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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 이로하가 젊은 선생님의 청춘을 보는 이야기
그건 그렇고, 나는 선생님을 좋아한다. 인간으로서도, 남성으로서도.
키보토스에 제대로 된 남성은 존재하지 않는다. 대부분 로봇이나 짐승 머리를 하고 있어서 도저히 그런 시선으로 볼 수 없다.
그것뿐이라면 그저 각인효과라고 치부해 버릴 수 있을지도 모른다. 실제 연애 대상으로 볼 수 있는 사람이 선생님밖에 없기 때문에 나도 선생님에게 연정을 품고 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또 다른 큰 이유가 있다. 선생님은 어른으로서 너무 완벽하다. 우리 아이들이 원하는 어른으로서 선생님은 너무나도 완성되어 있다.
우리가 가는 길을 기쁜 마음으로 지켜보고, 때로는 타이르고, 때로는 함께 즐겨준다. 어른이라고 해서 아이를 무조건 부정하지 않고, 신변의 위험이 닥쳤을 때는 목숨을 걸고 도와준다. 과연 키보토스의 많은 학생들이 그를 좋아할만 하다. 이렇게 말하는 나도 그 많은 학생 중 한 명인 게 아니꼽지만.
자, 그럼 지금 내 눈앞에 펼쳐져 있는 광경을 설명해보자.
"그래서 선생님, 그때 미소노가 『정말로 좋아했단 말이야~』라면서 결국 울음을 터뜨렸거든!"
"너 말야, 거기서 웃을 부분이 아니잖아."
"그렇게 말하는 선생님도 웃음을 참는 거 같은데?"
"그야 너...... 그렇게 신났으면서 한 달 만에 깨지는 게 어딨냐!"
지금 내 옆자리에서 친구의 연애담으로 이야기 꽃을 피우고 있는 것이 젊은 선생님을 중심으로 한 남자 몇 명의 모임이다. 매점에서 간단한 점심을 사고 자리에서 느긋하게 먹으려고 했더니 이렇다.
오른손에 든 비닐봉투를 책상위에 놓는다. 주먹밥 하나에 팩 주스 하나. 꿈 속 치고는 배도 고프고 맛도 난다. 그렇다고 지금 식욕이 있는 건 아니었다.
"저기 나츠메, 여자가 바람피우는 조건이 뭐라고 생각해?"
"......네?"
"바보냐 하야세, 그런 거 물어보는 게 아니라니까!"
젊은 선생님의 친구가 내게 이야기의 방향을 돌리고 있다. 보아하니 젊은 선생님 일행은 모두 내가 어떻게 답할지 흥미로워하는 것 같다.
심호흡하고, 입에 머금고 있던 연어 주먹밥을 삼킨다. 그리고 마음속 생각을 그대로 입 밖으로 내뱉었다.
"그런 걸 여자아이에게 묻지 않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뭐, 크윽......!"
단순히 섬세함이 없었던 이야기였기 때문에, 나의 대응도 쌀쌀맞게 된다. 당연한 일이다.
"거봐! 나는 말렸는데, 그만두라고!"
"하지만, 신경쓰였으니까.....!"
선생님 일행이 시끌벅적 떠들고 있다. 불쾌감은 없지만 어이가 없어서인지 웃음이 터져나온다. 그것을 본 남학생이 「나츠메에게 웃음거리가 됐다」라며 다시 소란을 피우기 시작한다.
멀리서 보면 재미있겠지. 하지만 가까이 있는 당사자로서는 그다지 가까워지지 않았으면 하는 것도 사실이다.
"미안해, 나츠메, 이 녀석들 바보라서."
젊은 선생님이 쓴웃음을 지으며 내게 말한다. 젊은 선생님은 이 중에서도 꽤나 이성적인 것 같지만 그래도 이 남자 그룹 속에 들어와 떠들어대고 있다는 사실은 변함없다. 쓴웃음을 짓고 있는 것도, 변변치 않은 화제를 진심으로 즐기고 있다는 사실을 숨기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상관없어요. 선생님도 그 『바보』 중 한 명이죠?"
"아하하...... 신랄하네."
"그야 신랄해지겠죠. 갑자기 말려들었다고 생각해보세요."
"그건, 미안."
"아뇨아뇨, 딱히 괜찮아요. 저도――――"
"야 선생님! 점수 따지 마!"
그리고 「하야세」에게 이야기를 중단 당한다. 점수 따기라는 생각을 한다는 것 자체가 여성의 호감도를 떨어뜨리고 있다는 사실을 이 소년은 깨닫고 있는 걸까.
젊은 선생님은 그렇게 다시 나를 두고 남자들 무리로 돌아간다. 나도 더 이상 파고들지 않고 주먹밥 씹기에 집중했다.
(......선생님도, 이런 사람과 관계하고 있었던 걸까요)
연어의 소금기를 페트병 차로 씻어낸다. 그리고 다시 내 입에서 크게 한숨이 새어나왔다.
이 학교...... 라고 할까, 이 공간은 기묘하다.
우선, 학교란 수업을 듣는 곳이다. 학생들이 교사로부터 쏟아져내리는 지식을 「장래 무슨 소용이 있는가」라는 의문을 눌러 죽이며 머리에 쑤셔넣는 곳이다.
이해할 수 없는 일이지만 현재 이렇게 나도 「학교」라는 공간에 있다. 그래서 수업을 들을 거라 생각했다. 다른 학교의 수업 내용이 어느 정도인지 흥미도 있었다.
하지만, 이 공간에서 한동안 지낸 나에게는 수업을 들었다는 실감이 전무했다.
교사가 교단에 서고, 당번이 기립해 경례를 선창하고, 지난 수업의 회고로 시작한다. 어떻게 보면 템플릿이라고 해도 무방한 그런 수업의 풍경, 그리고 내가 그 그림 안에 있었다는 사실만이 내 뇌 속에 남아 있다.
영화 중간에 무단으로 5분 정도 건너뛴 듯한 형언할 수 없는 위화감. 무엇을 했는지는 알고 있지만, 자신의 경험이 전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기묘한 체감. 그것이 지금의 나에게 그림자처럼 얽혀 있다.
더 현저하게 드러난 것은 방과 후다. 아무래도 나는 이 학교에서는 어떤 동아리에도 소속되어 있지 않은 듯하다. 게헨나 학원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면 「학생회」에라도 소속되어 있을 법한데, 꿈속에서까지 굳이 귀찮은 일을 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해 방치하고 있었다.
하지만 내 체감 속에서는 방과 후 경험이 없다. 마치 「지금의 나에게 필요 없는 것이다」라는 듯 방과 후의 기억이 끊기고, 정신을 차려보면 나는 다시 「등교한 직후의 나」가 되어 있다.
"이건 대체 뭘까요......"
"응? 무슨 일이야, 나츠메. 몸이라도 안 좋아?"
"머리가 좀 아파서요. ......뭐, 괜찮아요. 위화감이 있는 정도고."
"나츠메가 괜찮다면 아무 말도 안 하겠지만, 정말 안 될 거 같으면 양호실로 가줘."
교실에서는 옆자리의 젊은 선생님이 내게 상냥하게 말을 걸어온다. 걸어오는 화제를 쌀쌀맞게 받아치기도 하지만 그래도 젊은 선생님이 내게 향하는 눈빛은 상냥하다. 그리고 나는 눈앞의 남학생이 선생님의 젊은 시절 모습이라는 것을 여러 번 상기한다.
(어떻게 하면 저는 원래대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보통은 낯선 방에 들어간 시점에서 들어온 문이나 창문으로 돌아가면 그만이다. 하지만 나는 어느새 여기에 있었다. 이 세계에 온 수단을 모르는 이상 돌아갈 수단을 역산할 수도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단지 이 공간에서 젊은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 정도.
"늘 있던 친구들은 어디갔나요?"
"아, 걔네는 지금 부실이 아닐까. 뭔가 깜빡한 물건을 가지러 간다느니 하던데."
"부실? 선생님도 동아리 활동을 하시나요?"
"대부분의 학생은 그렇지. 나랑 하야세는 축구부고."
"그렇군요......"
그런 말에 창밖을 본다. 운동장 구석에는 축구 골대가 쌓여 있다. 저걸 옮기는 건가. 그렇다면 그 경기장은 어디에 있을까. 설마 자신들이 만드는 걸까.
"나츠메는 귀가부였나?"
"아아...... 그렇죠."
"매니저가 되어 주는 건......"
"안 해요. 귀찮아요."
"아, 역시?"
최대한 싫은 얼굴을 해줬지만, 젊은 선생님은 그것도 포함해 헤실헤실 웃고 있다. 마음에 안 든다. 선생님도 곤란할 때는 표정이 무너지곤 했으니까.
"......선생님은."
"응, 왜?"
"정말 『선생님』이 되고 싶나요?"
"뭐? 아하하, 설마."
젊은 선생님은 미소를 잃지 않고 그렇게 말했다. 눈이 커지는 걸 스스로도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애초에 내가 『선생님』이라고 불리는 건, 걔네들에게 공부를 가르치고 있기 때문이니까. 귀찮잖아, 모르는 녀석에게 공부를 가르치는 거."
아아, 그러고 보니 선생님은 처음부터 「선생님」이 되려던 건 아니었다. 여하튼 선생님 자신이 「자신이 교직에 취직할 거라고는 생각지도 않았다」라고 투덜대는 것을 들은 적이 있었으니까.
알고 있던 일인데, 어째서 나는 이렇게 충격을 받고 있는 걸까.
"나츠메는 뭐든지 실수 없이 해 낼 거 같지만, 그 녀석들은 자칫하면 금방 낙제점을 받을 테니까. 낙제점 하나라도 있으면 동아리 활동을 못 하고, 그래서 내가 공부만큼은 봐주고 있다는 거야."
"......그건."
"뭐 그만큼 저녁밥을 얻어먹고 있으니까 균형은...... 어라, 맞는 건가? 모르겠지만, 뭐 됐어."
이 선생님 같으면서도 선생님이 아닌 소년을 눈앞에 두고, 나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선생님이 할 필요가 있나요."
"울면서 부탁했거든, 뭐 그렇게 된 김에 해주는 거고. 하지만 이걸 일로 하고 싶지는 않지."
"......그렇, 습니까."
아무것도 모른 채 나는 이 공간에서 며칠을 보냈다.
이유도 알 수 없는 초조함만이 그저 내 가슴을 찔러댄다. 그 아픔을 억누르기 위해 블라우스의 두 번째 단추를 꼭 쥐었다.
"――――으응?"
눈을 떠보니 오렌지 빛이 공간 일대를 채우고 있었다.
관자놀이에 퍼지는 둔탁한 통증, 옷의 미싱 모양으로 새겨진 손목의 주름, 그리고 아직도 멍한 머릿속. 아무래도 나는 수업 중에 잠들어 버린 것 같다. 여전히 남아 있는 건 「수학 교사의 말이 마치 주문처럼 들렸다」라는 기록 뿐이다. 결코 기억이 아닌, 실감을 동반하지 않는 불가사의한 경험.
시계는 4시 반을 가리키고 있다. 얼마나 잔 걸까. 그보다도 책상에 엎드린 자세로 잘도 1시간 넘게 잘 수 있었구나. 스스로 생각해도 감탄하고 만다.
복도에서는 금관악기같은 음색의 잔향. 밖에서는 동아리 활동에 힘쓰는 남학생의 환호성. 나는 무심코 창문으로 몸을 내밀어 운동장 쪽으로 눈을 돌렸다.
"어이, 패스패스!"
"오케이!"
"헤이 헤이!"
운동장 한가운데에 흰 선이 그어져 있다. 그 흰 선의 울타리 안에서 소년들이 공을 발로 주고받고 있다. 그들은 정말로 코트를 만들고 있었나. 그리고 이 동아리 활동이 끝나면 운동장을 원래대로 돌려놓기 위해 모두 지우겠지. 참으로 수고스러운 짓을.
"――――아."
그 안에 선생님이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젊은 선생님이지만, 확실히 나에게는 평소의 선생님으로 보였다.
하지만 지금 운동장에서 뛰고 있는 선생님의 미소는 아무래도 키보토스에서 자주 본 그의 모습과 일치하지 않았다. 상대에게 어딘지 모르게 거리를 두고 있는 듯한 보살 같은 미소가 아니라, 환하게 미소지으며 동아리 동료의 추태에 웃고 있다.
선생님의 진심 어린 미소라니, 키보토스에서는 본 적이 없다. 내가 본 것은 고작해야 학생을 상대로 짓고 잇는, 고대 그리스 조각같은 온화한 미소 뿐이다.
"......그렇게나 즐거운 건가요? 그 사람들과 함께 있는 게."
젊은 선생님은 지금이 가장 즐겁겠지. 마음을 아는 친구에게 둘러쌓여서 동아리 활동에 전념하고, 일상에서도 친구와 함께 놀고...... 그림으로 그린 듯한 청춘이다.
그리고 그곳에 내가 있든 변함없을 거다. 왜냐하면 내가 선생님의 행동을 바꾼 적은 없으니까.
"......저는, 아무것도 할 수 없네요."
왜냐하면, 두려우니까. 깊이 들어가려다 거절당하면 어찌할 줄 모르게 되니까.
평소의 여유로운 행동을 할 수 없게 되고, 초조함과 체념을 뒤집어쓴 약한 자신이 드러나게 되니까. 그게 어찌할 수 없을 정도로 두렵다.
"나로서는, 어차피 아무것도 바꿀 수 없어......――――"
그리고 내 의식은 어둠 속으로 떨어져 간다.
정신을 차리고 보면 또 아침이 되어 있겠지 하고 포기하면서.
댓글 5
걍 개존나게 미식이네요


원본 다보고왔는데 개맛도리네 이거 번역 고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