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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명은 이렇지만 제가 번역한 소설 백업용 채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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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76자
#미노리 #소라 #스즈미
+원문 蒼乃黄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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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발렌타인데이. 상점은 들뜬 학생들을 겨냥해 화려한 포장이나 마음을 흔드는 광고 문구로 평소보다 비싼 초콜릿을 팔아치운다.
이곳 엔젤24에서도 좁은 매장 공간을 짜내서 활용해 작은 발렌타인 특설 코너를 마련했다.
하지만 대형 백화점 등에 비하면 품목도 부족하고 간소하다. 그럼에도 우정 초콜릿 따위를 당일치기로 준비하거나, 거리의 들뜬 분위기에 휩쓸려 충동 구매하는 손님 상대로는 어느 정도의 효과가 있다.
그러한 손글씨 문구와 몇 백엔짜리 초콜릿 과자가 놓인 진열대 앞에서, 벌써 두 시간 째 자리에 눌러앉은 손님이 있었다.
하얀 헬멧에 낡은 작업복을 입은 그녀는 붉은겨울 용역부의 야스모리 미노리였다.
소라는 계산대에서 어색하게 서성거리며 계속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평소 이 편의점은 샬레 선생님 외에는 손님이 거의 없었고, 가끔 SRT 특수학원 학생들이 폐기 도시락 처리를 도와주는 정도다.
그리고 미노리는 비교적 이 편의점을 제대로 이용해주는 특이한 학생 중 한 명이었다.
샬레의 당번 외에도 시라토리구 복구 작업 때 자주 찾아와 낯을 가리는 소라와도 다소 안면을 튼 사이가 되었다.
하지만 오늘의 미노리는 평소와 달랐다.
들어온 순간부터 마치 먹잇감을 노리는 짐승의 눈빛으로 매장을 배회하다가, 그 발렌타인 코너를 발견한 뒤로는 줄곧 그 앞에서 중얼중얼 혼잣말을 하고 있었다.
계산대로부터 조금 떨어진 입구쪽 선반에 위치에 있어 소라는 그 혼잣말 전부를 알아들을 수는 없었지만, 가끔 뒤숭숭한 단어가 몇 번 들려 소라는 완전히 겁에 질려 있었다.
초콜릿도 살 수 없을 만큼 지갑이 얇은 걸까 생각했지만, 편의점에 들어온 뒤 ATM에서 돈을 인출하는 것을 봤기에 일반 과자보다 조금 비싼 정도의 가격대를 못 살 법하지도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어쨌든 영문을 알 수 없어 무서웠다.
소라는 청소나 상품 보충으로 시간을 때우려 했지만 손님도 없는 작은 편의점에서는 그런 작업도 금방 끝나버렸다.
어쩔 수 없이 계산대에서 기다리며 빨리 계산해주지 않을까 하고 재촉하는 눈초리를 보낸지 한 시간 이상 지난 채였다.
붐비는 가게라면 "다른 손님들에게 폐가 될 수 있습니다."하고 부드럽게 주의를 줄 수도 있겠지만, 미노리 말고는 아무도 없는 매장에서 그런 방법을 쓸 수도 없었다.
평소에는 한가해서 시간이 느리게 흘렀지만, 지금은 답답한 분위기 때문에 시간이 좀처럼 흐르지 않았다.
게다가 소라는 초조한 상태였다.
실은 발렌타인데이를 맞아 초콜릿을 발주했는데, 단위를 착각해 스무 개 대신 스무 상자를 받은 것이다. 어떻게든 그것을 처리하려고 아침부터 전용 코너를 직접 만들었지만 전혀 팔리지 않고 있었다.
이대로라면 본사로부터 심한 질책을 받거나 용돈에서 차감해야할지도 모른다.
궁지에 몰린 그런 상황인데도 미노리가 몇 시간 째 그 초콜릿 앞에 진을 치고 있으니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다.
솔직히 지금 미노리에게 딱히 관여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이대로 자리를 계속 지키고 있으면 소라의 마음이 무너질 것 같았다.
소라는 마음을 굳게 먹고 미노리에게 다가갔다.
"저, 꽤나 고민하시는 것 같은데, 발렌타인 선물인가요?"
가능한 정중하게 허리를 숙여 말을 건네는 소라에게 미노리를 새빨개진 얼굴로 대답했다.
"달라! 나는 절대 그런 천박한 자본주의 행사에 들뜨지 않아! 사람의 마음을 돈으로 사다니 브루주아 놈들이나 할 법한 짓이잖아!"
소라는 말을 건넨 것을 순간 후회했다.
아무래도 얼굴 뿐만 아니라 사상도 새빨간 듯 했다.
소라는 바로 사과하고 자리를 뜨려 했지만, 미노리가 팔을 붙잡아 도망에 실패했다.
"왜 도망치는 거야! 무슨 초콜릿을 추천한다던가, 제대로 접객을 해 줘!"
"그, 그치만 발렌타인의 물결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하셨잖아요!"
"그냥 평범하게 초콜릿을 사고 싶을 뿐이야! 요즘 편의점은 발렌타인이라는 명목이 없으면 초콜릿도 못 사게 하나?"
"그런 건 아닌데... 그럼 이 신상 초코 스낵은 어떠신가요. 계절 한정 상품이라 안에 매실청이 들어있어요."
소라가 손에 든 과자에는 계절 한정과 더불어 해피 발렌타인이라는 글자가 크게 프린트된 귀여운 포장이 되어 있었다.
"어떻게든 나를 발렌타인에 끌어들이려는 모양이군...!"
"그런 의미는 아니고, 이 시기에는 어쩔 수 없어요! 어느 브랜드든 그런 디자인으로 팔아요! 그러면 저기 판초콜릿을 사면 되잖아요!"
소라는 발렌타인 코너가 아닌 일반 과자류 선반을 가르키며 장식 없는 심플한 초콜릿을 추천했다.
"아무리 그래도 저걸 다른 사람한테 선물하긴 그렇잖아."
"선물 아니라면서요! 발렌타인을 즐길 생각이 가득하잖아요!"
"다, 달라! 발렌타인이랑 관계 없이 평소 신세진 것에 대한 감사라든가, 그... 노력한 걸 격려해주고 싶다고나 할까...!"
"그럼 다른 날에 해도 좋잖아요! 이삼일이면 상품도 바뀌는데!"
"오늘이 아니면 안 돼... 어떻게든 오늘 감사를 전하고 싶어...!"
"그럼 문구 코너에 편지 세트가 있는데 그건 어때요?"
미노리는 문구 코너를 힐끗 본 뒤 고개를 숙이고 소라에게서 시선을 떼지 않은 채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초코가 아니면 싫어..."
"머릿속이 발렌타인으로 가득 차있잖아요! 누구보다 발렌타인을 즐기고 있는데요?"
"달라... 우연히 내가 초코를 선물하고 싶은 기분인 날에 멋대로 세상이 들떠있을 뿐이야!"
"발렌타인에 제일 들뜬 건 당신이에요! 저는 오늘 안에 초콜릿을 다 팔아야 하니까 자꾸 그러실 거면 돌아가 주세요!"
소라는 더이상 태클을 걸기도 지쳐 속마음을 내뱉어 버렸다.
그때 자동문이 열리며 센서가 손님을 알'리는 멜로디를 틀었다.
"어, 어서오세... 히익."
소라는 새로운 손님에게 영업 미소를 지었지만, 그 얼굴은 순식간에 굳어졌다.
"저기, 아까부터 밖에서 보고 있었는데 싸우시는 건가요?"
트리니티 교복을 입은 학생은 가게에 들어서자마자 소라와 미노리 쪽으로 다가왔다.
진지하고 날카로운 눈빛의 그녀는 트리니티의 자경단 모리즈키 스즈미였다.
"아니, 점원에게 추천 초콜릿을 물어봤을 뿐인데."
미노리는 스즈미의 교복 교장을 슬쩍 보고 대답했다.
"그런가요? 하지만 귀녀께서는 이미 두 시간 째 매장에 머물고 계신 것 같은데, 폐가 되는 것 아닌가요?"
"그, 그건..."
정곡을 찔린 미노리는 움찔했다.
"아가씨에게 곤란한 일이 있다면 제가 도움을..."
스즈미가 소라에게 제안하려고 하자, 소라는 뒤로 슬슬 물러나 미노리 등 뒤에 숨었다.
"왜, 왜 그러지?"
미노리가 묻자 소라는 창백한 얼굴로 대답했다.
"저 사람... 어젯밤부터 가게 앞에서 계속 배회하던 수상한 사람이에요."
"너..."
미노리는 소라를 감싸며 스즈미로부터 멀어졌다.
"아, 아닙니다! 저는 절대 수상한 사람이 아닙니다! 트리니티에서 자경단을 하고 있는 모리즈키 스즈미로, 그, 그러니까, 순찰 중이었습니다!"
스즈미는 황급히 변명했지만 두 사람의 경계는 풀리지 않았다.
"왜 트리니티 자경단이 반나절이나 이런 곳을 순찰하고 있어? 무슨 위험이나 정보가 있었는지 말해 봐."
"그건... 기밀 사항이라 타교 학생에게 말할 수는..."
"애초에 정의실현부면 모를까 자경단이 관할 구역 밖에서 활동하는 것도 이상한 얘기잖아! 키보토스 전역이 위험한 일이라면 모르겠지만, 그런 상황이라면 기밀로 할 이유는 없으니까."
"으윽, 으으..."
스즈미는 순간적으로 내뱉은 거짓말이 간단히 간파당하자 당황했다. 들통날 법한 유치한 변명밖에 떠올리지 못한 것에도, 거짓말을 해버린 것에도 격렬한 후회가 밀려왔다.
그리고 스즈미는 표정 변화가 적은 평소와 달리 일그러진 표정으로 소리쳤다.
"저는 발렌타인에 선생님을 만나고 싶었어요!!"
그 직설적인 외침에 미노리와 소라는 동시에 태클을 걸었다.
"선생님의 스토커였군요!"
"역시 수상한 사람이잖아!"
"달라요!!"
"만나고 싶으면 연락하면 되잖아. 설마 트리니티 아가씨가 휴대폰이 없다고 하진 않겠지?"
"있긴 해요! 하지만 연락하고 싶진 않았어요!"
"그렇다고 이 주변을 배회하는 건 그만둬 주세요. 선생님을 만나고 싶으면 샬레를 배회하고 있으면 되잖아요."
"그러면 선생님을 만났을 때 신경 쓰이게 해버리잖아요. 저는 선생님의 시간을 빼앗고 싶지 않아요...!"
"......무슨 소리지?"
스즈미의 호소에 미노리는 비로소 이야기를 듣는 자세를 취했다.
"왜냐하면, 선생님은 항상 학생을 생각하고, 항상 바쁜 것 같아서... 저 같은 애가 약속을 잡고 선생님의 시간을 독차지하면 마음이 편치 않아요. 왜냐하면 선생님은 모두의 선생님이니까요."
"어..."
스즈미가 생각보다 더 솔직하고 사려 깊은 지론을 펼치자 미노리는 동요했다. 그 모습을 본 소라가 미노리에게 물었다.
"왜 그러시나요 미노리 씨."
"......나, 나는 이후 선생님이랑 규동을 먹으러 가기로 약속했는데..."
그렇게 중얼거린 뒤, 미노리는 무릎을 꿇고 쓰러져 절규했다. 머리를 쥐어뜯으며 마구 몸부림쳤다.
"나는! 나는 내 욕망을 위해 선생님의 시간을 독차지해 버렸어! 그 트리니티의 학생이 이렇게 아름다운 공산주의 사상을 가지고 선생님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내가 한 짓은 비열한 브루주아 놈들과 똑같잖아! 나는... 나는...!"
"잠깐, 가게 안에서 난동 피우지 말아주세요!"
소라가 주의를 주자 미노리는 갑자기 입을 다물고 스윽 일어섰다.
"와악! 갑자기 침착해지지 마세요!"
"그래...!"
미노리는 눈물을 글썽이며 스즈미의 손을 양손으로 꼬옥 잡았다.
"네 정신은 건전한 노동자로서 칭송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해. 의심해서 미안하다. 용서해 줘."
"아뇨, 뭐, 알아주셨다면 괜찮아요."
"나도 스스로를 반성하고 너를 존경하는 의미로 고백하겠어. 나는 이후 시라토리구 아츠타 빌딩 근처 규동집에서 선생님이랑 점심을 먹기로 약속했어."
"아까 들었습니다. 하지만 전혀 부끄러울 것 없어요. 올곧게 행동할 수 있는 당신을 저도 존경합니다."
"선생님은 어른이니까, 기름진 걸 배불리 먹고 나면 위장약을 사러 갈 거야. 마침 아츠타 빌딩 1층에 편의점이 있으니, 나와 헤어진 뒤 분명 거기 들르겠지. 아마 지금부터 두 시간 정도 뒤일 거야."
그 말에 스즈미는 깜짝 놀랐다.
그것은 스즈미가 반나절 이상을 소비해 얻고 싶었던 선생님의 정보 그 자체였다.
"미, 미노리 씨, 그건..."
"사실은 그 다음에도 선생님과 놀까 어떨까 하는, 비열한 생각을 하고 있었어. 하지만 네 고귀한 정신 덕분에 나는 정신을 차릴 수 있었어. 고마워, 동지."
"아뇨, 저는 아무것도... 오히려 제가 감사 인사를 드려야..."
그리고 스즈미는 급히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리고 영양 보충이 주 목적인 고칼로리 초콜릿 바를 꺼내 미노리에게 건넸다.
"사갈 초콜릿을 고민중이라 하셨는데, 이건 어떠신가요? 오늘 분명 많은 학생들이 손수 만들었거나 예쁘게 포장된 초콜릿을 전할 거라 생각하지만... 이건 유통기한도 길고, 항상 바쁘신 선생님에게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과, 과연...!"
"지친 채 냉장고를 뒤적거리다 문득 이걸 찾고 드실 때, 분명 선생님께서는 당신의 얼굴을 떠올릴 거에요."
"고... 고마워 동지! 내가 찾던 게 바로 이거야! 미안하지만 빨리 이걸 계산해 줘!"
"아, 넵!"
미노리의 재촉에 소라는 허둥지둥 계산대로 돌아갔다.
일단은 발렌타인용 간단한 포장지도 계산대 안에 준비해 두었지만, 그게 필요한지 물으면 미노리가 또 발광할 것 같아 그만뒀다.
"오늘은 폐를 끼쳐서 미안했다. 그러고 보니 오늘 안에 초콜릿을 다 팔아야 한다고 그랬지?"
"네. 그래도 드디어 하나 팔아서 안심이네요."
"선생님에게도 슬쩍 말해볼게. 도움이 될지도 모르니까."
"아뇨, 이건 제 일이니까요..."
"......노동자로서 좋은 마음가짐이군."
"그래도 도와주신다면 든든할 것 같아요. 조금만 기대하면서 기다릴게요."
"으음."
그렇게 세 사람은 마지막으로 서로의 얼굴을 마주보고, 조금 부끄러운 듯 고개를 작게 숙여 작별인사를 나눴다.
미노리는 약속한 가츠동 가게로 서둘러 떠났고, 스즈미는 그 정보를 믿고 편의점 주변을 배회하러 갔다. 그리고 소라는 드디어 조용해진 매장에 안도하며, 여전히 재고가 넘쳐나는 진열대를 보며 마음을 다잡았다.
각자의 발렌타인은 이제부터 시작된다.
역주: 실제로 발렌타인 이벤스에서 미노리는 가츠동을 먹은 뒤 초코바를 주고, 스즈미는 편의점에서 우연히 만나며, 소라는 20상자로 잘못 발주한 초콜릿을 선생님의 도움으로 팝'니다. (가츠동 가게 위치 언급은 없는데, 아츠타 빌딩은 그냥 작가가 아는 실제 건물명에서 따온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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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진짜 흔치않은 조합을 넘어 처음보는 조합이네ㅋㅋㄱ
줄띄움 좀 해주세오 읽기가 힘듬
우연을 가장하려고 상대가 다닐만한 길목에 배회라니 뭔 첫사랑하는어린애도아니고
줄띄움은 거의 항상 원본 따라갑니다. 원본이 한문장마다 한줄 띄웠으면 저도 띄우고 원본이 이렇게 줄띄움 없이 쓰면 저도 줄띄움 안함
되게 맛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