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시리즈의 57~60편 분량을 담고 있음
오타·오역 지적 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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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소개문
【블루 아카이브】학생들과의 인연 너머로
블루 아카이브의 인연 에피소드나 메모리얼 로비의 뒷이야기를 보고 싶은 분들을 위한 SS를, 『되도록』 매주 투고하고 있습니다.
(미보유 학생이 있어서, 그 부분은 자료나 스토리 등으로 확인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양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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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타마와 ASMR
코타마가 당번인 날. 샬레에 찾아온 코타마는, 왠지 대형 기계? 와 마네킹을 수레에 싣고 왔다.
「선생님, 오늘은 모처럼이니 녹음하러 왔습니다」
「"뭐가 모처럼이라는 건지 모르겠네…… 그리고, 오늘은 도청이 아닌가 보네"」
「직설적으로 부탁하면 될까…… 싶어서요…… 오늘은 선생님의 은밀한 부분이 아니어도 괜찮으니, 그 목소리를 녹음할 수 있다면 해서요」
「"……내 뭐가 좋은 건지 잘 모르겠지만, 이게 사적인 이용에만 그친다면 괜찮아"」
「괜찮으신가요⁉ 정말로요⁉ 대사 같은 걸 부탁드려도요⁉」
「"왠지 갑자기 수록하는 분위기가 됐는데…… 뭐 이상한 말을 시키거나, 하게 만들지 않는다면 괜찮으려나. 약속할 수 있어?"」
「합니다, 해요! 그럼 당장 샬레의 전원을 빌려서……」
코타마는 콘센트에 기계에서 뻗어 나온 전선을 연결하더니, 기자재 조정을 시작한다.
목에 걸고 있던 헤드폰을 귀에 쓰고, 무언가 소리를 듣고 있는 것 같지만…….
나는 신경 쓰이던 마네킹에 다가가 자세히 들여다본다.
머리뿐인 것 같지만…… 왠지 머리 조형은 데포르메 되어 있는데 귀만 확실하게 만들어져 있다.
「"코타마, 이게 뭐야? 어떻게 쓰는 거야?"」
「꺄악⁉ 서, 선생님. 그런 미성을 마이크 가까이에서 내시다니, 깜짝 놀라버리지 않습니까!」
아무래도 이건 마이크였던 모양이라, 가까이에서 말한 탓에 그걸 듣고 있던 코타마를 놀라게 한 것 같다.
「"미안, 설마 이게 마이크일 줄은 생각도 못 해서……"」
「설명하지 않았던 저에게도 잘못은 있지만…… 방금 그걸 녹음해 뒀어야 했는데……」
「"이제부터 제대로 된 걸 녹음할 수 있으니까 그걸로 봐줘. 그래서, 음…… 나는 뭘 하면 되는 걸까?"」
「지금부터 이 더미 헤드 마이크에 제가 지시한 여러 가지를 해주셨으면 해요. 선생님은 ASMR이라는 단어를 알고 계시나요?」
「"……? 미안, 모르겠네. 무언가의 약칭이야?"」
「Autonomous Sensory Meridian Response. 직역하면, 자율 감각 쾌락 반응이라고 합니다. 의미로는 귀로 들리는 자극에 의해 기분이 좋아지거나 오싹오싹해지는 반응이나, 지금은 그 음원 자체를 가리키는 말로도 쓰이고 있네요」
그 말을 듣고 조금 기억이 났는데, 확실히 동영상 사이트에 그런 게 있었다.
이전에 불면증인 학생이 있어서 그걸 듣고 자는 걸로, 수면의 질이 올라갔다던가 뭐라던가 하는 얘기도 들은 것 같다.
하지만…… 그게 나랑 무슨 관계가?
「선생님의 행동 그 일거수일투족이, 저희 학생들에겐 ASMR이 될 수 있는 겁니다. 숨소리, 목소리, 물을 마시는 목 넘김 소리, 그 손가락으로 쓰다듬어졌을 때 피부와 스치는 소리까지 전부 가치가 있는 거예요」
「"에엣…… 코타마는 그런 소리가 갖고 싶은 거야?"」
「물론이죠. ASMR 음성 작품 시장은 해마다 확대되고 있고, 실제로 판매한다면 막대한 이익을 얻을 수 있겠죠. 뭐 이번엔 선생님과의 약속이 있으니, 제 개인적인 사적 이용에만 그치겠지만요……」
코타마는 스케치북을 꺼내더니, 무언가를 쓰기 시작했다.
그리고 다 쓴 그것을 이쪽으로 보여준다.
『지금부터 녹음을 시작합니다. 우선은, 귓가에 무언가를 속삭여 주세요, 대사는 선생님 자유라도 상관없으니까요』
꽤나 어려운 말을 하네. 뭐든 좋다고 하면 그건 그것대로 곤란한데…… 여기선 정석으로 갈까.
「"코타마, 항상 노력해 줘서 고마워"」
지시판*을 들고 있던 코타마에게서 갑자기 코피가 뿜어져 나왔다.
*역주 : 원문은 カンペ, 커닝페이퍼의 줄임말인데 방송에서 스태프가 들고있는 스케치북 같은것도 저렇게 부른다고 함
「"괘, 괜찮아⁉"」
달려가려는 나를 손으로 제지하고, 칸페에 글자를 쓰기 시작한다.
『제 일은 신경 쓰지 않아도 괜찮으니까 계속해 주세요』
그, 그런가…… 코타마가 그걸 원한다면…….
「"코타마, 몸은 소중히 여겨야지"」
뚝뚝 떨어지는 코피를 손수건으로 닦으면서, 코타마는 엄지를 치켜세워 굿 사인을 보낸다.
『다음은, 손에 이걸 바르고 귀 부분을 쓰다듬거나, 손가락으로 두드려 보거나 해주세요』
코타마가 내민 것은…… 바디 오일?
손에 덜어 펴 바르니, 매끈매끈해서 손에 아주 잘 스며든다. 아마 엄청 비싼 물건이겠지.
기름 때문에 조금 끈적거리는데…… 비싸 보이는 마이크인데 괜찮은 걸까?
손가락으로 망가뜨리지 않도록 살짝 만져본다. 왠지 감촉으로서는…… 실리콘? 고무? 뭔가 손가락에 살짝 걸리는 느낌이 사람 피부 같다.
「앗…… 거기…… 안 되는데 목소리 새어 나와버려……」
왠지 코타마는 혼자서 기절할 듯이 괴로워하고 있지만…… 아까 신경 쓰지 말고 계속해 달라고 썼으니, 그대로 계속하자.
손가락으로 톡톡 구멍을 막듯이 태핑해 보니, 코타마의 몸이 그에 맞춰 경련한다. 정말 괜찮은 거야?
다음은…… 이렇게 완급을 조절하듯이…… 쓰다듬거나 문지르기를 계속한다.
코타마는 어깨로 숨을 쉬고 있는 것 같지만…… 아니, 신경 쓰지 않기로 하자.
『이 정도면 충분합니다, 다음은 이 마이크를 근처에 둘 테니, 일을 해봐 주세요. 환경음을 녹음하겠습니다』
평범하게 일만 하면 되는 건가? 그럼 사양 않고…….
밀려 있던 일을 처리하려고 PC를 보니…… 왠지 코타마에게 도와달라고 하려던 일은 이미 처리되어 있었다.
코타마를 보니, 엄지를 치켜세워 굿 사인을 하고 있었기에 아무래도 녹음하는 틈틈이 이미 끝내둔 모양이다.
으~음, 남은 건 내가 보고서를 정리하거나 도장을 찍는 업무뿐이라, 간단한 일들뿐이지만…… 집중해서 해버릴까.
키보드를 두드리고, 서류에 만년필로 서명하고, 인주를 묻힌 도장을 찍는다.
그 반복되는 틈틈이 커피를 마시거나 과자를 먹거나 한다.
코타마가 앞서서 일을 끝내준 덕분에, 한 시간 정도로 끝나버렸다…… 새삼 베리타스의, 코타마의 높은 스펙에 놀라게 된다.
이 시간 동안 코타마는 한 마디도 하지 않고, 되도록 소리를 내지 않으려 가만히 있었다. 잡음이 들어가는 게 얼마나 싫었던 걸까…….
『선생님, 마지막으로 이 대사를 마이크 곁에서 부탁드립니다』
어디 어디, 뭐라고 적혀 있는 건가……
「"사랑해…… 라니 무슨 소릴 적어 놓은 거야‼"」
「앗‼ 귀, 귀가‼」
큰 소리를 내버린 탓인지, 코타마는 헤드폰을 기세 좋게 벗어던지고, 귀를 감싸 쥐며 바닥을 뒹굴고 있다.
「"미, 미안…… 일부러 그런 게 아니었어……"」
「……지금은 청각이 마비되어서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사과하고 계신 건 어렴풋이 알겠습니다. 신경 쓰지 마세요, 사소한 소리도 잡을 수 있게 안전장치를 해제해 뒀던 제 실수니까요」
그렇구나…… 하지만, 코타마가 이렇게 된 직접적인 원인은 나다. 고막에 뭔가 상처라도 났으면 큰일이고, 한번 의사에게 진찰받는 게 좋을지도 모른다.
코타마에게 들리도록 귀 근처에 다가가서――
「"코타마, 들려? 같이 병원에 갈까"」
「앗, 숨결이 다이렉트로……」
그 말을 마지막으로 코타마는 행복한 표정인 채 의식을 잃었다.
정말 괜찮았던 걸까? 일단 누군가 의료 지식이 있는 학생을 부를까.
이후 정밀 검사를 받았지만, 코타마의 고막에는 상처가 없었고, 딱히 문제는 없다는 얘기였다.
이걸로 혼쭐이 났으면 조금은 도청벽이 고쳐질까 생각했지만, 예상과 달리 코타마가 도청기를 설치하는 건수는 늘어나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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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레와 음료의 방식
하레가 샬레 당번인 날, 평소처럼 제시간에 온 하레는 안색이 나빴고, 무거워 보이는 발걸음으로 집무실에 들어왔다.
「안녕 선생님. 오늘도 잘 부탁해.」
「“하레…… 안색이 꽤 안 좋은데 괜찮아? 무슨 일 있었어?”」
「예전에 에너지 드링크를 3일간 안 마신 적이 있었지…… 지금 그걸 일주일째 계속하고 있어.」
그래서인가…… 분명 그때는 구역질에 권태감, 두통까지 여러 증상이 나타났었지.
그때 에너지 드링크를 끊는 일은 다신 없을 거라고 말했던 것 같은데…… 뭔가 심경의 변화라도 있었던 걸까.
「선생님이 생각하는 그런 건 아니야. 마침 요전에 건강검진이 있어서 말이야. 결과가…… 그랬던 탓인지, 이걸 계기로 일단 에너지 드링크 의존증을 고치라고 치히로 선배나 세미나한테도 들어버려서.」
매일 몇 병에서 십수 병이나 에너지 드링크를 마셔대니 몸이 망가지는 건 시간문제였겠지. 그게 건강검진 수치로 나타난 거라고 생각한다.
「나는 굵고 짧게 살게 되더라도 에너지 드링크와 함께 일생을 마치고 싶은데……」
「“그치만, 나는 하레가 오래 살았으면 좋겠어. 병에 걸리면 가볍게 만나는 것도, 당번으로서 도움을 부탁하는 것도 못 하잖아.”」
「그, 그건…… 그렇네. 역시 일단 에너지 드링크 의존증을 고쳐볼게.」
「“알았어. 나도 전력으로 서포트할 테니까 뭐든 말해줘.”」
하레의 건강을 위해서라면 선생으로서도 나 개인으로서도,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아깝지 않다.
「그럼…… 일단 오늘 당번 일에서 육체노동 계열은 무리일까나. 여기 걸어온 것만으로도 이제 못 움직이겠어……」
그 자리에 털석 주저앉아 버렸다.
여긴 역에서 그렇게 많이 걷진 않을 텐데…… 아니, 의존증인 사람에게 카페인 결핍 시의 나른함은 고열일 때의 그것에 필적한다고 들은 적이 있다.
그렇다면, 정중하게 대하는 게 좋겠지.
하레를 안아 올려, 의자까지 옮겨서 살짝 앉혀준다.
「고마워 선생님. PC로 할 수 있는 건 전부 이쪽으로 돌려줘. 종이 서류 같은 건…… 선생님이 처리 못 하는 분량은 모아놔 주면 고맙겠어.」
「“알았어. 그럼 일을 시작해 볼까. 힘들면 언제든지 말해.”」
이렇게 시작된 샬레의 업무였지만, 하레 덕분인지 PC 업무 전부가 불과 수십 분 만에 정리되어 버렸다.
그런 고로, 남은 건 나 아니면 처리할 수 없는 일이라 하레가 할 수 있는 일은 완료된 셈이 되었다.
「“수고했어 하레, 엄청난 속도로 끝났네.”」
「아니, 이래 봬도 평소보단 늦은 거야. 매크로 짜는 것도 선생님의 최근 사고 루틴 해석에 시간이 걸려버렸고, 프로그램을 짜는 것도 몇 번이나 다시 했는걸.」
「“그래도, 내가 하는 것보다 몇 배는 빨리 끝났어. 가볍게 훑어봤는데 실수도 없는 것 같고, 지금 밀레니엄까지 바래다줄까?”」
「아니, 선생님은 이 뒤에도 다른 일이 있잖아? 그게 끝나고 나서라도 괜찮아. 대신 좀 쉬고 있을게.」
하레가 태블릿을 조작하자 왠지 집무실 입구 문이 멋대로 열리더니, 혼자서 휠체어가 달려왔다.
응? 이 휠체어 어디선가 본 기분이…….
「아, 이 휠체어 말이지. 히마리 부장의 물건인것 같아. 왠지 샬레 격납고에 몇 대 숨겨져 있었는데, 오늘은 좀 빌릴까 해서.」
「“그런 짓 하면 혼나지 않아?”」
「선생님이 말하지 않으면 괜찮아. 그것보다 목마르다…… 요괴 MAX는 어디…… 앗, 마시면 안되는 거였지……」
휠체어에 탄 하레는 냉장고 앞까지 가더니, 문을 열고 내가 쟁여 두었던 에너지 드링크를 손에 집었지만, 그걸 따지 않고 원래대로 되돌려 놓는다.
아무래도 이전과는 달리, 이번 결의는 상당히 굳은 모양이다.
「“그거 말고도 여러 가지 음료는 있는데…… 뭔가로 대용하거나 할 수는 없는 거야?”」
「건강을 위해 페트병 차를 항상 마시고 있었는…… 그러고 보니 아직 안 마셔봤나. 선생님, 난 항상 샬레에서는 에너지 드링크밖에 안 마시니까, 여기에 어떤 음료가 있는지 잘 몰라서…… 이것저것 준비해 줄 수 있을까?」
「“알았어, 맡겨만 줘. 이것저것 준비해 올 테니까 좀 기다리고 있어.”」
휴게실이나 탕비실에 분명 여러 가지 있었을 터.
나는 발걸음을 재촉해 음료를 찾아, 샬레를 뛰어다녔다.
※ ※ ※ ※ ※
「“기다렸지, 여러 가지 가져왔어.”」
「오오…… 진짜 이것저것 가져왔네.」
「“전부 마시진 않아도 괜찮아, 남으면 내가 마실 거고, 테이스팅 하면서 취향인 걸 찾아봐.”」
「에, 그럼…… 일단은, 이걸 마셔볼까나.」
하레가 집어 든 것은, 다관과 찻잔.
안에 들어 있는 건 녹차로, 브랜드를 알 수 있도록 찻잎 캔도 같이 가져왔다.
「페트병으로 차가운 건 최근 마시고 있으니까 익숙할까 싶어서.」
「“이 차는 백귀야행산인데, 선물 받은 건데 꽤 맛있어.”」
「흐음…… 엣, 지금 검색해 봤는데 이거 꽤나 비싼 가격인데.」
하레가 보여준 것은 이 차를 제조하고 있는 곳으로…… 0이 하나, 둘…… 이거 내 일주일 식비보다 비싼데…….
「이런 거 평소라면 절대로 못 사겠지만, 오늘은 모처럼이니까 마실게. ……우와아, 마신 순간 향기가 코를 빠져나가고, 입안이 맛있다고 느끼고 있어…… 문외한이지만 엄청 비싼 차라는 게 혀로 느껴져. 성분을 해석하면 밀레니엄에서도 재현해서 마실 수 있을려나……」
나도 마셔 보니…… 응, 나의 대충 우려낸 방식이라도 아주 맛있다.
받은 물건이 아니었으면 하레에게 줘도 괜찮았겠지만…… 저 가격을 보니 비싸서 사줄 수가 없다…….
「“자 그럼 다음은, 이 우롱차를 마셔봐. 산해경의 현룡문에서 보내온 찻잎이야. 이쪽도 비슷할 정도로 맛있으니까.”」
「어디 어디…… 마시기 전부터 엄청 차분해지는 좋은 냄새가 나…… 이쪽도 맛있어…… 약간의 떫은맛과 쓴맛이 절묘하고, 뒷맛이 쑥 사라져 가. 이건 엄청 취향이지만…… 역시 해킹의 동반자로서는 너무 릴랙스 계열에 치우쳐 있네.」
확실히, 이 차는 지금부터 작업하겠습니다 할 때 마시는 차가 아니라, 식후라든가 릴랙스할 타이밍에 마시는 타입의 차라는 느낌이 든다.
「“그렇구나, 일할 때 곁들일 음료가 필요했던 거지. 그럼…… 이쪽의 홍차는 어때? 카페인도 들어있긴 하지만 에너지 드링크 정도는 아니고, 조금이라면 괜찮지 않아?”」
「그렇네, 평소 마시는 차에도 카페인은 들어있고, 홍차라면 곁들이기 좋으려나.」
「“이 찻잎은 트리니티의 티파티에서 보내준건데, 나도 일하는 틈틈이 자주 마시고 있어.”」
「그건 안 봐도 비싼 녀석이라는 걸 알겠어…… 우와, 페트병 홍차랑은 모든 게 달라…… 달지 않고, 떫지 않고, 뒷맛 깔끔하고, 제대로 홍차 향기가 나…… 내가 지금까지 마시던 건…… 뭐였지?」
「“아하하…… 나도 처음 마셨을 땐 그런 느낌이었어.”」
키보토스에 와서 이런 고급 홍차를 즐기는 일이 늘었지만, 처음에는 꽤나 그 맛과 향기에 놀랐던 법이다.
하지만 그 페트병 홍차는, 그건 그거대로란 느낌으로 버리기 힘든 점이 좋지만 말이야.
「후우…… 오늘 마신 건 어느 것이나 다 맛있었지만…… 역시 너무 비싸서 애음하기엔 좀…… 게다가, 제대로 우려내는 데에도 시간이나 수고가 들고, 역시 난 기성품 중에서 뭔가 찾아볼게.」
「“그렇구나…… 괜찮다면 에너지 드링크는 안 돼도 커피나 콜라나 탄산수도 있고, 샬레에 있는 거라면 맘대로 마시거나 가져가도 되니까 말이야.”」
「고마워 선생님, 그럼 난 남은 차나 마시면서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일이 일단락되면 알려줘.」
이렇게 해서 반쯤 잊고 있던 일을 얼른 정리하고 하레를 밀레니엄까지 바래다주었다.
그리고, 히마리에게 휠체어를 멋대로 탄 데다 음료 얼룩을 묻힌 걸 어디선가 들켜서 혼나고, 에너지 드링크 금지가 일주일 더 추가되어 베리타스 부원들에게 간병받으며 어떻게든 버텨냈다는 모양이다.
하지만, 그 반동으로 에너지 드링크를 마구 마셔댄 결과 체중이 늘어 버려서, 결국 스스로 제한해 마시는 갯수가 조금 진정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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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키와 FPS 대결
밀레니엄에서의 업무가 끝나고, 문득 베리타스 녀석들이 불섭생*하고 있지는 않은지 걱정되어 부실을 방문했다.
*역주 : 건강에 대해 조심하지 않는다는 뜻의 일본어 속담
「앗, 선생님이잖아! 놀러 와준 거야?」
「“그렇긴 한데…… 마키 혼자야? 다른 애들은?”」
「치히로 선배가 체력 단련 겸 일광욕이라면서 산으로 합숙하러 갔어. 나는 집 지키는 중이지.」
「“? 마키만 왜…… 아니, 그 다리는 왜 그래!?”」
얼핏 보인 맨발에는 붕대가 감겨 있어, 뭔가 다쳤다는 걸 한눈에 알 수 있었다.
「아하하…… 그래피티 그리던 중에 사다리에서 떨어져서…… 그때 발을 접질렸는데, 의료부 진단으로는 전치 1주일이래. 지팡이 없이 걸어도 된다고는 했지만, 아무래도 등산은 무리니까.」
드물게 풀이 죽어 있는 마키의 모습을 보니, 늘 같이 있던 선배들과 떨어져서 외로운 모양이다.
이럴 땐 선생님으로서 마키를 격려해 줘야지!
「“마키, 오늘은 같이 놀까? 뭔가 하고 싶은 거 있어?”」
「엣, 바쁜데 괜찮아!? 와아, 뭐 할까! 그래피티는…… 이 다리로는 힘들고, 새로 만든 프로그램으로 해킹하는 건…… 선생님한테 혼날 것 같고……」
아까와는 딴판으로 표정이 밝아지며, 뭔가 나랑 같이 하고 싶은 게 잔뜩 있는 듯한 마키.
하지만 활동적인 걸 했다가 상처가 덧날 우려가 있고…… 여기서는 하나, 나도 자신 있는 그걸 하기로 하자.
「“마키, 게임은 없어? 분명 마키도 좋아했었지.”」
「있어, 엄청 많아! 콘솔부터 고전 게임, PC 게임까지 폭넓게 구비해 뒀어!」
게임이라면 나도 조금은 할 줄 알고, 마키도 좋아했을 터.
실내에서 노는 만큼 상처가 덧날 일도 없으니, 최적의 선택이라 할 수 있겠지.
「“마키는 어떤 걸로 놀고 싶어?”」
「으음…… 파티 게임은…… 앗, 모모이랑 미도리한테 빌려줬어. 그럼 격투 게임은…… 어라? 없네…… 설마 선배들이 가져갔나? 게임 금지인 합숙일 텐데……」
하려던 게임이 없는 모양인지 부실을 뒤집어엎을 기세로 이것저것 찾았지만, 결국 하고 싶은 게임은 발견하지 못했다.
「“그럼, 마키가 게임 하는 걸 보고 있기만 해도……”」
「그건 안 돼! 모처럼 선생님이 있는데 둘이서 놀 수 있는 걸로…… 맞다, 그거라면 지금 딱 하고 싶을지도!」
마키는 PC를 두 대 준비하더니, 어떤 소프트웨어를 기동한다.
그곳에는 나도 알고 있는 FPS 게임이 나란히 비치고 있었다.
이 게임의 특징으로, 총을 쏠 뿐만 아니라 전차나 헬기를 조종해서 대결하기 때문에, 단순한 사격 실력 외에도 전략성이 요구된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선생님은 지휘는 잘하지만, 현실에선 총 안 쏘잖아. 그러면 게임 속에서는 어떻게 움직일지 궁금했었어! 지금부터 같이 대전하자!」
「“마키한테 이길 수 있을까…… 나도 이 게임은 해봤지만, 잘하는 편은 아니라서……”」
「괜찮아 괜찮아! 나도 선배한테는 못 이길 정도니까, 초보끼리 즐기자구!」
자리에 앉혀진 채, 게임 컨트롤러를 쥐게 된다.
「방을 파서 거기로 들어가고…… 선생님이랑은 다른 팀이 되게 설정하고, 나머지 사람은 프리 매칭으로…… 좋았어, 사람 모였다!」
「“살살 부탁해.”」
「나야말로, 솜씨 좀 볼게.」
게임이 시작되고, 랜덤이었던 규칙이 결정된다.
이번엔 마키 팀이 방어 측. 내가 공격 측이 되어 거점을 공략하는 규칙인 듯하다.
방어 측은 지뢰나 병기를 이용해 이쪽의 진로를 방해해 오기 때문에, 얼마나 허를 찌를지가 중요한 포인트가 된다.
「좋-아, 방어 준비 완료! 아군도 괜찮게 흩어졌고, 선생님. 이건 돌파 못 하겠는데?」
마키의 팀은 통솔이 잘 되어 있는 듯해서, 우리 팀은 좀처럼 공격해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채팅에서는 전원 돌격해야 한다든가, 뒤로 빠져서 나오는 걸 조금씩 갉아먹어야 한다든가, 백열한 논의가 오가고 있지만…… 여기선 내가 지시를 내려 보자.
으음…… 공병은 적의 눈인 헬기를 부수거나 괴롭혀서 어그로를 끌어 달라고 하고, 그 사이에 스나이퍼들한테 큰길을 견제해 달라고 하고, 나머지는 이 루트로 뒤를 쳐 달라고 부탁해 볼까.
……좋아, 친구 사이가 아니라서 말을 안 들어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상황이 호전되지 않으니 일단 말대로 움직여 주는 모양이다.
「어, 갑자기 움직임이 바꼈네? 하지만, 그런 걸로는 이 난공불락의 포진은 무너뜨릴 수 없어…… 윽, 스나한테 머리 따였다!」
「“큰길을 제압했으니까, 이제 슬금슬금 좁혀 들어가면 될 것 같은데?”」
「그렇게는 안 되지! 얘들아, 큰길에서 대결전이다! 앞으로 몇 분만 방어하면 이기니까!」
아무래도 작전에 걸려든 모양이라, 내 생각대로 적도 움직여 주고 있다.
그 사이에 나는 적진에 잠입해서……
「아싸, 또 잡았다! 머신건 제압 사격은 방어 측의 특권이지~. 윽, 맞았다!? 게다가 뒤에서…… 엥, 잡은 거 선생님이잖아! 어, 왜 이렇게 우리 진영 깊숙이 있는 거야!?」
「“속여서 미안하지만, 이것도 작전이거든. 승리는 가져갈게.”」
「우우, 질까 보냐! 앞으로 1분만 지키면……」
마키 팀은 진형이 흐트러졌지만, 위기 상황의 저력인지 우리 팀도 서서히 쓰러져 가고…… 앞으로 몇 초 남은 시점에서 간신히 적진을 점령해, 우리 팀이 승리하게 되었다.
「아아! 졌다! 그래도 GG였네, 엄청 뜨거운 시합은 오랜만이야!」
「“마키의 지시가 좋아서 뚫는 데 고생했어. 조금이라도 계산이 틀렸으면 우리가 졌을 거야.”」
「재밌었으니, 몇 판 더 하자! 이번엔 선생님도 같은 팀으로!」
「“라저! 마키가 만족할 때까지 오늘은 같이 놀자!”」
그렇게 시작된 다음 시합은, 마키와 같은 팀으로 적을 시간 내에 얼마나 쓰러뜨릴 수 있는가 하는 룰로 정해졌다.
자, 이번엔 아까처럼 전술이 효과적이지 않지만 과연…….
「무기는 역시 머신건이지! 트리거 해피 최고!」
「“그럼, 마키를 엄호하기 쉽도록 나는 샷건으로 적을 유인해 볼까.”」
마키가 제압 사격으로 적이 못 나오는 곳을 샷건으로 강습. 내가 적을 엄폐물에서 끌어낸 곳을 마키가 쏴 맞춘다. 이 단순한 작전이 효과를 봐서, 서서히 포인트를 벌어 나간다.
「이만큼 포인트를 벌었으면…… 헉, 전차가 두 대나!? 우리 팀 거 뺏겼잖아!」
아무래도 이번엔 우리가 뒤를 잡힌 결과, 병기를 빼앗겨 버린 듯하다.
우세했던 전황도 갑자기 나타난 사고로 불리해져 가고, 결국엔 앞으로 몇 분이면 시합이 끝나는데 크게 뒤지고 말았다.
「으으음…… 이렇게 된 이상, 최후의 수단! 선생님, 내가 길을 만들 테니까 전차를 부숴줘!」
「“알았어, 마키를 믿을게.”」
마키가 머신건을 난사해 적을 유인하는 사이에, 나는 탈것에 폭탄을 붙여 나간다.
「선생님 아직이야? 슬슬 HP가 못 버텨!」
「“준비됐어! 들이받는다!”」
그렇게 완성된 폭탄 탑재 차량을 운전해, 적에게 노획된 전차를 향해 돌진한다.
대량의 폭탄을 실은 그것은, 게임상이라곤 해도 화려하게 폭발해 산산조각 나고, 타고 있던 내 분신도 거기에 휘말린다.
「서, 선생님~! 선생님의 고귀한 희생은 헛되이 하지 않겠어!」
「“아니, 리스폰 하니까 말이지. 시간 없으니까 여기서부터 만회해 보자!”」
이렇게 제한 시간 꽉 채울 때까지 힘낸 결과…… 아슬아슬한 포인트 차이로 지고 말았다.
「분해! 그래도 봐봐, 다들 GG라고 채팅 치고 있어.」
「“확실히 좋은 시합이었지. 마키도 정말 잘했어.”」
「에헤헤, 선생님 덕분이야.」
이렇게 우리는, 베리타스 애들이 돌아올 때까지 밤새도록 FPS를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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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히로와 피트니스
「응…… 끝났어. 선생님은 어때?」
「“이쪽도 방금 끝났어. 치히로 덕분에 빨리 끝났네.”」
치히로가 당번인 날. 치히로의 우수함을 고려해서 업무를 짜봤지만, 아무래도 상상 이상으로 치히로는 우수했던 모양인지 예정보다 두 배는 빨리 일이 끝났다.
하지만 책상에 붙어있었던 탓인지, 몸이 굳어서 팔을 조금 돌리자 우두둑하고 본래 사람 몸에서 나선 안 될 소리가 났다.
「선생님…… 설마 운동 같은 거 안 하는 거야? 이코노미 클래스 증후군에 걸릴 수도 있으니까, 적당한 운동은 틈틈이 해줘야 해.」
「“그렇게 말해도…… 치히로도 그렇지 않아?”」
「긴급히 일을 처리해야 할 때는 어쩔 수 없이 계속 모니터에 붙어있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2시간마다 휴식 겸 운동을 하고 있어. 체력이 있으면 그만큼 오래 집중력을 유지할 수도 있으니까.」
과연, 확실히 최근 들어 이렇게 어깨가 결려서 신경이 쓰이거나, 몸이 나른해서 작업이 오래가지 못하는 일이 늘어난 것 같다.
하지만 바쁘다는 핑계로 체육관에 가거나 체조를 하려는 마음을 먹을 여유조차 없어서, 오늘까지 방치해 둔 결과 이렇게 기름칠하지 않은 기계처럼 몸이 삐걱거리고 있는 것이다.
「음, 오늘은 이제 시간 여유도 생겼으니, 지금부터 가볍게 운동이라도 할까. 샬레에 체육관도 병설되어 있고, 가끔은 넓은 곳에서 몸을 움직여야지.」
「“어…… 그치만 일하느라 피곤해서 쉬고 싶은데──”」
「그럴 때일수록 운동을 하고 쉬면 잠도 더 잘 오는 법이야. 자, 우선은 환복부터 시작하자. 나는 탈의실에 다녀올 테니까, 선생님도 운동하기 편한 복장으로 갈아입도록 해. 다 갈아입으면 체육관으로 집합. 알겠지?」
「“아, 네.”」
거부할 틈도 주지 않는 위압감에 휩쓸려 그만 고개를 끄덕이고 말았다. 뭐 나로서도 슬슬 운동하지 않으면 체중 같은 게 신경 쓰이던 참이었으니, 좋은 기회일지도 모른다.
치히로는 탈의실 쪽으로 향했으니, 나도 옷을 둔 곳으로 가서 운동복으로 갈아입어야지…….
※ ※ ※ ※ ※
샬레에 병설된 체육관에 도착하자, 그곳에는 밀레니엄제 트레이닝복을 몸에 두른 치히로의 모습이 있었다.
황륜대제 때 치히로의 모습을 볼 일은 없었지만, 그 탄탄한 보디라인을 보니 평소에도 확실히 단련하고 있는 모양이다.
「왔구나 선생님. 그럼, 기초적인 체력 만들기부터 시작해 볼까. 우선은 러닝을 해 보자. 기구가 없어도 체력을 기를 수 있는 가장 정석적인 운동이니까.」
「“달리기는…… 어느 정도나?”」
「글쎄…… 선생님은 운동에 익숙하지 않으니까, 일단 10분 정도 가볍게 달려보자. 빠른 걸음 정도면 되니까, 몸을 데우는 걸 의식하면서. 나는 뒤따라 갈게.」
그 정도라면…… 평소 출장지에서 걷기도 하고, 문제없으려나?
조금 서두르는 정도의 속도로 달리기 시작하자, 뒤에서 치히로가 따라온다.
「“치히로도 이렇게 달릴 때가 있어?”」
「물론이지. 스스로 달릴 때도 있고, 클라이언트로부터 긴급 의뢰가 들어왔을 때 같은 건 허다하니까. 덕분에 동아리 애들보다는 체력이 있는데…… 그 애들한테도 운동하라고 말은 하고 있지만, 듣질 않는단 말이지……」
확실히 마키, 하레, 코타마에게 타일러도 운동할 것 같지가 않다. 아니, 마키는 그라피티 때문에 밖으로 나가니까 아직 희망은 있지만, 하레와 코타마는 절망적인 느낌이다. 내가 하라고 해도 아마 이런저런 이유를 대며 안 하겠지.
「선생님, 달리는 페이스가 빨라지고 있어. 지금보다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게 신경 써 봐. 너무 빠르면 워밍업이 안 되고 금방 지치기 쉬워. 너무 느려도 운동이 안 되고, 페이스가 들쭉날쭉하면 피로가 쌓여서 오래 하기 힘들어.」
「“그, 그렇구나…… 확실히 숨이 차오르는 것 같기도……”」
일이 끝난 직후라 그런가 싶었는데, 그게 아니었던 모양이다.
치히로가 페이스메이커를 해준 덕분에 거칠어졌던 숨은 진정되었고, 예정했던 10분을 다 뛰었을 때는 몸이 목욕탕에 들어간 것처럼 후끈해져 있었다.
「수고했어, 조금 숨을 고르고 본격적으로 해보자. 오늘은 공이 있길래 캐치볼을 해보려고. 몸을 비틀어서 전신을 쓰는 이미지로 높게, 포물선을 그리듯이 던져 봐.」
「“알았어. 그럼 난 저쪽으로 갈게.”」
「5미터 정도 거리에서 시작하자. 거기서 서서히 거리를 늘려가서, 할 수 있는 데까지 오늘 해보는 거야.」
치히로가 말한 대로 5미터 떨어진 곳에 서자, 치히로에게서 공이 45도 정도의 완만한 곡선을 그리며 날아온다.
나도 던져봤지만, 예상했던 것보다 힘이 들어가 버려서 치히로를 지나쳐 10미터 이상 날아가 버렸다.
「“미안 치히로, 힘 조절이 어렵네.”」
「이런, 익숙하지 않으면 그럴 수도 있지. 조급해하지 말고 차근차근 해 보자.」
치히로가 돌려준 공을 이번에는 아까 썼던 힘의 절반 정도로 던져보니, 적당한 포물선을 그리며 치히로의 손까지 날아갔다.
「그 느낌이야, 다음은 7미터 정도로 해보자.」
이렇게 서서히 거리를 늘려 10미터, 20미터도 던질 수 있게 되었지만, 30미터를 목전에 두고 공이 닿지 않게 되었다.
「“미안 치히로. 이 정도가 한계인가 봐.”」
「조급해할 필요 없어. 계속하다 보면 할 수 있게 될 테니까. 이 이상 하면 몸이 상할 수도 있으니, 오늘은 이쯤 해두자. 그래도 이렇게 목표가 있으니까 좋은 운동이 됐지? 막연하게 운동해야 한다고만 생각하면, 누구라도 운동을 싫어하게 되거든.」
확실히. 체력을 기른다고 하면 얼마나 몸을 움직여서 근육을 붙여야 할지 알 수 없지만, 이렇게 목표를 정해놓고 하는 건 해냈다는 충실감이 들어서 정신적으로 좋다.
본래는 내가 선생님일 텐데, 지금의 치히로는 나보다 훨씬 더 선생님 같은 느낌이 든다.
「나머지는 쿨다운을 시작할까. 아까처럼 똑같이 러닝을 할 건데, 이번에는 아까보다 짧게 5분으로, 조금씩 속도를 줄여갈 테니까 내 뒤를 따라와.」
「“알았어, 페이스는 맡길게.”」
아까보다 느린 속도로 달리며, 달아올랐던 몸을 서서히 식혀간다.
달리는 속도는 점점 느려지더니, 마침내 천천히 걷다가 딱 5분이 된 시점에서 발이 멈췄다.
「수고했어, 앞으로도 시간이 나면 똑같이 워밍업부터 시작해서, 제대로 쿨다운도 해줘. 중간에 하는 메인 운동은 선생님이 좋아하는 걸 하면 돼. 단, 무리는 금물이야.」
「“알았어…… 왠지 엄마 같네.”」
「선생님의 엄마가 될 생각은 없는데…… 선생님이 그렇게 생각한다면…… 아니, 역시 방금 건 취소. 선생님의 엄마라니…… 아무튼, 앞으로도 내가 당번일 때는 어드바이저로서 같이 운동할 테니까, 일정 제대로 비워둬. 나도 당번일 때는 되도록 빨리 끝나게 노력할 테니까.」
이후 식사에 관해서도 지도를 확실하게 받아서, 단백질과 채소를 듬뿍 먹고 푹 잤다.
그리고 다음 날은 무사히 근육통에 시달렸고, 어제보다 더 쑤시는 몸을 이끌고 일을 하게 되었다.
그렇게 가벼운 운동으로 이렇게 되다니…… 당분간은 운동을 계속하기로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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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으.. 마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