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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

1화 이로하가 학창시절의 선생님과 만난 이야기

백일몽. 지금 눈앞에서 펼쳐지는 풍경은 그야말로 비현실적인 공상이라 해도 무방했다.

여기는 학교다. 우뚝 솟은 교사, 펼쳐진 교정. 등교하는 학생들의 목소리는 떠들썩하다. 아무리봐도 10대 후반쯤인 아이들이 모이는 공간이다.

「......이런 세계가 정말로 있군요.」

하지만, 내가 익숙한 「키보토스」라는 공간과 결정적으로 다른 점은 하나.

「아무도 총을 갖고 있지 않다니. 전차도 없고......」

중화기가 이 학교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학생들의 허리에는 홀스터가 없고, 다수의 학생이 들고 있는 커다란 캐리어 안에 있는 것은 형상이나 매는 법으로 보아 아마 악기 같은 거겠지.

그러다 자신의 복장을 본다. 주변 여학생과 같은 흰색을 기조로 한 블레이저다. 항상 자신이 입고 다니는 짙은 감색의 군복 같은 게 아니다. 전원이 같은 교복. 게헨나와는 정반대인 몰개성의 바다 속에 나는 그저 멍하니 서 있었다.

「어째서, 제가 여기 있는 걸까요.」

나는 분명히 키보토스에 있었을 텐데. 무엇보다 최근에는 전차대의 훈련을 했던 기억마저 생생하다.

그런데 어느새 이 세계에 있다. 어째서 여기에 있는지, 여기 오기 직전에 나는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상기하려 해도 마치 그 부분만 누락된 것처럼 기억이 뚝 끊어지고 만다.

감각에 안개가 낀 것 같다. 지금 눈앞에서 흘러가는 풍경과 소리만이 내 감각기관을 흔들고 있다. 마치 이 공간이 현실이 아닌 것처럼 지면이 요동쳤고, 나도 모르게 두 무릎을 아스팔트에 내리찍고 말았다.

「아얏, 으윽......! 저질러버렸네요.」

아프지는 않다. 욱신거리며 저리는 듯한 감각이 무릎을 뒤덮는다. 붙은 조약돌을 털어내자 서서히 피가 스며 나온다.

「응급처치 도구...... 도 없고. 어쩌죠, 이거.」

주위에서 하나둘씩 시선이 모인다. 「나츠메, 왜 저러는 거지」라든가 「저거 다친 거 아냐?」라든가 말하고 있지만, 그런 말을 할 틈이 있으면 도와줬으면 좋겠다. 정말이지 어느 세계도 인간이란 변하지 않는 것 같다.

「――――저기, 괜찮아?」

문득 등을 툭툭 가볍게 치는 사람이 있었다. 남자다. 아마 나와 나이가 비슷할까.

「다쳤지. 양호실 갈래?」

아니, 나는 이 목소리를 들어본 적이 있다. 내 기억보다 훨씬 발랄한 목소리이긴 하지만, 이 목소리를 잘못 들을 리 없다.

무심코 돌아보니 역광 속에 확실히 그 얼굴이 있었다. 그는 내 얼굴을 보고 흠칫한 듯 표정이 굳더니 조금 전보다 더 머뭇거리며 내게 말을 걸어왔다.

「아, 손대는 건 싫었어? 미안해.」

「아뇨, 그런 건...... 죄송해요, 선생님.」

「선생님? 후후, 나는 선생님이 아니야.」

그...... 샬레의 「선생님」을 그대로 젊게 만든 것 같은 청년은, 당황한 듯 내게 그렇게 말한다.

「네 동급생이야, 나츠메.」

아아, 이건 꿈이다. 왜냐하면 이런 일이 물리적으로 있을 수 없으니까.

난감한 표정의 젊은 선생님을 눈앞에 두고, 나는 실룩거리듯 웃을 수밖에 없었다.

그 후, 나는 보건실에서 의사같은 차림으로 서 있는 어른 여성에게 순조롭게 치료받고, 무릎에 큰 반창고를 붙이게 되었다.

맥이 빠질 법도 하지만, 더 이상 나빠질 일도 없겠지. 다행히 염좌도 아니었기 때문에 가벼운 위화감을 남기면서도 걸을 수는 있다.

「몸조심해」라는 목소리를 뒤로 하고 나는 서둘러 교실로 향했다. 전혀 본 적 없는 학교 건물이었지만, 이상하게 어디로 향하면 좋을지는 직감적으로 알고 있었다. 순식간에 교실 앞에 도착해 심호흡을 한 번 한다.

「이상한 얘기죠. 여기가 제 교실이라니...... 어떻게 아는 건지.」

게헨나 학원의 설비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우선 색조가 모두 거무스름해 보인다. 청소는 하고 있는 걸까? 애초에 청소는 누가 하고 있는 거지? 설마 학생이 하고 있는 건 아니겠지?

문의 재질은 나무인가? 쓰다듬은 손 끝에 따끔거리는 통증이 일었다. 얇게 벗겨진 파편이 내 손가락을 찌른 거라는 사실을 깨닫자 마음 속 깊은 곳에서 한숨이 새어나온다.

「그래도, 출석해야 하니까요......」

미닫이문을 열자 교실 안은 의외로 밝았다. 각양각색의 남녀 학생이 여기저기서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다. 남학생이 섞여 있는 걸 제외하면 비교적 진지한 게헨나 학생들의 풍경과 다를 게 없다.

내 자리는 벽가 맨 뒷줄. 그 옆에서 남학생이 떠드는 걸 곁눈질하고 차가운 의자에 앉아 짐을 내려놓았다.

「나츠메, 부상은 어때?」

옆에서 말을 건다. 아까 내게 말을 걸었던 선생님을 많이 닮은 남자다. 뒤에 몇 명인가, 그의 친구 같은 남학생도 보인다.

「아아...... 문제 없습니다. 금방 나을 거예요.」

「그래, 다행이다. 무릎을 끌어안고 웅크려 있었으니까.」

「그때는 감사했습니다. 음, 그러니까......」

그리고 그의 얼굴을 정면으로 바라본다. 눈밑에 그늘진 부분은 없고 피부에 윤기도 있다. 말끔한 차림의 그는 분명 미래 「샬레의 선생님」이 될 청년이겠지. 애초에 이렇게 선생님을 닮은 인간이 달리 또 내 꿈에 나올 리가 없다.

「어라, 혹시 이름 까먹은 거야?」

젊은 선생님 뒤에 서 있던 남학생이 놀려대듯 말한다.

「하야세, 너......」

「이 녀석은 『선생님』이면 돼! 우등생이고 항상 침착해서, 다들 그렇게 불러! 이 녀석도 싫지만은 않은 거 같으니까!」

선생님을 많이 닮은 청년―――앞으로는 「젊은 선생님」이라고 호칭할까―――은 「하야세」라 불리는 듯한 남학생을 향해 쓴웃음을 짓는다.

뭐, 나로서도 부르기 쉽다. 눈앞의 「선생님이면서 선생님이 아닌 인간」에게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몰랐으니 호칭이 정해진 것만으로 감사한 일이다.

「그럼 『선생님』 앞으로 잘 부탁할게요.」

「그러니까 나는...... 아니, 이제 됐어......」

젊은 선생님은 체념한 듯 고개를 흔들더니 나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마치 이게 초면인 것처럼.

「그럼 앞으로 잘 부탁해, 나츠메.」

「......네, 잘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우리는 첫 악수를 했다.

「너 또 점수나 따고 말이야!」

「여자의 비위를 맞추는 게 그렇게 중요하냐! 으응~?」

「그런 거 아니라고, 너희들 적당히 좀 해......」

옆자리에서 펼쳐지던 그런 대화는 듣지 않기로 했다.

처음 보는 남학생의 세계. 나는 절대 들어갈 수 없는 세계 속에 있는 선생님이 조금은 부러워 보였다.

깨끗하게 관리된 백자색 복도를 걷는다.

이부키에게서 소식을 들은 순간의 기억이 없다. 어느새 바닥에 흩어졌던 올해 예산에 대한 서류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다급하게 백의를 움켜쥐고 달려 도착한 곳은 게헨나의 병원.

「선생님,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아, 세나...... 이부키에게 들었는데, 사실이야?"

「네, 피해자는 이 병실 안에.」

「404」라 적힌 문을 본다. 하필이면 이 번호인가. 재수없다는 차원이 아닐 텐데.

"증상은 어때?"

「우선 이부키씨에게도 들으셨겠지만 그녀는 지금 혼수상태입니다. 언제 깨어날지도 알 수 없습니다.」

"......어떻게 하면 깨어날지는."

「현재 할 수 있는 건 생명 유지뿐입니다. 눈을 뜰 때는 뜰 테고, 눈을 뜨지 않는다면......」

세나가 그 무표정 속에 약간의 근심을 머금고 대답한다.

「모든 건 본인의 삶의 의지에 달려있다고 밖에.」

"......그렇구나."

「헬멧단의 항쟁에 휘말렸다고 들었습니다만...... 그, 폭발에 휘말렸을 때, 머리를 부딪친 게 잘못돼서......」

"괜찮아. 분명 괜찮아질 거야."

「이쪽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러고는 문고리에 손을 뻗는다. 이게 거짓말이었으면 하는 마음이 들지 않을 리 없다. 만마전이 응급의학부를 끌어들여 성대하게 나를 속이려 했다면 나도 안심하고 쓴웃음과 함께 맞이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망상이라 할 수 있는 소원은 나를 마중나온 것이 침통한 표정을 한 세나였다는 사실 하나로 분쇄됐다.

"이거, 들어가도 되겠지?"

「네, 사람을 물려뒀으니까요.」

"고마워. 그럼 갔다 올게."

극도로 답답하게 문이 열린다. 평소 나는 학생을 대할 때는 웃으면서 이야기하도록 노력하지만, 과연 지금 나는 웃고 있을까.

분명, 세나의 그 놀란 듯한, 뭔가 비통한 것을 본 듯한 눈빛을 보면 특기인 미소도 부자연스러워져 있었을 것이다. 깊은 한숨이 나온다.

"......왔어."

대답은 없다. 나는 그대로 햇빛이 비치는 침대 옆에 걸터앉는다.

"이로하, 상태는 어때?"

이로하는 마치 잠든 것처럼 거기에 누워 있다. 뺨과 이불로 가려져 있는 무릎에 큰 열상이 있는 것 같지만, 그것은 생명에 관계될 정도의 상처는 아닌 듯하다.

"이로하는 야구만화 봤던가? 내가 좋아하는 만화에서 이런 장면이 있어서 말이야."

말한다. 목소리가 떨려도 말한다. 그것이 허사로 끝날 행위라는 걸 알면서도 말한다.

아니, 잠든 상태에서도 청각은 잘 작동한다는 듯하다. 그러니, 반드시 이 행위는 헛되지 않아. 그렇게 믿고 있다.

"그 만화, 못 볼 거 같아. 무조건 지금의 풍경이 떠오를 테니까."

커튼에 조금 가려져 있다고는 하지만 창문으로 들어오는 햇빛이 따스하게 우리 두 사람을 비추고 있다. 이제 곧 여름이겠구나, 라고 현 상황과 전혀 관계없는 사고를 한다.

그 비밀스러운 쉼터도, 확실히 이렇게 파고들어 왔었다. 다다미에 누워 타이즈도 신지 않은 다리를 까딱거리며 만화책을 보던 이로하가, 지금은 미동도 없이 잠들어 있다.

가느다란 호흡이 들린다. 연결된 기계의 전자음보다도 지금 이로하가 살아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단 하나의 요소였다.

"미안해, 아무것도 안 가져왔어. 만화도, 게임도."

정말 맨몸으로 여기에 왔으니, 수중에 시간을 때우기 위한 것은 없다. 있는 건 그럼에도 「선생님」이기에 잊지 못한 싯딤의 상자뿐이다.

그래도, 그걸로 됐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가능한 한 여기 있을 테니까."

이로하의 손을 잡는다. 따스한, 그러나 분명히 힘이 들어가지 않은 손을 나는 두 손으로 감싸쥐었다. 이 열이, 이 마음이 이로하를 움직이는 에너지가 되어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그걸로 용서해줄 수 없을까, 이로하."

눈을 뜬 그녀가 「뭘 진지한 표정을 하고 있나요」라고 비웃기를, 나는 진심으로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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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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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블루 아카이브·24.09.29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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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P
自産自消작가
게시물 14개
ㅇDC
ㅇㅇ번역
외부 링크디시인사이드pixiv
게시일2024.09.29 22:37
조회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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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5

나
ㅇDC
ㅇㅇ24.09.29

존나 미식이다

ㅇDC
ㅇㅇ124.10.04
디시콘
ㅇDC
ㅇㅇ224.11.07

개맛도리네

ㅇDC
ㅇㅇ224.11.07
ㅇDC
ㅇㅇ324.11.09

미식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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