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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아카이브소설) 학생들의 헤일로에 숫자가 보인다.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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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기치 못한 최적화 오류로 업데이트가 지연된 점 미리 양해 구합니다."

급한 불을 끄는 듯 프라나는 시각 자료를 띄워 단숨에 설명을 잇는다.

"신규 시스템 Cooperation Assist. 축약하여 CA로 표기하겠습니다."

"코오퍼레이션? 관계와 관련된 거야?"

"네. 단도직입적으로 말해, 상대에게 호감을 주는 행동을 하면 점수가 오르고, 심기를 불편하게 하면 내려갑니다. 수치는 0~100까지 백분율로 표기하고요."

"예지력 상승!...이 아니라, 이게 꼭 필요한 기능일까? 타인의 마음을 함부로 들여다 본다니"

"실용성은 보장됩니다. 본디 나약한 신체를 지닌 인류가 지구를 지배하고 있는 근간은 높은 지능. 거기서 비롯된 이타성과 협력."

조금은 씁쓸한 이야기인듯 프라나는 눈을 피하고 고개를 살짝 숙인다.

"제가 원래 있던 세계선의 선생님께선 오랫동안 병상에 누워있었습니다. 간병에 지친 학생들은 하나 둘 곁을 떠나갔고, 기적적으로 일어나셨을 땐 너무나 늦었죠."

"죄책감, 불신, 무기력이 학생분들을 짓눌러 일어서지 못하게 만들었습니다. 결국 예정된 파멸에 순응해버렸습니다."

"......"

"동일한 불상사가 생기지 않도록 선생님을 수호하고 있습니다만, 저희들의 힘만으론 미흡한 부분이 존재합니다.

"또 다른 조력자인 학생들과 돈독한 관계를 형성 시키기 위해, 이 CA시스템을 신설한 것입니다."

...아무 생각 없이 물어봤던 건데 갑자기 이렇게 진지하니 할 말이 없어졌다.

"강요할 생각은 없습니다. 선생님께서 윤리적인 사유로 거부감을 표하신다면, 시스템을 삭제하겠습니다. 괜한 참견을 한 점 사죄드립니다."

"아... 아냐."

이제 와서 거절하기엔 프라나가 밑밥을 너무 잘 깔아서 힘들다.

"날 위해 특별히 준비한 건데, 일단은 써볼게. 고마워 프라나쨩."

"동감. 제 뜻을 이해해줘서 저 역시 감사합니다."

"한 가지 궁금한 점이 있는데. 사람의 호감도... 즉 감정을 어떻게 수치화 한 거니? 기준이 너무나 모호하잖니"

"변동성과 오차 범위가 있긴 하지만, 허용 가능한 수준일 겁니다. 찝찝하시겠지만... 시간과 비슷하다고 생각해주세요."

"시간?"

"네. 시간이 실존하는 건지, 아니면 그저 인간만의 관념인지는 아직까지도 논쟁이죠."

"물리학적으론 세슘 원자의 진동 횟수가 1초가 되지만, 사람마다 체감하는 시간은 또 다릅니다. 당장 표준시라는 개념도 원자 시계에 보정을 가한 단위죠."

머리가 살짝 울렁거린다. 그래 키보토스 최고의 인공지능이 만들었으니 깊이 생각하지 말고 일단 믿어보자.

"마침 샬레에 학생들이 많네요. 테스트 기동을 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선생님."

테스트라. 마침 창문가에 걸터 앉아 석양을 바라보는 미사키가 눈에 들어온다.

혼자 사색에 잠기는 것이 취미인 학생이지만, 오늘은 조금 어울려 볼까.

"미사키."

"...왜"

상대방이 소통 의지를 밝히자 말풍선 모양 인터페이스가 등장했다!

찰나의 순간 동안 현실에서 벗어나 다시 싯딤의 상자로 입장한다.

"이 선택지들은?!"

"이것이 바로 어시스트입니다. 상황에 맞는 언행들을 표시해주죠. 각 답안엔 호감도의 변화를 표시해주겠습니다."

다시 현실로 돌아온다. 선생이 잠시 멍한 모습을 보이자 미사키는 강아지처럼 고개를 기웃거렸다.

"무슨 일이야...?"

"아, 미안. 그니까..."

1. 석양이 예쁘네 -

2. 붕대 갈아줄까?↑

3. 뛰어내리려고?↓

아아. 아주 알기 쉬운 시스템이다. -는 호감도 변경 없음. 화살표 모양에 따라 호감도에 영향이 가는구나.

한가지 의문인 점은 굳이 왜 호감도가 내려갈 만한 상황을 만들었느냐이다.

혹시 너무 높으면 부작용이라도 발생하는 걸까?

"어어... 붕대 갈아줄까?"

"아... 혹시 여기에 남는 거 있어?"

여름철 땀의 영향인지 자해 흔적을 가린 붕대가 누렇게 변색되어 더러워 보였다.

세심한 행동에 살짝 감동했는지 미사키의 숫자가 올라간다! 59→62

"맞다. 혹시 붕대 말고 이런 스포츠 밴드는 어때?"

"...뭐든 상관없어. 시선만 피할 수 있다면야"

관리가 어려운 붕대보다 땀을 흡수하는 기능성 손목 밴드를 선물한다.

미사키는 표정 변화가 적은 편이라 정말 호감도가 오른 건지 애매하지만...

그래도 도움이 됐다니 기분이 좋았다.

"이런 방식이구나... 마치 페르소나 같은 게임을 하는 기분이야"

"크흠."

프라나가 드물게 헛기침을 했다. AI답게 이미 나온 창작품에서 소스를 짜집기한 듯 싶다.

"그런데 프라나쨩. 굳이 호감도가 내려가는 대답은 왜...?"

"가끔씩은, 거리감을 둬야 하는 상황도 올 것입니다."

의미심장한 말이 걸리적거렸지만 굳이 캐묻진 않았다.

곧바로 호감도 관련 이벤트가 찾아왔기 때문이다.

[히요리는 도움이 필요해 보입니다.]

친절하게도 머리색과 똑같은 색이 요동치며 하이라이트되고 있다.

잡지를 놓고 무언갈 고민하는 듯 어영부영거린다.

'책장 위로 향하는 시선... 발이 안 닿는 모양이구나.'

선생에게 맞춘 가구들이므로 키가 150대 정도라면 높게 느껴질 것이다.

"뭔가 찾는 거라도 있는 모양이구나?"

"앗... 선생님... 실은 보고 싶은 서적이 위에 있어서... 헤헤..."

-시선 트래킹 결과-

이번엔 붉은 빛이 점멸하며 사물을 표시한다. 선생이 보고 있지 않을 때 프라나가 조사한 건가.

완전 손 안대고 코 푸는 격이다.

"그게... 제가 보고 싶은 건-"

"엘레 신간 맞지?"

"엣. 에에..."

프랑스의 패션 브랜드 잡지를 건네주자 숫자가 미약하게 올라간다.

"가,감사합니다. 헤헤..."

43→46

단체가 아니라 개인을 직접 상대하는 게 효과가 좋구나.

찔끔찔끔 올라가던 히요리의 호감도에 3점슛을 넣었다.

"다음에는 그냥 잡지를 쌓아서 올라가도 돼. 히요리 말곤 대부분 안 찾으니까."

"그건 좀..."

오호라. 혹시 선생의 물건이라 함부로 밟으면 안된다는 갸륵한 발상일까. 그녀를 다시 보게 되는 순간이었지만

"왜?"

"모은 잡지를 팔 수도 있어서..."

"하하... 그렇구나."

역시 상대는 고수다. 물건 하나로 취미와 생활 동시에 충족할 수 있었다.

"끄응~"

체험판을 맛보고 나니 CA 시스템이 대강 어떤 건지 감이 오기 시작한다.

시간은 어느덧 저녁.

서산에 걸친 은은한 낙조를 바라보면 제 몸도 서서히 잠기는 기분이다.

"후욱! 후욱! 후욱!"

쉴 때도 체력 훈련은 필수라며 사키와 미야코는 팔굽혀펴기 횟수로 내기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사키의 가슴이 땅에 먼저 닿아 미야코에게 별 승산은 없어 보인다.

"뚫은 구멍으로 고무줄을 통과 시킨 다음에 절반으로 자른 나무 젓가락을 고정 시키는 거야."

"호에에"

다른 쪽에선 아츠코가 미유에게 간이 쥐덫을 만드는 걸 설명해주고 있었다.

"좋은 방법이네요... 텐트 안에 쥐가 꼬여서 골치였는데"

"더러우니 바싹 구워야 하는 거 잊지 마."

"엣?"

어려운 학생들끼리 뭉치는 모습을 보자 마음이 놓인다.

잠시 한 눈을 팔아도 괜찮겠지 믿으며 샤워실 욕조에 몸을 눕힌다.

"혹시 안에 누구 계신가요?"

노래를 흥얼거릴 때 쯤 미야코의 정중한 물음이 들려온다.

"아무도 없지롱~"

정말 들어오기 위해 문을 벌컥 열자 선생은 첨벙거리며 난리를 떨었다.

"아니! 있어! 있어! 선생님이야!"

"아아. 죄송합니다. 운동량이 많아 귀가 좀 멍멍하네요."

사키와의 체력 단련이 끝났는지 한 번 더 씻으러 온 건가.

"금방 나갈테니 기다려줘."

"아닙니다. 천천히 하세요 선생님. 그리고... 욕조 물은 그대로 놔두실래요? 새로 온수를 받으려면 시간이 오래 소요되니 그대로 쓰겠습니다."

"어어."

모에는 미야코의 재치에 혀를 내두를 수 밖에 없었다.

'뜬금없이 운동인가 했더니만 이런 설계였냐... 저런 변태가 소대장이니 학교가 날아가지'

"엄청 속보인다. 그치?"

"응? 뭐가?"

순수한 사키는 그저 미야코를 이겨 뿌듯하단 얼굴로 늘어져 있었다.

***

'끼릭'

밤을 대비하여 이부자리를 사무실까지 운반했다. 다들 쉴 동안 후딱 펼쳐 놓으려 했는데

아리우스 학생들이 말 없이 집결하여 자리를 만든다.

"고마워 선생님. 이렇게 푹신한 이불은 처음이야."

"벌써 자려고? 이제 막 8시인데."

"내일 새벽에 일찍 나갈 거야. 블랙 마켓까지 가야 하니까"

아리우스 학생들은 일찍 자는 걸 선호하였다. 자고 있을 때만큼은 배고프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쉽네 더 보고 싶은데 하루 더 묵어도 난 괜찮아."

"하루를 쉬면 내가 알고... 이틀을 쉬면 적이 안다..."

"오. 미사키. 명언도 할 줄 아는구나."

"내가 지은 게 아니라 사오리가... 아냐. 말 그만 시켜. 자야 하니깐"

"아, 잠들기 전에 하나만 더. 빨리 잘 수 있는 노하우라도 있니? 커피를 자주 마셔서 그런지 밤에 영 잠이..."

"귀찮네. 단순하게 휴식에만 집중하면 되잖아."

어투는 틱틱거리지만 설명을 위해 이불을 조금 거둔다. 하얀 피부가 조갯살처럼 빼꼼 튀어나왔다.

"쓸데없는 전자 기기 사용을 금하고, 얼굴부터 천천히 힘을 빼 이완 시키는 거야..."

"혹시 곰인형도 수면에 도움을 주나요?"

헤져서 솜이 튀어나온 인형을 가르치자, 얼굴에서 힘이 돌아온다. 더 하면 숫자가 내려갈 것 같아 곁눈질로 사과한다.

"이제 점점 아래로... 목이랑 어깨. 팔, 허리 순으로 힘을 빼는 거야. 마치 영혼이 빠져 나가는 느낌으로..."

"허벅지... 종아리... 발까지... 풀고...... 머릿 속으로 상상해..."

"뭐를?"

"......쿠울......"

효과가 얼마나 좋은지 화자가 먼저 잠들어버렸다.

"자네..."

잠은 죽음의 예행 연습이라 했나. 고달픈 현실을 잊기 위해 꿈으로 도피하는 모양새 같아 마음이 조금 무거워지기도 한다.

"크르릉... 크르릉..."

모처럼 센티멘탈한 감상을 내놓았는데 숨소리가 산통을 깼다.

"미사키 잠 자는 소리 귀엽지 않니?"

"헤헤... 지금은 그렇지만, 꽃가루가 날릴 때는 코골이가...... 아! 미, 미사키씨한텐 제가 말했다고 하지 말아주세요...!"

"쉬잇. 깨겠어."

히요리도 빨리 자는 것에 숙달되어 있는지 헤일로가 깜빡거리다가 이내 전원이 꺼졌다.

마지막으로 남은 아츠코는 여전히 선생에게서 눈길을 떼지 않는다.

"잠이 안 오나요 공주님?"

"후훗. 도리어 너무 편하니까. 긴장이 되는 걸~"

선생은 소파에서 내려가 아츠코의 옆에 앉았다.

"다른 사람들은 잠이 오지 않을 때 보통 어떻게 해 선생님?"

"보통은... 양을 세던가"

"양?"

"양을 영어로 하면 sheep 이잖아? 잠을 뜻하는 sleep이랑 비슷해서 자기암시 효과가 있다나..."

"외국인이 아니면 효과가 없겠네?"

"그럼 우리 방식으로 바꿀까? 잠... 잠... 잠자리?"

"잠자리. 좋아. 한 번 세볼게..."

아츠코는 눈을 지그시 감고 잠자리를 세보았다.

한 마리 한 마리 늘어갈 때마다...

잠자리의 육각형 겹눈들이 위협적으로 증식한다.

"생각해보니, 잠자리는 좀 징그러울지도"

"확실히 그렇네."

"다른 건 없어?"

"흐음. 아이들한텐 어른들이 책을 읽어 주곤 하지."

"책?... 마침 잘됐네. 샬레에서 읽다만 책이 있어."

'토토토' 맨발이 땅에 닿는 소리가 울린다. 무의식적으로 따라가고 싶었을 만큼 사랑스러운 소리다.

"날 위해 읽어줄래 선생님?"

"기꺼이... 어?"

[사춘기와 성] 유명한 성교육 서적.

당황하는 모습을 즐기며 이불로 미소를 감추는 걸로 보아, 다분히 의도적인 장난이다.

"하하..."

"안돼?"

"아냐아냐. 궁금할 법도 하지."

척박했던 환경이기에 성에 관심을 가지는 시기가 늦게 발현된 걸지도.

게다가 길거리 생활을 하니 올바른 성지식과 가치관은 필수다.

"자, 뭐가 궁금한가요. 아츠코 학생."

"네~ '안전한 날'이 뭔가요?"

초구부터 빡센 패스트볼이라.

이건 어디까지나 필요한 교육이라 믿으며 힘겹게 입을 뗀다.

"보자... 책을 참조하면, 배란기에서 멀리 떨어진 날들... 이네. 음."

"정확하게 말해줘"

"그니까아... 배란은 난자가 나오는 일이야. 그건 알지?"

"으흥~"

"배란 전후 기간을 가임기라고 해. 그... 임신이 쉬운 기간이지."

"어느 정도의 시간일까나?"

"난자는 이틀 정도 생존하고... 정자는 질- 아니 몸 속에서 5일동안 생존할 수 있으니. 가임기는 6일 내지 7일이라 생각하면 돼."

"그럼 안전한 날이라 하면 가임기에서 멀리 떨어진 날. 이구나?"

"응. 보통 생리 직후나 직전... 잠깐, 너 알고 있었구나...?"

"히히. 들켜버렸다."

몸을 비틀 정도로 즐거워하다가 다시 선생을 향해 몸을 뉘인다.

"그럼, 오늘은 이만하고 자야겠네. 안전하지 않은 날이니까. 후훗!"

"뭣, 뭐엇?! 혹시 필요한 물건이라도-"

"쉬잇~ 괜찮아. 편의점에 옷을 사러 갔을 때 한꺼번에 샀으니까."

아무래도 아리우스가 방문한 이유는 단순히 피서가 아니었나 보다.

"언제나 환영이니까. 곤란할 때가 있으면 연락하렴"

"으응... 고마워 선생님."

하품을 한 번 하더니 고요해졌다. 하지만 시간이 아무리 지나도 헤일로는 그대로.

선생이 귀찮아 할까 봐 자는 척을 하는 건가. 기특하단 생각이 들 때 쯤 CA시스템의 선택지가 뜬다.

1. 앞머리를 만진다 ↑

2. 볼이나 이마에 입맞춤 ↑↑

3. 옷을 벗긴다 ↓

잠깐, 뽀뽀라니. 아무리 친해도 그게 가능한가?

자기가 생각하는 것보다 학생들이 열려 있단 생각에 당혹감이 가득했다.

"끄응..."

사실 행동을 하지 않아도 딱히 패널티는 없지만,

답안지가 훤히 보이는데 문제를 풀지 않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래빗 소대가 볼 지도 모르니. 앞머리만 살짝 어루만진다.

"..."

아직도 잠든 척이 통하고 있다 생각했는지 간지러워도 참고 있다.

하지만 숫자는 적나라하게 반영된다.

아츠코 84→89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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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블루 아카이브·26.01.19창작

소설) 학생들의 헤일로에 숫자가 보인다. 5

#소설
좋아요 0댓글 15저장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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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DC
ㅇㅇ작가
게시물 88개
외부 링크디시인사이드
게시일2026.01.19 22:48
조회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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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5

나
ㅇDC
ㅇㅇ126.01.19
디시콘
ㅇDC
ㅇㅇ226.01.19

333333333333333333333333

ㅇDC
ㅇㅇ26.01.19

어흐

ㅇDC
ㅇㅇ26.01.19

으흐흐

ㅇDC
ㅇㅇ326.01.19

고추 딱딱해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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