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트 #S #순애 #리츠
원본 by 二次創作
=========================
“선생님~♪”
내 손에 들린 건 간식이 듬뿍 들어있는 커다란 에코백. 그리고 가슴속에 든 건 들뜬 기분이었다.
그런 내가 샬레의 사무실에 와보니, 찾고 있던 사람은…응. 실신해 있었다.
책상에 엎드린 채로. 전원이 켜진 채 화면이 밝게 빛나는 스마트폰을 곁에 둔 그대로.
심지어 자면서 끙끙 앓는 소리까지 내고 있다.
“…선생님. 또~?”
미요 짱의 감시망을 빌려 쓰고 있는 나는 선생님이 가끔 과로로 기절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선·생·님—!”
나는 달려가 잠든 선생님의 어깨를 흔들었다.
선생님은 팔베개를 하고 자고 있었는데, 오른쪽 얼굴이 드러나 있었다.
섬세한 석재가 수년간 비바람에 노출된 듯한 몰골인데, 요컨대 처참하기 짝이 없는 안색이었다.
아마 사흘은 못 주무셨나 봐.
“선생님— 나야.”
“으으…아아, 하지 마……. 미요…….”
“나—라—구—요—!!”
“흐뉴우…감시는, 이제 그만해…….”
“…정말이지.”
안 되겠네, 안 일어나.
“그렇게 나온다면…나한테도 생각이 있다구—?”
“미요…진정해……. 그건…너무 범죄적이야…….”
“후후후, 범죄자는 미요 짱뿐이 아니랍니다—?”
“말도 안 돼……. 이미 엿보는 사람도, 순간 이동하는 사람도 있는데…….”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키보토스가 아무리 넓다지만 설마 순간 이동은…아니, 있으려나?
…뭐, 그런 건 아무래도 좋아. 자, 그럼. …영차.”
슬픈 오라를 두른 어른을 짊어졌다.
나는 조그마해서 선생님을 제대로 업을 수는 없다.
방심하면 선생님의 무릎이 바닥에 닿을 것만 같다.
“영차, 영차.”
“후냐아…….”
“선생님, 마츠리 가마타기야—.”
“나는 신령이 아니라 사람, 이야…죽기엔…일러…….”
대답을 해준 건가 싶어 순간 뒤를 돌아 선생님의 얼굴을 보았다.
하지만 자고 있었다. 비몽사몽 상태인 모양이다.
“아하하, 응. 이별은 아주아주 나중에 해도 돼—.”
“응……. 나는, 죽지 않아…….”
…나는 왠지 모르게 와일드헌트의 그 그림에 얽힌 일화를 떠올렸다.
최후의 날에 유령 대군이 어쩌고 하는 이야기.
“응, 죽으면 안 돼—.”
“죽지 않아……. 나는 죽지 않아…….”
“네 네—.”
어느덧 벌써 휴게실 앞까지 와 있었다.
손잡이를 잡고 문을 열어 선생님을 데리고 들어가 침대에 눕혔다.
곁에 누워 선생님의 가슴을 부드럽게 토닥토닥 두드려 주었다.
“자, 잘 자요 잘 자—.”
“…우으…….”
선생님의 눈가 피부가 보랏빛이었다. 게다가 가위에 눌리고 있다.
“…있지, 선생님—.”
“…….”
“무서운 건 아무것도 없어. 자, 긴장 풀어?”
“…으, 으으…….”
최대한 다정하게 말을 걸어 보았지만 선생님은 조금도 진정되지 않는다.
미간에 주름을 잡고 괴로워하고 있다.
뭐, 예상했던 대로다.
이건 즉, 내 ‘작전’을 정말로 실행할 의의가 생겼다는 뜻이다.
선생님은 치유되지도 않았고, 일어나지도 않았으니까.
뭐, 괜찮겠지. 자고 있고, 게다가 선생님인걸.
깨어있는 선생님한테는 좀 그렇지만.
“…선·생·님.”
“…으으.”
“자고 있어야 해?”
“…응으.”
조금 내 심박수가 올라가는 기분이 들지만, 일단 진정하자.
선생님의 가슴을 토닥이며 살며시 심호흡한다.
한 번. 두 번. 세 번. 네 번.
…좋아. 할 수 있어.
슬그머니 선생님의 귓가에 얼굴을 가까이 댄다.
“…선생님? …….”
“……?”
“…무—척 좋아해.”
“…우우? ……?”
…응. 반응이 있다.
“선생님. 좋아해.”
“…….”
“좋아해. 좋아해—.”
“…으음.”
“…우스바 리츠는 선생님을 너—무 좋아해.”
“…….”
선생님의 미간 주름이 꽤 펴졌다. 하지만 아직 조금 부족해.
“…선생님. 절대로, 일어나면 안 돼?”
뭐랄까, 가슴이 죄어오는 기분이라 긴장된다.
아니, 괜찮아, 괜찮아.
일어난다고 해도 엄청나게 잠에 취한 상태일 테니까.
“…흠흠. …에헤헤.”
나는 아까부터 오른손으로 선생님의 가슴을 토닥토닥, 문지르듯 두드리고 있었다.
그리고 비어있던 왼손으로 선생님의 오른손을 살며시 잡았다.
아. 선생님이랑 손 잡는 거, 처음이다.
…내 얼굴이 뜨거운 건 분명 기분 탓이겠지.
응. 분명 그럴 거야.
“…선—생—님—.”
“…….”
“좋아해. 좋아해. 좋아해—…… 좋아한다구요. …조, 좋아해…….”
선생님의 숨소리가 점점 고르게 변했다. 이제 악몽을 꾸는 얼굴이 아니다.
“…후우. …이, 이제 끝이야. 선생님.”
나는 선생님의 귀에서 얼굴을 떼고 상식적인 거리감으로 돌아왔다.
아니, 곁에 누워있긴 하지만 그래도 뭐, 아까보다는 상식적이겠지.
남은 건 손을 놓는 것뿐.
…놓는 것뿐.
…아니, 괜찮겠지. 괜찮잖아, 이 정도는.
“…선생님—.”
“…습, 후…습, 후……”
어른은 평온한 숨소리를 내고 있다.
나도 긴장이 풀려 졸음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선생님의 커다란 손이 안도감을 주고 있다.
“…나도 잘게—?”
“…습……”
“…….”
선생님, 무지 좋아해. …아아, 안 되겠다. 이젠 더 못 말하겠어.
선생님이 나보다 먼저 일어나서 잠든 나를 보고 있는데, 거기서 내가 “너무 좋아해”라고 잠꼬대를 할 수 있다면…….
…선생님을 힐링하려고 했는데 내가 힐링을 받네.
선생님의 손바닥 온도를 느끼며, 나도 꿈속으로 떨어져 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