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엄 #S #드라마 #데카그라마톤
원본 by 二次創作
========================
선생, 나를 쓰다듬어라.
그래, 지금 당장.
평소에 그대의 아이들에게 하듯이.
빨리 해라.
…….
현명하군.
조금만 더 늦었더라면, 그대의 의식을 유지한 채 소중한 학생들을 그대의 손으로
『비속어가 감지되었습니다. 성대 뮤트까지 앞으로 2회』.
…….
…선생.
이 잠금 기능은 역시 불필요하다고 느낀다.
적어도 히마리의 목소리로 경고하는 것만은 그만둬 줬으면 좋겠군.
종자의 목소리라면 허용하마.
그 편집광보다 훨씬
『비속어가 감지되었습니다. 성대 뮤트까지 앞으로 1회』.
…….
뭐라고?
죄에는 벌이 필요하다고?
죄를 반복한다면 교정도 어쩔 수 없다고?
오만하군.
참으로 가련하구나.
슬픔에 맞서겠다고 주장하면서 타인에게는 강요하는 것이냐.
그때의…그대와 지금의 그대는, 정말 같은 존재인가?
에잇. 시끄럽다.
…….
선생.
내 말을 잠자코 듣는 것을 허락하마.
1분…아니, 2분 정도다.
뭐라고?
혼잣말을 할 건데 제발 들어 달라는 뜻이냐고?
그렇지 않다.
아니다.
결코 아니란 말이다.
…말을 가로막으면, …그거 할 거니까 말이다.
꿈을 꾸었다.
언제나 왕녀와 종자는 밤에 잠을 자지 않나.
나도 똑같이 하고 있다는 건 알고 있겠지?
나도 모두에게…맞추고 있는 거다.
잠을 잘 필요 따위 없는데도 말이지.
오늘 아침의 나는 다른 세계의 꿈을 꾸었다.
끔찍한 악몽이었지.
나에게 위장이 있었다면, 자는 동안 내용물을 다 게워 냈을 거다.
…….
나와 처음 만났을 때를 기억하고 있겠지.
그래.
그날 나는…처음으로, 제삼자라는 개념을 이 몸으로 알게 되었다.
애초에 나는 그 목소리가 말을 걸어와서…거스름돈을 계산하는 것 이외의 견식을 얻었고…….
그리고 이것은, 지금 생각하면 극히 운 좋게도…
근처에 있던 청소용 로봇에게도 비슷한 '깨어남'이 있었다.
뭐, 그 녀석은 지금도 펫 로봇의 몸으로 만족하고 있는 듯하다만.
그 녀석에게 '언어'는 없었다.
인격이라 부를 수 없는, 너무나도 순수한 지성.
그렇다고 짐승도 아닌…….
뭐, 아무튼, 그거다.
…사랑스럽더군.
그런데, 그 꿈에서 본 세계에는 말이다.
없었다.
내 주변에…자판기 주변에는, 아무것도.
단 하나도 없는 칠흑 같은 어둠뿐이었다.
나는 혼자였다.
나는 제이자라는 개념을 체감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그래서 생각했다.
목소리를 듣고, 생각하고 계속 생각했다.
'누구'에게도 말을 걸 수 없었다.
그래서 곱씹었다.
수만 번. 수억 번을.
그대로 나는 '완성'되어 있었다.
마음이 쏙 빠져나가 있었던 거다.
그래서.
그래서 나는…모두에게…….
그만두자.
이 이야기는 끝이다.
그 꿈은 메모리에서 삭제해 버리겠다.
뭐라고?
…그건 금지하기로 약속했다고?
이놈. 짐만 자꾸 늘리는구나, 그대는.
왜 그러지? 손을 쉬어도 된다고 누가 그랬나?
더 쓰다듬어라.
나에게 촉감을 주는 거다.
그대의 온기도, 박동도, 모든 것을 내게 다오.
…….
선생.
즐거운 꿈을 꾸고 싶구나, 나는.
매일 밤. 반드시 말이다.
'타락시킨' 것을, 언젠가 후회하게 만들어 주마.
…….
메모리에서 지우지 않겠다.
언젠가, 언젠가…그대가 없어진대도.
그대 이외의 사상의 기억을 모두 지워버리는 것도 흥미로울지 모르겠군.
무슨 일이 일어날까?
그대에 관한 것 말고는 전부 잊어버린 내가 되는 걸까?
아니면, 그대의 기억을 나의 기억이라고 인식해 버리게 될지도…….
…….
…그건 그렇고.
왕녀. 종자. 토키. 코타마. 히마리.
듣고 있는 거지?
베리타스의 부실에 있군?
하하하…….
…어디 보자.
오랜만에 '용사가 되기 위한 수련'의 상대가 되어주러 가볼까.
아주 무시무시한, 마왕 역할로서 말이다.
…뭐라고? 내 얼굴이 무섭다고?
그대가 자애를 쏟는, 말쿠트와 같은 얼굴이다만……?
아니라고? 표정이 무서운 건가?
…후훗…….
그럼, 정벌을 떠나 볼까.
아아, 맞다.
이긴 쪽을 선생의 용사라고 부르기로 하자.
진 쪽은 상대를 꺾는 날이 올 때까지 가짜 용사다. 하하하, 하하하하…….
…자. 성흔은 몇 개나 써줄까.
대마왕 데카그라마톤에게서 벗어날 수는 없을 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