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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최고의 친구들

호시노가 총구를 떨어뜨린 채 천천히 걸어왔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한 느긋한 속도와 움직임.

“상처를 받았구나. 힘들었겠구나. 응.”

“호시노…씨?”

바닥에 주저앉은 채 노아가 호시노를 올려다봤다.

“다 이해해. 무슨 기분인지 아니까.”

“...”

“나도 셀 수 없이 그런 생각을 하면서 살아왔는걸."

"..."

"하지만 그런 말을 하면, 그런 말을 자꾸 해버린다면, 그건 너 자신을 가장 크게 상처입힐 거야. 그게 진심이 아니더라도. 그냥 울분에서 나온 넋두리라도..."

호시노의 말에는 묘한 무게감이 있었다.

“여긴…어떻게?”

“...구조 활동을 하고 있었거든.”

키보토스 전체가 이런 꼴이 되어버리고, 아비도스는 총학생회의 부탁을 받아 대피와 구조 활동에 협력하고 있었다.

정확히는 리오의 부탁을 받아서.

SRT가 작전 불능이 되어 버린 이후로 안개의 진원지인 블랙 마켓까지 최대한 가까이 접근할 수 있는 학생은 극히 드물었다.

“네 친구… 유우카였지? 그녀가 학생회 회의실에 나타난 이후로, 츠카츠키 리오 회장이 가장 먼저 연락을 해 왔어. 분명 네가 불길한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게 틀림없다고. 도와 달라고 말이야.”

“...회장이…”

그다지 감정적인 교류도 없었던 리오가 가장 먼저 접촉해 왔다는 것은 의외였다.

세미나에서 함께 일을 해 왔던 사이었지만,

노아는 자신과 유우카의 사이가 돈독한 것만큼 회장과도 그런 사이가 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은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었다.

“역시 절… 의심해서 보냈군요. 그렇죠?”

“틀려. 널 걱정해서 보낸 거야.”

“그럴 리가 없어요.”

“생각보다 네 주변엔 널 걱정하는 사람이 정말 많아."

노아는 그녀의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경험에서 우러난 말인 것 같다는 기묘한 직감을 받았다.

"노아. 모두를 대신해 상처받고자 했던 분이... '없었던 게 나았던 사람'이라고 불리게 된다면..."

호시노가 심호흡을 했다.

"자신의 존재 때문에 누군가 상처받는 일이 생기게 된다면... 아마 그게 그분에겐 가장 슬픈 일 아닐까."

호시노가 노아 주변에 아무렇게나 떨어져 있는 그녀의 수첩을 집어 건넸다.

“의지할 데가 없다는 생각이 들 때는 보통 사실이 아니야.”

노아는 선뜻 손을 내밀지 못하고 호시노를 응시하기만 했다.

“선배한테 상담할 수 있었잖아? 도와달라고 할 수 있었잖아? 여기 있는 메이드 씨만 해도, 네가 도와 달라고 하면 언제든지 달려와 줬을 것 같은데? 왜 혼자서 앓고 있었던 거야?”

“그래 인마!”

네루가 옆에서 쩌렁쩌렁 울리는 목소리로 거들었다.

“네가 그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라는 걸 털아놨으면, 같이 그 뭐냐,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었잖아!”

“고작 상담 같은 걸 한다고 뾰족한 방법이 생길 리가 없잖아요.”

“그건 모르는 거라고.”

호시노가 안타깝다는 듯이 고개를 흔들어 보였다.

“머리름 맞대고 생각해 보면, 좋은 방법은 틀림없이 나와.”

주저앉아 있는 그녀를 씁쓸하게 내려다보는 호시노는 기분 탓인지, 실제로는 그리 큰 키가 아니었음에도 그것보다 훨씬 더 커 보였다.

“받아. 소중한 거잖아?”

“...읏…”

호시노가 다시 손끝의 수첩을 흔들어 보였다.

노아는 그걸 향해 잠깐 손을 뻗는 듯하다가 이내 그만두었다.

“저는 그럴 자격이 없어요. 여러분의 연민을 받을 자격이 없는 걸요.”

“그게 무슨 말이야?”

“전 이미 선을 넘어 버렸으니까요.”

“아니잖아! 야!”

네루가 노아의 어깨를 잡았다.

“야! 아직 아무 짓도 하지 않았잖아! 에리두를 기동시키기 전이라면…”

“네루 씨. 저는 네루 씨 같은 밀레니엄 최강의 전력을 눈앞에 두고 제 계획을 거창하게 다 실토할 정도로 바보가 아니에요.”

하. 하하. 노아는 공허한 웃음을 지으면서 둘을 올려다봤다.

“십 분 전, 네루 씨와 처음 대화를 시작한 순간, 저는 이미 에리두 송신탑을 작동시켰어요.”

“뭐?”

“송신탑이 에리두가 통제하는 저궤도 위성들과 함께, 키보토스 전역의 기억들에 파동을 보내기 시작했을 거에요.”

“야, 노아 너!”

“안타깝지만… 조금 늦으신 것 같네요. 네루 씨. 타카나시 호시노 씨.”

눈을 꼭 감고, 주먹을 꼭 그러쥐면서, 노아는 질책과 비난을 받을 준비를 했다.

그러나 호시노는 그런 노아를 보면서 전혀 동요하지 않았다.

당황하지조차 않는 호시노를 보면서 노아가 서서히 의아한 표정을 짓자,

호시노가 나긋하게 말했다.

“조금 늦은 건 네 쪽인 것 같은데.”

호시노는 컨트롤 룸에 들어온 이후로 처음으로 작게 웃어 보였다.

“나도 친구를 데려왔거든.”

조금 전. 에리두 외곽의 고층 빌딩 옥상.

“포인트의 시계는 양호한가요?”

“문제 없어.”

빌딩 옥상에 선 한 붉은 머리 학생이 통신기에 대고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풍향은 북서. 풍속은 4m/s. 습도 50퍼센트, 기압은 990헥토파스칼이야. 모두 탄도에 큰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네.”

그 말대로 그녀가 어깨 위로 걸치고 있는 길다란 털코트는 끝자락만 겨우 바람에 살랑살랑 날리고 있었다.

“현재 위치에서 송신탑 상부까지의 거리는요?”

“1.2km. 말하자면 완벽한 조건이야. 이 정도 거리는 한 손으로도 맞출 수 있어.”

당당하게 선언한 그녀가 스코프를 조정하고 목표를 가늠했다.

“정말 자신 있으신 거죠? 자꾸 빗나가면 컨트롤 룸에서 눈치챌지도 몰라요.”

“걱정 마. 흥신소 68은 한번 받은 의뢰는 완벽히 처리하는 것이 모토니까.”

아루가 의기양양하게 말했지만 통신기 너머의 목소리는 의심을 거두지 못했다.

“...별로 못 미더운 모습만 봤던 것 같습니다만… 일단 알겠습니다.”

“조금쯤은 믿는 시늉이라도 좀 해 달라구! 기껏 특기 분야를 선보이고 있는데!”

“응. 나는 믿어.”

아루의 바로 옆에서 시로코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자세만 봐도 전문가 같아.”

“그, 그래? 정말 그래 보여?”

“응. 완벽해.”

시로코가 아루 옆에 엎드린 채 드론을 조정하고 있었다.

아루가 방금 읊은 사격 제원은 모두 시로코가 가진 드론이 측정해 준 것이었다.

개인적으로 존경해 마지않는 시로코의 칭찬을 들은 아루는 아주 기분이 좋아졌다.

‘하드보일드 그 자체인 암흑가의 거물이 나를 칭찬해 주다니! 그 은행털이범이!’

아루는 뿌듯한 표정을 간신히 숨기고 평정을 가장해 보였다.

“뭐, 뭐어? 다, 당연하지! 이런 건 걸음마를 뗐을 때부터 연습하던 거였으니까 말이야!”

“역시 대단해.”

진심으로 감명받은 시로코가 추임새를 넣어 줬다.

“...아무튼 다시 브리핑할게요. 송신탑 상부 구조물에 에너지가 응집하고 있는 것이 확인됩니다. 최근 긴급 개보수된 구조물 같은데요. 밀레니엄 측에서 제공한 에리두의 중앙 송신탑 설계과는 그 형상이 많이 달라져 있어요.”

아야네의 목소리였다.

“어디다 쓰려고 그런 거지?”

“확실히는 알 수 없습니다. 무츠키 씨와 같이 에리두 데이터룸에 잠입한 카요코 씨가 방금 정보를 보내 왔는데, 키보토스 주민들의 기억...을...? 인위적으로 절개하는? 계획에 사용될 거라고 하네요.”

“뭐, 뭐? 대체 왜 그런 짓을 하려고 하는데?”

‘키보토스 전역의 기억을 모조리 지운다고? 어째서 그런 짓을? 세상에, 발상이 엄청나게 하드보일드하잖아!’

아야네가 세상 심각한 것도 상관없이, 아루는 속으로 얼빠진 생각들을 하고 있었다.

그걸 내색하지 않기 위해 아루는 꽤 노력을 기울여야만 했다.

“...알 수 없네요. 하지만 그걸 막아야 한다는 건 확실합니다.”

“그, 그건 당연하지!”

“이분을 이곳의 소유주라고 해야 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츠카츠키 리오 밀레니엄 ‘전’ 회장도 에리두 시설의 파괴 허가를 내렸습니다. 남은 건 아루 씨가 완벽한 저격을 하는 것 뿐이네요."

아야네가 필요한 정보를 모두 브리핑했다.

"행운을 빌어요!”

“좋아!”

아루가 빌딩 난간 위로 소총을 올리고 견착했다.

아야네가 지시한 대로 송신탑 상부 구조물에서 엄청난 에너지파가 발생되기 직전에 응축되는 지점을 겨냥헀다.

스코프를 자세히 들여다본 아루는 거기에 선들이 노출되어 지나가고 있다는 것을 눈치챘다.

“...네 말대로 긴급 개보수된 것이 확실하네, 마감이 허술해. 너도 저기 저 전선들이 보여?”

“네? 네. 보입니다만… 설마?”

아야네가 놀란 숨소리를 냈다.

“그래. 저걸 맞추겠어.”

아루가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성대한 폭발을 보는 것도 좋지만, 뭐. 이런 일은 조용히 처리하는 게 최고잖아?”

‘저렇게 비싸 보이는 구조물을 마구 부수는 건 좀 아까우니까.’

번지르르한 말과 다르게 아루의 마음속은 소시민 그 자체였다.

“그건 그렇습니다만, 정말 가능한가요?”

“날 뭘로 보는 거야?”

아루가 웃으면서 호흡을 가다듬었다.

“흥신소 68의 사장, 리쿠하치마 아루야. 나는 프로페셔널하다고.”

말을 끝낸 아루는 정말로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처럼 난간 아래에 소총을 걸치고 엎드려 집중했다.

1.2km밖의 전선 한 가닥은 아루가 고배율 스코프로 바라보고 있었음에도 먼지 한 톨보다도 작게 보였다.

그러나 아루에게는 절대적인 확신이 있었다.

주변에선 허당이라는 평가만 받고 있는 아루였지만, 그녀의 소총만큼은 결코 겉멋 따위를 위해 들고 다니는 것이 아니었다.

조준을 시작한지 몇 초 지나지도 않아 아루는 완벽한 타이밍을 잡았고, 망설임 없이 방아쇠를 당겼다.

타앙!

그녀가 호언장담한 대로 그녀의 총구를 떠난 총탄은 송신탑의 철골 구조물 사이를 날아 신호를 보내는 선만을 정확히 맞춰 끊었다.

그걸 확인한 아야네는 감탄사를 흘렸다.

“정말 해냈어… 대단해요! 솔직히 전혀 안 믿고 있었는데!”

“아까부터 말이 심하지 않아? 여기선 칭찬을 해 달라구!”

“응. 맞아. 대단해.”

쌍안경으로 저격을 확인한 시로코가 아루의 인정 욕구를 빠르게 충족시켜 줬다.

“그, 그렇지? 나 대단하지?”

“완벽했어.”

“그렇다니까!! 난 최고야!”

“응. 역시 호시노 선배가 눈여겨본 인재다워.”

우쭐해진 아루가 콧김을 내뿜었다.

“...설득을 하러 들어간 호시노 선배도 잘 됐으면 좋겠습니다만… 아무튼 멋졌어요. 아루 씨.”

거기까지 말한 아야네가 약간 의아한 점을 느끼고 물었다.

“그건 그렇고… 일행이 한 분 더 계시지 않았나요? 어디 있는 거죠?”

“뭐. 카요코와 무츠키는 에리두 시설을 파악하고 있으니까, 하루카는. 음…”

잠깐 생각하던 아루가 어깨를 으쓱했다.

“모르겠네. 어딘가에 있지 않을까?”

“...저희는 나름 침입자 입장이라 혼자라면 위험할지도 모릅니다만…”

“하루카라면 걱정하지 마! 걔도 엄청난 실력자니까!”

진심으로 감탄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적당히 얼버무리는 아루를 보자 아야네는 추켜세워서 조금 손해 봤다고 생각했다.

“그럼 잠깐 기다리죠. 이 사태의 장본인과 대화가 잘 끝나면 호시노 선배 쪽에서 통신이 올 거에요.”

그래서 아루는 빌딩 옥상에 걸터앉아서 시로코, 아야네와 잠깐 잡담을 했다.

최근 그녀들의 상황이 어땠는지에 대해서.

선생님의 흔적을 독자적으로 찾기 시작했다는 것. 역시 그녀들에게도 무리였다는 것.

“그래요. 역시 게헨나 구역에서도 아무런 흔적이 없었군요…”

“뭐, 나는 장기 결석계를 낸 학생이었으니까. 만마전에는 연줄이 그닥 없어. 그쪽이라면 지금쯤 뭔가 찾았을지도 모르는데…”

아루는 그렇게 말하면서도 만마전에 그다지 기대할 만한 구석이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학생회에선 사태의 장본인이 히나 위원장이라고 했었지?”

“네. 그렇다고 하네요.”

“의외인걸. 그 히나가 말이지…”

“아루 씨가 본 히나 씨는 어떤 사람이었죠?”

“그야 뭐. 남들이 알고 있는 것 정도?”

아루는 잠깐 곰곰히 생각했다.

“뭘 생각하는 지 알 수 없는 무서운 표정에, 엄청난 워커 홀릭, 과로는 일상. 공무는 철저하게 집행하지만 의외로 선생님 앞에서는 웃는 모습을 자주 보여준다는 소문이 돌고 말이지.”

“후후. 그럴 만도 하죠."

아야네도 그리운 선생님의 얼굴을 떠올려 봤다.

"그분에게 화낼 수 있는 학생은 정말 어디에도 없을걸요."

“역시 그렇지? 그리고 선생님이 게헨나에 드나들면서 업무 협조가 가능했던 것도 히나 위원장이 모두 뒤를 봐 줬기 때문이래. 아 맞아. 가끔은 선생과 쇼핑 같은 것도 했었다는 모양이고... 바캉스 시즌엔 선생님과 바다에도 같이..."

"아니, 의외로 굉장히 자세하게 알고 계신 걸요?"

아야네의 딴지는 둘째치고, 아루는 말하면서 서서히 표정이 굳어 갔다.

"아니 잠깐만. 그 위원장이 누군가와 함께 쇼핑을...? 바다...?"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모습에 아루는 눈썹을 찌푸렸다.

게헨나의 무력 그 자체인 히나가 누군가와 사적인 쇼핑을 하고, 밤바다에서 수영복을 입고,

낭만적인 분위기에 얼굴을 붉히는, 그런 장면은 도저히 떠올릴 수가 없었다.

다른 의미가 있었던 게 아니라 정말로 상상력이 그 부분에서 잘려 나간 것처럼 아루에게는 도저히 무리인 일이었다.

'하지만 그건 마치...'

정리하니까 피도 눈물도 없는 것 같지만 선생님 앞에서는 소녀가 되어버리는, 반전 매력의 히로인 그 자체였다.

“...말하고 나니 왜 그렇게 됐는지 알 것 같기도 하고…”

“그, 그러게요…”

아야네도 동시에 비슷한 생각을 했던 것 같았다.

'이것도 나름 하드보일드인가...'

아루는 묘한 기분이었다. 선생은 '나만의' 파트너여야 할 텐데.

그렇게 치면 실로 두려운 경쟁자야.

“뭐 어쨌건 내가 알아낸 건 별로 없어. 의뢰인들이 지금 같은 상황에 있을 리도 없고… 그래서 선생님의 행방을 찾기 위해, 내가 아는 한 가장 유능한 사람들의 도움을 받으러 왔다는 거지!”

그녀가 의기양양하게 외치면서 말을 듣고만 있던 시로코를 두 손으로 가리켰다.

“바로 너희 같은 사람들 말이야!”

“응. 난 유능해.”

시로코가 고개를 끄덕였다.

아루에게 있어 가장 유능한 집단이라 함은.

암흑가의 큰손, 하드보일드 그 자체, 은행털이 일당.

말할 것도 없이 아비도스 학원이었다.

“그런데 이쪽이 거꾸로 도움을 주는 신세가 되고 말았네."

"저희도 마침 좋을 때 아루 씨와 만날 수 있어서 다행이에요!"

"뭐. 말했지만 역시 보수는 라멘 한 그릇으로 충분해. 이쪽도 신세를 많이 진 건 사실이고 말이지.”

상호간에 빚을 만들어 둔다. 그야말로 모범적인 비즈니스 현장 같은 상황에 아루는 매우 만족했다.

“하지만 시바세키 라멘은 지금 영업을 하고 있지 않아.”

시로코가 쓸쓸한 듯이 말했다.

“걱정하지 마! 모두 잘 해결될 테니까! 선생님도 찾고, 안개도 없애고, 그럼 다시 라멘 가게도 열겠지!”

아루가 활짝 웃어 보이며 장담했다.

최근 상황이 불안하고, 말도 안 되는 건 그녀에게도 마찬가지였지만,

‘나는 사장이자 리더니까. 그런 내색을 할 수는 없지.’

그렇게 애써 밝게 말하던 아루의 통신기에 낯익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 아루 님. 주, 준비를 다 끝냈습니다.”

“아. 하루카구나. 어디에 있었어? 준비라니?”

“서, 성대한 폭발을 시작할 준비를 마쳤습니다.”

“...에?”

“아, 아루 님이. 폭. 폭발을 보고 싶으시다고 해서. 커, 컨트롤 룸 지하에 폭발물을 묻고 있었습니다.”

“에. 에?”

하루카의 말에 아루는 말을 더듬었다.

“뭐? 아니, 기다려! 나 그런 말 안 했는데?”

“하, 하지만 아루 님이, 분명, 그,”

치직. 치직.

하루카는 정말로 지하에 있는 것이 확실했다. 통신기 너머에서 잡음이 심하게 들리고 있기 때문이었다.

빠르게 방금 전 상황을 훑어나가던 아루가 자신이 방금 전 팀 채널에다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해냈다.

‘성대한 폭발을 보는 것도 좋지만, 뭐. 이런 일은 조용히 처리하는 게 최고잖아?’

“잠깐 기다려 하루카! 그건 그런 뜻이 아니야! 내가 이미 다 정리했다구!”

"아루 님, 통신이 잘 들리지 않습니다. 말씀하실 게 있다면..."

치이이익.

"하루카! 들려? 멈춰!"

"지, 지금 바로 폭파 준비를 하겠습니다."

"아니, 멈추라니까!"

"...으으..."

하루카는 아무것도 못 들은 것 같았다. 잠깐 뜸을 들이던 하루카는 확신을 얻은 듯...

“아, 아루 님을 위해!”

잡음 너머로 그녀의 외침이 희미하게 들렸다.

꾹. 그리고 격발기를 누르는 소리.

"하루카, 들려? 그, 그만둬! 분명 내가... 하루카? 들리니?"

아루는 미친 듯이 식은땀을 흘리기 시작했다.

그런 그녀의 등 뒤를 시로코가 쿡쿡 찌르고 있었다.

“응. 이쪽에도 통신이 왔어. 호시노 선배가 대화는 잘 끝난 것 같대. 우리도 이제…”

시코로의 말이 끝나기 전에 굉음과 함께 송신탑 아래에 폭발이 일어났다.

쾅.

쾅. 콰쾅. 송신탑 주변 건물을 산산조각내는 성대한 규모의 폭발이.

“...아.”

“하루카아아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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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블루 아카이브·24.07.16창작

소설,피폐) 마지막 접속: 60일 전 (21)

#소설#피폐
좋아요 0댓글 14저장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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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 33개
외부 링크디시인사이드
게시일2024.07.16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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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4

나
ㅇDC
ㅇㅇ124.07.16

역시 아루네요(여러 의미로)

ㅇDC
ㅇㅇ124.07.16
디시콘
ㅇDC
ㅇㅇ224.07.16
디시콘
ㅇDC
ㅇㅇ324.07.16

하루카가 일을 키우는구나

ㅇDC
ㅇㅇ424.07.16

키보토스 폭탄마들은 어째서 하나같이....

ㅇDC
ㅇㅇ524.07.16
디시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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