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트 #미스터리 #칸나 #히마리 #??
원본 by Azu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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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러워진 콘크리트 위에 드러누워 차가운 바닥을 베개 삼아 잠이 든다.
철창 틈새로 매일 놓이는 식량을 향해 양손을 모으고 5분간 기도를 올린 뒤, 북쪽을 향해 일곱 번 절을 하고 나서야 식사에 임한다.
오늘도 목숨이 붙어 있음에 감사하며 잠을 청한다.
선생이 이 생활에 심신이 익숙해졌을 무렵, 창살이 흔들리는 둔탁한 소리가 뇌를 깨운다.
“선생님, 주무시는 중에 실례하겠습니다. 오가타 칸나입니다.”
“음…… 안녕하세요, 칸나 양.
드디어 죄목이 확정된 건가요?
부적절한 이성 교제니까요,
형사 처분으로 처리되어 최소 몇 년은 징역, 피해 신고도 수리되었을 테니 합의금도 준비해야겠네요.
집행유예는 필요 없습니다.
저는 여기서 당분간 반성하고 싶고,
혹시 총살형이라면 제 안의 악을 이 세상에서 완전히 정화한 뒤에 시행해 주셨으면 합니다.
비유하자면 기름때에 표백제를 퍼붓고 세제로 꼼꼼히 빤 뒤, 제균 시트로 정성껏 닦아 냄새까지 지워버리는 것과 같죠.”
“아니요, 선생님은 일주일 전 멋대로 이 발키리 교정국에 찾아와,
여기 있던 카야 전 방위실장을 쫓아내고 주인 노릇을 하며 지내고 있을 뿐입니다.
카야 씨도 놀랐다고 하더군요.
어느 샌가 선생님이 들어앉아 있는데 표정 근육이 미동도 하지 않아서, 가면이라도 쓰고 있는 줄 알았답니다.”
말을 걸어도 도무지 움직이지 않기에 칸나가 직접 만든 카츠동을 가져왔다.
냄새에 홀린 선생은 감옥 안에서 양손만 쑥 내밀더니 카츠동을 먹기 시작했다.
미림과 가다랑어 육수가 어우러진 좋은 냄새가 가득 퍼지고, 입안에서는 돈가스와 양파, 그리고 달걀이 혼연일체가 되었다.
창살에 가로막혀 절반은 바닥에 쏟고 있지만, 그런 사소한 건 신경 쓰지 않는다.
“다 흘리고 있잖아요.
요양원에 계신 할아버지도 이 정도로 흘리진 않아요. 턱이라도 뽑히신 겁니까?”
“최후의 만찬이라고 생각하니 여러모로 흘러넘치게 되는군.
그런데 뒤에 사슬로 묶인 카야가 눈을 부릅뜨고 침을 흘리고 있는 건 왜지?”
“저희도 여러모로 곤궁하니까요.
선생님이 들어오시는 바람에 딱 예산 초과 상태입니다.
그래서 수감자를 대상으로 식사를 ‘조정’했더니, 사흘 만에 굶주린 짐승처럼 날뛰기 시작해서 구속한 참입니다.”
“헤에, 그거 참 힘들겠네…… 돈가스 맛있다.”
사슬이 울리는 소리가 더욱 커졌다.
급히 달려온 발키리 학생들이 사슬을 삼중으로 감아 나간다.
“도대체 왜 갑자기 여기까지 와서 재판을 요구하시는 겁니까?
증거도 없고 피해 신고도 단 한 건 없습니다.
굳이 따지자면 선생님이 멋대로 침입해 체류하고 있으니 주거침입에 해당하겠군요.”
“아니, 저번에는 운 좋게 침대에서 자고 있었어.
그런데 아침에 일어나니 전라였던 거야.
옷은 아주 정성스럽게 개켜 놓았고 티슈가 흩어져 있었지.
조심스레 아래쪽 상태를 확인했더니 확실히 사용한 흔적이라 할까, 피로가 느껴졌어…….
그 주머니가 탈탈 털린 상태였다고밖에.”
“즉, 아침에 일어났더니 누군가와 관계를 가졌을 가능성이 극히 높다는 거군요…….
그게 뭐가 문제라는 겁니까?”
“안 되잖아!? 미성년자에게 손을 대다니!”
“아니요, 이 경우 선생님은 피해자입니다.
게다가 키보토스에서 학생과 선생님이 교제하는 건 합법입니다.
학생들끼리의 연애에서 행위가 있었다 해도 법적으로 문제없는 것과 마찬가지죠.”
칸나가 종이 한 장을 하늘하늘 흔든다.
적혀 있는 내용을 요약하자면, 여기서 퇴거하지 않으면 구속하겠다는 선고였다.
일주일 만에 맡는 바깥 공기는 아까 먹은 카츠동만큼이나 맛있었다.
“그런 이유로, 이 초천재 미소녀 새색시 해커가 범인을 특정해 드릴까 합니다.”
선생이 죄책감에 자꾸 손가락을 목구멍 깊숙이 쑤셔 넣으려 하기에, 칸나는 어쩔 수 없이 범인을 찾기 위해 천재를 불렀다.
솔직히 아무래도 상관없다.
아니, 오히려 부러우니까 범행이 낱낱이 밝혀지면 곤란하다.
그런 속내를 숨긴 채, 광견은 오늘도 업무에 돌아가기로 했다.
“밀레니엄에서도 손꼽히는 천재를 불렀습니다. 나머지는 마음대로 하시길.”
“고마워, 칸나. 아마 금방 다시 신세 지게 될 거야.”
“일주일 치 방세와 식비는 청구할 테니까요.”
“너무하네…….”
잘 보니 히마리 뒤에는 눈이 뒤집힌 채 기절한, 헤드폰을 쓴 여자아이가 있었다.
휠체어 등받이에 묶여 있어서…… 그런 건 아닌 모양이다.
“솔직히 말이죠, 제가 직접 어떻게든 해도 상관없습니다만.”
“어떻게든 해줘. 범죄자가 된 기분이 가시질 않아.
비유하자면 씻어도 씻어도 손에 묻은 피가 지워지지 않는 느낌이야.”
“참으로 끔찍한 비유군요……. 뭐, 이 아이에게 묻는 것이 가장 스마트하고 그레이트하겠죠.”
“아바바바바바바.”
고장 난 카세트테이프 같은 소리밖에 내지 못하는 코타마에게 선생의 생(生) ASMR을 들려주어 부활시켰다.
그날 밤의 상황을 물어보자 벌벌 떨며 대답해 주었다.
“그날은…… 평소처럼 선생님의 숨소리를 자장가 삼아 취침하려 했는데, 담요가 걷히는 듯한 천 스치는 소리가 들렸어요.
그러더니 떡방아를 찧는 듯한 팡, 팡 하는 경쾌한 소리가 들렸거든요.
……그러더니 귀에 익은 사람의, 아, 목소리가…… 아바바바바바.”
“누굽니까!? 그런 부러운 짓을 한 사람은……!”
“노…….”
“노?”
“노아 씨……예요.”
배터리가 다 된 것처럼 쓰러져 버렸다.
다잉 메시지 치고는 끝까지 다 말하고 갔다.
“노, 노아가…… 그럴 수가…….”
“그렇군요.
우선 치쨩에게 부탁해서 세미나에 횡령죄를 뒤집어씌웁시다.
어차피 그 여자가 잔뜩 저질러 놨으니 이제 와서 다른 사람이 했다 해도 별 일 아닐 겁니다.
그리고 C&C에게 24시간 감시시켜 다음 범행에 이르는 순간을 포착하죠.
범인은 현장으로 돌아온다는 건 원숭이도 아는 사실이고, 천박한 원숭이라면 더더욱 그렇겠죠.”
옆에서 무시무시한 음모를 꾸미고 있지만, 말릴 기력이 없었다.
우려하던 일이 사실임과 동시에, 자신은 이제 어쩌면 좋을지 머리와 가랑이를 움켜쥐고 고민했다.
“이럴 때는…… ‘웃으면 된다고 생각해’라고 하는 건가요?”
“설마 실제로 그런 소리를 듣게 될 줄이야…….”
“안심하세요, 선생님은 피해자입니다.
나머지는 가해자인 노아에게 제재를 가해버리면 아주 깔끔하게…….”
“정리가 될까……?”
“병은 마음먹기에 달린 법, 마음가짐에 따라 얼마든지 용태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솔직히, 이 정도로 호들갑을 떨어도 곤란하다.
왜냐하면 접점이 있는 거의 모든 학생이 선생님과 그런 관계를 맺고 싶어 하거나 맺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첫 경험이라 당황하고 있지만, 둑이 터진 이상 앞으로 선생님의 운명은 뻔하다.
“……이제 무서워서 혼자서는 못 자겠어.”
“그렇다면 이 사막에 솟아나는 오아시스 같은 마음을 가진 제가 곁에 있어 드리죠.
안심하고 주무세요.
저는 어차피 휠체어에서 움직일 수 없으니까요.”
“히마리……! 고마워……!”
선생은 한동안 특이현상 수사부 부실에서 히마리와 함께 잤다.
아무래도 그때의 일이 트라우마인지 자고 일어나면 피로감이 있지만, 토키나 에이미가 마사지를 해주니 도움이 된다.
업무도 도와주는 덕분에 몸과 마음에도 여유가 생겼다.
어느덧 죄책감도 옅어지고, 예전과 같은 생활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최근 들어 다들 피부가 윤기가 흐르는 기분이 드는데…… 화장품이라도 바꾼 걸까.
한편, 그 시각 모처에서는-
“노아, 요즘 좋아 보이네.”
“훌륭한 밤이었습니다.
이제야 게헨나에 있는 미식연구회의 기분을 조금 알 것 같아요.
진정한 미식이란 무엇인지, 아무리 고급 식재료라 해도 밑간, 불 조절, 숨은 맛 등 조합은 천차만별이라는 것을요.”
“무슨 소린지 잘 모르겠지만 즐거운가 봐.”
“최근 코타마 선배가 자꾸 거품을 물고 쓰러져서 업무 진행이 안 된다고 베리타스가 한탄하더군요.
자기 차례가 올 때까지 참으면 될 텐데.”
“도청 중에 잠을 설칠 일이 있던 걸까. 사람의 버릇이란 참.”
그런 잡담을 나누고 있는데 스마트폰 알림으로 사진 한 장이 도착한다.
노아는 그것을 보고 안심했다.
“왜 그래?”
“후후…… 아니요, 지난번 거래가 잘 성사되어서 그만.”
“그 주식 역시 좋았나 보네. 나도 좀 사둘 걸 그랬어.”
“…네, 대충 그런 셈이죠.”
댓글 5
제목만 봐도 공유지가 누굴지 바로 알겠네ㅋㅋㅋ
ㄹㅇㅋㅋㅋㅋ


