮추기 위해 기행을 벌였다. 그 결과 나는 에덴 조약으로 돌이킬 수 없는 짓을 했고, 우라와 하나코는 트리니티에서 문답무용으로 위험한 사람이라는 낙인이 찍혀 고립되었다. 결말은 매우 슬프지만 우라와 하나코라는 나와 같은 고민의 존재가 나와 같은 운명을 걷는 것을 보며 세상의 추악함을 깨달은 결말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해서 기분이 썩 나쁘지는 않았다.

"... 으응, 아무것도 아니야."

그렇게 과오를 범하다가 우리는 같은 때 선생님의 도움을 받았고 같은 때 선생님에게 사랑을 했다.

과오를 범한 우리를 용서하는 사람이, 절망에 빠진 우리를 구원하는 사람이 눈앞에 나타났다. 그렇다면 그 뒤 어떻게 될 지는 불 보듯 뻔했고, 두 명의 사랑에 빠진 소녀가 탄생했다.

우리는 같은 길을 나아가 같은 지점을 지났다. 앞으로도 같은 길을 걷는지 묻는다면 딱히 그럴 리는 없겠지만 재미있을 정도로... 아니, 너무 심해서 재미없을 정도로 우리의 행동은 닮아 있다. 서투른 부분이나, 허술한 어프로치나, 결국 선생님을 저녁에 초대하려는 때나 이번처럼 위험한 존재를 배제하려는 움직임마저 닮았다.

과거가 겹치면 미래도 겹친다... 어릴 적 생이별한 가족이라고 해도 납득할 것 같았다. 행동 원칙과 이념도 비슷하고, 사물에 대한 내 생각은 대부분 우라와 하나코와 같고, 내가 몹시 슬픈 표정이면 우라와 하나코도 몹시 슬픈 표정이고, 내 얼굴이 익을 듯 새빨갛게 달아오르면 우라와 하나코도 마찬가지로 새빨갛게 달아오른다. 그 극치는 이렇게 닮았다는 생각조차 우라와 하나코와 닮은 것으로 우리들은 거울이다.

"... 새삼스럽지만 왜 따라오는 거야?"

"가는 길이 같으니까... 라는 이유로는 안 되나요?"

블랙마켓의 화려한 네온에 비춰 우라와 하나코가 미소지으며 말한다.

확실히 우리는 둘 다 트리니티 소속이므로 가는 길은 같다.

그리고 우리는 둘 다 트리니티 소속으로 돌아가야 하는 것도 같다.

"..."

따라오면 안 되는 것은 아니지만 따라오는 것도 왠지 싫어서 한 소리 했지만 우라와 하나코의 정론에 반박할 말이 없어 불만을 가지면서도 다시 정면을 향해 걷는다.

"... 감사합니다. 솔직히 말해서 저 혼자 블랙마켓을 돌아다니는건 무서워서... 미카 씨가 있어서 엄청 든든하네요."

그렇다면 무리하지 않으면 될 텐데, 라고 내가 말할 자격은 없다. 우라와 하나코도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열심히... 하고 있다. 똑같이 사랑에 빠진 소녀로서 그것을 바보 취급하거나 비난할 수 없다.

다만 그건 그것대로 같은 사람을 사랑하는 것에 나는 화가 난다.

같은 처지라면 대개는 친해질 수 있지만 거기서 친해질 수 없는 것이 나와 우라와 하나코라는 인물의 문제였다.

트리니티라는 지옥같은 상자정원에서 나를 이해해줄 수 있는 사람이 있었다. 둘도 없는 존재로 보이지만 사실 나와 같은 존재가 있다는 것은 절망하는 나의 모습을 3인칭으로 보는 듯 해서 소름이 끼쳤다. 그래서 선생님을 좋아하게 되기 전에는 일절 관계를 맺지 않았고 선생님을 좋아하게 된 이후로도 서로를 알아가는 일은 없었다.

왜냐하면 내가 선생님을 제일 좋아하고 있으니까. 재미없는 인생에서 빛난 이 반짝임은 나에게 모든 것과 같고, 그래서 이 마음은 양보할 수 없다.

그리고 그것은 우라와 하나코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친해질 수 없다. 같은 처지여서 친해지는 것이 아니라, 같은 처지여서 친해지고 싶지 않다. 이것이 나와 우라와 하나코의 공통된 인식이다.

"누가 보면 귀찮아지니까 이상한 짓은 하지 마?"

"... 네! 당연하죠."

유령도시로 착각할 정도로 조용하고 인적도 없는 길에서 내 대답에 왜인지 기뻐하는 우라와 하나코를 보며 신기하게 나도 기뻐지는 이상 현상이... 나에게 발생하고 있었다.

◇

『선생님, 깨어 있어?』

그 뒤 기숙사 벽을 기어 창 밖에서 몰래 방으로 돌아간 나는 이불을 뒤집어쓰고 선생님에게 메시지를 보낸다. 이런 시간에 연락하는 것은 폐가 될지도 모르지만 아무튼 나에게는 『잠이 오지 않아서...』라는 최강의 면죄부가 있다. 이것을 보면 상냥한 선생님이 조금은 어울려 준다는 확신이 있다. 그래서 오늘은 조금 더 나아가기로 한다.

『혹시나 해서 묻는데 방금까지 하나코와 같이 있었어?』

"윽?!"

이런 시간에 답장이 올지 안 올지는 반반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선생님이 강속구를 꽂는 바람에 누워 있던 몸이 벌떡 일어선다.

『아니, 갑자기 왜?』

『거의 같은 시각에 하나코도 비슷한 연락을 해서 혹시나 했는데 생각해보니 통금 시간이 지나서 아니겠네.』

"그 녀석..."

뭐하는 짓이야 그 여자... 라고 지금쯤 저쪽도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최강의 면죄부를 한 손에 들고 자기 전 조촐하지만 우아한 한때를 보내려 했는데 이 모양이다. 우라와 하나코라는 존재는 떨어져 있어도 내 앞에 그림자를 드리우는 걸까.

『그래서 이런 시간에 무슨 일이야?』

『왠지 잠이 오지 않아서... 그래서 말인데 잠깐 이야기하지 않을래?』

『방금 하나코도 똑같은 메시지를 보냈는데 진짜 같이 있는 거 아니지?』

"어이."

무심코 태클을 걸어버린다.

지금까지 우라와 하나코와 나는 같은 존재라고 생각하고 느꼈지만 완전히 똑같지는 않다. 그래서 지금 선생님에게 메시지를 보내는 것은 나뿐이었어야 했는데 왜인지 같은 시간에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미안. 생각해 보니 이런 시간이라면 폐가 될 것 같으니 나중에 다시 이야기하자. 잘 자☆』

나와 선생님이 일대일로 이야기하는 것이라면 좋지만 나와 우라와 하나코가 동시에 선생님과 이야기하자는 것은 다른 상황이다. 선생님을 곤란하게 만들고 싶지 않아서 나는 생각할 겨를도 없이 일찌감치 대화를 끝낸다.

"하아..."

어쩔 수 없지만 오늘 정도는 자기 전 조촐하지만 행복한 한때를 우라와 하나코에게 양보한다. 그런 생각을 하며 잠에 든 뒤, 나중에 우라와 하나코도 같은 이유로 대화를 끝냈다는 사실을 듣고 나는 할 말을 잃었다.

~~~~~~~~~~

"하암..."

전철을 따라 흔들리며 꾸벅꾸벅 조는 늦은 오후. 단정치 못하게 크게 하품하고 눈을 감으면 금방이라도 잠들 것 같아서 휴대전화를 들고 뉴스를 들여다봅니다. 졸릴 때 어려운 정보가 머리에 들어오는지와는 별개로 계속 생각한다면 머리도 맑아질 것이란 생각입니다.

"후아아암..."

하품이 멈추지 않고 눈물이 나옵니다. 어제는 딱히 적게 잔 것도 아니지만 어찌된 일인지 눈을 뜬 뒤 쭉 졸리고 그 탓에 준비하는 데 시간이 걸려 지금까지 기차역으로 달려왔는데 햇살이 기분 좋아서 금방이라도 꿈의 세계로 갈 것만 같습니다.

지금부터 선생님을 만나러 가는데 잠이라도 들어 내릴 역을 놓친다면 큰일입니다.

"앗...!"

잠결에 들린 목적지 역에 반쯤 감겼던 눈이 떠집니다.

선생님에게 연락은 했으니 남은 일은 가는 것 뿐. 그런 생각을 하며 무심코 옆을 보자 마침 옆 칸에서 내린 미카 씨와 눈이 딱 마주치고 시간이 멈춥니다.

"..."

"..."

서로가 서로를 확인한 뒤 한 마디도 없이 침묵합니다.

침묵 속 미카 씨의 옷차림을 힐끗 쳐다보면 최선을 다해 치장한 노력과 고생이 느껴져 내심 쓴웃음을 짓습니다. 굳이 옷차림을 보지 않아도 여기서 내린다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저처럼 선생님을 만나러 온 것입니다.

"..."

그것을 확인했기 때문이라는 이유는 아니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비슷한 행동의 미카 씨를 확인한 저는 그대로 개찰구까지 달리기 시작합니다. 당황하며 저를 뒤쫓는 미카 씨를 뒤로 하고 개찰구를 빠져나온 뒤에도 샬레까지 달려가며 그대로 영문 모를 레이스가 시작됩니다.

물론 빨간 불이 켜졌을 땐 저도 미카 씨도 제대로 멈추지만 그 동안 저희가 대화를 나눈 적은 없습니다.

딱히 사이가 나쁘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왠지 말하면 안 될 듯한 분위기가 있어 어느 쪽도 파란 불만 기다릴 뿐입니다.

"하아... 하아..."

"두, 둘 다 왜 그래...?"

숨을 헐떡이며 샬레에 도착하면 책상에 앉아 있던 선생님과 그 뒤에 있던 오늘의 당번, 호시노 씨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알 수 없는 자존심 싸움으로 짧지 않은 거리를 전력질주 했으니 숨이 넘어갈 듯 보인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허리를 굽히고 숨을 몰아쉬는 저희는 어떻게 봐도 평범한 상황이 아닙니다.

"시, 신경쓰지 않으셔도... 그냥 조금 달렸을 뿐이에요..."

"그, 그래...?"

사실을 말했을 뿐이지만 저 자신이 그 사실을 납득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새삼스럽게 생각해보면 어째서 이런 일을 했는가, 왠지 레이스가 시작되어 지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지만 반대로 말하면 그것 뿐입니다. 왜 이런 일을 시작했는지 이유를 모른 채 미카 씨를 보면 미카 씨도 형용하기 어려운 표정으로 저를 힐끔 쳐다보고 있어 왠지 모르게 이해합니다.

미카 씨도 왜 이런 일을 했는지 궁금하다는 생각입니다...

"으헤~ 아저씨 조금 졸릴지도~ 그러니까 선생, 잠깐 같이 낮잠 자지 않을래?"

"... 허?"

그런 뭐라 말할 수 없는 분위기에서 갑자기 호시노 씨가 던진 말에 저희는 어안이 벙벙합니다. 게다가 앉은 선생님을 뒤에서 껴안고 속삭인 뒤 도발적인 미소로 이쪽을 바라보는 그 짜증나는 모습에 제 옆의 미카 씨는 불쾌감을 숨기지도 않고 소리를 냅니다.

"..."

딱히 저희가 무언가를 한 것도 아닌데 갑자기 이런 어필을 하면 선전포고라고 봐도 좋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꾸미고 온 저희 때문에 독점욕이 생긴 걸까요."

옆에 있는 미카 씨에게만 들릴 정도로 작게 중얼거립니다.

확실히 호시노 씨 입장에서 저희가 놀러오는 것은 달갑지 않습니다. 모처럼 당번이라는 아무런 위화감 없이 선생님과 단 둘이 있을 수 있는 입장인데 저희가 놀러와 버리면 그 우위성도 사라져 버리게 됩니다.

마음은 이해할 수 있지만 그건 그거고...

"저기, 우리들 말이야... 동족이잖아?"

저쪽에서 꽁냥꽁냥대는 호시노 씨와 선생님을 보며 미카 씨는 실소를 지으며 그런 말을 합니다.

"... 네, 저희들은 동족이에요?"

저는 딱히 고민할 것도 없이 한 손을 뺨에 대고 생긋 웃으며 대답합니다.

동족... 그렇게 단언한 것은 지금 미카 씨의 생각을 저도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희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을 독점하는 것도 모자라 도발까지 받았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동족이라는 것을 확인하고 잠시 침묵한 뒤 저희는 입을 모아 말합니다.

"그럼 우선 저 년부터..."

"그럼 우선 저 년부터..."

목표는 선생님에게 달라붙은 저 짜증나는 여자.

"... 부숴버릴까요♡"

"... 부숴버릴까☆"

소녀의 사랑을 자극해서는 안 됩니다.

왜냐하면 이것은 전쟁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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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블루 아카이브·23.12.23번역

[소설핫산] 무엇을 하려거든 사랑을 하라

#소설
좋아요 0댓글 7저장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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は
はる작가
게시물 10개
ㅇDC
ㅇㅇ(소설핫산)번역
외부 링크디시인사이드아카라이브pixiv
게시일2023.12.23 13:47
조회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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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7

나
ㅇDC
ㅇㅇ123.12.23
디시콘
ㅇDC
ㅇㅇ223.12.23

존내살벌하네;;

ㅇDC
ㅇㅇ323.12.23

메시지 씬 빵터졌네ㅋㅋ

ㅇDC
ㅇㅇ423.12.23

미러미러 ㄷㄷ

ㅇDC
ㅇㅇ523.12.24

진짜 그럴듯하게 잘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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