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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아카이브소설핫산) 아비도스 학생회장의 귀환 -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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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기준 5,295자

원본 - https://www.pixiv.net/novel/show.php?id=219687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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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비도스 학생회장의 귀환

슬픔의 저 너머

-리오-

유우카가 돌아갔을 무렵, 주변은 완전히 어두워져 있었다.

바닥에 흩어진 밀레니엄 학생들의 사진과, 마시다 만 커피가 남은 머그컵.

외로움만이 지배하는 이 방에는 유우카의 모습도, 그 잔상도 희박해져 있었다.

나도 모르게 한숨을 내뱉는다.

그래, 조금은 기대하고 있었다. 좀 더 솔직하게 내면을 드러내는 자기 자신을.

실제로는 유우카가 차려준 저녁밥을 함께 먹는 동안, 한마디도 내뱉지 못했지만.

샤워를 하고 몸을 씻은 뒤, 침대 위에 누웠다.

잠들 생각은 없었지만, 정신을 차려보니 벌써 낮 11시를 넘기고 있었다.

침대에 들어간 게 밤 9시였으니, 14시간 이상이나 잠들어 있었던 셈이다.

눈을 떠도 아무도 없다.

그것은 지금까지 줄곧 당연했던 깨어남.

그런데 나는 몹시 불쾌해져서, 화풀이라도 하듯 난폭하게 옷을 갈아입었다.

평소처럼 혼자 있을 뿐인데, 나는 무엇에 짜증을 내고 있는 걸까.

아니면, 지금까지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이 터무니없는 이상 상태라고라도 말하려는 걸까.

"그런 일, 있을 리 없어."

스스로를 타이르듯 중얼거리며 넥타이를 맨다.

자, 하고 한숨을 돌린다.

요새 도시 에리두를 잃고, 할 일이 없어져서.

오랜만에 찾아온 아무것도 할 필요가 없는 시간을 적어도 자유롭게 쓰고 싶었다.

무슨 생각을 하고, 무엇에 답을 내놓을 수 있을까?

자, 무엇을 생각할까. 무엇을 사유해 볼까.

이상하게도 맑아진 머릿속에서 놀라울 정도로 매끄럽게 의제가 떠올랐다.

"내가 없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의미 없이 자신의 사고를 입 밖으로 낸다.

내가 없었다면 토키는 좀 더 자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내가 없었다면 히마리에게 불필요한 고생을 시킬 일도 없었다.

내가 없었다면 아리스를 울릴 일도 없었다.

내가 없었다면 에리두를 탈취당하는 사태 자체가 일어나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나는 답에 도달했다.

"결국, 나만 없었다면 세계는 평화로웠다……는 거네."

허무하고 슬퍼서 나는 웃었다.

그런 걸 이제 와서 안다고 한들, 어떻게 할 수도 없다.

시간은 되돌릴 수 없다.

"진정으로 파괴해야 했던 것은 나의 헤일로였어."

현관문이 두드려진 것은 그때였다.

아무런 근거도 없이, 그것이 그녀라는 것을 깨달았다.

"리오 쨩, 있는 거지?"

문 너머에서 유메 선생의 딱딱한 목소리가 들렸다.

나가면 안 돼. 무시다, 무시.

"리오 쨩, 지금 말도 안 되는 생각 하고 있지?"

훌륭하게 알아맞히는 바람에 숨을 들이킨다.

"정답이라면 문 열어줘."

정말이지, 눈치가 빠른 사람이다.

"오답이야."

문으로 다가가 문 너머로 말을 건다.

"리오 쨩, 열어줘."

"돌아가 줄래? 당신과 할 말은 없어."

"리오 쨩에겐 없어도 나에겐 있어!"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격렬해진다.

"걱정하지 않아도 이번 소동에 대한 책임은 질 생각이야."

나는 자조 섞인 미소를 짓고 있었다.

"나의 헤일로를 파괴하면 모든 게 해결돼."

짧은 침묵 끝에 유메 선생이 물어왔다.

"지금, 뭐라고 했니?"

"그러니까 내 헤일로를 파괴하면――"

"지금, 뭐라고, 했니?"

그 목소리는 차가워서 문 너머임에도 나는 떨고 말았다.

"이 바보!"

팽팽한 목소리로 유메 선생은 진심 어린 매도를 퍼부었다.

정말로 분노로 떨고 있는지 문 너머로도 선생의 감정이 전해져 온다.

"혼자서 껴안지 마! 너에겐 아군이 있잖아!?"

마음이 크게 흔들렸다.

유우카를 아주 잠깐 떠올렸다.

키보토스를 위해서라고 말하면서, 결국 나는 누구도 소중히 여기지 못했던 것일지도 모른다.

"아……"

문을 열자마자 품에 안겼다.

"잠깐, 선생……!?"

필사적으로 저항해 보지만 전혀 움직일 수 없다.

"그래도, 정말 열심히 했어."

"에?"

"리오쨩은 열심히 했어."

"선생……"

저항하기를 멈추고 선생의 등에 손을 돌린다.

기분 좋은 온기에 몸이 감싸인다.

생각해 보면 적극적으로 사람을 만진 적은 거의 없었다.

비유가 아니라 타인의 체온을 몰랐다.

내가 줄곧 피해왔던 것은 이렇게나 따뜻한 것이었구나.

"죄송해요……"

"아니, 사과하지 않아도 돼."

귓가에서 뜨거운 숨결과 함께 선생의 목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약속해줘. 이제 혼자서 사라지거나 하지 않겠다고."

유메 선생은 이토록 나를 생각해 주고 있었던 건가.

"응, 약속할게."

나를 안은 선생의 힘이 조금 강해졌다.

정말로 이 사람에겐 당해낼 수 없다.

안겨 있는 것만으로 갈등이나 고집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기분이 든다.

"선생, 괴로워."

"에? 아, 미안!"

당황하며 유메 선생이 떨어진다.

"기뻐서 나도 모르게 그만."

"아니, 신경 쓰지 마."

살짝 미소 짓는다.

"싫지 않았으니까."

유메 선생이 눈을 크게 뜬다.

"그렇구나!"

순식간에 그 표정이 밝아졌다.

-케이-

왕녀가 잠든 것을 확인하고 신체의 소유권을 빼앗았다.

밀레니엄 학생 기숙사를 빠져나왔다.

심야임에도 불구하고 공기가 미지근하게 느껴졌다.

모든 것이 얄미워 견딜 수 없었다.

태평한 날씨에 화가 나서 어쩔 줄 몰랐다.

곁을 달려 지나가는 오토바이의 폭음에 살의를 느꼈다.

점멸하는 빨간불을 걷어차 쓰러뜨리고 싶었다.

가게의 유리창을 하나하나 깨며 걷고 싶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자기 자신을 때려눕히고 싶었다.

정면으로 부정당하고 말았다.

왕녀의, 그리고 나 자신의 존재 이유를.

왕녀, 당신의 힘은 세계를 멸망시키기 위해 존재하는데.

빛 속성의 용사? 그게 어쨌다는 겁니까?

왕녀를 설득할 수 있는 말은 없었나?

어째서 이런 결말이 되어버렸지?

이해 불능이다. 왕녀가 아니라 아리스로서 살아간다니.

그런데 나는 어디로 가려는 걸까.

그런 것조차 알지 못한 채 그저 계속 걸었다.

마치 바보 같은 회유어처럼 밀레니엄 자치구를 배회했다.

얼마나 걸었는지 모르겠다.

정신을 차려보니 밀레니엄 학생 기숙사 앞에 서 있었다.

어디를 어떻게 걸어 돌아왔는지 전혀 기억나지 않았다.

학생 기숙사를 올려다보고 있자니 등 뒤에 차가 멈춰 섰다.

"아리스 쨩?"

왕녀의 이름으로 불렸기에 깜짝 놀라 뒤를 돌아본다.

"음? 아니니? 케이 쨩?"

차창이 열리고 하얀 얼굴이 어둠 속에 나타났다.

왕녀가 전폭적으로 신뢰하는 어른이었다.

쿠치나시 유메라는 이름의 선생이었다.

"일단 타렴."

어째서 탔는지 잘 모르겠다.

어째서 타라고 했는지도 잘 모르겠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유메 선생이 운전하는 자동차의 조수석에 나는 앉아 있었다.

아직 새 차인 듯 새것의 냄새가 차 안에 가득하다.

심야의 드라이브라는 것은 신기한 느낌이었다.

이차원을 미끄러져 가는 것 같다.

"아리스쨩은 쉬는 중?"

달콤한 목소리. 달콤한 향기.

"네."

경계하며 대답한다.

후후, 하고 유메 선생이 미소로 답했다.

몸속이 간질거리는 듯한 웃음이었다.

나도 모르게 좌석에서 몸을 움츠리게 된다.

오늘 그녀는 실로 대담한 옷을 입고 있었다.

올리브 그린색 터틀넥인데 몸의 라인이 선명하게 드러나는 타입이라, 어깨 아래쪽, 즉 가슴의 형태가 확실히 보였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풍만했고, 그에 반해 허리는 가느다란 것이 직시하기 주저될 정도다.

허리까지 내려온 머리카락은 깨끗하게 관리되어 있어, 그녀가 무언가 말하거나 고개를 갸웃거릴 때마다 도발하듯 머리카락 끝이 흔들린다.

나는 숨을 들이키며 고개를 숙였다.

"몸을 쓰고 싶다고 부탁했니?"

"아뇨, 무단으로 빌리고 있습니다."

"나쁜 아이네, 케이 쨩은."

유메 선생이 나를 보며 장난스럽게 웃었다.

"조금 멀리 나가볼까?"

도톰한 분홍빛 입술이 그런 말을 만들어냈다.

하늘에는 반달이 떠 있었다.

몹시 밝게 빛나고 있었다.

-유메-

길이 굽을 때마다 반달은 오른쪽으로 갔다 왼쪽으로 갔다 뒤로 갔다 했다.

길 양옆은 짙은 녹색으로 덮여 있다.

캄캄하다. 우리가 나아가는 길만이 사람의 장소인 것처럼.

긴 시간 동안 나도 케이 쨩도 침묵을 지켰다.

그저 앞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치히로 쨩에게 배운 산길을 한결같이 올라갔다.

달이 몇 번이고 우리 주변을 맴돌았을 무렵, 마침내 도착했다.

"무슨 일입니까?"

"도착했어!"

"네?"

넓이가 지름 20미터 정도 되는 공간이었다.

푸르스름한 자갈이 깔려 있었고 차를 몇 대 세울 수 있게 되어 있다.

엔진을 끄자 갑자기 세계가 정적 속에 가라앉았다.

가로등도 없는 주차장은 완전한 어둠에 잠겨 있었고, 오직 달의 푸르스름한 빛만이 세계를 비추고 있었다.

"어째서 이런 곳에?"

나는 차에서 내리며 대답했다.

"여기서부터는 도보로 조금만 더 올라가야 하거든."

"멉니까?"

"별로. 가자!"

조수석을 열고 손을 뻗는다.

케이 쨩이 그 손을 잡았다.

우리는 손을 잡고 걷기 시작했다.

깊은 숲, 그리고 정적.

그곳에 있는 것은 우리뿐이었다.

무서워졌는지 케이 쨩이 곁으로 다가왔다.

우리는 계속 걷는다. 주저 없이 짐승 길로 들어선다.

손을 잡고 굳건히 계속 걷는다.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다. 아마 20분 정도일 거다.

푸른 삼나무 잎을 손으로 헤친 순간, 돌연 공간이 나타났다.

방금 전의 광장보다는 훨씬 좁고, 기껏해야 절반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정비되지 않아 잡초가 무성하고 주변 나무들이 제멋대로 가지를 뻗고 있었다.

나는 멈춰 섰다.

"여기가 목적지야."

케이쨩은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 시선이 이윽고 정면에서 멈췄다.

검은 덩어리가 웅크리고 있었다.

덩어리를 향해 그녀는 다가간다.

나는 아무 말 없이 그녀의 뒤를 따랐다.

덩어리는 거대한 비석이었다.

"있잖아, 케이 쨩."

뒤돌아보는 그녀에게 나는 물었다.

"올라가 볼래?"

"에, 하지만……"

"괜찮아. 나 이래 봬도 힘 세거든."

문답무용으로 케이 쨩을 안아 올린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가벼웠다.

케이쨩을 받침대 위로 밀어 올리고 나도 뒤따랐다.

콘크리트 가장자리에 손을 걸치고 깨진 벽면에 발을 얹어 기어 올라갔다.

받침대 위에서는 마을이 잘 보였다.

"아름답네요."

"그렇네."

한동안 둘 다 말없이 눈앞에 펼쳐진 광경을 바라보았다.

새삼스럽게 보니 확실히 아름다운 것이었다.

달빛에 비친 덕분에 마치 꿈처럼 아련함을 머금고 있었다.

"이것이 왕녀가…… 아리스가 선택한 세계군요."

이윽고 케이 쨩이 말했다.

"멸망시키는 것이 아니라 지키는 것을――"

말이 끊겼다.

케이 쨩의 눈동자에서 무언가가 흘러넘친다.

달빛을 머금고 반짝반짝 빛나며 부드러운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빛의 방울은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쏟아져 나왔다.

케이 쨩의 입에서 오열이 새어 나온다.

그녀의 눈물에는 여러 의미가 담겨 있을 것이다.

아리스 쨩에게 두려움의 대상이 되어버린 것.

마주해주지 않았던 것.

세계를 멸망으로 이끄는 열쇠라는 그녀 자신의 존재 이유.

아트라하시스의 방주에 관한 것.

케이쨩은 지금 그 모든 것을 감당할 수 없게 된 것일지도 몰랐다.

진실은 알지 못한 채 케이 쨩의 머리에 손을 얹었다.

말은 나오지 않았다.

보드라운 머리카락을 쓰다듬는다.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케이 쨩이 몸을 기대어 왔다.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았다. 몸이 자연스럽게 움직였다.

나는 케이 쨩의 몸을 꼭 껴안았다.

품 안에 쏙 들어온 케이 쨩은 생각했던 것보다 작았다.

그 작음이 묘하게 애틋했다.

반달이 빛나고 있었다.

그 빛은 우리를 비추고 있었다.

바람이 불어 케이 쨩의 머리카락이 흔들렸다.

머리카락 한 올 한 올에 달빛이 깃들어 반짝반짝 빛나고 있다.

케이 쨩은 꽤 오랫동안 계속 울었다.

"어째서 사람은 게임을 하는 것입니까?"

"역시 즐거우니까 아닐까?"

"시간 낭비라고 생각합니다만?"

"낭만이 가득 차 있거든, 낭만이."

"이해 불능입니다."

울음을 그친 뒤 케이쨩은 무척 활기차졌다.

다만 그녀의 뺨 언저리에 닦아내지 못한 슬픔이 남아 있었다.

그걸 깨달을 때마다 케이쨩을 안고 있었을 때의 느낌이 떠올랐다.

그 작음을 떠올렸다.

"저기, 선생님."

"응?"

"어째서 이렇게까지 해주는 겁니까? 저는 당신의 적이였는데."

"타인을 돕는 데 이유가 필요하니?"

나의 대답에 묘하게 솔직한 느낌으로 케이 쨩은 웃었다.

"이해 불능입니다."

미소 짓는 케이쨩을 바라보며 나도 웃었다.

---

원본기준 3,843자

원본 - https://www.pixiv.net/novel/show.php?id=22331787

아비도스 학생회장의 귀환

종언의 시작

-시로코-

심야 2시를 넘겨, 아비도스 자치구는 죽은 듯이 고요에 휩싸여 있었다.

길을 가는 사람의 모습은 없고, 귀를 찌르는 자동차의 소음도 존재하지 않는다.

건물은 빛을 닫고, 달빛도 별의 반짝임도 어두운 구름에 뒤덮인 밤.

아무도 없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야 할 거리.

하지만, 이상은 확실히 존재했다.

대로. 멀리 가로등 아래에 사람의 형체가 보였다.

나는 발을 멈춘다.

형체는 어딘가 거동이 수상했다.

나는 형체의 뒤를 쫓았다.

유혹당하듯 골목 안으로 들어갔다.

골목에서 다시 골목으로 깊숙이 들어간 그곳은, 막다른 길인 골목 끝이었다.

누군가가 그곳에서 스러져 가고 있었다.

무릎까지 내려오는 긴 머리카락.

키는 나보다 크고, 가슴도 크다.

하얀 와이셔츠에 체크무늬 스커트.

넥타이를 풀고 와이셔츠를 살짝 열어, 가슴 밑을 지나는 하네스 벨트에 끼워 넣고 있다.

가슴 왼쪽에는 태블릿 단말기를 수납하기 위한 홀스터를 차고 있다.

얼굴 윗부분을 가리는 가면 때문에 그녀의 눈을 확인할 수는 없다.

그것은 실루엣만으로 본다면, 완전히 유메 선생님과 동일했다.

다른 곳은 단 하나. 서 있는 인물의 머리카락은 녹색이 아니라 분홍색이었다.

골목 안의 서늘한 바람에 나부끼는 분홍색 머리카락은 왠지, 나의 소중한 사람을 연상시키지 않을 수 없었다.

아비도스, 아니, 키보토스 전역을 통틀어 봐도 최강의 실력을 갖췄을, 호시노 선배를.

-호시노-

"유메 선배는 정말 바보라니까. 월급의 절반 이상을 자동차 개조에 쏟아붓고 있는 게 아닐까. 드리프트의 예리함이 더해졌다느니, 즐겁게 떠들어대거든. 훈장을 자랑하는 것처럼 말이야."

내가 내뱉듯이 말하자, 히나는 킥킥 웃었다.

"호시노, 생기 넘치네."

"뭐가?"

"항상 그렇잖아. 유메 선생님 험담을 하고 있을 때의 호시노는 정말 즐거워 보여."

나는 입을 다물었다.

자주 이런 식이다.

히나는 이쪽 가슴에 꽂히는 듯한 말을 한다.

비아냥이나 욕을 하는 게 아니다.

히나는 그런 번거로운 짓은 하지 않는다.

생각한 것을 생각한 그대로 말할 뿐.

그래서 그것은 진실에 가깝고.

마치 거울처럼, 자기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된다.

눈치를 살피니, 히나는 온화하게 웃으며 걷고 있었다.

우리들은 커다란 공원 안에 있었다.

주위에는 커다란 나무가 여러 그루 늘어서 있었고, 우리들은 그 나무들 사이를 누비듯 만들어진 산책로를 계속 걸었다.

목적지는 후우카 쨩이 운영하는 학생 식당이다.

선도부의 훈련을 도와주느라, 점심시간은 이미 한참 지나버려서.

보수까지 받았고, 특별 강사로 불러준 히나에게는 감사하고 있다.

조금이라도 불만이 있다면, 슬슬 배가 고파지기 시작했다는 것뿐이었다.

"딱히 험담은 아니야. 사실인걸?"

잠시 망설인 끝에, 나는 강한 척하기로 했다.

"그렇네."

"틀린 말도 아니고."

"알고 있어."

"이상한 건 이상하다고 말해야지, 가만히 있는 건 좋지 않아."

유메 선배나 유우카와 단둘이 있을 때와 같은 말투로.

히나에게 부탁받았기 때문이다.

유메 선배를 흉내 내는 게 아닌, 본래의 타카나시 호시노로서 대해 달라고.

"저기, 호시노, 그렇게 살면 힘들지 않아?"

히나는 여전히 온화하게 계속 웃고 있다.

"좀 더 솔직해져도 괜찮지 않을까? 호시노의 그런 점, 싫어하진 않지만."

그런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에 식당에 도착했다.

만석에 가까운 학생 식당에서 운 좋게 카운터석에 자리를 잡았다.

"호시노 씨, 오랜만이에요!"

주리 쨩이 두 사람분의 물수건을 내주었다.

차가운 물수건이 히나와의 모의 전투로 달아오른 손에 기분 좋다.

"두 분 다 오늘의 정식으로 드릴까요?"

"응, 부탁해."

"문제없어."

우리들의 대답에 주리 쨩은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였다.

자, 오늘은 뭐가 나올까?

히나와 일상 대화를 나누며 기다리니, 주리 쨩이 정식이 담긴 쟁반을 가져다주었다.

"오늘의 정식은 두 종류의 햄카츠 정식입니다!"

두꺼운 것과 얇은 것이 한 장씩 접시에 담겨 있다.

곁들임은 양배추와 토마토다.

우선 두꺼운 쪽에 나이프를 넣는다.

입안 가득 넣으니 햄의 감칠맛이 주르륵 퍼졌다.

굽기만 해도 맛있지만, 튀기면 또 다른 매력이 있다.

품위 없게 소스를 듬뿍 뿌리고 한 입 더.

소스를 머금은 튀김옷의 눅눅한 부분과 햄의 맛이 어우러져 흰쌀밥이 술술 넘어간다.

얇은 쪽도 입에 넣었는데, 이것 또한 맛있다.

얇게 썬 햄은 두껍게 썬 것과는 다른 장점이 있고, 튀김옷의 바삭한 식감을 즐기기에도 부족함이 없다.

옆의 히나를 보니, 이쪽도 꽤나 잘 먹고 있었다.

두꺼운 것, 얇은 것, 두꺼운 것, 얇은 것 순으로 먹어 치우더니, 흰쌀밥 리필을 슬쩍 주문하고 있다.

잘게 채 썬 양배추도 훌륭한 존재감으로 곁을 지키고 있었다.

햄의 짠맛과 소스 맛으로 물든 입안을 깔끔하게 해준다.

덥석덥석 먹다 보니 멈출 수가 없다.

흰쌀밥을 조금만 더 달라고 리필해서 햄카츠를 계속 먹는다.

꼼꼼하게 먹는 햄카츠의 크기를 조절하며 마지막 한 입을 마쳤다.

햄카츠도 흰쌀밥도 남지 않는, 나에게 있어 이상적인 식사 끝이다.

이런 정갈한 식사 뒤에는 기분이 아주 좋다.

충족된 기분으로 식당을 나섰을 때, 이상을 깨달았다.

"붉어……"

그 중얼거림에 아직 식당 안에 있던 히나가 고개를 갸우뚱했다.

"붉다니? 뭐가?"

"하늘이……"

"하늘이?"

히나도 밖으로 나와 고개를 든다.

아직 낮인데도 하늘이 붉게 물들어 있었다.

결코 태양이 저물고 있는 게 아니다.

태양은 하늘 한가운데에 있었다. 그런데도 하늘 자체는 붉은 것이다.

어딘가 기분 나쁜 색이었다.

식당 입구에서 멍하니 서 있으니 스마트폰이 울렸다.

누군가로부터 전화가 왔음을 알렸다.

"호시노 선배!"

전화를 받으니 세리카 쨩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시로코 선배가!"

에? 시로코 쨩이?

-유메-

손목시계의 디지털 표시가 오전 4시를 알리고 있었다.

아직 밤이라고 해도 좋을 시각이다.

하지만 밖은 어둡지 않다.

샬레 옥상에서 보는 하늘은 피로 물든 것처럼 새빨갰다.

"어때? 찾았어?"

손에 든 태블릿에 묻는다.

"죄송해요, 유메 선생님."

태블릿 화면에 비친 소녀가 고개를 숙였다.

"키보토스 전역으로 범위를 넓혀 보았습니다만, 시로코 씨의 생체 반응은 어디에도……"

그렇구나, 하고 한숨 섞인 대답을 한다.

"회장님이라도 안 되는 건가."

"아로나입니다."

"아니, 몇 번이나 말했지만 말이야, 총학생회장님이잖아?"

"아로나입니다."

"확실히 작아졌고 머리 모양도 다르지만, 그 얼굴은 아무리 봐도."

"아로나입니다."

"아니 그래도."

"아! 로! 나! 입니다!"

"아, 예예."

두말할 필요 없는 강한 말투에 수긍할 수밖에 없었다.

싯딤의 상자라 불리는 수수께끼의 태블릿형 디바이스의 관리자를 자처하는 소녀는,

"알았으면 됐어요, 알았으면."

이라며 만족스러운 듯 몇 번이나 고개를 끄덕이고 있다.

벽과 천장이 붕괴하고, 밖에 책상이 쌓인 푸른 하늘과 수평선이 펼쳐진 교실 같은 공간에 홀로 남겨진 채.

천천히 숨을 들이마신다.

좋아, 상황을 정리하자.

붉어진 하늘. 시로코 쨩의 실종. 파괴된 생텀 타워.

그리고 키보토스 각지에 갑자기 출현한, 생텀 타워와 흡사한 여섯 개의 검은 탑.

틀림없이 저것이 관련되어 있겠지.

회장님은 '색채'라고 불렀던가.

1년에 걸친 선생으로서의 연수 과정에서 알게 된, 키보토스 외부에 속하는 존재.

해석되지 않고, 이해되지 않으며, 그저 도래할 뿐인 불길한 빛.

세이아 쨩을 위독한 상태까지 몰아넣은, 소통조차 불가능한 불가해한 관념.

우선해야 할 것은 검은 탑의 공략이다.

그 탑 근처에서 정체불명의 로봇 병사들이 나타나 도시 일대에 무차별 공격을 시작했으니까.

만약을 위해 샬레에서는 이미 긴급 성명을 발표해 두었다.

각 자치구의 학생들은 검은 탑 근처에 접근하지 말고 즉시 대피해 달라고.

"큭큭큭."

옥상에 갑자기 웃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입구인 문으로 고개를 돌리자 그곳에 검은 양복이 서 있었다.

"꼴사나운 모습으로 실례하겠습니다."

놈의 옷은 마치 화재에 휩쓸린 것처럼 여기저기 그을려 있다.

화학 섬유가 탔을 때의 불쾌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게마트리아는 궤멸했습니다."

이쪽이 묻기도 전에 검은 양복은 말을 꺼냈다.

색채가 도래하여 시로코 쨩과 접촉한 것.

스스로가 가진 신비를 반전당해 죽음의 신으로 다시 태어난 것.

게마트리아가 소지한 비의와 검증 결과를 색채에게 빼앗겨 버린 것.

여섯 개의 탑은 색채의 빛을 전 세계에 전파시켜, 키보토스에 존재하는 모든 신비를 공포로 반전시키는 장치라는 것.

그리고 색채의 의지를 대변하는 존재이자 계획을 수행하는 실행자가 있다는 것을.

"그 이름은 프레나파테스. 이제 곧 그 자와 대면하게 될 것입니다."

그 말만 남기고 검은 양복은 홱 등을 돌려 옥상을 떠나갔다.

아로나 쨩, 하고 태블릿에 말을 건다.

"모두에게 연락을 취해줬으면 좋겠어."

"아, 네! 모두라 함은, 그러니까, 저기…… 누구에게 연락을?"

입가에 미소를 띠며 나는 웃었다.

"모두, 에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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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블루 아카이브·26.08.30번역

소설핫산) 아비도스 학생회장의 귀환 - 7

#아비도스 고등학교#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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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2026.08.30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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