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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아카이브소설,피폐) 마지막 접속: 60일 전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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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막간

총성이 울리는 블랙 마켓의 어둠 사이를 토키의 아비 에슈흐가 지그재그로 달리고 있었다.

토키의 바로 뒤에서 총성이 들렸고, 그것은 한 순간 전에 토키가 있었던 위치의 벽을 매섭게 관통했다.

아비 에슈흐의 논리 엔진이 총성의 방향을 통해 사격 위치를 추론하려고 시도했지만,

시야 밖에서 히나가 크게 도약하는 소리를 듣자 토키는 곧 그것도 소용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Signal Lost’

“그럴 리가 없잖아요!”

괜히 기체의 관제 시스템에게 화를 냈지만 아비 에슈흐의 센서로서는 최선을 다한 추적이었다.

견제 사격으로 움직임을 제한하고, 크게 도약해 위치를 옮기고, 탄창을 교환한 후 사격했다.

단순하지만 시야가 거의 빼앗긴 토키로서는 대처할 수 없는 효과적인 방법이었다.

다시 다른 방향에서의 총성.

“큭…!”

한 번 한 번의 공격은 견딜 만한 것이었지만, 일점 타격 후 이탈 전술이 계속되자 기체에도 순식간에 피해가 누적되기 시작했다.

“리오 님, 이대로라면 당하고 맙니다. 무언가 방법을 강구하지 않으면…”

“알고 있어. 알고 있지만…!”

리오가 아비 에슈흐의 기능 중에 지금 상황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을 빠르게 훑어 내려갔지만,

무엇 하나 그럴싸한 것은 없었다. 단순하지만 그래서 더욱 대처할 수 없는 움직임.

리오 생각에 히나의 무력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토키가 탄 기체의 성능 역시 그에 준하도록 만드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었다.

‘이 방법은 쓰고 싶지 않았는데.’

자신의 과오와 마주하는 것은 언제나, 누구에게나 힘든 일이었다.

그것이 에리두와 같이 거대한 형태라면 더욱이.

“토키, 지금처럼 불완전한 아비 에슈흐로는 히나 위원장을 제압할 수 없어.”

“그렇습니다. 확실히 버거운 상대입니다.”

말하는 도중에도 기체의 우완부 장갑이 두 번 더 피탄당했다.

“히나 위원장은 게헨나 최고의 야간전, 시가전 전문가야. 현재 상황은 완전히 그녀의 홈 그라운드나 다름없어. 너도 시가전에선 강하긴 하지만…”

그녀 말대로 히나는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기체의 작은 모터 소리까지 추적해 마치 훤히 보이는 것처럼 정확하게 사격해 오고 있었다.

‘그녀 자신도 지치고 졸리고, 한계에 가까울 정도로 피로가 쌓였을 텐데…’

이런 기동이라니.

'아니. 아닌가. 그렇기 때문에 더욱 악착같이 싸울 수 있는 건가.'

밀레니엄제 고성능 센서들마저도 완벽하게 기만하는 히나의 신들린 기동은 평범한 학생에게는 이미 불가능의 영역에 가까이 있었다.

리오는 결단을 내렸다.

“토키, 에리두의 백업을 다시 끌어다 쓸 거야. 잠시 에슈흐의 원격 제어를 끊을게. 그때까지 시간을 끌어 줘.”

“예스, 맴.”

토키의 바이저와 연동되던 카메라의 화상이 꺼지고,

리오는 에리두의 기동 허가를 받기 위해 총학생회의 임시 대책본부에 채널을 고정하고 교신을 시도했다.

그러나 어째서인지, 무전기 너머에서는 조금의 잡음 말고 아무런 소리도 들려 오지 않았다.

‘채널을 잘못 맞췄나?’

그럴 리가 없었다. 총학생회뿐만이 아니라 산하의 어떤 기구도 완전한 무선 침묵을 유지하고 있었다.

“...무슨 일이지?”

통신기를 집어든 리오는 그가 아는 모든 기관들을 호출했다.

하지만 어떤 주파수에서도, 리오에게 답신하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심지어 가장 연락하고 싶지 않았던 초현상특무부까지 호출했으나, 마찬가지였다.

‘어째서? 이런 때 다들 어디 간 거지?’

그렇게 죽 주파수를 훑어 내려가던 중. 통신기에서 잡음 섞인 섞인 목소리가 들려 왔다.

“...오? 리오 씨? 츠카츠키 리오 씨?”

익숙하진 않았지만, 아는 목소리였다. 그 목소리의 주인공은 분명히…

“...! 누구지? 내 목소리가 들려? 이쪽은 츠카츠키 리오야!”

“리오 씨? 아직 무사해서 다행입니다. 이쪽은 트리니티의 수녀원장 임시 대행 우라와 하나코입니다. 트리니티에서 방금 전 블랙 마켓에서 교전이 개시됐다는 걸 관측했어요.”

리오는 그 무인지대에서 누가 그걸 관측했는지 잠깐 궁금해했지만, 그걸 굳이 묻지는 않았다.

“현장에서 교전 중인 요원은 아스마 토키야. 너도 이미 알고 있겠지만.”

“아스마 토키 씨라면 확실히… C&C의 히든 카드 말이군요.”

원하건 원하지 않건, 이런 자리에 강제로 앉게 된 하나코의 귀에는 정말로 많은 인적 사항들이 들려 오기 마련이었다.

“그래. 그런데 왜 너 혼자 교신에 응답한 거지? 다른 기관들은 다 무선 침묵 상태야. 어째서?”

“...리오 씨. 지금 어디서 통신을 하고 계신 거죠?”

“여기는 밀레니엄 외곽의 쉘터야.”

“최근 밖으로 나가신 적이 있으신가요?”

“...”

좀 뜬금없는 하나코의 질문에 리오가 조금 방어적으로 대답했다.

“...아, 아니.”

물론 하나코는 딱히 비난 같은 걸 하려고 물어본 건 아니었다.

"밖에 직접 나가지 않더라도 알 수 있는 것들이 많..."

“아. 다행이다. 현재 총학생회는 업무 마비 상태입니다. 거기가 구체적으로 어디인지는 몰라도 아직 안개의 영향권 밖인 것 같으니, 되도록 나오지 말아요.”

“...뭐?”

“대략 이십 분 전부터 블랙 마켓의 안개가 급속도로 짙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총학생회에서 통신 당직을 서고 있던 몇 안 되는 인원들마저 사태가 악화되자 잠들어 버렸습니다. 린 씨와 히마리 씨는 상황 수습과 현장 지휘를 위해 현장에 나가 있어요.”

“위험하잖아! 그 둘마저 잠들어 버린다면…”

“하지만 누군가는 그 난장판을 정리해야 합니다. 리오 씨, 그런데 토키 씨는 누구와 교전 중이신 거죠?”

“히나 위원장이야. 그녀가 이 모든 일의 원인이었어.”

리오는 하나코에게 히나가 지금 어떤 상태인지 설명했다.

“...그런 일이 있었군요. 그렇다면… 안개의 최초 발생 시점과 히나 위원장의 실종 시점… 무력 충돌의 발생 이유… 그것이 갑자기 커진 이유… 모두 말이 되는군요. …그래요. 왜 이 생각을 못 했을까요?”

가능성을 빠르게 검토한 하나코가 리오의 설명이 가장 상황과 잘 부합한다고 결론내렸다.

“육체와 정신적으로 한계에 몰린 것 같아.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녀를 설득하거나 막아야 하는데, 둘 다 여의치 않아 보여.”

“이상하군요. 하지만 히나 위원장은 성실한 사람인데, 갑자기 어쩌다 그런 결단을 내렸을까요?”

“그건 게…”

게마트리아의 그 기분 나쁜 사내가 그녀를 꼬드겼어. 라고 말하려던 리오는 입을 다물었다.

“...게?”

“...히나 위원장은 선생님이 안 계시는 동안 색채의 위협으로부터 키보토스를 보호하려면 모두의 헤일로를 잠재울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그런… 그건 확실히…”

하나코가 나지막한 신음 소리를 흘렸다.

“방법 중 하나일지도…모르겠습니다만…”

“그리고 선생님이 사라진 샬레의 거주구에서 우연히 그분의 타블렛을 발견한 것 같아. 아마도 그게 과로로 지친 몸과 한계까지 몰린 정신에 큰 데미지를 준 것이겠지.”

“그럴 수가! 분명 총학생회에서 한 번 수색했었지만 눈에 띄는 것은 아무것도…!”

“그땐 굉장히 조심스럽게 수색했으니까. 못 찾았던 것이 있었다 해도 이상하지 않아.”

‘내가 왜 검은 양복 이야기를 숨기고 있는 거지?’

리오 스스로도 자신의 동기를 알 수 없었다.

‘어쩌면 그녀의 명예를 보호해 주고 싶은 것일지도.’

절망적인 상상에 매몰되어 극단적인 판단을 하게 됐다는 묘한 동질감,

같은 상처를 안고 있다는 그 점이 리오로 하여금 히나에게 기묘한 연민 같은 것을 느끼게 한 것인지도 몰랐다.

‘게마트리아의 꼬드김을 듣고 이 일을 벌였다는 걸 알게 되면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일이야. 그녀는 키보토스 전역의 공공의 적이 돼. 그건… 그건 너무…’

그게 어떤 기분일지는…

리오는 너무 잘 알고 있었다. 그런 댓가를 치루기엔 그녀 눈에 비친 히나는 너무 궁지에 몰린, 가엾은 모습이었다.

"그렇군요. 선생님의 실종을 최초로 발견하고 보고한 것이 그녀였으니까... 그 정신적 충격이 얼마나 컸을지는 상상하기 어렵지 않아요."

"그래. 그리고 그녀는 선생님을 특히 존경해 왔으니까..."

“상황이 지극히 좋지 않습니다. 티 파티 정보부에서도 안개가 무서운 속도로 번지고 있다고 보고하고 있습니다. 안개가 트리니티 전역을 확실하게 덮을 때까지… 그래요. 길어야 40시간 정도겠네요.”

그렇다면 밀레니엄 역시 크게 다를 것은 없으리라.

“하나코, 연락이 가능한 회선이 있다면 연결해 줘. 지금 당장 에리두에 전력을 공급해야 해.”

“...어째서죠?”

“말할 것도 없이 히나 위원장을 제압하기 위해서야. 그녀만 제압하면 모든 것이 해결돼.”

“그 제안은 각하합니다.”

통신 중간에 갑자기 다른 목소리가 끼어들었다.

“...히마리?”

통신에 끼어든 것은 지치고 피로하게 들리는 히마리의 목소리였다.

“리오, 현재 전력 여유분은 피난과 구출 작업에 모두 돌리고 있어요. 총학생회의 가용 인력이 극히 적어진 지금, 작업은 모두 자동화 드론으로 해야 하니까요.”

“하지만 히마리…!”

“게헨나 최고의 무력을 지닌 히나 위원장을 제압한다는 무모하기 짝이 없는 도박에 걸고 에리두의 컴퓨팅 유닛에 전력을 낭비할 수는 없어요.”

“하지만, 그녀만 제압한다면 모든 것이…!”

“제압이라고 했나요?”

“...”

“제압 정도로 해결된다는 것이 확실한가요, 리오?”

히마리는 질책하는 듯한 목소리를 하고 있다가 곧이어 한숨쉬었다.

“...리오, 그 때 일도 저도 당신이 배운 게 있으리라고 생각해요. 당신이 히나 위원장을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인 방법으로 침묵’시킨다는…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거라곤 생각하지 않아요. 하지만 역시 그녀의 힘을 무력화하기 위해서는 중상 정도까지 입일 각오는 해야 한다는…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거죠?”

“...맞아.”

“여전히 마음에 들지 않는 생각이지만… 그걸 직접 행하게 될 토키에게는 또 그 짐을 지우게 되는 셈 아닌가요?”

“그것도… 미안하다고 생각해.”

리오가 순순히 인정하자 히마리는 그녀를 더 몰아세우지는 않았다.

상황이 힘든 것도 사실이었고, 그녀에게도 어려운 결정들이었으리란 걸 알았기 때문이었다.

무엇보다 현재 리오의 제안은 불가능한 이유가 있었다.

“제 개인적인 판단이 어찌 됐던 간에, 어차피 현재 에리두의 이용 권한은 드릴 수가 없어요.”

“그건 어째서야?”

“에리두를 이용할 생각을 당신만 했던 게 아니에요. 저는 그곳의 유산을 구출 작업에 사용하려고 했으니까요. 그런데 권한 전체를 얼마 전에 누군가 탈취했습니다. 그리고 모조리 오프라인으로 돌렸어요.”

“그런, 그런 일을 대체 누가…!”

“글쎄, 누구일까요? 일손이 부족한 지금 거기까지 달려가서 알아봐 줄 사람도 없는걸요.”

히마리가 한숨을 쉬었다.

“저는 퇴각을 강하게 권고합니다. 아비 에슈흐가 돌이킬 수 없는 상태가 되기 전에, 빨리 토키를 퇴각시키세요. 다음 대책을 생각해야 합니다.”

“그러려고 해도 토키의 발이 묶여 있단 말이야!”

리오가 답답하다는 듯이 소리쳤다.

“더군다나 다른 작전을 계획할 자원과 시간의 여유가 있겠어? 하나코의 말대로라면 우리 수중에 패는 앞으로 줄어들어만 갈 텐데?”

“리오. 우리에겐 아직 몇 번의 기회가 남아 있어요. 그리고 그 기회를 사용하려면 당신의 능력과 아비 에슈흐, 토키가 전부 반드시 필요합니다.”

“크윽…”

"그리고 아비 에슈흐에 제가 추가해 놓은 기능이 있다는 건 이미 눈치채고 있을 텐데요. 그걸 쓰면 전장 이탈이 가능할지도 몰라요."

신음을 흘리던 리오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결심을 굳혔다.

그녀는 이러니저러니 해도 밀레니엄 최고의 지성 중에 하나였고,

고려할 수 있는 선택지가 모두 봉쇄됐다면 결단을 질질 끄는 것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네 말이 맞아. 에리두의 백업이 어차피 불가능하다면 현재 승산은 지극히 낮으니까. 토키에게 퇴각 명령을 내리겠어.”

“부탁해요. 리오.”

“이곳의 통신을 끊고 다시 토키에게로 돌아갈 거야.”

리오는 말을 길게 하지 않았다.

“리오 아웃.”

“행운을 빌어요. 리오. 그리고 토키도.”

“...그러네요.”

두 명의 말을 한동안 듣고만 있던 하나코 역시 불안하게 말했다.

“리오와 토키 씨에겐 행운이 정말 많이 필요할 테니까요…”

토키와 다시 접속을 재개한 리오는 순식간에 단말기에 떠오르기 시작한 에러 메시지들을 보고 기가 질리고 말았다.

“어떻게 됐습니까, 리오 님?”

“...무리였어.”

“그렇…습니까…”

“에리두는 현재 사용 가능한 상태가 아니었어. 더군다나 히나의 폭주 직후 안개가 더 심각해지는 바람에, 지원군 같은 건 현재 기대할 수도 없어.”

“그럼 다른 방법은 있습니까?”

“있어. 최후의 수단이지만 히마리의 새 기능을 이용할 수 밖에.”

정말 내키진 않지만… 이라고 리오가 중얼거렸다.

마음에 들지 않는 여자라는 둥, 마음에 들지 않는 기능이라는 둥 그런 걸 따질 때가 아니었다.

“새 기능 말씀이십니까?”

“그 얄미운 ‘부장님’이 일시적 리미트 해제 기능을 넣어 놨어. 토키. 최종 관리자 권한을 모두 개방했어. 일단 위험 기능에서 POD기능을 켜고 ASC 기능을 꺼.”

“예스 맴.”

토키가 리오의 말대로 하자 바이저에 붉은 글씨들이 한가득 나타났다.

‘Power OverDrive On’

‘Auto Stability Control OFF’

리오는 비권고 설정값에 따르는 다른 에러 메시지들을 모두 꺼 버리고,

안전을 위해 수십 가지 기능들이 자동 잠금되는 것도 모두 다시 프로그래밍해 수정했다.

“너도 알겠지만 현재 기체의 인공 근육이 파열되고 보조 유압 컨트롤까지 말을 듣지 않아. 관절 말단까지 동력 전달 효율은 30% 정도. 그래서 동력부 출력을 세 배 과급시켜서 강제로 정상 기동 범위로 올려 놓을 거야.”

“...기체가 버틸까요?”

“토키. 이걸 설계한 건 나야. 아비 에슈흐는 확실하게 버틸 수 있어.”

리오가 자신 있게 말했다.

“몇 분 정도 버틸 수 있습니까?”

“오 분.”

오 분 동안이나 정상 출력의 세배를 견딜 수 있게 된 건 리오가 토키의 안전을 위해 필요 이상의 규격으로 재설계해 놨던 방열 장치 덕분이었다.

“문제는 기체가 아니야. 네가 문제지. 아마도 기체 자체는 조금 더 버티겠지만, 동력부의 열기에 몸이 타들어가고 싶지 않다면 그게 한계야.”

“오 분이면 충분합니다.”

“남은 디코이를 동시 사출하고, 응사하면서 뒤로 빠져. 총학생회 본부까지 퇴각해야 해.”

“그게 먹힐까요?”

“히나 위원장 역시 완전한 상태가 아니야. 그리고 내게도 생각은 있어.”

리오가 토키에게 자신의 계획을 설명했다.

“과연. 그건 먹히겠군요.”

“그래. 하지만 기회는 두 번 없으니까…”

작전을 짠 두 명이 고개를 끄덕거렸다.

곧 어둠 속에서 총탄이 다시 날아왔고, 이번엔 아비 에슈흐의 왼쪽 다리의 장갑부에 도탄당했다.

그러나 토키는 움직이지 않았다. 마치 더 이상 움직일 수 없는 것처럼, 리미트 해제 중인 동력부를 공회전시키면서 불안정한 소음을 냈다.

“...그러니까 말했는데.”

어둠 속에서 히나가 조금씩 모습을 드러냈다.

공격이 시작된 이후로 처음으로 다시 보는 얼굴이었다.

“순순히 잠들어 줬으면 이런 일은 없었잖아.”

도각. 도각. 히나가 지친 발걸음으로 구두굽 소리를 내며 천천히 걸어왔다.

짙은 어둠을 겨우 뚫은 아비 에슈흐의 전조등을 받아 빛나는 그녀의 보랏빛 안광은,

기만을 준비 중인 토키에게도 사신처럼 보일 정도로 두려운 형상이었다.

리오는 인내심 있게 그녀가 총구를 들고 천천히 거리를 좁히기까지 기다렸다.

그리고 충분히 가까워졌다고 생각한 순간.

“토키! 지금이야!”

“네!”

토키의 모든 디코이가 태양 같은 빛을 발하며 히나 주변을 향해 일시에 터져 나갔다.

태양빛을 마지막으로 접한 지 한 달이 넘어가는 히나의 작아진 동공에 그것은 치명적이었다.

히나는 일시적으로 시야를 다 잃고 말았고, 아비 에슈흐는 그 틈을 타 전속력으로 후퇴하기 시작했다.

“큭, 얕은 수를…!”

히나가 눈을 가리며 응사했지만, 그녀의 총탄은 허공을 향해 날아갈 뿐이었다.

이윽고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주변이 다시 조용해지자, 히나는 천천히 총구를 내려놓았다.

“...뭐 됐나.”

그녀가 나지막하게 중얼거렸다.

“어차피 시간 문제일 뿐이야.”

토키가 달아난 방향으로부터 등을 돌리면서, 그녀는 그녀가 뛰쳐나온,

아직도 수없이 많은 게헨나 학생들이 뉘여 있는 그 창고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다들 잘 있는지… 확인하지 않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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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블루 아카이브·24.07.11창작

소설,피폐) 마지막 접속: 60일 전 (16)

#소설#피폐
좋아요 0댓글 11저장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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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일2024.07.11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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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1

나
ㅇDC
ㅇㅇ124.07.11

잘보고있음

ㅇDC
ㅇㅇ24.07.11

중간에 버리지 말고 완결만 해줭 진짜 갤에서 결말 가장 궁금한 소설이니까

ㅇDC
ㅇㅇ224.07.11

진짜 긴박하네

ㅇDC
ㅇㅇ24.07.11

왔다 내 마약

ㅇDC
ㅇㅇ324.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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