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엄 #치정극 #스릴러
#미모리 #미요 #카즈사 #키쿄
원본 by まりり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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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은 적이 있어요.
부탁이나 고백을 할 때는 저녁 무렵이 성공률이 높다고.
……이유는 잊어버렸지만요.”
―방과 후 교실.
석양이 비치는 창가 맨 뒷자리만이 교과서와 노트로 부산하다.
정작 주인인 나는 책상 위는 본체만체….
그저 눈앞에 서 있는 어른, 선생님을 바라보고 있었다.
「자, 집중. 보충 수업 시간인 거 알고 있지?」
책상에 앉은 나를 내려다보며 선생님은 질렸다는 듯 한숨을 내쉰다.
나의 뺨은 석양의 붉은빛을 띠고, 그 눈은 한숨을 듣고도 여전히 한 곳을 응시하고 있다.
―물론 머리로는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어떤 시간이든 간에 내가 선생님 바라기인 것과는 관계가 없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바쁜 선생님과 단둘이 있을 기회가 없으니까,
라는 측면에서는 의미가 전혀 없다고 할 수도 없겠지만.
「혹시 뭔가 부탁이 있니? 수업 끝나면 들어주마.」
선생님은 나를 향해 미소 지으며 그렇게 말한 후, 무정하게 교과서를 펼친다.
―간격은 단 책상 하나만큼의 거리.
하지만 지금밖에 없다.
이 간극을 치워버릴 기회는.
이렇게 어딘가 평화로운 공방전을 펼치고 있으면 선생님의 눈을 속일 수 있다.
만일의 경우 능청을 떨어도 된다.
나는 칠판 위에 걸린 벽시계를 보고 입술을 굳게 다문다.
상황 개시까지, 앞으로 1분―.
“―아아앗, 정말!”
촤아악!!
“어째서…… 어째서 이렇게 캐릭터가 무법자처럼 제멋대로 움직이는 거야!”
(…애초에 캐릭터 설정이 나빴던 걸까.
뒷세계에서 생활비를 버는 히로인...
순애로 만들기에는 표현력이 부족해.
―하지만, 전제니까 포기할 수 없어.)
“……내가 쓰고 싶은 건,
악행에서 발을 빼려는 소녀와 다정하게 감싸주는 선생님의 순애 소설.”
그런데 완성된 건……
샬레에서 앞으로 벌어질 일의 플롯과 방금 찢어 버린 종잇조각.
둘 다, 도저히 순애라고는…….”
“저기! 괜찮으세요!? 뭔가 굉장한 소리와 목소리가……!”
“엣, 앗, 죄송합니다! 시끄러웠나요…?”
“아, 아니요, 저는 괜찮지만…….”
(청초한 외모, 예의 바르고 온화한 동작……
저런 분이 내 기준의 히로인인데…….)
“……우후훗, 칭찬해 주셔서 영광입니다.”
“엣, 제가 말로 내뱉었나요…?”
“아…… 아니요, 어렴풋이.
하지만……. 히로인이란 때로는 강인함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분, 독심술이라도 쓰는 걸까? 섬찟했어……)
「어라, 집필은 이제 됐어?」
“잘 안 풀려서요……. 기분 전환 삼아 선생님 일을 도와드리려고요.”
“헤에, 그래. 샬레 업무가 여가용 놀이라고 말하고 싶은 거야?”
“앗, 죄, 죄송합니다! 결코 그런 뜻은…!”
“우와, 무서워……”
「키쿄.」
“알고 있어, 농담이야. 그럼 자, 당신 몫의 일.
……이건 네 몫이고.”
“……괜찮은 거야? 내 서류가 미요 씨보다 훨씬 적지 않아?”
“나는 각자의 능력을 분석해서 적절한 업무량을 분배했을 뿐이야.
지장이 있으면 말하도록 해.”
“바보 취급하는구나!? 뭐, 확실히 나는 데스크 작업은 쥐약이지만…!”
“우후훗, 키쿄 양 나름의 배려일 거예요.
여러분, 차 드세요. 수제 다과도 있답니다.”
(……이것이 샬레의 일상 풍경……)
“……저기, 키쿄 씨. 잠깐…….”
“왜?”
“아윽…….
여기, 화약류 운송 경로 말인데요……
이런 공도를 10톤 트럭으로 달리는 게 괜찮은 건가요?
이쪽 루트로 인력으로 옮기는 것이…….”
“……습격당할까 봐?
그 운송편은 몇 년째 정기 운행 중이라,
오히려 바꾸는 게 수상하게 여겨져서 공격을 받을 거야.
악당들이 어느 위치에서 올지도 예측하기 쉬워서 대책도 마련되어 있어.”
“앗, 그렇군요……. 그런 식으로 생각할 수도 있군요.”
“……….”
(이 녀석…… 보통내기가 아니야.
개선안 경로는 공격측의 배치나 동선을 알아야만 짤 수 있을 텐데…….
…와일드헌트에는 동아리가 따로 없고, 문학 전공……이라고 했던가.
미스터리 마니아라고 쳐도 묘하게 손에 익어 보이고 행동력도 느껴지는걸 .)
“……솔직히 얕봤어. 너, 상당한 재능이 있네.”
“에, 에엣? 뭘 말씀하시는 거죠……?”
“작전 입안. 그것도, 범죄자 측의.”
“에에에엣!?”
“……기분 나빠하지 마.
악인을 예상하는 것은
그걸 제지할 행동도 자연스레 생각하기 쉽다는 것……
그런 의미야.”
“아, 고, 고맙습니다….”
(말할 수 없어…….
재능이라기보다, 일상적으로 그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잠시 휴식할까.」
“힘들어……. 아, 미요 씨. 드실래요?”
“수고하셨어요. ……어, 이거.”
“아세요? 제가 꽤 좋아하는 건데.”
“와일드헌트에 오시면 선생님이 자주 제게 차입해 주세요.
디저트 전문 학생이 알려줬다고……
아, 근데 보통 혼자서는 다 못 먹어서 둘이 같이 먹는데.”
“아, 그거 아마 저일 거예요.
분명, 둘이 같이 먹으러 갔을 때 마음에 들어 하셨는데…….
헤에, 그걸 다른 여자애한테도 쏘고 계시는구나……. 헤에.”
“…………”
“…………”
「…………뭐, 뭐지?」
“여자의 적.”
“선생님은 나쁜 어른이시네요.”
「에엣!?」
“여자 후리는 선생님한테는 이거 안 나눠줄 거예요.
자, 키쿄 씨랑 미모리 씨도 드세요~.”
“……받아둘게. 당 보충하기 딱 좋고.”
“감사합니다. 선생님은 커피로 만족하세요.”
「하하하…… 다 같이 맛있게 먹으렴…….」
(이따가 몰래 마카롱 드려야지.)
(나중에 선생님은 개별적으로 챙겨드려야겠어…… 인심 장악의 기본.)
(여기까진 플롯대로…….
이제 선생님과 단둘이 되었을 때 슬쩍 위로해 드리면…….)
(다들 생각은 비슷하시네요…….
저는 그 다과와는 별개의 것을 이미 선생님께 건네드렸습니다만.)
“문학이라…….
저는 책 같은 건 전혀 안 읽어서.”
“몇 권 추천해 줄까?
교양이 없어도 즐길 수 있는 아동 문학 명작.
예전에 샀던 게 있으니 빌려줄게.”
“크윽…… 무시당하고 있는데 말대꾸를 못 하겠어……!”
“정말, 키쿄 양도 참.
모처럼이니 저희들의 감성에 딱인……
연애 소설 명작을 가르쳐 드릴까요?”
(……! 연애 소설……!)
“진짜요? 미모리 씨 상냥해~.
어디의 비꼬는 검은 고양이와는 하늘과 땅 차이네.”
“뭐?”
“미모리 씨!!”
“네?”
“연애 소설이라고 하면 역시 ‘사람은 잉어’ 님이죠!
그중에서도 초심자에게 권한다면 ‘금단의 연애 ~허락되지 않아서, 더욱 아름다운 사랑~’ 정도일까요?
저도 중학생 때 읽고 나서부터…….”
“……초심자한테 ‘금단’ 같은 걸 권하는 거야?”
“금단의 관계란 소설에만 국한되지 않고 흔히 있는 이야기니까요.
그만큼 뿌리 깊은 인기가 있다는 뜻이죠.”
「그러고 보니 미모리도 연애 소설을 좋아하고……
연애 소설을 쓰고 싶어 하는 미요와 말이 통할지도 모르겠네.」
(아니, 절대 미스터리 같은 게 더 어울리는데.
……게다가 그 책은 분명 히로인이 학생이고 상대가…….)
(……지금 생각해 보니 그 책의 수요가 늘어난 것은 몇 달 전부터…….
선생님이 샬레에 오시고 조금 지난 때부터였죠.
저 또한, 선생님을 만나고 나서 그걸 다시 읽었지만요.)
“아, 커피 리필해 드릴까요?”
“저쪽 자료군요. 가져오겠습니다.”
“수건과 갈아입을 옷도 개어두었어요.
이걸로 언제 래빗 소대 여러분이 오셔도 괜찮습니다.”
“대단해요, 미모리 씨…… 아까부터 알아서 척척 일을 처리하시네요…….”
“저게 미모리의…… 수행부 활동이니까.
백귀야행에서는 미모리가 인기 만점이고, 우리도 꽤 도움을 받았어.”
“요조숙녀가 되기 위한 수련……이었나요.
잘은 모르겠지만, 저렇게 남을 위해 움직이는 건 진심으로 존경스러워요.”
(그만큼 선생님도 이것저것 부탁하는 것 같고.
선생님도 저런 아이를 좋아하는 걸까.)
(미모리에게 은혜도 인연도 있지만,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야.
최종적으로 선생님 곁에 자리 잡는 건 바로 이 나야.)
(지극정성으로 상대방에게 헌신하는 타입의 히로인……
왕도 중의 왕도지만, 현실에 있을 줄은.)
「……? 왜 다들 나를 쳐다보는 거지….”」
“후훗, 선생님이 인기가 많으신가 봐요.
자, 어깨를 주물러 드릴게요.”
「고마워…… 아, 미요.
그 후로 또 작품을 쓰는 것 같던데…… 진척은 어때?」
“그럭저럭이에요. 보러 오시겠어요?”
「응?」
“타자기로 쓰는 중이라, 이쪽으로 가져올 수가 없어서요.”
「그렇구나. 그런 거라면…… 근데…….」
“일이라면 나머지는 우리만 있어도 어떻게든 될 거야.
한번 가보는 게 어때?”
“미모리 씨도 도와주시겠죠?”
“……후훗, 네, 물론이죠.”
“그럼, 가실까요.”
「응. 미요 작품, 기대되네.」
(이겼다……! 계획대로!
미모리 씨를 선생님과 떼어놓기 위한 내 제안에 두 사람이 동조했어.
모든 것은 플롯대로…… 으윽, 왜 이런 것만 잘하는 걸까…….)
「……어라? 타자기, 백지만…….」
“거짓말이니까요.”
「엣.」
“그리고…… 새삼스럽지만요. 이 방문에, 자물쇠를 추가로 달아두었어요.”
뒤돌아보니 문 잠금장치에 자물쇠가 덧대어져 있다.
“릿쨩이라면 억지로 열 수 있겠지만……
그녀들은 무리겠죠.
열쇠는 제가 가지고 있어요.”
「무슨 짓을…….」
“선생님이 나쁜 거예요.
저는 선생님께 이렇게나 많은 처음을 드리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생각인데……
선생님은 여자아이들 모두에게 애정을 돌려주고 계세요.
거래가 성립되지 않잖아요.
그러니, 지금부터 과잉 회수를 진행하겠습니다.”
「그렇게 뭔가를 받은 기억은 없는데!?」
“그 말대로야. 그 거래는 선생님의 인지와 승인이 없는 이상, 성립되지 않아.”
“뭐라고…!? 여러분…? 어떻게 문을……!”
“아쉽지만, 나쁜 일은 익숙한걸.
미안해요 선생님, 지향성이라 피해는 최소한일 거예요.”
“내 시나리오를 읽혔다고!?”
“미요 씨가 어떤 흐름대로 행동하고 있음을 제가 ‘왠지 모르게’ 눈치챘거든요.
그 후로는 키쿄 양이 지휘해 주셨습니다.”
“……윽!”
「으……」
“선생님! ……방금 음식물에 뭔가 들어있었던 것 같네요.”
“대박…… 남 말할 처지는 아니지만 범죄잖아.
다행이다, 늦지 않아서.”
“………여러분. 잠시, 괜찮을까요.”
“왜? 이제 와서 변명을…….”
“변명이 아닙니다, 이건 거래예요……”
「음…… 잠들었었나…?
……어라, 묶여 있잖아!?」
“……”
“……”
“……”
“……”
「어? 다들?
미안, 이거 좀 풀어주지 않을래?
왜들 그리 조용하니?
문은 또 닫혀 있고…….
어째서 말없이 다가오는 거니? 응?!」
(……모든 것은.
플롯대로……인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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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다가오지 말란 말이다---!

미모리 너마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