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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아카이브소설)피폐) 학생 버릇 고쳐주기 -쿠로다테 하루나편-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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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루나씨? 무슨 일 있나요? 얼굴이 수심에 잠기셨는데"

"아아. 선생님이랑 대화를 나눴는데... 아무래도 제가 그 분의 심기를 거스른 것 같군요."

문자 하나. 그 살아있지도 않은 구차한 데이터 쪼가리 하나 때문에...

ㄴ그래. 네 말이 다 맞다. 하루나. 아주 잘했어.

"어머. 선생님이 비꼬는 말투라니. 예사롭지 않은 걸요?"

"제 솔루션이 선생님께선 공감이 가지 않나 봅니다."

"후훗. 개의치 마세요 하루나씨. 신념이란 남들과 부딪히면서 더 강해지는 법이랍니다? 금속을 담금질하는 것처럼요."

아카리... 너도 참 악질이야. 흥미 본위 때문에 뒤에서 헛바람을 넣잖아. 그러면서 본인만 빠져나가고.

"그럼 이 참에 라멘 맛집을 찾자! 선생님은 라멘 좋아하잖아? 화해의 표시로 데려가면 돼."

"후훗. 그냥 준코씨가 라멘을 먹고 싶은 거 아니에요?"

"그, 그렇기도 하지만! 일석이조 아냐? 히히"

"맞다! 이 근방에 아이스크림을 넣은 라멘집이 있대. 한 번 가보자 하루나"

격에 맞지 않은 식객 두 명... 먹는 걸 좋아하는 걸 빼곤 딱히 접점도 없었는데 왜 데리고 다녔을까.

소격 효과... 그래. 그 말이 딱 떠오른다.

극에 몰입하지 않아야 비판적 사고를 가질 수 있다...

오랫동안 갇히면서 천천히 돌아보니 해답 언저리가 보이는 기분이다.

신나게 달려왔지만 애초에 탈선된 선로였다고. 처음부터 잘못되었구나. 하고

***

"미식연구회는 이제 끝..."

쿠로다테 하루나는 천천히 밖으로 걸어나간다.

기력이 모두 빠져나가 몸은 천근만근,

지하 감옥의 먼지들 때문에 기관지염이라도 걸렸는지

숨을 쉴 때마다 날붙이를 씹는 듯 목이 아파왔다.

"이히히..."

유리로 된 현관문을 열 때. 자신의 몰골이 비추어 보인다.

비싼 옷들은 솔기가 다 빠져나가고, 볼살이 꺼져가 광대뼈가 드러나고 있다.

"쏘, 쏘지마! 우리한텐 다이너마이트가 있으니까!"

"노벨상의 시초로 다윈상을 받는다. 기념비적 아닌가요?"

"이상한 소리 하지 마 아카리!"

운동장에선 예상했듯이. 부원들이 대치하고 있었다. 옅은 실소를 머금으며 그 곳으로 향한다.

'또각... 또각...'

탈옥수를 발견했음에도 아무도 나서지 않는다. 그럴 필요가 없을 정도로 위태로운 거동이다.

"하루나다."

"하루나?... 하루나 맞지?"

그토록 만나고 싶던 부장과 조우했음에도 미식연 역시 선뜻 나설 용기가 나지 않았다.

"네에... 저랍니다? 게헨나의 유일무이한 미식가. 쿠로다테 하루나... 하하."

"물러나! 부원들과 탈옥을 계획한 모양인데. 내가 서있는 한 절대 불허할 거야."

히나가 없는 지금 이오리가 공명심을 품고 총구를 들이밀었다.

"푸흡!!!"

하루나는 천박하게 보일 정도로 웃기 시작했다. 침들이 용솟음 치며 그대로 자신에게 뿌려진다.

"부원... 탈옥... 뭔 허무맹랑한 개소리인지 원..."

"뭐, 뭣?"

"전 말이죠. 은사도 죽이려 한 여자랍니다? 그런데 고작 식충 몇 마리한테 목숨까지 걸 것 같아요?"

"하루나......"

"푸흡! 꺄하하하하하!!!"

하루나는 광소를 지었다. 배가 찢어질 듯 아프고 눈물이 찔끔 나온다.

곧 웃는 것인지 우는 것인지 분간이 가지 않을 때 쯤. 간신히 숨을 쉰다.

"미친년... 반성의 여지가 없구나"

"제가 뭘요!? 반성이라니. 웃기지도 않아서. 애초에 선생이란 작자가 그까짓 테러에 휘말려서 중태라니... 사람을 잘못 봤네요! 그렇게 나약한 인간인 줄 알았다면 신경 쓰지도 않았을텐데!"

"뭐?..."

"어차피 벌어질 일이었다고요! 네? 선생님도 죽을 각오로 키보토스에 왔을테니까! 미식을 위한 과정 때문에 기꺼이 희생하셨으니 그건 호상 아닐까요? 호호호!"

정신이 나가버렸구나. 모두들 말하지 않아도 뜻이 통하였다.

"그러지마 하루나... 일단 안정을 취하면서-"

"손 때세요 천민 주제에!"

"...에?"

준코를 뿌리친 뒤 삿대질을 하며 적대한다.

"불쌍해보여서 데리고 다닌 건데 같은 급인줄 알고 착각하시네요?"

"하루나..."

"이즈미도 마찬가지랍니다. 오늘은 또 어떤 구역질 나는 걸 처먹을까 싶어, 심심풀이로 입부 시켰죠. 흐흐..."

"......"

"아카리가 그나마 쓸만했는데 아쉽네요. 마음에 안 드는 식당 거덜내는데 당신 만한 게 없는데..."

"왜 그러는 거에요?..."

"이제 다 끝입니다! 눈엣가시인 히나 선도부장이랑 선생도 처리했으니... 이제 날 막을 것 없다구요!!!"

세상이 떠날 기세로 도발을 걸었지만, 아무도 총을 쏘지 못했다.

죽음을 갈구하는 듯한 아슬아슬한 곡예. 도를 넘어서는 광기는 오히려 경외심만을 불러올 뿐이었다.

"뭣들 하고 계신가요? 무장한 사람은 나 하나인데 다들 겁먹어선... 역시 선도부는 히나가 없으면 오합지졸이신가?"

하루나의 저격 소총에서 연기가 피어오른다. 다 죽어가는 마당에 마지막 회광반조인지는 몰라도,

총알에 피격 당한 선도부원들은 맥을 못추리고 넘어진다.

"...쏴! 대응 사격!"

"으으..."

다들 내키지 않는 표정으로 총을 쏘기 시작한다. 움직이지 않는 생물 표적.

더할 나위 없는 최고의 사냥감이지만 쓰러뜨리지 못한다.

"하아... 하아..."

"안돼! 이러다 진짜 죽겠어!"

준코의 애원에도 하루나는 포기하지 않았다. 떨리는 손으로 탄창을 갈아 끼운 다음 조준경에 집중한다.

"그만."

익숙한 육성에 선도부원들은 복종했다. 직무 정지 이후 일선에서 물러난 히나였다.

"......아아. 당신이군요."

"쿠로다테 하루나. 무슨 심산이지?"

"보면 몰라요? 그 쪽이 없는 틈을 타 탈옥을 감행하고 있습니다."

"그래?"

"방해하지 말고 썩 꺼지세요... 외견 뿐만 아니라 내면도 애새끼 같아선... 기댈 어른이 없으니 또 풀이 죽었네요."

"흐음..."

히나는 아랑곳하지 않고 접근했다. 잠옷차림에 주무장인 기관총도 없는 그녀에게, 적의 따윈 보이지 않았다.

"오지 말라고!"

하루나의 총탄이 히나의 이마를 맞췄다. 하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발걸음을 옮긴다.

"치나츠."

"...네."

그저 안쓰럽다는 표정으로 의료진을 호출했다.

"뭐, 뭔가요?... 무슨 수작-"

"너한테는 여러모로 실망했어. 쿠로다테 하루나."

출혈이 심해진다. 현기증이 유발되어 제자리에서 넘어져 버렸다.

하루나는 본인이 매도했던 그 꼬마보다 더 밑으로 내려갔다.

"고작 생각해낸게 도망이라니. 너 같은 사상범은 좀 의연할까 기대했는데 말야."

"뭐라...고요?"

"다 알고 있어. 밤마다 머리를 찧는 소리도, 혀를 깨물어대서 재갈을 물렸다는 것도. 직무가 정지 당한 지금까지 보고 받거든."

"에에.....?"

"넌 도저히 자력으로 죽을 수가 없어서, 도움을 요청한 거잖아. 아주 비겁하구나. 누군가를 살인범으로 만들면서까지 본인은 편해지겠다는 심보가. 끝까지 민폐만 끼칠 생각이라니..."

"후욱... 후욱..."

"마침 내가 징계를 받아 흉흉한 지금이 적기라 생각했어? 우릴 만만하게 보지 마."

의도를 간파 당한 시점부터 쌓인 고통들이 한 번에 몰아치는 기분이다.

오한이 찾아와 덜덜 떨고 있던 하루나에게, 치나츠가 다가와 약물을 투여했다.

"하지 마... 하지 마! 죽게 놔두란 말야......"

"절대 네 생각대로 두진 않아... 치나츠. 제대로 지혈하도록 해."

"크아아아아아악!!!"

무수한 총격에도 신음 한 번 내지 않았던 하루나는, 자신을 살리려는 손길 한 번에 완전히 침몰하였다.

"넌 죽고 싶어도 못 죽어."

"으윽...! 으으으...!"

머리에서 피가 흘러내린다. 그날 하루나는 다시 태어난 것이다.

성수 대신 피로 세례를 마치며, 죄를 씻지 않고 덧댄 끝에

미식가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구천을 떠도는 객귀로 환생했다.

***

여긴 트리니티

생존의 불확실성이 짙어지자. 흥미롭게도 학생들의 반응도 다채로웠다.

직접 의료를 위해 선생과 접촉하는 구호기사단은... 아마 죽음의 4단계에서 5단계 사이정도려나

우울과 수용 사이에서 미네 단장은 결국 전화기를 들었다.

"나나가미 님. 구호기사단장 아오모리 미네입니다."

"네. 어쩐 일로..."

반듯했던 목소리가 그간의 압박감 때문에 맥아리가 없어졌다. 살짝 미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해야 할 말은 해야 했다.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했지만, 아직 선생님의 의식은 회복하지 못했습니다."

"그렇군요..."

"선생님은 의사 전달이 불가능하니 보호자분들과 상의를 해봐야 합니다. 상위 병원으로 옮길지... 연명치료에 대한 의향서 작성도 필요해서... 혹시 연락망 아시나요?"

"......"

순응할 시간을 충분히 주었지만, 린은 묵묵부답이었다.

"나나가미씨? 듣고 있나요?"

"......"

"저기요? 나나가미씨!"

"아, 네. 그니까... 선생님의 연락망 문제죠?"

"네. 회장 대행 신분이라면 아실 것 같아 연락드렸습니다."

"그게... 죄송하지만, 저도 모르겠습니다."

"모른다고요?"

"네... 죄송합니다. 나중에-"

린은 무언가에 쫓기듯 핸드폰을 꺼버렸다. 꽤나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 선생님의 가족이라거나 출신이라거나.

그에 대한 호구조사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

정확히 짚자면, 알 생각도 하지 않았었지.

'린쨩~'

'누가 린쨩입니까.'

분명 선생님이 먼저 다가왔는데 거리를 두었다. 서서히 지워져 가던 선생의 얼굴이 기억나자, 린의 호흡이 가팔라진다.

"후우... 후우... 후우..."

손과 발에 땀이 맺고 턱 밑까지 물이 차오른 듯 숨을 쉬기가 힘들다.

가슴을 손으로 두드리며 호흡을 유도한 끝에 공황에서 빠져나온다. 그리곤 아무 일도 없단 듯이 다시 일에 매진한다.

이렇게 바빠야만 누군가가 자신을 꾸짖지 않을 거란 안심이 든다.

"호록~"

티파티의 다과회실. 미카가 소리 나게 차를 흡입해도 아무도 눈치를 주지 않는다.

"......훗."

잠시 주위를 둘러보다가 쓴웃음을 짓는다. 딱히 궁금하지 않아도 비위를 맞추기 위해 묻는다.

"재밌는 거라도 생각났나 미카?"

"아니... 별 건 아니야."

미카의 상태는 심히 불안정했다. 부정과 분노 반응까진 정석적이었으나,

지금은 공허한 눈으로 무슨 생각을 하는 지 읽을 수조차 없었다.

"어떤 건지 말해줄 수 있나?"

"실은... 너희들 머리카락 때문에."

"머리카락?"

"거울도 안 보고 온 거야? 아하하☆ 다들 완전 떡졌다니까."

"후훗... 요즘 관리를 통 못해서 말이죠."

"선생님이 안 보니깐 다들 대충대충 하고 온 거 아냐? 하하..."

"후후..."

도대체 누굴 위해 연기하는 지 모르는 촌극이 끝날 때면, 항상 미카 먼저 자리에서 일어난다.

"난, 잠깐 산책 좀 하고 올게"

"어디로요?"

"그냥 요 앞에... 밖으론 안 나갈테니깐. 감시 붙이지 마."

"......네."

한동안 트리니티 교내는 초상이라도 난 것처럼 조용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밀레니엄 학생들의 방문이 늘어나 성황이 느껴진다.

"왜! 왜 안 들여 보내주는 건데~"

"아하하... 죄송함다. 감염 예방을 위한 조치라서."

"유리창 너머로 볼 수도 없나요?"

"그건... 선생님에 대한 예가 아니잖슴까... 동물원도 아니고 하하..."

비상 전력을 지원해주는 대가로, 밀레니엄 학생들의 출입 허가 기준이 완화되었다.

"ㅇ, 얘들아... 이만 가자..."

유즈의 권유로 게임개발부는 순순히 물러났다.

조심성이 많은 유즈만이, 병실 앞을 지키고 있던 이치카의 억눌린 분노를 간파해냈다.

"하아~"

이치카는 갖은 스트레스로 정신을 채찍질 받는 기분이었다.

"아앙?! 왜 안되는데! 출입권도 소지했다고"

"죄송함다. 의료 시설은 별도의 허가가 필요해서"

"선생님을 위해서 종이학을 접었는데 대신 전달해줘."

"하하... 정말 가상합니다만, 선생님이 일어나시면 전달해드리겠습니다."

수많은 민원들을 상대하는 것도 모자라 종종 환자의 맥박이 내려가면 분주해지는 병실의 소음.

정말인지 미칠 지경이었다.

"아아......"

경비원들끼리 교대할 즈음이면 병실 창문으로 선생의 상태를 관측할 수 있었다.

두부 외상 때문에 삭발한 머리와 핼쑥하여 가죽만 남은 얼굴은 정말 보기 싫었지만,

자기도 모르게 눈이 그 쪽으로 이끌린다.

"저기, 선생님 괜찮은 거 맞지...?"

"네. 호전 중이십니다. 곧 의식을 되찾을 테니 걱정 마십쇼."

하루종일 업무적 미소를 짓다가 퇴근할 즈음이면, 얼굴에 쥐가 날 정도로 고통스럽다.

"수, 수고하셨습니다..."

'쨍그랑!'

부실로 돌아오자마자 이치카는 닥치는 대로 보이는 것들을 깨부수기 시작했다.

"나도 몰라. 모른다고."

가감 없이 보여주는 내면의 광기에 코하루를 비롯한 1학년들은 오들오들 떨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하면 뭐 나아지나?"

"후우~~"

츠루기 정도는 되야 겨우 막을 수 있는 소란. 이치카는 땀을 닦으며 평소의 온화한 표정을 되찾는다.

"죄송합니다. 제가 정리하겠슴다."

한편 같은 시각. 싯딤의 상자 반납을 위해 아키라는 밤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이런!"

오페라 글라스로 염탐하던 도중, 조준경에 비친 반사광과 마주쳤다.

역시나 경비가 매우 삼엄하다. 이런 난세 속을 뚫고 선생까지 닿을 수 있을까?

키보토스 제일 가는 괴도도 확신이 서질 않는다.

확인된 저격수만 현재 8명... 야간엔 수가 줄겠지만 가동하는 시설이 적어지니 인력이 집중될 가능성도 있다.

'우웅... 우웅...'

싯딤의 상자가 칭얼거리듯 진동한다. 배터리가 거의 떨어져 가는 프라나의 경고다.

"알았어요... 제가 망가지는 한이 있더라도 꼭 만나게 해드릴테니까."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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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블루 아카이브·25.09.05창작

소설)피폐) 학생 버릇 고쳐주기 -쿠로다테 하루나편- 7

#쿠로#소설#피폐
좋아요 0댓글 20저장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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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DC
ㅇㅇ작가
게시물 88개
외부 링크디시인사이드
게시일2025.09.05 22:34
조회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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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0

나
ㅇDC
ㅇㅇ125.09.05
디시콘
ㅇDC
ㅇㅇ225.09.05
디시콘
ㅇDC
ㅇㅇ325.09.05

머야 이거 어떻게 돌아가는거임

ㅇDC
ㅇㅇ425.09.05
ㅇDC
ㅇㅇ525.09.06
디시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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