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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아카이브소설) 학생들의 헤일로에 숫자가 보인다. 1
/블루 아카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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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린의 옅은 헤일로 안에 숫자가 적혀 있었다. 헤일로와 같은 색이었기에 구분이 잘 안간다.

때문에 선생은 무례할 정도로 지그시 린의 머리를 관찰했다.

"37...?"

"누가 37입니까"

"아니, 린쨩의 헤일로 말야."

잠깐 위를 확인했으나 개의치 않는다는 듯 무심한 표정으로 일관한다.

"평상시와 똑같습니다만... 그리고 누가 린쨩입니까."

학생들에게 헤일로는 숨결과도 같은 것이라 존재는 알고 있어도 눈으로 보진 못한다.

이러한 상식 밖의 개변도 선생 혼자 짊어져야 하는 숙제란 뜻.

"그런가..."

마른 세수를 하고 천천히 심호흡까지 해보았지만 여전히 린의 머리에 37이란 숫자가 떠있다.

"으음. 아직도 안 사라져. 도대체 뭐지?"

"유감스럽게도 저를 포함한 학생들은 변화를 감지하지 못했습니다. 해 줄 수 있는 조언이 없네요."

"흐음......"

클리셰에 따르자면 역시 에로틱한 무언가가 연상이 된다.

관계 횟수라던가 자기 위로 횟수라던가. 하지만 린이 방탕하게 굴러다니는 이미지가 도무지 매칭되지 않는다.

쿠데타 정도의 대사건이 아니라면 쉬는 것조차 힘든 사람이니까.

"정답! 배터리 잔량?"

"글쎄요. 피곤하지 않습니다."

확실히 현 시간은 오전 10시. 잠이 부족했더라도 서서히 몸이 햇빛에 적응하는 시간이다.

"정답! 친구 숫자?"

"친구라... 좋은 거지만 37명은 과하죠."

그녀는 린쨩이란 친밀한 호칭조차 총학생회장이 아니면 불허하는 학생이다.

애초에 친구가 있나 의심스러운 수준.

"정답! 전투력?"

"과연. 선생님에겐 숫자가 없는 것도 같은 맥락일까요."

수컷으로서의 자존심에 살짝 금이 갔지만... 그래도 현 상황에서 가장 유력해 보이긴 한다.

"하지만 전투력이란 걸 수치화할 수 있는 걸까..."

"이런 무익한 논의는 중단하고 슬슬 업무에 복귀하시는 걸 요청드립니다 선생님."

선생의 일탈로 유야무야 넘어가려던 찰나.

마침 현장에서 복귀한 아오이가 사무실로 모습을 내비쳤다.

"다녀왔어. 린 선배."

재무실장은 체납자들에게 볼 일이 있는 날엔 평소보다 몇 배는 피곤해 보인다.

[48]

"오옷!"

그럼에도 린을 따돌리는 높은 수치. 아직 정체도 모르는 숫자이지만 선생은 왠지 모르게 신이 났다.

"아오이 대단하네"

"응? 무슨 말이야?"

"선생님께서 헤일로에 숫자가 관측되신다는데. 짚이는 점 있나요 아오이"

"글쎄. 평소랑 똑같은데. 환각이라도 보는 거 아냐?"

아오이는 걱정스러운 듯 린보다 가까운 거리로 접근했다.

"숫자가 어떻길래. 개인마다 차이가 있는 거야?"

"응. 린이 37. 아오이는 48로 수치가 더 높아."

"의문이네. 내가 선배보다 더 높은 요소가 있나?..."

"흠흠"

방금 커피를 마시지 않았다면 무심코 엉덩이 둘레라고 말했을 것이다.

아직은 정보량이 적다. 무심코 억측하다간 혼란만 초래하니 적절한 유머로 넘어가자.

"총결산 횟수?"

"..진지하게 질문한 건데. 그러기야?"

살짝 실망했는지 한쪽 볼이 뾰루퉁하게 튀어나왔다.

"아직은 뭐라 단정할 수 없는 시기 같아. 좀 더 많은 사람들이랑 만나면서 데이터를 모을게."

서류 가방을 챙기고 사무실에서 빠져 나가려던 도중

아오이가 낮은 목소리로 선생을 불러 세운다.

"그렇게 질린다면. 총결산 일정을 단축 시킬까?"

격무에 시달리는 몸이라 달가운 소식이다만,

선생은 여학생들과의 생활이 익숙해져 이미 학습을 끝마친 상태다.

이런 뻔한 함정엔 걸리지 않는단 말이다.

"아니아니."

학생들이 삐지면 종종 하지도 않을 약속으로 상대방을 떠 보는 경우가 있다.

무릇 여성은 남성들보다 관계에 민감하기에 테스트 해보고 싶은 심리겠지.

"하하. 오해가 있나 본데 선생님은 총결산 싫어하지 않아."

"진심이려나"

"응. 아오이를 볼 수 있는 찬스니까."

상대방의 기분을 고려해 최대한 만족스러워할 답변을 도출해낸다.

그리곤 퇴근을 핑계로 총학생회 건물에서 빠져나간다. 오늘도 좋은 탈압박이었다.

"......"

나름 좋은 대처였지만 마무리가 살짝 부족했다.

48→54

바로 아오이의 숫자가 상승한 걸 미처 확인하지 못했던 것.

***

한편 같은 시각 코우사키 공원

수분이 많은 해양성 기후로 이 곳의 여름은 찜통 그 자체

한 번 땀을 흘리면 영원히 마를 일이 없었다.

"매앰~ 매앰~ 매앰~ 쓰피오~ 쓰피오~"

땅 속에서 보낸 암흑기를 만회하고자 매미는 교미를 위해 목청껏 소리친다.

자연의 소리이지만 지금의 래빗 소대에겐 구애가 아닌 장송곡으로 들렸다.

"......조금만 쉬는 거 어때."

"그럴까요... 폭염 때문에 행인들도 적은 편이니 경계를 잠깐 풀어도 괜찮겠지요."

어찌나 더위가 맹위를 펼치는지. 소대원들은 수치도 모르고 화장실로 들어가기 전부터 옷을 벗어던졌다.

"히야~ 좀 살겠네."

찬물에 몸을 식히는 시간.

몸을 누이는 밤마저 열대야에 빼앗긴 현재 이 순간만이 유일한 안식이 되었다.

"......"

냉수를 맞으며 의식이 선명해지자 미처 못 보고 넘겼던 것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사키, 잠깐만"

"응? 왜 그래?"

사키의 인중에 여드름이 농염하게 올라와 있었다.

"크읏...!"

모에도 알고 있다. 여드름 중에선 인중에 있는 놈이 제일 아프단 사실

빈털터리 신세라 뽑고 난 뒤 쓸 약품도 없어 한동안 자국이 남을 거란 사실도

"사키가 잘못한 거야! 나날이 커지기나 하고!"

"뭐라는 거야! 안 떨어져!?"

애석하게도 모에의 눈에 그 인중 여드름은 기폭 스위치처럼 스릴이 담겨 있는 지점이었다.

"가만히 있어! 상냥하게 해줄 테니깐 쿠히히~"

"이게 더위를 먹었나?!"

사키는 상황을 인지하지 못해 일단 정조를 지키려 가슴을 가렸다. 덕분에 얼굴 쪽은 완전히 무방비

'푹찍'

기다란 손톱이 환부를 짓누르자 둘의 희비가 엇갈린다.

"크아악!"

"쿄효횻!"

통증이 몰려오자 반사적으로 분노감이 확 차오른다.

막연한 친구라도 순간 분위기가 묘해질 정도의 강펀치가 모에의 얼굴로 날아가 버린다.

'퍽!'

반발은 예상했으나 기준치를 넘어버렸는지 모에는 오랫동안 얼굴을 한 손으로 부여잡았다.

"아아... 씨이... 아아아~!"

"크흠!... 자업자득이야. 그러게 남의 얼굴에 멋대로 손을 대."

슬슬 쎄한 촉을 느낀 미야코가 둘을 중재하기 위해 나섰다.

"둘끼리 문제라도 있습니까?"

"모에 이 녀석이 갑자기 내 인중을 찔렀다니까!"

"그렇다고 전우한테 진심 펀치를 갈기기냐?! 웃긴 년이네 이거"

"누가 봐도 너가 비정상이거든?"

"비정상은 인중에 커다란 여드름이나 기르고 있었던 너고! 드러워서 같이 못 살겠네"

"윽!... 화, 환경이 열악하니 못 보고 지나쳤을 수도 있지! 너야말로 평소에-"

큰일이다. 과거까지 소환하는 걸 보면 둘 다 단단히 화가 난 모양이다.

여자들의 싸움은 봉합이 힘들어 경험이 쌓인 미야코도 섣불리 나설 수가 없는 상황.

서로 총을 겨누는 최악의 상황까진 가지 않았지만

안 그래도 불쾌지수가 높은 공기로 바짝 날이 선 첨단이 서로를 겨눈다.

"미유. 있잖아"

"으...응?"

"미안한데 가서 좀 샤워하거나 환복하면 안돼?"

"에. 에에... 방금 씻었는데... 세정제가 없다 보니 냄새가 지워지지 않아서..."

"그러면 엄폐물을 바꾸는 거 어때. 이런 혹서기엔 다른 곳으로."

모에가 미유에게 정중히 건의하던 중 감정이 상했던 사키가 괜히 끼어들었다.

"야. 너. 미유한테 왜 그래"

"...뭐가?"

"가만히 잘하고 있는 애한테 괜히 무안을 주냐고. 명령권이 있는 것도 아니고"

"헛소리할 거면 꺼져라?"

"애, 애들아......"

높은 기온은 스트레스를 높여 호르몬에도 영향을 준다.

일기예보에 불쾌지수를 반영하는 이유이자 여름철에 범죄율이 증가하는 이유.

"사키, 모에. 둘 다 그만 하세요!"

"아니, 미야코 저거 좀 봐봐. 애꿎은 미유한테 화풀이 하고 있잖아. 우릴 위해서 쓰레기통으로 들어가는 것도 마다하는데"

"너야말로 나 욕 먹이겠다고 미유 챙기는 척 하지 말아줄래? 진짜 역겨우니까"

"나, 난... 괜찮으니까... 으으... 복귀할게"

충동 조절 능력이 떨어진 둘은 자신들이 이 곳에 모인 이유도 망각했는지 서로를 헐뜯고 있었다.

"...이 지경까지 오다니. 안되겠군요. 오늘 일과는 이걸로 끝냅시다."

"뭐 어쩌려고 미야코"

"오늘은 샬레에 신세를 집시다."

순간 침이 고일 정도로 매혹적인 권유였으나. 서로의 눈치를 살피다 보니 현실을 직시하게 되었다.

이런 거렁뱅이 집단이 처들어가면 아무리 선생이라도 기분 나쁠 것이다.

"글쎄 예고도 없이 다 같이 들이닥치면 좀..."

"맞아 샤워실 빌리는 정도가 아니라 신세를 진다고?"

"괜찮습니다. 마침 이런 공고를 보았거든요."

하루 종일 휴대폰만 보는 게 폼은 아닌지 어디선가 쓸만한 특종 하나를 낚아왔다.

총학생회에서 폭염에 대비해 관공서 몇몇 곳을 무더위 쉼터로 지정했단 뉴스다.

그 중엔 연방 수사 동아리 샬레도 포함이다.

"오오... 그럼 합법이라는 거지?"

"네. 가끔은 리프레시도 나쁘지 않겠죠."

에어컨을 쐬고 싶단 마음에 소대원들은 대충 핸드폰과 총만 챙기곤 얼른 공원을 뜨려 했다.

"잠깐만요. 뭔가를 까먹은 거 같은데..."

그 순간 텐트 한 구석에 녹은 듯이 엎드려 있던 뿅코를 발견했다.

"아아. 뿅코 죄송합니다. 하마터면 잊을 뻔했네요."

"그래 선생님한테 빈 손으로 가긴 뭐하니 보양식이라도 챙겨야지"

"소름."

래빗 소대가 샬레로 향하던 순간까지 미유는 쓰레기통 안에서 관측병의 본분을 다했다.

'사키랑 모에... 얼른 화해 했으면...'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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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블루 아카이브·25.12.27창작

소설) 학생들의 헤일로에 숫자가 보인다. 1

#소설
좋아요 0댓글 18저장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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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DC
ㅇㅇ작가
게시물 88개
외부 링크디시인사이드
게시일2025.12.27 17:33
조회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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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8

나
ㅇDC
ㅇㅇ125.12.27
디시콘
ㅇDC
ㅇㅇ225.12.27

정석적인 호감도인가

ㅇDC
ㅇㅇ325.12.27

왜 선생 면간한 횟수 안임.?!

ㅇDC
ㅇㅇ425.12.27
ㅇDC
ㅇㅇ25.12.27

글 잘쓰는데 제발 옛날소설좀 삭제하지말아줘.. 마키가 선생님 장난치는소설도 삭제됐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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