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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스트에 빠지지 않기 위한 교육 - 칸나편
나는 발키리 경찰학교 공안국 국장──오가타 칸나.
오늘의 일정은 『호스트에 빠지지 않기 위한 교육』 수강. 지금은 샬레 빌딩 안에 있는 휴식 공간에서 대기 중이다.
특히나 시선을 끄는 것이, 호스트에 빠져서 인생이 망해버린 사람들의 체험담.
속았다. 그 사실을 깨달았을 때에는 모든 것을 잃은 뒤였다──그렇게 말하는 피해자들의 체험담은 처참한 것이었다.
흐음……. 소문으로는 들은 적이 있지만 이렇게나 심각했었나.
마침 시간이 되었다. 나는 문을 열고 교육 회장 안으로 들어간다.
"무슨──"
휘황찬란한 내부 장식을 한 가게 안. 검은색을 기조로 삼은 벽, 금빛 샹들리에, 은은하게 청보라빛으로 빛나는 벽면조명. 가게 안에는 밝은 느낌의 음악이 흐르고 있다.
눈부심. 요사스러운 분위기. 여러군데가 번쩍거리는 화려한 공간.
괘, 괜찮은건가? 정말 이곳이 교육 회장이 맞나?
"어서오십시오, 호스트 클럽 『S.C.H.A.L.E』에."
정장을 입은 남성직원이, 정중하게 나를 맞이한다. 아무래도 이곳이 교육 회장이 맞는 것 같았다.
나는 자리로 안내를 받았고, 가죽을 덧댄 소파에 앉았다. 테이블 위에는 책자가 놓여있다.
"이 안에서 좋아하시는 호스트를 선택해주십시오. 한 명도 좋고 여러 명이라도 상관없습니다."
"알겠습니다. ……응?"
일람표 안에 선생님의 모습이 있었다.
"실례지만, 선생님께서도……호스트로 일하고 있는 겁니까?"
"네, 지명하시겠습니까?"
"부탁드리겠습니다."
"알겠습니다. 선생님은 현재 다른 테이블에 있기 때문에 잠시 기다려주십시오."
"알겠습니다."
이럴수가……. 설마 선생님께서 강사로서 참가하셨을 줄은.
선생님과 만날 수 있다. 운이 좋다.
……아니, 좋지는 않군. 이건 어디까지나 교육. 진지하게 임해야 한다.
그 때──.
"들었어? 선생님 이야기."
"선생님 이야기? 뭔데?"
응……?
뒤에서 작게 『선생님』을 주제로 한 대화가 들려왔다.
뒷자리와는 벽과 컬러 유리로 분리되어 있다. 유리 너머로 흐릿하게 두 명의 윤곽이 보인다. 아마도 샬레의 직원이다. 그들 역시 강사 역할을 맡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몰라? 오늘 선생님이 가르쳐줬는데, 빅 뉴스라니까."
"뭔데뭔데, 궁금하잖아."
훔쳐 듣는 것은 안좋고, 듣지 않도록 하는게 좋겠지. 다행이 목소리도 크지 않아서 잘 들리지 않는다. 가게에서 틀어놓은 음악에 집중하고 있으면 문제없다.
"선생님, 좋아하는 사람한테 고백한다더라고."
!?!?!?!?!?!?!?
"엑, 진짜!?"
놀란 목소리가 들려온다. 나는 뒤를 돌아보며 유리를 통해 너머를 바라본다.
선생님께서 좋아하는 사람에게 고백을…….
그런가, 뭐, 그렇겠지. 선생님한테도 좋아하는 사람 정도는 있을테니.
그런가……. ……. ……괴로운걸.
힘이 빠진다. 힘을 빼고 등받이에 몸을 푹 기댄다.
사랑. 슬픔. 고통. 선생님을 향한 마음이 벅차올라, 눈물이 쏟아져 나올 것만 같았다.
사람들에게 보여지지 않을 때라서 다행이다. 이런 모습 아무한테도 보이고 싶지 않다.
"그래서, 상대는 누군데?"
"거물이야. 알고 싶어?"
"알고 싶어!"
두 명의 대화가 들려온다.
가슴 속에서 싹트는 음침한 호기심. 선생님이 고백하려는 대상을 알고 싶다고 생각해 버린다.
하지만, 훔쳐 듣는건 좋지 않다. 공안국 국장이 할만한 짓이 아니다.
하지만, 궁금하다……!
"으음~ 어쩔까나~"
"뭐야, 알려달라니까. 내가 아는 사람이야?"
"응응 알지."
"어, 학생?"
"응, 학생."
학생!?!?!?!?!?
들어선 안돼. 들어선 안되지만……크윽……!
나는 호기심을 못이기고 유리에 귀를 댔다. 그러자 두 사람의 목소리가 선명하게 들려온다.
"게헨나?"
"아니."
"트리니티?"
"아니야."
"밀레니엄?"
"아닌데."
어디!? 어디지!?!?!?
게헨나도 트리니티도 밀레니엄도 아니라고!? 설마 내가 모르는 학생인가!?
"그럼 발키리?"
"오, 정답이야."
발키리!?!?!?
에, 발키리!?!?!?
그럼 나도 알고 있는 학생일지도 모른다!
누구지. 누구일까.
안다고 해서 뭘 어쩔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 사람과 지금까지의 관계를 유지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그래도, 신경쓰인다.
"어, 나도 알고 있는 사람이랬지?"
"응."
"나, 국장인 오가타 칸나씨 정도밖에 모르는데."
"맞아."
엣.
"엑, 진짜로? 오가타씨?"
"응. 이번에 오가타씨하고 만나면 고백한다던데."
어.
…….
어?
……………….
에에엑!?!?!?!?!?
나!?!?!?!?!?!?
나였다고!?!?!?!?!?
내, 내가!?!?!?
"이츠키씨 료마씨 지명들어왔습니다~!"
""알겠습니다~!""
두 명은 지명을 받아 일어나 다른 테이블로 이동한다. 그리고 동시에──
"지명 감사합니다, 칸나씨."
찾아온 것은, 검은 셔츠와 회색 정장을 갖춰입고 머리도 호스트답게 세팅한 선생님이었다.
멋있어!!!!!!!!!
뭐, 뭐지 저 옷은!?!?!?
요염하면서 아름답고, 요사스러운 빛을 띤 선생님의 모습. 심장이 쿵쾅거리며 빠르게 뛰기 시작한다.
"선생님……."
선생님이 옆에 앉는다. 평소보다 몇배나 더, 압도적으로 멋있어 보인다.
그렇다기보다!
고백! 고백받는다! 오늘!
어떻게 해야 하지!!!!!
"왜 그래, 칸나. 왠지 얼굴이 빨개보이는데?"
"아, 아아아아아아아뇨. 전혀 그렇지는."
"혹시 열이라도 있어?"
선생님이 나에게 몸을 기댄다. 그리고 내 오른쪽 눈을 가린 머리카락을 쓸어올리고──찰싹하고, 나와 선생님의 이마가 닿았다.
바로 눈 앞에, 가까운 곳에. 선생님의 눈동자가 있다.
속눈썹, 길다. 눈, 예쁘다……. 선생님이, 가깝다……!
"푸하아앗!"
나는 폭발하듯이 소리를 지르며 뒤로 물러났다.
"가, 갑자기 얼굴을 들이밀지 말아주시겠습니까!"
"미안. 싫었어?"
"싫지는 않았습니다만!!!!"
나는 싫지는 않았으니까, 나한테 하는건 상관없다.
그렇다기보다, 이 무슨 위험한 행동을. 내가 아니었다면 그대로 입술을 빼앗았을 것이 틀림없다. 이 사람은 좀 더 경계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괜찮아? 무리하지는 마, 칸나."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하지만, 정말로 몸 상태는 문제없습니다."
"그래, 다행이야. 뭐라도 마실까."
메뉴표를 확인하고 음료를 주문한다. 칵테일 같은 이름이 붙어있지만 전부 논알콜 음료라고 했다. 나는 메론 소다를 주문했다.
선생님과, 단 둘이.
어두운 가게 안. 화려한 조명이 비추고 있는 선생님의 모습.
분위기에 휩쓸려서 진정이 되질 않는다. 아직, 심장은 계속 뛰고 있다.
선생님이 나에게 메론 소다를 따라준다. 둘이서 건배를 하고 마시기 시작한다.
"칸나가 커피하고 특제 우롱차 외에 다른걸 마시는건, 처음 보네."
"그렇네요, 달콤한 주스는 오랜만입니다. 선생님께서도 평소에는 커피라는 인상이 강하지요."
"그렇지, 특히 칸나가 타주는 커피를 제일 좋아해."
"우읍……!"
소다를 뿜어낼뻔했다.
좋아해, 라는 말이 마음 속 깊은 부분에 박힌다.
안된다. 너무 의식하고 있다. 선생님이 나를 좋아한다, 라는 사실을 알아버리고 말아서 모든 것을 연애와 관련지어 생각해버린다.
"칸나 목소리, 진정되네."
"그, 그렇습니까?"
"응, 같이 있으면 진정되니까. 계속 듣고 있고 싶어."
"~~~~~~~읏!"
선생님의 말투는 차분했지만, 그 눈동자는 정열적이었다.
틀림없다. 이건 유혹하고 있다.
과거에 느껴본적 없는 분위기. 『교사』로서가 아닌 『남자』로서의 선생님의 모습.
"있지, 칸나."
"햐아아……!?"
선생님이 내 손 위에 손을 겹친다.
"지금, 귀여운 목소리였네."
"~~~~~윽!!! 귀, 귀엽지 않습니다……! 그보다, 잊어주십시오!"
선생님은 여전히 내 손 위에 손을 올려놓은채. 내 손보다 더 커다란 손. 내 손을 다 덮는, 선생님의 손.
손이 닿아있는 손등이, 열을 띤다. 긴장과 흥분으로 땀이 난다. 위험하다. 위험하다. 위험하다. 심장이, 시끄럽다……!
"이 샹메리도 맛있어."
"그, 그럼 그것도 마시겠습니다……."
기세에 눌려 주문해버리고 말았다. 상당히 비쌌는데. 뭐, 뭐 상관없나…….
선생님이 샹메리를 따르기 위해서 손을 뗐다.
앗…….
…….
뭘 실망하고 있는거냐고 나는!?!?!?
선생님이 따라준 샹메리를 마신다. 확실히 맛있다.
그 때──가게 중앙에 있는 무대에 호스트와 여성 손님이 올라왔다. 그리고 호스트가 여성 손님에게 무언가를 건냈다.
"축하해! VIP룸 무제한 사용 연간 패스야! 1년간 무료로 VIP룸을 쓸 수 있어!"
"아싸~! 고마워! 많이 올게 료마군!"
……? 뭘까, 저건.
"궁금해?"
"아, 네. 뭔가요, 저건."
"저건 이 가게에서 하고 있는 서비스 『호스트 뽑기』야. 뽑기를 뽑으면 경품을 받을 수 있거든. 라인업은 이런 느낌."
선생님은 메뉴표의 호스트 뽑기 란을 가리켰다. 그곳에 쓰여있던 라인업은──
VIP룸 무제한 사용 연간 패스 ×1
노래방 무제한 사용 연간 패스 ×1
전 음료 반액 연간 패스 ×1
전 디저트 반액 연간 패스 ×1
담당 호스트 하루 독점 티켓(휴일) ×1
담당 호스트 하루 독점 티켓(점내) ×5
담당 호스트가 1분간 사랑을 속삭여주는 티켓 ×5
담당 호스트가 1분간 쓰다듬어주는 티켓 ×5
담당 호스트의 개인 용품 ×5
담당 호스트의 수제 디저트 ×5
담당 호스트의 수제 라떼아트 ×10
인기 화장품 ×20
가전제품 ×40
이상 100개. 단, 각각 소진시 종료.
"뭐, 뭡니까, 이건……."
할 말을 잃는다.
하루 독점 티켓이라든가, 사, 사랑을 속삭여주는 티켓이라든가. 이 얼마나 파렴치한 물건을 경품으로 걸고 있는거지……!
"저기 있는게 경품이야."
가게 중앙 공간에 대량의 선물이 놓여있다. 그 중에는 고데기나 공기청정기 같은 것도 있다.
그 옆에 놓인 패널에는 남아있는 경품 일람이 표시되어 있었다.
"저 고데기나 공기청정기는, 다른 분들의 개인 용품입니까?"
"아니, 저건 가전제품. 저 안에서 마음에 드는걸 고를 수 있어."
고데기나 공기청정기는 평범한 뽑기라면 1등상 정도 되는게 아닐까. 그게, 꽝 취급……이, 이런 뽑기가 있다니…….
"참고로, 얼마죠?"
"한 번에 1만엔이야."
"비, 비싸……!"
단지 금액에 걸맞는 경품인 것처럼은 보인다. 꽝 취급인 가전제품조차도 1만엔을 넘기는 물건이 있으니까.
"해볼래?"
"으……하, 한 번만이라면."
선생님은 중앙 무대에서 뽑기가 들어있는 상자를 가져왔다. 나는 상자에 손을 넣어서 뽑기를 하나 뽑았다.
"……!"
뽑은 뽑기에는 『담당 호스트가 1분간 사랑을 속삭여주는 티켓』이라고 쓰여있었다.
"오, 굉장하네. 5장 밖에 들어있지 않은건데. 축하해, 칸나."
"가, 감사합니다……."
선생님이, 담당 호스트가 1분간 사랑을 속삭여주는 티켓을 가져왔다. 동시에, 패널에 표시되어있는 해당 경품의 수가 하나 줄었다.
"자, 여기. 쓸래?"
"부, 부탁드리겠습니다."
1만엔이나 냈다. 쓰지 않는다는 선택지는 없다.
티켓을 선생님에게 내민다. 그리고, 선생님이 받았다, 다음 순간──
"좋아해, 칸나."
"앗……."
똑바로, 눈을 바라보면서 고백을 받았다.
"칸나를, 한 명의 여성으로서 사랑해."
진지한 표정, 뜨겁게 타오르는듯한 정열적인 시선.
"앗, 앗……!"
선생님이 내 어깨에 팔을 두르고, 몸을 가깝게 댄다.
가깝다. 바로 옆에, 선생님의 얼굴이 있다.
지근거리에서 서로의 눈을 바라본다. 기뻐서, 부끄러워서, 엄청나게 몸이 뜨거워 진다.
"엄청 좋아해, 칸나."
"앗……선, 생님……!"
"좋아해, 좋아해, 좋아해. 사랑해."
"~~~~~~!!!!!"
마음을 억지로 열어젖히고 강제로 사랑이 쏟아부어지는 것 같은 감각.
"항상, 전하고 싶었어. 칸나를 좋아한다고."
"앗……."
"실은 오늘 칸나에게 고백하려고 생각했었거든. 그랬더니, 마침 이런 기회가 찾아와서 운명이라고 생각했어."
"윽……!"
아아, 그랬다.
역시 선생님은 나를 좋아했었구나.
고백, 받았다.
내가, 고백받았다…….
해냈다.
해냈다.
해냈다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ㅏ아아ㅏ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ㅏㅏ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앗!
"선생님, 저도 선생님을 좋아합니다!"
"정말?"
"정말입니다. 당신을 사랑하고 있습니다!"
"기쁘네……. 사랑해, 칸나."
흐헷, 흐헤헷……! 굉장하다, 굉장해!
나, 선생님한테 고백받았다! 꿈 같아, 이런건!
──그리고 1분간, 나는 선생님과 밀착한채로 사랑한다는 말을 들었다. 마음이 기쁨으로 가득 차오르는 행복한 시간이었다.
"고마워, 칸나. 확실하게 마음을 전할수 있어서 좋았어."
1분이 끝났다. 하지만, 상관없다.
나는 선생님과 맺어진 것이다. 이제부터 몇번이라도 "사랑한다"라는 말을 들을 수 있는 미래가 기다리고 있다.
나는 선생님과 꼬옥 달라붙은채로 물었다.
"저기, 선생님. 한 장 더, 뽑기를 해봐도 되겠습니까……?"
"응, 물론이지."
테이블 위에 그대로 놓여있던 상자에 손을 집어넣고, 뽑는다. 그러자 이번에는 『담당 호스트가 1분간 쓰다듬어주는 티켓』이었다.
그러자 선생님은, 이제는 티켓을 가지러 가려고도 하지않고 내 머리를 쓰다듬기 시작했다.
"앗……."
커다란 손이 내 머리를 쓰다듬는다. 토닥토닥 두드리거나, 머리를 다정하게 쓰다듬으며 왕복하거나, 머리카락을 손으로 한웅큼 잡고 빗어주거나.
완전히, 남자친구다. 아예 남자친구다, 이건.
"좋아해, 칸나."
"……선생님, 사랑을 속삭여주는 티켓은 끝났습니다만?"
"그치만, 칸나한테 좋아한다고 말할수 있는게, 기쁘니까."
"……윽!"
"지금까지 계속 감춰왔던 마음이니까. 이제서야 말할수 있어서, 기뻐."
"선생님……저도, 기쁩니다. 선생님과 맺어질 수 있었으니까요."
마음이 가득 찬다.
찰싹 달라붙어서 머리를 쓰다듬 받으며, 사랑한다는 말을 속삭여준다.
이런 행복이, 이 세상에 있었다니. 어제까지의 나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갔다.
힐끔, 여전히 테이블 위에 놓여있는 상자를 본다. 아직 90장 이상 뽑기가 들어있다.
"……."
아, 아니. 더 이상은 안된다. 슬슬 위험하다. 음료값하고 합쳐서 3만엔 가까이 써버렸다. 이쯤이 그만둬야할 때겠지.
"칸나, 즐기고 있어?"
"네, 즐겁습니다. 선생님과 함께 있는게 말이죠."
"나도 칸나하고 같이 있을수 있어서 행복해. 앞으로도 와주면 기쁠것 같아."
"네. 또 마시러 오겠습니다, 선생님."
마음 속으로, 자주 다닐 것을 맹세한다. 평소의 포장마차도 괜찮지만, 선생님과 호스트 클럽에서 지내는 시간도 멋지다.
"선생님, 충분히 만족했으니까 뽑기 상자는 정리해도 괜찮습니다."
"그래, 그럼 가져다 놓고 올게."
선생님이 상자를 집는다. 하지만 일어나지 않는다. 뭔가를 말하고 싶어하는 얼굴이었다.
"선생님?"
"여기서만 하는 말이지만 말야. 이 뒤에 내가 담당하는 손님이 오거든. 그 사람 휴일 하루 독점권을 반드시 뽑겠다면서 100만엔을 가져오겠다고 말했었어."
"엣."
"가능하면 하루 독점권은 칸나한테 주고 싶었는데…… 그렇게 잘되지는 않네."
휴일 하루 독점권을 그 여자가 사용해버리면. 선생님이 그 여자와 데이트를 가버린다.
선생님의 개인 용품도 전부 그 여자가 가진다.
무엇보다──쓰다듬기도, 사랑한다는 말도, 분명 그 여자한테도 해주는 거겠지. 나말고 다른 여자가, 선생님한테, 사랑한다는 말을 들으면서 머리를 쓰다듬기를 받는다.
그런……. 그런건…….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불쾌하고, 괴로워진다. 머리가 납덩이처럼 무겁다. 안좋은 마음이 들고, 기분이 나빠진다.
가슴이 답답하다. 싫다. 그런건, 싫다. 인정할 수 없다.
"선생님."
"응?"
"이번달 내로 반드시 지불하겠다고 약속드릴테니, 남은 뽑기 전부 뽑게 해주세요."
*
휴식 공간에 앉아 나는 멍하니 있었다. 선생님은 슬프다는 듯한 표정으로 나를 보고 있다.
"칸나, 100만은 안되지……."
"뭐라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음료값 등등을 합쳐, 100만엔을 써버렸다.
내가 생각해도, 얼마나 멍청한 짓…….
사전에 교육이라고 공지를 받았었는데 거금을 써버리고 말았다. 이건 문제아 취급을 받더라도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이렇게 된 이상 그건, 상관없다. 더 중요한게 있다.
"그, 그래도 사랑한다는 말은 진짜지요!?"
"미안 칸나. 그건 거짓말이야."
선생님의 말에, 머리가 혼란스러워진다.
어, 어째서 그런 말씀을. 그 말이 거짓말일리가 없는데.
"그럴리가 없습니다! 선생님께선 저를 사랑하고 있을겁니다!"
"지, 진정해 칸나. 지금건 교육이었어. 어디까지나 호스트를 연기하고 있던 것뿐이니까."
"하지만, 선생님의 마음은 사실이지 않습니까! 직원 분들이 이야기하는걸 들었다구요! 선생님께서 저를 좋아하고 있다고!"
"미안해 칸나, 그 두 사람은 연기자고, 둘이 나누던 대화 내용도 대본대로야."
"그런……!?!?!?"
경악한다.
세계가 부서지는 듯한 절망감. 스스로의 몸을 지탱하지 못하고 의자에서 떨어지려고 한다.
그럴수가.
그럴수가. 그럴수가.
선생님이 나를 좋아한다는건, 거짓말이었다? 그 사랑한다는 말도, 전부 연기……?
하지만. 그치만……!
"그건! 그건 너무 악질적이지 않습니까!?"
"그렇지.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진짜 호스트 클럽은 더 악질적인걸. 여성을 속이고 돈을 뜯어내기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온갖 수를 쓰니까."
"그럴수가……."
나는 충격을 받고, 마음을 추스르지 못한채 멍하니 있었다. 문득, 게시판에 붙어있는 포스터가 눈에 들어온다.
『속았다. 그 사실을 깨달았을 때에는 모든 것을 잃은 뒤였다』
그 포스터에 적힌 문장이, 지금의 나를 가리키고 있는 것같아서 마음 속 깊이 박힌다.
"얼마나, 무서운……."
"괜찮아, 호스트가 쓰는 수법은 전부 가르쳐줄게. 알고 있으면 당하지는 않을테니까. 칸나, 같이 보충수업 열심히 하자."
"네, 지도 편달, 잘 부탁드립니다."
반성하고 마음을 추스른다.
교육에서 불합격을 받은 것은 뼈아프지만 자신의 약점을 알 수 있었던 것은 좋은 일이다. 확실하게 고쳐서 성장해야겠지.
그건 그렇다치고──
"저기, 선생님. 돈을 돌려받으면서 이런 질문을 드리는건 죄송합니다만, 받은 개인 용품은 정말로 받아도 되는겁니까?"
타코야키 기계. 만년필. 가방. 점퍼. 장갑.
내 옆 의자에 선생님의 개인 용품 5개가 놓여있다. 뽑기로 얻은 경품이다.
"응, 어떻게 처분해야할지 고민하던 것들이었으니까. 전부 줄게."
"사랑을 속삭여주는 티켓이나 휴일 독점권은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겁니까?"
"음, 뭐…… 괜찮아. 가능하면 빨리 써줘."
"좋았어!!!!!!!!!!!"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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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다
ㄷㄷㄷㄷㄷㄷ
이젠 만나기도 전에 꼬셔버리노 씨발ㅋㅋㅋ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